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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6일 화요일

KT 전 사장 “들어본 적 없는 리더십, 이석채 회장 문제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6일자 기사 'KT 전 사장 “들어본 적 없는 리더십, 이석채 회장 문제 있다”'를 퍼왔습니다.
[KT 집중해부 시리즈 ⓷] 이용경 KT 전 사장, “내가 주주라면 이런 경영성과에 점수 줄 수 없다”

“사장을 회장으로 바꾸고, 이사회는 경영진의 수족이 됐다. 지배구조가 퇴보했다.” 이용경 KT 전 사장의 이야기다. 이용경 전 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석채 현 KT 회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KT를 떠난지 8년이 지났고, 민영화 초대 사장을 지낸 그가 이 같은 비판을 꺼내든 이유는 뭘까.

유선시장의 위기 속에서 민영화된 KT는 몸집을 불려왔다. 2002년 9곳이던 계열사는 2005년 17개, 2008년 30개, 2012년 말 현재 51개로 늘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준재벌적 계열사 구조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성적은 초라하다. 미디어오늘이 KT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적자로 확인되는 곳은 15곳이다.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회사를 고려하면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동덕여자대학교 권혜원 교수는 ‘민영화 이후 KT 지배구조 변화와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KT 경영진은 비관련 다각화를 통해 KT 고유 사업과 비통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주력 통신 사업 부문에서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BC카드와 KT스카이라이프 등 흑자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KT의 계열사가 2002년 9개에서 2012년 51개로 늘어났지만 자산 규모는 1.4% 증가에 그쳤다면서 “그동안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비효율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의 근저에는 민영화된 KT의 소유·지배 구조의 변화로 인해 투자자들의 고배당 감량경영에 대한 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석채 KT 회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KT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이용경 전 사장은 “IT가 모든 부분에 녹아 들어가는 융합 시대에 사업 다각화를 나쁘다고만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본연의 KT 사업인 통신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걸 잘 하면서 다양화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사장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면서 동시에 자회사를 늘리고 있는데 (이석채 회장의) 진짜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경영의 ABC로 볼 때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경 전 사장이 이석채 체제를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KT가 2009년 KTF와 합병했지만 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 그는 “유·무선 융합을 위해 KTF를 인수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수조 원의 돈이 날아간 셈”이라면서 “일 더하기 일은 이가 되어야 하는데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주주라면 이런 경영성과에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2년 민영화는 KT의 재벌 흉내 내기 출발점이 됐다. 정부는 민영화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매출액 대비 인건비와 투자비용을 15% 이하로 감축해 최대 이윤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액 비중은 1998년 29.5%에서 2011년 16.3%로 줄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2%에서 1.5%로 주저앉았다.

인건비 비중도 크게 줄었다. 2001년 매출액 대비 연간급여총액 비율은 19.1%였지만 2011년 9.2%가 됐다. 이석채 회장 취임 뒤 10% 벽이 깨졌다. 이는 민영화 전후 대규모 구조조정 탓이 크다. IMF 이후 민영화를 위해 1만 1059명이 회사를 떠났고, 2003년 5505명 2008년 550명 2009년 5992명이 구조조정됐다. 이 같은 구조조정에 대해 KT는 ‘몰락하는 유선전화 시장’을 근거로 든다.

2000년 KT의 당기순이익은 1조 101억 원이었는데 2011년 순이익은 1조 2890억 원이다. 같은 기간 배당금은 1593억 원에서 486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배당성향은 2000년 15.8%에서 2009년 94.2%까지 치솟았다. 2010년과 2011년 배당성향은 50.0%, 37.7%였다.

지난해 KT는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3조 7903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조 2138억 원, 순이익은 1조 1115억 원이다. KT는 올해도 순이익의 68%에 이르는 4874억 원을 배당금으로 내놨다. 그러나 KT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0.6% 감소했고, 순이익 역시 23.5% 떨어졌다.

수익구조를 뜯어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비통신분야인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3개사의 영업이익은 총 2930억 원이다. 여기에 부동산 매각으로 얻은 이익 1119억 원, 전화선 매각 이익 1531억 원, KT렌탈 매각이익 1260억 원 등을 고려하면 KT의 현 상황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비유가 적절하다.

비통신분야 확장과 수익성 악화에도 고배당 정책을 펴는 배경에는 이석채 회장과 이사회가 있다는 것이 이용경 전 사장의 주장이다. KT의 이사는 11명인데 이중 사외이사가 8명이다. 의장을 맡고 있는 김응한 미시간대 경영학 석좌교수는 이석채 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이고, 송존환 명지대 교수는 고교 1년 후배다. 이춘호 이사(현 EBS 이사장)는 이명박 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밖에도 차상균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KT와 제휴관계인 SAP한국연구소의 사외이사다.   송도균 전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2G 이동통신망 폐지 가처분 소송에서 KT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다. 독립적으로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이해관계로 얽혀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 이용경 전 KT 사장(전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이에 대해 이용경 전 사장은 “경영진을 감시하는 것이 이사회의 기능인데, 지금 이사회는 경영진의 수족이 돼 버렸다”며 “지배구조가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석채 회장은 굉장히 똑똑한 엘리트”라면서도 “이런 리더십은 들어본 적이 없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그는 “KT에 이명박 정권의 공신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석채 체제’를 비판했다.

