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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4일 금요일

소·돼지 생매장, 죽음의 핏물은 멈추지 않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04일자 기사 '소·돼지 생매장, 죽음의 핏물은 멈추지 않았다!'를 퍼왔습니다.
[구제역 대학살, 2년] 살처분 매몰지의 비밀

2010년 11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9000마리의 소, 돼지 생매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려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를 이유로 이른바 '살처분'을 당했다. 그 중에는 단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가축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생매장이 되는 아비규환을 보면서, 또 그렇게 매장된 가축들이 썩으면서 내뿜는 침출수가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욕망'의 가장 어두운 면을 환기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진 적은 없다. 한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집약되는 대통령 선거 중에도 어떤 후보, 정당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는다. 구제역과 소, 돼지의 절규는 이렇게 잊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월 29일 녹색당과 동물 보호 시민 단체 카라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 소송'에 나섰다. 이 시민 소송은 2년 전 구제역이 유행하던 당시 고통을 받았던 농민들을 원고로 하는 민사 소송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헌법 소원으로 이뤄진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한국 최초의 소송이다. (☞원고 모집 바로 가기)

이들은 29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013년 1월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원고 모집에 들어가, 이후 민사 소송과 헌법 소원 제기, 동물보호법 개정안 국회 발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계획에 맞춰 (프레시안)은 녹색당, 카라와 공동으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고를 싣는다. 2010년 11월 구제역 발생으로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 하에 350만 마리의 가축들이 생매장 살처분 된 지 2년이 지났다. 그 결과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곳곳에 총 4799개의 가축 무덤인 구제역 살처분 매몰지가 생겼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2277개로 가장 많고, 경상북도는 1135개, 강원도 470개, 충청남도 417개, 충청북도 229개가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매몰지는 주로 한강과 낙동강 수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몰지 조성 초기에 인근 하천 오염과 지하수 오염 등 식수원 오염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며,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문제 발생 원인으로는 하천변, 도로변, 산비탈면 등 잘못된 매몰지 입지 선정 문제와 생매장 살처분 방식 및 일반 비닐 사용, 침출수 탱크 미설치, 형식적인 배수로 설치, 경사면 침식 또는 붕괴 등 매몰지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부의 매몰 지침서에는 매몰지 안에 침출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고밀도 비닐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매몰지 안에 일반 비닐에 깔고 인도적 살처분 규정을 위반한 채 생매장으로 가축을 처리하다보니 비닐이 여기저기 찢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살처분을 급하게 하다 보니 막상 매몰지 규정 지침에 맞지 않는 일명 부실 매몰지가 여기저기 나오기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긴급 행동 지침에는 발생 지역 내 위치한 장소나 소각, 매몰 장소와 근접한 곳이되 가급적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는 곳으로 지반이 견고한 곳을 매몰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환경부 가축 매몰지 환경 관리 지침에서는 지하수(지하수위와 1미터 이상), 하천, 수원지, 집단 가옥으로부터 떨어진(하천, 수원지 등과 30미터 이상) 곳으로 선정하고 소규모 매몰 요인 발생 시 가급적 모아서 적정 매몰 절차에 따라 매몰하도록 하며, 살처분 지역 내에 지방자치단체 등 소유 공유지가 있는 경우에 매몰지로 우선 활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유지 내 적당한 매몰 장소가 없어서 매몰지와 하천의 거리, 매몰지와 도로의 거리 기준을 무시하고 환경부 지침 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 등 소유 공유지 우선 활용 기준으로 매몰지를 만들다 보니 인근 하천이나 도로변에 매몰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는 땅주인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유지에 매몰지를 조성했다가 땅주인과 소송 중인 지방자치단체도 있었다.

 
▲ 2011년 2월, 경상북도 영주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장면. ⓒ시민환경연구소

적합하지 않은 매몰지에 사체를 묻었다가 다시 매몰지를 해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경상북도 영주시 안정면에 위치한 돼지 2933마리를 묻은 매몰지 주변 논에서 핏물이 발견되어 결국 매몰지를 해체하고 사체를 대형 액비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사체를 파낸 매몰지 안에 웅덩이를 파서 하루 서너 차례씩 분뇨 차량이 와서 펌프로 침출수를 뽑아내어 처리했다.

