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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6일 수요일

삼겹살의 저주, 당신도 피할 수 없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05일자 기사 '삼겹살의 저주, 당신도 피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구제역 대학살, 2년] 육식의 부메랑, 한반도 사막화

2010년 11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9000마리의 소, 돼지 생매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려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를 이유로 이른바 '살처분'을 당했다. 그 중에는 단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가축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생매장이 되는 아비규환을 보면서, 또 그렇게 매장된 가축들이 썩으면서 내뿜는 침출수가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욕망'의 가장 어두운 면을 환기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진 적은 없다. 한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집약되는 대통령 선거 중에도 어떤 후보, 정당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는다. 구제역과 소, 돼지의 절규는 이렇게 잊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월 29일 녹색당과 동물 보호 시민 단체 카라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 소송'에 나섰다. 이 시민 소송은 2년 전 구제역이 유행하던 당시 고통을 받았던 농민들을 원고로 하는 민사 소송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헌법 소원으로 이뤄진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한국 최초의 소송이다. (☞원고 모집 바로 가기)

이들은 29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013년 1월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원고 모집에 들어가, 이후 민사 소송과 헌법 소원 제기, 동물보호법 개정안 국회 발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계획에 맞춰 은 녹색당, 카라와 공동으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고를 싣는다.

▲ 201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경기도 파주에서 돼지 약 4000마리가 생매장되고 있다. ⓒ이미경의원실

아마존 밀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런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죽은 아마존 밀림과 칼리만탄 열대 우림의 유령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겨울의 혹한과 폭설, 여름의 폭우와 가뭄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도 어지간한 사람이면 다 안다.


공장식 축사에서 생산하는 500킬로그램 정도의 소 한 마리가 열대 우림 7만 평 정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도 사람들은 이제 무감각하다. 이미 10년 전인 2004년에 전 세계 가축 수는 240억 마리를 넘었다. 아마존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열대 우림 지역의 10년 전 위성 사진과 2013년 현재의 위성 사진을 비교해 보면 인간이 얼마나 빨리 이 세상을 파괴하고 있는지 참으로 경악을 넘어 한숨이 절로 나오고 깊은 절망밖에 남는 게 없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굳이 채식주의자들의 강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그 심각함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다. 공장식 축산의 사료를 공급하기 위해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가축의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사람들은 대충은 들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그저 홀낏 한 번 텔레비전 화면을 쳐다보고는 참 문제야 한 번 생각하고 만다. 그뿐이다. 사람들은 저녁이면 여전히 전국 곳곳의 식당에서 숯불 연기 자욱하게 피우며 떠들썩하게 마블링 잘된 쇠고기 등심과 돼지고기 삼겹살 파티를 벌인다.


우리가 먹는 한 끼 식사의 90퍼센트가 석유라는 사실 또한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우리는 석유를 먹고 뒤룩뒤룩 살찐 석유 인간들이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의 엄청난 풍요는 값싼 에너지를 마구 퍼내 쓰기 때문이며 이런 자원의 약탈을 통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체제는 조만간 종말을 고하고 만다는 사실도 약간은 안다.


그런데 한 가지 사람들이 명확하게 알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사실이 있다. 대충 알거나 조금 아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살해하는 끔찍한 살인 무기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 말이다.


기후 변화는 이미 임계점을 지났다. 한반도의 기상 이변은 이변이 아니라 이제는 정상이며 아마도 해마다 새 기록을 경신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급격한 기후 변화는 농작물의 환경 적응력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조만간 식량 위기는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다. 북한의 아사 사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곧 우리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벌이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쇠고기 등심 파티는 조만간 식량 고갈이라는 살인 폭탄으로 우리를 강타하고 말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끔찍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존엄한 생명과 우애와 환대, 연민의 감수성을 갖추고 있는 영혼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생명과 자연과 사물을 규격화된 자본주의 상품으로 생각하는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되는 끔찍하기 짝이 없는 저 1000만 마리의 소, 돼지, 닭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면서도 우리는 눈만 끔벅끔벅하고는 그만이다. 우리에게 1000만 마리의 죽음은 그저 아까운 상품의 폐기 처리일 뿐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매트릭스에 나오는 인간 에너지 공장처럼 거대한 공장에 갇힌 노동력 가축 상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하루 생활과 일생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 우리는 공장식 축사에서 생산된 항생제투성이의 고기를 먹고 살찐 자본주의 대량 생산 체제의 노동력 가축 상품일 따름이다.


