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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5일 금요일

“보도자료는 면책, 인터넷 공개땐 의원직 박탈 대법원 시대착오적 궤변…누구 이익 보호하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14일자 기사 '“보도자료는 면책, 인터넷 공개땐 의원직 박탈 대법원 시대착오적 궤변…누구 이익 보호하나”'를 퍼왔습니다.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 판결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의원직 상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 주고받은 자와 피고석 설것”

“정의는 지지 않았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안기부 엑스(X)파일’에 기록된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가 기소된 그는 14일 대법원의 판결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경을 밝혔다. 상기된 표정으로 말을 이으면서도,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표현하듯 때로 환한 웃음을 지었다.그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사법부의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내 최대의 재벌회장이 대선 후보에게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사건이 ‘공공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해괴망측한 판단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 면책특권이 적용되고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면 의원직 박탈이라는 시대착오적 궤변으로 대법원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나? 한국의 사법부에 정의, 양심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그는 여야 국회의원 159명이 낸 선고연기 요청 탄원을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서도 “법 개정 가능성이 높은 사항인데 왜 서둘러 선고했는지 모르겠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내가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을 대법원이 바라지 않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입법권이 침해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의원 159명은 국회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법을 고칠 때까지 노 대표의 선고를 미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5일 대법원에 낸 바 있다.노 대표는 ‘역사’라는 더 큰 법정의 심판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대법원 판결은 최종심이 아니다.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8년 전 그날, 그 순간이 다시 온다 하더라도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국민이 저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그런 거대권력의 비리와 맞서 싸워서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라고 다짐했다.그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을 ‘끝난 사건’, ‘옛일’로 묻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으로 공개된 것은 테이프 2~3개지만, 280개 넘는 비공개 테이프가 서울중앙지검에 보관돼 있다. 어떤 불법행위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다. 국회와 국민이 노력하면 테이프 공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에는 시효가 없다. 거대권력의 비리를 규명하고 처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진상규명 의지를 밝혔다.노 대표는 당시 서울지검 2차장으로 ‘안기부 엑스파일’ 수사를 담당했던 황교안 변호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2005년 12월 수사발표문에서 (황 후보자는) ‘독수독과론’을 적용해 저와 기자 두 사람의 행위가 범법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반면에 의혹을 받은 떡값 검사는 조사도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을 덮는 작업을 주도한 사람이 법무부 수장으로 지명된 같은 시점에 저는 국회를 떠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불의가 이기고 정의는 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거듭 ‘정의를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MBC, 김정남 취재 시도 했지만 못만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8일자 기사 'MBC, 김정남 취재 시도 했지만 못만나'를 퍼왔습니다.

▲ 이상호 MBC기자 트위터 캡쳐. 이상호 기자는 MBC가 김정남 인터뷰를 했고 MBC 기자들이 보도를 막기위해 불침번을 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가 '김정남 인터뷰설'에 대해 취재는 시도했지만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MBC 자회사인 MBC C&I에 파견 근무 중인 이상호 MBC 기자는 18일 새벽 1시경 트위터에서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선거 전날 보도 예정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상호 기자는 "MBC 보도국 기자들, 시용기자 보도 강행 막기 위해 불침번... 편성에선 오전 9시 30분 특별 보도설 모락모락"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호 기자의 주장에 대해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남 관련 소문은 확인 안된겁니다. MBC 기자들은 기사보도를 막기 위해 불침번 서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도 "기자들이 보도를 막기위해 불침번을 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홍보국장은 "방콕 특파원이 그 전부터 김정남 인터뷰를 여러번 시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MBC도 18일 오전 9시경 보도 자료를 통해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하러 간 것은 맞지만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MBC는 "사실확인 결과, 16일 밤 MBC 방콕 특파원인 허무호 기자가 조상휘 국제부장에게 전화로 '방콕 교민으로부터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를 원한다‘고 보고했으며 조상휘 부장은 ‘이 상황에 큰 기사 가치는 없어 보이지만, 원한다면 취재는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MBC는 "허 특파원은 사실 확인을 위해 17일 저녁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지만 김정남을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나꼼수는 김정남이 망명을 해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다고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11월 5일 월요일

광고야 기사야?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수상한 기사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4일자 기사 '광고야 기사야?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수상한 기사들'을 퍼왔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1일 광고성 기사 무려 6개 게재 … “보도자료 보고 쓴 것 일 뿐”

광고(AD)는 홍보(PR)와 다르다. 광고는 광고주가 매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기사와 구분돼 게재된다. 그러나 홍보는 내용에 따라 기명 기사로 실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제품 소개를 가장한 광고성 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보도자료 기사, 광고성 기사 시장이 이미 산업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홍보 대행 서비스를 취재해 기사화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광고기사의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지난 1일 전자신문인터넷㈜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기업의 보도자료를 베끼거나 이를 그대로 실은 기사를 다수 게재했다. 특히 이중에는 편집국 기자가 아니라 콘텐츠팀 소속 직원이 작성한 기사도 있고, 기자의 이름 없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뉴스캐스트에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전자신문은 (“게임에서 키운 닭, 진짜 치킨으로 바꿔먹자”) 제하 제목 기사에서 홍보대행사 ‘오픈프레스’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했다. 이 기사는 지난 1일 한 업체가 내놓은 게임 ‘치킨팜’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 기사는 홍보대행사 ‘오픈프레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로 밝혀졌다. 오픈프레스는 치킨팜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 더구나 이 기사를 쓴 이종민 기자는 전자신문 편집국 기자가 아니라 ㈜전자신문인터넷 콘텐츠팀 소속 직원이다. 전자신문은 해당 기사에 대해 네이버가 “광고/홍보성 내용의 기사”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를 계속 뉴스캐스트에 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 11월 1일 오후 네이버 뉴스캐스트 화면 갈무리. 전자신문인터넷이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노출한 기사는 대부분 보도자료에 기반을 둔 광고성 기사다.

전자신문은 이어 (욕심 날만 하네~ 이것이 도요타 스타일!) 제하 제목 기사에서 토요타의 신차를 소개했다. 사진 8장과 함께 차의 제원 및 중량, 가격까지 소개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는 기사가 아니라 ‘보도자료’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임경진 콘텐츠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보도자료를 그대로 게재한 경우에는 바이라인(기자 이름)을 뺀다”고 털어놨다. 임 팀장은 이어 “다른 언론사도 70~80%는 이렇게 뉴스캐스트를 편집한다”면서 “전자신문이 커버할 수 없는 컨슈머(소비자) 쪽 영역의 기사를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성 기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전자신문인터넷은 뉴스캐스트 머리기사로 25년 된 금성사의 세탁기를 사용하는 시민이 LG전자에 이 제품을 기증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이 매체는 11월 11일에 맞춰 ‘빼빼로’ 이벤트와 롯데제과를 홍보하는 기사와 현실 공간을 가상으로 소유하고 여기서 농사를 짓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삼성전자 창사 43주년을 맞아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점검하는 기획기사도 있었다.

