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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전국 상인들 죽겠다는 아우성 안 들리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7일자 기사 '“전국 상인들 죽겠다는 아우성 안 들리나”'를 퍼왔습니다.
[현장] 유통법 개정안 처리 무산 “중도성향 상인들 분노…캐스팅보트 쥐겠다”

지난 23일 오후 찾아간 합정역 인근에 세워져 있는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구 주민대책위원회’ 농성 천막에는 망원 시장 상인이 농성 교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상인들은 하루 2시간씩 교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망원시장에서 토스트와 김을 판다는 도형률(39)씨는 하루 전인 22일 국회에서 유통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식경제위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당연히 통과될 줄 알았다”며 “법사위에서 반대할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여야는 현행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월 2일에서 3일로 늘리고 영업시간제한도 현행 자정~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오전 10시로 4시간 늘리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을 합의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지난 22일 새누리당이 영업제한 시간을 다시 ‘자정~오전 10시’로 조정하자고 주장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상정이 무산됐다. 여야 간 극적 합의가 없는 이상 유통법 개정안 연내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의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상인들은 대책위를 꾸리고 지난 8월 10일부터 합정역 인근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메세나폴리스 지하에 홈플러스가 입점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 지난 23일 오후 찾아간 합정역 인근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구 주민대책위원회' 농성장. 천막 뒤로 메세나폴리스 건물이 보인다. ⓒ조현미 기자

현재 6호선 지하철로 합정역에서 네 정거장 떨어져 있는 월드컵경기장역에는 홈플러스가 있다. 매장규모는 4800여평으로 홈플러스 매장 가운데 전국 매출 1위로 알려졌다. 합정역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 홈플러스 매장 규모는 4300여평이다.
망원시장에서 12년 동안 캐주얼 의류를 팔고 있는 김지선(48)씨는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역) 홈플러스가 들어와 있는데 여기(합정역)까지 들어오면 타격이 크다”며 “법사위에서 통과가 안 되자 우리집 아저씨는 난리가 났다. 어딘가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통업체에서 뭔가 있었으니까 새누리당에서 뒤집어엎은 것 아니겠냐”며 “대형마트도 문제지만 대기업들도 문제”라고 말했다. 메세나폴리스에는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입점해있다. 김씨처럼 옷을 파는 자영업자 입장에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전통시장은 대선 후보들이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다. 천막농성장을 찾은 이날에도 신문 지면(경향·국민·서울·세계·조선·중앙)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2일 경기 고양 능곡시장을 방문한 사진이 실렸다. 김씨는 “여기 농성장에도 문재인 후보만 두 번 왔다 갔다”며 “박근혜 후보는 한 번도 못 오시던데 왜 못 오는 거냐”고 반문했다.

▲ 지난 23일 세계일보 5면 사진기사.

김씨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망원시장은 합정역과 월드컵경기장역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다. 망원시장이 끝나면 다시 길 건너 월드컵시장이 이어진다. 252미터 길이의 망원시장에는 88개, 월드컵시장에는 52개의 점포가 있다. 
이날 오후 찾아간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은 평일 낮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상인들에게 말을 걸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장 중간 중간은 주택가로 바로 연결돼 있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였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결사반대’라고 적힌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 ‘홈플러스 입점되면 시장매출 40% 감소’, ‘골목상권 집어삼키는 거대자본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보였다.
월드컵시장의 한 건어물 가게에서 만난 주민 정복진(71)씨는 “홈플러스에서 1만원인 것도 여기는 5000~6000원이면 산다”며 “값도 싸고 싱싱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재래시장까지 안 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딸이 하는 얘기로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는 홈플러스(SSM)는 저녁 8시만 되면 사람들이 계산하려고 줄을 선다”며 “시장보다 더 비싸도 지하철역 바로 옆이니까 젊은 사람들이 다 들어간다”고 전했다.
정씨와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던 한 상인은 “처음 월드컵경기장에 대형마트(당시 까르푸)가 생기고 나서 두 달 동안 시장에 사람이 없었다”며 “10년도 더 된 일인데 당시 일이 생각나서 이번에는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 지난 23일 오후 망원시장. 장을 보는 주민들로 북적거린다. ⓒ조현미 기자

