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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2일 월요일

“천안함 TOD 열전도 실험 해보니 폭발 의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1일자 기사 '“천안함 TOD 열전도 실험 해보니 폭발 의문”'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전주영화제 ‘천안함 프로젝트’ 백승우 감독 “아직 원인몰라도 부끄럽지 않은 사건”
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오는 27일과 내달 1일 상영될 예정인 천안함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해도 부끄럽지 않은 사건인데도 군과 정부 당국이 너무 일찍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백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TOD(열상감시장비) 영상에서 나타난 천안함의 폭발 부위의 상태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TOD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비교한 실험 결과도 다큐멘터리에서 소개한다. 수온이 아무리 낮고 조류가 강한 당시 환경이었다 해도 적어도 10여 분 간은 그 주변의 수온변화가 TOD 영상에서 감지돼야 한다는 것이 실험결과였다.
백 감독은 지난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TOD 실험결과를 설명하면서 폭발이 있었다면 최소한의 수온변화가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감독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함께 인천 앞바다에서 340도까지 달군 쇠붙이를 바다에 담갔다가 뺀 뒤 10여 분 간 TOD 카메라로 관측했다. 관측결과 10여 분이 지났어도 TOD 카메라에서는 쇠붙이를 담궜던 부위의 수온이 주변 수온과 다르게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당시 함수와 함미가 갈리진 직후에도 TOD 영상에서는 주변 바닷가의 수온 변화가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천안함 절단면에도 수온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폭발이 있었겠느냐는 의문을 영화에서는 소개한다.  이  같은 의문은 사건 초기에도 제기됐으나 이를 실험 영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이밖에도 왜 이 같은 의심이 드는데도 의심하지 못하게 하느냐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한다. 백승우 감독은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얘기를 못하게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가장 컸다”며 “제작과정에서 천안함 사건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정말 새로운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4월 1일 오후 국방부에서 한 해군 대령이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침몰 당시 추가 공개된 천안함의 영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는 “폭침이건 좌초건, 군함이 근해에서 부러진 것은 세계에서 유일한 일”이라며 “원인을 찾는데 몇 년이 걸려도 부끄럽지 않은 사건인데도 군은 그렇게 (북한 어뢰로) 발표를 해버렸다. 이는 우리 수준에 전혀 맞지 않는 답이었다. 그만큼 (발표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 나오면 반증을 해줘야 하나 되레 의견 자체를 막는 것은 우리 국민 수준을 너무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감독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천안함 사건을 할지만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모른다”며 “공부를 열심히 해야 감이 잡힐 만큼 어려운 사건이다. 문제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이 아니라는 식으로만 언급해도 대한민국 가치관을 의심받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출의 변에서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왜’라는 질문은 과학적이고 좋은 것으로 교육받았는데, 북한만 관여되면 왜 이 질문이 사라지는 것일까라며 이 질문을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정부 발표와 이에 대한 이종인 신상철 대표의 견해, 이후 군장성 등의 고소로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법정신, 이런 사회분위기에 대한 문제점 등으로 구성됐다.
백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의문 해소가 되지 않았던 대목에 대해 “좌초라는 주장이 나왔을 때  군은 ‘배 밑이 깨끗하니 좌초가 아니다’라고 했다”며 “그런데 천안함에 실제로 가봤더니 배 아래 부위가 긁혀있었다. 눈에 긁힌 게 보이는데 없다고 믿으라면 믿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백 감독은 평소 ‘상징과 비유’ 기법을 쓰던 영화와 달리 직설적으로 사건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다큐멘터리 제작 방식이다 보니 제작방식이 많이 달랐다고도 전했다. 그는 “원래 상징이나 비유하는 영화를 하던 게 내스타일이었는데, 이 주제는 내 스타일대로 제작할 수가 없었다”며 “직접 얘기해도 어려운데, 상징과 비유를 가미하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에 대해 백 감독은 “의심할 만한 구석이 있으며, 일관되지도 못했다”며 “천안함은 북한 짓이라고 정부가 발표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의문을 해소해줄 답을 내어주는 것이 의무이다. 그런데 이것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영화를 만든 배경”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에 가장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영화를 내는 것에 대해 백 감독은 “사람들이 다들 ‘기가막힌 타이밍에 영화를 낸다’고 한다”며 “나는 남북관계와 천안함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북한 문제는 북한 문제대로 풀고, 천안함은 천안함대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를 못하게 하는 것이 공포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4월 21일 일요일

정지영 감독 “천안함 확신못해 영화 만들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0일자 기사 '정지영 감독 “천안함 확신못해 영화 만들었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인터뷰] 전주영화제 첫 상영 ‘천안함프로젝트’ 제작 “종북·불이익 없을 것”
천안함이 서해상에서 침몰해 46명의 젊은 장병이 희생된지 3년이 지나면서 진실규명의 의지나 관심이 사라진 정치권·언론과 달리 영화계에서 천안함 의혹을 새롭게 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제기됐다.
우리 사회 모순과 탄압의 실상을 고발한 영화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를 제작해 화제를 뿌렸던 정지영 감독이 이번엔 천안함 사건의 의혹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 관객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정 감독은 오는 25일부터 개막되는 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다큐영화 부문(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서 상영되는 (천안함프로젝트)(감독 백승우)의 제작과 기획을 맡았다.
이 영화는 3년 여 동안 굳혀진 ‘북한 어뢰에 피격된 폭침사건’이라는 정부 발표와 다른 시각과 의문점을 조명하면서도 왜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고 고발했는지에 대한 비이성의 실상을 드러낸다.

백승우 감독은 전현직 군 장성·장교들의 고소로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인즈 대표의 법정 공판을 재연하는 구성, 폭발이 아닐 경우 어떻게 군함이 갈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반영했다고 18일 밝혔다.

영화에선 신상철,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등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들이 등장하고, 배우로는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가시꽃’ ‘추적자’와 영화 ‘공공의 적’ 등에 나왔던 강신일씨 및 여러 연극인들이 출연한다.

천안함프로젝트는 오는 27일과 5월 1일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배우들의 경우 법정신(scene) 재연을 비롯해 감독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한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제작됐다.