▲ 홍보대행사 H&A가 올해 작성해 배포한 문건.

문제는 이런 보도자료 기사, 광고성 기사들이 홍보대행사를 거치는 경우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대형 홍보대행사 H&A의 ‘보도자료 네이버 노출 홍보 상품’ 문건에 따르면, 업체가 이런 기사를 전자신문에 실을 경우 건당 16만 원이 필요하다. 업체의 누리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게재할 수 없고, 사진이 1장만 가능한 경우 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이런 자료는 주로 온라인뉴스팀에서 생산하고 뉴스캐스트 (게재)가격은 이보다 수배 비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자신문인터넷은 이런 관행을 부인했다. 임경진 팀장은 대행사로부터 게재비용을 받았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루에도 수십 건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보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7월 8일 일요일

부끄러워 비공개 뒤로 숨나


이글은 한겨레21 2012-07-09일자 제918호 기사 '부끄러워 비공개 뒤로 숨나'를 퍼왔습니다.
[초점] 협정문 번역 오류 감추고, 비자쿼터 받아내지 못하고… 정보 독점하며 ‘국익’ 해쳐온 외교통상부, 통상절차법에 비공개 요건 추가해

» 외교정보 비공개를 일삼아온 외교통상부는 론스타가 지난 5월22일 제출한 한국의 ‘1호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사건’ 중재의향서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1년 7월1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잠정 발효를 축하하는 김종훈 당시 통상교섭본부장(현 새누리당 의원·맨 오른쪽) <한겨레> 김정효 기자

2011년 3월8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402호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열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논의하려던 참이었다. 핵심 쟁점은 가 잇따라 보도한 한-EU FTA 번역 오류였다. 위원장을 맡은 유기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심의를 시작하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의 한 공무원이 귓속말을 했다. 유 의원이 회의실을 쭉 둘러보더니 물었다. “여기, 기자가 있습니까?” 한쪽 구석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멈추었다. 외교부 공무원이 기자를 쳐다보며 눈짓을 보냈다. 위원장이 다른 의원들에게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기자는 쫓겨났다.

오죽했으면 론스타가 보도자료를

외교부는 비공개를 지향한다. 명분은 외교관계는 공개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FTA 협정문 한글본에 수백 개의 번역 오류를 내고 중요한 외교 문서를 부실 관리해 국익에 뚜렷한 손상을 입힌 당사자들이 당당하게 국익을 팔고 있는 셈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를 제기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마찬가지다. 론스타는 지난 5월22일 주벨기에 한국대사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는데, 보도자료를 낸 곳은 외교부가 아니라 금융위원회였다. 엿새나 지난 석가탄신일 휴일에, 그것도 신문사의 초판 마감이 끝난 저녁 6시쯤에. 보도자료의 내용은 암호문 수준이었다.
“2012. 5.22 론스타는 우리 정부의 조처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손해가 발생했음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는 문서를 주벨기에 대한민국대사관에 전달했다. 동 문서의 주요 주장 내용은 우리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처를 했으며,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대해 자의적이고 모순적으로 과세함에 따라 론스타 쪽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도자료만 읽어보면, 한국의 ‘ISD 1호 사건’이 시작됐음을 감지하기 어렵다. ISD나 국제중재라는 용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론스타가 5월30일 다시 보도자료를 뿌렸다. 한국 정부가 밝힌 ‘협의를 요청하는 문서’가 사실은 ‘ISD 중재의향서’라고, 또 한-벨기에 투자협정(BIT)에 따라 6개월의 냉각(협의)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월에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위원회(ICSID)에 ISD를 정식으로 청구하겠다고.
ISD가 시작됐지만 외교부는 론스타 문제는 금융위원회 소관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ISD가 한국의 공공정책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괴담’이라고 몰아붙이던 외교부 공무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를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5월31일 론스타가 보낸 중재의향서 원문을 공개하라고 외교부에 청구했다. 정부의 조세·금융 정책이 외국 투자자에게 공격을 받는데다 국민 세금으로 수백만달러의 법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건이니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는 게 상식적이다. 실제 미국과 캐나다는 외국 투자자가 중재의향서를 접수하면 국무부와 외교부 홈페이지에 곧바로 전문을 올린다.

미국 국무부와 캐나다 외교부에 ‘국익’따윈 없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에도 밀실을 택했다. 민변의 정보공개청구를 지식경제부와 금융위원회로 이송했고, 6월20일 비공개 처분이 나왔다. “공개청구 대상 정보(중재의향서)는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고,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익히 알고 있는 그 레퍼토리다. 한국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한 뒤 중재의향서를 공개해온 미국 국무부와 캐나다 외교부는 18년간이나 국익에 손상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관료들이 독점해 언론의 견제나 여론의 형성이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악순환을 부르는 외교부의 밀실 행정은 한두 건이 아니다. 2011년 6월 한-미 FTA 한글본 협정문에서 번역 오류를 296건이나 발견하고도 정오표를 공개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비공개 이유는 “미국이 외교문서로 규정”했기 때문이란다. 한국 법원이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한다며 정오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지만 외교부는 따르지 않고 항소했다. 1년 가까이 지난 5월24일 갑작스럽게 외교부는 항소를 취하하고 한-미 FTA 한글본 정오표를 공개했다. 이번에도 “미국과의 협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란다. 한국 외교부한테는 한국 국민이나 한국 법원보다 미국이 우선인가 보다.
비공개라는 방패 덕에 외교부는 주요 외교서한을 부실 관리한 사실도 5년간이나 숨길 수 있었다. 2007년 6월 한-미 FTA 재협상 때 한국 정부는 전문직 비자쿼터를 미국에서 받아냈다고 발표했다. 전문직 비자란 건축사·엔지니어·회계사 등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미국 비자다. 김종훈 당시 협상 수석대표(현 새누리당 의원)는 “(앞서 미국과 FTA를 맺은) 오스트레일리아(1만500개)보다 더 많은 숫자를 받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후 “미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당연히 미국과 주고받은 전문직 비자쿼터 관련 서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외교부가 없다던 그 서한을 전직 외교관이 개인적으로 보관한 사실이 지난 4월 법원 판결로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민변이 청구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미국 국무부와 주고받은 외교서한 두 통을 공개했다. ‘한국이 전문직 비자쿼터를 취득하도록 협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법원은 “김현종 당시 본부장이 미국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받았고, 전문직 비자쿼터 서한이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외교부의 한-미 FTA 외교문서 수발 대장에 관련 내용이 없어 김현종 개인이 보관하고 있을 뿐, 외교부가 보유·관리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국익이 걸린 외교서한을 부실 관리한 사실, 그로 인해 한국이 전문직 비자쿼터를 끝내 받아내지 못했음이 드러났는데도, 외교부는 변함없이 당당했다. ‘전문직 비자쿼터 서한 관련 행정소송 승소’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법원이 민변이 제기한 소를 각하해 외교부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만 알렸다. 반성이나 유감의 표현은 전혀 없었다.

