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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2일 월요일

KBS, ‘권은희 수사과장 폭로’ 보도 안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2일자 기사 'KBS, ‘권은희 수사과장 폭로’ 보도 안했다'를 퍼왔습니다.
방송3사, 경찰 수사만큼이나 ‘부실한’ 국정원 보도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정원 직원 김 모, 이 모씨와 일반인 이 모씨가 ‘정치 관여’를 금지하는 국가정보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주요 혐의로 거론됐던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발견하지 못해 선거 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19일 (연합뉴스)가 당시 실무를 맡았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경찰의 수사 축소 및 윗선 개입설’ 폭로를 단독 보도해 ‘국정원’ 사건의 전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방송3사는 사안의 심각성이 높은데도, 심층 분석 보도는커녕 단순 ‘받아쓰기 보도’와 ‘늑장 보도’로 대응했다.

KBS, 권은희 수사과장 폭로 ‘무보도’

국정원 댓글 사건을 가장 소홀히 다룬 방송사는 KBS였다. KBS는 지난달 원세훈 국정원장이 도피성 출국을 시도했을 때에도, 주말 내내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 KBS '뉴스9'는 18, 19일 양일 간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경찰의 결과 발표에 의존한 '받아쓰기식' 보도였고, 19일 밝혀진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폭로 역시 전혀 다루지 않았다. (뉴스9 화면 캡처)


KBS는 경찰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간 단 2건을 보도했다. 그마저도 내용이 부실했다. KBS (뉴스9)는 18일 9번째로 국정원 직원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발표를 전했다. 하지만 ‘정치 개입은 맞으나 선거 개입은 아니다’라는 내용 대한 문제제기나 비판 여론은 리포트에서 빠져 있었다.
19일에는 21번째 리포트로 “검찰, 원세훈 前 국정원장 ‘고강도 수사’ 예고” 소식을 보도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공복 다이어트 위험성 등의 뉴스보다도 밀린 위치였다. 시민단체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고소하고 도피성 출국을 시도하려 했던 원 전 원장을 감시하기 위해 공항에 직접 나간 것이 벌써 지난달의 일인데, 뒤늦게 수사에 착수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실무 책임자였던 권은희 전 수사과장은 서울경찰청에 대해 △수사경찰서가 의뢰한 키워드 축소해 대선 후보자 토론 직후(지난해 12월 16일) 중간 발표 △ 컴퓨터 문서 분석 과정에서 피의자 김 모씨에게 허락받음 △증거물품 컴퓨터 2대 뒤늦게 반납 △불법 선거운동 혐의 연상시키는 용어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지침 존재 등의 내용을 폭로했다. 연합뉴스는 이를 19일 새벽 단독 보도했다.
(뉴스9)는 경찰의 부실 수사 및 수사 내용 은폐 등 중요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는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폭로를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경찰 발표 ‘받아쓰기’ 보도… 폭로 건도 하루 지나 전해

MBC (뉴스데스크)는 18일 23번째로 국정원 뉴스를 보도했다. 수사 결과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됐던 ‘정치활동 했지만 대선 개입 아니다’를 제목으로 뽑았다. 이어, 경찰이 대선 사흘 전 ‘국정원 직원의 댓글 흔적이 없었다’고 발표해 축소 수사 논란이 있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 MBC, SBS는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폭로 건을 보도하긴 했으나 19일이 아닌 20일에 보도해 하루 늦게 전했다. (뉴스데스크, 8뉴스 화면 캡처)


(뉴스데스크)는 2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고강도 수사 및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폭로 등 2건을 각각 12, 13번째 리포트로 보도했다. 의뢰 요청한 키워드를 축소해 대선 사흘 전 긴급 중간 발표를 한 점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비판과 반성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SBS (8뉴스)는 18일 국정원 댓글 사건을 4번째 리포트로 보도했다. 타사에 비해 리포트 순서가 앞쪽인 점과, ‘눈치보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한 민주통합당의 반응이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일에는 11번째 리포트로 경찰 윗선의 ‘국정원 댓글 사건’ 축소·은폐 소식을 전했다. 내용은 MBC 보도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방송3사 중 이 중대한 사안과 관련해 심층적으로 분석, 보도한 곳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사건 일지를 훑으며 사건의 맥락을 짚어준 곳도 없었다. MBC, SBS는 19일 오전 처음 알려진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폭로 역시 하루 늦은 20일에야 보도했다.
방송3사의 부실한 ‘국정원 댓글 보도’는 대안언론 (뉴스타파)가 3월부터 현재까지 국정원의 여론 조작 및 정치 개입과 관련한 소식을 꾸준히 다루면서 19건의 리포트를 내 보내며 활약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뉴스타파)는 19일 “국정원으로 의심되는 계정 640여개의 리트윗 네트워크를 분석, 관계망 지도를 그려본 결과 최소한 10개 그룹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가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뉴스타파는 국정원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640여개를 분석, 최소 10개 그룹이 트위터 상에서 조직적인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달부터 국정원 이슈를 꾸준히 좇으며 해당 소식을 지속적으로 전했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뒤늦게 (국정원 댓글 사건이) 발제가 됐다. 오늘 뉴스에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끄럽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3년 3월 11일 월요일

뉴스타파 특종, KBS만 외면한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10일자 기사 '뉴스타파 특종, KBS만 외면한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탐사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민간인에게 수갑을 채워 논란을 빚은 미군 헌병 7명이 수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검찰의 동의 아래 출국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8일자 방송에서 주한미군 측에 확인한 결과 피의자인 미군 헌병들은 "1년동안 한국 근무 기간을 마친뒤 한국을 떠났으며 예정대로 다른 미국 공군기지로 재배치됐다며 미군 헌병들은 모두 한국을 떠났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줬다"고 전했다. 이들 헌병은 지난해 7월 경기도 평택에서 시민들을 체포하고 수갑을 채워 불법 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타파는 또한 이들의 출국을 한국 검찰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미측 공군 공보실장은 출국 사실에 대해 한국 검찰은 알고 있었으며, 특히 동의하에 출국시켰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해당 미군의 출국이 미군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닌 우리 검찰의 동의를 거쳐 이뤄졌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사정이 이런대도 검찰은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검찰 스스로 사법 주권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범죄를 저지른 뒤 출국한 미군에 대해 기소(약식기소 제외)한 사례는 전체 미군 범죄 사건 중 5%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2002년 미 장갑차 여중생 압살사건을 계기로 미군 범죄가 발생해도 한국 검·경찰은 SOFA(한미 주둔군 지위 협정)에 발에 손발이 묶여 정상적인 수사를 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SOFA 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고 최근 미군 범죄가 잇달아 보도되면서 개정 찬성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 검찰이 피의자인 미군 헌병의 출국을 동의했다는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다수 언론들도 주목했다. 

