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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7일 화요일

SNL코리아가 변희재 고소를 대하는 방법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06일자 기사 'SNL코리아가  변희재 고소를 대하는 방법은'을 퍼왔습니다.
“변희재와 다투고 싶지 않아…방송에서 다룰 것”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tvN (SNL코리아)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CJ E&M 강석희 대표이사와 최일구 앵커, 개그맨 안영미 씨를 형사고소와 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tvN (SNL코리아)는 지난 4일 ‘위크앤드 업데이트’ 코너(11회분)에서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변희재 대표와 팝아티스트 낸시랭을 선정했다. 해당 방송에서 개그맨 안영미 씨는 “(변희재와 낸시랭은) 의외로 닮은 점이 있다”며 “튀는 거 좋아하고 직업은 알겠는데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풍자했다. 

▲ 5월 4일 tvN 'SNL코리아'(11회분) '위크앤드 업데이트'코너에서 '이주의 이상한 놈'으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팝아티스트 낸시랭 씨를 선정했다ⓒtvN


이에 대해 변희재 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pyein2)를 통해 “tvN SNL에서 저를 낸시랭과 똑같이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는데, 재벌 하청방송 따위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정정보도와 함께 5억 원 손배 언론중재위에 청구한다”고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원래 언론이 명예훼손으로 소송 걸리면, 공인에 대한 검증, 독자 알권리 주장한다"면서 “tvN은 재벌의 하청방송으로서 돈만 벌겠다는 오락채널이다. 민사 가면 최소한 5천만 원 이상은 받는다. 여긴 언론도 아니니 돈으로 받아내겠다”, “덕분에 큰 돈 생기겠다”고 밝혔다. 또, “CJ가 tvN 내세워, 대한민국 정부를 공격하는 일은 금도를 넘어섰다. 이번에 제대로 걸린 거다. 다시는 일개 재벌따위가 대한민국 정부를 흔드는 일 엄두도 못내게, 응징해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변희재 씨와 함께 ‘이상한 놈’으로 선정된 낸시랭 씨는 자신의 트위터(@nancylangart)를 통해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이상하다는 보들레르의 말도 있죠. (이상한 놈에) 선정돼 매우 영광이에요. (SNL코리아) 파이팅 앙!”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 tvN 'SNL코리아'에서 이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된 변희재 대표와 낸시랭 씨의 상반된 반응


그동안 (SNL코리아) ‘위크앤드 업데이트’는 여러 정치인을 주 타깃으로 풍자를 해왔고 문제없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변희재 대표의 고소는 SNS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SNS에서는 “풍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낸시랭과 변희재의 설전을 두고 풍자한 SNL코리아에 대한 두 사람의 반응으로만 봐도 누가 대인배이고 누가 소인배인지 대번 드러난다”는 등 변 대표를 향한 부정적인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tvN (SNL코리아) 안상휘 CP는 이와 관련해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저희가 종북 논란에 휘말린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 분 전에 더 많이 디스(내지 풍자)한 분이 많다. 정치인도 많았고 최근 장관님들까지 쿨하게 넘어가셨다”고 말했다.
안상휘 CP는 “굳이 변희재 씨와 다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여의도텔레토비’ 건과 같은 방식으로 대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CP는 “‘위크앤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다룰지 모르겠지만 (SNL코리아)에서 (변희재 씨의 반응을)다루긴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위크앤드 업데이트’를 보도로 규정한 것에 대해 안상휘 CP는 “시사 풍자 프로그램”이라며 “뉴스를 우리 식으로 코믹하게 코멘트하는 게 주 포인트이다. 당연히 예능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5월 6일 월요일

낸시랭 '꺾은' 변희재의 다음 타깃은 최일구·안영미?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05일자 기사 '낸시랭 '꺾은' 변희재의 다음 타깃은 최일구·안영미?'를 퍼왔습니다.
'이상한 놈' 선정된 변희재, CJ그룹 형사고소 및 5억 손배소 방침
▲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로부터 민.형사상 소송에 휩싸일 처지에 놓인 tvN의 ‘SNL코리아 시즌2’,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의 한 장면을 보도하고 있는 주간미디어워치 기사 본문 캡쳐. ⓒ .


보수 논객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가 5일 CJ그룹을 비롯해 최일구 전 MBC 앵커, 개그맨 안영미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CJ그룹이 운영하는 케이블채널 tvN의 'SNL코리아 시즌2'가 변 대표를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한 것이 명예훼손이라며 민ㆍ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 

앞서 지난 4일 방송된 'SNL코리아'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최근 연일 온라인 설전을 벌인 변 대표와 팝아티스트 낸시랭을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다. 이 코너는 최일구 전 MBC 앵커와 개그맨 안영미씨가 진행하고 있다.

안씨는 방송에서 "싸우기는 하지만 두 분 의외로 닮은 점이 많다"며 "튀는 것 좋아하고, 직업은 알겠는데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간미디어워치는 5일 "변 대표가 tvN을 운영하는 CJ E&M의 강석희 대표이사와 최일구 앵커, 안영미에 대해 형사고소하고, CJ E&M에 대해서는 별도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개그맨 안영미는 CJ그룹의 지시에 따라 대본만 읽었을 가능성이 높아, 공개적으로 이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할 경우 고소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 '친노종북 편향' CJ그룹에 전쟁 선포"

특히 주간미디어워치는 "변희재 대표가 CJ그룹에 전쟁을 선포했다"고도 했다. 이 매체는 "영화계를 장악하여 온갖 친노종북 선동 영화를 제작해온 CJ그룹은 tvN이란 오락채널을 개설해놓고, '끝장토론' 등을 통해 친노종북 선동에 가세해왔다"며 "SNL코리아라는 개그프로에서는 수시로 대한민국 정부를 공격하며, 노골적인 친노종북 편향을 드러냈었다"고 비난했다. 

"tvN은 보도를 할 수 없는 연예오락채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L코리아 등을 통해 편법으로 CJ그룹의 이해에 따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이번 11회에서도,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부풀려 과장하여 선동했고, CJ그룹의 정적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을 공격하는 등 보도채널의 기능을 하고 있다. 