14회 전주영화제에서 27일 상영될 예정인 정지영 감독의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


14회 전주영화제에서 27일 상영될 예정인 정지영 감독의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


정치인 뿐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침묵하고 있는 이 사건의 의혹을 영화로 나오기까지는 정지영 감독의 결심이 컸다. 정 감독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 우파 인사들이 ‘빨갱이’ 운운할 때마다 ‘여전히 의심이 있는데, 왜 저런 말을 함부로 하지,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부러진 화살)을 찍고난 지난해 초 우연히 신상철 대표를 만났다. 그가 고소를 당해 재판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재판은 명예훼손 사건이기 때문에 사실관계 여부가 확정돼야만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 있다”며 “그래서 다큐멘터리로 찍어봐야겠다고 결심하고 관심을 갖고 있던 백승우 감독에게 연구를 맡겼다. 1년 여에 걸친 제작 끝에 인터뷰 방식과 의문점을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기법으로 풀어나가는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안함프로젝트)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 영화는 우리사회의 소통의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힘있는 자가 (시민들에게) 의문을 더 이상 갖거나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면 소통이 막힌다. 우리 사회의 만연된 화두인 소통의 문제를 이 사건이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영화가 상영되는 순간 친북 또는 종북 딱지가 붙을 수 있을지 우려가 되지 않느냐고 묻자 정  감독은 “내가 궁금해서 알고 싶다는데 왜 종북딱지가 붙느냐”며 “이미 우리사회가 그렇게 돼버렸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된다 해도) 불이익이 없을 것으로 본다. 많은 국민들이 천안함 문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고, 마음속에 의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 감독은 “국민이 우리를 종북주의자로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지영이 종북주의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겉으로는 해결됐다고 여길지 몰라도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 이치열 기자 truth710@


천안함의 의문점에 대해 정 감독은 “아직도 내가 의심하는 것은 ‘한국 정부와 국제조사단의 내놓은 결과를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인정했나, 스웨덴 등 전문가들은 정부발표를 인정한 것인가, 나는 왜 이런 결론에 대해 의심을 품는가’ 하는 것이 의심스럽고 안타까웠다”며 “특히 폭발이었을 때 나타나는 상처와 효과가 없다는 의문의 경우 문제제기할 수는 있으나 반드시 (이런 의문이) 옳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정부 발표에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을 때 명확한 해명과 의문을 풀 수 있는 해답을 못들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3년 여 동안 진실규명에 무관심해지고 민주당마저 입장이 뒤바뀐 천안함을 둘러싼 사회적 세태에 대해 “무엇보다 언론이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정치권이야 북한 관련 문제만 생기면 전전긍긍하고, 자칫하면 빨갱이로 몰린다고 여기는 국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렇다 쳐도 언론은 좀 당당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제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 역시 이런 사회적 세태와 분위기에 따른 것이었다. 정 감독은 “가장 어려운 문제는 비용문제였다. 나와 회사에서 일부 투자하고, 투자를 받으려 했으나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나마 투자의사를 보였던 이들도 발을 뺐다”며 “이런 현실이 좀 슬프다”고 털어놨다. 정 감독은 “하지만 출연에 응해준 배우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에게는 한없이 고맙다. 박수를 쳐줬으면 좋겠다. 이는 당연한 것인데 용기라고 평해야하는 사회가 됐다”고 씁쓸해했다.
정 감독은 천안함 사건의 의문이 조사를 더 해서라도 말끔히 해소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감독은 지난 2월 말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군사적 충돌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이 시점에 영화가 상영된 점에 대해 “이 시점에 이 영화가 나오면 사람들이 욕할 것이라는 걸 나도 다 안다”며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일종의 학습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격히 얘기해서 나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능력이 없는 집단으로 본다”며 “북한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왜 하겠느냐. 문제는 이길 수 있다는 오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어떻게해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 이치열 기자 truth710@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3월 28일 목요일

천안함 '침몰'이라고 하면 '종북주의자'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28일자 기사 '천안함 '침몰'이라고 하면 '종북주의자'인가?'를 퍼왔습니다.
[창비주간논평] 박근혜 정부, 검증 작업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어제 천안함 참사 3주기를 맞았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과 비밀을 간직한 채 서해는 매서운 칼바람 속에 말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 소형 잠수정이 중어뢰를 발사하여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이 충격적인 사건을 결론 내리고 6·2 지방선거 기간 중에 강력한 대북 군사·경제 제재 조치(5,24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핵심 증거와 논거는 민간 전문가와 시민사회, 언론에 의해 과학적으로 부인되거나 의문시되었다. 2010년 7월 서울대·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약 70%가 정부의 천안함 침몰 관련 발표를 믿지 않거나 반신반의한다고 응답했다.

최종 보고서 발표 후에는 심지어 보수 언론조차 정부 조사 결과에 대한 국회의 검증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주변국도 우리 정부의 발표에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논란이 있었으나, 이는 남한의 주장과 북한의 반론을 병기하는 방식의 의장성명 발표로 일단락되었다. 우리 정부가 시도했던 대북 제재 조치 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 천안함 절단면 ⓒ프레시안(최형락)

'침몰'이라고 하면 종북주의자?


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천안함이 폭침되었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정부나 국방부로부터 새로운정보나 증거가 제시되어서도 아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악화되어온 남북 관계와 군사적 갈등이 '폭침'이라는 심증을 강화하는 환경으로 작용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과학적 합리성과 민주주의적 절차는 지금과 같이 복잡한 갈등의 상황에서 실수와 오류를 면하고 진실을 밝히며 정의를 세우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침몰'이라는 중립적 표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종북주의자'라는 맹렬한 비난에 직면하곤 하는 지금이야말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관계와 의문점을 분명히 해두는 작업이 절실한 시점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천안함 침몰 사건 전후의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관련 정보들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관련 정보는 대부분 군 기밀이란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심지어 정확한 침몰 지점과 수심층도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국회가 제기한 각종 정보 공개 청구는 거부되었고, 해외 조사단의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정부들과 정보 비공개 각서를 체결하여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주한미국 대사를 역임한 동북아 정보 전문가 도널드 그레그(Donald Gregg)는 2010년 9월 한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보고서 내용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객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내가 두려워하는 건 (한국 정부가) '합조단 보고서는 기밀이다. 우리는 이를 말할 수 없다'는 방식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 경우, 진실은 우리를 교묘히 피한다"며 한국 정부의 발표에 강한 의구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합리적 의문 제기에 묵살로 일관하는 정부