서울시가 의뢰한 한누리 창업 연구소의 상권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 합정점이 입점할 경우 2.4km 반경 내에 홈플러스 매장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개를 포함해 5개로 늘어난다.  
중소상인들은 이번에 유통법을 개정하면서 현재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형마트를 허가제로 바꾸자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망원시장상인회에서 만난 김진철 비상대책위 총무는 유통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3일 동안 국회에 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개정안에 허가제를 넣자고 요구했지만 지경위에서 잘렸고, 최소한 영세상인을 도와주자고 여야가 합의를 한 것인데 법사위에서 막혔다. 분명히 대형마트의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최근 한 발언을 상기하며 “법사위에서 막을 이유가 없다”며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올라온 법안을 교통정리만 하는 위원회에서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권 의원은 최근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법사위는 해당 상임위에서 올라온 안건을 존중한다”며 “법사위의 역할은 법의 체계와 자구 심사”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전국의 상인들이 죽겠다고 아우성하는 소리는 안 들리나 봅니다. 상인들은 분노한 상태입니다. 정치하는 분들이 우리가 죽어가는 소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월드컵시장 입구.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현미 기자

그는 “상인연합회에서 뭉쳐서 크게 이의제기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처우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세를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그동안 상인들은 중도성향이 많았습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벌고 먹고 사는 사람들이어서 중산층이라고 자부했지요. 여든 야든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로 인해 상인들이 벌어 먹고 살아야 할 돈이 대형마트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업제한 시간이 4시간 늘어나면 업계 매출 손실이 8조원이라고 합니다. 그 돈을 어디서 빨아갔겠습니까.”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600만명에 달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어림잡아도 2400만명이 자영업자 가족이다.
김씨는 “갈수록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자영업을 하고 있다”며 “자영업자는 늘고 갈수록 장사는 안 된다. 600만 자영업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기 위해 세 규합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7월 28일 토요일

김재우 연임 확정, “김재철 지키라는 청와대 특명”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7일자 기사 '김재우  연임 확정, “김재철 지키라는 청와대 특명”'을 퍼왔습니다.
[해설] 공정방송 요구 반발 여론 거셀 듯… 캐스팅보트 쥔 여권 추천 이사 행보 주목

김재우 8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9기 방문진 이사에 연임됐다.
27일 방문진 이사 선임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해 김광동, 차기환 등 총 3명의 기존 8기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 이밖에 김충일 언론중재위원과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미디어학부 교수가 여권 추천 이사로, 최강욱 변호사와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선동규 전 전주 MBC 사장이 야권 추천 이사로 선임됐다.
MBC 방송 정상화를 위해 기대를 모았던 9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명단에 김재우 현 방문진 이사장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김재철 사장 체제를 유지시키라는 '오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새 방문진 이사 구성에 따라 사실상 김 사장을 퇴진시켜 MBC를 정상화 시키겠다는 여야 합의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170일 동안 MBC 파업에서 보여준 공정방송 요구 국민여론도 이명박 정부의 '몽니' 앞에 철저히 무시당한 모양새다. 업무에 복귀한 MBC 노동조합도 이번 이사 선임 결과는 사실상 김 사장 체제를 유지시키려는 수순으로 보고 김 사장 퇴진이 어렵게 되면 파업 재개 여부를 놓고 장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해 총 3명의 현 방문진 이사들이 선임된 것은 김재철 사장을 계속 임기 말까지 끌고 가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낙하산 사장을 통한 언론 장악 문제가 MBC 파업 때처럼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이사장은 MBC 파업 사태를 철저히 외면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MBC 파업은 정치 불법 파업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김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MBC 노조의 주장일 뿐이며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8기 방문진은 청와대 3, 여당 3, 야당 3 등 6대3 구도를 활용해 MBC 파업 사태를 방관해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판을 넘어서 김재철 사장을 비호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8기 방문진은 야당 추천 3명의 위원들이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발의했지만 부결시켰고, 김재철 사장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조의 요청을 받고 지난 3월 감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자체 조사도 하지 않고 넉달이 지나서야 큰 문제가 없다는 MBC 자체 감사 결과만을 보고받았다. 방문진은 MBC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실상 MBC 공정방송 문제와 노조의 파업, 김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것이다. 이 같은 행보로 봤을 때 김재우 이사장이 9기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김재철 사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 연임 확정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MBC 파업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고 이후 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새 방문진을 통해 김 사장의 퇴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흘려왔다. 그리고 정치권 합의까지 이르고 MBC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며서 사태 해결 가능성을 높였다. 박 전 위원장이 MBC 파업 사태 해결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얘기도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이 MBC 파업 문제를 언급한 것은 MBC 파업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MBC 파업 사태 해결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방문진 이사 구성이 김재철 사장 체제가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확정되면서 박 전 위원장 측이 이명박 정부와 모종의 거래를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