“사실상 모든 통상 정보 공개 않을 우려”

외교부는 이제 새로운 무기까지 얻는다. 7월18일부터 시행하는 통상절차법을 보면, 비공개 요건이 추가돼 있기 때문이다. ‘통상협상의 상대국이 비공개를 요청하는 경우’나 ‘통상협상에 지장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외교부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민변은 “두 가지의 새로운 사유를 들어 외교부가 사실상 모든 통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의 밀행성은 당연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금 한국에서는 모든 게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일까.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2012년 6월 16일 토요일

"이석기 수사력이면 가카는 벌써 하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15일자 기사 '"이석기 수사력이면 가카는 벌써 하야"'를 퍼왔습니다.
신체·의복 수색영장에 여직원 강압까지?…SNS"야권연대까지 영향"

▲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14일 오후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로 있던 CN커뮤니케이션(구 CNP전략그룹) 사무실을 압수색 한 뒤 압수물품을 검찰박스에 담아 차량에 옮기고 있다. 씨앤커뮤니케이션은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난 4·11 총선 때까지 총선 후보자들로부터 선거홍보 등 일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2012.6.14/뉴스1

검찰이 통합진보당(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CN커뮤니케이션즈(전 C-NP 전략그룹, 이하 CNC)를 압수수색하고 나선 것에 이 의원 측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 사이에선 과잉 수사와 더불어 최근 검찰이 보여준 현정권 비리문제를 빠르게 덮은 뒤 "물타기려는 한다"는 비판과 총선을 앞두고 "야권 죽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실은 14일 보도자료를 내 "금일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 의원의 개인 '차량 및 신체, 의복' 등을 지목하여 영장이 발부됐음을 확인했다. 현직 의원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치검찰에 의해 자행된 전형적 표적수사이자 명백한 정치탄압"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검찰은 이 의원이 대표로 지낸 CNC 업체가 맡은 2010년 보궐선거 선거 자금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면서 신체까지 수색하는 것은 과도하며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것.
그는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한 여성이 인터폰으로 '회사에 볼일이 있어 왔다'고 해 여직원이 문을 열자마자 남성 수사관 10여명이 문을 밀치고 들어와 여직원을 벽으로 밀어붙였고 한 남성 수사관은 이 여성의 목을 조르고 제압하기도 했다"면서 "신분을 밝히라는 직원의 요구에도 신원확인이 없었다"라면서 강압적이었다고 밝혔다.
진보당 측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정미 진보당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과의 인터뷰에서 "압수수색 영장 내용 중 신체와 의복까지 대상으로 포함됐다"며 "현역의원에 대해 무리하게 수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미희 진보당 당원비대위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 그 당시 기획사에서 홍보물 만든 것을 빌미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정치활동을 탄압하고 마음대로 활동할 수 없도록 만든 거 아니냐?"라면서 "정치탄압으로 검찰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여론 사이에서 정계 인사 등 여론도 검찰의 과잉 압수수색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정길 전 장관(‏@jkkim45)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 정권 민간사찰을 물타기 한 검찰은 빨갱이 공세로 야권전체를 역공하고 있다. 나는 이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 저항하지 않으면 민주당도 당할 것이다. 야권연대사수!"라면서 검찰이 이번 사건을 통해 야권연대를 '공안정국'으로 몰아세울 것이라 비판했다.
한겨레 사회부 사건데스크 이재성 기자(‏@firib)도 "직업상 모든 방송뉴스를 모니터하고 있는데요. 죄다 이석기 압수수색이 톱뉴스네요. 검찰이 집필한 각본은 일단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네요. 민간인 사찰 뉴스를 한방에 잠재웠어요"라고 비판했다.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검찰이 이석기 의원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까지 발부받았다고 하네요. 뇌 속도 수색할 요량인가요? 이 정도의 수사력으로 민간인 불법사찰을 수사했으면 아마 가카는 벌써 하야했을 겁니다"라면서 현 정권 비리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검찰을 조롱했다.
이 밖에도 트위터리안들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
검찰이 드디어 칼날을 빼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검찰의 칼날은 새누리당으로는 절대 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의 칼끝은 언제나 야당과 진보세력 그리고 힘없는 국민에게만 향한다는 것이다(li***, @limby****)
검찰이 왜 이석기 사무실을 압수하고, 진보당 당원명부를 뒤지는 거지? 검찰 잘한다고 손뼉 치는 사람들은 또 뭐지? 박정희의 반공교육 그 딸의 종북몰이의 당연한 산물인가?(꽃**,‏ @ican***)
진보당의 '심장'(당원명부)과 '돈줄'(이석기)을 모두 쥐고 있는 검찰. 내곡동 사저 혐의 없음, 불법사찰 500건 중 3건만 문제라는 수사결과를 내놓고, 진보당에게 과격 행보를 보인 검찰. 아주 오래전부터 사찰해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기다리던 검찰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김***, @19***)
내곡동 사저, 민간인 사찰, MBC 김재철 배임 및 횡령에는 무능하고 느려터진 검찰. 진보당 관련 수사는 너무나 재빠르고 유능하구나. 에잇! 더럽고 냄새나서 구역질 난다!(kyu***, @issac****)
도대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 이석기 압수수색이, 민간인 사찰, 김재철 고발, 더욱더 메인뉴스인 것이 도대체 무슨 판단이냐고! 나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인데. 어제 김밥 먹은 것도 톱뉴스에 좀 내줘라(win***, ‏@winter****)
한편, 일부 여론은 툭하면 '정치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진보당을 두고 "하도 많이 들어 감흥 없다. 개나 소나 정치탄압인가?"라면서 비아냥거리는 여론과 이번 사태로 진보당·야권연대의 상황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여론도 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김재철 추격전, 파업보도 본질 훼손할 수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30일자 기사 '“김재철 추격전, 파업보도 본질 훼손할 수도”'를 퍼왔습니다.
[비평] 개인 비리에 집중, 보도자료·특보 공방… 명분 싸움에 쟁점은 실종