천안함 침몰 원인 논란의 또 다른 요인은 정부의 최종 분석에 대해 설득력 있는 과학적 반론이 제기됨에도 정부가 이에 대해 과학적인 방식으로 답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과 정부는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 함체에서 동일하게 발견된 백색 물질이 폭발로 형성된 '알루미늄 산화물'이기 때문에 수중 폭발이 있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나아가 모의 폭발 실험 결과 동일한 백색 물질이 검출되었다면서, 이 세 가지 물질의 분석 데이터가 동일한 것은 수중 폭발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되었다는 백색 분말은, 버블 붕괴와 함께 고속으로 선체에 흡착되었다는 군과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주로 철과 알루미늄 부품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연 폭발 물질이 외부에서 고속으로 흡착되었다면 왜 유독 철과 알루미늄에서만 발견되는지, 혹시 철과 알루미늄 부품이 폭발이 아니라 바닷물과 만나면서 생기는 화학적 반응에 의해 변형된 것은 아닌지 하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어뢰 부품과 천안함 본체에서 정부가 발견했다는 백색 물질이 폭발재(산화알루미늄)가 아니라 침전물(알루미늄황산수화물)에 불과하다는 과학적 반론이 잇달아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일부 과학자들의 지적에 따르면, 정부가 모의 폭발 실험으로 생성된 폭발재(산화알루미늄)의 성분 분석(EDS) 결과라고 주장하는 그래프를 살펴보니 폭발재의 성분 분석 그래프가 아니라 도리어 침전물(황산염알루미늄수화물)의 성분 분석 그래프와 유사한데,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수거한 물질이 침전 물질이 아닌 폭발재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모의 폭발 실험을 통해 실제로 생성된 폭발재의 분석 데이터 대신 침전물의 분석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마치 모의 폭발 실험을 통해 천안함에서 수거된 백색 물질을 과학적으로 재연한 것처럼 꾸민 것 같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이를 재확인하고 과학적 증거에 기초해 반박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과학적 검증이 끝난 사항이라며 검증 요구 자체를 외면해왔다. 재미 과학자 이승헌 교수 등은 이 데이터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같은 실험을 반복하여 동일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터이니 모의 폭발 실험을 다시 해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는 과학적 분석이 이미 끝났으므로 논쟁을 위한 논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험을 통한 재연 가능성은 과학적 입증의 기초라 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모의 폭발 실험을 재실시하여 분석 데이터를 재연한다면 정부의 조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산도 크게 소요되지 않는다. 다만 정부 스스로 최종 보고서의 미비점을 인정하는 것이 마뜩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천안함 의혹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비용을 감안하면 그 정도의 혼란은 감수할 만하지 않은가?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박근혜 정부가 검증 작업에 좀 더 능동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 인양되는 천안함 함수 ⓒ연합뉴스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노력 필요

정부가 자발적으로 나서기 힘들다면 국회가 도울 수 있다. 진작부터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은 19대 국회에 초정파적인 천안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사실 18대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정부 조사 결과를 검증할 책무를 게을리했다. 18대 국회에 구성된 천안함 특위는 정략적 이유에서 부실하고 무책임하게 운영되었고, 그나마도 여당의 비협조로 단 두 차례만 열린 채 정부 측 최종 보고서도 제시되기 전인 2010년 6월 27일 시한이 마감되고 말았다. 천안함 사건 3주년을 맞아 국내외의 의혹을 해소하고 진실을 찾는 노력이 국회를 중심으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정부는 투명한 정보 공개로 국회의 진상 규명 노력에 적극 협조하고, 국회는 국민 모두 신뢰할 만한 검증 작업으로 천안함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당의 모호한 태도도 지적하고자 한다. 2010년 지방선거 기간 중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가 허점투성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여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고 5.24 조치를 발표했을 때 야당은 앞장서서 정부의 정략적 행보를 규탄하고 의혹 규명과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제안으로 개최된 각계 인사 기자회견에 필자도 참석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민주통합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또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신뢰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는 민주통합당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국가관이 분명한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여당에 의해 거부될 때조차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자를 지켜주지 못했다.

천안함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법정에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힌 법률가에게 흡사 신앙고백을 강요하는 듯한 여당의 태도를 수수방관한 것이다. 결국 민주통합당은 대선에서 천안함 사건을 '폭침 사건'이라고 명명함으로써 그 이전의 태도에 대해 아무런 설명 없이 정부의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말았다. 만약 민주통합당이 국회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려 했으나 정부의 결론에서 결정적 허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이해의 여지가 있겠으나, 민주통합당이 그런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의문이다. 제1야당이 마녀사냥식 비난이 두려워 명분 없이 입장을 뒤바꾼다면 우리 사회에 합리적 지성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겠는가. 민주주의는 당명으로 내걸기만 한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2013년 3월 26일 화요일

합참 첫보고 "천안함 바닥에 파공 생겨 물 새고 있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26일자 기사 '합참 첫보고 "천안함 바닥에 파공 생겨 물 새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김태영 국방장관 "빨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 물 빼라" 지시

천안함 사태 3주기인 26일, (중앙일보)는 천안함 사태 발발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이 합동참모본부(합참)으로부터 “초계함 바닥에 파공이 생겨 물이 새고 있다”는 엉뚱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군 고위 당국자 A씨는 (중앙)에 “당시 김태영 장관에게 전달된 첫 상황보고는 ‘초계함 바닥에 파공이 생겨서 물이 새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김 장관이 ‘함정에는 격실이 많으니 빨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서 물을 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죠”라고 전했다.

당시 이미 천안함은 반토막이 나 가라앉은 후였다.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은 “천안함 폭침은 사태 발생 15분 만에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그후에 합참이 엉성하게 대응한 것은 당시 합참 전체의 실력이 그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성만 전 해군 작전사령관은 “천안함 사태 대응의 가장 큰 허점은 합참 간부들이 대한민국 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망각한 것입니다. 주요 보직 간부들은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삐삐’로 급한 연락을 주고받던 시절에는 15분 이내에 귀대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통신이 끊길까 봐 지하에는 내려간 적도 없어요. 의장이 자리를 비우면 차장이나 본부장이 남아서 챙겼습니다"라며 "그런데 천안함 폭침이 일어나던 날 상황을 보세요. 의장이 세미나 때문에 대전에 내려갔으면 차장 이하 간부들 중 한 명이라도 합참을 지켰어야 했는데 아무도 그 자리에 없었어요”라고 합참을 비판했다고 (중앙)은 전했다.