명백히 기후 변화는, 기형의 공장식 축산은 성장과 개발의 자본주의 산업화가 초래한 필연의 결과이다. 사회주의의 성장과 개발 또한 마찬가지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도정일 옮김, 민음사 펴냄)같은 전체주의 국가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보다 더한 인간 노동력 가축화의 범죄 행위였다.


사람은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으로 태어났다. 자유인으로 당당하게 누리고 떳떳하게 일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진실로 지금의 기후 변화를 저지하는 행동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자본주의의 노예 노동력 가축 신세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그리고 자유인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다면, 그러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그 악마의 맷돌같은 성장과 개발 신화를 과감하게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그리고 오늘 저녁 삼겹살 파티 약속을 취소해야 한다.


소박한 밥상을 마주하고 모든 손전화를 다 꺼버린 다음 머리 맞대 수다를 떠는 저녁 시간을 가져보라. 그것이 살아있는 자유인으로서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의 회복이자 우애와 환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그것이 기후 변화를 그나마 저지할 수 있는 실천 행동의 실마리이다. 경쟁에서 협동으로 전쟁에서 평화로 생각을 바꾸는 전환과 작은 실천이야말로 공장식 축산 체제를 무너뜨리고 기후변화를 저지할 수 있는 최초의 실천 행동이다.


우리의 자식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면 무엇보다 오늘 당장부터 공장식 축사를 없애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쇠고기 등심 파티 취소 행동에 동참하라. 응답하라 촛불! 


  /박승옥 한겨레두레공제조합연합회 대표

2013년 1월 4일 금요일

소·돼지 생매장, 죽음의 핏물은 멈추지 않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04일자 기사 '소·돼지 생매장, 죽음의 핏물은 멈추지 않았다!'를 퍼왔습니다.
[구제역 대학살, 2년] 살처분 매몰지의 비밀

2010년 11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9000마리의 소, 돼지 생매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려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를 이유로 이른바 '살처분'을 당했다. 그 중에는 단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가축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생매장이 되는 아비규환을 보면서, 또 그렇게 매장된 가축들이 썩으면서 내뿜는 침출수가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욕망'의 가장 어두운 면을 환기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진 적은 없다. 한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집약되는 대통령 선거 중에도 어떤 후보, 정당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는다. 구제역과 소, 돼지의 절규는 이렇게 잊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월 29일 녹색당과 동물 보호 시민 단체 카라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 소송'에 나섰다. 이 시민 소송은 2년 전 구제역이 유행하던 당시 고통을 받았던 농민들을 원고로 하는 민사 소송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헌법 소원으로 이뤄진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한국 최초의 소송이다. (☞원고 모집 바로 가기)

이들은 29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013년 1월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원고 모집에 들어가, 이후 민사 소송과 헌법 소원 제기, 동물보호법 개정안 국회 발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계획에 맞춰 (프레시안)은 녹색당, 카라와 공동으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고를 싣는다. 2010년 11월 구제역 발생으로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 하에 350만 마리의 가축들이 생매장 살처분 된 지 2년이 지났다. 그 결과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곳곳에 총 4799개의 가축 무덤인 구제역 살처분 매몰지가 생겼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2277개로 가장 많고, 경상북도는 1135개, 강원도 470개, 충청남도 417개, 충청북도 229개가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매몰지는 주로 한강과 낙동강 수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몰지 조성 초기에 인근 하천 오염과 지하수 오염 등 식수원 오염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며,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문제 발생 원인으로는 하천변, 도로변, 산비탈면 등 잘못된 매몰지 입지 선정 문제와 생매장 살처분 방식 및 일반 비닐 사용, 침출수 탱크 미설치, 형식적인 배수로 설치, 경사면 침식 또는 붕괴 등 매몰지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부의 매몰 지침서에는 매몰지 안에 침출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고밀도 비닐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매몰지 안에 일반 비닐에 깔고 인도적 살처분 규정을 위반한 채 생매장으로 가축을 처리하다보니 비닐이 여기저기 찢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살처분을 급하게 하다 보니 막상 매몰지 규정 지침에 맞지 않는 일명 부실 매몰지가 여기저기 나오기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긴급 행동 지침에는 발생 지역 내 위치한 장소나 소각, 매몰 장소와 근접한 곳이되 가급적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는 곳으로 지반이 견고한 곳을 매몰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환경부 가축 매몰지 환경 관리 지침에서는 지하수(지하수위와 1미터 이상), 하천, 수원지, 집단 가옥으로부터 떨어진(하천, 수원지 등과 30미터 이상) 곳으로 선정하고 소규모 매몰 요인 발생 시 가급적 모아서 적정 매몰 절차에 따라 매몰하도록 하며, 살처분 지역 내에 지방자치단체 등 소유 공유지가 있는 경우에 매몰지로 우선 활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유지 내 적당한 매몰 장소가 없어서 매몰지와 하천의 거리, 매몰지와 도로의 거리 기준을 무시하고 환경부 지침 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 등 소유 공유지 우선 활용 기준으로 매몰지를 만들다 보니 인근 하천이나 도로변에 매몰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는 땅주인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유지에 매몰지를 조성했다가 땅주인과 소송 중인 지방자치단체도 있었다.