매몰지 침출수로 인해 인근 지하수를식수로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은 식수오염에 불안해했다. 실제로 매몰지 인근 지하수에서 거품과 악취가 발생하여 식수 사용이 어려운 곳이 생겼다. 상수도 보급으로 지하수 오염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로 인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구제역 매몰지 인근 하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매몰지 인근 하천으로 침출수가 유입되기도 했다.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축 매몰 관련 지침에는 침출수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측정을 매몰지 내부 및 매몰지 경계로부터 5미터 이내 지하수 흐름의 하류 방향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내규를 정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매몰지에 대해서만 관측정을 설치하고 있으며, 2011년 8월초 기준으로 전국 매몰지 4799개 중 1568개(32.7퍼센트)에 관측정이 설치되어 있다.

2011년 11월 환경부는 전국 매몰지 4799곳 중 300곳을 선정하여 환경 영향 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 3분의 1이 넘는 105개는 침출수 유출이 확실했다. 또 지속 관찰이 필요한 곳도 4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환경부는 축산 분뇨에 의한 오염을 들어 침출수 유출을 부인하다가 결국 침출수 유출을 시인하고 문제가 된 매몰지는 이설하거나 정비 보강을 했다.

▲ 2011년 5월, 경기도 포천에서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장면. ⓒ시민환경연구소

구제역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매몰지 조성 초기처럼 지표면으로 침출수 유출이 발견되는 사례는 많이 줄어들었으나, 매몰지 인근 지하수로의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01년 대규모 구제역 발생 후 실태 조사에서 침출수가 지하수로 유입되는 상황이 20년 이상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 생수(좌)와 침출수로 오염된 식수용 지하수(우) 비교 사진. ⓒ홍천군청

이처럼 가축의 대량 학살과 이로 인한 환경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 시민환경연구소는 2012년 10월 전국 1000명의 2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축산 방식으로 인해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에 취약하다는 것에 85퍼센트가 동의했으며, 대규모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속 가능한 축산' 도입에 대해 88퍼센트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또 구제역에 대한 예방 정책 가운데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축산 환경 개선이 가장 많은 73퍼센트를 차지하였으며, 예방 접종이 14퍼센트, 병에 대한 내성 강화 11퍼센트, 예방적 살처분은 2퍼센트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제로 시민들은 대규모 공장식 축산이나 예방적 살처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인식을 반영하여 정책 결정자들도 도살 정책 위주의 정책에서 축산 환경 개선과 예방 접종 등의 다양한 예방 정책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또 동물 복지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축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번 구제역 사태로 인해 대량 학살에 희생된 동물들뿐만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 피해가 매우 컸다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사상 초유의 구제역 사태를 겪은 우리는 이제 동물과 사람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고도현 시민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

2012년 12월 1일 토요일

천만 학살하고 시치미 뚝! 이것이 인간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30일자 기사 '천만 학살하고 시치미 뚝! 이것이 인간인가?'를 퍼왔습니다.
[구제역 대학살, 2년] 공장식 축산의 비극

2010년 11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9000마리의 소, 돼지 생매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려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를 이유로 이른바 '살처분'을 당했다. 그 중에는 단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가축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생매장이 되는 아비규환을 보면서, 또 그렇게 매장된 가축들이 썩으면서 내뿜는 침출수가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욕망'의 가장 어두운 면을 환기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진 적은 없다. 한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집약되는 대통령 선거 중에도 어떤 후보, 정당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는다. 구제역과 소, 돼지의 절규는 이렇게 잊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월 29일 녹색당과 동물 보호 시민 단체 카라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 소송'에 나섰다. 이 시민 소송은 2년 전 구제역이 유행하던 당시 고통을 받았던 농민들을 원고로 하는 민사 소송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헌법 소원으로 이뤄진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한국 최초의 소송이다. (☞원고 모집 바로 가기)

이들은 29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013년 1월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원고 모집에 들어가, 이후 민사 소송과 헌법 소원 제기, 동물보호법 개정안 국회 발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계획에 맞춰 (프레시안)은 녹색당, 카라와 공동으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고를 싣는다. (편집자)

 
▲ 201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경기도 파주에서 돼지 약 4000마리가 생매장되고 있다. ⓒ이미경의원실