심언기 기자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재미과학자 “천안함 3년 지나도 폭침 근거없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4일자 기사 '재미과학자 “천안함 3년 지나도 폭침 근거없어”'를 퍼왔습니다.
[천안함 3주기 인터뷰]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 “정부, 데이터조작…시민 결정적 역할”

오는 26일로 천안함 침몰사건 발생 3주기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가 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장병 46명의 희생에 대한 굴레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3년 전 북한어뢰의 폭침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주장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고 있으며, 가장 적극적인 진상규명 요구를 해왔던 민주통합당 조차 지난 대선을 지나면서 표를 의식해 ‘폭침’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이에 반해 최근까지도 천안함 진실투쟁을 벌이고 있는 재미과학자들은 정부주장이 상식과 과학의 눈으로도 근거가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천안함 의혹을 제기해온 대표적인 재미과학자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는 천안함 3주기를 맞아 미디어오늘에 24일 보내온 이메일 인터뷰 답변서에서 ‘북한 1번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상식인으로 보아도, 과학자로서 보아도, 북한어뢰설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물질적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정부와 합조단이 그 잘못된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무리하다가 조작까지 했다고 보여지는 부분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연돌과 어뢰, 일반어선에 붙은 흡착물질 비교사진. ⓒ천안함 조사 언론3단체 검증위원회

정부 조사보고서 내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에 대해 이 교수는 천안함 선체와 침몰지역에서 수거했다는 이른바 1번어뢰에 붙은 ‘흡착물질’과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시한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온 ‘흡착물질’을 꼽았다. 이 세가지 흡착물질이 폭발에 의해 검출되는 물질이어야 하며, 성분이 모두 일치해야 ‘어뢰설’이 성립된다. 그러나 문제는 폭발에서는 나올 수 없는 성분(S, 황)이 검출됐으며, 실험에서 나온 데이터는 폭발로 나올 수 없는 데이터를 제시해 조작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 교수는 “합조단이 내세운 소위 ‘흡착물질’에 있어서, 합조단이 실시했다는 실제 폭약을 사용한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온 흡착물질의 과학적 데이타가 조작이 됐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흡착물질’ 데이터가 북한어뢰설의 결정적 증거라고 합조단이 내세운 만큼 이 데이터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데이타들의 진위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힐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실규명을 두고 이 교수는 “(적어도 정부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진실의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고 본다”며 “특히 수많은 상식인들과 몇 전문가들의 합리적 의문들이 진실규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46명이나 되는 젊은 장병들이 꽃다운 나이에 희생됐는데,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정상적인 사회라면 국회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에 기반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가 지난 2011년 3월 천안함 1주년 기념 토론회에 나와 발언하는 모습. 이기범 언론노보 기자.

박근혜 정부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전의 이명박 정부 때 벌어진 천안함 사건에 약간은 자유롭기를 바란다”며 “현 국회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천안함 사건이 낳은 사회적 의미를 두고 “이 사건으로 지난 몇 년간 한국사회에서는 상식과 이성이 많이 훼손됐다”며 “그것을 복원하는데 천안함 진상규명이 첩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현재 뒤틀어진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천안함 침몰사건과 이명박 정부의 엉터리 조사에 기반한 5․24 조치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무었인지 밝힌 뒤 진실에 기반한 정책을 세우는 것이 남북관계를 신뢰와 대화로 푸는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함미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종합]"김병관, 천안함·박왕자 사건 다음날 골프"


이글은 뉴시스 2013-02-27일자 기사 '"김병관, 천안함·박왕자 사건 다음날 골프"'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애도기간 중 군 골프장을 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군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체력단련장(군 골프장) 이용 현황'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천안함 사건 다음날인 3월27일 계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다. 

김 후보자는 또 정부가 정한 애도기간(2010년 4월 25~29일) 중인 4월26일에도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한달간 김 후보자는 모두 5차례 군 골프장을 출입했다. 

김 후보자는 2008년 3월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서 예편한 상태로 2010년 당시에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하지만 군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애도기간으로 정한 시기에 골프장을 출입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또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전후로도 골프장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이 발생한 당일날과 다음날인 12일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은 금강산관광지구에서 여성 관광객 박왕자씨가 규명되지 않은 이유로 북한군에 의해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다.

mkbae@newsis.com

2013년 2월 20일 수요일

국제조사단 “천안함 불빛 보고 측면 발사”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9일자 기사 '국제조사단 “천안함 불빛 보고 측면 발사” 논란'을 퍼왔습니다.
미잠수함 전문가 입수 조사단 보고서 내용… 초병 “10m도 안보여” 전문가 “옆으로 쏘는 잠수함 허황”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조사했던 다국적 조사단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에서 천안함 불빛을 보고 북한 잠수정이 어뢰를 쐈다거나 잠수정 옆으로 어뢰가 발사됐다는 등 근거가 부족한 분석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나 다국적 조사단의 조사가 너무 무성의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남북간의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객관적이고 신뢰성있는 조사를 뒷받침하기 위해 파견된 국제조사단의 조사가 오히려 천안함 조사의 신뢰성만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미국 잠수함 전문가인 안수명 박사(안테크 대표-1994~2005년까지 미국에서 대잠수함전 기술개발 연구수주)가 미국 해군으로부터 확보한 천안함 다국적 조사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단은 가장 가능성있는 사고원인으로 배밑에서의 어뢰 폭발을 지목했으나 가능성이 낮은 사고원인으로 계류감응기뢰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화약고 폭발(내부폭발)과 좌초 등은 아예 조사대상에서 배제했다.

천안함 다국적 조사단이 지난 2010년 7월 30일 작성한 브리핑용 보고서 표지. 안수명 박사가 미해군에게서 확보한 보고서 가운데 하나.

이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 5개국 조사단이 조사활동을 마친 뒤 2010년 7월 30일 브리핑용으로 작성했다(ROKS CHEONAN SINKING OVERVIEW BRIEF).
이 보고서의 문제점으로 지목된 내용은 사고당시인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이 되기 직전에 북한의 연어급잠수정(YONO)이 천안함에서 나온 불빛을 본 것으로 추정한 대목이다. 천안함에서 나온 야간불빛을 보고 북 잠수정이 조준해 격추시켰다는 주장은 그동안 국방부 합조단의 보고서 등 국내 조사결과에서는 언급된 적이 없었다.
조사단은 ‘북 잠수정이 그날밤 무엇을 봤나’라는 페이지에서 △천안함의 항해 불빛이 있었으며 △호위함 크기의 배(구축함 불빛)는 약 4km까지 볼 수 있고 △가시거리는 2.5NM(해리)로 이는 어뢰가 발사할 수 있는 가시권(Visually)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사단은 이어 어뢰가 좌현(port beam)에서 터졌다고 분석했다. 조사단은 이와 관련해 “천안함은 분명히 야간에 시야에서 조준할 수 있는 가시권에 있었다-레이저 거리측정기(분석)”라고도 설명해뒀다.
또한 조사단은 ‘항적추적 어뢰 시뮬레이션’ 페이지에선 북 잠수정에서 발사된 어뢰가 천안함 선저에서 폭발하는 그래픽을 소개했는데, 문제는 어뢰가 잠수정의 옆으로 발사된 것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통상 잠수함은 기동방향에서 길이방향으로 어뢰를 발사한다는 것이 잠수함 전문가의 분석이다.