 
▲ 2011년 2월, 경상북도 영주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장면. ⓒ시민환경연구소

적합하지 않은 매몰지에 사체를 묻었다가 다시 매몰지를 해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경상북도 영주시 안정면에 위치한 돼지 2933마리를 묻은 매몰지 주변 논에서 핏물이 발견되어 결국 매몰지를 해체하고 사체를 대형 액비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사체를 파낸 매몰지 안에 웅덩이를 파서 하루 서너 차례씩 분뇨 차량이 와서 펌프로 침출수를 뽑아내어 처리했다.

매몰지 침출수로 인해 인근 지하수를식수로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은 식수오염에 불안해했다. 실제로 매몰지 인근 지하수에서 거품과 악취가 발생하여 식수 사용이 어려운 곳이 생겼다. 상수도 보급으로 지하수 오염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로 인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구제역 매몰지 인근 하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매몰지 인근 하천으로 침출수가 유입되기도 했다.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축 매몰 관련 지침에는 침출수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측정을 매몰지 내부 및 매몰지 경계로부터 5미터 이내 지하수 흐름의 하류 방향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내규를 정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매몰지에 대해서만 관측정을 설치하고 있으며, 2011년 8월초 기준으로 전국 매몰지 4799개 중 1568개(32.7퍼센트)에 관측정이 설치되어 있다.

2011년 11월 환경부는 전국 매몰지 4799곳 중 300곳을 선정하여 환경 영향 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 3분의 1이 넘는 105개는 침출수 유출이 확실했다. 또 지속 관찰이 필요한 곳도 4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환경부는 축산 분뇨에 의한 오염을 들어 침출수 유출을 부인하다가 결국 침출수 유출을 시인하고 문제가 된 매몰지는 이설하거나 정비 보강을 했다.

▲ 2011년 5월, 경기도 포천에서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장면. ⓒ시민환경연구소

구제역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매몰지 조성 초기처럼 지표면으로 침출수 유출이 발견되는 사례는 많이 줄어들었으나, 매몰지 인근 지하수로의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01년 대규모 구제역 발생 후 실태 조사에서 침출수가 지하수로 유입되는 상황이 20년 이상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 생수(좌)와 침출수로 오염된 식수용 지하수(우) 비교 사진. ⓒ홍천군청

이처럼 가축의 대량 학살과 이로 인한 환경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 시민환경연구소는 2012년 10월 전국 1000명의 2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축산 방식으로 인해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에 취약하다는 것에 85퍼센트가 동의했으며, 대규모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속 가능한 축산' 도입에 대해 88퍼센트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또 구제역에 대한 예방 정책 가운데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축산 환경 개선이 가장 많은 73퍼센트를 차지하였으며, 예방 접종이 14퍼센트, 병에 대한 내성 강화 11퍼센트, 예방적 살처분은 2퍼센트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제로 시민들은 대규모 공장식 축산이나 예방적 살처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인식을 반영하여 정책 결정자들도 도살 정책 위주의 정책에서 축산 환경 개선과 예방 접종 등의 다양한 예방 정책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또 동물 복지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축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번 구제역 사태로 인해 대량 학살에 희생된 동물들뿐만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 피해가 매우 컸다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사상 초유의 구제역 사태를 겪은 우리는 이제 동물과 사람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고도현 시민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

2012년 12월 1일 토요일

천만 학살하고 시치미 뚝! 이것이 인간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30일자 기사 '천만 학살하고 시치미 뚝! 이것이 인간인가?'를 퍼왔습니다.
[구제역 대학살, 2년] 공장식 축산의 비극

2010년 11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9000마리의 소, 돼지 생매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려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를 이유로 이른바 '살처분'을 당했다. 그 중에는 단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가축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생매장이 되는 아비규환을 보면서, 또 그렇게 매장된 가축들이 썩으면서 내뿜는 침출수가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욕망'의 가장 어두운 면을 환기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진 적은 없다. 한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집약되는 대통령 선거 중에도 어떤 후보, 정당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는다. 구제역과 소, 돼지의 절규는 이렇게 잊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월 29일 녹색당과 동물 보호 시민 단체 카라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 소송'에 나섰다. 이 시민 소송은 2년 전 구제역이 유행하던 당시 고통을 받았던 농민들을 원고로 하는 민사 소송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헌법 소원으로 이뤄진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한국 최초의 소송이다. (☞원고 모집 바로 가기)

