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2일 월요일

순복음사태 누구나 궁금한 세 수수께끼


이글은 한겨레신문 휴심정 조현글방에서 퍼왔습니다.

최근 영산조용기자선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조용기 목사, 왼쪽은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세계최대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분 사태’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 사태에 대해 일반인들은 물론 신자들도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개척자로 절대적 권위자였던 조용기 원로 목사와 그 가족들에 대해 장로들이 반기를 들고 있는 모습과 내분의 와중에서 조 목사의 진짜 의중은 과연 무엇인지 수수께끼같다는 것이다.

■ 조 목사 가족 진짜 재단들과 교회 사유화하려 하나

지난 16일 기독교시민연대 김경직 목사의 폭로 기자회견은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와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한세대와 엘림복지타운과 (재)사랑과행복나눔을 장악한데 이어 와 교회까지 사유하려하고 있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음모론은 구문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말 송구영신 예배 때 김성혜 총장의 동생으로 조 목사의 처남인 강남순복음교회 김성광 목사 등에 의해 이영훈 목사를 비방한 유인물 1만여장이 배포된데 이어 올들어서는 이영훈 목사가 물러나고 ‘조 목사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최자실 목사의 딸인 김성혜 총장이나 김성광 목사가 교회 담임이 된다’는 음해성 소문이 나돌면서 장로들이 교회 당회를 통해 조 목사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고 나섰다.
지난 4월22일 조 목사가 예배 도중 엎드려 사죄하고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사퇴할 때 가족들도 당회 결정에 순응할 뜻을 내비쳤으나 곧 태도를 바꿨다. 이에따라 (재)사랑과행복나눔 운영권을 놓고 김성혜·조희준 모자와 교회 장로들 간 갈등이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면서 내분은 겉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달았다.

김·조 모자가 (재)사랑과행복나눔 후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까지 이영훈 목사와 교회 장로들을 비방하고 나서자 장로들은 ‘조 목사 가족들의 교회 사유화 반대’문구를 플래카드로 내세워 시위를 하면서 ‘사유화 음모’를 실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김·조 모자쪽은 “엘림복지타운은 서울시 소유이며, ‘영산조용기자선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재)사랑과행복나눔은 보건복지부의관리감독을 받아 자선을 베푸는 기관인데 어떻게 사유화할 수 있느냐”며 자신들을 무조건 쫓아내려는 이 목사쪽의 음모라고 반박하고 있다.

■ 장로들 왜 조 목사에게 등돌리기 시작하나
지난 5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은퇴할 때까지만해도 조 목사 가족들과 달리 여전히 조 목사는 대부분의 장로들에게도 ‘존경하고 대우해야할 원로’로서 변함없는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 때까지만도 ‘조 목사 이후’를 대비하려는 가족들의 압력에 못이겨 조 목사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식의 동정 여론이 적지않았다.

그러나 시시엠엠 빌딩에서 김성혜총장이 사용하는 사무실을 비우라는 당회 장로들의 결정에 대해 조 목사가 이영훈 목사 앞으로 보낸 글에서 격노를 표명하며 ‘새로 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쓴 내용이 공표되고, (재)사랑과행복나눔 다툼 와중에서 김·조 모자쪽에 유리한 확인서를 써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로들의 반발 분위기가 확산됐다.

(재)사랑과행복나눔 운영권을 놓고 교회쪽과 다투는 가족들의 손을 들어준 조용기 목사의 자필 확인서.
■ 조 목사의 진심 과연 무엇일까
조 목사가 ‘새로 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는 편지문건이 터져나올 때만해도 가족들의 ‘압력’에 의해 ‘마음에 없이’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던 장로들도 ‘조 목사의 진심이 뭔지 모르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다. 자신의 가족들과 교회쪽이 싸우는 와중에 최근 조 목사가 제주에서 부인과 지교회목사들과 함께 모임을 갖은데 이어 최근 부인과 함께 싱가포르에 다녀오면서 조 목사의 저울추가 가족 쪽으로 기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장로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 목사가 교회와 가족들 모두 버릴 수 있는 카드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없지않다. 교회 안팎에선 무엇보다도 여전히 영향력과 권위를 잃지않으려는 조 목사의 태도 변화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여전히 조 목사의 결단이 사태 해결의 최대 키라는 것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순복음 이영훈 당회장, 조용기 목사 포기하고 독자 생존 모색할까


조용기 원로 목사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훈 담임목사는 지금까지 ‘스승 조 목사’의 그림자도 밟지않은 채 제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조 목사의 가족들과 맞선 것도 그를 대신한 교회 장로들이었다. 그는 언제나 조 목사를 깎듯이 모셨고, 조 목사도 이에 보답하듯 ‘가족들과 교회’간 분란의 와중에도 이 목사에 대한 신임의사를 여러차례 밝혔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절대자처럼 숭앙되던 조 목사의 위상은 예전같지않다. ‘존경하는’ 조 목사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공격을 삼가던 장로들은 이제 90% 이상이 ‘조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기에 이르렀고, 조 목사가 아들 조희준씨와 부인 김성혜씨의 교회관련 조직들의 장악기도를 돕고 있다며 비난하는 장로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3년 전 조 목사가 담임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굳건하던 ‘교회 내 조 목사의 위상’은 급격히 하락하는 반면 이 목사에 대한 장로들의 단결은 견고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조 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 음모’를 폭로한다는 기자회견을 연 김경직 목사는 “40년 전 처음 조 목사를 만났을 때는 예수님인줄 알고, 옷만 만져도 모든 병이 나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돈과 권력만 쫓는 황금만능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조 목사에 대한 ‘절대화’가 균열한 일례다.

‘은인자중’의 상징이었던 이 목사의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목사는 지난 주일이던 14일 교회 장로회 조회에 참석해 “시집을 가 봉사와 귀머거리로 지낸다는 3년이 넘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원로목사님과 장로회를 관망만 해왔으나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혀 장로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 목사는 또 그동안 조 목사와 그 가족들로부터 교체 요구를 받던 허동진 장로회장에 대해서도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목사가 이처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무게중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 목사가 어떻게 ‘문제 해결’에 나설 지 주목되지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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