▲ 뉴스타파 지난 8일자 방송분

특히 지상파들이 이번 보도에 관심을 가졌다. MBC는 9일자 (뉴스데스크) 10번째 순서 '민간인에 수갑 채운 미군, 재판 안받고 조사중 출국'에서 전했고, SBS도 (8시뉴스) 11번째 순서 '민간인에게 수갑 채운 미군, 슬그머니 출국'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두 방송사 모두 이번 보도를 나름 주요하게 다룬 셈이다.

하지만 KBS만은 이번 보도를 자사 메인뉴스에서 전하지 않았다. KBS는 온라인 단신기사로 이 소식을 처리하는데 그쳤다.

최문호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통화에서 "최근 KBS가 보수 진영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많이 보도하고 있고 "대북 보도에서도 보수는 흡수통일로 대표되는 대북강경을 주장하는데 KBS보도에서도 그런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미군에 대한 태도 역시 진보와 보수가 확연하게 갈리는데 이번 건 역시 이런 시각에서 소극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닐까싶다"고 지적했다.

KBS의 한 기자 역시 "타사의 단독보도를 따라가느냐 마느냐는 편집부의 판단"이라면서도 "유엔의 대북 제재 움직임 이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긴장감이 고조된 이후 방송 3사가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관련 기사를 한두 꼭지씩 내보내고 있고, 내일은 한미 합동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이 예정돼 있다, 이런 걸 의식해서 미군 관련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MBC나 SBS의 대북보도 논조가 KBS와 유사한데 KBS만 미군 출국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이유에는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KBS 기자 출신임을 의식하지 않았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KBS를 떠한 김 대표는 탐사저널리즘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간사는 관련성 여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KBS를 떠난 기자들이 보도한 것에 대해 별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는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KBS의 보도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수갑미군 수사중 출국사건은 한미관계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MBC, SBS도 메인뉴스에서 10, 11번째로 주요하게 다뤘다. 하지만 KBS 9시뉴스는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북한기사로는 뉴스를 도배했다. 이게 영향력 1위 KBS의 정체다"라고 지적했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남긴 트윗

한편 MBC나 SBS는 물론, 연합뉴스 등은 뉴스타파의 단독보도를 전하면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뉴스타파 보도임을 밝힌 언론사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밖에 없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파견돼 뉴스타파 제작을 맡고 있는 이근행 전 (피디수첩)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임승차하는 방송보도들 뉴스타파 언급하지 않았다. 양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3년 1월 27일 일요일

김용준 후보자와 10년 인연… 검증없는 조선일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26일자 기사 '김용준 후보자와 10년 인연… 검증없는 조선일보'를 퍼왔습니다.
김 후보자 두 아들의 증여세·병역 문제 보도는 없고 미담 기사만

26일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대표적 보수신문들이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후보자(75)에 대한 검증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만이 검증기사 없이 김 후보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미담기사만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내정자가 2002년 4월부터 10년간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이하 독자권익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인연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전국 주요종합일간지들은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대법관 시절부터 공개된 그의 재산내역과 병역 등을 톺아보았다.

조선일보와 10년 인연…초대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위원장

중앙일보는 김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8세와 6세에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경제능력이 없었을 김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이 누군가에게서 땅을 산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적시됨에 따라 ‘편법증여’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김 후보자 측에 질문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 중앙일보 26일자 1면 기사

동아일보는 두 아들 모두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부분을 집중적인 검증 대상으로 삼았다. 동아일보는 국제변호사인 장남이 1989년 신장과 체중 미달(당시 기준 신장 154㎝, 몸무게 41㎏ 미만)로 병역 면제인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차남도 1994년 통풍으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으며 통풍을 악용해 병역을 면제 받는 사례가 늘면서 최근에는 관련 규정이 강화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26일자 4면 기사

반면, 조선일보는 위의 쟁점들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김 후보자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면서 '원칙 중시·다정다감' 품성을 강조하는 미담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김 후보자의 자택인 아파트엔 300여 가구 중 유일하게 베란다에 새시를 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요즘은 불법이 아닌데도 법을 어기면 안 된다는 관념에서 여태까지 저렇게 쓰고 있다"라는 이웃의 말을 인용하면서 박근혜 당선인과 비슷한 업무 스타일임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26일 3면 기사에서 김용준 후보자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면서 '원칙 중시·다정다감' 품성을 강조했다. 25일 2면 기사 (3세 소아마비, 19세 司試수석, 75세 총리… 드라마 같은 삶)에 이은 미담 기사다.
'법조계에서 같이 일했던 새누리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보고를 받을 때 혼내거나 다그치는 일이 없었다"고 "따뜻하고 다정다감했다"', '새누리당이나 인수위의 젊은 직원들에게 "나는 신경 쓸 것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는 등 기사는 김 후보자의 인간적이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 조선일보 26일자 3면 기사

조선일보 보도에선 없는 두 아들의 증여세·병역 문제…미담 기사만

김용준 후보자는 2002년 4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0년 동안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조선일보는 2002년 독자권익위를 발족하면서 "독자가 본사의 보도로 인해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 등 인권 침해나 재산상의 피해를 보았을 경우 이를 접수해 정정·반론 보도는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자 마련된 제도"라고 밝혔다.
조선일보의 독자권익위는 지난 2004년 5월 당시 지배주주 소유지분제한과 공동배달제 등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을 반대하는 조선일보사측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언론인권센터는 당시 "조선일보가 독자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하 기구의 활동을 빙자하여 자사 입장을 옹호하고 사주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대변한 것은 아닌지, 또 위 기구를 자사의 방패막이용으로 악용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당시 조선일보는 독자권익위원회의 회의내용을 인용하여 '정간법 개정, 권력의 언론지배 아닌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도 김용준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용준 후보자는 2012년 3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은 언론이 너무 미지근해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반값등록금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그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얻은 쪼가리 지식이 전부인 줄 아는 일부 젊은이들에게 따끔하게 실력을 키우라고 왜 얘기 못 하나”라고 말했다.

김안수연 기자 | yun@mediatoday.co.kr

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최필립·이진숙 대화, 어떤 기자라도 보도했을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22일자 기사 '“최필립·이진숙 대화, 어떤 기자라도 보도했을 것”'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한겨레 최성진 기자

지난 18일 검찰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최성진 한겨레 기자를 불구속 기소하기로 한 이후 언론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언론자유가 침해됐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보수신문인 조선일보도 21일자 사설에서 “MBC 지분을 판 자금으로 특정 지역을 위해 쓰자는 논의에 관한 (한겨레) 보도는 공익적 보도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며 검찰의 기소방침을 비판했다.
최성진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보도와 관련,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취재경위를 자세히 털어놨다. 최 기자는 “당시 최필립 이사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데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렸다. 대뜸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매각 얘기가 나오는데 듣지 않을 기자가 어디 있겠느냐. 당연히 들었다. 그리고 녹음도 했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그때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녹음한 게 아니었다”면서 “최필립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은 모두 녹음을 한다. 전화통화가 연결됐을 직후부터 연결됨과 동시에 대화는 녹음이 되고 있었다. 당연히 지분매각 논의도 녹음이 됐는데 지분 매각이었기 때문에 녹음을 한 게 아니라 그 전화통화가 연결된 시점부터 녹음이 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잣대라면 수십 명의 기자들이 구속 기소될 것”

최 기자는 “정수장학회 지분매각을 보도한 한겨레의 취재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받는다면, 그동안 국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른바 ‘귀대기’ ‘벽치기’를 한 기자들은 고의적 도청을 해온 셈”이라며 “검찰은 왜 지금까지 그런 부분은 문제 삼지 않았나. 검찰의 잣대를 똑같이 적용하면 아마 수십 명의 기자를 구속 기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한겨레 기자.