한편 이용경 전 사장은 통신공공성, 통신비 인하에 대해 KT 재국유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비를 내리자는 국민의 요구가 많은데 통신이 국민들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고려할 때 KT 재국유화, 국영화로 인한 효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영화 10년을 평가해 이게 (통신공공성에 있어) 장애요인이 된다면 국유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3년 2월 23일 토요일

[사설] 탈세 의혹 받는 현 후보자, 경제부총리 자격 없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22일자 사설 '[사설] 탈세 의혹 받는 현 후보자, 경제부총리 자격 없어'를 퍼왔습니다.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새 정부 앞에 놓인 경제상황은 엄혹하다. 복지와 경제민주화 같은 만만치 않은 시대적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새 정부가 경제부총리제를 부활시킨 까닭도 이런 난제를 풀어갈 역량 있는 경제 수장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소신과 리더십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재산증식 과정의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으로만 봐도 결코 적임이라고 할 수 없다. 실타래 같은 의혹 가운데서도 탈세 의혹은 중대한 결격사유다. 납세는 일반 국민한테도 기본 의무지만, 경제부총리로서는 당연히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기 때문이다.현 후보자는 장남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자 지명 다음날 증여세 400여만원을 납부했다고 한다. 2009년에 냈어야 할 증여세를 4년이 지나 뒤늦게 부랴부랴 납부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떳떳지 못하다. 이런 인물한테 경제부총리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엄정한 세정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 후보자 장남은 현재 1억4000여만원의 금융자산이 있는데 2008~2009년 모 대학에서 받은 450만원의 기타소득 외엔 별다른 소득원이 없어 탈세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현 후보자는 증여세 납부에 더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시절 주말 판공비 유용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600여만원을 반납했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게 문제인데 돈으로 눙치고 넘어가려는 듯한 뻔뻔함이 놀라울 뿐이다. 낙마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재임기간 받았던 3억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헌재소장직을 돈으로 사겠다는 발상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현 후보자의 증여세 지각납부나 판공비 반납도 발상은 다르지 않아 보인다.현 후보자는 장남뿐 아니라 장녀에 대한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 강남 요지의 중형 아파트를 2005년 당시 20대였던 딸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3억원의 대출을 받아 증여세를 1억원 이상 줄였다는 것이다. 탈세가 아니고 절세라고 해도 성실납세와는 거리가 멀다. 딸이 그 뒤에 대출금을 상환했다고 하는데, 재정 능력을 고려할 때 스스로 갚기 힘든 액수라고 하니 청문회에서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현 후보자는 엠비노믹스를 적극 지지해온 대표적인 성장론자로 박근혜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추진할 적격 인사가 아니다. 게다가 성실하게 세금을 내온 국민을 허탈하게 만드는 탈세 의혹이 사실이라면 경제부총리로서는 더욱 자격 미달이다.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인사에 토달다간 눈밖에 나기 일쑤…박, ‘NO맨’도 키워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30일자 기사 '인사에 토달다간 눈밖에 나기 일쑤…박, ‘NO맨’도 키워야'를 퍼왔습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왼쪽)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정무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박근혜 리더십’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공포리더십→소통리더십
 “언제든 전화하라지만 두렵다”
박뜻 반대하다 “다친다” 듣기도
주변선 “비서진 장막 거둬야”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의 차이는 밥을 먹느냐, 전화를 하거나 포럼을 하느냐의 차이다. 두 사람 모두 수첩에 의존해 인사를 했다.”박근혜 당선인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렇게 말하며 박 전 대통령과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괜찮다는 얘기를 접하면 즉시 수첩에 그 사람 이름을 적고 이리저리 탐문을 해봐. 그런 뒤에 맘에 들면 함께 밥 먹는 자리를 마련해 ‘인물 감별’을 했거든. 아주 비중 있는 인물이면 단둘이 만났고 그렇지 않으면 여럿이 섞어서 만나기도 했어. 그래서 진짜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다 싶으면 불러다 썼어. 박 당선인도 비슷해. 수첩에 이름을 적어놓고 이리저리 묻고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해보거나 무슨 포럼에 불러서 자연스럽게 관찰을 하기도 해. 자기가 나름대로 검증을 해서 결론을 내린 사람이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누가 말한다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 거지.”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로 박근혜 당선인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았다. 당선인이 애용한다는 ‘인사수첩’은 사적인 감과 직관에 의존하게 하고 공적 시스템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상징물이다. ‘밀봉, 비선, 불통, 자물쇠, 나홀로’ 등 박 당선인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나오게 된 출발점이 바로 이 ‘인사수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인수위 초기, 박 당선인이 총리 등의 인선 작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자, 측근들은 “박 당선인이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뒀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자체 ‘인사파일’이 충분하다”고 했다.박 당선인에게 수첩은 지식과 경륜이 모자라고 답답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킨 소재였다.