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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9일 금요일

이경재 ‘텔레파시’ 발신지는 박근혜와 뉴라이트뿐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8일자 기사 '이경재 ‘텔레파시’ 발신지는 박근혜와 뉴라이트뿐인가'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YS시절 공보처 출신 이경재의 방통위 귀환, 언론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용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은 아니지만 박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하는 사이’인 이경재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취임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자신을 “방통위 전신인 공보처 출신”이라고 소개하면서 “고향에 돌아온 듯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의 기본 임무가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정성, 그리고 국민의 품위를 높이는 공익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정치인 이경재 위원장은 YS시절 청와대 대변인, 공보수석, 공보처 차관을 지냈다. 그는 A4 용지 8쪽짜리 취임사를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공공성이란 잣대로 규제를 담당해야 할 방통위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뉴라이트를 위한 이념투쟁의 최전선이 될지, 언론사에 떡고물을 던져주며 교묘하게 언론을 통제하던 YS시절 공보처로 되돌아갈지 우려된다.

이경재 위원장은 왜 공보처 출신을 언급했을까. 그는 관련 부처 경험을 강조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보처는 정권 홍보를 위주로 하는 기구였고, 언론사에 떡고물을 던져주며 비판 보도를 막았던 곳이다. 이 위원장이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에도 의문이 간다. 뉴라이트 진영이 촉발한 자유민주주의 논란에 대해 그가 모를 리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장지호 정책위원은 “(이 같은 발언은) 방통위가 미래부와 관계에서 공공성을 잣대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공성을 위축할 것을 알리는 시그널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경재 신임 방통위원장


이경재 위원장의 발언을 한국사회의 뉴라이트적 재구성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규찬 대표의 분석 또한 흥미롭다. 전규찬 대표는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의도적으로 사용했거나 무의식적으로 썼더라도 이경재 위원장은 한국사회의 뉴라이트적 재구성의 조짐이나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면서 “48%를 적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로 볼 때 (이 위원장 발언은) 반쪽짜리 의식, 철학, 정치”라고 말했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언론자유의 개념을 추적하면서 그리스어 ‘파레시아(parrhesia)’를 찾아냈다. 이 단어는 다섯 개의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솔직함(frankness), 진실(truth), 위험(danger), 비판(criticism), 의무(duty)다. 전규찬 대표는 “푸코에 따르면, 언론자유·자유언론이란 권력에 대해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솔직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말 할 수 있는 의무에 해당한다”면서 “언론자유는 ‘두려움 없는 발언’”이라고 정리한 바 있다.

언론의 주된 기능은 국가와 자본에 대한 감시 기능이다. 공보처에서 애완견(Lapdog)을 키워온 이경재 위원장이 감시견(Watchdog)을 키워낼 수 있을까. 보수언론 특혜에 앞장 선 이 위원장이 이념과 주장이 자유롭게 충돌하는 공론장을 만들 인사인가. 두려움 없는 발언을 들을 인내력이 있는가. 

아니면 진흥 기능 대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넘긴 방통위가 김영삼 정권 시절 공보처로 돌아가는 것일까. 뉴라이트 방통위가 탄생하는 것일까. 취임부터 출신부처를 거론하고 민주주의를 절반으로 잘라낸 이 위원장의 발언에 한숨이 나온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해당 발언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취지”라면서 “한정적인 의미로 언론 자유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언론 자유가 갖는 가치와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취임사는 (이 위원장) 본인이 구술을 해서 작성한 것”이라며 “그런 것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이라고 전했다.

이경재 위원장 청문회 당시 각종 과태료와 지방세 체납, 자녀들의 증여세 늑장 납부 및 국민연금 미납, 건설회사 전세 스폰서 논란 등 도덕성 문제와 관련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종합편성채널을 탄생시킨 미디어법 날치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했고, 결국 국회는 이경재 위원장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저도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되지만 늘 ‘나중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자문하면서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이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위원장은 현안으로 △국회의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 △방송통신 융합 시대 산업화 △케이블-지상파 재송신 갈등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등을 들었다. 그는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처의 벽을 허무는 협력 체계를 마련해 관련 논의를 진행시킬 것을 당부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 ‘낙하산’ 논란을 없애고, 유료방송 권역 완화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을 공공성 잣대로 판단하고, 통신요금 원가 자료를 공개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비판적인 언론의 자유를 확대해 공론장을 넓히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프랑스 대통령, 공영방송 사장 임명 없앤다는데 박근혜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7일자 기사 '프랑스 대통령, 공영방송 사장 임명 없앤다는데 박근혜는?'을 퍼왔습니다.
[장행훈 칼럼] 그의 언론정책을 밝힐 차례… 언론자유, 민주주의의 기초·민주화의 첫 걸음