CJ그룹은 대한민국 연예, 영화계를 수직구조로 장악, 시장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고 있으면서도, tvN을 활용 방송권력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CJ그룹은 편법적으로 언론보도 기능을 추가하면서, MBC 친노종북 노조의 불법파업을 옹호해온 최일구 앵커까지 스카웃했다. 최일구를 앞세워 정부와 삼성 등을 맹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매체는 "변희재 대표 측은 이런 CJ그룹을 수시로 비판해왔기 때문에, tvN을 통해 보복에 나선 것으로 파악, CJ그룹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tvN의 'SNL코리아'를 방송통신심의위에 제소하고, 범국민적 CJ그룹 불매운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실제 주간미디어워치의 소속 협회인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변희재, 이하 인미협)는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에 'SNL코리아'를 방송 윤리 및 보도채널 규정 위반으로 제소했다. 최일구 앵커와 안영미씨가 진행하는 뉴스코너가 정치, 사회 전반의 실제 뉴스를 다루는 등 명백한 보도기능을 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와 관련 최일구 앵커는 지난 4일 방송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검찰 압수수색 강행'이란 뉴스를 보도하면서 "국정원이 수모를 당했다. 국책사업으로 댓글 문학이 꽃피우고 있다. 노벨 댓글문학상 받겠다"고 국정원을 비판했다. 또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안철수는 아이돌이고 새누리당은 조용필이다"라고 한 발언을 두고, 안영미씨가 "이 얘기를 조용필이 들으면 뭐라 그럴까요?"라고 묻자, 최일구 앵커는 "글쎄요. 바운스 바운스라 하지 않을까요"라고 꼬집었다.

최일구 앵커는 또 '삼성전자 또 불산 누출, 인근 주민 불안에 떨어'라는 뉴스에서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 사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삼성이 이래서야 되겠나. 누출된 건 불산이지만 쌓이는 건 불신이다"라고 삼성을 비판했다. 

주간미디어워치는 "CJ그룹에서는 이렇듯 오락채널에서 보도기능을 불법적으로 도입하여, 국정원, 새누리당, 삼성 등 친노종북 세력의 타깃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여론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 변희재 <미디어워치> 발행인 (자료사진) ⓒ 권우성


변희재 "최소 1억원...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하늘의 보상" 

변희재 대표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SNL에서 저를 낸시랭과 똑같이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는데, 재벌 하청방송 따위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미디어워치 대표로서 주간지 발행인이자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이라며 "(이것이) 나의 정확한 일임에도, CJ하청업체는 공개적으로 뭐하는지 모르는 이상한 놈이라 명예훼손을 저질렀다. CJ의 재력으로 볼 때 5억원 정도 청구해도 법원에서 끄덕일 것"이라고 했다. 

변 대표는 "이번에 안영미까지 형사고소하는 것은, 연예인들이 친노종북 제작진이 아무리 강요해도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 정도를 지키라는 뜻"이라며 "미리 안영미에게 알려주는데, 자신의 뜻이 아니라 CJ미디어 제작진의 강요였다는 점을 명명백백히 밝히면 고소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그냥 침묵하면, 당연히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고 했다. 

변 대표는 최 앵커를 고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를 누구인지 알 수 없어, 경력으로 볼 때, 최일구가 아이템을 전횡하는 것이라 추정할 수 있어, 소송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tvN건은 그동안 제가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하늘이 보상해줬다고 본다", "이렇게 부담 없이 최소한 1억원 가까이 받아낼 기회 잡기 쉽지 않다", "일개 재벌 하청방송에서 저런 여론조작질을 벌이고 있나. 버릇을 고쳐놔야 돼요" 등의 입장을 밝혔다. 
▲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로부터 민.형사상 소송에 휩싸일 처지에 놓인 tvN의 ‘SNL코리아 시즌2’,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의 한 장면을 보도하고 있는 주간미디어워치 기사 본문 캡쳐. ⓒ .


변희재에 뿔난 낸시랭... "최고의 사냥개, 당신이 이겼습니다"

앞서 변희재 대표와 '친부 사망 거짓말 논란'을 두고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던 낸시랭(본명 박혜령)은 지난 2일 변 대표에게 "당신이 이겼다"고 선언했다. 변 대표는 "낸시랭이 방송에서 수차례에 걸쳐 사망했다고 주장한 낸시랭의 아버지는 팝가수 박상록씨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변 대표는 또 최근 "낸시랭 수척한 모습? 이런 쇼 같은 건 해도 좋은데, 딱 두 가지만 안 됩니다. 첫째, 거짓말, 둘째 친노종북의 꼭두각시. 이 두 가지만 하지 않으면 평생 저와 마주칠 일도 없을 거에요"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대해 낸시랭도 트윗을 통해 "이거봐요. 변희재씨. 당신이 뭔데 남보고 이건 해도 된다 저건 하지 마라 이러는 거야? 선도부놀이 하는 거야? 꼰대질을 하고 싶으면 거울보고 당신 혼자해. 어디서 건방지게"라고 맞대응했다.

그러자 변 대표는 "낸시랭은 이제 친노종북이들에게 여왕 대우 받던 3개월간의 한여름 밤의 몽상에서 벗어나, 원래 하던 대로 천박한 3류 연예인 생활로 복귀하기 바랍니다. 자칫 더 덤비다, 그 밥그릇조차 엎어지는 수가 있어요"라는 글을 다시 올려, 낸시랭을 공격했다. 

이에 낸시랭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올린 "복수는 인간의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맡기세요.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해주십니다. 악인은 결국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게 되어 있어요"라는 글을 리트윗하면서 "참을게요. 전 절대 울지 않는 낸시랭이니까"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낸시랭은 변 대표가 올린 "밥그릇조차 엎어지는 수가 있어요"라는 구절을 따 "네가 먹던 개 밥그릇?"이라며 다시 한 번 변 대표에게 일침을 가했고, "여러분은 미친 변개가 눈을 희번덕이며 계속 달려들면 어떡하시나요?", "천하의 천박하고 비열한 인간은 바로 너"라며 연달아 변 대표를 향한 독설을 날렸다.

변 대표 역시 "낸시랭 천박한 말 쓰는 거 보니 학창시절 면도칼 좀 씹고 다닌 티가 확 나네요", "(낸시랭) 말투야 칠공주파 수준이나 그래도 나이 마흔 짜리한테 오빠소리 들을 때보단 덜 역겹네요"라고 반격에 나섰다. 