다음은 최성진 기자와의 일문일답.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은.“‘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보도’는 권력에 줄 선 일부 공영방송 간부와 특정 대선후보의 측근 인사가 공적 재산인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주식을 사적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 음모를 미리 드러낸 것이었다. 진실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야 하는 기자로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책무였다고 본다. 검찰은 통신비밀보호법이라는 잣대를 적용해 나를 기소했지만,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놓인다 해도 나는 이를 반드시 보도했을 거다.”
-어느 순간 정수장학회 지분매각이 아니라 한겨레 도청 파문으로 비화됐다.“흔히 도청이라면 1992년 초원복집 사건이나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치적 목적을 가진 정보기관이나 특정 정치집단이 의도적으로 장비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타인의 대화를 엿듣는 걸 말하지 않나. 한겨레 취재경위는 그런 것과 거리가 멀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일부의 도청공세에 대한 대응을 삼가고,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논의가 갖는 의미와 내용, 문제점에 대해 알리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대단히 아쉬운 부분인데 아직도 설명돼야 할 부분들은 너무나도 많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설명돼야 한다고 보나.“공영방송 MBC의 일부 간부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대주주인 방문진도 모르게 논의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국민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 몰래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30%와 부산일보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로 논의한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파문이 발생한 이후 아무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문제 해결의 키(key)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가지고 있다고 본다. 최필립 이사장은 그동안 나와 꾸준히 만나면서 박근혜 당선인의 정치 인생에서 자기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피력했다. 그런 최필립 이사장이 정수장학회 지분매각을 위한 논의와 결정을 과연 혼자 할 수 있었을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과 관련해 입장 밝혀야”

-박근혜 당선인도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얘긴가.“재단법인 형태의 정수장학회 재산을 처분하려면 일차적으로 정수장학회의 이사회를 열어서 이사들의 의결을 통해서 결정을 한 다음, 관할 관리감독 기구인 서울시교육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사회를 연 적도 없다. 이사회를 연 적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에 보고를 하거나 승인신청을 한 적도 없다. 결국 최필립 이사장 혼자 결정을 했다는 얘긴데 내가 보기에 현실성이 없다. 박근혜 당선인이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보고를 받은 바가 있는지, 아니면 암묵적으로 승인을 했는지 등에 대해 소상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되는 이유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이미 나왔지 않나.”

한겨레 2013년 1월19일자 1면

-어떤 근거를 말하는 건가.“정수장학회 지분매각 계획에 관한 보도가 한겨레를 통해서 알려진 지난해 10월13일 다음날 박근혜 핵심측근인 최외출(당시 박근혜 캠프 기획조정특보) 씨가 정수장학회 사무처장과 8차례 통화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수장학회에서 지분매각 계획을 논의한 바가 있었는지 그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한 거라면 당시 박근혜 캠프 공보단도 있고 대변인실도 있을 텐데, 그걸 왜 최측근인 최외출 특보가 직접 나서서 알아보는가. 거기에 대해 투명하게 소상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는 거다.”
-언론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금 늦긴 했지만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검찰 불구속 기소를 비판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침묵하는 언론이 있었기에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가능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한겨레와 나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라고 본다. 신문마다 매체마다 지향하는 기차와 논조, 성향은 다를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사실을 취재해서 진실을 알리는 기자 아닌가. 그렇다면 언론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한 목소리까지는 아니어도 문제의식은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검찰 기소배경은 어떤 것이고, 검찰의 기소는 과연 타당했는지, 한겨레 취재는 과연 언론윤리 측면에서 정당했는지 등에 대해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아예 침묵하는 것으로 검찰을 편들어주고 있다. 옳지 못하다고 본다.”

“국민 앞에 취재경위는 밝힐 수 있다. 하지만 검사 앞에서는 절대 못한다”

-검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도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청이 아니었으면 취재기자가 수사기관에 가서 취재경위에 대해 밝혀야 될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래서 검사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겨레 기자로서 내가 고개숙이고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오직 독자와 국민이다. 국민이 궁금해한다면 취재과정을 밝힐 수 있지만, (도청이 아닌 이상) 기자가 검사 앞에서 취재경위를 말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이제 밝히지만 당시 최필립 이사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고 통화를 했다. 최 이사장과의 통화 이후 곧바로 이진숙 MBC본부장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렸다. 대뜸 지분매각 얘기가 나오는데 듣지 않을 기자가 어디 있겠느냐. 당연히 들었다. 그리고 녹음도 했다.”
“그때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녹음한 게 아니었다. 최필립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은 모두 녹음을 한다. 전화통화가 연결됐을 직후부터 연결됨과 동시에 대화는 녹음이 되고 있었다. 당연히 지분매각 계획도 녹음이 됐는데 지분 매각이었기 때문에 녹음을 한 게 아니라 그 전화통화가 연결된 시점부터 녹음이 되고 있었다. 당시 지분매각 논의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은 뒤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87년 민주화투쟁의 결과물인 공영방송 MBC의 지분매각을 이런 식으로 논의하는 것을 보며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기자들이 ‘귀대기’ ‘벽치기’ 하면서 취재하는 게 그것을 통해 사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진실보도라고 하는 언론의 사명을 위해서 기자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언론에 아쉬운 점이 많다. 언론이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수장학회 문제를 공론화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지는 않았을 거다. 박근혜 당선인도 이 문제에 대해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언론책임론이 상당히 크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MBC,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듯한 방송"이라고 보도한다면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3일자 기사 '"MBC,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듯한 방송"이라고 보도한다면'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단정하지 않았다”는 MBC 조문기에게

“의혹을 의혹으로 보도했다”“단정해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출석한 조문기 정치부 국회반장의 항변성 발언이다. 12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는 MBC (뉴스데스크)0 정수장학회 관련 보도 11건과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의 막말 보도 3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보도 1건에 대한 MBC의 의견진술이 진행됐다. 각각의 보도 내용은 다르지만 3가지 사안 모두 공교롭게 “듯 하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MBC 정치부 조문기 국회반장은 ‘의혹을 의혹으로 다뤘고, 단정해 보도하지 않았으니 문제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 10월 13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 캡처