한국의 언론자유 인권 상황이 아프리카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국내외 언론감시 단체 인권단체들의 경고가 몇 년째 계속되는데도 과문의 탓인지 대선 선거운동 과장에서 새나라당 박근혜 후보가 우리의 언론상황을 우려하거나 경고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언론자유가 민주주의의 기초이며 민주화의 첫 걸음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언론자유가 위축되면 다른 기본권이 침해당해도 국민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먹고 사는 것에만 정신을 쏟게 된다. 민주주의가 후퇴한다. 거대 기업이 언론을 장악하면서 선거에서도 부자 후보들이 당선되고 돈 없는 사람은 국민의 대표가 될 기회를 갖기가 어렵게 됐다. 1%가 99%를 지배하는 불합리한 현상이 고착되고 있는 것은 부자언론이 상위 1% 편을 들고 99%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국의 머독은 선거 때마다 자기 소유의 신문과 방송을 특정 정당의 선전 매체로 변신시켜 정권을 안겨준 다음 정치적 경제적 대가를 비싸게 받는다. 언론과 정치의 위험한 관계가 맺어진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언론재벌이 정부를 좌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머독은 다우닝가 10번지(총리관저)의 이름 없는 식구(장관)로 통한다.
영국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금년 봄 대선에서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사르코지도 2007년 선거에서는 텔레비전과 우익신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거가 끝나기 전에 이미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진보언론의 야유를 받았다. 그러나 금년에는 지나친 권언유착으로 진보 언론과 여론의 역풍을 맞아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7년부터 프랑스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들에게 언론정책을 묻는 새로운 관행이 시동했다. 사전에 대선 후보들의 언론정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프랑스 최고의 언론포럼인 미디어비판행동(Acrimed)이 이 실험을 선도했다.
금년에는 두 번째로 3월29일부터 약 1주일 간격으로 3회에 걸쳐 10명의 대선 후보 전원에게 대통령이 되면 언론 현안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는 질의서를 보내 답을 받아내는 것이다. 사르코지 현직 대통령과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을 제외하고 전 후보가 답을 보내왔다. 정당과 이념에 따라 문제를 보는 시각과 처방이 달랐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의 답변을 보면 그의 언론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답변에서 말한 처방은 곧 새 정권의 언론정책으로 구현됐다. 후보들에게 미리 언론정책을 말하게 함으로서 후보가 국가의 최고 정치지도자가 된 다음 언론정책을 함부로 바꿀 수 없게 하는 사전 구속효과가 있었다.
금년 대선 후보들에게 보낸  질문과 후보들의 답변 내용을 보면 프랑스에서 어떤 문제가 중요한 언론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차기 대통령이 이들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그 처방을 예측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제1회의 질의는 “후보는 미디어 분야에서 집중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기업의 민간 미디어 지배를 중지시키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 해결에 어떤 입법 조치기 필요하다고 보는가? 집중을 제한하는 상한선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가?”
제2회의 질의는 국영방송을 민영화(1987)한 프랑스 최대의 민영 TF1을 다시 공영으로 환원시킬 것인지의 여부를 묻는 문제로 “귀하는 부이그 그룹이 민영화 할 때 약속한 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데도 허가 갱신을 반복해서 2022년까지 허가 기간을 연장했다. 이런 정부 방침을 방관할 것인가? 민영화를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허가기간을 종료해여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제3회 질의는 공익 서비스와 비영리 대안언론매체에 관한 것이다.
프랑수와 베이루 중도당 후보는 국가와 일부 기업 및 일부 미디어 간에 존재하는 관계가 근친관계에 가깝다고 규탄한다. 유착 의심이 가는 위험한 관계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며 미디어의 독립이라는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거대 기업 미디어 정치 사이의 관계에는  절대 투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지면 관계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회당 후보 프랑수와 올랑드의 답변 중 중요한 것 몇가지만 소개하면 올랑드는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을 지명하는 제도는 폐지해야 하며 방송위원회의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해서 여당에 유리한 현재의 관행을 종결해서 방송의 여당 지배를 불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그는 미디어의 집중을 더욱 규제할 필요가 있으며, 미디어 소유주와의 관계에서 언론인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편집의 독립을 보장하는 입법이 필요하고, 신문에 대한 국가의 직접 지원은 편집권 독립을 준수하는 신문에 한하겠다고 편집권 독립 의지를 천명했다.
획기적인 개혁인데 올랑드가 대통령이 됐으니 앞으로 그의 답변 내용은 새 정부의 언론정책으로 내년부터 실시될 것이다. 후보들에 대한 언론정책 질의가 얼마나 유익한 것을 재인식하게 하는 시도였다는 생각이다.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는 이미 언론정책을 천명했다. 두 후보 보다 좀 늦었지만 이제 박근헤 후보가 많은 언론인이 의문을 품고 있는 그의 언론정책을 밝힐 때가 된 것 같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 hap36jang@hanmail.net  

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문·안, '미디어 생태계 민주화 대통령' 약속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9일자 기사 '문·안, '미디어 생태계 민주화 대통령' 약속'을 퍼왔습니다.
문재인 “언론 자유 독립 보장 약속”, 안철수측 “잘 차려진 밥상에 감동”

언론시민사회가 미디어 정책 공약 제안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 캠프에 대선정책을 제안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 캠프 미디어정책 담당자들은 이 자리에 참석해 적극적인 공약 반영을 약속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일 대선 미디어 정책공약 제안대회 ‘나는 미디어 생태계 민주화 대통령입니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언론 시민사회와 참석자들은 표현의 자유 실현, 언론독립, 인터넷 자유, 망중립성 보장, 공동체 미디어 실현, 미디어 생태계 민주화 등 26개 정책을 제안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담쟁이’ 캠프 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의원, 안철수 대선후보 ‘진심’ 캠프 정연순 대변인과 방송·통신 분야 정책을 담당하는 정인숙 가천대 교수가 참석해 정책제안에 호응했다.

▲ 정연순 안철수 '진심'캠프 대변인이 대선 미디어 공약집을 김승수 공동대표(전북대 교수)로부터 받고 있다.(왼쪽) 신경민 문재인 '담쟁이'캠프 미디어본부장은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로부터 대선 미디어 공약집을 받고 있다(오른쪽).

신경민 의원은 “문재인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언론의 자유 독립 보장을 문재인의 약속’을 낭독했다. 이 문서에서 문재인 후보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핵심가치로 삼겠다 △디지털 시대 미디어 이용자의 복지를 실현시키겠다 △공정한 질서 속에 상생할 수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 원칙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시민사회의 정책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화답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정연순 대변인은 “대변인은 후보의 입”이라며 “따로 안철수 후보의 메시지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정책 제안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시민사회의 정책제안에 대해 “이 자리에 참석해 이렇게 훌륭하게 차려진 밥상을 받다니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잘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는 일이 없을 것, 열심히 뛰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연순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는 PD수첩 사태 해결을 위한 콘서트에 참석,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면서 “시민사회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민들과 소통하며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미디어 정책공약을 제안하며 ‘표현의 자유’, ‘독립성’, ‘공공성’, ‘지역성’, ‘시민주권’ 등 미디어 생태계 민주화를 위한 ‘5대 가치’를 발표하고, “이러한 가치가 이 정권에서 침탈당한 가치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반드시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규찬 대표는 “시민사회가 생각하는 정책 공약을 제안한다”며 “부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지 상관없이 미디어 운동 진영이 오랫동안 고심하고 생각한 공약이 실질적으로 채택되어 무너진 공영방송과 해체된 저널리즘이 바로설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가 '2012 대선 미디어 정책 공약 제안'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미디어스

최상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정책공약제안집을 가리키며 “길게는 87년 이후 짧게는 지난 1년 7개월 동안의 땀과, 이 정권에서 온갖 고난을 마다하지 않고 체포 구금을 불사했던 시민사회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다”며 “이 같은 바람이 대선에 허투루 반영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커뮤케이션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정대균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제안한 정책공약에는 지역방송과 지역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과 법안이 있다”면서 “대선 후보로 나오신 분들이 꼭 정책 제안을 받아들여 정책이 실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 공동대표단에 참여하고 있는 최동환 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이 반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면서 “정부가 시청자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영란 매비우스 사무국장은 시청자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 개선방안을 제안했고,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근절을 위해 공영방송사장 자격요건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통신 행정심의 폐지, 인터넷 자유, 망중립성 보장 등의 정책을, 강진구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은 신문 회생과 미디어 균형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제안했고, 허경 한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공동체미디어 실현방안으로 지역미디어센터 활성화, 지역공동체라디오 지원 등을 제시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는 지난해 3월 미디어단체 정책 활동가, 노조·현업인, 학계 연구자, 전·현직 언론노조 위원장 등이 참여해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미디어 정책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거처 올해 2월 미디어 정책보고서 ‘미디어 개혁과 시민의 권리’, ‘공공미디어와 미디어 균형발전’을 발간했다. 또 이 정책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19대 총선 기간  35대 공약을 각 정당에 제안한 바 있다.
최근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는 19대 국회 민주통합당 의원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배재정 의원의 ‘지상파 지배구조 관련 법 개정안’, 신경민 의원의 ‘지역성과 지역방송 발전 관련법 개정안’, 노웅래 의원의 ‘공동체라디오 방송진흥법 제정안’ 등의 발의에 참여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는 9일까지 52개 언론시민사회단체와 120여 명의 개인제안자가 참여하고 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5월 22일 화요일

이상호, 김재철 ‘악착 취재’…“손바닥만큼도 언론자유 없냐!”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21일자 기사 '이상호, 김재철 ‘악착 취재’…“손바닥만큼도 언론자유 없냐!”'를 퍼왔습니다.
‘발뉴스’ 예고편 찬사 쏟아져…“기자의 울분 느껴진다”

“손바닥 만큼도 언론자유가 없습니까?”