MBC 파업을 둘러싼 사측과 노조의 치킨 게임 양상이 언론 보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김재철 사장의 의혹이 줄줄이 터지면서 그의 행적은 자연스럽게 MBC 파업과 관련한 ‘핫뉴스’로 떠오르고 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무용가 J씨와 관계 등 노조는 연일 김 사장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적 처벌을 염두에 둔 자격 논란을 제기하고 있지만, 사측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사측을 대변한 MBC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사퇴 요구를 확신찬 어조로 일축했다.
언론은 노조에서 제기한 관련 의혹에 대해 김 사장의 직접적인 해명을 듣고자 뒤쫓고 있지만 사측은 철저히 김 사장의 행적을 숨기면서 자연스럽게 김 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의 소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한겨레의 (동네목욕탕서 만난 김재철 사장 “힘들다, 죽겠다”)제하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한겨레는 장기화되는 파업 국면에서 김 사장의 복안은 무엇인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를 묻기 위해 김 사장의 단골 목욕탕을 찾아 직접 만나는 ‘특종’을 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의 부동산 투기와 횡령의혹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물 기둥에 '김재철 사퇴'가 아닌 '김재철 구속'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겨레 기사는 주요 포털에서 상위 검색어를 차지하면서 김 사장의 행적이 독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MBC 파업 국면에서 김 사장의 행적을 밝혀 인터뷰를 성사하는 것이 곧 특종이 되는 현실이 된 셈이다.
김 사장의 행적은 그의 입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언론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철 사장을 목욕탕에서 인터뷰했던 한겨레 최성진 기자는 “여러가지 파업 현안과 관련해 사측이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협상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배임 혐의와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사측 해명은 제한적이고 부족한 정보만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행적을 뒤쫓는 보도는 단순히 흥미성 보도가 아니라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의 당연한 책무라는 것이다. 최 기자는 “짧은 시간에 내용도 많이 불충분해서 사측에 정식으로 인터뷰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무용가 J씨의 행적도 특종 대상이다. 의혹 당사자로서 그의 말 한마디가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논란의 당사자로 떠오른 J씨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많은 언론사들이 J씨의 행방을 뒤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자료와 ‘특보’를 통한 싸움도 치열하다. 일례로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부상과 관련해 노사 양측은 언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물밑에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지난 17일분 뉴스데스크 방송을 앞두고 노사 양측이 발표한 보도자료가 대표적이다. 공격은 사측이 먼저 시작했다. 사측은 17일 오전 (김재철 MBC 사장, 권재홍 보도본부장 출퇴근 방해 당해)라는 보도자료를 시작으로 해서 이날 저녁 2차 보도자료를 통해 권 본부장이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잠정적으로 뉴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즉각적으로 반박 보도자료를 내면서 진실 게임 양상으로 확대됐다.
MBC 노조 관계자는 “사실을 바로잡지 않으면 다음날(18일) 보수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노조를 폭력 집단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언론 보도를 둘러싼 노사 양측이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는 이유는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국민 여론을 붙잡기 위한 명분 싸움이 중요해진 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 파업을 둘러싼 언론 보도를 두고 이번 파업의 본질이 자칫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파업의 본질은 방송의 공정성 훼손과 제작 자율성 침해에 있는 만큼 파업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데 김 사장의 개인 신상에 대한 비난에 그치고 무용가 J씨와의 개인적 관계에 매몰돼 조롱거리로 전락시킬 경우 오히려 파업 국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원래 하나의 부분적 사실에 집중 조명하면서 전체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이 보수 언론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문제는 부분적 사실이 사안의 본질과 얼마나 가까이 있냐는 것이 핵심이지만 대부분 본말을 전도시키거나 핵심적인 사안과 관련 없이 말초적인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김재철 사장과 관련한 보도는 김 사장의 처신 자체가 MBC 파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과 김 사장에 대한 정보가 차단돼 그의 행보와 생각 자체가 중요한 관심사라는 점에서 파업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이같은 보도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사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한 개인의 문제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면서 비리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서 문제를 풀기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는 “MBC 파업은 언론 지형에 갖는 의미로 볼 때 그 의미가 결코 적지 않다. 김 사장은 방송의 공정성 훼손 측면으로 보면 백번 물러나야 할 인물”이라면서도 “(김재철 사장에 대한)패러디 비판이라는 것이 필요한 국면도 있지만 지나친 양상으로 번지는 것 같다. 김 사장의 신상적인 문제 등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은 파업 국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배현진 아나운서 “나치 선전도구 됐다”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30일자 기사 '배현진 아나운서 “나치 선전도구 됐다” 파문'을 퍼왔습니다.
MBC 사내게시판에 게재한 글, 사측이 보도자료로 공개… 노노갈등 유발 논란

MBC 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하고 103일만에 9시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했던 배현진 아나운서가 작정하듯 MBC 노조와 동료 아나운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MBC 노조와 아나운서들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배 아나운서가 자신의 복귀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해 논란이 예상된다.
배 아나운서는 29일 저녁 MBC 인트라넷 자유발언대에 라는 제목으로 파업 이후 업무에 복귀하기까지 소회를 밝힌 A4 4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배 아나운서는 해당 글에서 자신이 파업에 참여하게 된 경위부터 소상히 밝혔다. 배 아나운서에 따르면 MBC 기자회가 지난 1월 25일 제작 거부를 선언하고 농성에 돌입하게 되면서 뉴스 파행이 예상돼 뉴스 시간을 15분으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배 아나운서는 "뉴스 시간 단축에 따라 co-anchor 에서 one-anchor로 대체 운영하기로 했고 당분간 제가 뉴스에서 빠지기로 협의했다"며 "그런데 보도국 제작거부 농성 첫 날 SNS상에는 '사측이 배현진 앵커를 강제 하차 시켰다'는 MBC 노조발 멘션이 활발히 리트윗 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배 아나운서는 이어 "사실이 아니었기에 노조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이용마 노조홍보국장은 "몰랐다 미안하다. 확인 후 이름을 지워주겠다"고 답했다"며 "모르는 사이 사측으로부터 탄압받은 여자 앵커가 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 아나운서는 제작 거부 기간 중 총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돼 파업에 돌입했고 "제작거부 기간이었기 때문에 뉴스 잔류, 하차 여부를 선택할 기회와 겨를은 없었다. 이것이 당초 제 거취를 택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노조 파업에 대한 뜻을 두었기 보다는 뉴스 시간 단축으로 인해 앵커직에 하차하게 된 것이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사측의 탄압을 받은 것처럼 돼버렸고, 총파업 투표 가결 등 외부적 조건 등과 겹치면서 어쩔 수없이 파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또한 공정 보도를 목표로 벌이고 있는 MBC 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배 아나운서는 "저는 뉴스 앵커로서 편집회의에 참석해 아이템 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앵커 멘트를 직접 작성한다"면서 "적어도 저희가 외압에 굴복해 불공정 보도를 했다면 '그냥 그런 것 같다. 마음에 안 든다' 정도가 아니라 '어느 날, 어느 뉴스' 등의 실증적인 사례를 들어 사죄드려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다소 늦었더라도, 노조 지도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해야하는지, 9시 뉴스데스크의 제작 현장에 있었던 제 경험에 비춰 파업의 명분을 재검토해야 하는지 확실히 해야 했다"며 "예컨대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배 아나운서는 이어 "저뿐만 아니라 파업이라는 최극단의 선택을 100% 이해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제작 거부를 선언했던 MBC 기자회는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 이뤄진 불공정 보도 일지를 공개하고, 노조 파업 이후에도 20건의 불공정 보도 사례를 특보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파업 직전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로는 김문수 지사의 119 전화 논란 보도, 한미FTA 반대 첫 전국 동시 집회 보도, 미국 법원에서 입수해 리포트한 BBK 판결문 보도 등을 누락한 것이 있다.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에 대한 불공정 보도 사례로는 대통령 무릎기도 사건 취재 저지, 남북경협 중단 1년 방송 중단 조치, 고엽제 매립 파문 취재 저지, 한진중공업 사태 취재 저지, 한상대 검찰총장 인사논란 취재 저지 등이 있고,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의 불공정 사례로는 MC 김미화 압력 퇴출, 고정 패널 김종배 압력 퇴출, 고정 출연 예정 배우 김여진씨 퇴출 등이 있다.
MBC 기자회 관계자는 "배현진 아나운서 말대로 당시 앵커를 맡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충분히 실증적 사례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도 "김재철 사장 체제 2년 중 왜곡 편파 보도가 숱하게 나오고 있다고 비판을 했는데 본인만 귀를 닫고 있었던 것"이라며 "자신이 노조를 탈퇴하고 복귀한 것에 대해 자신을 합리화를 위한 명분 축적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MBC 중견 아나운서도 "불공정 보도와 관련해 배 아나운서는 당시 뉴스를 진행하면서 더 큰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미안함이 있었다면 돌아가지도 않았겠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 갑자기 문득 불공정 보도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하는 것에 뜬금없다는 생각만 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 배현진 MBC 아나운서 @MBC