(한겨레) 정수장학회 도청 의혹 관련 보도는 ‘의혹’으로 보도했으니 문제될 게 없고, 신경민 막말 보도와 관련해서도 “출신지역과 지방대학 출신임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보도와 관련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곳곳에 남겨진 자료에서 확인된다고 보도했다"며 단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조문기 국회반장은 ‘(한겨레)가 도청을 했다는 확증이 있냐’는 물음에 “녹취록에는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 회사 관계자 3명의 대화가 세밀한 부분까지 다 나와 있다”면서 “이번 주부터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도청 여부는)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의혹을 의혹으로 보도했다”며 할 도리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 10월 13일자 신경민 의원 막말 MBC 뉴스데스크 보도 캡처

이날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신경민 의원의 국감장에서의 발언이 ‘출신지역과 지방대학 출신을 비하한 것인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낙인 심의위원은 “신경민 의원은 지방대 나온 동료 의원과 말하고 있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출신지역과 지방대 출신에 대한 비하발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MBC가 ‘비하발언’이라고 몰아간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산고와 경북대 나왔다는 발언만으로 그 말이 출신지역과 지방대 출신에 대한 비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보도에 대해서도 MBC는 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조문기 국회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자료 곳곳에서 나타난다”며 “노 전 대통령이 (NLL을)포기했다고 단정해서 보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MBC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NLL을 포기한 듯한 발언이라고 연결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택곤 상임위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은 NLL을 포기한다는 게 아니라 헌법상 한반도가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영토 안에 줄을 그어놓고 영토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였다”며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MBC가 당시 사례를 들어 NLL을 포기한 듯한 발언이라고 보도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지적했다.

▲ MBC '뉴스데스크'는 신경민 의원 막말 보도에서 지방대 출신 비하 하는 '듯한', NLL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재철과 J씨는 사랑한 사이인 듯한 관계”라고 보도한다면

이날 MBC 조문기 국회반장은 시종일관 3건의 보도에 대해 의혹을 의혹으로 다루고, 단정하지 않는 ‘~듯 하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를 폈다. 진실보도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의 논리대로 MBC 김재철 사장과 구설수에 오른 무용가 J씨를 “사랑하는 사이인 듯한 관계”라고 보도한다면 MBC가 어떻게 대응할 지 궁금해진다. 또 불공정 대선보도를 자행하는 것으로 거론되는 듯한 MBC를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듯한 방송사”고 보도한다면 MBC가 가만히 있을지도 궁금하다.
이 대목에서 떠올려야 할 사례는 MBC가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에 대해 부적절한 관계가 의심된다고 보도한 에 관련 기사삭제를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CBS라디오 에 출연해 “축산을 하지 말라는 게 정부 방침인 것 같다”고 논평한 것을 두고 법정 제재를 의결했던 과거가 있다. 방통심의위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안도현 "朴, 안중근 도난보물 보유 의혹" vs 새누리 "법적대응"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12-10일자 기사 '안도현 "朴, 안중근 도난보물 보유 의혹" vs 새누리 "법적대응"'을 퍼왔습니다.
보도 근거로 의혹 제기해 논란

문재인캠프의 안도현 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도난당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생전에 남긴 글씨)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새누리당이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물 569-4호 안중근 의사의 유묵 누가 훔쳐갔나?"라며 "1972년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소장, 그 이후 박근혜가 소장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도난문화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물 제569-4호 안중근의사 글씨는 1976년 홍익대 이사장 이도영에 의해 청와대에 기증되어 문화재청에 등록되었다. 1979년 이후 안중근기념관의 모든 도록에는 그 소장자가 박근혜로 나와 있다"며 "갖고 있기는커녕 본 적도 없다는 박근혜가 대답할 차례"라며 박 후보에게 즉각적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안중근의사 유묵은 2011년까지 박근혜 소장이라는 확증이 있다. 안중근 유묵에 관한한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이 있는 (사)안중근의사숭모회의 기록"이라며 지난해 의혹을 제기한 MBC 동영상을 링크시켰다. 당시 은 '궂은 옷과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와 의논할 수 없다'는 유묵이 행불 상태라고 보도했었다.

그는 "박근혜 후보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안중근의사 글씨를 사랑하는 딸의 방에 걸어두었는지, 아니면 전두환이 소녀가장에게 6억을 건넬 때 덤으로 국가의 보물 한 점을 끼워주었는지 직접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브리핑을 통해 "트위터에 문재인 캠프 안도현 위원장이 박근혜 후보가 자택에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갖고 있다고, 나쁜 짓을 해서 갖고 있다는 식으로 해서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거짓말로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서 문제제기를 했고 박근혜 후보가 갖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이 부분은 사실관계가 확인됐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실을 알면서 문제제기를 한 안도현 위원장은 그러지 말아주길 부탁한다. 다 타버린 연탄재로도 함부로 차지 말라는 분이 한나라의 대통령 후보를 인격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정치적 목적을 담아 심하게 차 버릴 수 있는지 국민의 사랑을 받던 한 시인의 변신이 진정으로 안타깝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엄수아 기자

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조선-동아 '정수장학회' 보도, 이럴거면 박근혜 공개지지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22일자 기사 '조선-동아 '정수장학회' 보도, 이럴거면 박근혜 공개지지해야'를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박근혜 기자회견 '축소-긍정'으로 처리한 유일한 신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1일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마이크를 잡았다. ‘예상과 달리’ 입장은 강경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정수장학회는 부일장학회를 승계한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김지태씨는 당시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은 분이었고 처벌을 면하기 위해 재산을 헌납했던 것이다. 법원 판결도 강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아니, 아니 이건 아닌 거 같다, 일단 수정하고. 그럼에도 시비를 걸고 있으니 정수장학재단에서 이름을 바꾸는 것을 비롯해 잘 판단해줬으면 좋겠다.’   
각 신문이 어떻게들 배치했는지 먼저 보자.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은 1면 톱으로 올렸다.

박근혜 ‘정수장학회 강탈’ 부인 (경향신문)

과거사 3탄, 사과는 없었다 / 박근혜 “부일장학회, 김지태씨가 부정부패로 헌납…정수장학회와 무관” (중앙일보)

박근혜 “정수장학회는 헌납받아 새로 만든 것”…강탈 부정 (한겨레신문)

朴 “김지태가 부패 처벌 면하려 헌납”..정수장학회 강탈 부인 (한국일보)   

다른 신문들도 첫 기사는 다 1면에 배치했다.   

朴 “정수장학회 명칭 비롯해 현명한 판단을” 최필립 자진사퇴 우회 촉구 (서울신문)

박근혜, 정수장학회 명칭 변경 제안 (동아일보)

朴 ‘정수장학회 이름 변경·이사진 사퇴’ 우회 촉구 / 崔이사장 “2014년 내 임기 끝까지 지키겠다” 거부 (조선일보)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1면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이른바 ‘친노’라고 하는 9명이 스스로 물러난 소식을 같이 묶었다. ‘그 밖의’ 편집이라고 평
하고 싶다.  