▲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을 대선까지 끌고 가면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반발 여론이 커질 수 있지만 MBC 방송정상화에 따른 보도가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다는데 무게를 두고 이번 방문진 이사 결정을 사실상 방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MBC 노동조합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까지 한달만 버티면 김 사장이 물러나고 공정방송의 틀을 새롭게 짜겠다는 로드맵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복귀 후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인사 발령 등 보복성 인사 조치를 당하고, 징계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김 사장 퇴진 이후 복구시켜 놓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MBC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3명의 현 방문진 이사가 선임된 것에 대해 "170일이라는 방송사상 최장기 파업을 초래해 MBC를 파국으로 몰고 온 현 사태에 대해 김재철 사장과 함께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라며 "그러한 자들이 또 다시 3년 동안 MBC를 관리감독하겠다며 방문진 이사 지원을 했고,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에게 다시 그 책임을 맡겼다. 그야말로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MBC 노조는 "이미 부적격자로 판명된 방문진 이사 3명의 재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측근인 김재철을 비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들 3인에게는 김재철을 지키라는 청와대의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이것은 사리분별력을 잃어버린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노욕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MBC 노조가 파업을 재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지난 17일 정영하 위원장은 업무 복귀를 결정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기존 방문진처럼 해임안을 낼 수 없다고 버티는 국면이면 다시 파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MBC 이용마 홍보국장은 파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 "김재철 사장 퇴진이 어려운 쪽으로 상황이 이르면 중단된 파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한 현 방문진 이사를 추천해 김재철 사장 체제를 유지하려는 뜻을 분명히 한 이상 새누리당 추천 이사로 선임된 김충일 언론중재위원과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미디어학부 교수들이 김 사장 퇴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사실상 김재철 사장 퇴진 해임안이 제출되면 이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여권 추천 이사들에 대해 "보수적 성향은 맞지만 뉴라이트 출신들은 없고 극보수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김 사장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 같은 여론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김 사장 해임안이 제출되면 무조건 감싸기에 급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숨 죽였던 2030세대가 움직인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4일자 기사 '숨 죽였던 2030세대가 움직인다'를 퍼왔습니다.
“이번엔 다를거에요. 이젠 다 알아요. 정치가 우리 스트레스의 근원이라는 것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만들어냈던 2030세대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여.야 정치권 모두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정치권은 지난 10.26 보궐선거 이후 그 동안과 달리 능동적으로 변한 2030세대 유권자들을 향해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은 입 모아 올해 총.대선 선거에서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의 20대는 2000년 이후 정치에 등을 돌린,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세대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재보궐선거 이후 이들의 정치의식과 열기를 보는 눈이 사뭇 달라졌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특히 “2002년 대선(56.5%) 이후 처음으로 20대 투표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목소리 냈더니 정책이 변하더라”

이들의 변화된 모습은 2030세대가 봉착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취업, 등록금,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여기에서 파생된 막연한 불안감과 자괴감까지 느껴왔다. 이 때문에 혼자서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스펙을 올리고, 틈틈이 저축까지 해왔지만 이제는 부모 도움없이 등록금을 내고 결혼을 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낀 것. 전문가들은 각자 발버둥치던 이들이 “정치가 곧 이 문제들의 시작”이라고 판단하며 정치로 눈을 돌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빈 기자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FTA폐기! 부폐정치심판!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서울의 모 사립대에 재학중인 정모(26)씨는 취업준비생이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했다. 정씨는 “그동안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그저 남의 일인 것만 같았다”며 “투표도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뽑고 나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바빴던 것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준비, 영어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를 본 뒤 그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바꿀 수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전했다.

모 대기업에 근무하는 최모(28.여)씨 역시 “취업을 하고 나서도 불확실한 미래, 불안감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시장 선거 이후 바뀌는 서울의 모습을 느끼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결국 정치가 우리 삶의 스트레스의 근본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총.대선에서도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고, 주변에도 많이 알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우모(33)씨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열일을 제쳐두고 투표소로 갔다. 우씨는 “학자금 대출에 전세 대출까지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주변 지인들을 많이 봤다”며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2030세대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투표했고, 올해도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30세대가 세상의 중심될 것”