김재철 MBC 사장을 향한 이상호 기자의 ‘일갈’이 트위터리안들의 찬사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자신이 진행하던 ‘손바닥 뉴스’가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던 이 기자는 자신이 자체 제작하는 ‘발뉴스’의 예고편 영상을 공개하면서 김 사장과의 만남을 담은 예고편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재된 이 동영상은 ‘이상호 기자는 누가, 왜 손뉴스를 폐지했는지 김재철 사장에게 묻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은신처와 관련된 제보가 들어왔다’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 ‘발뉴스’ 예고 동영상 캡쳐

이어 주차장으로 향하는 김 사장을 붙잡는 이 기자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 기자는 “안녕하세요, 이상호입니다”라며 “피해 다니신다고 고생 많으셨죠”라고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서 “‘손바닥 뉴스’ 시민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왜 없애셨는지...뉴스를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을 김 사장에게 던진다. 김 사장은 이 기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는 모습이다. 

뒤이어 “지금 뭐하는 거야?”라고 묻는 수행비서의 목소리가 나오고 김 사장은 “경찰 불러라, 경찰불러”라고 말한 후 이 기자에게 “나가서 이야기하자고”라고 이야기한다. 

ⓒ ‘발뉴스’ 예고 동영상 캡쳐

김 사장 옆에 앉은 이 기자는 “J씨와 관련해서도 이정도 의혹이 제기되면 떳떳하시다면(진실을 밝혀야...)”라며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사장님을 이 자리에 앉혀주셨지 않았습니까”라고 지적한다. 김 사장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채 “그냥 다 경찰에 가야해”라고 계속 경찰만 찾는 모습이다. 

“‘손바닥 뉴스’ 왜 없애도록 했습니까?”라고 묻는 도중에도 김 사장은 비서에게 “우리가 112에 전화하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관계없어”라고 답한다. ‘손바닥 뉴스’ 폐지와 자신은 무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발뉴스’ 예고 동영상 캡쳐

차에 오르려는 김 사장에게 이 기자는 “사장님 손바닥 뉴스 살려주십시오”라며 “손바닥 만큼도 언론자유가 없습니까”라고 항변하지만 김 사장은 차문을 닫고 자리를 뜬다. 이 기자는 분개한 표정으로 김 사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거 명백한 언론탄압 아닙니까, 사장님. 명백한 언론탄압 아니냐구요!”라고 소리친다. 

ⓒ ‘발뉴스’ 예고 동영상 캡쳐

김용민 “그나저나 김재철은 경찰을 왜 불렀나요?”

마치 한 편의 짧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예고 동영상을 접한 트위터리안들은 이 기자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면서 ‘발뉴스’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트위터 상에는 “이상호 파이팅”(winterq****), “본방은 더 대박일 듯”(please_be_h****), “발뉴스 꼭 봐야겠다”(woor****), “무한본방사수!!!!”(s17***), “목요일 본방사수!”(@hyn***), “정말 대단하네요”(sarabo***), “아 맘아파”(Lunapark***), “언론탄압에 저항하는 이상호 기자를 응원합니다!!!”(angelinaj*****)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아울러 “이상호 만이 할수 있는 취재”(ariul***), “정말 대단하네요. 발뉴스 기대!!”(esth***), “아! 이상호 기자 당신에게 격한 지지를”(hwang***), “눈물이 납니다”(sseny***), “기자님의 울분이 느껴집니다”(CUJha***) 등의 글도 올라왔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funronga)는 “이상호 기자 대단합니다. 그나저나 김재철은 경찰을 왜 불렀나요?”라고 꼬집었다. 오행운 MBC PD(@luckypd)는 “한때 함께 기자생활까지 했던 후배의 질문에 애타게 경찰만 찾는 공영방송 사장의 모습. 비굴하다 못해 처연해보이기까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송록필 MBC 기자(mbcRockPill)는 “5.21 오후 4:38이상호 기자의 발뉴스 예고편 보셨나요? 꼭 보세요”라며 “경찰을 부르라는 김재철 본방 빨랑 보고싶네요”라고 전했다. 권우성 (오마이뉴스) 기자(@KwonWS)는 “ㅋㅋㅋ 대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이 기자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BBK 속보, 파이시티 르뽀 등 이번주 방송아이템 문제 삼아, MBC C&I ‘손바닥뉴스’ 전격 ‘폐지’ 통보”라고 알린 바 있다. 이 기자는 지난해 12월부터 MBC의 자회사인 MBC C&I가 만든 인터넷 방송 (손바닥TV)의 ‘손바닥 뉴스’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MBC 노조는 “김재철과 사측은 최근 (손바닥TV)를 ‘좌빨 방송’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3월 사측은 ‘(손바닥TV)에 최일구 앵커가 출연해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김재철 사장을 비난하는 멘트를 했다’며 황희만 당시 MBC C&I 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가 사실 무근으로 밝혀지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조는 “김재철은 2주 전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관계회사 임원 인사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떼를 쓰면서 ‘(손바닥TV)는 새로운 (나꼼수)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손바닥TV)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김재철과 사측의 인식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기자가 24일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발뉴스’는 이 기자의 홈페이지(www.leesangho.com)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진행은 이상호 기자와 개그우먼 곽현화씨가 다시 맡았고, 서해성 작가가 새로 합류해 ‘3인 체제’로 시작된다”며 “‘조중동 저격수’로 알려진 정청래 민주통합당 당선자, 새누리당 소장파인 정태근 의원의 ‘정정당당 뉴스’도 다시 방송된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호 기자는 통화에서 “권재홍의 ‘뉴스데스크’와 시청률 경쟁을 하며 정면으로 맞붙을 것”이라며 “발뉴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진짜 스를 통해 김재철과 권재홍의 뉴스데스크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현재의 ‘뉴스데스크’와 ‘발뉴스’ 중 누가 더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될지 지켜볼 일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7OkMw7VD9xM&feature=player_embedded

문용필 기자

2012년 5월 15일 화요일

새누리 전대, 몰려간 1천여 언론인들 덕에 ‘흥행대박’?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15일자 기사 '새누리 전대, 몰려간 1천여 언론인들 덕에 ‘흥행대박’?'을 퍼왔습니다.
“파업해결 나서라…김인규‧김재철 靑서쪼인트 좀 까일듯”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지도부를 뽑기위한 전당대회에 1000여명의 언론인들이 모여들었다. 당초 우려됐던 것과는 달리 ‘흥행 대박’이라도 난 것일까. 하지만 이들은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파업중인 KBS, MBC, YTN 등 언론노조 산하 노조원들이었다. ‘축하’ 대신 ‘촉구’의 목소리가 전당대회장 주변에 메아리쳤다. 