朴, 정수장학회 정면돌파 - 文, 盧색깔빼기 읍참마속 (국민일보)

朴·文 악재 털고 ‘공격 앞으로’ / 정수장학회 선그은 朴 친노 읍참마속 文 (세계일보)

명칭 변경·사퇴요구..동아·조선의 고육지책 편집

그 밖의 편집은 제하고 보자. 제목에서 보듯 기자회견을 다루는 방식은 두 갈래로 나뉜다.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등은 박근혜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보인 인식의 문제점, ‘인혁당 판결’ 발언에 이어 이번에도 반복된 법원 판결에 대한 이해 부족 혹은 무지 등등을 문제 삼았다. 관련기사 분량이나 접근방식에서 중앙일보도 나름 궤를 같이했다.   
다른 한편은 동아일보, 조선일보처럼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명칭 변경과 최필립 이사장 자진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는 데 무게를 싣는 경우다. 이름 바꾸는 걸 제안했다는 게 그리 중요해 보였을까? 이슈를 대폭 축소시키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일단 박근혜 후보 발언의 문제점은 경향신문 기사를 일별하는 것으로도 이해에 무리가 없겠다. 경향신문은 2면 (박근혜 일부 발언, 사실과 다르다)에서 (1. 강압 없었다 / 법원 “국가가 강압적으로 주식 증여받아”), (2. 부일장학회와 다르다 / 기본재산, 김지태씨 강탈재산으로 구성), (3. 잘 운영해 왔다 / 공익재단이 사유재산처럼 관리돼 왔다) 등으로 정리했다.   
신문들의 대체적인 평가도 부정적이다. (박근혜, 비판 목소리를 ‘정치 공세’ 치부…과거사 수렁 못 벗어나)(경향 3면) (朴 “김지태, 부패 처벌 면하려 재산헌납”…‘강탈’ 정면부인)(서울 3면) (박 “정수장학회 강압 없었다”…회견 뒤 “잘못 말했다” / 인혁당 판결 발언 이어 또 논란)(중앙 3면) (인혁당 이어 또 판결 무지…박근혜, 정수장학회 해명 ‘역주행’ / 인식 변화없는 박 후보 또 도마)(한겨레 3면) (전향적 해법은 없어…朴, 정치공세로 치부 ‘논란 되레 확산’)(한국 5면) 등으로 추려 봐도 그렇다.   
사설도 같은 맥락. 경향신문은 (박 후보, 판결문은 읽어보고 회견장에 섰나)에서 박 후보의 ‘강압’ 발언과 정정에 대해 “박 후보가 판결문이라도 제대로 읽고 회견장에 선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번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세상이 뭐라든 굽히지 않는 박 후보의 불통과 비민주성을 엿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신문도 (‘왜곡과 오만’으로 가득 찬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인식)에서 “박 후보는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채 자기한테 불리한 것은 무조건 정치적 트집잡기라고 규정했다”면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또다시 확인된 것은 박 후보의 변하지 않는 아집과 편견, 국민의 정서에 역주행하는 불통과 고집”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에서 가장 목소리를 높인 신문은 한국일보였다. 한국일보는 (박근혜 정수장학회 회견, 논란 불씨만 더 키웠다)를 통해 “도대체 이런 기자회견을 무엇하러 했을까”라며 “박 후보가 직접 '콩 놔라 팥 놔라'하고 주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혹평했다.  
사설은 또 “자신의 시각은 보여주지 않고 그저 ‘명칭 문제를 포함해 재단 이사진이 스스로 국민에게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힌 것은 정치적 무책임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일보가 마지막에 지적한 대목을 두 신문에서는 주요하게 주워 담았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다. 이들 신문은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그나마 정수장학회 이름 변경과 최 이사장 사퇴 우회요구를 뽑아냈다. 뉴스브리핑 서두에 거론했듯, 이슈를 줄이고 줄이려다보니 고르고 고른 게 이 정도였을 테다.

눈길 끄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그 중에서도

두 신문 가운데에서도 단 하나의 신문을 꼽자면 단연 동아일보다. 1면 기사에서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야당의 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정수장학회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조목조목 반박, 정면 돌파 의지…. 서술부터 남다르다. 
이 같은 태도는 4면 (朴, 정수장학회 정면승부…文측 “분노” 安측 “상식 어긋나”)에서도 이어진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1일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 정면승부를 택했다.” “더이상 야권의 공세에 수세적 태도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셈이다.” “짙은 회색 바지 정장의 ‘전투복’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 후보는 시종 단호함과 여유를 보이기 위해 애썼다.” “김 씨의 재산을 강탈해 정수장학회를 설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재산 ‘헌납’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기사에는 ‘원칙 앞세운 승부수 띄워’라는 작은 제목을 붙여놨고 ‘정수장학회 관련 야당 공세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반박’이라는 제목의 표를 정리했다. 동아일보 기자만 다른 기자회견을 보고 온 것일까. 입장을 떠나 뉴스브리핑 대상인 9개 신문 가운데 관련사설을 게재하지 않은 신문도 동아일보가 유일했다.  
선거 때마다 우리 언론계에서는 언론의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 공개지지 문제가 제기돼왔다. 그렇게 하는 게 낫겠다는 취지에서다. 오늘자 어느 신문을 보면 차라리 특정 후보 공개지지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참으로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콘텐츠 제휴 : 노무현재단]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  webmaster@mediaus.co.kr

2012년 9월 29일 토요일

‘안철수 다운계약서’ 경향만 보도 안 한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28일자 기사 '‘안철수 다운계약서’ 경향만 보도 안 한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탈세 목적 없어, 공세를 위한 공세라고 판단”… “보도할 사안임에도 안했다면 공정성 의심”

28일 언론을 장식한 최대 이슈는 ‘안철수 다운계약서’이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000년 서울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매각할 때 거래 가격을 실거래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KBS는 27일 “안 후보가 당시 대림아파트를 7000만 원에 매각했다고 관할구청에 신고했지만 당시 이 아파트의 실제 매매가격은 2억2200여만 원이었다”며 “안 후보가 실제 거래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거래 가격을 축소한 다운계약서를 썼다”고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안 후보가 서울대 의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던 1988년 동작구 사당 제2구역 재개발조합으로부터 입주권, 속칭 ‘딱지’를 구입해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안 후보는 전날 부인 김미경 교수가 2001년 서울 문정동 아파트를 구입할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한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KBS의 보도 이후 주요일간지들을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대선후보에 대한 엄격한 검증은 언론의 역할이며, 특히 안 후보는 기존 정치권 인사가 아니었던 까닭에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과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가 1면에서 이 사안을 다뤘고,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세계일보도 주요하게 보도했다. 석간인 문화일보도 다른 의혹과 함께 이 문제를 제기했다.

