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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일 월요일

“연예인 할래?” 이런 말에 들뜨지 말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4일자 기사 '“연예인 할래?” 이런 말에 들뜨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연예계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들한테는 하루가 짧다. 학생들은 학교 공부를 하면서 자기 분야의 실기 연습을 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사진은 한림연예예술고 1학년 김도희양이 노래 연습을 하는 모습니다.

아역은 엄마의 실시간 돌봄 필요
연습비 핑계 “돈 받아와” 요구도
공부·인성·재능 세 토끼 잡아야

“사실 지금 그만둘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아이도 아이지만 제가 힘이 드네요.”지난 9월13일. 한 남자 아역배우의 엄마 이아무개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들은 올해로 배우 생활 4년 차. 7살 때 서울 압구정의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 다니다가 캐스팅 매니저를 통해 일을 시작했다. 경험 삼아 찍은 광고가 알려졌고, 누구나 제목만 들어도 알 만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주요 아역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이씨는 “잘 몰랐는데 이 분야로 어떻게든 진출하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아이는 운이 좋았구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엄마는 매니저 구실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쳤다. 지방 촬영이 있으면 직접 운전을 해서 고속도로를 달려야 한다. 아이는 대기시간을 이용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다행히 성적은 잘 나왔지만 수업을 자주 빠지면서 교사의 면박이 이어졌다. 지금은 연예계 활동을 진로탐색의 일환으로 이해해주는 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다.그동안 연예기획사 러브콜도 있었지만 거절했다. 아이들을 ‘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탐탁지 않았다. 매니저들이 모든 걸 지원해주는 환경에서 자칫 아이가 버릇없이 자랄까봐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아이니까 남들 앞에서 ‘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라고 표현을 못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어릴 때는 엄마가 붙어서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시간이 갈수록 힘드네요. 상대적으로 둘째를 많이 못 챙겼다는 미안함도 들구요.”명동, 강남 거리에는 아이들한테 명함을 건네는 자칭 ‘캐스팅 매니저’들이 많다. 한 중견 연기기획사 매니저 김아무개 팀장은 “그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까지 욕을 먹는다”고 했다.“진짜 매니저가 아니라 학원에 사람 데려오면 돈을 받아 챙기는 브로커입니다. 아이한테 ‘얼굴은 되는데 연기력이나 노래가 부족하니까 트레이닝을 받아야 할 거 같다. 우리가 얼마 댈 테니 나머지는 부모님한테 받아서 와라’고 말합니다.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넘는 금액까지 부릅니다. 있는 집 애들이면 그래도 낫죠. 꼭 없는 집 애들이 걸립니다.”이렇게 학원 수업을 듣고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출연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출연은 대개 한 번으로 끝난다. 학원 쪽에서는 “네 실력이 모자라서 제안이 더 안 들어오는 것 같다”며 더 많은 수업료를 요구한다. 김 팀장은 “소속사가 있다고 해도 첫 출연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연예계 진출을 꿈꾸는 이들은 늘었지만 연예인이 되는 길이 쉬워진 건 아니다. 관계자들은 “요즘은 재능만이 아니라 공부와 인성이라는 토끼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예계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들한테는 하루가 짧다. 학생들은 학교 공부를 하면서 자기 분야의 실기 연습을 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사진은 한림연예예술고 2학년 박세진양이 연기 연습을 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1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림연예예술고 실기실. 연예과 2학년 박세진양이 대본 연습을 한다. 박양은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공식적인 등교시간보다 한 시간 빠른 7시30분에 학교에 온다. 남들보다 한 시간씩 일찍 와서 스트레칭, 대본 연습을 한다. 중3 때부터 연예계 진출을 꿈꿨던 박양은 일반고로 진학했다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이 학교로 편입했다. 지금 목표는 연극영화과 진학이다. 따라서 내신성적도 꼼꼼히 챙긴다.실용음악과 1학년 김도희양도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양의 하루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화려하지만은 않다. 4시30분에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한남동에 있는 소속사 ‘ㅌ엔터테인먼트’로 향한다. 