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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7일 금요일

“박근혜 후보 너무 파헤쳐” 추궁에 KBS 후보검증 프로 책임자 ‘사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7일자 기사 '“박근혜 후보 너무 파헤쳐” 추궁에  KBS 후보검증 프로 책임자 ‘사의’'를 퍼왔습니다.

이사회서 여당이사들이 공격…기자협회 “제작 거부”

대선 후보들을 검증하는 내용의 (한국방송)(KBS)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가 이사회에 불려가 여당 추천 이사들한테서 ‘박근혜 후보한테 불리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추궁당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사회와 사장은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을 멈추라”며 반발했고,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제작거부를 결의했다.6일 한국방송 이사들과 (대선 특별기획 1부, 대선 후보를 말한다) 제작진의 말을 종합하면, 김진석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은 검증단장직 사의를 밝혔다. 이화섭 한국방송 보도본부장은 김 단장의 사의를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단장은 이날 사의 표명 직후 휴가를 떠났다. 그는 동료들에게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은 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해 유권자의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로 지난 8월 한국방송의 노사 합의로 출범한 조직이다.김 단장의 사의 표명은 5일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검증한 (대선 후보를 말한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이튿날 이뤄졌다. 야당 추천을 받은 김주언 이사는 “여당 쪽 이사들이 ‘박 후보에 대한 검증 편이 문 후보에 비해 너무 속속들이 파헤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을 받은 한진만 이사는 “아이템별로 여야 후보를 비교하지 않고 통째로 나눠 박 후보에 대한 내용을 먼저 내보낸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길환영 사장도 이사회에서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8월 한국방송의 노사 합의로 출범한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만든 (대선 후보를 말한다)는 두 후보의 이력과 그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각각 25분씩 다뤘다. 이 프로그램은 본디 지난달 방영 예정이었으나 길 사장 등이 재검토를 요구해 방송이 늦춰졌고, 한국방송 안팎에서는 검증 보도가 박 후보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방영을 꺼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김 단장의 사의 표명에 대선후보진실검증단 기자들은 성명을 내어 “단장을 비롯한 데스크급 기자들이 고민과 토론을 하며 내놓은 기획물인데 도대체 무엇이 편파적이고, 게이트키핑을 못했다는 것인지 이사들과 사장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와 피디협회·경영협회 등 한국방송 12개 직능단체는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를 통해 “이사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이례적으로 심의실에서 전문가 3명이 감수를 마친 프로그램을 길 사장이나 이사회가 문제삼을 소지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함철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은 “(길 사장과 이사들이) 보도 책임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재발 방지와 책임 문제를 거론한 것은 사실상 관두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이사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가볍게 의견을 나눈 것이지 질책을 한 것은 아니다. 김 단장도 사의 표명을 한 것이 아니라 며칠간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것이 와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KBS 기자들 MB 연설특집에 “KBS 제정신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2일자 기사 'KBS 기자들 MB 연설특집에 “KBS 제정신인가”'를 퍼왔습니다.
기자협·전국기자협 공동성명 “정권 나팔수마냥 100번이나…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해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 특집 방송을 KBS TV로 녹화중계하기로 한 데 대해 KBS 기자들도 즉각 철회할 것과 주례연설 방송 자체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KBS 본사(서울) 소속 기자들로 구성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과 KBS 지역총국·방송국 소속 기자들로 구성된 KBS 전국기자협회는 12일 오후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 특집 방송을 15일 KBS 1TV 2부를 15분 단축하면서까지 녹화중계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시간은 시청자에게 거주 지역의 소식을 알리는 시간”이라며 “대통령 주례연설을 TV로 내보내는 것도 문제지만 뉴스시간을 줄이면서까지 방송을 한다는 것이 과연 제정신인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뉴스시간 단축에 대해 “시청자와의 약속을 대통령 홍보를 위해 맘대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KBS가 마치 정권의 나팔수가 된 마냥 대통령의 독단적인 의견과 주장을 방송한 지가 100회나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데, 이를 기념해 TV방송까지 한다니, 발상 자체가 놀랍고 기가 막힌다”고 개탄했다.
KBS 기자들은 지난해 이 대통령이 라디오 주례연설을 통해 유성기업 사태 등 현안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편 것을 KBS가 그대로 내보낸 것을 두고 “이미 전파를 정치적 사유물로 만든 바 있다”고 지적했다.
KTV가 영상제작 및 편집을 맡기로 한 데 대해 KBS 기자들은 “더 어처구니가 없다”며 “진정 KBS의 정체성을 국정홍보방송에 맡기겠다는 것인가. 사측은 당장 TV 방송 계획을 철회하고, 주례방송 자체를 폐지하라”라고 촉구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KBS PD협회 제작거부 돌입 결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17일자 기사 'KBS PD협회 제작거부 돌입 결의'를 퍼왔습니다.
"KBS 프로그램 공영성 회복 위해" … SNS "너의 죄를 사하노라"