천안함 함미

최근 방한한 미국 대잠수함전 전문가 안수명 박사는 19일 오전(한국시각) 미디어오늘과 국제전화에서 “밤 9시에 과연 잠수함이 3~4km 거리의 불빛을 보고 어떻게 정확히 쏜다는 것인지 답할 가치도 없다”며 “더구나 불빛을 봤다면 잠망경으로 봤다는 것인지, 직접 육안으로 봤다는 것인지, 최소한 봤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라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너무나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 박사는 “잠수함에서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선 위치를 확인한 뒤 보고 치밀하게 계산을 해야 한다”며 “더구나 발사된 어뢰가 천안함 선저에서 정확히 폭발하기 위해서는 해저에 있는 각종 노이즈와 해저 지형에서 나오는 메아리, 조류가 주는 영향 등과, 천안함의 음향을 구분해야하는데 이는 정확도가 제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천안함 사고 당일 백령도 초소에서 바다 쪽을 바라본 시정 거리는 채 50m도 나오지 않았다고 당시 초병이 증언했다. 사고당시 백령도 서방에서 초소근무(해병대 상병)를 했던 박일석씨는 1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고가 나기 전까지 초소에선 해무가 끼어서 천안함의 정확한 위치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시정이 안좋았다. 당시 시정은 10m도 잘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법정에서는) 시정거리가 50m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0m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며 “바로 앞인 10m도 잘 안보이는데 어떻게 4km를 볼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북 잠수정의 옆으로 어뢰가 발사됐다는 다국적 조사단의 시뮬레이션 그래픽도 허황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수명 박사는 “잠수함은 길이 방향으로 발사해야 하는데, 북 잠수정이 옆으로 발사하는 어뢰를 개발했다면, 이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아무도 모르는 획기적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증거없이 주장하고, 설명없이 단정하는 것은 너무나 허황돼 있다”고 비판했다.

천안함 그래픽 ⓒ다국적조사단 보고서

천안함 그래픽 ⓒ다국적조사단 보고서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9월 30일 일요일

북풍인가, 남풍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김종대의 디펜스21플러스의 2012-09-28일자 기사 '북풍인가, 남풍인가'를 퍼왔습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한 가설. 선거철이 되면 북한은 남한을 향해 도발한다. 심정적으로는 맞는 가설인 것 같다. 1987년 대선 직전의 여객기 폭파 테러, 1992년 대선에는 대규모 간첩사건, 1996년 총선 때는 판문점 북한 무장군인 난입, 2002년 대선에는 제2연평해전 발발 등 축적된 경험은 많다. 만일 선거 때 안보위기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했다.

1997년 대선 때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의미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첫째는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함부로 남한 선거에 개입하는 도발을 하지 말라고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이다.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이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자칫 공안사건으로 연결될 빌미를 제공했다. 둘째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을 하라고, 휴전선에서 총질이라도 해달라고 은밀히 부탁하는 움직임이다. 정부 여당의 일각에서 이를 주도했다. 훗날 “국기를 뒤흔든 사건”으로 알려진 소위 ‘총풍 사건’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보수정권이 집권한 기간에는 이런 일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선거 때 쟁점이 된 안보위기는 선거가 끝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는 점이다. 총선을 한달 남짓 앞둔 올해 3월6일 청와대는 돌연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개최했고, 그 다음날에 김관진 국방장관은 연평도 부대를 방문해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 무렵 김 장관은 “북한이 4·11 총선과 연말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대남 비방전 수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북한이 태양절(4월15일) 이후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마치 북한의 도발을 기정사실화하는 듯 말했다. 정부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강경발언은 전쟁 전야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총선이 끝난 직후인 4월13일에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4월23일 남쪽에 ‘특별행동’을 선언하였고, 닷새 만인 28일에 북한은 우리 쪽에 위성항법장치 교란을 위한 전자파 공격을 감행했다. 위기라면 이 시기가 위기였다. 그런데 정부 당국자 그 누구도 이를 위기라고 하지 않았고, 그 흔한 정부 차원의 긴급대책회의도 열지 않는 너무도 ‘차분한’ 대응이 이어졌다. 총선 직전과 대조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거 이전과 이후라는 국면의 전환이라는 점만 대입하면 모든 것이 명쾌하게 설명된다.

지난 9월26일에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외교안보장관회의는 최근 북한 어선의 북방한계선 월선 문제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북풍을 조성하려는 기획 도발”이라며, 북에 “대선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 어선 동향을 ‘대선 기획’으로 진단하는 상상력과 분석력이 놀랍다. 최근 북한에 대한 특별한 정보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북한이 최근 여당 후보를 비난하고 있어서 나온 반응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과거의 북풍 경험 때문인지, 배경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과거의 경험 때문에 필자에게는 이 말이 “북한은 대선에 개입하라”고 촉구하는 반어적 표현으로 들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하면 북한은 더 하기 때문이다. 엄마 청개구리가 자식에게 “강가에 묻어 달라”고 말하는 우화적 상황 같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청와대가 집권 기간 중 각종 위기관리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정치와 안보를 연계시키지만 않았더라면 우리가 청와대의 당연한 말에 트라우마를 겪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야당 후보 지지율이 좀 오르니까 갑자기 선거와 북한을 연계시키는 말을 들을 때 밀려오는 이 석연치 않은 느낌의 정체는 뭘까? 대통령의 관심은 안보인가, 선거인가?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2012년 9월 26일 수요일

‘천안함 아군 기뢰 폭파’ 논문에 누리꾼 “재조사 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6일자 기사 '‘천안함 아군 기뢰 폭파’ 논문에 누리꾼 “재조사 하라”'를 퍼왔습니다.