ⓒ 언론노조 트위터(@mediaworker)

이들 노조원은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집결했다. 이들의 손에는 김재철 MBC 사장, 김인규 KBS 사장, 배석규 YTN 사장 등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과 ‘공정보도’, ‘언론자유’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또한, ‘언론장악 국정조사, 청문회 실시! 새누리당은 답하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등장했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결의문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 KBS 새노조 트위터(@kbsunion)

이날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결의문에서 “새누리당은 정녕 언론장악의 공범이 되려 하는가”라며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민주적인 정권임을 국민에게 확신시키고 싶다면 국민적 중대사인 언론 파업의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정 언론이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기본적 장치임을 인식한다면 언론장악의 진상규명을 통해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은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키고 공정한 언론을 위한 지배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하며 억울하게 희생을 강요당한 해직, 징계 언론인을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언론 파업 100여 일은 새누리당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있던 시간이자 새누리당이 구태를 반복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불통을 다시 보여줬던 시간”이라며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과 함께 언론장악의 공범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새누리당을 외양만 바꾼 한나라당으로 규정하고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노조 공식트위터(@mediaworker)는 이날 “새누리당! 경찰에 병력투입 요청! 정당한 언론노동자의 목소리 원천봉쇄하는 새누리당 규탄한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그 어느 때보다 질서정연하게 언론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법 집회운운하며 경찰투입요청등 오히려 새누리당이 분위기를 공포로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후 전당대회장을 나와 인도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언론노조 트위터는 “언론노조는 반드시 낙하산 사장 몰아내고 언론독립, 언론자유, 공정보도 쟁취하겠습니다. 질기고 당당하게 끝까지 투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 노조 트위터(@saveourmbc)는 “오늘 MBC 노동조합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장에 있습니다. 김재철의 전횡과 비리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됩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KBS 새노조 트위터(@kbsunion)은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등장하자 “야유가 터져나왔다”고 전하며 “최시중은 안오나?”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앞 언론노조 집회 대박이에여~ 김인규 김재철 오늘 청와대에서 쪼인트 좀 까일 듯”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KBS 새노조 트위터(@kbsunion)

또한 새노조는 “남의 잔칫집에 와서 왜 이러느냐고요? 군홧발로 짓밟고 언론장악한게 누군데요?”라며 “오늘 조합원들에게 욕설퍼부은 새누리당원 들으세요. 이 정권들어 15명의 언론인이 해직당하고 180명이 징계당했습니다. 누가 욕을 먹어야 할까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당대회장에 ‘국민과 함께 미래로’라는 문구가 보이자 “언론장악부터 반성해라”라고 지적했다. 

YTN 노조 공식 트위터(@ytnmania)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원들 입장 통로를 경찰이 길게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함성까지 막지 못했습니다!”라고 현장상황을 전하며 “배석규 몰아내고 불법사찰 처벌하라! 언론탄압 방관하는 박근혜도 공범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YTN 노조 트위터(@ytnmania)

한편, (뷰스앤뉴스)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대의원 출입문이 아닌 다른 우회통로를 통해 전대장에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문용필 기자

2012년 5월 9일 수요일

“온 국민과 함께 언론자유 되찾을 것”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8일자 기사 '“온 국민과 함께 언론자유 되찾을 것”'을 퍼왔습니다.
서울 여의도 광장에 늘어선 80개의 4~6인용 텐트가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있다. 파업 중인 KBS와 MBC가 “방송독립과 언론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희망캠프’다.

KBS 새노조 홍기호 다큐멘터리국 PD(42·사진)는 ‘희망캠프’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그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1총선 이후 투쟁 방향을 국민과 24시간 소통하는 공영방송으로 잡았다. 편파·왜곡보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니만큼 언론자유 역시 온 국민이 함께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PD가 ‘희망캠프’를 떠올린 것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KBS 스페셜  프로그램을 취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전 세계의 자본과 권력이 1%에 집중되면서 사회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언론 자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권력과 결탁한 1% 언론인이 공공성이 강한 KBS, MBC, YTN, 연합뉴스를 장악했다”며 “ ‘낙하산’ 사장과 측근 간부들을 퇴출시키고 99% 대다수 언론인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캠프를 열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노숙투쟁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자칫 내부 역량을 소모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열린 장소에서 열린 마음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자신들의 투쟁이 희망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홍 PD는 “낙하산 사장 퇴진은 언론사 내부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온 국민이 사회적 공감대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희망캠프는 MBC 노조와도 함께하고 있다. 각각 40여동씩 텐트를 치고 하루 2교대(오전 9시~오후5시, 오후 5시~오전 9시)로 여의도를 지키고 있다. 매일 밤 문화제도 연다. 특히 주말인 오는 12~13일에는 언론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KBS·MBC 방송대학’을 개최한다. 그는 “가족과 친구, 연인과 매일 언제라도 여의도를 찾으면 된다. 함께 텐트에서 밤샘 토론을 해도 좋다. 파업이 승리하는 날까지 희망캠프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MB 강아지’가 모욕이면, ‘부시 애완견’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3일자 기사 '‘MB 강아지’가 모욕이면, ‘부시 애완견’은?'을 퍼왔습니다.
사장에게 욕설 메시지 KBS 최경영 기자 해임 논란 “대통령 비난도 공개적으로 하는데”