KBS PD들도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KBS PD협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8층에서 열린 긴급 PD총회에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프로그램 제작거부 시기와 방식은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황대준 KBS PD협회장은 “PD협회원 6명을 포함해 13명의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집행부를 징계한 경영진의 행태는 KBS의 미래에 대한 폭거이자 모두에 대한 징계로 용납할 수 없다”며 “특히 여러 기수의 반대성명서가 나왔는데도 (사측이)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아 최후의 수단인 제작거부까지 결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4년간 방송됐던 다양한 (정부의 입맛에 맞춘) 프로그램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운 마음이 쌓여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이라며 “(제작거부의 배경에는) 당장의 징계만이 아니라 이런 근본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KBS 프로그램 공영성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기자협회도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공정방송이 훼손되고, 노조파업에 대한 보복징계가 이루어졌다며 15, 16일 제작거부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기자협회의 파업 돌입 여부는 17일인 오늘 결정된다.
KBS PD협회의 제작거부 돌입 소식에 트위터에선 “김인규 퇴진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KBS도 파이팅” “너의 죄를 사하노라~ 국민의 품으로. 잘하셨네요” “적극 지지합니다” “꼭 승리하시길” 등 응원의 목소리가 높다.
파워트위터리안 탁현민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겸임교수도 트위터에 “KBS PD들이 제작거부를 결의했답니다. 언론인들의 마지막 저항에 시민들의 호응만 불붙는다면 이기는 싸움입니다”라는 멘션을 올리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2012년 2월 13일 월요일

KBS기자, '제작거부' 투표 15~16일 진행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12일자 기사 'KBS기자, '제작거부' 투표 15~16일 진행'을 퍼왔습니다.
'부당징계' '이화섭 임명' 철회 요구…17일 0시 결과 공개


▲ 이화섭 KBS 신임 보도본부장
KBS 사측이 2010년 7월 진행된 합법파업을 이유로 KBS 새 노조 집행부 13명을 대거 중징계하고, (추적60분)4대강편 등을 불방시켜 논란을 일으킨 이화섭씨를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하자 KBS 구성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집단행동' 돌입을 준비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15~16일 이틀간 '부당징계 철회'와 '이화섭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철회'를 위한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총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KBS 기자협회는 10일 저녁 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은 1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자협회 회원 555명 가운데 육아휴직, 해외연수 등을 제외한 545명이 투표인단에 해당한다. 재적 인원 과반수에 과반수가 찬성하면 제작거부가 가결되며, 만약 부결된다고 해도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결과는 17일 0시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기자협회는 2008년 8월 정연주 KBS 사장이 불법적으로 해임될 당시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투쟁의 전면에 나섰던 KBS 사원행동 관계자 3명이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를 당하자 2009년 1월 29일 '중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KBS PD협회와 함께 제작거부에 돌입한 바 있다.
KBS 기자ㆍPD협회는 제작거부에 돌입한 2009년 1월 29일 당일 KBS 사측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파면' '해임'에서 '정직'으로 크게 낮추자 제작거부 돌입 18시간 만에 업무에 복귀했었다.