▲ 지난 27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하지만 경향신문만 유일하게 다운계약서 건을 다루지 않았다. 다만 새누리당이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5면 기사 에서 “새누리당이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안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이상 앞서나가면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라고 전했다.
경향신문 이중근 정치부장은 “KBS 기사를 보고 기사 여부를 검토했지만 안철수 후보가 탈세할 목적이 없었다고 봤다”며 “내부적으로 쓸 것인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지면에서 뭘 빼고 넣기에는 기획성으로 잡혀있는 기사가 많았고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관한) 안철수 캠프 측의 해명을 들어보니 이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 ‘공세를 위한 공세’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KBS도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양도소득세는 신고액과 상관없이 국세청의 기준에 따라 과세되기 때문에 안 후보가 실거래가로 신고했더라도 세금을 더 낼 필요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정치부장은 “무슨 의도가 있어서 기사를 쓰지 않은 게 아니다”며 “안철수 후보의 부인이 작성한 다운계약서는 크게 썼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7일자 1면 기사 (안철수 부인, 아파트 다운계약서 썼다)에서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또한 다른 신문들이 이번 의혹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가 이미 한 번 크게 썼기 때문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려서 사안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 흐름이 그러하니 쓰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29일자 지면에서는 안 후보의 의혹에 대한 기사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탈세 의도와 상관없이 유력한 대선주자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기사거리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는 “경향신문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맹렬하게 보도해왔다”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보도해야할 사안임에도 하지 않았다면 공정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 측도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안철수 후보가 2001년 매도한 사당동 아파트에 대해 실거래 가격과 다른 금액으로 신고가 됐다”고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부동산 거래 관행이었지만 후보가 어제 국민께 말씀드린 ‘앞으로 더욱 엄중한 기준과 잣대로 살아가겠다’는 안 후보의 말로 갈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도 다시 입장을 밝힌 것은 해명만으로 이번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고 보지 않았던 셈이다.
한편 한겨레는 이번 사안을 제기하면서도 이번 의혹이 ‘새누리당에 의해 제기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 (부인 이어 본인명의 아파트까지…‘안철수 도덕성’ 큰 타격)에서 “민주당이 다운계약서가 언론에 공개된 배후에 새누리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안 후보 측에서는 다운계약서 건을 특정 세력이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중 있게 지적한 것은 아니지만 증거 없이 정치권에서 떠도는 소문을 전한 ‘~카더라’식 보도의 한 형태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9월 3일 월요일

채널A "박근혜가 유리할 것" 보도 '주의' 조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02일자 기사 '채널A "박근혜가 유리할 것" 보도 '주의' 조치'를 퍼왔습니다.
방송통신심의원회 '정치적 중립' 위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이하 방통위)가 종편 MBN과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2편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며 2일 주의조치를 내렸다.
방통위는 이날 "지난 6월 17일 방영된 'MBN 뉴스와이드'와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가 선거방송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고 밝히며 주의조치를 내렸다.
채널A는 방송에 출현한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박근혜 위원장이 유리하고, 시대 흐름 패턴상 여성지도자가 부각되고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에 왔기 때문에 이제 여성 지도자가 나올 타이밍"이라며 "박근혜 위원장이 이번에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렇게 볼 수 있다"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다.
MBN 뉴스와이드는 방송에 출연한 정영진 위키프레스 편집장이 "저는 김두관 지사가  대통령이 되는 데 5천원쯤 걸수 있다"고 말하며 "문재인 고문은 많이 노출됐고, 박근혜 위원장은 나서서 해본 일이 없다"고 말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4조는 방송이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김두관 모병제 선언, 왜 보도에선 홀대 받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0일자 기사 '김두관 모병제 선언, 왜 보도에선 홀대 받나'를 퍼왔습니다.
미리 예고되었던 정책…깊은 고민 안 느껴져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 김두관이 19일 여의도 캠프에서 모병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가 19일인 일요일 자신의 공약으로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대책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 정책의 일환으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선제적 모병제’를 제안했다. 김두관은 모병제엔 4조원 정도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며 전체 군을 30만명으로 줄일 경우 35조원 정도의 GDP 상승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두관의 노림수는 왜 조간을 장식하지 못했나 

▲ 오늘자 한겨레 6면

김두관의 대담한 공약은 경선 과정에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한 한 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선언은 월요일 아침 조간신문에 비중 있게 보도되지 않고 있다. 한겨레 6면 3단에만 (김두관 “모병제 도입해 군인 절반 감축”)이란 제목의 단독 기사가 실렸을 뿐 다른 언론에선 별도의 기사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내용 보도가 된 것도 경향신문 6면과 한국일보 5면에 실린 야권 후보들 동정기사 정도였다. 공약발표 직후인 19일 오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인터넷판에서 곧바로 기사로 나온 상황과도 차이가 있었다. 
이는 김두관의 ‘모병제’ 공약 발표가 조회수는 모을 수 있다 여겨졌지만 기사 가치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단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모병제’ 공약 기사는 인터넷상에서 볼 때는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축에 속했는데, 그 관심이 월요일자엔 반영이 안 되었다. 특히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에 보도가 나오지 않은 정황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보수언론의 입장에서 이런 공약은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을 살펴보면 오늘 보도가 없었던 것이 이해가 되는 구석도 있다. 그의 공약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조선일보 8월 15일자 5면을 보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보도하며 ‘다급해진 김두관’이 신혼주택 100만 가구 무상융자 및 모병제 공약을 충격요법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같은 날 동아일보 5면에선 아예 “대선주자 인터뷰”의 일환으로 김두관에게 한 면 전체를 할애하며 “집권 5년내 軍 30만명으로 감축… 모병제로 전환하겠다”를 제목으로 달았다. 즉 김두관의 공약은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8월 15일 즈음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미 한 번 보도를 한 보수언론의 입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가지고는 보도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 지난 15일자 동아일보 5면

한 일간지 기자는 “대선후보 관련 기사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나누고, 그 안에서 또 후보별로 분배를 하기 때문에 김두관의 공약이 그렇게 크게 돌출되기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정도의 관심이었단 설명이지만 뒤집어 보면 그 공약이 인터넷상 관심과는 다르게 ‘통상’을 뛰어넘을 잠재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 기자는 “정책적으로 아주 새로운 얘기도 아니고 허점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 모병제해서 감군하면 GDP 올라간다고 하는데 이건 군대 안가는 청년들이 모두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에 성립하는 말이다. 기자들끼리도 ‘GDP가 아니라 실업률이 올라가지 않겠는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그는 “경선이 시작되지 않은 지금은 아직 본격적인 정책 싸움이 시작되기 전이라 볼 수 있다. 경선이 중반으로 접어들면 서로 치고 받으면서 정책에 대해 보도할 것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병제는 과연 평화․군축 정책인가  


그렇다면 과연 김두관이 내세운 모병제가 향후 정책검증 국면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안일까. 모병제라는 정책 자체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에서 유시민 후보도 꺼내들었던 것으로 낯선 것이 아니지만, 과연 이 정책이 평화․군축의 맥락으로 포섭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도 많다.


