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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7일 토요일

MBC의 봄을 막는 '겨울바람'은 누구입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4-06일자 기사 'MBC의 봄을 막는 '겨울바람'은 누구입니까?'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김재철 MBC사장의 '봄' 편지에 대한 감상

파업 68일을 맞은 4월6일, 김재철 사장이 “제 진의가 굴절없이 전해지기를 바란다”며 MBC 사원들에게 간곡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가 잇따라 나오고 추가 징계가 예고돼 있는 엄중한 MBC 상황과는 달리, 편지의 제목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우리 모두의 봄을 위하여”란다.
김 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현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혔지만, 아쉽게도 68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MBC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 능력은 극히 떨어져 보인다. 왜 구성원들이 ‘김재철 퇴진 투쟁’에 나선 건지, 여전히 이 소박한 상식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한 사원 여러분의 결기에 찬 행동 그 자체를 타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30여 년 MBC에 몸담은 한 사람의 언론인으로서 저 또한 불편부당한 언론의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김재철 MBC 사장 ⓒMBC
김 사장은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사원들의 행동 자체를 타박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 실제 김 사장이 보인 행보는 이와 달랐다. 소송, 가처분, 고소 등 타박을 넘어 겁박, 협박으로 느낄 여지가 충분한 일들이 지난 68일 동안 MBC 안에서 벌어졌다. 무엇보다 언론인으로서 불편부당한 언론의 정도를 걷기 위해 “공정방송”을 외쳤던 구성원들은 현재 해고, 정직, 감봉 등 무시무시한 처벌을 받았다. 더군다나 이 같은 징계에 최종 결재를 한 사람은 김 사장 본인이 아니었나.
“정권의 나팔수니 낙하산이니 하는 말도 관련 법령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MBC의 역대 사장은 모두 같은 법령에 의거해 선임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영방송 MBC의 역대 사장은 모두 정권의 나팔수였고, 낙하산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김 사장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공모 절차를 통해 절차상으로는 아무런 하자 없이 선임됐다. 하지만 유독 김 사장 선임 과정에서만 유감스럽게도 “청와대 쪼인트” 등 김 사장이 핵심 권력과 연관이 있음을 증명하는 증언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김 사장 스스로가 ‘정당한 절차’라고 말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었던 김우룡씨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김재철은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증언했던 게 최근이다. 또, 어느 역대 사장 보다 노골적이었던 김 사장 체제의 불공정·편파 방송은 김 사장 스스로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실상을 구성원들에게 또렷하게 증명한 셈이 되지 않았나. 
“얼마 전 노조에서 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마치 제가 대단한 도덕적 흠결을 가진 것처럼 밝힌 적이 있습니다. … 이미 회사 특보를 통해 누차 밝혔듯 그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평생 동안 지켜오고 있는 소중한 도덕적 가치에 상처를 주려는 행동에 크게 실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후배들의 퇴진요구에 상처를 받았다는 김 사장의 마음.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말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가치에 상처를 입었다면 김 사장 스스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앞선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둘러싼 논란들은 김 사장 혹은 MBC 스스로가 사용 내역을 떳떳하게 밝히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MBC의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요청에 조차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자료를 꽁꽁 싸매고 있으니 의혹만 더 커져가는 게 아닌가. 애꿎은 구성원들만 고소하는 것이 진정 사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방안일까?
김 사장은 편지에서 그 나름의 ‘허심탄회한 소회’를 가감 없이 밝혔지만, 아쉽게도 MBC 구성원들이 진짜 알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 돌입 이후,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던 ‘청와대 쪼인트’ 발언을 비롯해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적절한 해명도 없었다. 더불어, MBC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정부성향 보도에 대한 문제 제기 또한 외면했다.
김 사장은 편지 마지막 부분에 “공영방송 MBC가 그려내는 미래상이 여러분 모두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고, 시청자에게는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참다운 우리 모두의 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며 희망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당장, 오는 9일 예정된 MBC 인사위원회에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17명에 대한 징계가 논의된다고 한다. 대량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2년 4월, “언론자유”를 외치며 봄을 기다리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린 채, MBC의 봄을 진정 가로막고 있는 겨울바람은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김재철 사장, 청와대 드나들며 PD수첩 대책 논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19일자 기사 '"김재철 사장, 청와대 드나들며 PD수첩 대책 논의"'를 퍼왔습니다.
청주M 사장 시절 운전기사 증언…사측 "사실무근"