지방 사립대 대학원 졸업을 앞 둔 이모(27.여)씨는 지난해 말 석사 논문을 발표한 뒤 서울로 올라왔다. 열심히 해 왔던 공부를 마치고 얻은 성과에 기뻐해야할 때지만 이씨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씨는 “박사 학위까지 마치는 것이 목표지만, 들어갈 돈이나 미래 등을 생각해 취업준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 대학원을 진학했지만 대학원 졸업을 앞둔 현재 그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씨는 “정치인들은 20대가 정치에 관심없어 문제가 있다는 듯이 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20대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기존 정치인들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도 현실에 치이며 사는 동안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씨는 정치인들이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하고 20대만 비판하는 게 더 나쁘다는 평가했다. 이씨는 “지난해 반값등록금 시위도 새로울 것은 없다. 그동안 20대의 고민 중 하나였던 등록금 문제가 곪았다가 터진 것일 뿐이다. 정치인들이 이를 통해 20대의 폭발력을 깨달았으면 한다”면서 “올해 총.대선에서는 그 동안과 다른 20대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20대가 정치에 눈을 뜬 이상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행동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권모(33)씨도 “결혼 이후 삶이 더 팍팍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동안 정치권이 이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 것에는 무관심했던 우리의 책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나꼼수’로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이젠 ‘나꼼수’ 없이도 정치가 우리의 삶을 바꿔줄 것을 누구나 다 안다”면서 “올해 선거에는 그 어느때보다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조한일 기자jhi@vop.co.kr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23일자 기사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를 퍼왔습니다.
MB 처남댁, 이례적인 상속세 주식 납부…이 주식은 누가 살까?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 논란을 일으켰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19.7%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고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김윤옥 여사의 동생) 고 김재정 씨의 부인이 남편의 다스 지분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로 주식 19%를 떼서 국세청에 납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6차례 입찰을 붙였는데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스가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고, 상속세로 납부한 19% 남짓의 주식으로 경영권에 관여할 수도 없어 '매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6차례나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속 유찰되면서 주식 평가 금액은 843억 원에서 60% 수준인 506억 원으로 떨어졌다. 843억 원 짜리를 506억 원에 살 수 있게 된 것. 정부는 세금 337억 원을 손해본 셈이 된다. 과연 이 '다스' 지분을 누가 '헐값'에 사들이게 될까?


▲ 경주에 있는 주식회사 다스 본사 ⓒ뉴시스

'MB실소유주·아들 고속승진' 논란의 다스, 수상한 지분 변동?

기획재정부 및 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재정부는 '다스' 지분율 19.73%를 보유하고 있다. 다스 최대 주주였다가 지난해 2월 작고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김 씨의 다스 지분 48.99%를 상속받으며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납부했기 때문. 이후 권 씨는 남편에게 상속받은 주식 5%를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고 김재정 씨 작고 이후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로 현재 46.8%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권영미 씨로 24.3%를 소유하고 있다. 3대 주주는 권 씨의 상속세 납부로 19.7%를 소유하게 된 정부, 4대 주주는 5.0%를 소유한 청계재단, 5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절친'이자 청계재단 감사인 김창대 씨로 4.2%를 보유하고 있다.

권 씨의 상속세 물납은 청계재단 논란에 이어 또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청계재단의 다스 경영권 확보 논란이 불거졌었다. 청계재단이 권 씨로부터 기부 받은 5%를 통해 1대 주주(이상은), 2대 주주(권영미) 사이에서 다스 경영권 및 의사 결정 과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 있게 되자 "결국 이 대통령이 다스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이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또 불거지기게 된 계기였다.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면서 만든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사위 및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실소유주' 논란을 끊임없이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자 면면만 봐도 '가족 기업'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는 다스 입사 1년 만에 경영기획팀장을 맡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 왔다. 현재 시형 씨가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다스 공장의 중국 이전을 위해 시형 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왜 상속세를 주식으로…이 주식은 누가 살까?

23일 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세로 납부받은 주식의 최초 입찰 이후 이달 21일까지 6차례 입찰했으나 모두 유찰됐다고 한다. 정부는 두 차례 유찰되면 이후부터는 평가금액의 10%씩 감액해 재공고를 내며, 평가금액의 60%까지 가격이 낮아지면 더 이상 감액하지 않는다. 현재 다스는 당초 평가액 843억 원의 60%인 506억 원에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이 가격에 사겠다는 곳이 나오면 매각된다"며 "하지만 1년 후까지도 매각이 되지 않으면 재평가를 거쳐 다시 처음부터 입찰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김재정 씨는 이 대통령 차명 보유 논란이 있는 부동산 등 상당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의 부인 권 씨는 굳이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냈다.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김 씨의 유산이 대부분 권 씨에게 상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이 있는데도 주식으로 상속세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권 씨가 현금이 없을 수도 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청계재단에 다스 지분을 기부하는 등 최근 다스 지분 보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권 씨의 행동은 분명 수상한 구석이 있다.

권 씨가 청계재단에 5%를 기부함으로써 이 대통령 사위와 측근이 포진해 있는 청계재단이 다스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이후, 이번 다스의 지분 변동 역시 수상한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시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남댁과 재산 소유로 말썽이 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국민들은 다스가 누구 것인지 알고 싶다. (다스에는) 이 대통령의 아들(이시형)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5244억 원이다. 이익잉여금만 작년 말 기준으로 1023억 원이 쌓여 있다. 결국 정부가 내다 팔 이 지분을 누가 사들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