결국 낸시랭은 "변희재씨 당신이 이겼습니다. 전 당신에게 이길 생각자체가 아예 없었지만 그래도 당신이 이겼습니다. 최고의 지식인. 최고의 엘리트. 최고의 저격수. 최고의 사냥개. 최고의 애국보수논객이십니다. 축하드려요. You Win"이라는 글을 올려 싸움을 종식시켰다.
최경준(235jun)

2013년 4월 14일 일요일

MBC 떠난 최일구 "그래도 마음 속에 MBC 품고 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4일자 기사 'MBC 떠난 최일구 "그래도 마음 속에 MBC 품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프리랜서로 다시 선 최일구를 만나다

▲ 2010년 12월 12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이 보도를 통해 최일구 앵커는 "전 말레이 곰에게 이런 말 해주고 싶어요. 자꾸 도망다니지 말레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MBC뉴스데스크 화면


"말레이곰 자꾸 도망가지 말레이~"

'최일구 어록'이 있을 정도로 최일구 기자는 MBC를 대표하는 앵커였다. 최 기자가 2월 사표를 제출하며 MBC를 떠났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딱딱한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그의 모습을 더 이상 TV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SNL 코리아' 위켄드 업데이트 진행자로 돌아왔다. 1985년 입사 이래 MBC 보도국에서 기자의 삶을 살아오던 최 기자가 교양·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미디어스)는 13일 서울 상암에 위치한 SNL코리아 리허설 현장을 찾았다.
최 기자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미국의 코미디언들이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풍자하는 날이 오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장진 감독이 진행하던 SNL을 보게 됐다"며 "그걸 보면서 '나중에 내가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기자가 아닌 방송인 프리랜서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에 부담은 없을까? 최 기자는 "겁이 난다" "두려움을 느낀다"며 솔직한 심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최 기자는 지난해 '170일' 파업에 동참하면서 MBC로부터 숱한 징계를 받았다. 그가 MBC를 떠난 후, 2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김재철 사장이 해임됐다. 최 기자는 김 사장에 대한 질문을 하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긴 침묵 끝에 최 기자는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뉴스를 접했을 때는 '이제는 MBC가 잘됐으면'이라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장이 들어와 MBC 정상화의 일환으로는 최일구 기자를 다시 부른다면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최 기자는 고민없이 웃으며 말했다. "고향에서 불러준다면 내가 마다할 이유가 뭐 있을까? 나는 마음 속에 MBC를 품고 있다. 내 평생 동안 밥을 먹여준 회사가 거긴데."
(인터뷰는 연합뉴스, 노컷뉴스, 스포츠경향, 텐아시아 등 5개 매체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어려운 결정이었던 SNL코리아

기자 : 근황이 궁금했다.
최일구 : MBC에서 있던 세월을 따져보니 만 27년 3개월이더라. 85년도 12월에 입사했으니까. 사표가 수리되고 나서 특강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나가볼까 생각을 했었다. 지방에 머리를 식히러 여행도 다녔다. 3월에야 돌아왔는데 마침 tvN 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서로 얘기를 했고 4월 초에 이 곳에 오기로 결정을 했다. 작년 2월 말부터 앵커를 그만두고 파업에 참여했으니 쉬는 생활이 1년하고도 한 2달 정도 됐던 것 같다.
기자 : 왜 SNL코리아를 선택하게 됐나?
최일구 : 여행을 마치고 3월에 올라오니 tvN말고도 다른 곳에서 연락이 왔었다. SNL코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미디언이 하는 프로그램 같은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풍자하는 날이 오겠구나 생각을 했었고, 재작년 11월 말인가 장진 감독이 진행을 하던 SNL코리아 시즌1을 보게 됐다. 그걸 보면서 '나중에 내가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SNL코리아가 예능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됐다. 53세인 내 나이도 그렇고. 또 줄곧 해오던 일이 기자인데, 유명 연예인 속에서 이 일을 맡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렵게 결정했다.

▲ SNL 코리아로 컴백한 최일구 앵커 ⓒSNL코리아


기자 : 종편에서도 러브콜을 세게 했다고 들었다.
최일구 :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었다. 다른 제안보다도 하고 싶었던 건 'SNL 위켄드 업데이트'였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자 : 항간에는 백지연 앵커의 피플 인사이드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tvN의 제의가 있다고 하던데.
최일구 :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여기 관계자에게 물어야 하지 않겠나.(웃음) 출입증도 지금 받았다. 명함도 없다. (웃음)
기자 : MBC에서처럼 재치있는 클로징이나 날카로운 촌평을 기대할 수 있나?
최일구 :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쪽의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첫날이고 해서 SNL 안상희 PD가 정해준 범위에서 내가 조금 수정을 했다. 차츰 맞춰가면서 해야지 처음부터 MBC에서 했던 것처럼 할 수도 없잖나. 여기 분위기도 있고. 봐가면서 변화를 줄 수 있으면 줄 생각이다.

"가혹한 징계, 회의 느껴"

기자 : 김재철 사장이 퇴진했을 때의 심경이 궁금하다.
최일구 : 떠난 사람이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침묵) 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 떠난 입장이라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김재철 사장도 자기가 생각할 때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던 것 같고, 나를 포함한 후배들은 우리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 년 넘게 행동을 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뉴스를 접했을 때는 '이제는 MBC가 잘됐으면'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지금도 MBC가 잘되기만 생각한다.
기자 : 최 기자가 떠난 후 2달도 지나지 않아 김 사장이 떠났다. 'MBC에서 버틸 걸'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나?
최일구 : 이미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프리랜서를 한다는 게 겁이 난다. 진짜 겁이 났다. 직장이라는 우산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깨달은 것이다. 많이 겸손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53세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성찰해야 할 것 같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기자 : 징계 이후 모멸감이 컸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최일구 : 작년 2월 파업에 동참하면서 길어봐야 3~4달 안에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하다보니 170일 파업을 하게 됐다. 이후 정직이 내려지고 신천에 있는 MBC 아카데미서 교육을 받게 됐다. 앵커를 하다보니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회의가 들었다. 인생이라는 게 한 번뿐인데, 나이는 점차 들어가고.
신천까지 왔다갔다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꼭 이렇게 살아야만 할까?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그러던 차에 2월 4일 정직 3개월이 나왔다. 내가 사규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에 신고를 하고 특강을 해야 하는데, 신천 아카데미에 있다보니 하지 못했다. 신고를 하지 않고 특강을 해 인사위에 올라가게 됐고 정직 3개월을 받게 된 것이다. 회사가 나에게 더 이상 다니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과 회의를 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회사의 결정이 그렇게 나오니.. 정년 퇴직까지 동료 선후배들과 MBC에 뼈를 묻고 싶었지만, 주변 상황이 이렇게 바뀌다보니 사직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 최일구 앵커가 지난해 언론노조 MBC 본부의 '170일 파업'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기자 : 현재의 MBC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
최일구 : MBC의 조직을 추스리는 문제는 새 사장이 와야 풀릴 것 같다. 지금은 과도기 체제인 것 같은데 MBC에 아직도 힘이 없는 것 같다. 새 사장이 온 뒤에야 조직이 재정비되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MBC의 상황을 잘 모른다. 떠나다 보니 구성원들과 연락이 잘 안 되더라. MBC에 있는 선후배들이 내게 전화하기도 그런 것 같고 내가 그 쪽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일이 돌아가는 걸 물어보는 것도 그렇고. 기사 나오는 것 이외에는 MBC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기자 : 최 기자에 이어 오상진·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표를 냈다.
최일구 : 내가 사표내고 2주 뒤 오상진씨도 사표를 냈다. 오상진씨는 유능한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특별히 도움말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잘하실 것이다. 문지애씨도 사표를 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문지애씨는 마지막에 (뉴스데스크) 짝꿍도 같이 했던 사이다. 그래서 문지애씨엔 전화를 했다. '정말로 학업과 가정 때문에 그만둔거냐'고 물었다.(웃음) '네. 맞아요. 국장님' 그러더라. 그래서 '너까지 나간 거에 참 놀랐다. 네 뜻대로 집안에서 쉬면서 다음에 한 번 보자'고 말했다.
기자 : MBC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최일구 : 얼마 전에 한 후배와 통화를 했다. 후배가 '최 선배 이렇게 떠나가시면 어떻게 하나. 참 서운하다'라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났지만 이제부터 MBC 조직을 추스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외부적으로야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옛날처럼 다시 향상시켜야 할 것이고. 후배들에게 미안함이 크고 대신 밖에 나와서도 후배들에게 누가 안 되도록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MBC가 부르면 마다할 이유 없어"

