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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5일 목요일

"딸에게 유치원 관두라고 한 선배 기자를 보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5일자 기사 '"딸에게 유치원 관두라고 한 선배 기자를 보면…"'을 퍼왔습니다.
[기고] 국민일보 파업 노동자가 독자들에게 띄운 편지

MBC, KBS, YTN 등 방송3사가 잇따라 파업했다. 인기 프로그램 의 제작 차질이 빚어지면서 파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조용한 싸움'이 진행 중이었다. 15일로 파업 84일째를 맞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대표적이다.

정권과의 싸움은 어쩌면 조금 쉽다.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도 5년을 넘기진 못한다. 그러나 사주 와의 싸움은 다르다. 경영권을 대물 림하며, 회사 안에서 황제나 다름 없는 권력을 행사 하는 그들이다. 사주와의 싸움은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자칫 바닥 없는 늪으로 빠질 수 있는 싸움. 그런데 왜 할까. 싸우는 이들이 기자라서다. 성역 없이 취재해서 보도할 권리, 기자에겐 생명 이나 다름 없는 그걸 얻어내려면 어쩔 수 없다. 싸워야 한다. 

국민일보 노동조합 은 "국민일보는 조용기 목사 개인을 비호하는 대변자였고 조 목사를 호위하는 보도만 했다"면서 "사회 적으로 지탄받는 목회자들을 칭찬했고 대형교회의 잘못된 행태를 두둔했다"고 고백했다. 예컨대 MBC (PD수첩)이 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를 비판했을 때, 국민일보는 (PD수첩)을 거칠게 공격하는 사설 을 냈다. 또 국민일보는 기독교 단체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할 때마다 요구를 받아들이곤 했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기독교 언론 이 될 수 없다. 기독교 내부의 썩은 부위를 고발해서 정화 작용을 일으키는 게 진짜 기독교 언론의 할 일이다. 조용기 목사 가족 과 국민일보 노동조합 사이 에서 벌어진 이번 싸움에서 국민일보 기자들이 물러설 수 없었던 것은 그래서였다. 파업에 참가한 한 젊은 기자의 편지를 소개 한다. 힘든 싸움을 하는 이들의 고뇌가 절절이 묻어나는 편지다.  

독자 여러분께

3월인데, 파업 중인 국민일보 노동조합에 봄은 더디게만 옵니다. 평안하신지요? 저는 국민일보에서 첫 일자리 를 얻어 이제 기자생활 3년을 갓 넘은 신참입니다. 내세울 특종은 없고 실수가 잦아서 앞으로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기자입니다. 하루하루 긴장 속에 일하다가, 지난해 말부터는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단 한 줄의 바이라인도 내지 못해 민망한 마음에 편지글을 올립니다.

국민일보에서 신문 을 제작하던 노동조합 소속 기자와 사원 108명은 업무와 무관한 곳에서 83일째를 보내고 있습니다. 취재와 편집을 멈추고 편집국 복도에 처음 모였던 것이 지난해 12월 23일입니다. 실로 긴 세월입니다. 그때 노조원들은 "10년 전에는 파업을 45일이나 했대"라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이제 거리에서 흐른 시간은 10년 전의 두 배에 가까워졌고, 농담의 빈도는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나날이 파업의 기록을 경신해 나가면서, 노조원들의 괴로움은 깊어갑니다. 겉으로는 자신감을 내보이며 서로를 독려하지만, 저마다 속내로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선후배 동료들의 괴로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기자면서 기사를 쓰지 못하는 무노동의 괴로움, 그리고 노동자면서 급여 를 얻지 못하는 무임금의 괴로움. '정의는 승리한다'는 구호의 다른 뜻은 사실 '무노동 무임금'인 것 같습니다.

"파업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거리에서 파업특보를 나눠줄 때 시민들이 묻기도 하고, 타사 기자 동료들이 묻기도 합니다. 더러는 국민일보의 파업을 몰랐기 때문에 순수 하게 묻는 말이기도 하고, 더러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대한 힐난이기도 합니다. 하긴 그렇습니다. 내세울 특종도 없고 실수가 잦은 제가, 두 배로 열심히 뛰지는 못할망정 파업을 왜 했을까요. 스스로도 물어볼 일입니다.