구제역 난리를 치른 지 2년이 넘었다. 재작년 이맘때, 날이면 날마다 축생들의 살 처분 소식이 어지럽게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져 왔었다. 몇 십만 단위에서 맴도는가 싶더니 어느새 훌쩍 백만 단위를 넘어섰고, 끝내 천만 마리가 넘는 짐승을 죽이고서야 반년 만에 겨우 구제역이 진정되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전시의 계엄령을 방불케 했다. 주요 도로의 경계에는 하얀 방역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밤낮으로 차량을 향해 석회 가루를 뿜어댔다. 분사되는 방역액 속에 발암 물질이 있느니, 석회액이 바닥나서 수입을 하느니 하던 얘기들이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난다. 정말 먼 나라 전설처럼 들린다.

과연 그래도 될까?

구제역, 기억도 아스라한 이야기?

며칠 전에 1박 2일 동안 진행된 회의를 끝내고 우르르 식당으로 갔다. 인삼뿌리를 넣은 백숙을 파는 집이었다. 열댓 명의 사람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닭다리를 뜯었다. 나를 포함하여 겨우 네 사람만 되돌아 나와서 콩나물 국밥집으로 갔다.

이 단체 사람들은 구제역 때 생매장 되는 돼지들의 영상을 보면서 울먹이던 사람들이었다. 눈발이 휘날리는 야산에 파 놓은 구덩이로 포클레인에 떠밀려 떨어지는 돼지들의 비명 소리는 생지옥 바로 그것이었다. 오죽하면 몰래 잠입하여 촬영하던 동물 보호 단체 활동가의 숨죽인 흐느낌 소리가 돼지들의 비명 소리만큼 비통했을까.

그런데 꼭 이만큼이란 말인가. 2년이 지났으니 다 잊어버리고 달걀에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되어 도살당하여 백숙 집 가마솥에서 고아져 나온 닭을 먹어야 하는가 말이다.

이제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가 되었다. 대한민국 사람 누군들 붙들고 물어보면 모두 정답을 말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축산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이다. 공장식 밀집 축산이 무슨 무슨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알면서도 태연히 고기 밥상 앞에 앉아 "그런 거 다 따지면 뭘 먹나? 죽을 때 죽더라도 먹을 땐 먹고 봐야지" 라는 한 마디 말로 넘길 일인가 말이다.

공장식 축산의 반 생명성에 대해 책도 많이 나왔지만 공중파 방송에서조차 특집 보도가 줄을 이었었다. A4 용지 한 장 크기에 닭 한 마리가 평생을 갇혀 살아야 한다든가 0.7평(2.3제곱미터) 철제 우리 속에서 돼지는 오직 새끼 낳는 기계 취급을 당하면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3년이 못되어 도살되는 현실을 안다. 이는 평균 수명의 반의 반의 반도 못 살고 죽임을 당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안다.

소나 개도 마찬가지로 자연 상태 평균 수명 반의 반도 못 살고 죽임을 당한다. 짝짓기는커녕 어미와 새끼가 같이 살지도 못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들이다.

공중파 방송에서 '동물 복지'니 '축산업의 실태'니 하는 특별 방송이 줄을 이었고 내로라하는 정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특집으로 다루었었다. 특히 문화방송(MBC)의 는 충격 그 자체였다. 현대 축산이라는 게 실은 인간이 저지르는 반 지구적인 큰 죄악이라는 사실을 에둘러서 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게 다 구제역 사태 이후에 가장 보수적인 매체인 공중파 방송에서 내보낸 내용들이고 보면 우리 사회와 우리 지성이 얼마나 경각심을 다해 이 문제를 다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말이다. 적어도 정상적으로 생각을 하는 생명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자연 수명의 반의 반도 살지 못하는 공장 축산 짐승들

2010년 10월 어느 날. 경상북도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다음 해 5월이 되어서야 종료되기까지 우리 사회는 몸살을 앓았었다. 매몰지의 침출수 문제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이 기간은 축산이란 이름으로 가해진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학대와 고문이 고스란히 인간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현실을 알게 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옳으냐는 것이다. 사료 작물 키우느라 농지들이 박살나고, 산림이 불타고 기상이변이 속출한다는 것을 다 안다. 육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도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몸이 안 좋거나 말기 암 선고라도 받으면 누구나 고기부터 끊는 게 상식처럼 되어 있다.