기자 : 앞으로 계획을 묻고 싶다.
최일구 : 지금 계획 같은 게 있을리 없다. SNL 코리아의 위켄드 업데이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조금 전에 안영미 씨와 리허설 같이 해 봤다. 1년 2개월 만에 일을 하다보니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PD나 스태프 등 이 곳의 많은 분들이 젊고 활력이 넘친다. 신동엽, 유세윤씨 등 에너지 넘치는 분들과 같이 호흡을 하다보니 젊어진 기분이 든다. 상당히 좋다.
기자 : 진행자로서의 역할만 하게 되는 건가?
최일구 : SNL코리아는 한국 최고의 희극인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내가 그들처럼 할 순 없잖나. 예능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기자로서의 이미지는 가지고 가고 싶다.
기자 : MBC에서 새 사장이 프리랜서 진행자 최 기자를 부르면 갈 건가?
최일구 : 고향에서 불러준다면 내가 마다할 이유가 뭐 있을까? 나는 마음 속에 MBC를 품고 있다. 내 평생 동안 밥을 먹여준 회사가 거긴데.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3년 2월 23일 토요일

최일구에 이어, 오상진도 MBC 떠난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22일자 기사 '최일구에 이어, 오상진도 MBC 떠난다'를 퍼왔습니다.
22일, MBC 아나운서국에 사직서 제출

▲ 파업 기간 중이었던 지난해 4월 '프리랜서 앵커 채용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자리에서 오상진 아나운서가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최일구 전 앵커가 MBC를 떠난 것에 이어, 오상진 아나운서도 MBC에 사표를 제출했다.
'MBC 간판 아나운서'인 오상진 아나운서는 22일 오후 MBC 아나운서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단독 보도한 (일간스포츠)가 인용한 한 방송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상진 아나운서는 오랜 시간 고민을 해왔으며, 장고 끝에 MBC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방송관계자는 퇴사 이유에 대해 "복합적인 사유가 있는 것 같다"며 "특별한 문제가 있었거나 즉흥적인 결정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만 했다. 오상진 아나운서는 지난해 170일 파업에 참여를 했고, 문지애, 손정은 아나운서 등과 함께 뚜렷한 이유없이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고초를 겪었다. 
현재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MBC 인사부 역시 "현재까지 인사부에 전달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2006년 MBC 24기 공채로 입사한 오상진 아나운서는 2007년 'MBC 방송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부문 남자신인상을 거머쥐며 인기 아나운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후 '불만제로'. '뉴스 투데이', '일밤-경제야 놀자', 라디오 '굿모닝FM 오상진입니다' 등의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맡은 바 있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MBC, 김정근ㆍ한학수 등 25명 교육발령 연장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12일자 기사 'MBC, 김정근ㆍ한학수 등 25명 교육발령 연장'을 퍼왔습니다.
최일구 사표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징계'

▲ 서울 여의도 MBC사옥 ⓒ미디어스

MBC 간판 앵커였던 최일구 기자가 교육발령, 정직 등의 징계 조치에 "수치스럽다"며 사표를 제출한 이후에도, 김재철 MBC 사장의 '징계'는 멈추지 않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신천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김정근 아나운서, 한학수 PD를 비롯한 25명의 교육발령이 9일로 종료되자 10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교육을 3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신천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게 된 이들은 총 37명이다. MBC노조 전임 집행부를 맡았던 사원 2명도 10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기존의 업무와 상관없는 용인 드라마 세트장에 배치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12일 성명을 통해 "누가 보더라도 사측 입장에서 '껄끄러운' 사원들을 계속 격리시키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이해할 수 없는 인사'에 대한 노조의 지적과 비판에 대해  회사는 '인사는 회사의 고유권한이며, 노조의 인사권 침해는 노영방송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강변해왔다"며 "그러나 이 말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회사의 인사권이 제대로 된 규정에 근거해 행사되고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 사규 '인력관리규정'에는 '징계를 받은 사람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나와 있다. 또, '개인평가규정'에는 무슨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이며, 몇 차례나 교육명령을 연장할 수 있는지, 또 교육의 결과를 어떤 절차로 평가해 업무에 복귀시킬 것인지, 아무 것도 나와있지 않다"며 "많은 회사 돈을 축내면서, 현장을 뛰어야 할 인력들의 몸과 마음을 축내면서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브런치 교육'은 회사 스스로 만든 사규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근거가 없는 교육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모호한 규정에 근거한 기약없는 교육이 벌써 6개월째, 5월 9일까지면 무려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며 "'공공연한 보복' 외에는 이에 대한 설명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2월 9일 토요일

최일구 인터뷰 "MBC 징계, 수치스러워"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8일자 기사 '최일구 인터뷰 "MBC 징계, 수치스러워"'를 퍼왔습니다.
"tvN과 접촉한 적 없어…인생의 2막 펼쳐질 것"

▲ 보직 사퇴 이후 파업에 참여한 최일구 앵커가 지난해 3월 방송 3사 파업출정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MBC는 최 앵커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이후 6개월의 교육발령을 내려 신천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게 했다.ⓒ미디어스