천안함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가 아니라 우리 해군 기뢰의 수중폭발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고 (2012년 8월 27일자 1면, 6면)가 보도하자 한 포털사이트에 기사댓글이 4000개 이상 달리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과 이스라엘 지구물리연구소(GII)의 예핌 기터만 박사는 최근 국제학술지 에 “천안함 침몰 당시 수중 폭발이 있었고, 폭발로 인한 지진규모(2.04)가 폭약 티엔티(TNT) 136kg 분량으로 1970년대 우리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천안함 침몰 당시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티엔티 250kg의 북한어뢰(CHT-02D)가 폭발해 지진 규모 1.5’라는 발표와는 다른 것이다.기사가 나가자 상당수 누리꾼들은 정부의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한편에서는 지나친 음모론이라는 반박도 있었다.대화명 eo**의 누리꾼은 댓글로 “천안함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지키는 일은 무조건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명백하게 밝히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철저하게 재조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don**는 “훗날 천안함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때 ‘뭘 옛날 일을 새삼스레 다시 꺼내냐’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 아이디 폭풍**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폭침했다는 것은 국제전문가들이 수개월 조사해서 발표한 내용인데 지나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누리꾼들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 어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논문에 대해 활발한 논란을 벌였지만, 대부분 근거가 있는 주장과 반박이 아닌 현정부를 비판하거나 색깔론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천안함 CCTV 11개 시간 모두 달랐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5일자 기사 '“천안함 CCTV 11개 시간 모두 달랐다”'를 퍼왔습니다.
합조단 사이버팀장 CCTV 영상 상영… 판사 “사고시각에 (끼워)맞춘것 아닌가” 후타실 역기들다 화면정지

천안함 선체 내부에서 찾아낸 CCTV 11개에 내장된 시계가 모두 다 제각각이었으며 정확한 실제 시각은 규명하기 어렵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CCTV의 정지시각과 사고시각이 전혀 다른데도 ‘시간상의 오차일 뿐 일치한다’고 주장했던 국방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천안함 내에 설치된 11개의 CCTV 가운데 복원한 6개를 분석했던 김옥련 전 민군합동조사단 사이버영상팀장(현 해군 헌병단 중령)은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박순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천안함의 CCTV가 1분 전까지만 복원됐다며 “업체가 시스템의 특징을 설명한 것을 근거로 윤종성 합조단 본부장이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팀장은 “업체에 의하면 정상적인 종료가 아니라 갑자기 정전이 되면 카메라 촬영 영상이 임시저장된 상태에서 1분간 저장되므로 갑자기 정전 되면 1분 전 화면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천안함 보고서상 CCTV 복원 기록표 가운데 가장 마지막 화면은 가스터빈실 후부의 화면 으로 21시 17분 03초로 기재돼있다. 이는 1분 이전 장면까지 저장된다는 주장을 감안한다해도 실제 사고시각과 무려 4분이나 차이가 난다.
이를 두고 김옥련 전 팀장은 “카메라(에) 내장(된) 시계상의 오차 때문이라고 판단했다”며 “그 외의 이유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전 팀장은 “카메라에 내장된 시간의 오차 때문에 (실제시간과의)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특히 “CCTV를 한 개만 설치하면 시간을 맞출 수 있으나 여러 개이면 동시에 시간을 맞출 수 없다. 또한 누구도 설치 이후 시계를 보정한 적도 없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CCTV 11개에 내장된 시각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김 전 팀장은 “카메라마다 시계가 있고, 11개 영상이 저장되는 본체 컴퓨터(통제컴퓨터)에도 시계가 있다”며 “하지만 본체에 있는 시계는 복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CCTV를 제작해 천안함에 납품한 업체에 대해 김 전 팀장은 “미드텍스”라고 밝혔다.

국방부 합조단의 천안함최종보고서 211쪽에 있는 천안함 CCTV 마지막 후타실 사진

이 같은 김 전 팀장의 증언을 듣고 있던 형사36부의 주심판사는 “CCTV 영상에 표시된 시간에 이중적 오차가 있다는 데 어떻게 복원된 것이냐”며 무엇보다 “CCTV 최종시각이 21시17분03초이며, 폭발시각은 21시21분58초인데, (뒤집어보면) 폭발시각은 미리 정해져있고 (CCTV 시각은 마지막인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데) 합조단이 폭발시각에 (끼워)맞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전 팀장은 “후타실에서 역기를 드는 순간 정지됐다”며 “우리 조사관으로서는 정전된 것이 화면정지의 원인이며, 그것은 이 사건에 폭발이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다시 주심판사는 “1분간 화면의 오차를 감안해도 마지막 CCTV 화면의 실제시간은 21시18분03초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전 팀장은 “객관적 증거가 충분히 있고, 영상과 연계해 (판단한 것)”이라며 “시계의 표준시, 카메라의 오차, 다른 카메라에 내장된 시계의 오차가 존재한다. 어느 것이 표준시와 가까운 것인지 규명되지 못한다”고 답했다.
결국 CCTV 영상에 있는 시간으로는 정확한 사고시각을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합조단은 천안함 최종보고서에서 “천안함 CCTV는 11개소 카메라 각각의 시계와 통제 컴퓨터 상의 시계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시간 오차가 있고, 촬영범위 내 움직임을 감지할 경우에만 촬영되며, 촬영영상은 1분 후 저장되는 특성과 생존자 진술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최종 촬영된 CCTV는 가스터빈실 CCTV로 21시21분경(CCTV상 21시17분03초) 작동을 멈춘 것으로 추정했다”(210쪽)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피고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법정에서 김 전 팀장을 상대로 “시간이 생명인 CCTV는 당연히 최종시점까지 저장돼야 하는데 1분 전까지만 저장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모든 기기의 시간은 동일하게 세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함미

또한 신 대표는 “후타실의 영상을 보면 배의 끝부분에는 원래 진동이 심한데 움직이는 배에서 운동한 것 치고는 진동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합조단 사이버영상팀이 제출한 천안함 CCTV 영상을 법정에서 상영토록 허용했다. 이 영상을 보면, 사고당일인 2010년 3월 26일 21시10분20~30초경 생존자인 김용현 병장과 안전순찰자 등 6명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후 순찰자와 김 병장이 자리를 뜬 뒤엔 세명만 남아 웃으며 역기를 들면서 운동하다가 21시17분03초에 화면이 꺼진다. 특히 김용현 병장의 경우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나와있는 CCTV 사진에도 등장하는데, 마치 일반인들이 볼 때 이 사진은 사고직전 마지막 장면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게 돼있다. 그러나 CCTV 동영상을 보면, 김 병장은 사고가 일어나기 한참 전에 이곳에 들렀다가 빠져나갔다. 천안함 보고서상의 CCTV 사진은 폭발직전 상황이 전혀 아닌 것이다.
또한 법정에 제출한 CCTV 동영상은 천안함 CCTV 컴퓨터에 있는 원본이 아닌 것으로도 드러났다. 합조단 사이버 영상팀이 원본영상을 별도로 촬영해서 제출한 것이다. 김옥련 전 팀장은 “원본 영상은 복사나 캡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촬영했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9월 18일 화요일

‘묵우회’ 녹음파일, 천안함 예견했다?