2008년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이후 대규모 촛불시위가 이어졌던 2008년 당시, 청주MBC 사장으로 재직했던 김재철 MBC 현 사장이 청와대를 출입하며 여권 인사들과 (PD수첩) 대책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50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내용을 폭로하고 나섰다.
청주MBC 사장 시절 운전기사였던 A씨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08년 한해 동안만 청와대를 세번씩 드나들고 여권 인사를 수시로 만나 (PD수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김 사장은 "PD수첩 때문에 머리아파 죽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청와대를 찾아가 사태를 해결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 '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50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승욱

A씨는 김재철 사장이 자신에게 기자 시절부터 맺어온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고, '저 자리(MBC본사 사장 자리)가 내 자리'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충북 방문시, 김 사장은 지역 인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대통령 옆옆 자리에 앉는 우대를 받았으며 당시 대통령은 김 사장에게 "김재철이 오랜만이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재철 사장은 MBC가(PD수첩) 사과방송을 내보내기 전 엄기영 사장을 만났으며, 엄 사장의 사퇴 직전에도 김재철 사장이 엄 사장을 두 차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그토록 자랑하던 청와대와의 관계를 통해 MBC를 좌지우지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A씨는 증언에서 '김재철이 엄 사장을 뒤에서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3번째 순위였던 김재철 씨를 MBC 사장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 사실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라며 “(김재철 사장과 청와대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뭘 더 확인해야 될지 모르겠다. 청와대의 MBC 였음이 명확히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사측은 징계와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은 김재철 사장이 청주 MBC 사장 재직하던 시절 운전기사로 일했던 사람의 공익제보로 열게 되었다”며 “운전기사는 신분 노출을 각오하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노조 측은 A씨 인터뷰 동영상을 20일 '파업 채널 M'을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며, 후속편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MBC 사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진숙 MBC홍보국장은 19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2012년 3월 9일 금요일

“MB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 드러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9일자 기사 '“MB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MBC노조, 김우룡 발언과 관련해 김재철 퇴진 촉구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와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이다”라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폭로와 관련해, MBC노조가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최근 와 인터뷰에서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 “임명권자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재철 사장이 7일 오후 3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방문진이 위치한 율촌빌딩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미디어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9일 오전 성명을 내어 “김우룡은 MBC를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경영진에게 사직서를 강요한 것을 시작으로 급기야 사장까지 김재철로 바꿔 MBC가 지금의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물꼬를 터준 인물”이라며 “그런데 김재철은 낙하산 사장으로조차도 낙제점을 받을 만큼 무능한 인사임이 재확인된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을 지목해 “이번에도 또 김우룡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자들을 불러다 형편없는 코믹 연기를 되풀이할 것인가”라고 되물은 뒤 “김우룡의 말마따나 당신이 30년 동안 다닌 MBC에 대해 추호의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사퇴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문진을 향해서도 “현재의 방문진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주인으로 모시고 악질 하수인을 자처하며 공영방송 MBC에게 굴종을 강요해왔다”며 “공영방송 MBC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김재철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도 논평을 내어 “김우룡 전 이사장의 김재철 사장에 대한 평가는 왜 즉각 자리에서 물어나야 하는지 이유를 분명하게 한다. 캠프 출신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인 김 사장은 ‘하수인’을 자처하며 방송 독립을 지키기보다 청와대의 ‘은혜’에 보답하기 바빴다”며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MBC 사장 “선배아이 경찰민원 내가 해결해준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6일자 기사 'MBC 사장 “선배아이 경찰민원 내가 해결해준다”'를 퍼왔습니다.
[동영상] 노조 고소방침 밝힌 김재철 사장의 2년 전 동영상 "송사 간단치 않아"

김재철 MBC 사장이 16일로 파업 18일째를 맞고 있는 MBC 노동조합에 업무방해 소송제기 방침을 밝히면서 “고향 선배 전화오면 경찰서·병원 내가 알아봐준다”, ‘쪼인트 발언’ 김우룡 전 이사장에 “송사란게 간단한 게 아니다”라고 했던 김 사장의 3년 전 기자회견 발언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16일 MBC 노동조합이 제작해 유튜브에 올라있는 동영상('김재철의 실체')을 보면, 김 사장은 지난 2010년 4월 18일 서울 마포구공덕동 롯데시티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독특한 고향사람 민원해결법을 과시했다.
그는 “저는 고향을 잊지 않고 계속 내려다니는데, 누가 경찰서에 들어갔다, 병원이 필요할 때도 저한테 전화가 옵니다. 고향에서”라며 “영등포(경찰서)에서 민원이 있으면, 선배가 서울사는데 애가 경찰서에 들어갔다고 하면 제가 영등포서에 전화”해서 이렇게 말한다고 전했다.
“‘어 김형사님, 김형사님은 왜 매일 김형사님만 근무하시는 것 같애요, 김재철입니다 MBC’. (이러면) 기자인줄 알죠, 사장이라면 효과없습니다. 국장도 아무 효과 없습니다. 그 다음에 제가 취재해서 알려주죠. 전화해보니 이러이러한데...”


