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6일 토요일

대전의 주택보급률 102%, 그럼 새들은? 인공새집 설치할 때 조금 더 신중해야

이글은 오마이뉴스에서 퍼왔습니다.



  
▲ 박새류를 위한 인공새집 성공적으로 설치되어 새들이 번식을 하고 있는 예 작은구멍에 깊이있게 만들어서 새들이 안정적으로 번식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이경호
 박새둥지
얼마전까지 대한민국에서 내집 장만은 평생의 희망으로 여겨졌다. 최근에 주택문화가 달라지면서 집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집 장만은 미래이며 꿈이다.
 
내가 사는 대전 역시 모든 사람들에게 집을 장만하기 위해 숲을 파괴하면서 무수히 많은 집(아파트, 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이렇게 건설하다 보니 대전의 주택보급률은 102%로 7000채(2008년 기준)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한다. 주택가격 등의 이유로 집을 장만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튼 '1가구1주택'의 베이스는 갖추어져 있다고 봐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집을 짓기 위해 건설된 아파트나 주택들로 사라진 숲에도 분명 많은 생명들의 서식처 즉 주택이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종이 조류다. 숲이 사라지면서 새들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 작은 숲에서 쫓겨난 새들은 큰숲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멸종되기도 한다. 큰숲으로 이사온 개체들 때문에 자연환경이 우수한 도시숲에는 새들의 둥지경쟁이 치열하다. 개발이 많이 이루어진 대전시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전의 주택보급률은 102%를 달성했을지 몰라도, 새들은 주택보급률 100%에서 점점 하락하고 있는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숲이 파괴되면서 주택을 공급해주는 딱따구리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좋은 둥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딱따구리들은 1년에 한 번씩 새로운 둥지를 만드는데, 1년 묵은 둥지는 다른새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집이다. 새들에게는 가장 최고급 주택이 딱따구리가 만든 둥지이다. 하지만 도시화에 적응하지 못한 딱따구리의 개체수는 급감했고 이때문에 다른 새들 역시 고급주택인 딱따구리 둥지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봄과 여름이면 새들은 자손 번식을 위해 좋은 둥지를 물색하게 되는데 취근에는 좋은 둥지를 차지하기 위해 종간 개체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작은 숲에서조차 둥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조류들의 서식처를 위해서라도 도심숲의 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숲을 복원하거나 우량한 숲으로 가꿀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둥지를 먼저 차지한 동고비 번식을 시도중인 동고비가 경계를 진박새경계를 위해 보초를 서고 있다.
ⓒ 이경호
 동고비
 
 
  
▲ 동고비둥지를 탐내는 진박새 진박새가 동고비 둥지를 탐내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결국 동고비에게 쫓겨났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둥지경쟁
 
그래서 도심숲에는 새로운 대안들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시설물이 인공새집이다. 인공새집은 나무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지고 있다. 새들의 종에 따라서 적정한 새집을 달아준다면 상당히 많은 새들이 번식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새집의 경우 경험적으로 10개 중 3개~5개 이상에 새들이 번식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 조류의 서식밀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상당이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는 실제적으로 번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들의 습성을 이해하고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몇 가지 절대적인 유의사항이 필요하다. 같은 종류의 새집을 달을 경우 종간 영역권이 형성되기 때문에 일정한 간격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람들의 손이 닿을 수 없도록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먹이를 지표면에서 채식하는 종의 경우 너무 높게 달아주어서도 안 된다.

또한, 천적들이 접근하기 쉬운곳이 아니어야 하며, 관찰하기 쉬운 곳에 설치하여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빗물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설치해야 하며, 종에 맞게 둥지상자를 만드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계족산산림욕장에 설치된 인공새집을 보니 실제로 새들이 번식할 수 없는 형태의 둥지들을 설치하고 있었다. 구멍이 너무 크고, 구멍의 크기에 비해 깊이가 낮아 실제로 새들이 들어가서 번식할 수 없는 둥지의 형태로 제작되어 있었다. 둥지의 구조도 문제였지만 실제 설치한 위치나 높이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

  
▲ 구멍에 비해 집의 깊이가 없는 둥지 구멍안에 깁이가 없으면 새끼들이 밖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은 둥지이다.
ⓒ 이경호
 인공새집
  
▲ 등산로바로옆에 설치된 둥지 등산로 아래에 바로 설치되어 있어 사람의 접근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한 둥지
ⓒ 이경호
 인공새집
  
▲ 둥지간 거리를 지키지못한 인공새집 5m내외에 거리에 3개의 둥지가 설치되어 있어 종번식에 대한 고려를 하지못한 인공새집의 전형적인 예이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인공새집
 
사람이 너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달려 있거나, 높이가 너무 낮아서 번식했을 경우 조류가 불안해서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없게 달려 있었다. 특정 지역에 너무 많은 둥지를 설치해서 성공률도 떨어져 보였다. 계족산 장동 산림욕장에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지만 실제 번식할 수 있는 둥지가 부족한 새들을 위해 설치한 인공새집은 2% 부족해 보였다. 조금 더 많은 배려와 신중함을 기해서 설치했다면, 많은 새들이 번식했을 것이다.

아무튼, 부족한 새집을 위해 이런 인공새집 외에 정책적으로 해결할 방법도 모색해야 할 때다. 도시새들의 부족한 서식공간을 위해서 전봇대의 일부에 둥지의 형태를 추가하거나, 도로표지판 기둥이나 신호과 가로등 기둥에도 인공새집의 형태를 집어넣어 제작한다면, 도시에서 봄철 둥지 싸움을 하는 종간 경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새들과 사람이 함께 사는 도시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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