이들은 29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013년 1월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원고 모집에 들어가, 이후 민사 소송과 헌법 소원 제기, 동물보호법 개정안 국회 발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계획에 맞춰 (프레시안)은 녹색당, 카라와 공동으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고를 싣는다. (편집자)

 
▲ 201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경기도 파주에서 돼지 약 4000마리가 생매장되고 있다. ⓒ이미경의원실

구제역 난리를 치른 지 2년이 넘었다. 재작년 이맘때, 날이면 날마다 축생들의 살 처분 소식이 어지럽게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져 왔었다. 몇 십만 단위에서 맴도는가 싶더니 어느새 훌쩍 백만 단위를 넘어섰고, 끝내 천만 마리가 넘는 짐승을 죽이고서야 반년 만에 겨우 구제역이 진정되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전시의 계엄령을 방불케 했다. 주요 도로의 경계에는 하얀 방역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밤낮으로 차량을 향해 석회 가루를 뿜어댔다. 분사되는 방역액 속에 발암 물질이 있느니, 석회액이 바닥나서 수입을 하느니 하던 얘기들이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난다. 정말 먼 나라 전설처럼 들린다.

과연 그래도 될까?

구제역, 기억도 아스라한 이야기?

며칠 전에 1박 2일 동안 진행된 회의를 끝내고 우르르 식당으로 갔다. 인삼뿌리를 넣은 백숙을 파는 집이었다. 열댓 명의 사람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닭다리를 뜯었다. 나를 포함하여 겨우 네 사람만 되돌아 나와서 콩나물 국밥집으로 갔다.

이 단체 사람들은 구제역 때 생매장 되는 돼지들의 영상을 보면서 울먹이던 사람들이었다. 눈발이 휘날리는 야산에 파 놓은 구덩이로 포클레인에 떠밀려 떨어지는 돼지들의 비명 소리는 생지옥 바로 그것이었다. 오죽하면 몰래 잠입하여 촬영하던 동물 보호 단체 활동가의 숨죽인 흐느낌 소리가 돼지들의 비명 소리만큼 비통했을까.

그런데 꼭 이만큼이란 말인가. 2년이 지났으니 다 잊어버리고 달걀에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되어 도살당하여 백숙 집 가마솥에서 고아져 나온 닭을 먹어야 하는가 말이다.

이제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가 되었다. 대한민국 사람 누군들 붙들고 물어보면 모두 정답을 말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축산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이다. 공장식 밀집 축산이 무슨 무슨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알면서도 태연히 고기 밥상 앞에 앉아 "그런 거 다 따지면 뭘 먹나? 죽을 때 죽더라도 먹을 땐 먹고 봐야지" 라는 한 마디 말로 넘길 일인가 말이다.

공장식 축산의 반 생명성에 대해 책도 많이 나왔지만 공중파 방송에서조차 특집 보도가 줄을 이었었다. A4 용지 한 장 크기에 닭 한 마리가 평생을 갇혀 살아야 한다든가 0.7평(2.3제곱미터) 철제 우리 속에서 돼지는 오직 새끼 낳는 기계 취급을 당하면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3년이 못되어 도살되는 현실을 안다. 이는 평균 수명의 반의 반의 반도 못 살고 죽임을 당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안다.

소나 개도 마찬가지로 자연 상태 평균 수명 반의 반도 못 살고 죽임을 당한다. 짝짓기는커녕 어미와 새끼가 같이 살지도 못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들이다.

공중파 방송에서 '동물 복지'니 '축산업의 실태'니 하는 특별 방송이 줄을 이었고 내로라하는 정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특집으로 다루었었다. 특히 문화방송(MBC)의 는 충격 그 자체였다. 현대 축산이라는 게 실은 인간이 저지르는 반 지구적인 큰 죄악이라는 사실을 에둘러서 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게 다 구제역 사태 이후에 가장 보수적인 매체인 공중파 방송에서 내보낸 내용들이고 보면 우리 사회와 우리 지성이 얼마나 경각심을 다해 이 문제를 다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말이다. 적어도 정상적으로 생각을 하는 생명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자연 수명의 반의 반도 살지 못하는 공장 축산 짐승들

2010년 10월 어느 날. 경상북도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다음 해 5월이 되어서야 종료되기까지 우리 사회는 몸살을 앓았었다. 매몰지의 침출수 문제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이 기간은 축산이란 이름으로 가해진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학대와 고문이 고스란히 인간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현실을 알게 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옳으냐는 것이다. 사료 작물 키우느라 농지들이 박살나고, 산림이 불타고 기상이변이 속출한다는 것을 다 안다. 육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도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몸이 안 좋거나 말기 암 선고라도 받으면 누구나 고기부터 끊는 게 상식처럼 되어 있다.