한 명 몫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노동을 거부한 이유 는 명확합니다. 파업을 선택하는 것이, 그간 국민일보에서 수습생활을 거치며 교육 받은 기자정신에 부합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합당한 근거로 잘못을 당당히 지적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배웠습니다. 있는 것은 있다고, 없는 것은 없다고 밝히라고 배웠습니다. 사안이 대립되고 양편에 모두 논거가 있으면, 보다 합리적인 쪽이 어떤 쪽인지 면밀히 살피라고 배웠습니다.

지난해 조사무엘민제 국민일보 전 사장의 배임 등 개인 비리를 성토한 노조위원장은 부당해고 를 당했습니다. 기자들이 사내 인터넷 게시판 에 올린 쓴소리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임단협은 7차례 결렬됐고, 공익위원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노조와의 대화를 거듭 뿌리쳤습니다. 편집국장 신임 투표 에서 압도적인 불신임 결과가 나왔지만 회사는 버티기로 일관했습니다. 신참 기자가 배운 대로 판단할 때, 파업은 불가피해 보였습니다.

저와 달리 두 명 이상의 몫을 하는 많은 선배와 후배, 동기들이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경원아, 기사는 이렇게 쓰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한 글을 출고하는 선배들이 파업에 참여했습니다. 누구보다 묵묵히, 티내지 않고 창간 때부터 일해 온 선배도 파업에 선뜻 나섰습니다. 제가 사회부에서 기자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기사 쓰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준 '시경 캡' 선배도 파업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 선배는 "풀은 눕지만,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고 파업의 각오를 말했습니다. 이들을 보며 제 불안 함은 조금 가신 듯도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5층 국민문화재단 사무실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 지부(위원장 조상운) 조합원들이 조사무엘민제 전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 제공

그날 이후 우리는 겨울 내내 시민들 앞에 자주 섰습니다. 국민일보의 유일 주주인 국민문화 재단 이사장이 있는 장충동 경동교회 앞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전 사장이 재판을 받게 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파업을 알렸습니다. 재단 이사들의 직장 과 자택 앞에서 바른 신문을 만들게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혹시 보셨는지요? 왁자한 서울의 거리를 좌충우돌 헤집으며 1인 시위를 하고 자체 제작한 파업특보를 뿌렸습니다.

특보를 나눠주지 않는 노조원들은 팻말을 들고 시민들에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제가 자주 든 팻말에는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 그것이 불의입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옆자리의 선배가 든 팻말에는 "사랑 , 진실 , 인간이 구현되는 국민일보를 원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틀린 말이 없었습니다. 매일 반복해야 하는 구호가 지겹고, 기사를 쓰지 못하고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고, 시민들의 반응이 때로 냉담했지만 참을 수 있었습니다.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했기에 노조원들은 괴로움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삶이 쉬운 저로서는 사실 그들의 속내를 상상 할 길이 없습니다. 한 선배는 어린 딸에게 유치원 을 그만 다니라고 했습니다. 딸은 졸업 식도 못 가느냐고, 친구들을 보고 싶다고 울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 선배는 출산한 아내를 산후조리 원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정의는 승리한다는데, 대개의 승리가 그렇듯 승리의 과정은 가혹해 보입니다.

많은 노조원들은 빚을 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농담처럼, 국민일보 노조가 가계빚 증가에 기여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선배들이 마이너스 통장 을 '뚫을' 때마다 후배들은 밥과 술을 얻어먹었습니다. 은행의 돈을 내 돈으로 착각한 인심이지만, 베푸는 쪽도 얻어먹는 쪽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자존심인지 허세인지, "빚이 1억이나 1억1000만원이나"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유행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의 괴로움이 얼마 나 깊어져야 비로소 파업이 끝나고 독자들을 찾아갈 수 있을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아마 이 괴로움은 더 나은 신문을 위한 열망이 있는 한 당분간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눈이 내리던 날 사장의 집 앞에서 파업소식 을 전한 기자들은 명예훼손 고소장을 받았습니다. 피고소인에는 입사 1년차를 갓 넘긴 기자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이제 취재가 아니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 에 가야 합니다.