MBC 간판 앵커였던 최일구 기자가 8일 오전 MBC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일구 MBC 기자는 지난해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정직3개월'과 '교육발령3개월' 징계를 받았고, 지난달 16일에는 MBC로부터 복귀가 아닌 또 다시 교육기간 3개월 연장 조치를 받았다.
최일구 기자는 이러한 MBC 징계에 대해 "수치스럽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이어 최기자는 "이번 사표제출은 스스로 내린 결정이며 사전에 협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표제출을 놓고 수많은 언론사들이 최 기자가 'tvN로 옮겨 갈 것'이라며 거취를 예단하는 상황에 대해, 그는 "tvN과 단 한 번도 접촉한 적 없다"며 불편한 심리를 내비쳤다.  
향후 거취에 대해 묻자, 최 기자는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전업 강사를 생각하고 있다. 주제는 '셀프리더십'이다"라고만 밝혔다.
인터뷰 내내 그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떠나는 자가 무슨 말이 필요하냐"며 최대한 말을 아낀 최 기자의 새로운 삶은 어떤 모습일까?  아래는 8일 (미디어스)와 통화한 최일구 기자 인터뷰 전문
미디어스(아래 미) : MBC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일구(아래 최) : 떠나는 자가 무슨 말을 하겠나. 다만 MBC가 그동안 나에게 한 징계는 수치스러운 것이었다. 이번 결정은 누군가와 내가 사전에 협의해서 내린 것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tvN과 접촉했다고 하는데, 결코 접촉한 적 없다.
미 : MBC를 떠나면,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최 : 나도 50이 넘었다.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생각이다. 전업 강사의 삶을 생각하고 있다. '셀프 리더십'을 주제로 공부도 하고 강사 생활도 할 것이다.
미 : 그래도 MBC 기자로서 살아온 삶이다. 아쉬움은 없는가?

최 : 27년, 28년을 MBC에서 기자·앵커로서 살아왔다. (침묵) 떠나는 자가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6월 6일 수요일

"일구야! 광화문 시위 참 잘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04일자 기사 '"일구야! 광화문 시위 참 잘했다."'를 퍼왔습니다.
MBC, 최일구, 권재홍, 이진숙과의 만남

▲ 김수진·최일구 MBC 아나운서 1인 시위. ⓒ 미디어몽구 트위터(@mediamongu)

“일구야! 오늘 마와리 돈 것 풀 해봐라.” 당시 연합통신의 한 고참 경찰기자는 우리가 지금은 앵커로 익숙한 최일구 초년병 기자에게 반말로 이런 저런 일을 시켰다. 1987년 서울 중부경찰서 기자실의 풍경이다.
여기서 마와리는 일본말로 돌아다닌다는 마와루의 명사형이고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기사거리를 찾는 경찰기자(또는 사건기자)를 사쓰마와리란 일본말로, 지금 시각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말이지만 어쨌든 당시 기자 사회에서는 이렇게 부르곤 했다.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같은 언론사의 선배가 후배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예사였다. 경찰기자 가운데는 서로 다른 언론사 후배한테도 연조가 많이 차이 날 경우에는 종종 반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말을 한 그 선배와 최일구 기자의 중간 정도 연조였던 필자가 그에게 반말한 기억은 없지만 당시 그에 대한 기억은 사건 현장 이곳저곳을 발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열심히 다녔던 민완 방송기자로 남아 있다.
발바닥 닳게 다녔던 방송 민완기자 파업현장으로
그와는 그 뒤 취재현장에서 만난 기억이 없고 방송뉴스에 종종 모습을 보이다 어느 날 갑자기 유명 앵커가 되어 매일 화면에서 만나게 됐다. 그런 그가 이번 문화방송 대파업 때 유명세와 간부급 기자를 모두 떨쳐버리고 파업에 동참해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고 박수를 보냈다.
그가 최근 후배들의 목을 계속 자르고 있는 김재철 사장과 그 측근인 권재홍, 이진숙 아웃을 외치는 1인 시위를 4일 광화문 광장에서 벌였다는 소식을 듣고 권재홍과 이진숙과도 인연이 있는 필자로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현실에 대해 서글프고 안타깝고 분노하는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 자판을 두드리게 됐다.
먼저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대학에서 같은 과는 아니지만 사실상 같은 과 후배라고도 할 수 있는 일년 후배다. 그와는 유신시절 이른바 생물3과라고 해서 미생물학과, 식물학과, 동물학과로 나뉘어져 있던(지금은 생명과학부로 통합 돼 있음) 때 관악캠퍼스에서 같이 공부했다. 학년이 달라 교련이나 체육을 같이 하지는 않았고 생물3과생들이 공통으로 배우는 과목들도 함께 배운 기억도 없다. 그는 학과 공부보다는 대학 방송반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앵커가 된 유명인 후배들에게 손가락질 
그는 학교 졸업 후 시사영어학원에 잠시 몸담았다가 언론계로 진출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인지 필자보다 1년 남짓 더 일찍 기자가 됐다. 1980년대 야생화의 사계 등 자연다큐멘터리로 이름을 날리고 큰 상을 여러 번 받은 그는 사회부 기자를 오래 한 필자와는 달리 경제부 기자 생활을 오래 한 탓인지 출입처나 취재현장에서 서로 만난 일이 없었다.
그도 어느 날 앵커가 되어 유명인이 되었고 김재철 사장 밑에서 최측근이 되어 보도본부장이란 높은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파업 와중에 얼마 전 퇴근길에 후배들에게 자신이 폭행당했다는 허위사실을 MBC 9시 저녁뉴스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도록 지시해 요즘 파업 후배들의 손가락질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신이 뉴스의 중심이 돼버린 또 다른 유명인이 됐다.
이진숙 기자는 이라크 종군기자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그는 서방기자와 한국 기자를 모두 싫어하는 후세인의 이라크 시절에도 상대적으로 신뢰를 받아 단독 기사나 인터뷰를 현지에서 하는 능력을 발휘해 아직도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있다.
그와는 김영삼 정부 때 손학규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같은 출입처에서 선후배 기자로 만났다. 당시 필자는 출입기자를 대표하고 있었다. 이 기자가 다른 동료 기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기자실 소파에 앉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일을 거의 보지 못했다. 필요한 취재 아이템을 가지고 취재원(복지부 공무원)을 만나고 바로 회사로 들어가곤 했다. 그래서 필자와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지는 못했다.