동물들을 가혹한 환경 속에서 배합 사료와 약물로 키우는 과정에 동물의 몸속에는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생겨나고 그것이 그대로 인간 몸속으로 전이되어 스트레스 수치를 올린다는 것도 웬만한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장식 축산은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고 물 부족을 가중시키며 생명 경시 현상을 만연시키고 있다. 이를 누가 모르는가?

그런데도 최근의 통계를 보면 놀랍기 짝이 없다. 2011년 한 해 동안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사람당 41킬로그램 이상의 고기를 먹어치웠다. 전해인 2010보다 3킬로그램 정도 늘어난 수치다. 해산물은 제외하고 말이다. 이것이 구제역 참상을 막 겪고 난 바로 그해의 수치라는 것이 충격이다. 육식이 전혀 줄지 않은 것이다.

구제역 이후, 2년 남짓 되는 사이에 올 초에는 소 파동으로 한우 농가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소를 몰고 거리로 나왔고 요즘은 돼지 값 폭락으로 돼지 농가들이 성명서 발표다 시위다 하여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 값이 떨어지자 어느 축산 농가에서는 소를 굶겨 죽이기까지 했다. 긴급 구조 조치도 거부하고는 축산 농가를 근본적으로 살려내라며 계속 소를 굶겨 죽였다. 인륜도 천륜도 사라져버린 갈 데까지 간 참상이었다.

이는 축산과 육식을 권장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본다. 구제역 이후에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구제역 파동을 겪은 나라 같지가 않다. 동물 복지와 환경 얘기가 식상하다면 구제역 당시에 애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죽거나 다쳤는지를 되돌아보면 된다.

중앙재난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2011년 3월 말 현재 구제역 방역 작업에 연인원 200만 명이 동원되었고 사상자만 172명이었다. 사망자 10명, 중상자 68명이 포함된 숫자이다. 인적 손실과 방역비를 제외하고 천만 마리가 넘는 짐승 매몰 보상비만 3조 원이 넘었다. 자. 이래도 공장식 축산과 육식 문제가 동물얘기에 불과하고 환경얘기에 불과한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 생석회를 제외하고도 길거리와 축사에 뿌려진 소독액은 온 국토를 약물로 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독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4.8톤이나 뿌려졌고 역시 독극물인 염화벤잘코늄은 12.3톤, 글루타알데히드가 63톤 이상 뿌려진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방역요원 1인당 평균 40톤의 소독 액을 뿌렸으며 독성 발암 물질만 해도 1인당 0.7톤 이상 뿌린 것으로 나온다. 명칭도 왠지 끔직해 보이는 이런 독극물들이 거리와 차량과 축사에 살포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숨 쉬는 대기 속으로 퍼져 나가고 땅속으로 흡수되어 식수를 직간접으로 오염시켰다고 보면 된다. 규명 해 낼 수 있는 역학 조사가 있었다면 이런 독극물로 인한 인체 손상들이 지속적으로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양이다.

구제역은 동물 병이 아니라 지독한 인간 전염병이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동네마다 축사가 다시 세워지고 있다. 농민 관련 신문은 늘 축산 농가 살려내라고 난리다. 식당마다 여전히 고기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마당에 공장식 밀집 축산 실태가 어떻고 생명의 존엄이 어떻다는 얘기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막강한 세력으로 형성된 육식 산업 동맹이 눈에 선하다. 거리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면서도 계속해서 그 담배를 나라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짓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것은 마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 연평도에 투입된 국방 예산이 천문학적인 액수라는 것과 함께 보도되는 불량 군수품 납품 비리 등 국방비 떼어 먹는 도둑놈들 소식과도 같다. 서해 연평도에 긴장을 부추기면서 이익을 보는 동맹 세력과 육식과 밀집 축산의 동맹 세력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정부의 축산 선진화 대책이 나왔지만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축산 자체를 사양 산업으로 분류하여 극도의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턱도 없이 모자라는 미봉책이다. 그러나 축산 사업가들과 정치인들은 축산 못해 먹겠다며 난리다. 이들은 뻔한 반발을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축사 현실도 별로 바뀐 게 없다.