기자들에게 무더기 고소장을 보낸 국민일보 조사무엘민제 대표는 미국인입니다. 노조가 회사의 신문법 위반을 정면으로 지적하자 회사는 처음에는 문제 가 없다고 발뺌했었습니다. 법조항을 마음대로 해석 해 미합중국인이 대표이사직을 맡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원들을 호도했습니다. 문화체육관 광부에서 명쾌히 유권해석을 내려준 뒤에는, 회사는 43세의 미국인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봄을 앞당겨줄 것으로 기대했던 이사회에서 사장의 도덕적 흠결은 논의거리가 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상식 밖의 결정을 수용 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와 동료 노조원들의 뜻입니다. 긴 싸움이 되더라도, 돌아가는 길이 되더라도,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신문 사유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지루 한 구호를 계속 외치고, 냉대 속에 파업특보를 읽어 달라고 더욱 호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을 헛되게 쓰지는 않겠습니다. 소외된 이들의 입장 을 체험 하며 가슴 으로 기사를 쓰겠습니다. 기자로서 더 많은 스펙트럼 을 갖추고, 옳고 정당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지나간 이야기를 하나 꺼냅니다. 1월 국민일보 노조는 파업을 홍보 하고 기금 후원 을 받는 일일호프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노조 노래패 소속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맥줏집 구석에서 드럼을 쳤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막내 기자들이 "괜찮아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라고 노래를 불러 줬습니다. 참 역설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무대 에서 바라 보니 손님들 틈으로 술과 안주를 나르는 선배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학부형이 되는 선배도 있었고 마이너스 통장 을 만든 선배도 있었습니다. 노래는 밝았는데 괜히 눈물 을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 겨울에 들었던 막내들의 노래는 여전히 믿을 만합니다. 신참 기자 주제를 무릅쓰고 말해 본다면, 국민일보 노조에도 눈부신 봄이 오긴 올 것입니다. 김훈은 자전거 를 타고 남해 를 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저는 이 통찰을 아직 희망의 메시지 로 읽고 싶습니다. 지금은 떠올리기 힘든 파업의 끝이 오면, 노조원들은 그 겨울의 투쟁이 믿기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안하십시오, 완연한 봄이 오면 바이라인으로 인사 를 드리겠습니다.

2012년 3월 14일국민일보 노동자 이경원 올림
/이경원 국민일보 경제 부 기자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원로부터 한나라당 의원까지 "정수재단 손 떼야".. '박근혜' 사면초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16일자 기사 '원로부터 한나라당 의원까지 "정수재단 손 떼야".. '박근혜' 사면초가?'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일보 사태를 둘러싸고 정수재단의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민주원로부터 한나라당 의원까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편집권과 경영권 독립’ 등 부산일보 사태를 둘러싸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정수재단 사회환원’의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송기인 신부와 이규정 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부산지역 민주원로인사 23명은 16일 오전 부산YMC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위원장이 진정 한나라당의 쇄신을 원한다면 정수재단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원로는 “지난달 6일에 이어 다시 지역원로들이 모인 것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된 정수재단의 즉각적인 사회 환원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근혜 위원장이 진정 한나라당의 쇄신을 원한다면 자신이 안고 있는 구악인 정수재단 문제를 털고 가는 것이 순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정수재단과 부산일보 문제에는 침묵하면서 당 쇄신을 부르짖는 것은 위선"이라며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분별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도높에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현재 부산일보 경영진은 노조위원장과 편집국장에 대한 중징계를 즉각 철회해야한다”며 사태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정수재단 사회 환원을 위한 공동대책위도 꾸려질 예정이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시민사회 인사들은 전국언론노조와 공동으로 오는 17일 '(가칭)독재유산 정수재단 사회환원과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 쇄신? 박근혜 위원장은 정수재단부터 사회 환원하라” 목소리 확산

한나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도 ‘정수재단 사회환원’에 손을 들었다. 부산지역 국회의원 중 8명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정수장학회에서 실질적으로 손을 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사진을 투명하게 구성하거나 공익단체에 기부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부산일보와 정수재단 사태가 지속될 경우 대선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부산일보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지면에 보도했다. 