중부대 고은태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평화주의자의 시선에서 모병제와 징병제를 비교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평화주의자의 입장에선 모든 나라에 군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일단 지금의 상황은 군대가 있긴 있어야 하는 상황이란 걸 전제해야 한다”며 “그 가정 하에서 징병제와 모병제를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하려면 징병제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병제로 이행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러면 징병제가 실시되는 동안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고은태 교수는 “첫째로 개인의 자유․선택권에 대한 침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폐해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이 있다. 또 다른 하나로는 징병제가 개개인들에게 주는 부담이 워낙 커서, 군필자들의 피해의식을 낳는 등의 폐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런데 문제를 이렇게 정리할 경우 과연 징병제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 모병제인지가 의심이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은태 교수는 “첫번째 문제는 대체복무제의 폭넓은 허용으로 해결될 수 있다. 참여정부 때 계획했던 정도면 상당부분 해결이 된다. 그리고 문제는 두 번째인데,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사병의 생활여건의 개선을 위한 폭넓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할 경우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지금은 군인들이 ‘국민의 아들’로 여겨지는 지라 그들의 문제가 나라의 문제로 인식되지만, 모병제 군대가 될 경우 아예 관심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두관 후보의 기자회견장에서 몇 사람이 제기했던 ‘모병제 군대의 계층화 문제’와도 통한다. 모병제 군대가 될 경우 중간층 이하 자녀들만 군대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고은태 교수는 여기에다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덧붙인다. 그는 “모병제 군대는 ‘국민의 군대’의 위상을 벗어나 격리된 특수집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가령 질 낮은 고기를 먹인다 해도 국민들이 예전처럼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 군대의 인권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격리수용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 경인일보 7월 14일자에 실린 군부대 불량급식 관련 기사. 모병제가 되면 최악의 경우 이런 기사를 읽고도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해외파병의 경우도 그렇다. 국군의 해외파병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 반감이 징병제 때보다 줄어들 것이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파병된 군대가 해외에서 반인권적인 행동을 쉽게 하게 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군필자들의 정서는 지금보다 더 편협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지금 우리가 비판하는 용역과 같은 '기업 사병' 비슷한 위상으로 보이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볼 때 모병제를 지지할 수 있는 논거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논거들은 평화나 군축에 관련된 것이라기 보단 군의 합리화 및 첨단화, 즉 효율성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모병제가 굳이 북한에 대한 ‘선제적 군축’의 대안으로 제시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국군이 모병제로 재조직되면서 전투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면 북한 핵의 포기나 북한군 감축과 이 문제가 연동될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병제 과정에서 군재편이나 무기구입에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 이 정책을 ‘군축’으로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보수진영에서 모병제를 공격하는 부분이 대체로 여기에 있다. 북핵이 타결이 안 될 때에도 할 수 있냐고 묻거나, 북한이 군축을 안한다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모병제 정책의 성격에 대한 김두관 캠프의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모병제는 어느 정도의 실현가능성이 있나
또 하나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모병제의 실현가능성 문제다. 김두관 측은 모병제에 소모되는 예산으로 최고 4조원 정도를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선 너무 적게 잡았다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김두관이 말한 월급 200만원의 병사를 30만 명 유지하려면 1년에 인건비로만 7조 2천억원이 들어간다.
물론 이 수치 역시 대한민국의 재정, 그리고 국방재정에서 결코 감당하지 못할 수치는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방예산은 30조가 넘고, 민주당이 무상복지 시리즈로 내건 3+1 공약의 예상 재원 역시 16조 4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무상급식 1조, 무상의료에 8조 1천억, 무상보육 4조 1천억, 반값등록금 3조 2천억). 현실과 비교해보나 다른 종류의 계획과 비교해보나 ‘지르지 못할’ 제안은 아니다.

▲ 지난 2010년 6월 1일자 매일경제에 소개된 사병월급 변동 그래프. 김두관은 월급 200만원짜리 직장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병제가 하루 아침에 실현될 수 있는 정책 제안인지에 대해선 당연히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예비군제 및 현역편제 개편, 무기도입 계획의 변경, 막사 등 징병제 사병에 특화된 시설의 보수 및 전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부분은 군대라는 조직을 총체적인 측면에서 적어도 30만 명의 젊은이를 유인할 수 있는 직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일 게다.
여기에선 과연 모병제라는 대안이 어느 정도 시점에서부터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해진다. 가령 징병제 사병의 경우 월급을 점진적으로 올리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을 정책기조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모병제로 전환하려면 30만명의 젊은이의 자발적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임금수준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예산을 한꺼번에 ‘짠’하고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병력 축소 및 임금인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 모병제로 이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재 사병 월급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동결된 상황이다.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임종인의 사병월급 인상안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엔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종인 전 의원은 당시 독일 및 대만 등의 사례에 비추어보았을 때, 한국의 징병제 사병들 역시 최저임금의 25%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는 그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진 못했지만 사병월급을 20만원까지 올리는 중장기계획을 세웠다. 모병제로 이행하려면 최소한 이 계획이 더 가파른 상승폭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의 10%도 주지 못하던 군대가 갑자기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직장으로 변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임종인 전 의원은 2006년 국정감사 당시 '병사인권 개선을 위한 10대 정책제안'으로 병사 월급 30만원으로 인상, 의무복무기간 18개월로 축소, 내부반의 침대형 교체, 미군의 75%(6,912원)까지 식대 증액, 휴대전화 및 인터넷 사용 확대. 병사 징계영창 폐지 등을 내걸었다. 이런 조치들 역시 병사인권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모병제가 실현되기 위해선 군조직 내부에 필요한 변혁들이다. 모병제를 주장하려면 적어도 이 이상의 개혁 프로세스를 어떤 기간 안에 수행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본지가 접촉해본 결과 임종인 전 의원은 현재 논의되는 모병제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인 전 의원은 "모병제를 하면 중상류층은 군대를 안 갈 것이고, 그렇다고 이들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는 식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힘든 일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사병의 인권 및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17대 국회 당시 의정활동을 하던 임종인 (전) 의원의 모습 ⓒ연합뉴스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모병제라는 정책엔 모종의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만약 한국 군대가 군대조직을 사회로부터 격리하지는 않는 수준에서 정책적으로 타당한 방법으로 모병제로 전환하려면, 이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개혁 조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조치들이 다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면, 그렇게 변한 징병제 체제는 차라리 모병제 체제보다도 장점이 많아 보이는 것이다.
물론 김두관 후보 측의 정책이 이 딜레마를 넘어설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이미 그가 큰 파문을 던진 만큼, 향후 정책검증 과정에서 좀 더 치열하고 세밀한 논의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언론의 '공천 헌금' 보도에 박근혜는 있는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07일자 기사 '언론의 '공천 헌금' 보도에 박근혜는 있는가'를 퍼왔습니다.
[분석]최악의 '악재'…박근혜, 이것만 넘기면 탄탄대로?

‘공천 헌금’ 파문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지지율은 많이 ‘조정’되지 않았다. 7일 발표된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의 지지율은 다자대결 구도에선 오히려 1.5% 상승한 36.7%였으며 안철수 교수와의 양자 대결에서 역시 0.5% 상승한 46.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안 교수의 지지지율이 되려 1.4% 감소한 46.5%였다는 점이다. 물론, 이 여론조사는 6일 실시된 것으로 아직까지는 공천 헌금 파문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다.