배 아나운서는 또한 "야당 측 국회의원과 진보 진영의 저명인사들이 차례로 초청되었고 이른바 소셜테이너로 알려지며 여러 번 정치적 성향을 밝혀온 연예인들이 방문해 파업을 독려했다"면서 "공정방송을 지향하기 위해 언론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이 사실에 누가 이의를 달겠느냐. 그러나 비단 '진보 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정방송'과 '완벽한 언론 독립'을 기치로 내건 우리였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듯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배 아나운서는 이어 야당의 총선 패배 이후 노조가 '멘탈 붕괴' 상태라는 식이 소문이 돌았다면서 "언론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적 의사 표현과 참여는 오로지 유권자로서 선거와 투표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저는 우리의 파업이 이 무게 중심을 잃고 있지 않나 우려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배 아나운서 이같은 소회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반박이 나왔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MBC 파업 초기 지지응원하는 사람은 야권 인사인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내 남경필, 유승민, 김성식 의원을 비롯한 중도 쇄신파들이 MBC 파업 지지를 표명하고, 낙하산 사장 퇴출 주장에 동의했다"며 "여권 인사라는 점에서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노조에서 관련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는데도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배 아나운서가 눈에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언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 중견 아나운서도 "배 아나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정파를 위한 파업도 아니고,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이라는 것이 명확해진 시점에서 돌아간 것"이라며 "애초부터 파업에 반대를 했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100일 넘어 복귀한 시점에 와서 시작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배 아나운서는 특히 파업에 동의하지 못한 자신에게 모 아나운서 선배가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사실상 협박을 당했다는 것이다.
배 아나운서는 또한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 사소한 거짓말이나 작은 진실은 덮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라는 선배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묻고 싶다. 공정이라는 대의를 쟁취하자고 수단이 거짓이어도 된다는 건 제 상식으론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급기야 배 아나운서는 "때로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도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도 중견 아나운서는 "폭력이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폭력으로 억압한다고 해도 유지될 수 있는 관계도 아니다. 몇달 월급도 못받고 가정에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누가 마음이 안 든다고 해서 때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배 아나운서는 이 부분에 관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마 홍보국장도 "누가 누구를 앵커를 못하게 하는 것은 MBC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 아나운서 선배라는 얘기를 빌어서 말도 안되는 시스템을 얘기하는데, 그런 시스템이라면 배 아나운서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절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배 아나운서의 글을 두고 순수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측과 교감을 통해 철저히 기획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 아나운서의 글이 이날 저녁 MBC 시청자 홍보부를 통해 기자들에게 배포되는 형식을 빌린 것도 배경에 의문이 쏠린다.
이 홍보국장은 "사측에서는 권재홍 앵커를 통해서 노조원들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려는 음모가 있었는데 실패로 귀결이 됐고, 이런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엄청난 비리들이 폭로가 되면서 사측이 코너에 몰렸다"며 "사측이 복귀한 사람을 붙잡고 노노 갈등을 유발하려고 갑자기 카드를 꺼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MBC 아나운서와 MBC 노조는 배현진 아나운서의 글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공식 성명을 통해 반박하는 자체로 조합원간 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사측의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홍보국장은 "솔직히 배현진 아나운서가 제대로 검증받지 못하고 9시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으면서 갑자기 대한민국 9시 뉴스의 중요한 메인 인물인 것처럼 부각됐다"면서 "사측이 배현진이라는 스터성을 이용한 상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치 체제하에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현진 아나운서가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103일간의 파업 후, 노조 탈퇴, 방송에 복귀한 후 동료들이 SNS상에 남긴 멘션들이 여럿 기사화 되었습니다. 

저는 분명, 개인적인 고민과 결단에 의해 현업에 복귀하겠다 밝혔을 뿐인데 제 의지보다 더 폭넓은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신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던 그 간의 제 고민에 대해 정직하게 밝히는 글입니다. 

말씀드리지만 일련의 상황을 낱낱이 이야기 하며 제 결정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안타깝습니다. 


● 파업 참여 과정, 뉴스 하차는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수순

지난 1월 25일 수요일, MBC 보도국 기자회는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의 퇴임을 요구하며 사흘간의 제작거부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뉴스 파행이 예상되는 비상상황에서 보도국 편집부는 수목금, 평일 뉴스데스크를 15분으로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뉴스 시간 단축에 따라 co-anchor 에서 one-anchor로 대체 운영하기로 했고 당분간 제가 뉴스에서 빠지기로 협의했습니다. 그런데 보도국 제작거부 농성 첫 날 SNS상에는 ‘사측이 배현진 앵커를 강제 하차 시켰다는 MBC 노조발 멘션이 활발히 리트윗 되고 있었습니다. 

사실이 아니었기에 노조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습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이용마 노조홍보국장은 “ 몰랐다 미안하다. 확인 후 이름을 지워주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무수히 RT가 되어버린 뒤였습니다. 모르는 사이 사측으로부터 탄압받은 여자 앵커가 되었고 ,이용마 국장에게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에 제 이름 석자를 동원하지 않아주셨으면 하고 당부 드렸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토요일, 노조는 ‘1월 30일 월요일 06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총파업 찬반 투표는 제작거부 기간 중 함께 진행되었고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전체 노조원 939명 중 783명이 투표해 533명 찬성, 15명 무효, 235명 반대 69.4%로 찬성 가결. 이전 파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찬성률이었지만 이미 ‘가결’된 사안이었기에 원칙대로 파업에 돌입해야 했습니다. 물론 제작거부 기간이었기 때문에 뉴스 잔류, 하차 여부를 선택할 기회와 겨를은 없었습니다. 이것이 당초 제 거취를 택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 배현진, 왜 무엇을 고민하게 됐나

저는 뉴스 앵커로서 편집회의에 참석하고 아이템 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앵커 멘트를 직접 작성합니다. 적어도 저희가 외압에 굴복해 불공정 보도를 했다면 ‘그냥 그런 것 같다. 마음에 안 든다’ 정도가 아니라 ‘어느 날, 어느 뉴스’ 등의 실증적인 사례를 들어 사죄드려야 합니다. 