49일째 파업중인 KBS 새노조의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 최경영 기자가 사장에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한 KBS의 결정을 두고 과거 미국 신문이 이명박 대통령을 ‘부시의 애완견’이라고 풍자한 것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KBS가 최 기자를 경찰에 고소한데 이어, 사규위반(품위유지 위반, 오손행위 등)으로 해임 결정을 한 구체적인 사유가운데 하나는 최 기자가 지난 13일 아침 김인규 KBS 사장에 전송한 문자에 욕설(또는 풍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그 문자에는 ‘이명박의 강아지 나가라’, ‘쥐새끼야 나가라’, ‘너 나가’ 등이다.
이밖에도 KBS는 집회 중에 최 기자가 ‘MB 정치 똘마니 김인규 나가’ 등의 욕설도 있었다고 그동안 채증한 자료를 내기도 했다.
당시 최 기자가 이런 문자를 보낸 배경은 지난 13일 새벽, 영등포구청 철거팀 직원과 경찰이 투입돼 본관 앞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강제철거한 데 이어, KBS 청경들이 새 천막철거를 방해한 데 대한 항의의 뜻도 담겨있었다. KBS는 경찰 투입은 자신들과 무관하며, 청경의 천막설치 제지는 자사 관리구역에 대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4월 워싱턴D.C 북쪽 메릴랜드주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 조지 부시 대통령을 옆자리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운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KBS 본관 앞 천막에는 파업 전날부터 KBS가 KBS 버스차량과 승합차량으로 거대한 차벽을 설치했었다. 이 때문에 KBS 새노조는 “차벽 설치야말로 불법”이라고 비판해왔다.
이와 함께 최 기자가 보낸 문자를 보냈다고 해임을 결정한 수위가 온당한 것이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새노조는 언론인으로서 권력에 장악된 방송의 언론자유와 공정방송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며 ‘이명박의 강아지’라는 표현은 일종의 풍자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두고 KBS는 “공영방송인으로서 지켜야할 기본적 상식과 원칙에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부시의 애완견’이라는 거친 표현을 신문에 싣기도 했었다.
지난 2008년 6월 25일자 워싱턴포스트는 ‘Beefing With Seoul’ 제하 기사에서 “지난 4월 캠프데이비드에서 환대를 받고 토니블레어 영국총리를 대신해 공식적인 ‘부시의 애완견’ 자리를 차지할 강력한 경쟁자로서 (자신의 장점을)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은 올 해 안에 부시가 서울에 답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풍자했었다.
Back in April, when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was feted at Camp David and touted as a strong contender to replace former British P.M. Tony Blair as the official Bush lap dog, Lee said Bush would be stopping in Seoul later this year.


지난 2008년 6월 25일자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는 “그리고나서 미국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이명박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거대한 저항이 일어나 여론조사 지지율은 급락했고, 불가피하게 정부의 대대적인 개각(개혁)이 뒤따랐다”(Then came the huge protests over Lee's decision to allow importation of U.S. beef, his polls nose-dived, and the inevitable government shake-up ensued)고 전했다. KBS는 당시 9시뉴스에서 이 같은 소식을 일체 전하지 않았었다.
최경영 KBS 기자는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명박대통령을 부시의 공식 애완견이라 했다”며 “KBS가 밝힌대로 전 문자로 ‘이명박의 강아지야 나가라'고 했습니다. 제 메시지는 해고문자로 돌아와 포탈을 장식하지만 WP의 기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경영 KBS 기자(KBS 새노조 공추위 간사)

탐사보도로 이달의 기자상 등 6차례 특종상을 받은 최 기자는 김인규 사장에 대해 “전두환을 찬양하고 민정당을 구국의 청렴정당으로 칭송한, 그러고도 특파원, 국장, 본부장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까지 지내다가 KBS에 낙하산으로 다시 내려온 김인규 사장의 30여 년 양지 인생은 우리의 왜곡된 언론사 그 자체”라고 개탄했다.
이와 함께 최 기자는 해임결정이 확정되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해임통보를 받은 직후 “언론자유의 꿈, 공영방송의 희망은 꺾이지 않는다. 쫄지 않습니다”라며 “잡초처럼 살아남아 우리역사의 마지막 권위주의 잔당들을 청소하는데 일조해야지요.허허로운 밤, 그러나 마음은 찬 호수처럼 명징하다”고 밝혔다.
그는 “해임이 최종확정되더라도 제 인생은 실패한 게 아닙니다”라며 “전화, 문자, 트윗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독립의 길 함께 걸으면 길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JTBC 기자, 검사실 ‘도청’ 의혹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8일자 기사 'JTBC 기자, 검사실 ‘도청’ 의혹'을 퍼왔습니다.
“몰래 녹음하다 걸려” vs “언론자유 침해한 기자단이 종편 음해”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검사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청 출입 기자단쪽에서는 불법적인 수단으로 취재가 이뤄졌다며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JTBC 쪽은 정당한 취재에 대해 음해성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기자단 내부에서는 ‘룰’을 지키지 않고 ‘특혜’를 받아 취재를 해온 종편이 결국 사고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종편 쪽은 기자단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해, 잠복했던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출입기자단에 따르면, JTBC 강아무개 기자는 지난 5일 밤 서초동 검찰청 형사3부 검사실 앞에서 수사 내용을 엿듣다 한 검사한테 적발됐다. 당시 해당 검사실에서는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출석해 수사를 받고 있었고, 검사실 밖에는 JTBC 기자만 있었다. 검찰은 강 기자가 검사실 문밖에서 보이스펜으로 녹음을 시도하는 등 도청을 했다고 의심하고 현장에서 녹음 파일을 검사했고, 이어 확인서를 받은 뒤 해당 기자를 돌려보냈다. 해당 기자는 사회부 기동팀 소속이지만 당시 법조팀에 파견된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기자단측과 JTBC쪽은 녹음과 제재 여부에서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출입 기자들 내부에서는 JTBC 기자가 실제로 녹음을 했고, 검찰이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JTBC NEWS 10 화면 캡쳐

한 기자는 “검찰로부터 정확히 들은 바로는 ‘(보이스펜)녹음 버튼이 눌러져 빨간 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틀어보니까 별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검찰에서는)JTBC에 대한 무기한 청사 출입 금지 조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검찰은 수사의 밀행성이 있어 상당히 은밀하게 진행돼야 하고 상당한 보안이 이뤄져야 하는데, 수사 상황을 몰래 녹음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JTBC가 기자단에 가입 신청을 하면 심사 과정에서 이런 행위가 반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JTBC쪽에서는 녹음과 제재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JTBC 관계자는 “검찰과 기자가 입회 하에 보이스펜에 녹음된 것을 다 확인했는데 (해당 검사실과 관련돼)녹음된 게 없어 일단락 된 것”이라며 “몰래 녹음을 했다면 검찰이 가만히 있었겠나, 이건 기자단의 음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 앞에 귀를 대고 검사실 내부를 엿들은 이른바 ‘귀대기’를 했는지 묻자 “그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어떻게 물어볼지도 막막해 (기자가)관심을 가졌을 것”이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은 하나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열심히 하다보면 할 수 있는 일”을 했는데 “봉변을 당하고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번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형사1부 관계자는 “직접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검찰이)기자를 징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 아니다”라고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는 위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현장에서 해당 기자가 검찰의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한 것은 양쪽 모두 인정하는 상황이다. JTBC 관계자도 “오해를 야기하고 (검찰)상대방을 불쾌하게 한 것에 대해 상대편에 대해 미안하다”며 “오해 살 행동을 한 기자에게 나무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기자단쪽에서는 이번 사안이 오해를 살만한 ‘해프닝’이 아니라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출입 기자단에 등록되지 못한 종편이 무리한 취재를 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검찰 출입 기자단에 등록되려면 △서초동 주변 사무실에 3명 이상의 기자 상주 △법조 기사를 6개월 이상 생산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기자단은 이 조건이 만족된 언론사를 심사해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출입 기자단에 등록되면 해당 기자는 검찰 쪽으로부터의 비공식 브리핑 등 취재 정보를 제공 받으면서 기자단의 일정한 취재 관행에 따라 취재가 이뤄져 왔다. 현재 JTBC 등 종편은 검찰청 출입증은 있지만 기자단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
기자단 쪽에서는 그동안 다른 언론사들은 이 같은 조건이 만족된 뒤 검찰청 출입증을 받고 기자단에 가입한 반면, 종편은 지난 12월 출범 직후 검찰로부터 출입증을 받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 기자는 “일정하게 공유할 수 있는 룰을 지킬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6개월 간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인데 “기자로서 기본적인 윤리도 검증 안 된 언론사에 검찰이 출입증을 주는 특혜를 줘 이런 일이 벌어졌다”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단쪽에서 이번 도청 의혹을 두고 “검찰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JTBC측에서는 ‘출입증 특혜’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기자단 등록의 폐쇄적인 ‘진입 장벽’이 문제라고 맞섰다. JTBC 관계자는 “기자단이라는 진입 장벽이 생긴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비 기자에 대한 악행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은 기자단이 룰을 내세워 정상적인 취재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상식적이라면 언론 자유 편에 서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형사1차장실 관계자는 “공보관실로 문의하라”고 말했고, 공보담당 총무부 관계자는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최훈길기자

