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일 월요일

은행들 과도한 ‘이자 챙기기’ 방치해선 안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오피니언 사설을 퍼왔습니다.

은행들의 2·4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면서 폭발적인 순이익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KB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57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4배에 이르렀고, 2·4분기 순이익은 8174억원으로 그룹 출범 후 최대였다. 산업은행의 상반기 순이익도 1조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고, 하나금융 역시 2·4분기 중 전년보다 142% 많은 48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은행권의 2·4분기 순이익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은행들의 기록적인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와 수수료 수익에서 나온다. 글로벌 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의 50%에 못미치는 데 비해 국내 은행들은 80%가 넘는 게 현실이다. 과점 시장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에 안주하는 구조다. 주요 은행들이 올 1·4분기에 거둔 이자수익만 9조7000억원에 이르고, 2·4분기 수익도 비슷할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이자수익은 과도한 예대마진에 의해 뒷받침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시중은행 예대마진은 지난해 12월 2.85%포인트에서 올 5월 3.01%포인트로 0.16%포인트 커졌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계속 커지는 추세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에 예대마진 0.1%포인트는 1조원의 이자부담이 가계에 추가됨을 의미한다. 

예대마진이 커지고 은행의 이자수익이 불어날수록 가계와 중소기업의 살림은 쪼그라든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변동주기는 짧고 예금금리 주기는 길게 잡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는 신속히, 예금금리는 서서히 올려 이자수익을 키운다. 금리를 올릴 때도 소액대출 금리나 일반 신용대출 금리 인상폭이 담보대출보다 커 서민들 부담을 키우기 일쑤다. 대출이자의 일수 계산 때 대출·연체 발생일과 이자 납입일 모두를 포함시키는 ‘양편 넣기’처럼 부당하게 이자를 받아챙기는 수법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법원이 담보대출 때 드는 근저당 설정비를 고객에게 부담시키지 말라고 판결하자 슬그머니 대출금리를 올려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대마진과 이자수익 구조를 전면적으로 점검해 은행의 과도한 ‘이자 챙기기’를 막아야 한다. 약탈적 영업행위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를 더 늦기 전에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입으로는 국제경쟁력 향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국내시장에 눌러앉아 이자 챙기기와 배당잔치에 정신없는 은행들을 그대로 놓아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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