다소 늦었더라도, 노조 지도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해야하는 지, 9 시 뉴스데스크의 제작 현장에 있었던 제 경험에 비춰 파업의 명분을 재검토 해야 하는 지 확실히 해야 했습니다. 예컨대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선배들께서는 ‘입사 후 고속으로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 앉다보니 할 필요 없는 걱정까지 한다. 생각을 간단히 하라. 여자들은 군대에 다녀오지 않아서 조직의 생리를 모른다. 그냥 따라와라 ’며 저의 고민을 일축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파업이라는 최극단의 선택을 100% 이해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입사 5년 차이고, 파업은 네 번째입니다. 연이은 파업 피로를 덜기위해 많은 문화행사가 기획됐고, 마치 대학 축제 같은 즐거운 파업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먼저 황급했던 파업돌입의 이유 등을 공유할 만한 장이 마련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하여-

조심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 생각임을 먼저 밝힙니다. 

적극적인 집회 참석을 유보해오던 중 아나운서 동료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동료들은 큰 충격과 박탈감에 휩싸였습니다. 그 누구도 더 이상 여지를 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제게도 집회에 성실히 참여해 달라는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집회에 나가도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야당 측 국회의원과 진보 진영의 저명인사들이 차례로 초청되었고 이른바 소셜테이너로 알려지며 여러 번 정치적 성향을 밝혀온 연예인들이 방문해 파업을 독려했습니다. 초청 인사들의 말씀은 모두 지당한 말씀이었습니다. 공정방송을 지향하기 위해 언론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이 사실에 누가 이의를 달겠습니까. 그러나 비단 ‘진보 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정방송’과 ‘완벽한 언론 독립’을 기치로 내건 우리였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 듯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습니다. 

집행부인 한 아나운서 선배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실책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 것이라면 다시 일어서는 것도 반드시 스스로여야 한다. 특히 정치적인 힘을 빌리거나 특정 진영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배의 대답은 제 의도를 비껴갔습니다. 

“보수진영 정치인이나 저명인사들이 우리 파업에 지지의사를 보내준다면 당연히 초청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서 못 부르는 것일 뿐”

진보건 보수건 간에 ‘이미 자립 의지를 잃은 것인가. 허탈했습니다. 

4.11 총선 후 노조의 행보는 이전에 비해 고요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야당의 총선 패배로 노조가 소위 멘탈 붕괴 상태라는 식의 소문이 돌고 돌아 제게도 들어왔습니다. 물론 노조는 곧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반박했습니다. 정말 소문이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론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적 의사 표현과 참여는 오로지 유권자로서 선거와 투표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파업이 이 무게 중심을 잃고 있지 않나 우려됐습니다. 


● 선배의 엄포, 진실의 무게는 과연 잴 수 있는가 의문

아직 찬기가 가시지 않은 2월의 마지막 날, 모 아나운서 선배와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습니다. 

이미 많은 선배들이 파업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저를 염려했었기에 같은 이유시냐 물었습니다. 

“선배님 저 혼란스러워서 제 이름과 얼굴 걸고 당당히 참여하기 힘듦니다. 뉴스 앵커고 공명선거 홍보대사인데 정치적 색채를 가진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성격의 집회 자리에는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노보에 사실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은 채 실리는 내용들도 영 마음에 걸립니다. 

“오늘 화가 나서 부른거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 사소한 거짓말이나 작은 진실은 덮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

“그런 논리라면 계속해서 진정성에 의심 갖는 제가 이쯤에서 더 귀찮게 묻지 않고 그만 두는 게 맞겠네요”

“...... 그건 안돼. 그렇게 되면 노조가 안 된다. 그리하겠다면 지금 내가 무릎 꿇고라도 말려야 한다. 휴......그만 가자. 소화 안 된다”

만남은 아무 소득없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진실이란게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으로 나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묻고 싶습니다. 공정이라는 대의를 쟁취하자고 수단이 거짓이어도 된다는 건 제 상식으론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 이해하기 힘든 동료간 인신 공격. 어떻게 가능해졌나

사상 유례없는 끝장 파업. 최장 파업 기록 갱신. 

한 달 두달 월급을 못 받고 상황이 악화 될수록 조직 안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방송에 복귀한 뒤 '원래 행태', '뒤통수를 치는 구나' 또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 등 자극적인 SNS 멘션들이 같은 회사 동료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도 이런 불안한 심리 상태의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만한 행위가 이의제기가 서로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로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아닌 누구라도 어떤 일에 참여의 의미가 없다 판단될 때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 아파도 이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두거나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함께 고쳐나가자는 건강했던 마음이 일부 변질되고 있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 마지막 고백과 약속

저 또한 바른 방송인, 바른 언론인의 화두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업 내내 고민한 것입니다. 다수가 속한 조직에서 나오겠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파업은 언젠가 끝납니다. 상황을 지켜보며 눈치껏 참여하다보면 더 환영받으며 복귀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점점 더 의의를 잃어가고 있는 제가 눈치 보는 것 또한 비겁이라 생각했습니다. 

자기 소신에 의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뜻, 존중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입니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합니다.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입니다. 

진정성 있는 대의명분과 정당한 수단을 이 두 가지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한 두려움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이글은 보면서 느낀점은 노노간의 싸움을 시키는 김재철 일파들의 야비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배현진을 나치 선전물로 이용하는건 바로 김재철과 그의 추종자들이 아닌지... ㅉㅉ ...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경기도청 ‘이면지’ 대형실수…‘불법 관권선거’ 딱 걸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25일자 기사 '경기도청 ‘이면지’ 대형실수…‘불법 관권선거’ 딱 걸려'를 퍼왔습니다.
보도자료 뒷면에 ‘김문수와 박근혜 이미지 비교분석’ 인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고 나선 직후인 24일 경기도청이 ‘관권 선거’ 시비에 휘말리며 발칵 뒤집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이없는 실수로 경기도청의 ‘불법 대선 준비’ 정황이 들통난 것이다. 

25일 에 따르면 도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실국장회의 관련 자료를 이면지에 인쇄해 기자실에 배포했다. 자원절약 차원에서 이면지를 활용한 것이다. 

문제는 배포한 자료 뒷면에 ‘김지사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이미지 비교 분석’, ‘김지사가 따뜻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하필이면 유력 대권주자인 박 위원장과 이미지를 비교 분석하는, 그것도 대선출마 선언 직후에 도청에서 작성한 문건이 발견되면서 삽시간에 ‘관권선거’ 시비에 휘말렸다. 

김문수 지사가 막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시점인만큼 도청 소속 공무원이 대선용 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뒤늦게 문건출처 조사에 나선 대변인실은 “해당 문서는 지난해 2월 홍보기획관실에서 김 지사의 ‘이미지 메이킹’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대선과는 상관없이 지사의 미디어 이미지 쇄신을 위한 보고서”라고 해명했다. 

이 문서는 사무실 구석에 쌓여 있다가 최근 대청소 과정에서 이면지로 분류됐고, 공교롭게도 기자실에 언론보도 참고자료로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는 전했다.