보통 주 3, 4회는 보컬 트레이닝, 안무 레슨, 영어, 연기 수업 등으로 이뤄진 소속사 수업을 들어야 일정이 끝난다. 모든 일정이 끝나면 밤 11시. 한남동에서 집이 있는 동탄까지 가면 새벽 1시다. 김양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했다.학교 쪽은 공부의 기초가 닦여 있고, 인성교육도 잘 받은 대중예술인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런 취지 아래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4시30분까지 실시하는 정규 수업을 다 들어야 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거나 지각을 3번 이상 했다면 학교 쪽에서 기획사와 연계해 실시하는 오디션에 1년 동안 참가할 수 없다. 김지연 전략기획실장은 “인성교육이 제대로 안 된 아이들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추천을 안 해준다”며 “늦게 데뷔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직업인으로 세상에 내보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규모가 있고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 소속사에서는 연습생을 훈련시키는 데 오히려 돈을 지불한다.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들은 데뷔를 앞둔 경우 숙소생활을 시작한다. 이때 성별, 나이, 성향별로 숙소를 나눠 배정해서 꼼꼼하게 관리를 해준다. 연습생이 숙박비나 트레이닝비를 내는 일은 없다. 임찬 캐스팅 매니저 부장은 “우리가 어떤 아이의 가능성을 보고 좋아서 같이 해보자고 한 거니까 당연히 투자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오디션 준비를 돕겠다고 생각 없이 대충 차린 학원에 갔다가 돈만 버리고, 노래며 춤이며 잘못된 습관만 배우고 오는 친구들이 문의를 해 오는 횟수가 느는데 매니저들끼리 정식 검증 시스템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고 했다.“교육기관이나 단체에서 상업적 의도보다는 정말 제대로 된 대중문화예술인을 양성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부실 기획사나 학원을 정리하는 시도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부모님이나 아이들도 지금 당장 연예인이 돼야 한다는 급급한 마음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과정을 제대로 알아보고, 안정된 회사에 차분하게 문을 두드렸으면 합니다. ”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군인이 대통령 욕하면 상관 모욕죄? 트위터 공부 좀 해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9일자 기사 '“군인이 대통령 욕하면 상관 모욕죄? 트위터 공부 좀 해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 대위 변호 맡은 이재정 변호사, “표현의 자유를 뺏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가카 이새끼 기어코 인천공항을 팔아먹을라구 발악을 하는구나”“가카는 3년 만에 국가채무에 따른 이자 지급액만 50조에 이르는 위대한 경제 성장을 이루신 분! 마이너스의 손 가카!”“지금 남북관계의 경색은 MB정부의 대북 병신외교가 한몫을 하고 있죠”
트위터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이런 내용이나 표현은 아주 흔하다. 하지만 현역 군인이 이런 얘길 한다면?
한 현역 장교(이하 ‘이 대위)가 트위터상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5월 말경이다. 그리고 이 대위를 변호하고 있는 이재정 변호사(법무법인 동화)를 만난 것은 역시 5월 말경으로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인터뷰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처음과 상황이 달라진 부분도 있고 추가로 진행된 사안도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인터뷰와 함께 지난 3개월간의 흐름을 되짚어 보도록 하자.
1. 이재정 변호사 인터뷰 (2012년 05월 31일)
군인이 대통령을 비판하면 상관모욕죄?
- 어떻게 된 사건인가. 이 대위는 어떻게 군 검찰에 기소를 당하게 된 것인가.이 대위가 다른 트위터 사용자와 강정마을 문제에 대해 논쟁했다. 팽팽한 논쟁이라기보다는 대화를 나눈 정도였는데, 상대방이 ‘당신은 왜 안보관이 없느냐’ 이렇게 나왔다. 그래서 ‘나야말로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하려고 신분을 밝히게 되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기무사에 신고한 거다.(필자 주: 최초 발화점이 트위터 논쟁이었다고 알려졌으나, 2차 공판에서 트위터 논쟁이 있기 전부터 기무사가 이 대위를 사찰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 그럼 군검찰은 그걸 받아서 상관모욕죄로 기소를 한 것 아닌가. 대통령이 상관모욕죄 상의 상관이 맞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법적 이슈가 되는지.생각보다 군 형법이 그렇게 무식하지 않다. 군 검찰과 국방부는 ‘군 통수권자니까 상관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얘기하지만, 육군본부에서 펴낸 ‘군 형법 주해’라는 책을 보면 각 적용 법규마다 상관의 범위가 다르므로 유의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일부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그러니까 ‘상관의 범위’를 합헌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접근이 필요한 거다. 그런데도 지금 군검찰에서 앵무새처럼 얘기하고 있는 게 ‘군 통수권자니까’ 이것뿐이다.