구제역이 가축들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생각에 머물면 안 되고 특급 인간 전염병이라고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어떤 전염병이 이토록 많은 사상자를 만들고 이토록 많은 비용을 물게 했던가?

구제역 사태 2주년이 되는 지난 달 말에 유일한 희망 하나를 발견했다. 직접 가 봤던 어느 동물 농장이었다. 이름은 전남 고흥에 있는 '동물 해원 농장'이다. 여러 동물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작은 동물 농장 뒷산에는 동물 추모탑이 있었다. 이 추모탑을 보고 큰 충격과 함께 위안을 받았다.

구제역 희생 동물들에게 위령제라도…

우리 인간은 태풍이 불어서 사과가 떨어져도 보상이 나오고 홍수가 나서 집이 부서지면 임시로라도 거처 할 곳을 마련해 준다. 돼지나 소는 아무 죄도 없이 집단 살육을 당하지만 보상은 축산업자가 받아먹고 정작 그 동물과 그 동물의 유족(?)들에게는 쥐뿔도 없다. 이 사실을 가만히 되새김질 해 보자. 이게 옳은가를. 지구 차원의 정의에 부합되는가를.

구제역 방역 과정에서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보상이 나오고 추도식이 열렸다. 매년 기제사도 지낼 것이다. 천만이 넘는 동물들은 모두가 다 잊었다. 같은 종의 동물들은 다시 우리에 갇혀 사육되고 있다. 이게 정당한가? 지구 생명계 차원에서 보면 인간이 참으로 못할 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바로 그래서 '동물 해원 농장'에 구제역으로 죽어 간 동물 추모탑이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수선재'라는 단체에서 만든 생태 공동체 안에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아기 돼지의 이야기가 적힌 팻말 앞에서 전 인류를 대신하여 속죄하는 심정이 되었다. 이 추모탑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돌멩이 하나를 올려놓음으로서 추모탑이 최소한 나의 인간된 체면치레라도 하게 해 준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아무 원한도 없는 멀고도 먼 나라 베트남에까지 가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한국 군대의 만행을 사죄하고 그 지역 주민들을 치료하고 온 '건강 사회를 위한 치과 의사회'를 보며 안도의 숨을 내 쉴 수 있었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는 말이다.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 식민지 해방 투쟁을 벌이는 베트남 인민을 학살하고 제대로 된 사죄 한 번 안 했다는 것을 조금만 넓혀 생각 해 보면 이렇다. 2년 전의 구제역을 떠 올리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죽은 동물들에 대한 위령제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사람들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도 동물 복지가 필요하다는 말은 차마 입에 올릴 수가 없이 부끄럽다.

추모탑 안에 있는 아기돼지 이야기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영문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극심한 공포 속에서 엄마를 찾았지만 엄마는 저보다 먼저 죽고 말았습니다.흙으로 하늘이 덮이고 숨이 막히자죽음을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죽음보다 더 한 것이 공포였습니다.생명이 사라지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아무도 모른 채 모두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으니까요.다시 태어난다면 마음껏 뛰어 다니고 싶고까르르르 웃으며 살고 싶습니다.


 /전희식 녹색당 당원·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소값폭락 주범이 오히려 농민을 잡겠다고?


이글은 서프라이즈 2012-01-14일자 기사 '소값폭락 주범이 오히려 농민을 잡겠다고?'를 퍼왔습니다.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2-01-14)


소값 폭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이 서울에 상경하려는 모습에 대해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농정현안 발표에서 “지난해 구제역 때문에 3조 원에 달하는 돈을 땅에 묻었다. 아직도 구제역 방역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일부 축산농가들이 소를 몰고 이동을 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용인될 수 없는 도를 넘어선 행동”라며 축산농가의 소 몰고 상경집회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특히 축산농가들의 허가없는 이동으로 구제역이 재발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구상권 청구는 물론이고 책임까지 추궁한다는 원칙을 세워 앞으로 축산농가들과 정부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릴 것 같습니다.
서규용 장관의 강경 발언을 보면서 정말 취임 전부터 개념 없는 장관이더니 끝까지 죄 없는 농민만 잡는다는 생각을 금치 못했습니다. 오늘은 소 값 폭락의 원인과 정부의 어이없는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소 값 폭락의 주범은 정부
우선 지금처럼 소 값 폭락을 초래한 범인은 바로 정부입니다. 소 값이 폭락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워낙 많으니 소 값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소의 공급과잉이 이루어졌을까요?
지난해 겨울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가축 이동제한조치를 내립니다. 그런데 가축의 이동이 불가능하자 국내산 한우가 아닌 수입 쇠고기가 기존의 5:5였던 유통시장을 3:7까지 점령하게 됩니다.
구제역이 발생해서 매몰된 가축은 돼지와 젖소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육우는 계속 팔지도 못하고 축산농가에서 묶여 있던 것입니다. 
그런데 구제역 피해가 왜 엄청났을까요? 그것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 때문입니다.