▲ '공천 헌금' 파문에 대한 비박 주자들의 '박근혜 책임론' 제기는 3일 천하로 끝났다. 분분한 해석이 많지만, 논란이 확산될 경우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단 분석이다.ⓒ 연합뉴스

‘공천 헌금’ 파문, 생각보다 영향력 제한적?
우선, 정치에 대한 불신이 워낙 광범위한 상황으로 예상보다는 ‘공천 헌금’ 파문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각종 비리 연루 의혹과 경제 부정 혐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한 상황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 모두가 더러운 족속들인데 비례대표 공천을 해주며 한 푼도 받지 않았겠느냐는 정치적 냉소와 불신이 역설적으로 실제로 사건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의 파장을 흡수하고 있다는 추론을 해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박 의원의 지지율이 워낙에 오래 시간을 두고 형성된 두터운 것이어서 외부 압력에 견디는 힘이 상당하단 점은 분명해 보인다. 대략 40% 안팎에서 수년 째 유지되고 있는 박 의원의 지지율은 워낙에 충성스런 것이어서 ‘공천 헌금’ 파문과 같은 메가톤급 충격이 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흔들리지 않는 고정불변의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반면, 안 교수의 지지율은 아직 불확실한 지층이다. 최태원 구명 서명과 재벌 합작은행 설립으로 대두된 검증 공세는 사실 그다지 파괴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교수의 지지층은 곧장 반응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안 교수의 이미지가 ‘무단 횡단에도 고뇌할 것 같은 도덕론자’로 인지된 탓에 사소한 흠집도 큰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단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안 교수를 향해 모여 있는 지지율이 안 교수 개인에 대한 것이라기 보단 정치적 냉소과 불신에 대한 반작용 차원의 것으로 안 교수가 기성의 정치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확인될 때마다 흩어질 수 있는 성질의 지지라는 점도 확인됐다.

▲ 8월 7일 '조선일보' 1면 기사

최악의 ‘악재’는 분명한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박근혜 의원에게 최악의 악재임은 분명해 보인다. 앞선,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어쩌면 며칠 뒤에 박 의원의 지지율이 내려앉을 수도 있는 폭발력을 ‘공천 헌금’ 파문은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만에 하나 이번 사건을 경유해 대선의 판세가 ‘부패 VS 반부패’의 구도로 짜여 질 경우, 이러한 구도는 박 의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란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부패에 넌덜머리가 나고 극한 피로감을 갖고 있는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부패 VS 반부패’의 구도는 곧장 ‘이명박근혜’의 정치적 문법이 현실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결국, 이 지점이 핵심이다. 박 의원은 이번 사건에 단순히 ‘도의적 책임’을 갖고 있는 이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입증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박 의원이 이번 사건의 꼭짓점이란 주장을 야권이 하는 정치 공세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새누리당의 권력 구조를 봤을 때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실체적 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주장을 검증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몫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론은 이번 사건에서 박 의원의 존재를 흐릿하게 처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번 공천 헌금 파문은 진실게임에 갇혀있는 양상이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책임론을 공세적으로 제기할 여력이 없다는 항변도 가능해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소극성이 결과적으로 박 의원과 이번 사건을 분리해주는 결과로 치닫고 있음도 분명해 보인다.
공천 헌금 파문에 대해 박 의원의 입장은 짧고 간결하다. ‘유감’이란 것이고 엄중히 ‘수사를 하라’는 것이다. 박 의원의 이런 주장은 스스로 자신을 3인칭으로 규정하는 하는 화법이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 선을 긋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박근혜 책임론을 쓰는 언론조차 박 의원의 이런 화법을 그대로 받아주고 있단 점이다. 박 의원의 처신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는 언론은 아직까지는 눈에 띄지 않고 있고, ‘공천 헌금’과 박 의원과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언론 역시 별로 없다. 

▲ 8월 7일 '한겨레' 1면 기사

문제는 언론의 보도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예컨대, 지금 박 의원의 지금 처신은 이런 것이다. 얼마 전까지 정가의 가장 떠들썩한 이슈였던 ‘통진당 부정경선 파문’에서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가 가타부타 말을 않은 채, ‘유감을 표하고, 엄중한 조사만 촉구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언론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뭐라 했을까? 분명, ‘당신은 구당권파의 일원으로 당내 정파 조직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면서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고 힐난했을 것이다. ‘부정 경선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주제에 왜 제 3자인 척 하느냐’고 궤변론자 취급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언론은 ‘머리 끄떵이녀’와 같은 사건의 본질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화끈한 ‘그림’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실제, 통진당 부정경선 파문 당시의 언론이 그랬다.
하지만 이번 ‘공천 헌금’ 파문에서 언론은 전혀 그런 열정과 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안하고 있다. 물에 물 탄, 술에 술 탄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방송 뉴스는 매일 관련 보도를 한 꼭지로 압축하고 있다. 1분 30초짜리 리포트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사이즈의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형식이 동원된다는 것은 뉴스가 이 사안을 프레임에서 배제하려고 노력 중이란 얘기에 다름 아니다.
신문 역시 마찬가지다. 조중동의 보도는 기본적으로 조심스럽다. 이번 사건이 행여나 보수 정권의 재창출에 누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행히 올림픽이 어느 정도 파문을 흡수해주고 있다는데 안도감을 찾는 듯 올림픽 관련 소식으로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하며 사건의 속전속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건의 확산을 막고자 주변부적인 사건을 부각시켜 현기환 전 의원만 정교하게 쳐내는 지면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 언론의 이런 행태는 통진당 사태 당시 확정되지도 않은 구조적 상황을 열심히 추론해가며 문제의 귀결을 ‘진보의 도덕성’으로 몰아갔던 태도와 완전히 반대된다.
진보언론, 역편향의 자기 검열 작동하나?
진보언론 역시 아직까지 사건을 정밀하게 드러내 보이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 자체가 역설적이게도 정파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 같단 자기 검열의 고민이 지면에서 감지되고, 이러한 상황이 보수언론과 마찬가지로 진실게임 양상의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언론 환경의 퇴행 속에서 진보 언론의 입지가 매우 취약해졌음을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결국, ‘공천 헌금’ 파문은 양가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사건의 진원지를 놓고 ‘골수 친이입네’, ‘청와대입네’ 하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 사건이 그만큼 박 의원에게 위험하고 예민한 문제라는 방증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박 의원이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박 의원 혼자 힘으로 버티는 것은 아니고 언론의 협조와 도움 아래 그냥 방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어영부영 이 사건이 현 전 의원의 개인적 비리 차원으로 덮어진다면 공천 헌금 파문은 향후 박 의원에게 부담은 되겠지만, 면역이 될 수도 있다. 이후 박 의원에게 제기될 검증 공세는 사실상 ‘약발’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