- 그렇다면 군 장교가 이것보다 더 심한 말을 해도 다 용서해야 하는 거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물론 그것을 비난할 수도, 정치사회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속한 집단(군)에서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게 형벌로 처벌할 거리가 되는가를 얘기하고 싶다. 상관모욕죄가 그러려고 만들어진 죄는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얘기하면서 미국 사례를 많이 들지 않나.
- 그 해병대 건 말인가.이 해병대원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이트를 군인 신분을 노출한 상태에서 운영하고, 오바마의 명령을 듣지 않겠다는 항명 의사까지 밝혔다. 우리나라 같으면 바로 영창이었을 거다. 이런 사안에서조차 미국 내 인권단체들의 옹호가 있었다. 미국 군 형법에도 상관 모욕 규정이 있지만, 그 적용은 고려도 하지 않고 내부 징계 절차(불명예제대)로 끝냈다.
군인복무규율은 왜 갑자기 대통령을 상관으로 규정했나
- 군인복무규율 얘기를 해 보자. 군인복무규율에는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보다는 더 명시적으로 ‘대통령은 상관’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이 건은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가 아니라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징계하면 된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그것도 경계해야 할 시각이다. 원래 군 형법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면 군 형법 시행령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런데 군인복무규율은 시행령과도 무관하고, 원래는 군인복무규율 상의 상관 규정이 군 형법상 규정과 같았다.
- 그렇다면 그 규정이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뀌었다는 것인지.2009년에 전군지침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면 상관모욕죄로 처벌된다’는 내용이 하달되었다. 하지만 전군지침으로 군 형법을 해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기네들도 찜찜했을 거다. 대통령이 상관인가도 명확하지 않고 그렇게 처벌했던 사례도 없고, 그렇다고 군 형법을 고치거나 시행령을 만들려면 법률 위임이 있어야 하니까 어렵고. 그러니까 에둘러서 꼼수를 써서 전군지침의 권위를 보장하기 위해서 군인복무규율에다가 끼워 넣은 거다.
- 꼼수…군 검찰은 당연히 대통령은 상관모욕죄 상의 상관에 포함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굳이 전군지침 내리고 군인복무규율에 이런 규정을 슬며시 끼워 넣을 이유가 없는 거다. 그것 자체가 이미 이율배반적 아닌가.
- 결론적으로 군인복무규율을 통한 처벌은 가능하다?그렇게 결론을 낼 수는 없다. 물론 군 형법보다는 좀 더 여러 가지 판단을 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사안으로 무거운 징계까지 해야 하나 싶고, 적절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식으로든 처분이 내려진다면 그 내용에 따라서 법률로서 다시 다툴 수도 있는 거니까.
- 만일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면, 당사자는 뭘 할 수 있나.행정소송을 통해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거다. 예전에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헌법소원 냈다가 감봉, 파면 등 징계받은 군 법무관들도 그랬었고. 혹시나 해서 강조하는데, 내부 징계 절차 역시도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군인으로서의 개인, 시민으로서의 개인, 그리고 트위터라는 공간.
- 군인으로서의 이 대위가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이 대위가 정치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는 논지도 있더라. 그런데 하나의 인격을 이렇게 나누어서 보는 게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나.이것이 개인적으로 한 행위인지, 군인으로서 한 행위인지는 내용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과거의 트윗 내용을 가지고 이제 와서 대위, 육사 출신이라는 프로필을 합쳐서 무게를 실으려고 하지만, 그 트윗을 날릴 때만 해도 그게(군인으로서가) 아니었다. 만약 군 조직 내에서 이 친구의 대북관 안보관 등이 상사와 조직과 부딪혀 실질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걸 구분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지만, 일단 행위가 던져지면(사건이 일어나면) 국민의 법감정에 따라 그 척도가 생겨난다.