이글은 시사IN 2012-09-18일자 기사 '‘묵우회’ 녹음파일, 천안함 예견했다?'를 퍼왔습니다.
현 정부 장관 보좌관들의 모임 ‘묵우회’의 녹음 파일을 최재천 의원이 폭로했다. 이들은 선거 국면에서 ‘북한과의 충돌’이나 ‘박근혜 견제’ 등도 언급했다. 최 의원은 이들이 사찰팀과 연계돼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3월 초, 어느 수요일이었다. 청와대 내 연풍각 2층 회의실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국방·행안·통일·외교 등 10개 부처 장관 보좌관들이었다. 이날, 이들은 2010년 6월2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대책을 논의했다. ‘6·2 지방선거’는 집권 2년차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이 짙었고, 야권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었다. 

이들의 만남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모임 이름은 ‘묵우회(墨友會)’. 2008년 촛불 정국 이후 구성돼 매주 수요일마다 모임을 이어오다가 2010년 9월 총책임자였던 비서관이 해임되면서 모임도 해산됐다. 총책임자는 정인철 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실무 책임자는 김형준 수석행정관이었다.

ⓒ뉴시스 9월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묵우회의 존재를 폭로하는 최재천 의원.
최재천 민주통합당(민주당) 의원은 9월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며, 묵우회가 ‘청와대 비선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묵우회는 수사기관과 사찰팀으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회의를 했으며, 논의 결과는 보고서로 작성해 청와대에 올라갔고, 사안에 따라서는 수사·사정·정보기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팀에까지 전달되어 통치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녹음 파일은 묵우회에 깊숙이 관여했고 직접 참여했던 사람이 제보한 것이었다. 

“사소한 국지적인 충돌이나 이런 것도 나는 오히려 보수 성향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그런 어떤 이후의 논의가 활성화되어야겠지만, 적어도 야당이 만들고 있는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러서는 안 된다.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직후인 3월26일,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했다. 이 녹음 파일을 최초로 제보받은 MBC 이상호 기자는 “이 녹음 파일이 마치 예견서라도 되는 것처럼 천안함이 침몰했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 역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믿어지지는 않는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같은 발언들이 국가 안보조차 선거에 종속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북 간 국지적 무력충돌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인지하고 있고, 그러한 충돌을 유도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지 않나.” 

녹취록에 따르면 이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부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에서는 다수파인 친이계와 소수파인 친박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친이계가 선거의 책임을 박(근혜)한테 물을 수 있는 여지를 주자는 거지. 그렇게라도 박근혜를 몰아놓지 않으면 그다음에 친이계가 당하잖아. 다음 정권 때 그런 부담감이 있는 거지.” 

“제일 좋은 것은 박근혜가 알아서 ‘이런 데랑 같이 못 있겠다’ 해서 ‘이혼하자’ 해가지고 나가주면 제일 좋다 이거지.”

“박근혜를 자꾸 긴장시키면 안 되고 박근혜가 자만하게 만들어야 하거든. 우리 친이계 내에서 짜고, 자꾸 박근혜 예우론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좀 나와주고 하면서 혼란시키고, 그런 전략들이 필요할 거 같아요.” 

최 의원은 이러한 대화가 “당내에서 박근혜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박근혜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던 시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묵우회가 정파적 이익을 위해 같은 당내 인사조차 공격 대상으로 삼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는 뜻이다. 

정치 공작 담당 청와대 비선조직?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2년 4월 총선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권을 틀어쥔다. 4월 총선에 나섰던 묵우회의 총책임자 정인철 비서관은 경남 진주갑에서, 실무 책임자였던 김형준 수석행정관은 부산 사하갑에서 공천장을 받는 데 실패했다. 결국 이 두 사람이 ‘당한’ 친이계의 대표 선수가 된 셈이다. 

이 밖에도 녹취록에는 “이번에 인천 진짜 위험해. 인천 잘못하면 다 넘어가” “남경필이 오라 하면 뭐하냐. 그건 완전 패착이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최 의원은 이러한 발언이 “선거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발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답변에 나선 김황식 국무총리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정해서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바람직하지는 않다. 저럴 수는 없을 것이다. 공식 조직으로 공적 논의가 됐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어떤 정치 공작이 있는지는 청와대와 당시 장관들이 밝힐 일이고, 언젠가는 국정조사·특검을 통해 밝혀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정치 공작이 어디선가 내밀하게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 12월 대선에서 되풀이될 가능성에 대해 진심으로 염려한다”라고 말하며, 선거관리 중립내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일호 기자 | ilhostyle@sisain.co.kr 

2012년 9월 10일 월요일

[이사람] “MB정부 탄압 맞서며 시민들 더 각성했어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9일자 기사 '[이사람] “MB정부 탄압 맞서며 시민들 더 각성했어요”'를 퍼왔습니다.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
창립 18돌 맞은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
 천안함 보고서 파문뒤 회원 폭증
인터넷실명제 위헌 결정 등 성과
 10일 세종문화회관서 후원의 밤

“이명박 정부 들어 공권력의 전방위적인 압박 탓에 활동이 굉장히 위축됐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시민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스스로 말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 사회가 얻은 중요한 성과입니다.”지난 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건물 1층의 카페 통인에서 만난 이태호(사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눈은 충혈돼 있었고 얼굴은 꺼칠했다. 제주 강정마을을 오가며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하느라 최근 새벽 4~5시에 잠드는 일을 반복한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1994년 창립한 참여연대가 오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창립 18돌 기념 후원의 밤을 소개하는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그는 인터뷰 내내 “시민들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강정마을에서 연 평화콘서트에1500여명의 시민들이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였어요. 제주도 현지 활동가들이 육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제주를 찾은 적이 없다며 놀랐죠.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을 원하는 시민들이 왕복으로 20만원에 이르는 교통비 부담과 휴가 반납 같은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 거예요.”참여연대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정리한 전자우편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에 보낸 것을 두고 보수 언론이 ‘친북’, ‘종북’으로 매도한 덕분에 오히려 회원 수가 2천여명가량 폭증했다.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의 의지가 회원 가입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시민단체가 자신을 대변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를 대변하면서 시민단체를 이용할 줄 알아요. 정말로 필요한 곳에는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기도 하고요.(웃음)”참여연대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 침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많은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스스로를 표현하고 행동하고 조직하는데, 이런 시민의 자유를 규제하는 대표적인 두가지 악법을 바꿔낸 데 보람을 느낍니다.”지난 8월23일 헌법재판소의 인터넷실명제 위헌 결정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2010년 1월 제기한 헌법소원에 따른 것이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표 독려나 특정 후보 지지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여연대가 나서서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지난해 11월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온 덕분이다.이 사무처장은 앞으로 참여연대는 경계에 선 시민들을 만나는 일에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당한 통닭집 주인 아저씨가 참여연대를 ‘내 친구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고통의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유대감을 주고 싶어요.”