그러나 경기도의 해명과는 달리 이면지에 인쇄된 내용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라고 ‘새누리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문건이 지난해 2월이 아닌 최근 작성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것은 2월 13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 지사의 이미지 쇄신용 보고서라면서 새누리당의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비교하고 있어 대선준비용이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에는 해당 소식이 급확산되며 “김문수가 도지사직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했으면, 불법 아닌가”(bauer****), “권력남용, 사전 불법선거운동”(Tot*****), “공무원 선거중립 위반에, 사전 선거운동에, 부하들을 선거사범으로 만드는 찌질한 X이네”(cb****), “이래서 상식적으로 사퇴해야 됨을 왜 모를까? 참 한심스럽다”(05c***), “‘이면지특별법’ 이런 거 나오는 거 아닐지. 이면지 뒷면 내용은 봐도 못 본척해야 하는 법”(_gg**), 

“이면지 문수?”(YooRnR), “1년 전에 새대가리당의 출범을 이미 예측한 김문수냐. 그렇게 관심력이 좋은데 관등성명은 왜 묻냐, 그냥 꿰뚫어 보면 되지”(sharkm******), “이런 걸 조사하는 게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해야 할 일 아닌가요?”(getou******), “따먹 김문수의 계략이 들키는 순간. 국민은 알고도 모른 척 알티를 할 뿐이다”(cyp*****)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이진락 기자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MBC 파업 16일째, 25년차 논설위원도 동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5일자 기사 'MBC 파업 16일째, 25년차 논설위원도 동참'을 퍼왔습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김재철 자택시위 반향… 파업콘서트 ‘으랏차차 MBC’ 개최

16일째를 맞은 MBC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보도본부의 25년차 논설위원도 조합원 자격으로 파업에 동참하는 등 내부의 파업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1980년대 입사한 고참급 기자들의 파업동참도 뒤따를 전망이다.
MBC 노조는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보도본부 논설위원 한 명이 오늘 조합원 자격으로 파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 논설위원은 1987년에 입사한 25년차 고참급이자 부장급 인사이다. 그동안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던 이 논설위원은 후배들의 파업 대의를 지지한다며 어제 황헌 논설위원실장에게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파업에 참여했다고 MBC 노조는 전했다.
MBC 노조는 “또 다른 논설위원 두어 명도 이번 주 안에 파업에 참여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며 “현재 비조합원 신분으로 보도국에서 일하고 있는 80년대 입사 선배 8~9명이 조만간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가 13일 김재철 사장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찾아가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수건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앞서 ‘팩트체커’로 라디오뉴스부장을 지낸 이보경 기자도 파업에 동참했었다. 이와 함께 MBC 기자 조합원들이 중심이 돼 제작한 가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어 이들의 속편 제작과, PD들의 제작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MBC 첫회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 가족 소유의 ‘영일목장’ 근거리에 남이천 IC 부지를 승인한 뒤 주변 땅값이 치솟았다는 현장취재 결과와, 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가계도 등을 보도했었다. 은 첫회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과정’을 제작중이며, 이르면 15일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파업 직후부터 MBC 뿐 아니라 행방을 파악하기 힘든 김재철 사장을 찾기 위해 MBC 노조 조합원 300여 명은 지난 13일 김 사장의 자택 앞 방문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풍물패의 뒤를 따라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로 적힌 흰색 플래카드를 들고 서래마을 주거단지 일대를 행진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편, MBC 노조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 를 연다.

2012년 2월 2일 목요일

외교부 증거인멸? 보도자료 왜 삭제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2일자 기사 '외교부 증거인멸? 보도자료 왜 삭제했나'를 퍼왔습니다.
언론 의문 보도에 해명 급급… “권력 실세 개입 국기문란 사건”

카메룬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사건의 중요한 열쇠 중 하나인 외교부 보도자료는 특히 논란의 대상이다. 외교부 보도자료는 2010년 12월 17일 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증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외교부 보도자료 배포 전에 3400원대였던 주가는 3주가 지난 1월 11일께 1만 8000원 대의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무려 6배 가까이 급등했다는 얘기다.
한겨레는 1월 30일자 사설에서 감사원 조사 결과에 대해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서 어떤 조직적인 관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낸 것이 없다”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 중 하나가 외교부의 역할과 책임이 제대로 추궁되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왜 어떤 이유로 외교부 보도자료를 주가조작에 활용했는지 ‘진짜 몸통’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교부 보도자료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업체인 ‘CNK 인터내셔널’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구원투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씨엔케이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외교부가 보도자료를 뿌린 2010년 12월17일부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2월16일 3450원에서 이듬해인 2011년 1월11일에는 장중 한때 1만8350원까지 6배 가까이 뛰어올랐지만 곧바로 급락, 원래 주가 이하로 떨어졌다. 1월31일 주가는 2505원이다.

한국경제는 2011년 6월 27일 라는 기사에서 “외교부는 작년 12월 씨앤케이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채굴권 획득 사실을 발표하면서 ‘추정 매장량은 최소 4.2억캐럿’이라고 명시했다. 이 영향으로 씨앤케이 주가는 1만8350원까지 급등했다가 이날 7400원으로 하락했다. 회사와 임원들은 주가가 급등한 1월 자사주를 처분했다. 증권가에서는 자원외교 성과를 알리는 데 급급해 외교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성급하게 공표했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다음날 외교부가 한국경제 기사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6월 28일 “C&K 마이닝은 광업개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시 매장량이 명시된 탐사종합보고서를 카메룬 정부에 제출했으며, 카메룬 정부가 C&K 마이닝에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부여한 것은 C&K 마이닝의 탐사 결과보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보도자료는 때로는 언론을 현혹하고, 때로는 ‘언론 방어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2월 17일 외교통상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지난 1월 26일 카메룬 광산관련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된 후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1월 31일 현재 외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문제의 보도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외교부가 이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해당 보도자료 대신 “2012년 1월 26일 발표된 카메룬 광산관련 감사원 감사 결과에 의거하여 상기 언론보도해명 자료는 삭제되었으니 양지바랍니다”라는 설명을 올려놓았다.
외교부는 증거인멸 논란 속에 ‘보도자료’를 삭제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CNK 다이아몬드 게이트는 고위 공직자가 일개 회사의 주가를 뻥튀기한 사기극이 아니다. 권력 실세가 적극 개입해 공직을 통해 얻은 정보로 개인의 재산을 늘리는 데 이용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희대의 사기극이고 극악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CNK 주가조작, 보도자료 베껴쓴 언론도 '공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31일자 기사 'CNK 주가조작, 보도자료 베껴쓴 언론도 '공범''을 퍼왔습니다.
정부-민간 자원협력의 성공모델? 언론 감시기능 부재가 부른 참극