2012년 4월 7일 토요일

4대종단 종교인들 "MB, 불법사찰 사과하라"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06일자 기사 '4대종단 종교인들 "MB, 불법사찰 사과하라"'를 퍼왔습니다.
"낙하산 사장 퇴출하고 언론자유 보장해야"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4대 종단 종교인들이 6일 불법사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언론자유 보장 등을 요구했다. 

4대 종단 종교인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행한 시국선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언론인들을 상대로 한 몰상식한 행동의 중단과 언론 정상화를 촉구한 뒤, 구체적으로 △정권 낙하산 사장의 퇴출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릴 것 △국민일보와 부산일보의 파행적인 경영에 대해 정부의 바른 언론정책과 공정한 입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국민들에게 19대 총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의와 평화가 꽃피는 세상’을 앞당기자고 호소했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불교계에서 청화, 효림, 퇴휴, 지관 스님 등 73명, 원불교에서는 강해윤, 정상덕, 오정행 등 39명, 기독교에서는 오충일, 이해동, 문대골, 임광빈 목사 등 50명, 천주교에서는 강선곤, 문규현, 안충석, 함세웅 신부 등 94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혜영기자

MBC의 봄을 막는 '겨울바람'은 누구입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4-06일자 기사 'MBC의 봄을 막는 '겨울바람'은 누구입니까?'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김재철 MBC사장의 '봄' 편지에 대한 감상

파업 68일을 맞은 4월6일, 김재철 사장이 “제 진의가 굴절없이 전해지기를 바란다”며 MBC 사원들에게 간곡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가 잇따라 나오고 추가 징계가 예고돼 있는 엄중한 MBC 상황과는 달리, 편지의 제목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우리 모두의 봄을 위하여”란다.
김 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현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혔지만, 아쉽게도 68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MBC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 능력은 극히 떨어져 보인다. 왜 구성원들이 ‘김재철 퇴진 투쟁’에 나선 건지, 여전히 이 소박한 상식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한 사원 여러분의 결기에 찬 행동 그 자체를 타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30여 년 MBC에 몸담은 한 사람의 언론인으로서 저 또한 불편부당한 언론의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김재철 MBC 사장 ⓒMBC
김 사장은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사원들의 행동 자체를 타박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 실제 김 사장이 보인 행보는 이와 달랐다. 소송, 가처분, 고소 등 타박을 넘어 겁박, 협박으로 느낄 여지가 충분한 일들이 지난 68일 동안 MBC 안에서 벌어졌다. 무엇보다 언론인으로서 불편부당한 언론의 정도를 걷기 위해 “공정방송”을 외쳤던 구성원들은 현재 해고, 정직, 감봉 등 무시무시한 처벌을 받았다. 더군다나 이 같은 징계에 최종 결재를 한 사람은 김 사장 본인이 아니었나.
“정권의 나팔수니 낙하산이니 하는 말도 관련 법령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MBC의 역대 사장은 모두 같은 법령에 의거해 선임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영방송 MBC의 역대 사장은 모두 정권의 나팔수였고, 낙하산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김 사장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공모 절차를 통해 절차상으로는 아무런 하자 없이 선임됐다. 하지만 유독 김 사장 선임 과정에서만 유감스럽게도 “청와대 쪼인트” 등 김 사장이 핵심 권력과 연관이 있음을 증명하는 증언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김 사장 스스로가 ‘정당한 절차’라고 말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었던 김우룡씨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김재철은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증언했던 게 최근이다. 또, 어느 역대 사장 보다 노골적이었던 김 사장 체제의 불공정·편파 방송은 김 사장 스스로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실상을 구성원들에게 또렷하게 증명한 셈이 되지 않았나. 
“얼마 전 노조에서 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마치 제가 대단한 도덕적 흠결을 가진 것처럼 밝힌 적이 있습니다. … 이미 회사 특보를 통해 누차 밝혔듯 그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평생 동안 지켜오고 있는 소중한 도덕적 가치에 상처를 주려는 행동에 크게 실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후배들의 퇴진요구에 상처를 받았다는 김 사장의 마음.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말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가치에 상처를 입었다면 김 사장 스스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앞선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둘러싼 논란들은 김 사장 혹은 MBC 스스로가 사용 내역을 떳떳하게 밝히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MBC의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요청에 조차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자료를 꽁꽁 싸매고 있으니 의혹만 더 커져가는 게 아닌가. 애꿎은 구성원들만 고소하는 것이 진정 사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방안일까?
김 사장은 편지에서 그 나름의 ‘허심탄회한 소회’를 가감 없이 밝혔지만, 아쉽게도 MBC 구성원들이 진짜 알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 돌입 이후,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던 ‘청와대 쪼인트’ 발언을 비롯해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적절한 해명도 없었다. 더불어, MBC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정부성향 보도에 대한 문제 제기 또한 외면했다.
김 사장은 편지 마지막 부분에 “공영방송 MBC가 그려내는 미래상이 여러분 모두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고, 시청자에게는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참다운 우리 모두의 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며 희망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당장, 오는 9일 예정된 MBC 인사위원회에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17명에 대한 징계가 논의된다고 한다. 대량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2년 4월, “언론자유”를 외치며 봄을 기다리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린 채, MBC의 봄을 진정 가로막고 있는 겨울바람은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2012년 3월 18일 일요일

따로 똑같이 든 언론 자유의 깃발


이글은 한겨레21 2012-03-19자 제902호 기사 '따로 똑같이 든 언론 자유의 깃발'을 퍼왔습니다.
[특집] 방송 3사 최초 공동 파업 동행 취재 ‘상처 딛고 파업 나선 YTN’ ‘중견 움직이며 분위기 바뀐 한국방송’ ‘간부들도 흔들리는 문화방송’… 총선 뒤 결정적 국면 맞을 듯


» 지난 3월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방송문화진흥회 건물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문화방송 노조원들. <한겨레21> 탁기형