글·사진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2012년 9월 7일 금요일

“이명박 개XX”가 협박? “발상 자체가 기소권 남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7일자 기사 ' “이명박 개XX”가 협박? “발상 자체가 기소권 남용”'을 퍼왔습니다.
천안함 신상철 칼럼 무죄 “욕설 글에 공포느껴 국정운영 못한다는 건 과장”

검찰이 돌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를 수사한다는 소식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 개XX야”라는 거친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검찰에 협박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욕설이 섞인 글을 썼다고 ‘협박죄’로 잡아넣겠다는 발상 자체가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부적절한 욕설이나 경멸적 언어를 썼다해도 도덕적·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를 넘어서 국가의 형벌로 의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최고 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판단해 권력비판에 대한 무분별한 검찰의 기소 남용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식 판사는 지난달 31일 모욕 및 협박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후 징역 1년형을 구형받은 신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같이 판결했다.
4일 신 대표에 대한 판결문에 따르면, 김 판사는 우선 협박 혐의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법관이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한 증명력이 있어야 하는 ‘증거재판주의’ 원칙에서 볼 때 단지 청와대 게시판에 게시됐거나, 일부 신문(조선일보)에 보도됐다는 정황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 글을 인식했다’고 확신할 만큼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신문이 신 대표가 협박죄로 기소됐다고 보도해 피해자(이명박 대통령)이 인식할 수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판사는 “검사의 기소 이후 범행이 완료됐다는 얘기가 돼 공소장과도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수사과정이나 공판과정에서 피해자조사 및 증인신문을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증거부제출’에 해당한다고 김 판사는 평가했다. 따라서 검사 주장 어느 것이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김 판사는 밝혔다.
또한 협박죄를 구성하기 위해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김 판사는 신 대표의 글이 “주관적으로든 일반인의 사고 즉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보든 이를 협박죄에 해당하는 해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 대표의 글 가운데 ‘대갈통을 후려침’, ‘용서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 등의 글에 대해 김 판사는 “전체적인 맥락은 피해자에 대한 욕설과 분노의 표현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신상철 대표가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인일 뿐 직접 누군가에 위해를 가하거나 폭력성향을 드러낸 적이 없으며, 현직 대통령을 극력 반대하는 유명 인터넷 언론인일 뿐 아니라 당시 천안함과 관련한 정부 발표를 반대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신 대표의 글이 협박죄를 구성하는 해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김 판사는 밝혔다.
특히 이 글이 국제적인 테러단체가 인터넷을 통해 주요인물을 암살하겠다고 발표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검사의 주장에 대해 김 판사는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판사는 “신 대표의 글이 극히 부적절한 욕설과 경멸적 언어를 반복 사용해 정치불신을 조장한다는 등의 도덕적 비난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나 민주사회의 시민은 누구든 국가정책과 최고 국정운영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며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업으로 하는 언론인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비속어를 사용했다 해도 도덕적·사회적 비난을 넘어 국가의 형벌로써 의율하는 것은 지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 글을 인식해 공포심을 느껴 국정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김 판사는 “그것을 진실로 믿기에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신 대표의 변론을 맡은 김철호 변호사(법무법인 로텍)는 4일 “욕설이 담겨있는 글에 대해 검찰이 엉뚱하게도 ‘해악을 고지할 의도가 있다’는 협박으로 기소한 것 자체가 무리한 기소였음을 확인해준 것”이라며 “모욕죄로 기소하면 몰라도 이역시 친고죄여서 이 대통령이 직접 고소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무엇보다 집권자를 비판하려는 사람들에게 검찰이 공소권을 이용해 입을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며 “집권자를 비판하는 표현의 자유가 더욱 보호돼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9월 1일 토요일

천안함 신상철 “이명박 개XX” 칼럼 무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31일자 기사 '천안함 신상철 “이명박 개XX” 칼럼 무죄'를 퍼왔습니다.
 남부지법 “권력자 비판일 뿐 협박·테러 아냐…표현자유 중요성”

검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를 수사한다는 소식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명박 개××, 노정연을 그냥 놓아누라’며 거친 표현을 담은 칼럼을 쓴 이유로 검찰에 기소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가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주목된다.
판사는 부적절한 욕설이나 경멸적 언어가 반복되는 표현에 대해 도덕적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 국가의 형벌로 의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최고 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 위헌 판결을 통해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취지와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식 판사는 31일 모욕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신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김 판사는 욕설이 담긴 신 대표의 글이 본인(이명박 대통령)에게 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 형사소송법 307조를 들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에 의해서여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 게시판과 조선일보의 일부 보도,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서프라이즈에 실었다는 이유 만으로는 이 대통령이 이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구속요건이 되는 사건이려면 피해자 조사를 통해 입증돼야 하는데 피해자(이 대통령)가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않아 피해자가 이를 인식했거나 피해를 봤다고 보기어렵다”며 “이는 검찰의 증거부제출에 의한 탓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의 글이 이 대통령에 전달돼 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 판사는 또하나의 쟁점인 ‘협박’의 근거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신 대표의 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수사를 제기할 경우 국민의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볼 수 있을 뿐 해악을 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 대표는 글을 씀으로 비판할 뿐 위해를 가하거나 폭력을 가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신 대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명 정치웹진 사이트를 운영하는 언론인이며, 천안함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노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기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분노해 글을 게시했다는 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대통령에게) 해악을 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제테러단체의 암살과 동일하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김 판사는 “언론인으로서 건전한 정치비판을 해야 함에도 신 대표의 글이 부적절한 욕설과 경멸적 언어를 반복해 도덕적, 사회적 비난을 받을 소지는 다분하다”면서도 “그러나 국가 최고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하며 견제와 비판을 업으로 하는 언론인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을 썼다 해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선 국가 형벌로 의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 위헌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갖는 중요성을 다룬 것과 같다”며 “그러므로 피고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김 판사는 이날 판결하면서 신 대표의 의사를 물어본 뒤 무죄 판결 요지를 일간지에 공시하기로 한다고 선언했다. 김 판사는 신 대표에게 “내가 한 것은 여기까지이며 검찰이 기소할 것이니 항소심에서 재판 잘 받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협박과 모욕의사가 없는 취지의 글이라는 것을 판사가 직접 확인해준 것”이라며 “자유로운 비판에 대한 재갈을 물리기 위해 무리하게 남발하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의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국민들의 권력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특히 언론의 비판 기능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해준 명판결”이라며 “무죄를 예상했으나 판사의 판결을 듣는 내내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권 들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경찰과 검찰에 불려다니는 등 고통을 받아왔다”며 “반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할 기관인 검찰·사법부가 권력에 눈치보는 모습에 급급해 많은 국민이 절망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