동물들을 가혹한 환경 속에서 배합 사료와 약물로 키우는 과정에 동물의 몸속에는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생겨나고 그것이 그대로 인간 몸속으로 전이되어 스트레스 수치를 올린다는 것도 웬만한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장식 축산은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고 물 부족을 가중시키며 생명 경시 현상을 만연시키고 있다. 이를 누가 모르는가?

그런데도 최근의 통계를 보면 놀랍기 짝이 없다. 2011년 한 해 동안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사람당 41킬로그램 이상의 고기를 먹어치웠다. 전해인 2010보다 3킬로그램 정도 늘어난 수치다. 해산물은 제외하고 말이다. 이것이 구제역 참상을 막 겪고 난 바로 그해의 수치라는 것이 충격이다. 육식이 전혀 줄지 않은 것이다.

구제역 이후, 2년 남짓 되는 사이에 올 초에는 소 파동으로 한우 농가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소를 몰고 거리로 나왔고 요즘은 돼지 값 폭락으로 돼지 농가들이 성명서 발표다 시위다 하여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 값이 떨어지자 어느 축산 농가에서는 소를 굶겨 죽이기까지 했다. 긴급 구조 조치도 거부하고는 축산 농가를 근본적으로 살려내라며 계속 소를 굶겨 죽였다. 인륜도 천륜도 사라져버린 갈 데까지 간 참상이었다.

이는 축산과 육식을 권장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본다. 구제역 이후에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구제역 파동을 겪은 나라 같지가 않다. 동물 복지와 환경 얘기가 식상하다면 구제역 당시에 애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죽거나 다쳤는지를 되돌아보면 된다.

중앙재난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2011년 3월 말 현재 구제역 방역 작업에 연인원 200만 명이 동원되었고 사상자만 172명이었다. 사망자 10명, 중상자 68명이 포함된 숫자이다. 인적 손실과 방역비를 제외하고 천만 마리가 넘는 짐승 매몰 보상비만 3조 원이 넘었다. 자. 이래도 공장식 축산과 육식 문제가 동물얘기에 불과하고 환경얘기에 불과한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 생석회를 제외하고도 길거리와 축사에 뿌려진 소독액은 온 국토를 약물로 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독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4.8톤이나 뿌려졌고 역시 독극물인 염화벤잘코늄은 12.3톤, 글루타알데히드가 63톤 이상 뿌려진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방역요원 1인당 평균 40톤의 소독 액을 뿌렸으며 독성 발암 물질만 해도 1인당 0.7톤 이상 뿌린 것으로 나온다. 명칭도 왠지 끔직해 보이는 이런 독극물들이 거리와 차량과 축사에 살포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숨 쉬는 대기 속으로 퍼져 나가고 땅속으로 흡수되어 식수를 직간접으로 오염시켰다고 보면 된다. 규명 해 낼 수 있는 역학 조사가 있었다면 이런 독극물로 인한 인체 손상들이 지속적으로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양이다.

구제역은 동물 병이 아니라 지독한 인간 전염병이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동네마다 축사가 다시 세워지고 있다. 농민 관련 신문은 늘 축산 농가 살려내라고 난리다. 식당마다 여전히 고기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마당에 공장식 밀집 축산 실태가 어떻고 생명의 존엄이 어떻다는 얘기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막강한 세력으로 형성된 육식 산업 동맹이 눈에 선하다. 거리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면서도 계속해서 그 담배를 나라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짓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것은 마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 연평도에 투입된 국방 예산이 천문학적인 액수라는 것과 함께 보도되는 불량 군수품 납품 비리 등 국방비 떼어 먹는 도둑놈들 소식과도 같다. 서해 연평도에 긴장을 부추기면서 이익을 보는 동맹 세력과 육식과 밀집 축산의 동맹 세력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정부의 축산 선진화 대책이 나왔지만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축산 자체를 사양 산업으로 분류하여 극도의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턱도 없이 모자라는 미봉책이다. 그러나 축산 사업가들과 정치인들은 축산 못해 먹겠다며 난리다. 이들은 뻔한 반발을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축사 현실도 별로 바뀐 게 없다.