[정치] - 구제역, 베트남 여행 농가에 뒤집어씌운 정부
[정치] - 구제역 전국 확산 주범이 민주당이라니


결국 구제역을 제대로 막지 못해 한우의 병목현상을 만들고 오히려 수입 쇠고기를 대거 들여온 정부의 안일함이 소 값 폭락을 불러온 주범인 것입니다.
■ 도시는 소고기가 비싸도 축산농가는 빚쟁이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소 값 폭락이라 한우가 저렴해질 것이라는 상상을 가지고 마트나 시장에 갑니다. 그러나 오히려 쇠고기 값은 더 비싸졌습니다.
시장에서 팔리는 쇠고기는 500g당 2만 8천 원에서 3만 원으로 희한하게 더 올랐습니다.



쇠고기 유통비용을 보면 무려 40%가 넘는 돈이 유통비용입니다. 축산농가부터 쇠고기를 사 먹는 최종 소비자에게 오려면 무려 10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토록 유통비용이 높아지면서 유통업자들과 음식점은 자신들의 이윤은 절대 보장을 외치면서 쇠고기 값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축산농가의 이윤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축산농가가 송아지를 사서 1등급 소로 키우면 최소한 마진이 30% 이상은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참담합니다. 3등급 소는 -172,1등급도 마진은 10프로 겨우 넘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엄청난 사료 값 때문입니다.


송아지를 사는데 비용이 250만 원이었습니다. 여기에 최소 2년간의 사료비만 350만 원입니다. 그래서 최소 원가는 600만 원이지만 오히려 소 값은 400만 원으로 200만 원이나 적자입니다.
축산농가는 대부분 빚쟁입니다. 그들은 농협에서 대출을 받아 사료 값을 줍니다. 그리고 나중에 소를 팔아 그 돈을 갚는데 저렇게 적자를 보면 오히려 소를 굶겨 죽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어디 여행은커녕 하룻밤도 다른 곳에서 잘 수가 없습니다. 자신들은 바빠서 밥을 먹지 못해도 소들에게는 밥을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그토록 노력하고 애를 쓰고 키운 소를 굶겨 죽이는 농민들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그들은 자신들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그들을 굶겨 죽이지 않으면 빚쟁이들 때문에 가족이 죽을 판입니다. 아무리 친자식처럼 소가 귀하다 해도 사람인 가족보다 중하겠습니까? 사람을 살리려고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소들을 굶겨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향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정부는 난리를 칩니다.
■  가짜 농민, 가짜 장관이 대한민국 농축산업의 수장이라니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 인물 됨됨이 자체가 대한민국 농업과 축산업을 관장하는 한 나라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될 수 없었습니다.



서규용 장관은 농민만 받을 수 있는 쌀 직불금을 농지원부를 조작해서 받았습니다. 그는 농지를 담보로 10억 원을 받으면서 영농자금이라는 이유로 각종 면허세를 면제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돈은 선거자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는 농어민신문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탐욕을 위해 언론사를 이용하는 등 한나라당에서도 포기한 ‘여포 장관’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인사청문회가 통과되지도 않은 상태에서도 버젓이 장관이라고 떠들고 다녔습니다.



‘여포 장관’인 서규용을 임명한 사람이 누굽니까? 바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도저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임명하면 안 되는 인물을 이명박 대통령은 여야 반대를 물리치고 임명했습니다.
서규용 장관은 ‘농정은 현장’이라며 한 주도 빠짐없이 주말마다 현장을 찾아 농어업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노력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매주 농업 현장에 갔는데도 이렇게 사태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무능력한 사람인지를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매주마다 현장에 나갔다면 충분히 소 값 폭락을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는 주말마다 비싼 쇠고기만 먹다가 왔나 봅니다.



