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죽이기에 앞장선 사람들은 누구일까.
지난 7월 27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물난리를 가져다준 폭우가 잠시 주춤할 때 서울에서 가까운 팔당댐과 팔당호를 방문했다. 방문 이유 등은 관련 포스트<4대강, 아무도 모르는 썩은 물의 반란>를 통해 소개해 드렸다. 많은 분들이 ‘고인 물은 썩는 게 이치’라는 데 공감해 주셨다. 강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게 되면 썩게 마련인 데 팔당댐이 모처럼 수문 전부를 열고 방류한 강물은 시꺼멓게 썩어 있었다. 한강수계 상류인 북한강수계와 남한강수계에는 특별한 오염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물이 시커멓게 썩어 있었던 것이다. 그 장면을 다시 한 번 더 볼까.
홍수는 인간들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시 곳곳을 말끔히 청소해 주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물난리 때문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팔당댐 수문을 열었기 때문에 생활 쓰레기 다수는 팔당댐을 빠져나와 한강하류로 흘러가며, 모처럼 팔당댐 등 한강수계의 댐들이 물갈이로 청소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흘러야 할 강물을 가두어 두면 썩게 되는데 상류에서 떠내려온 생활쓰레기나 토사 등으로 댐이 마치 쓰레기하치장처럼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쓰레기들은 ‘4대강 사업구간’ 곳곳에 하천쓰레기로 남아 그 양이 무려 1만 266톤에 이른다고 한다. 물난리가 끝난(?) 현재 쓰레기 80% 정도는 수거했다고 하고, 나머지 약 3천여 톤은 둔치 등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생활 쓰레기와 함께 댐으로 유입된 토사 등 쓰레기들은 다시 댐 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2008년 12월 1일 환경부장관 이만의는 “보를 세우면 유속은 느려져도 썩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하는데 잘 모르면서 말하는 폭력이다. 무지의 폭력이 너무 심하다”라고 말했다. 참 무식한 넘이 폭력적 언행을 서슴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넘들이 환경부장관을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래도 이넘은 좀 나은 편일까. 요즘 대국민 사기로 변한 경제공약 등으로 사기꾼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이명박은 한 술 더 떴다. 그는 “4대강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떤가. 그런 논란에 휘둘리지 말고 예산이 잡혀 있다면 빨리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말했다. 이런 게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4대강 예산은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예산이며 3년 내내 그 짓을 반복했다. 또 한나라당에는 그런 짓을 서슴지 않는 무리들이 쓰레기들처럼 산적해 있었는데 2010년 8월 6일에는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던 원희룡이 “공사현장을 보면 중단요구가 얼마나 무책임한지 알 수 있다. 마치 의사가 수술을 시작했는데 중단하고 증상을 의논하자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넘이 그넘이라는 거 단박에 알 수 있는데 원희룡 등은 세상을 좀 더 적게 살아 무식해서 그렇다고 치지만, 한나라당 전 대표 박희태 영감탱이는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 KTX를 탄 것처럼 속도감을 느끼게 하자.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완전 미친 넘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KTX도 시도 때도 없이 고장 나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무식한 발언을 총정리한 넘의 발언은 기가 막힌다. “습지는 홍수에 부담이 돼 사라져야 한다. 환경단체는 잘 모르면서 50년 된 멋있는 습지를 왜 없애냐고 공격하고 있다”라고 말한 넘이다. 그넘이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맡고 있던 심명필이라는 넘이다. 아주 몰상식의 극치에 도달한 미치광이가 아니면 상식 밖의 이런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을까.
지난 7월 27일과 28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물난리가 한창일 때 이틀 연거푸 팔당댐과 팔당호 주변을 방문했다고 했다. 이명박 정권의 몇 넘들이 아무런 대책도 책임도 없이 함부로 주절거리는 말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도 필요했다. 앞선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고맙게도 4대강 죽이기에 맞선 참고자료는, 나눔문화(www.nanum.com)에서 발행한 빨간 핸드북 <나는 반대한다 - 알기 쉬운 4대강 토건공사의 진실->이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님이 집필한 책 <나는 반대한다 -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진실보고서->내용이 축약된 게 빨간 핸드북이었는 데, 그 책 첫머리에 “정부는 자연과 경제를 살린다는 거짓 논리로 국민을 속이고 살아있는 강을 죽이고 있다. 이제 우리 역시 논리로, 진실의 힘으로 맞설 때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정욱 노교수님이 집필하신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진실보고서의 살아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팔당댐과 팔당호 주변을 연거푸 방문했던 것인데 그 장면을 엮어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1. 물난리가 주춤했던 7월 28일 오후
이곳은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양수리 모습이다.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모습이다.