구제역이 가축들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생각에 머물면 안 되고 특급 인간 전염병이라고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어떤 전염병이 이토록 많은 사상자를 만들고 이토록 많은 비용을 물게 했던가?

구제역 사태 2주년이 되는 지난 달 말에 유일한 희망 하나를 발견했다. 직접 가 봤던 어느 동물 농장이었다. 이름은 전남 고흥에 있는 '동물 해원 농장'이다. 여러 동물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작은 동물 농장 뒷산에는 동물 추모탑이 있었다. 이 추모탑을 보고 큰 충격과 함께 위안을 받았다.

구제역 희생 동물들에게 위령제라도…

우리 인간은 태풍이 불어서 사과가 떨어져도 보상이 나오고 홍수가 나서 집이 부서지면 임시로라도 거처 할 곳을 마련해 준다. 돼지나 소는 아무 죄도 없이 집단 살육을 당하지만 보상은 축산업자가 받아먹고 정작 그 동물과 그 동물의 유족(?)들에게는 쥐뿔도 없다. 이 사실을 가만히 되새김질 해 보자. 이게 옳은가를. 지구 차원의 정의에 부합되는가를.

구제역 방역 과정에서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보상이 나오고 추도식이 열렸다. 매년 기제사도 지낼 것이다. 천만이 넘는 동물들은 모두가 다 잊었다. 같은 종의 동물들은 다시 우리에 갇혀 사육되고 있다. 이게 정당한가? 지구 생명계 차원에서 보면 인간이 참으로 못할 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바로 그래서 '동물 해원 농장'에 구제역으로 죽어 간 동물 추모탑이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수선재'라는 단체에서 만든 생태 공동체 안에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아기 돼지의 이야기가 적힌 팻말 앞에서 전 인류를 대신하여 속죄하는 심정이 되었다. 이 추모탑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돌멩이 하나를 올려놓음으로서 추모탑이 최소한 나의 인간된 체면치레라도 하게 해 준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아무 원한도 없는 멀고도 먼 나라 베트남에까지 가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한국 군대의 만행을 사죄하고 그 지역 주민들을 치료하고 온 '건강 사회를 위한 치과 의사회'를 보며 안도의 숨을 내 쉴 수 있었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는 말이다.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 식민지 해방 투쟁을 벌이는 베트남 인민을 학살하고 제대로 된 사죄 한 번 안 했다는 것을 조금만 넓혀 생각 해 보면 이렇다. 2년 전의 구제역을 떠 올리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죽은 동물들에 대한 위령제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사람들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도 동물 복지가 필요하다는 말은 차마 입에 올릴 수가 없이 부끄럽다.

추모탑 안에 있는 아기돼지 이야기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영문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극심한 공포 속에서 엄마를 찾았지만 엄마는 저보다 먼저 죽고 말았습니다.흙으로 하늘이 덮이고 숨이 막히자죽음을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죽음보다 더 한 것이 공포였습니다.생명이 사라지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아무도 모른 채 모두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으니까요.다시 태어난다면 마음껏 뛰어 다니고 싶고까르르르 웃으며 살고 싶습니다.


 /전희식 녹색당 당원·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MB 정권 4년간 징계 언론인 444명"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22일자 기사 '"MB 정권 4년간 징계 언론인 444명"'를 퍼왔습니다.
MBC 등 장기 파업 언론사 높아…SNS "언론인 대학살"

MBC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에 이어 국민일보 해고자 5명 등 현정부 들어 공정방송과 공정보도를 외치던 언론인이 유달리 많이 해고당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공식 트위터 계정(‏@mediaworker)은 21일 "MBC 해고 8명 포함 징계 219명, KBS 징계자 133명, YTN 해고 6명 포함 징계 51명, SBS 징계 4명, 연합뉴스 징계 13명, 국민일보 해고 5명 포함 징계 20명, 부산일보 징계 4명-이명박 정권에서 공정방송·공정보도와 관련하여 징계 언론인 숫자 '444'명입니다"라고 밝혔다.