▲ MBC기자회가 해고 동료들을 위한 릴레이 시위에 돌입한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첫번째 주자로 나선 최일구 앵커가 피켓을 목에 걸고 서 있다. ⓒ News1 박철중 기자

1986년으로 기억하고 있다. 연말에 되어 장관(손학규)이 기자실에 들러 바빠 기자들과의 송년모임도 못해 미안하다며 구두상품권인지, 백화점상품권인지 5만원짜리인지, 10만원짜리인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대변인을 통해 상품권을 기자 당 한 장씩 주고 갔다. 대부분 한 장씩 나눠 주고 이진숙 기자에게 이를 주려 하니 그는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필자 것과 보태 기자실 서무 아가씨(2명)에게 연말보너스 격으로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이 일로 필자에게 주관이 뚜렷한 기자로 각인됐다.
그 뒤 뉴스에서 별로 자주 보이지 않더니 어느 날 뜻밖에도 문화방송 홍보국장으로 기자 때와는 또 다른 유명세를 날렸다. 지금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다수 문화방송 동료들에게 유명세가 아니라 악명세를 계속 날렸다. 그리고 그는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함께 퇴출 1순위로 이들에게 꼽히는 수모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라크 종군기자 회사편에서 악명 날려
이제 내가 알고 있던, 나와 인연이 있던 권재홍․이진숙과 최일구는 서로 프리허그를 할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필자는 이들 가운데 최일구 앵커의 정의로움과 양심의 행동을 믿는다. 그 정도의 경력에 유명세는 지닌 그이고 보면 사실 마음만 먹으면 정치권에 진출할 수도 있고 방송사에서 높은 자리나 요직을 꿰찰 수도 있다. 한데도 그는 그러지를 않았다.
그래서 김재철 사장에 의해 해고된 후배 박성호․이용마 기자들을 위해 "해고기자 살려내라" "김재철, 권재홍, 이진숙 OUT"이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 첫 주자로서 서울시민 앞에 당당히 나선 것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25년 전 어느 선배가 중부서 기자실에서 했던 표현법을 빌려 “일구야! 장하다. 광화문 1인 시위 참 잘했다.”란 말을 언론계 선배로서 보낸다.

안종주 기자  |  jjahnpark@hanmail.net

2012년 5월 26일 토요일

MBC 최일구·문지애 앵커 ‘노숙투쟁’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5일자 기사 'MBC 최일구·문지애 앵커 ‘노숙투쟁’'을 퍼왔습니다.

ㆍ“뉴스 진행하는데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걸 느껴 파업 동참”

“정말 왜 우리가 여기 있는 거지? 왜 여의도 시민공원에 있어야 하는 걸까?”(최일구) 

“이기려고요.”(문지애) 

“추운 겨울 찬바닥에서 파업을 시작했는데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지금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군.”

“이젠 파업이 익숙해져 일상이 됐네요.” 

MBC 노조 파업 115일째인 지난 23일 오전 11시. 여느 때 같으면 MBC 주말  스튜디오에 있어야 할 MBC 최일구(52)·문지애(29) 앵커는 서울 여의도 한복판 시민공원에 마련된 ‘희망텐트’에 나와 있었다. 마이크를 내려놓은 채 노숙투쟁에 나선 둘은 TV에서 보는 것과 사뭇 달랐다. 분장기 하나 없는 맨얼굴로 파업에 동참하게 된 경위와 소회를 풀어놓았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 진행자 자리를 내놓고 파업에 참가 중인 최일구(오른쪽)·문지애 앵커가 지난 23일 여의도 시민공원에 설치된 희망텐트 안에서 파업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지난 4일 MBC 보도국 전종환 기자와 결혼한 문 아나운서의 신혼생활로 둘의 대화는 시작됐다. “신혼이 깨소금 맛이냐”는 최 앵커의 물음에 문 앵커는 “집회에서 청첩장을 돌려 너무 죄송했다. 결혼 전에도, 신혼여행에서도, 신혼집에서도 ‘알콩달콩’ 파업 얘기로 산다”고 대답했다. 

최일구(이하 최)=파업이 아니었다면 축의금을 두둑히 챙겨줬을 텐데 미안했지요. 축의금을 두 배는 더 주었을 텐데 파업 때문에 손해를 본 셈이지요(하하). 그런데 문 아나운서는 완전히 ‘좌빨’인가 봐요. 고스톱 쳐보면 성격이 다 나온다고 하는데 파업하는 걸 보니 성격을 알게 되더라고요. 문 아나운서가 결혼식 이틀 전까지 청계천에서 전단을 돌렸는데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존경스럽기도 했습니다.

문지애(이하 문)=그렇지 않아도 선배들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 텐데 부담을 드린 것 같아 죄송했어요. 신혼여행도 조용히 다녀오려 했는데 후배 아나운서가 파업을 접고 뉴스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해외에까지 들려왔지요.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 등 전화가 오는데 신혼여행 내내 파업 얘기만 했어요. 숟가락과 젓가락도 어제야 겨우 샀어요. 

최=아닌 게 아니라 파업이 길어지면서 고민이 많습니다(회사 측은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해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파업이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월급이 한 푼 나오지 않아 살림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출퇴근은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닌다 해도 문제는 점심시간이에요. 집회가 끝나면 서로들 눈치보기 바쁩니다. 김치찌개와 순댓국을 자주 먹는데 한둘이 아니다보니 선배들도 부담이 돼요. 한번은 어떤 후배가 계산하겠다고 하는데 예전 같으면 말도 안될 소리라고 했겠지만 ‘그럴래’ 하며 얻어먹었어요. 솔직히 고맙더라고요.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도중 소풍을 나왔다는 고등학생들이 알아보고 몰려들었다. 기념사진을 먼저 찍겠다며 아우성치자 최 앵커가 “너희들은 MBC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야 해요”라고 외쳤다. 

최=제가 파업에 나선 이유요? 지난 2년 동안 공정보도를 하지 못한 반성 때문입니다. 껄끄러운 뉴스는 의제 상정도 하지 못했고 화제 집중성 뉴스만 다뤘지요. 주말 뉴스가 끝나면 회사는 왜 시청률이 안 오르느냐고 했지만 뉴스를 제대로 만들었다면 왜 시청률이 안 올랐겠습니까. 가끔은 청와대나 정치권에 따끔한 멘트를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런 뉴스가 없는데 황당한 얘기가 되니까 말이죠.

문=저도 부끄럽고 창피해서 파업에 동참했어요. 2006년 입사해 방송경력이 10년도 채 안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을 진행했는데,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취재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최근에는 ‘이 내용이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를 걱정했어요. 의 핵심 인력들은 모두 비제작부서로 배치됐습니다. 프로그램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은 등을 돌렸어요. 아나운서는 직접 취재하거나 현장에 나가지 않지만 시청자와 가까이 소통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시청자 마음을 빨리 읽을 수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미련없이 마이크를 내려놓았습니다. 

최=문 아나운서가 파업에 동참한 뒤 나 혼자 8분인가 주말 를 진행하는데 왜 그리 재미가 없는지…. 3명의 보직부장이 파업대열에 동참하겠다고 하는데 ‘나도 이젠 때가 됐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장(지난 2월23일) 짐을 싸서 노조 사무실로 내려오는데 마음이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선배가 파업에 동참하신다는 얘기를 집회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모두들 박수를 치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선배님이 큰 힘이 되셨습니다. 