방송 3사 최초의 공동 파업이다. ‘공정방송 복원, 낙하산 사장 퇴출, 해고자 복직.’ 공영방송인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공기업 YTN 등 방송 3사의 노조 조합원이 단일한 깃발 아래 모여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 실패를 선언했다. 그리고 공동투쟁위원회를 꾸렸다. 이명박 정부 들어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언론인은 180여 명이다.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언론 통폐합 이후 3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수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은 방송 3사의 파업출정식이 있은 지난 3월5일부터 일주일 동안 그들과 함께했다. 그들은 이기고 싶어 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 이기고 나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방송은 “기자 가운데 10%만 참여하는 불법행동”이라고 폄하하지만, 외부 언론의 취재를 거부할 만큼 이번 노조의 파업이 부담스럽다. 참여율도 그들의 주장과 달리 부장·팀장급과 정치부 기자들을 제외한 보도본부 대부분이 일손을 놓은 상태다.
“해고자 복직과 공정보도, 사장 퇴진!”
노종면이 울었다. “3년 만이죠.” 그는 이명박 정부의 첫 해직기자다.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불린 구본홍 사장 선임 반대 시위를 노조 위원장 자격으로 주도했다. 그해 10월 우장균·현덕수·조승호·권석재·정유신 기자 등 노조 간부 5명과 함께 해고됐다. 그리고 2009년 파업 직전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그래서 지난 3월8일의 파업집회가 그에게는 남다르다. 해직된 지는 1250일째, 그 사이 구본홍 사장에 이어 배석규 사장이 임명되고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자 노조는 파업을 선언했다.
“저는 노조의 총파업 지침을 어기고 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는 ‘뉴스 및 정치’ 분야에서 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그의 발언에 귀기울이는 3년 만의 파업에 임하는 조합원들의 표정이 엄숙하다. YTN 파업은 3월8일부터 48시간 동안이다. YTN 건물 로비를 가득 메운 조합원 수가 200명에 달한다. 김종욱 YTN노조 지부장은 ‘3년 전의 상처’를 언급했다. 당시 6명이 해고됐고 조합원 40여 명이 중징계를 비롯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파업의 상처는 깊었다. 이후 파업을 결정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구성원들끼리는 우리가 파업하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김도원 기자는 솔직했다. 입사 6년차다. “해고된 선배들만 복직되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어요.” 이 말이 내포하는 바는 간단치 않다. 3년 전 YTN이 파업할 당시 보도채널 MBN의 시청률이 YTN을 따라잡았다. 그때 따라잡힌 시청률이 지금도 그대로라는 내부 구성원들의 한탄은 시청률이 방송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현재 방송판의 생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 사이 MBN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됐다.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편, 연합뉴스의 보도채널 ‘뉴스Y’도 출현했다. YTN 사 쪽은 지난 3월6일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생존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를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밥의 논리는 내부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종편 등과의 경쟁에 직접 노출돼 있는 YTN의 현실과 온갖 특혜에도 제 힘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종편의 초라한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48시간 파업 뒤 이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김 지부장은 앞일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김 지부장은 “일단 다음 단계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3년 만의 파업을 별 탈 없이 지켜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지부장은 “해고자 문제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BBK 의혹 단독 취재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의 보도가 묵살되거나 보류됐다”며 “해고자 복직과 공정보도, 배석규 사장 퇴임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YTN보다 이틀 앞선 지난 3월6일, 한국방송의 파업 첫날이다. 집회 장소로 가는 길은 42인승 버스 2대가 막아서고 있었다. 가로막은 버스가 연출하는 장면은 한국방송의 9시 뉴스에서 보도됐던 25년 전의 육성과 함께 기시감을 불러온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다음날 정치부였던 김인규 기자(현 한국방송 사장)의 멘트다.


» 지난 3월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하러 나온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 <한겨레21> 탁기형

보도본부 대부분 일손 놓은 한국방송
“민정당은 창당 때부터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당원들의 당비에 의해 당을 운영해나가는 자립 정당상을 우리나라 정당사상 처음으로 확립하고, 구시대적 정치 병폐의 재현을 막기 위한 청렴정치에 앞장서왔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때 서울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 앞에 시위대를 막으려고 쌓아올린 ‘명박산성’은 기자의 출입을 막지는 않았다. 한국방송의 경비 인력 4명은 날이 선 눈으로 “어디를 가느냐”고 물었고 “취재는 불허”라는 말이 돌아왔다. “취재가 허락된 언론사는 없다”며 “기다리라”는 말을 반복했다. 집회는 시작되고 사장 퇴진의 구호가 들려왔다. 그 사이 홍보팀 관계자는 “내 선에서는 (기자의 출입을) 허락해줄 수 없다”며 홍보팀장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자리에 있던 홍보팀장은 갑자기 회의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은 한국방송에서 시작됐다. 4년 전 한국방송 이사회 김금수 이사장이 사퇴하자, 한국방송 이사회의 이사진에 친정부 인사들이 임명됐다. 얼마 뒤 정연주 사장은 배임 혐의로 쫓겨났다. 정 전 사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까지는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정권에 비판적인 시사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예고 없이 교체하고, 제작진에게는 좌천 발령을 내기도 했다. 노골적인 통제에 먼저 움직인 것은 제작 일선의 기자·PD 직군이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힘에 부쳤다. 이들도 파업에 이르는 과정에서 YTN에 못지않은 아픈 경험을 했다. 2009년 12월 김인규 사장 선임 당시 한국방송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표 부결로 파업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2010년 기존 노조와 성격을 달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가 결성됐다. 그해 7월 새노조는 파업에 들어갔다. 이 파업을 이유로 1년6개월이 흐른 지난 1월, 경영진은 엄경철 전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한 13명에게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번 파업도 새노조가 주도한다. 2010년 박재완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논문 이중 게재 보도를 막고, ‘천안함’ 편의 일부 내용을 삭제하도록 하고, ‘4대강’ 편을 제때 방송하지 못하도록 한 인사의 보도본부장 임명 반대에서 시작된 한국방송 기자회와 경영진의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결국 기자회가 지난 3월2일부터 제작을 거부했고, 노조는 김인규 사장 퇴진을 내걸고 파업을 결의했다. 한국방송의 사 쪽은 “기자 가운데 10%만 참여하는 불법행동”이라고 폄하하지만, 외부 언론의 취재를 거부할 만큼 이번 노조의 파업이 부담스럽다. 참여율도 사 쪽의 주장과 달리 부장·팀장급과 정치부 기자들을 제외한 보도본부 대부분이 일손을 놓은 상태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정치부 기자들의 태도다. 정부 편향적 보도가 이번 파업을 불러온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외부의 시선과 달리 이들은 나름의 ‘확신’을 보인다. 한국방송의 사원용 게시판에는 “단 한 번도 뉴스나 프로그램을 특정 정권을 위해 만들거나 헌납한 일이 없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자들의 가치관과 관점도 존중해주기 바란다”는 16년차 기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지난 3월9일 한국방송·문화방송·YTN 노조원들이 배석규 YTN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기 위한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남산 N타워 앞에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풍선을 날리고 있다. <한겨레> 김명진