▲ 지난 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KBS본부 조합원들이 중징계를 받은 집행부 13명을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곽상아
KBS 새 노조 역시 오는 14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김인규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KBS 중견기자 73명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중징계 철회'와 '이화섭 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KBS 보도본부 19~25기 기자들은 "우리 기자들의 대선배(김인규 사장)가 KBS를 파산 상태로 몰아가는 상황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기 힘들다"며 10일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징계의 칼을 거두시라. 이미 합법파업으로 판결난 사안에 대한 무리한 징계는 경영진의 무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며 "이화섭 보도본부장의 임명도 철회돼야 한다. 이화섭 기자는 공정한 보도를 이끌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이미 내려졌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후배들은 특보 출신 사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했고,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도 같은 입장이지만 마음 한편에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가 넓은 김 선배가 KBS의 조직 역량을 키울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어 "직원들 사이에서 'KBS 사장은 내부에서 하면 안 되겠어!' '차라리 외부 낙하산 사장 때가 좋았어!'라는 말이 오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며 "KBS를 잘 안다는 김 선배의 장점이 내부 세력의 갈등을 담보로 조직을 장악하고, 방송의 영향력을 정권에 헌납하는 능력으로 쓰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사장을 향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인가? 30년 후배들의 성명서를 정말 '정연주 키즈'의 정치적 공략이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물으며 "중고참인 우리가 이렇게 어렵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사장께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 때나마 우리 기자들의 얼굴이었던 김인규 선배가 KBS의 현재이자 미래인 후배들에게 경멸의 대상이 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우리도 후배들 앞에서 얼굴을 들기 힘들다"며 "KBS에서 태어나 KBS 속에서 승승장구 해 오신 선배의 인생과 KBS의 역사에 더 이상 오점을 남기지 말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성명에 참여한 19~25기 KBS 기자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고성준 곽우신 김휴동 손관수 오세균 유석조 이병권 이창룡 이흥철 (19기) 김웅규 김태선 김철민 박재용 박태서 성인현 이중우 임장원 장세권 조현관 진만용 하준수 (20기) 김인수 김태형 김현석 김희철 나신하 선재희 윤양균 이승환 이영진 이호 황상길 (21기) 김원장 김봉진 김정환 박유한 심수련 이경호 이동환 이은정 이주형 정재용 조일수 최경영 최문호 (22기) 유승영 최정근 함 철 (23기) 구영희 박성래 오범석 오승근 원종진 유원중 윤희진 이수연 이영현 정인성 정제혁 조현진 한성윤 한승복 (24기) 김용모 박종훈 송현정 신동곤 심병일 안현기 이해연 임동수 정충희 홍병국 홍성철 (25기)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교류단절로 인한 대북정보 부재, 현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4일자 기사 '“교류단절로 인한 대북정보 부재, 현 정부의 자업자득이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정일용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

연합뉴스에서 오랫동안 북한 및 한반도 관련 보도를 하며 기자협회장을 역임한 정일용 기자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로서 남북교류 사업도 수차례 관여한 바 있다. 

정일용 대표는 23일 오후 와의 전화인터뷰에서 ‘94년에 비해 언론보도가 차분하고 냉정해졌다’는 평가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북에 대해 잘 모르면서 추정에 추정을 거듭해서 쓰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정일용 대표는 일부 언론의 김정은 후계체제가 준비가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보도와 관련,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가 될 때보다 북 사회가 내부적으로 안정돼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새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일용 대표는 일선에서 북한 관련 보도를 하는 후배들에게 “북한에서 나오는 원전에 근거해 최소한 북의 주장이 이렇다 라고 보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사실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론이 남북관계를 파탄내자는 것이 아니라면 관계개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정일용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

다음은 정일용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다.

-언론보도가 94년에 비해 차분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은 서거냐 사망이냐 하는 지엽적인 논란을 부채질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보도를 하고 있다.

=94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좀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 북과 교류접촉 많아지면서 북쪽에 대해 전보다 좀 많이 알게 돼서 그렇지 않겠나?
그러나 남쪽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는지도 모르는 것이 정부와 언론의 수준이다. 북과 김정은 후계자에 대해 잘 모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추정해서 쓰는 것은 쓰는 기자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일 것이다. 국민들도 94년과 비교하자면 (북에 대한 선정적인) 그런 기사가 나온다 해도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 

김정일 후계 승계 당시보다 현재의 북이 훨씬 안정돼 있어

-김정은 후계자가 갓 서른도 안 된 인물로 사실상 허수아비라거나 북이 극도의 혼돈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는 가설이 쏟아지고 있다.

=나이만 갖고 따질 것은 아닌 것 같고 후계자 수업을 오래 못 받았다, 후계자로서 활동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 결정 과정에 삼촌이나 경쟁세력이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한창 자랄 때는 북이 유일사상을 정립한다 면서 내부 정리가 필요한 분위기였다. 김정은 후계자 지명은 김정일 위원장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경제로 보더라도 (김일성 주석이 서거한) 1994년에도 힘들었고 이후 계속 가뭄이다, 홍수다 해서 얼마나 힘들었나? 그때와 비교하면 북쪽에서도 경제적으로는 좋아졌다고 말하고 외신에 따르면 북의 올해 식량 작황이 괜찮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 면을 종합해보면 김정은 후계자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분위기에 권력을 승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대 세습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언론과 일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생각을 어떻게 가지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부인할 수도 없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북의 현실이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들어선 것을 부인할 수 있겠나?