최=문제는 수사당국의 일처리입니다.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과 관련해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를 했는데 수사를 하지 않고 있어요. 김 사장도 명확하게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 내 자체 감사에서 밝히겠다면서 시간만 끌고 있지요. 과연 법인카드로 산 핸드백이 누구한테 간 것인지, 업무상 사준 것이 맞는지 낱낱이 소명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친구 중에 대기업 사장이 있는데 ‘1년에 법인카드를 얼마나 쓰냐’고 물었더니 ‘1억원’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디에 쓰냐’고 물었습니다.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식사를 하거나 골프접대에 쓴다고 했습니다. 주말에는 아예 집 근처에서는 카드를 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당장 감사실에서 연락이 오기 때문이랍니다. 주말 가족과 외식할 때는 개인카드를 써야 하고, 핸드백을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깜짝 놀라더군요. 김 사장의 무용가 정모씨에 대한 몰아주기 지원이나 아파트 공동구입 등 국민들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일구
문=이명박 정부가 MBC 프로그램들을 얼마나 망쳤는지 헤아릴 수 없지요. 대통령 사저 문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 물대포 진압 등을 주말 뉴스에서 전했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비판적인 기사는 없고 마치 청와대 브리핑을 그대로 옮겨 읽는 것 같았어요. 취재는 했지만 방송은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최 선배님은 제작회의 시간에 ‘이 문제는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지요. 

최=언론이 자기검열에 빠지면 위험합니다. 얼마 전 김 사장이 일방적으로 조직을 개편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의견수렴도 하지 않고 맘대로 조직을 흔들어놨으니 파업이 끝나도 수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겁니다. 우리가 개인의 이해득실을 따졌다면 아마 절반 이상은 파업을 접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100일이 넘는 파업에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정치파업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리비아의 원수 카다피가 최후까지 싸우다가 죽겠다고 했는데 결국 마지막 사진 한 장을 보니 혼자였습니다. 김 사장 친위세력은 제발 끝까지 의리있게 사장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모처럼 두 사람이 점심을 같이하기로 했다. 최 앵커는 “후배가 결혼도 했으니 한턱 쏘겠다”고 했다. 대화는 서울 여의도 공원 인근의 음식점에서 이어졌다. 

최=요즘 MBC 앵커들이 화제입니다. 25년 넘게 기자생활을 해왔지만 앵커가 대단한 자리인지 모르겠어요. 제 생각엔 그저 하나의 보직일 뿐인데 정치부장, 사회부장 하듯이 앵커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진실과 사실의 촘촘한 경계니 뭐니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지요. 계약직 기자야 파업 중 뉴스를 보도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앵커를 계약직으로 뽑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앵커는 방송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청자에게도 익숙해야 뉴스 신뢰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앵커는 ‘영혼’과 ‘색깔’이 있어야 합니다. 계약직 앵커를 에 앉히더니 어느 순간부터 계약직 앵커가 화면에서 사라지더군요. 이런 코미디가 또 어디 있나 싶어요. 

문=얼마 전 파업에서 이탈해 업무에 복귀한 3명의 아나운서가 있었는데 파업대오가 더 단단해졌으면 단단해졌지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봐요. 제게도 파업이 끝나면 돌아갈 자리가 없어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많이 해주십니다. 공정보도 하자는데 내 자리가 어딨을까를 생각한다면 부끄러운 일 아닐까요. 앵커 자리 걱정은 파업이 끝난 뒤에 할래요. 

최=지난주 에 권재홍 앵커가 퇴근길에 후배 기자들과 몸싸움을 하다 다쳤다는 톱뉴스가 나왔는데 정말 한심했습니다. 앵커가 다쳐서 못 나오는 게 국민들이 그날 알아야 할 그렇게 중요한 뉴스인가 싶습니다. 사내방송도 아니고 뉴스는 순서와 편집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나중에 알고보니 후배 여기자들이 청원경찰관들에게 떠밀려 다쳤더군요. 김재철 사장이나 보도본부장이나 선배답고 어른다워야 하는데, 어떻게 후배기자들의 일터인 보도국을 철문으로 폐쇄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 사장이 매일 출퇴근을 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문지애
문=제대로 된 뉴스는 앵커 한 명이 자리를 지킨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봐요. 제대로 취재하고, 제대로 기사를 작성하고, 제대로 전달하는 앵커가 있어야만 진정 제대로 된 뉴스라고 생각해요. 김재철 사장은 취임 후 노조 집행부 6명에게 해직 통보를 했고 103명을 중징계했지요. 최근엔 결국 기각은 됐지만 노조 간부 5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습니다. 최 선배님도 징계받으셨지요? 

최=전 파업이 끝나도 회사에 3개월 동안 못 나갑니다. 3개월 더 ‘정직’하게 살라고 ‘정직’을 내렸나 봅니다. 오래도록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이 ‘그 나이에 쉽지 않은 결정인데 힘내라’고 격려 전화를 해주더군요. 요즘 지방에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자주 찾아뵙고 있는데 파업이 잃었던 가족을 만나게 해주고 아들 노릇도 하게 해주네요. 존 스타인벡의 라는 소설을 보면 아들이 엄마에게 ‘앞날이 걱정되느냐’고 묻는 대목이 나옵니다. 엄마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한걸음씩 나가는 것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 후배들은 진실과 사실의 촘촘한 간극에서 방황하지 말고 뚜벅이처럼 한걸음씩 걸어나갔으면 합니다. 

문=정치권력으로부터 멀어져 자유롭게 비판을 할 수 있고,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파업하는 것인 만큼 시청자들께서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무너진 공정방송을 반드시 복구해 더 좋은 모습으로 꼭 돌아가겠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최 앵커의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점심값을 계산하려는데 (MBC 라디오 진행자인) 손석희 선배가 대신 내줬다. 돈벌었다”며 특유의 큰 목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뜨거운 한낮, 두 사람의 발걸음은 다시 ‘희망텐트’로 향하고 있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2012년 3월 24일 토요일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3일자 기사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MBC노조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

큰 존재감이 없었던 기자는 어느새 유명인이 됐다. 기자의 이름은 한 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고, 포털사이트 인물 정보에 등록될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이 기자가 유명인이 되는 과정에는 김재철 MBC사장의 은혜(?)가 가장 컸다.
김 사장의 은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철철 넘쳤다고 할까. ‘해고’라는 치명적 징계를 내린 것에 이어 명예훼손 형사 고소, 업무방해 형사 고소,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소 뿐 아니라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 및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난사했다. ‘김재철 퇴진 투쟁’의 대가는 참으로 풍성(?)했다.
이용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45세ㆍMBC 보도국 기자). 그의 표정은 밝았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만난 이용마 홍보국장은 “노조원들의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환하게 웃기까지 했다. 지난 1월30일 시작된 ‘김재철 퇴진 투쟁’은 MBC 파업 최장 기록인 52일을 넘어 어느덧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23일로 54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길어지리라 예상치 못한 파업이었지만, 파업 참여 인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법인카드 사용 내역, 청와대 쪼인트 폭로 등 잇달아 터져 나오는 김재철 사장의 의혹들이 오히려 MBC 파업 열기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김재철, 만신창이로 관에 실려 나갈 것”