간부들도 파업 대열에 동참한 문화방송
우여곡절 끝에 파업은 시작됐다. 한국방송 의 서수민 PD가 개그맨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며 노조원의 본분을 앞세워 파업에 참가했고, 파업에 참가하는 10년차 미만의 젊은 기자 10여 명이 모여 ‘Reset 뉴스9’를 팟캐스트 등 인터넷에 내건다. 내곡동 사저, BBK, 4대강 등을 준비 중이다. 기자들의 적극적인 파업 참여에도 외견상 한국방송은 별일 없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위기는 2009년 때와 사뭇 다르다. 원인은 외부에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며 여당의 재집권이 불투명해지면서다. 그 자기장은 내부의 균열을 일으킨다. 한국방송의 10년차 이상 중견그룹이 움직였다.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극적 반전을 먼저 겪고 있는 건 문화방송 쪽이다. 문화방송 경영진은 3월 들어 박성호 기자회장,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 등 2명을 해고했다.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과 정대균 전 진주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이 해고된 지 2년여 만이다. 이번 해고 조처를 두고 내부 구성원의 반발은 즉각적이다. 기자 166명이 이에 반발해 사직 결의에 나섰다. 20년차 이상 간부급 사원 135명이 기명으로 사장 퇴진 성명을 냈다. 간부들이 흔들리자 경영진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김재철 사장은 최근 법인카드 불법사용 의혹까지 터져 더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3월7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김 사장은 ‘전 사원의 프리랜서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나아가 “예능과 드라마는 100% 외주 제작으로 돌리겠다” “이번 파업에 동참해 사퇴한 보직은 아예 자리를 없애고 남아 있는 보직간부를 우대하겠다” “앞으로 MBC 공채는 없다” 따위의 발언에서는 파업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이 드러난다. 역설적으로 현재 문화방송 경영진의 위기의식을 보여준다.
“1987년도였습니다. 서대문서에 출입하고 있을 때였어요. 민주화 시위가 한창일 당시 MBC 로고가 새겨진 차에 타고 명동성당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야, MBC다!’라며 쫓아왔습니다. 차는 파손됐습니다. 그 고초를 겪은 지 25년 만입니다. 최근 FTA 반대 집회에서 후배들이 고초를 겪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고초를 저는 이해합니다. 그래서 앵커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우리는 25년 전으로 후퇴했습니다.”
지난 3월5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문화방송·한국방송·YTN 파업 출정식의 연단에 오른 최일구 뉴스데스크 앵커의 말이다. 한국방송은 과거의 육성으로, 문화방송은 현재의 발언으로 방송 현실의 과거 회귀를 증명하고 있다. 파업은 40일을 넘어섰다. 가 보도돼야 하는 시간에 건강 다큐멘터리가, 은 재방송으로 채워진다. 이호찬 기자는 대신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만들고, 김태호 PD는 녹화를 해야 할 시간에 집회 자리를 지킨다.
기자 166명이 사직 결의에 나섰다. 20년차 이상 간부급 사원 135명이 기명으로 사장 퇴진 성명을 냈다. 간부들이 흔들리자 경영진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김재철 사장은 최근 법인카드 불법사용 의혹까지 터져 더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한국방송 새노조(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의 파업 출정식이 열린 지난 3월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방송 본관 앞을 회사 버스가 가로막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3월16일 방송 3사 파업 콘서트 열려
언제까지 갈까. 결정적 국면을 4·11 총선 이후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낙하산 사장 임명으로 분란의 씨앗을 뿌린 청와대와 여당으로선 무리하게 경영진 편을 든다는 인상을 줘 여론을 악화시키기보다는 큰 충돌을 피하는 수준에서 갈등 수위를 조절해나가려 할 것이고, 결정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노조 역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기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파업이 권력의 힘이 약화된 임기 말에 일어났다는 사실과, 총선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이번 연대파업은 2008년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축출 국면이나, 2009년 미디어법 총파업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방송 3사의 연대파업은 총선 국면에서 공천이 마무리되고 정치적 공방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이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16일, 방송 3사는 서울 여의도 광장에 모여 파업 콘서트를 연다. 이은미·이적·이승환·김C·DJ DOC·드렁큰타이거 등이 출연하고, 방송인 김제동이 사회를 볼 예정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방송 노조 파업 약사
일관된 장악 시도, 끝없는 저항 노력
한국의 방송사 파업은 1988년 8월 문화방송이 시초다. 1987년 12월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된 문화방송에선 1988년과 1989년 파업을 통해 황선필·김선규 사장 퇴진과 보도국장·교양제작국장 추천제를 따내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1988년 5월 출범한 한국방송 노조도 같은 해 8월 준법투쟁을 통해 본부장 추천제를 마련하고 첫 민선 사장인 서영훈씨를 맞게 된다.
문화방송 노조가 연거푸 관선 사장을 몰아내고 한국장학회법을 무산시키는 등 강력 투쟁을 펼치고, 문화방송보다 조직 규모가 훨씬 큰 한국방송도 노조를 중심으로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하자, 위협을 느낀 노태우 정부는 1989년부터 한국방송·문화방송 민영화 등이 핵심인 방송구조 개편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여차하면 공영방송사를 해체하고 무한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엄포였다.
결국 1990년 정부와 방송 노조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부가 노조에 협조적이던 한국방송 민선 사장 서영훈씨를 ‘법정수당 오지급’ 사건을 빌미로 축출한 뒤 그 자리에 5공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서기원씨를 앉히자 사원들이 반발했다. 사원들이 서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자 그해 4월12일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병력을 투입해 사원 117명을 연행했고, 분노한 사원들은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4월30일 정부가 경찰을 다시 투입해 사원 333명을 연행하자 문화방송과 기독교방송 사원들이 동조 제작 거부 투쟁에 들어갔다.
5월17일 사원들의 제작 거부 철회로 봉합된 갈등은 6월 정부·여당이 민영방송 허용과 한국방송의 채널 분리, 교육방송의 정부 귀속, 방송위원회의 심의 제재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해 다시 한번 불이 붙는다. 한국방송·문화방송·기독교방송에 평화방송 노조까지 가세해 방송관계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면 4사가 동시에 제작 거부에 돌입하기로 결의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관련 법안의 기습 처리를 강행했고, 방송 4사의 연대 파업에도 아랑곳없이 7월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다.
방송사 노조의 대규모 연대 파업은 1997년 초 노동법·안기부법 개악 저지 투쟁에서 정점을 찍는다. 방송 노조가 선도하고 신문사 노조가 가세한 언론사 총파업은 강경 태도이던 정부가 법안 철회로 선회하는 데 큰 구실을 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2000년대 들어선 미디어법안이 날치기 처리된 2009년 방송사의 총파업이 있었지만, 규모나 강도, 지속 기간은 1990년대의 파업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