멀리 양수대교가 보인다.
두물머리는 두 강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곳은 늘 거울같이 잔잔한 수면이 연출되곤 했다. 강이 아니라 호수였던 것이며 흐름이 멈춘 두 강이 합쳐지는 곳이었다. 북한강수계 대부분은 이렇듯 댐에 막혀 호수로 변한 지 오래다. 그러나 물난리가 났던 지난 28일은 달랐다. 모처럼 이틀 연거푸 댐 수문을 열어 방류량을 늘리고 있었기 때문에 댐의 물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장면을 처음으로 양수대교 위에서 목격하게 됐다.
#2. 물난리가 주춤했던 7월 27일 오후
잠시 비가 주춤한 팔당호 수면은 황톳빛으로 물들었다.
멀리 비구름을 품고 있는 산과 팔당호가 어울려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은 장면이다.
간간이 비가 흩날리는 호숫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지만, 곧 그런 느낌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팔당호에는 붉은 황토물과 함께 생활쓰레기들이 마구 밀려들기 시작했다.
비가 잠시 그치자 먼 곳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팔당호는 생활쓰레기로 충만해지고 있었다.
호숫물이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있는 장면이다.
호숫물이 흐르는 방향은 팔당댐 수문 쪽인데 생활쓰레기가 거대한 띠를 이루며 흐르는 모습이다.
생활쓰레기는 금방 댐 수문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쓰레기양을 짐작할 수 있는가.
댐으로 흘러든 생활 쓰레기도 문제였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시뻘건 황토물과 함께 유입된 생활쓰레기와 오염물질은 팔당댐 수문에 이르자 그 모습이 돌변했다.
#3. 시꺼멓게 돌변한 호숫물
팔당호 호수 안에서는 시뻘겋던 황토물이 댐 수문을 나서자마자 시꺼멓게 변했다.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보이지 않는 팔당호 한쪽 수면은 이렇게 착한(?) 황토색 물빛이었다.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공사가 끝난 댐은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만 물이 흐르게 되고, 유속은 열 배 이상 떨어져 강은 거대한 호수가 된다.”고 말했는데 한강수계의 북한강 대부분은 호수로 변한 지 오래고, 그나마 물길이 살아있던 남한강은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만든 강천보나 이천보 등으로 인해 호수로 변해 습지 대부분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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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교수님의 빨간 핸드북 속에는 4대강 토건공사에 반대하는 전 세계 지성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 “한국의 4대강 공사는 미국에서 3,40년 전 폐기된 낡은 방식입니다. 수질악화와 홍수 등 피해가 훨씬 큽니다. 미국은 지금 650여 개의 댐을 철거하고 자연의 강으로 복원 중입니다”라며 “우리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며 랜돌프 헤스터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명예교수의 경고의 글을 싣고 있다. 또 알베르트 라이프 독일 프라이부르그 대학 명예교수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강을 인공수로와 호수로 바꾸는 것은 강을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은 국민을 속이는 표현입니다”라며 “한국 정부의 ‘4대강 살리기’는 잘못된 선동입니다”라며 일침을 가하고 있다.
팔당댐 수문을 빠져나온 시꺼멓게 오염된 강물이 한강으로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
그 세월이 150년 만에 깨달은 것이라 하니, 이명박이 대국민 사기극을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불과 3년 만에 후다닥 해치우고 있는 4대강 죽이기 사업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증언해 주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멀쩡해 보였던 한강수계는 댐으로 유입된 오염물질과 퇴적물 때문에 속이 썩어 자빠지고 있고,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죽이기 공사와 저축은행의 부정부패 등 인간쓰레기들로 인해 나라 전체가 통째로 썩어 자빠진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 빨간 핸드북 끄트머리에는 <강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써 두고 있다. 그 중 한 방법은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4대강 관련 소식을 퍼뜨리는 일이다. 누리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므로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 썩어 자빠지는 나라와 강을 동시에 살리는 일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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