▲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 ⓒ미디어스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이 52일을 넘어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까지 오리라 예상했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 확신했던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면 이어진 건데 52일 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노조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일 큰 이유다. 파업 첫 날 57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200명이 늘어 770명 정도가 참여한다. 노조원도 1000명(서울 기준)에서 50명 정도가 늘었다.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최일구 앵커의 파업 참여, 보직 간부들의 보직 사퇴와 파업 참여 등이 놀라웠다. 그런 간부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간부들도 있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 쪽에 있는 간부들은 여전히 변함없나? 흔들림 없는지 궁금하다.  = 특별한 변화는 없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을 싸고 있는 그룹들은 강경 그룹들이기에 변함이 없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퇴진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쪽은 강경하게 나오는 거 같다. 우리는 오히려 그게 김재철 사장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 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취하는 거 같다. 징계, 고소, 소송, 가처분 등 앞으로 더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있나?=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보면 회사에서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바닥났다고 본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노조 집행부를 징계하다가 멈춘 것인데 앞으로 (징계가) 진행될 여지가 있고, 추가 해고자가 나올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도 이야기를 한다. ‘언론사에서 이렇게 소송을 많이 한 거는 처음’이라고. 소송도 할 만큼 다 했고, 사실 남은 것은 직장폐쇄밖에 없는데 이건 회사가 부담을 느낄 것이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버티기밖에 없다. 김재철 사장이 ‘자기는 관에 실려 가기 전까지는 안 나갈 거다’라고 했는데 무조건 버티겠다는 것이다. 그것 밖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
김재철 사장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거 같다. 현실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 발로 안 나간다고 했지만 결국 지금 상황대로 간다면 김재철 사장 본인의 말대로 될 거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관에 실려 나갈 거다. 이미 김재철 사장은 그 동안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라든지 각가지 의혹들이라든지 청와대 및 대통령과의 유착으로 이미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이를 책임지는 쪽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방문진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임명할 때 ‘정권의 아바타’ 노릇을 했다면, 지금은 ‘김재철 사장의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다. 방문진이 MBC를 관리하는 상급 기관인데 방문진이 하는 행태는 그렇지 않다. 하수인인 것처럼 작동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진이 자체 감사를 통해 김재우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폭로했다. 김영 감사가 세게 문제 제기를 했다. 김 이사장의 법인카드 액수는 김재철 사장이 2년 넘게 7억 쓴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였다. 그런데 얼마 전, 김재철 사장의 7억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 여당 이사들은 ‘문제없다’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체 감사 결과를 어떻게 지켜보자는 건가. 연일 최장기 파업을 기록하고 있는데 ‘전혀 나몰라라’는 식으로 하고 있다. MBC라는 회사가 망가지든 말든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김재철의 아바타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MBC 자체 감사는 진행 중인가? = (회사에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계속 문제가 불거지니까 회사에서 나중에는 말을 바꿔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그래놓고 ‘감사중이니까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못 주겠다’는 식으로 말한다. 실질적으로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주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으로 MBC파업의 상징 등극
개인적인 이야기도 좀 물어보려고 한다. 학창 시절, 학생 운동 해보신 적 있나? = 87학번이다. 그 세대라면, 학생운동 안했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6월 항쟁도 겪었고, 그때 전두환 이순자 5공 비리에 대한 시위가 사회적으로 많았기에 그런 행사들에 참여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한 적은 없다.

▲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 MBC 경영진이 내건 '문화방송을 곧 정상화하겠습니다' 플래카드. ⓒ미디어스
지금 노조 집행부를 다들 꺼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저하지는 않았나? = 주저하지는 않았다. 나는 미국 연수를 갔다 왔는데 내 위 기수, 아래 기수를 볼 때 선배 중에도, 동기 중에도 연수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연수를 갈 대상자들이 내 아래 위로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조 집행부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게 1차적인 이유였다. 어찌됐든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에서 결코 함께 일하기는 쉽지 않은 조건들로 진행되었기에 차라리 노조가 편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파업 돌입 이후 MBC 파업의 상징이 되었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인데 비결이 뭔가? (웃음)= 어제(20일) 경찰서에서 형사 5건 조사 받았다. 민사로는 손해배상, 업무방해 가처분, 가압류 등 모두 8개다.  이번 파업은 아무래도 보도의 문제다. 특히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문제다. 그렇기에 이슈 자체도 공정보도 문제가 크다. 어찌됐든 기자들이 가장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기자로서 홍보국장으로서 일을 하니까 회사에서 아무래도 가장 문제 인물로 찍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막상 법적 조치들을 당하면 기자로서 흔들리게 되던데, 괜찮으신가? = 특별한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업무방해 문제의 경우 어차피 우리가 소송을 낼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거기에 대해서는 대비하고 있었다. 명예훼손 등 나머지 소송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법적인 다툼의 여지가 많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걱정하거나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해직 언론인이 됐다. 해직언론인이 된 소감은? = 특별한 소감은 없다. 일단 노조에 내려올 때 해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이미 예상을 하고 예감을 하고 내려왔었고. 지금은 다만, 해직되었다가 가장 빨리 복직하는 언론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움의 동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틀림없이 이길 것이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하는 게 있다. 내가 MBC가 공인한 불세출의 전략가이기 때문에 만약 진다면 모든 직원이 해고되는, 모두 해직 언론인을 만드는 전략을 세워서 가야한다고 본다. (웃음)
해고 통보 이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괜찮으신가? = 집사람은 예상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모르고 계셨었는데, 노조 특보에 밝혔듯이 며칠 전 찾아뵙고 이야기 드렸다.
노조 홍보국장으로서 회사 쪽의 홍보국장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이진숙 국장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일고의 가치가 없는 거 같다. 이미 이진숙은 기자로서 사실상 죽었다. 그것만 해도 나는 이진숙 국장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잃었다고 본다. 소탐대실이다.
처음 MBC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차가웠던 게 사실이다. 시민단체의 반응도 그렇고.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처음에 유독 MBC 파업 들어갈 때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KBS와 YTN과는 달리 유독 MBC에 대해서만 그랬다. ‘MBC너마저’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것 같고, 그런 것 때문에 오히려 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파업에 들어가니까 ‘쟤네들은 진짜구나. 진정성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열렬하게 지지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민들의 지지가 너무 높아서 부담스럽다. 이번 싸움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 그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외부에서 실망을 하고 지탄의 손길을 보낼 수도 있다는 거 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싸우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쿵저러쿵 하기가 그렇지만 파업 지도부로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노조원들의 동력이 너무 좋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