- 이 대위의 경우 어떤 정도의 처분이 적합하다고 보나.이 건에 대해서는 내부 징계도 부당하다고 본다. 프로필에 군인임을 밝힌 것도 아니고 사적 대화의 수준이다. 트위터가 일반인에게 퍼블릭하다고 하지만 트위터의 특징은 억지로 찾아서 읽지 않으면, 스토커가 아닌 이상은 종합해서 볼 수 있지도 않다.
- 트위터란 공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은 사실 논란이 많긴 하다. 단순히 사적인 공간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사용자 개인의 영향력의 문제이기도 하고… ‘에이, 트위터에서 그런 말을 왜 했어’ 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말이다.서기호 전 판사 건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처음에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서기호가 판사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영향력이 생겼다. 같은 의견을 말하더라도 예전과 지금은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판단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예전에 서기호 전 판사가 올린 글을 막 캐내서 얘기하는 건 그거 자체로 코미디인 거고, 만약 서기호 전 판사가 지금도 판사이고 (지금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런 내용의 글을 계속해서 올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이 대위 트윗은 지금도 볼 수 있나?계정은 이미 해지했다. 기소 내용으로 보면, 리트윗한 것이 많다. 공지영 작가 글을 리트윗한 것도 있는데 그러면 공지영 작가에게도 모욕죄 혐의를 씌워야 하는 거 아닌가? 중앙일보 논평에 대해 쓴 것도 있다. “수백억 원 재산을 사회 환원하신 분이 고작 수억 때문에 내곡동 땅 가지고 장난쳤겠느냐는 중앙일보 논평인지 사설을 읽고 나니 올해도 개소리가 풍년일 거라는 전망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게 대통령을 욕하는 건가? 중앙일보 논평을 욕한 것일 뿐이다.
- 군 검찰이 트위터를 잘 모르는 것 아닌가.군 검찰은 리트윗 개념을 제대로 모른다. 군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이 대위가 군인 신분을 밝혔다면서 여기저기 있는 정보를 다 뒤져서 조합을 해놓은 거다. 흡사 프로필에 올려놓은 것처럼 보이게. 군 검찰도 이렇고 군 판사나 심판관도 마찬가지여서 이걸 설명하는데 시간이 좀 든다. (주: 뒤이은 공판에서 이 증거자료의 편집 의혹 및 증거능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뚫린 입으로 무슨 말을 못 해
- 군인에게 있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하는 것인가. 특수한 신분인 것은 분명하지 않나.우리가 합의한 헌법과 법률은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결국 그 화두는 법 외적인 화두가 된다. 아니려면 법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결국, 그 문제는 도의적 책임, 직업윤리의 문제로 봐야 하는데, (얘기가 반복되지만) 결국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이 되는 거다. 그에 따라 합리적 내부 절차에 의한 처분이 있을 수도 있고, 비난을 감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헌법과 법률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아무튼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표현의 자유를 뺏을 자유는 누구에게도 없다. 판사든 군인이든 공무원이든, 법에 정해져 있는 경우(정당 가입 금지 등)를 제외하고는 없다. 나는 이런 화두가 자꾸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면 사실 발끈하게 되곤 한다.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여서 경계하게 되기도 하고.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사실 우리 헌법 자체가,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을 꿰매버리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후 규제는 몰라도 사전 규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뚫린 입으로 뭔 소리를 못하나. 책임은 자신이 지는 것이다. 정치적이든 도의적이든 길 가다 맞든 (…) 어쨌든 “뚫린 입으로 뭔 말을 못해”에 방점을 좀 찍어주면 좋겠다.
2. 이후 3개월, 새로운 쟁점들
증거자료는 조작되었나, 기무사는 불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였나.
요약하면 이렇다. 이 대위는 평소 트위터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상에서의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된 논쟁을 벌이다 신분이 드러나 기무사에 신고를 당했다. 그래서 군 검찰이 상관모욕죄로 기소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사건은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에 해당할 만한 ‘범죄’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6월을 지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관련된 오마이뉴스의 기사들을 요약하였다.