조선일보도 최근 사설을 통해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정수장학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신의 이름이 전면에 떠오르는 사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꼬집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역 야권의 지지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은 16일 오후 5시 부산일보 앞에서 열리는 정수재단 사회환원 촉구 관련 집회에 총선 예비후보가 대거 참석한다고 이날 밝혔다.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은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정수재단을 실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쇄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 스스로부터 쇄신에 임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산시당은 “제2의 편집권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부산일보 노동조합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날 집회에 민병렬, 고창권, 김석준 공동 시당 위원장을 비롯, 총선 예비후보들과 당직자들이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수재단은 김종렬 사장의 사임 이후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일보 노조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일보 국·실장과 자회사 사장 등 16명에게 회사 현안에 대한 의견서를 받은 재단 측은 후보 임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23일자 기사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를 퍼왔습니다.
MB 처남댁, 이례적인 상속세 주식 납부…이 주식은 누가 살까?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 논란을 일으켰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19.7%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고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김윤옥 여사의 동생) 고 김재정 씨의 부인이 남편의 다스 지분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로 주식 19%를 떼서 국세청에 납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6차례 입찰을 붙였는데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스가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고, 상속세로 납부한 19% 남짓의 주식으로 경영권에 관여할 수도 없어 '매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6차례나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속 유찰되면서 주식 평가 금액은 843억 원에서 60% 수준인 506억 원으로 떨어졌다. 843억 원 짜리를 506억 원에 살 수 있게 된 것. 정부는 세금 337억 원을 손해본 셈이 된다. 과연 이 '다스' 지분을 누가 '헐값'에 사들이게 될까?


▲ 경주에 있는 주식회사 다스 본사 ⓒ뉴시스

'MB실소유주·아들 고속승진' 논란의 다스, 수상한 지분 변동?

기획재정부 및 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재정부는 '다스' 지분율 19.73%를 보유하고 있다. 다스 최대 주주였다가 지난해 2월 작고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김 씨의 다스 지분 48.99%를 상속받으며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납부했기 때문. 이후 권 씨는 남편에게 상속받은 주식 5%를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고 김재정 씨 작고 이후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로 현재 46.8%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권영미 씨로 24.3%를 소유하고 있다. 3대 주주는 권 씨의 상속세 납부로 19.7%를 소유하게 된 정부, 4대 주주는 5.0%를 소유한 청계재단, 5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절친'이자 청계재단 감사인 김창대 씨로 4.2%를 보유하고 있다.

권 씨의 상속세 물납은 청계재단 논란에 이어 또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청계재단의 다스 경영권 확보 논란이 불거졌었다. 청계재단이 권 씨로부터 기부 받은 5%를 통해 1대 주주(이상은), 2대 주주(권영미) 사이에서 다스 경영권 및 의사 결정 과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 있게 되자 "결국 이 대통령이 다스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이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또 불거지기게 된 계기였다.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면서 만든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사위 및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실소유주' 논란을 끊임없이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자 면면만 봐도 '가족 기업'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는 다스 입사 1년 만에 경영기획팀장을 맡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 왔다. 현재 시형 씨가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다스 공장의 중국 이전을 위해 시형 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왜 상속세를 주식으로…이 주식은 누가 살까?

23일 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세로 납부받은 주식의 최초 입찰 이후 이달 21일까지 6차례 입찰했으나 모두 유찰됐다고 한다. 정부는 두 차례 유찰되면 이후부터는 평가금액의 10%씩 감액해 재공고를 내며, 평가금액의 60%까지 가격이 낮아지면 더 이상 감액하지 않는다. 현재 다스는 당초 평가액 843억 원의 60%인 506억 원에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이 가격에 사겠다는 곳이 나오면 매각된다"며 "하지만 1년 후까지도 매각이 되지 않으면 재평가를 거쳐 다시 처음부터 입찰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김재정 씨는 이 대통령 차명 보유 논란이 있는 부동산 등 상당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의 부인 권 씨는 굳이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냈다.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김 씨의 유산이 대부분 권 씨에게 상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이 있는데도 주식으로 상속세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권 씨가 현금이 없을 수도 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청계재단에 다스 지분을 기부하는 등 최근 다스 지분 보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권 씨의 행동은 분명 수상한 구석이 있다.

권 씨가 청계재단에 5%를 기부함으로써 이 대통령 사위와 측근이 포진해 있는 청계재단이 다스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이후, 이번 다스의 지분 변동 역시 수상한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시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남댁과 재산 소유로 말썽이 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국민들은 다스가 누구 것인지 알고 싶다. (다스에는) 이 대통령의 아들(이시형)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5244억 원이다. 이익잉여금만 작년 말 기준으로 1023억 원이 쌓여 있다. 결국 정부가 내다 팔 이 지분을 누가 사들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