CNK의 대국민 사기극, 주가 조작극은 단 두장의 보도자료로 시작됐다.
지금은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사라진 지난 2010년 12월 17일자 외교부의 '케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관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는 이번 다이아몬드 게이트 범죄 행각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과 같았다.
CNK 사건 판도라…보도자료 살펴보니
보도자료는 "우리나라 C&K 마이닝社(대표:오덕균)는 카메룬 CAPAM(정부기업)과 공동으로 카메룬 동남부 Yokadouma 지역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10. 12. 16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Yokadouma 지역은 95년부터 97년까지 조사된 UNDP와 2007년 충남대 탐사팀 탐사 결과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최소 약 4.2억 캐럿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서는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다이아몬드 초부가가치 창출 산업(300배 이상) ▲다이아몬드 가공 고용 창출 ▲력셔리 사업 창출 및 해외 관광객 증가 ▲카메룬 내 최초의 대규모 다이아몬드광산 개발권 획득을 계기로 카메룬의 철도, 도로, 항만 등 SOC 분야 및 광물자원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의 본격적 진출 추진 등 '신성장 동력 창출' 효과를 한껏 홍보했다.
이어 보도자료는 "민간이 선도하고 정부에서 뒷받침하는 민간 자원개발협력의 바람직한 성공 모델 창출"이라며 C&K 마이닝社를 치켜올렸다.


▲ 2010년 12월 17일 외교부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관련' 보도자료

결국 이 보도자료는 주가를 끌어올려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범죄에 이용됐다.
지난 2010년 12월 10일을 기준으로 CNK 주가는 3200원이었지만 보도자료 발표일에 3980원, 해를 넘겨 2011년 1월 10일에는 1만 6100원을 기록, 한달 사이에 403% 급등했다.
오덕균 대표는 지난 2009년 이후 72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고, CNK 계열사 임원 4명도 보도 자료 배포 이후 주식을 매도해 60억원 이상의 차익을 빼돌렸다.
검찰은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가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으로 있을 당시 해당 보도자료를 주도해 CNK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는데, 김 대사는 지난 2009년 1월 가족 모임에서 동생들에게 CNK 사업에 대해 얘기하고 동생 2명은 지난해 1월까지 주식 8만여주를 매수해다.
조중표 전 국무총리 실장 여시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CNK 신주인수권부사채 25만 주를 자료 배포 전 주식으로 바꿔 10억여원의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CNK 신주인수권부사채 매매계좌를 보유했던 인물도 검찰은 30~50명으로 파악해 정관계 고위급 인사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단 두장의 보도자료는 공무원과 민간기업 업자들의 더러운 거래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보도자료는 언론 받아쓰기용?
그리고 특히 그 거래를 이어준 장본인으로 언론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것도 자명해보인다.
홍보 위주의 자원외교의 한계가 결국 범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보도자료 배포 당시 언론의 보도와 그 이후 보도 행태를 보면 결국 언론이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언론의 보도자료 베껴쓰기 행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이번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적시한 보도자료를 언론이 받아쓰면서 주가를 급등시켜 사건의 공범이 돼버렸다.
지난 2010년 12월 18일 문제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이후 주요 일간지 기사를 보면 언론의 베껴쓰기가 가져온 참혹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다.
국민일보는 경제 9면 "中企가 카메라 다이아몬드 개발권 땄다"는 기사를 통해 한국 기업 최초로 CNK가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외교통상부가 보도자료를 밝혔다면서 "다이아몬드 매장량은 유엔개발계획 조사 기준 약 4억2000만 캐럿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는 2008년 기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연간 생산량(1억6000만 캐럿)의 2.6배 규모"라고 선전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유엔개발계획 조사는 부존 가능성만을 언급했을 뿐이며 추정 매장량에 대한 직접적 근거 자료를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는 오덕균 CNK 대표에 대해서도 "카메룬에서 수년간 시금채취 사업을 하면서 학교설립, 축구단 창립 등 사회봉사와 고용창출 등을 통해 카메룬 정부와 높은 신뢰를 쌓아왔다"도 치켜세우기도 했다.


▲ 2010년 12월 18일자 국민일보 경제 9면

동아일보도 2010년 12월 18일자 종합4면에서 "아시아권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광물자원 외교를 강화하려는 정부도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코코(CNK)가 개발권을 따낸 것은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기념비적"이라는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의 말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CNK는 이후 5년에 걸쳐 충남대 탐사팀과 함께 요카도우마 지역의 밀림을 탐사하며 다이아몬드 매장 가능성을 점검했고,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충남대는 CNK와 연구용역을 체결하긴 했지만 책임교수가 사망한 뒤 연구비를 전액 반납해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도자료에 따라 중소기업의 '최초' 광물 자원 외교에 주목했을 뿐 민간기업을 통한 홍보성 자원 외교의 문제점은 없는지, CNK 다이아몬드 채굴 사업의 현실성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보도자료 베껴쓰기의 전형적인 문제점이다.
머니투데이도 보도자료 배포 하루 뒤 4면 기사를 통해 추정 매장량 4.2억 캐럿의 광산 가치는 수십 조원에 달하고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부가가치는 수백 조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오덕균 대표의 말을 충실히 전했다.
경향신문은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이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하는데 막후 역할을 했다고 주목했다. 하지만 광산 채굴권 사업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었다.
경향신문은 정부관계자의 말을 빌려 "박 차관이 카메룬 방문 때 산업광산기술부 차관을 만나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을 주도록 강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외 대다수 언론들이 분량 차이는 있지만 외교부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채굴 사업권을 땄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근거에 대해서는 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정권-언론 유착관계의 결과
민임동기 시사평론가는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무슨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했다라는 정도 밖에는 없다. 정부가 검증 부분에 있어서 명시를 했거나 외교부가 발표하면서 근거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없는 것"이라며 "당연히 의심을 가져야 했던 부분이다. 외교부를 출입하는 기자라면 이상하다는 정도는 신참 기자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 다 아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대다수 언론들이 이 정권을 향해서 비판적 사고 방식을 가지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 공식 보도자료를 언론이 받아썼다는 것을 백번 양보해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충분히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됐는데도 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임동기 시사평론가는 "CNK가 회사 자체로 보도자료를 돌릴 수는 있다고 하지만 외교부가 주도적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박영준 전 차관의 전횡이라고 할 정도로 얘기가 나온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계속해서 최근에 불거지기 전까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언론이 문제를 삼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면서도 얼마만큼 이명박 정권이 언론에 유착돼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CNK 사건을 통해 "왜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자성어린 답변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보도자료가 나올 당시 종합편성채널 허가 문제 등 정권과 언론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정권을 건드려봤자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언론의 침묵한 결과라는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CNK 사건에서 보여준 언론보도 행태가 출입처별로 정부 기관과 언론이 유착하고,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의 한계에서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비록 정권과 언론의 유착관계가 굳어진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출입처 취재 시스템 이외에 탐사 보도팀과 같이 언론사 내부의 취재 시스템을 강화했더라면 CNK 사건에서 보여준 언론들의 '침묵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민임동기 시사평론가는 "탐사 보도팀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형태가 아닌 상시 운영 팀을 운용해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언론사 내부적으로 취재 시스템을 받쳐주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