서규용 장관은 검찰총장이나 경찰이 아닙니다. 그는 성난 농민을 법으로 강력하게 진압할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농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그들에게 사과하고 아픈 축산농가를 다독거려야 할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되레 농민을 향해 법을 강하게 적용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개 값보다 못한 소도 있지만 개소만도 못한 인간도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구제역 사체 퇴비로 쓰자더니, 애꿎은 지자체 핑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1일자 기사 '구제역 사체 퇴비로 쓰자더니, 애꿎은 지자체 핑계'를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김만구 / 중부일보 기자

1년 전 겨울. 전국에 구제역 쓰나미가 덮쳤다. 구제역과의 사투가 벌어졌다. 수백만 마리의 돼지와 소를 묻었다. 산 채로 구덩이에 내몰리는 돼지들을 보며 공무원은 눈물을 떨궜다. 돼지는 우리를 떠나지 않으려 발버둥쳤지만 포크레인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참혹함에 농장주도 울고 공무원들도 울었다.
공무원들은 낮에는 살처분 밤에는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구제역방역에 나섰다. 유독 그해 겨울은 눈도 많았고 추웠다. 파주시청 공무원 10여명이 손가락 절단사고, 추락사고 등 사고를 당했다. 살처분을 담당한 공무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징후로 과도한불안과 걱정, 불면증,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한 여성 공무원은 “계속 눈물이 나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귀속을 맴도는 울음소리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3월에 구제역 가축이동제한이 해제되고 참혹했던 구제역 겨울은 끝날 듯 했다. 하지만 언 땅이 녹으면서 또 다시 문제가 터졌다. 구제역 매몰지 곳곳에서 핏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비상이 걸렸다.  매몰지별로 전담반도 꾸려졌다.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비라도 쏟아지면 그들은 우비를 입고 현장에 뛰어갔다.
전문가들은 “침출수가 지표에 노출돼 쥐나 다른 동물들이 매개해 전이가 일어나고 확산될 경우 동물과 사람에게 모두 해당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올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면서 “침출수에는 청색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산성질소와 심한 패혈증을 일으키는 탄저균, 또 병원균과 식중독균 등이 섞여서 나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심했다. 그러던 3월, 한 통의 공문이 지자체에 도달했다. 농림식품부와 중앙재해대책본부가 꼼수를 냈다. 사체를 매몰지에서 빼내 퇴비 등으로 활용하라는 지침이다. 농림부는 ‘침출수 유출이 우려되는 매몰지는 원통형 저장조를 활용하고, 친환경 발효를 통해 퇴비화시킬 것’ 등의 내용의 공문을 지자체에 보냈다. 별도로 농림부는 법개정도 착수했다.  현행법에서 구제역 사체 비료화는 불법이었다.
법도 개정되기 전에 시범케이스로 농림부와 중앙재해대책본부가 파주의 한 현장에서 사체 퇴비화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퇴비를 조경수에 뿌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권고 공문을 내려 보낸 3월이후 5개 시·군이 매몰지 9곳을 뒤집었다.
하지만 법개정이 정부내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문제가 터졌다. 2차 세균 오염이 우려돼 개정안이 용도폐기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비료관리법개정안을 공포하면서 행정예고 때 허용했던 ‘가축 사체를 비료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자체가 삭제됐다. 안정성 논란이 휩싸인 법 조항이 신설되지 못하면서 중앙재단대책안전본부의 공문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침은 무용지물이 됐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행정 때문이 5개 시·군은 졸지에 비료관리법, 가축전염병예방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을 어긴 꼴이 됐다.
현행 법에는 ‘도축이 금지된 가축과 그 가축의 사체·축산물 및 부산물’을 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사건이 터지자 농림부가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그 해명이 가관이다. 모든 책임은 해당 지자체에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농림부 한 관계자는 ‘지자체 스스로 판단해서 저지른 행위’라고 발뺌했다. 사체 비료화를 직접 진두지휘까지 하고서도 말이다.


중부일보 김만구 기자
해당 지자체는 “1년동안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되받아 쳤다. 당초 구제역 사체 비료화는 발상부터가 잘못됐다. 전문가들은 “사체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80℃의 온도에서 모든 세균이 사멸하지는 않는다”면서 “세균이 영양소,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증식할 확률이 높아 2차 균 오염 등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줄곧 지적해왔다.
침출수를 제거한다고 서둘러 대책을 내놓은 게 오히려 화근이 됐다. 한 전문가는 “1347년 유럽 전역을 휩쓴 페스트로 인해 유럽 전체 인구 4분의 1이 죽는 대재앙이 발생했다. 2003년  중국 홍콩 대만 등지에서 맹위를 떨친 사스도 29개국으로 감염이 확대돼 환자 8000여명, 사망자는 774명이나 됐다”면서 “아직까지도 페스트나 사스가 창궐한 원인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신중한 정책 결정이 필요했다”고 꼬집었다. 구제역 사체가 분해되려면 아직 2~3년이 남았다. 정부는 더 이상  지자체 공무원들의 노고가 헛되게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즉흥적인 발상으로 시민들을 위험에 노출시켜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