-김일성 주석도 생전에는 남쪽으로부터 극심한 비판에 시달리다 사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비교되며 언론의 평가가 후해졌다. 지금도 김정은 후계자와 비교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나름대로 지도력이 있었다는 식으로 상대적으로 후하게 평가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 것이 보인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해서 좋게 평가하고 새로 등장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깎아내리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김정은 후계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북을 봉쇄고립시키니 정보도 얻을 수 없어

-북의 서거 발표 이후 남측이 북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대단히 부족하다는 것이 충격적으로 드러났다. 정부여당 쪽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의 정보력이 약화됐다고 하고, 반대로 남북교류 차단이 정보력 부재의 주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본래 서로 만나고 해야 주워듣기라도 하지. 이 정부 들어와서 언론본부만 해도 만남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첩보위성이 지름 몇 센티미터짜리 물체를 구분한다 해도 건물 내부 상황이나 사람 생각을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나. 이명박 정부와 미국 등 서방의 자업자득이다.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고립시켜서 폐쇄적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정보가 있을 수 없다. 

ⓒ6.15남측위 언론본부 2006년 남북언론인토론회 합의서에 서명(수표)한 남측 언론본부 정일용 상임대표와 북측위원회 양철식 사무국장이 기쁜 표정으로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이전 정부처럼 남북 교류가 활성화 됐다면 지금과 달랐을까?

=교류가 진전되고 만나고 있었다면 갑자기 17일 뭔가 변화가 있다면 알 수 있지 않았겠나. 관계가 진전됐다면 북쪽에서도 숨기지 않았을 것이다. 개연성으로 보자면 보다 빨리 알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부는 조의 대신 위로를 표명하고, 이희호 현정은 여사 외 민간 조문은 불허하되, 민간단체의 조의 표명이나 조전 발송은 허용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어떻게 보나?

=남북 간의 특수관계를 떠나나 조문을 가는데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스운 이야기다. 사람들이 잘 기억을 못하는데 북쪽에서 조문을 오거나 조전을 보낸 것은 상당히 여러 차례다. 정주영·정몽헌 회장과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 그리고 통일 관련 인사 등에 여러 차례 조의를 전했다. 그렇다면 북쪽이 더 유연한 것이 아닌가. 
남에서 정부 차원 조의 표시 대신 동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달한다고 하는데 굳이 김정일 위원장 등 지도체제를 인민과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식이라면 막말로 잘 됐으니까 축하한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쪽에서 이렇게 유연하게 하리라고는 북에서 생각도 못했을 거라는데 말 하다보니 유치하고 웃음이 난다. 꼼수로 보인다.
북쪽에서 와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쪽에서 남북관계 개선 생각해서 조문 가겠다고 하는데 누구는 가지 말라고 무슨 잣대로 하는가? 

북 관련 보도에서 북의 ‘원전’ 중시해야

-북 관련 보도는 사실 관계 확인도 어렵고 명예훼손 같은 위험도 없어 ‘소설 쓰기’의 유혹이 많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1차적으로 원전, 즉 북쪽 신문이나 방송, 출판물에 기초해서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최소한 북이 그렇게 주장했다는 것은 사실 아니냐. 사실이든 선전이든, 북의 말은 알 수 있다. 또 깊이 오랜 시간 보다보면 어떤 건져낼 것이 있다.
지금 남북관계의 향방은 남에 많이 달려 있다. 북도 남이 하기 따라서 상당히 좋아질 수도 있고 끝장날 수도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언론이 남북관계를 파탄내자는 것이 아니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앞으로의 남북관계 어떻게 전망하나

=김정일 위원장 부고를 보면 상당히 장문이다. 김 위원장 치적이 나오고, 뒷부분에 남북관계에 대해 조국통일 3대헌장과 남북 간의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자주적인 통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한다. 김정일 위원장 시대와 변함이 없다. 김정은 시대를 보면 큰 틀이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핵문제는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문부터 20년 넘게 계속되는 문제다. 김정은 시대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외부 압박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자기 편의주의적인 생각일 뿐이다.

고희철 기자khc@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