▲ ⓒ 전국언론노동조합

이날 함께 'MB정권 언론인 해고·징계/2012년 언론사 연대파업 상황표'라는 제목으로 언론사별 징계 인원에 대한 자료를 제시해, 170일간 파업을 진행한 MBC가 해고 8명, 정직 76명, 출근정지 1명, 감봉 43명, 근신 29명, 경고 1명, 주의각서 7명, 대기발령 54명 총219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95일간 파업한 KBS가 정직 15명, 감봉 15명, 견책 3명, 경고 100명 총133명으로 뒤따랐고, 173일간 파업한 국민일보, 103일간 파업한 연합뉴스, 부산일보 등 장기파업을 했던 사업장 위주로 징계자 및 해고자가 많았다.
여전히 파업중인 YTN 역시 해고 6명, 정직 26명, 견책 1명, 경고 17명, 대기발령 1명으로 총 51명의 기자가 징계를 받았다.
한편, 파업없이 방송하는 SBS는 감봉 2명, 근신 1명, 대기발령 1명에 그쳤다.
이같은 상황을 본 트위터 여론은 "언론인 대학살극"이라면서 질타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에서 해고 또는 징계받은 언론인이 444명이라고 박정희 유신, 전두환 국보위 공안통치 때와 다를 바 없군요. 2013년의 봄이 오고 있어서 희망을 가져봅니다(김** ‏@dk***)
숫자 그대로 정서가 투영되어 있네요. 이 짐승의 시간을 만든 장본인들, 정말 미친 것인지(Kim ***, ‏@fashio****)
정혜승 전 (KBS) 기자(@hsjeong)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로 "공정보도 위해 할 말 하다가 징계 된 언론인이 지난 4년여 444명. 어쩌면 이것은 희망의 숫자. 깨어 있는 미디어를 머리뿐 아니라 행동으로 고민한 이들. 어쩌면 반전의 분기점. 영혼 없는 샐러리맨이 아니라 기자들이 살아돌아오면…."이라는 글로 징계 기자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사설] 박근혜 위원장, 언론 대파업 해결로 신뢰 지켜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7일자 사설 '[사설] 박근혜 위원장, 언론 대파업 해결로 신뢰 지켜야'를 퍼왔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언론 대파업이 끝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 오늘로 80일째이고, 도 40일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언론 노동자들이 내건 공영방송 회복과 ‘낙하산’ 사장 사퇴 요구가 실현돼 방송이 정상화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언론 대파업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방송사들은 ‘대학살’이라 부를 만한 징계와 소송 사태, 경찰의 파업현장 투입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문화방송의 경우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간부 3명이 해고됐고,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당한 사람도 30명에 가깝다. 회사 쪽이 제기한 3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노조 집행부 상당수가 집과 통장까지 가압류당했다. 한국방송에선 4·11 총선 이틀 뒤 서울 여의도 농성 현장에 경찰과 구청 철거요원이 투입돼 농성 천막이 철거되기도 했다.
부실해진 방송 프로그램으로 국민이 입는 피해 또한 심각하다. 국민예능으로 손꼽히는 문화방송 ‘무한도전’은 11주째 결방이고, 일요일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은 전국 시청률이 1.5%(4월15일, 에이지비닐슨 집계)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낙하산’ 김재철(문화방송)·김인규(한국방송)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방송사 구성원들의 고통도, 국민의 시청권 훼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특히 김재철 사장은 여성 무용가에게 10여억원의 특혜성 지원을 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졌지만 “사실무근”이라며 버티고 있다. 두 사람을 내려보낸 이명박 대통령이 비호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묵인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기다렸다는 듯 한국방송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방송 대파업에 대한 여권의 인식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다른 누구보다 문제해결의 열쇠를 쥔 사람은 여권의 최고권력자 자리를 굳힌 박근혜 위원장이다. 이제 국민은 ‘무한도전’이 방영되지 않는 텔레비전을 지켜보며 박 위원장을 떠올릴 것이다. 총선 기간 내내 그는 “과거와 깨끗이 단절하고 미래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의 낙하산 사장 임명과 방송장악이야말로 두말할 필요 없는 구태 중의 구태다. 박 위원장이 계속 언론 대파업을 외면한다면 과거 단절과 미래 지향의 약속은 한낱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신뢰의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박 위원장은 낙하산 사장 퇴출과 공영방송 회복에 당장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