6월 16일: 오마이뉴스가 기무사와 군 검찰이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부터 이 대위의 트위터를 사찰해왔다는 의혹을 제기 (링크) 6월 26일: 2차 공판에서 이재정 변호사는 군 검찰의 증거자료에 대해 조작 의혹과 함께 증거능력 부족 사유로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 증거자료 작성자의 확인을 요구(링크) 7월 17일: 비공개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 군 검찰은 기무사 서 아무개 대위가 작성한 확인서 제출. (링크) 확인서의 내용은 이 대위 트위터 총 473장 출력,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에 대부분 출력되었다는 것.
즉, 이 사안을 주도한 것은 기무사였으며 최초에 알려진 바와 달리 트위터상의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부터 이 대위의 트위터를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로써 공방의 중심은 ‘이 대위의 트윗이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가’에서 ‘군 검찰이 제시한 증거(트윗)의 조작 여부와 위법적인 방법으로의 수집 여부’로 옮겨지게 된다.
다시 한 번, 군인은 대통령을 비방하면 안 되는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군인이 대통령을 비방해도 되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고 여기서 결론을 쉽게 낼 수도 없다. 다만, 이재정 변호사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것을 비난할 수도, 정치사회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속한 집단(군)에서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게 형벌로 처벌할 거리가 되는가”“우리가 합의한 헌법과 법률은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표현의 자유를 뺏을 자유는 누구에게도 없다. 판사든 군인이든 공무원이든, 법에 정해져 있는 경우(정당 가입 금지 등)를 제외하고는 없다.”
표현의 자유 기금,김앤장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해 드립니다.
- 표현의 자유 기금(나꼼수 기금) 좀 소개해 달라.공익 사건들은 대체로 보수도 적고 시간도 많이 뺏기다 보니 개별 변호사의 결의 수준만 바라보게 된다. 이걸로 돈 벌자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촛불 시위 관련해서 30만 원 받고 2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재판을 계속 진행한 케이스도 있다, 열 몇 명을 변호하면서. 실질적으로 돈을 받는 게 아닌 거다. 게다가 이렇게 참여할 수 있는 변호사들은 대체로 대형 로펌에 매여 있지 않은 개업 변호사들이나, 우리 같은 소규모 민변계 로펌처럼, 기본적으로 장사 못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웃음)
- 그래서 기금을 만들게 된 것인가.기존에 민변 내부 기금이 있긴 했지만 많지 않은 수준이기도 했고… 그런데 걱정이 되는 거다. 2012년이. 선거도 있고, SNS 이슈에… 선거법, 명예훼손 등등 이 복잡한 법률에 따라, 이 검찰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기소가 있겠는가. 그러던 차에 나꼼수 측과 얘기가 되어서 기금을 만들게 되었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 주셨고, 실제로 나꼼수 멤버들도 이 기금으로 법률적 조력을 받고 있기도 하다. 5억이 좀 안 되는 돈이 십시일반으로 모였는데, 이 대위 사건 진행도 이 기금을 통해, 시민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다.
- 이 기금으로는 어떤 사건들을 변호하게 되는지.상세한 내부 규정이 있긴 한데, 어쨌든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사안들은 모두 포함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모욕, 이런 것까지 형벌로서 처벌해서는 안 되는다’는 입장이니까, 때로는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더라도 변호한다. SNS 상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중심이 되고 있기도 하고, 연희동 전두환 포스터 사건도 이 기금으로 지원하고 있고.
- 마지막으로 광고 한 말씀.이 기금을 통해 표현의 자유 변호인단이 만들어졌는데, 워크숍도 많이 하고,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는 모두 리뷰를 했다. 선거법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명예훼손 일반법리, 판례, 모욕죄 일반법리 판례 등등.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만큼은 김앤장 안 부러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웃음)
- 이걸 소제목으로 박아야겠다.대한민국 어느 로펌도 따라올 수 없는 표현의 자유 변호인단. 이건 장담할 수 있다. 각 개인이 개별 사건을 맡는다기보다는 그 부분에서 함께 서포트를 할 수 있는 집단이니까.

(이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됐습니다)

뗏목지기·블로거 | slownews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