15일 유튜브에 공개된 김재철 MBC 사장의 과거 발언 동영상 '김재철의 실체'. ⓒMBC 노조

15일 유튜브에 공개된 김재철 MBC 사장의 과거 발언 동영상 '김재철의 실체'. ⓒMBC 노조

또한 김 사장은 병원 민원도 깔끔하게 해결하는 비법을 소개했었다. 그는 “병원 급하다면, (쉽게) 병원 못잡습니다. (대체로 큰 병원 못잡고) 그냥 조그만 병원에서 돌아가세요”라며 “(그러면) 그 병원에 제가 전화해서, 매일경제 한겨레 KBS 기자면 다 홍보실에서 전화받아주지 않습니까. 그렇게 부탁해서”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기자들에게 “혹시 다음에 숙소가 필요하시다든지 좋은 휴가코스가 필요하시면”이라며 “좋은 코스는 사천으로 가서 남해로 가서 하동 섬진강을 둘러서”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자신의 애향심에 대해 “제가 배운 놈으로서 그 지역출신으로서 지식인이 해야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고향에 대한 봉사”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김 사장은 그날 회견에서 ‘김 사장이 청와대에 불려가 쪼인트 까였다’는 인터뷰 발언을 해 파장을 낳은 김우룡 당시 방문진 이사장에 민형사 소송을 하겠다고 해놓고 왜 한 달째 안했느냐, 언제 할 것인가라는 지적을 받자 고소를 꺼려하는 듯한 주장을 펼쳐 이번 파업 고소방침과 대조를 보였다.
그는 당시 “제가 이제 나이가 2~3년 지나면 나이가 60입니다. 이제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월드컵이 어떻게 될지, 그리스전이 어떻게 될까, 상암동에 응원 우리도 (방송) 어떻게 해야되나. 이런 현안이 너무 많습니다”라며 “이런 것 하는데, 시간을 줘야 제가 고소도 좀 하고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송사라는 게 간단한 것 아닙니다”라고 하기까지 했다.
김 사장은 그해 4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선친이 사법서사였는데, 선친 말씀이 소송하게 되면 여기저기 왔다갔다 골치아프니 소송은 절대하지말라셨다”고 말했다고 MBC 노조가 전했다.
MBC 노조는 MBC가 지난 15일 노동조합에 대한 고소방침을 밝히자 과거 김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이런 발언을 정리해 유튜브로 공개했다.


15일 유튜브에 공개된 김재철 MBC 사장의 과거 발언 동영상 '김재철의 실체'. ⓒMBC 노조
15일 유튜브에 공개된 김재철 MBC 사장의 과거 발언 동영상 '김재철의 실체'. ⓒMBC 노조

2012년 1월 28일 토요일

'방통대군' 최시중, 그는 갔으나 '정글'이 된 언론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7일자 기사 ''방통대군' 최시중, 그는 갔으나 '정글'이 된 언론은…'를 퍼왔습니다.
'MB 언론장악' 임무 완수, 후안무치의 족적

27일 사퇴 의사를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그 자체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시행하는 핵심, 실세 중의 실세였다. 그의 별명은 '방통대군'. 이명박 정부 4년간 한국의 언론 환경이 '강자들의 정글'로 바뀐 데에는 최 위원장의 기여가 적지 않다.

최 위원장은 현 정권의 개국공신인 '6인회'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자 '정치적 후견인'으로 불려왔다. 이러한 '특수관계'로 인해 2008년 3월 내정됐을 때부터 언론계에서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방송-통신 정책 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후 최 위원장이 재선임까지 거친 4년 가까운 임기 동안 이러한 우려는 그대로 현실화됐다.

최시중 위원장의 방송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조·중·동·매 등 거대 신문에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면서 이른바 '종편 채널'을 탄생시킨 것이고, 또 하나는 MBC, KBS 등 기존 지상파 방송의 공영방송 성격을 크게 약화시킨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의 '유일한 성과' 종편…그러나 성적은

조·중·동·매 종편채널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탄생은 최시중 위원장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정책이다. 최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미디어도 산업으로 봐야한다", "우리도 미디어 글로벌 그룹을 육성해야 한다"며 '신문-방송 겸영'을 지상 과제로 강조했다.

2009년엔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로 미디어법 처리가 늦어지자 "연내 도입"을 공언하며 국회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는가 하면,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이후에는 헌법재판소에 미디어법 무효 확인 청구가 걸려 있는 와중에도 종편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등 서둘렀다.

그러나 '종편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최 위원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정작 정권과 최 위원장 자신의 '거대 신문 눈치보기'였다. 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편 선정에 따른 압박감'을 자주 토로했고, 실제로 종편 선정은 공정성 논란 등을 거치며 계속 늦어져 2011년 12월에야 이뤄졌다.



▲ 27일 사퇴 의사를 밝힌 최시중 방통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그나마도 종편 채널들마저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광고 시장 상황을 볼 때 가능한 종편 개수는 하나, 많아야 두 개"라고 분석했으나 최 위원장은 종편에 신청한 신문사들 4개에 고루 채널을 나눠줬다. 그러자 종편을 가진 신문사들은 방통위에 '황금채널 배정' 등 특혜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또 최근 종편채널에서 방송사고가 줄 잇는 것 역시 각 신문사들의 방송 역량과 준비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방통위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종편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도 고군분투했다. 종편 논의 당시 광고 시장 창출을 위해 '수신료 65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케이블사업자들의 권한인 채널 배정 문제를 두고 종편에 이른바 '황금채널'을 부여할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1000원으로 축소된 수신료 인상은 KBS의 민주당 대표실 도청 사건을 거치며 유야무야됐지만, 종편은 '황금채널' 자리만은 꿰찼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또 최시중 위원장과 여권에서 내놓은 '일자리2만 여개 창출' 등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이는 현실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종편이 2만 6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 분석은 '조작'과 '오류' 논란에 시달렸다. 이후 최 위원장은 연임 인사청문회에서 '2만 여개 일자리'에서 직접 생기는 일자리 2000개, 연관 효과 6000개로 4분의 1로 낮춰 예상했다. 이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KBS, MBC 장악 '차례로 성공'…정연주 무죄 판결엔 "미안하다"?

종편과 함께 임기 초반에 최시중 위원장이 밀었던 것은 지상파 방송의 민영화 문제였다. 최 위원장은 MBC와 KBS2TV 등 지상파방송의 민영화를 주장하면서 직접 " MBC는 정명(正名)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MBC 3단계 민영화론'을 제기한 김우룡 한국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 이사장으로 앉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민영화' 주장은 각 방송사에 '인적 지배'가 가능해지면서 어느새 흐지부지됐다. 최 위원장의 무리한 '낙하산' 투하 과정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사례다.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005년 당시 KBS가 국세청을 상대로 벌여온 법인세 부과 취소소송을 본인의 연임을 목적으로 중도에 취하해 KBS에 1892억 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2008년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

지난 2008년 정 전 사장의 해임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KBS 이사회를 통해 해임 과정에 깊게 관여했다. 그해 5월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고, 6월엔 신태섭 이사가 재직 중이던 동의대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되면서 역시 해임됐다. 당시 최시중 위원장이 직접 김 전 이사장을 만나 정연주 전 사장의 조기 사퇴 문제를 거론한 사실이 알려졌으며, 신태섭 교수는 2009년 해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정 전 사장의 해임을 결정하던 날, 반발하는 KBS 구성원들에 맞서 KBS 본관에 경찰병력이 난입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최 위원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그는 2009년 11월 정연주 전 사장이 1심 무죄 판결을 받자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을 때 책임져야 하면 책임지겠다"고 발언했고,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이 발언에 대한 추궁을 받자 "미안하게 생각하고, 축하를 보낸다"면서도 "내 진퇴까지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꼬리를 잘랐다.

현재 파업 사태를 겪고 있는 MBC의 경우도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의 여야 비율을 6:3으로 조정하고 이들이 (PD수첩)과 (100분 토론) 등 비판적 성격의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방문진은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엄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압박했고, 뒤이어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 시사프로그램은 제작진 교체 등을 겪으며 대폭 약화됐다.

그러나 이 모든 인사 과정에도 잡음이 적지 않았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유명한 '큰집 조인트'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퇴했으며, 뒤이어 이사장이 된 김재우 이사는 임명 전 최 위원장을 사전에 접촉한 것을 시인하기도 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설화에 휘말리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2010년 9월 '여기자 포럼'에 참석해 "나는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기 보다는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 "충실한 어머니와 선량한 부인만 되어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꼭 결혼해서 최소한 애 둘은 낳아주십시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최 위원장의 딸이 서울시의원 공천을 신청하면서 다시 한번 파문을 빚었다.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