박 당선인은 “수첩은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도 되고 또 민생을 챙기는 소중한 도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꼭 갖고 다니면서 기록할 생각”(지난해 9월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라며 수첩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았다.수첩에 적힌 내용이 민생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파트너인 총리와 장관을 임명하는 ‘결정적 자료’이자 ‘유일한 근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첩 인사’는 보안제일주의와 결합하면서 객관적인 검증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공적인 인사 시스템을 무력화한다. 김용준 후보자가 사퇴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여당 대표조차 이를 알지 못했다.30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박 당선인이 ‘수첩 인사’에서 ‘시스템 인사’로 인선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향후 인사 과정을 수정해, 추천 기능과 검증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검증팀을 구성해 1차 사전 검증을 거친 뒤, 국회에서 정책 비전과 능력을 다루는 인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유기준 최고위원도 “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 인선 때 청와대 등의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청와대 등의 인력을 인수위에 파견받아 그 사람들로 하여금 검증 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민주통합당에서도 “소수의 비선라인으로 후보자를 선정하면서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전혀 활용하지 않은 것도 이번 사태의 원인”(김현 대변인)이라고 진단하면서, “수첩에 등재된 자기 사람 리스트에서만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인재 풀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검증받는 인사로 바뀌어야 한다”(박기춘 원내대표)고 요구했다.“당선인은 나한테 ‘언제든 전화하세요’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전화를 하겠나. 인수위 간사는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박근혜 당선인을 두려워해 전화를 직접 못하더라.” 인수위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에게 이렇게 털어놨다.박 당선인에게 ‘나홀로’ ‘불통’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측근들에게만 둘러싸인 채 바른말과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을 멀리하면서 형성된 이른바 ‘공포형 리더십’ 탓도 크다. 인수위 안팎에선 ‘촉새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박 당선인의 원칙이 공포형 리더십을 강화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수위 다른 한 인사는 “강골인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가 한 언론사에 청와대 안보실 설치 사실을 확인해준 뒤 당선인에게 경고를 받았다고 들었다. 그 뒤에 감히 누구도 입을 열 생각을 못한다.”친박계 한 전직 의원은 ‘극우 논객’인 윤창중 대변인 발탁을 사석에서 비판했다가 당선인 쪽 핵심 인사에게서 내밀한 충고를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내가 윤 대변인을 계속 비판하자, 당선인과 가까운 인사가 ‘당선인이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한 건 그를 아직 신뢰하기 때문이다. 너무 비판하다 당신만 다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 한번 눈 밖에 나면 쉽게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박 당선인을 잘 안다면 인선에 대해 더 비판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더욱 큰 문제는 박 당선인 주변에도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재만 보좌관과 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인물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여론을 전달하는 역할보다 당선인을 보좌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당선인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이학재 의원 등도 제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 아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조차 박 당선인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측근 비서들과 통화한다. 명색이 의원인데 이들을 통해 당선인의 뜻을 파악해야 한다면 어떻게 자유롭게 여론을 전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당선인에게 ‘아니다’라고 말할 사람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일각에선 박 당선인 주변에서 비서진이라는 장막을 걷을 경우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박 당선인을 잘 아는 인사들의 평가다. 한 친박계 인사는 “김무성 전 의원이 실세 비서진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당선인이 듣기 싫어하는 얘기를 하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김무성 선배도 못하는 걸 우리가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박 당선인이 집권 여당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소통을 막는 한계로 지적된다. 새누리당 한 핵심 당직자는 “황우여 대표가 지난 24일 총리 지명 발표 소문이 돌자 ‘누가 총리가 되느냐’고 묻고 다녔다. 그런데 이날 오후 2시에 박 당선인이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후보로 내정하자 황 대표도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 당 대표도 몰랐던 게 틀림없다”고 얘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권 여당이 박 당선인에게 여론과 민의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신승근 석진환 조혜정 기자 soulfat@hani.co.kr

2012년 12월 3일 월요일

문재인, '열세'를 극복하는 두가지 해법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03일자 기사 '문재인, '열세'를 극복하는 두가지 해법'을 퍼왔습니다.
[이철희 칼럼] '최종병기 안철수' 뽑아들고 '문재인 리더십' 보여야

누가 이길까? 여론조사를 봐도 그렇고, 선거 분위기를 고려해도 그렇고 아무래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미세한 우세를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당장의 우열을 가리는 판세와 달리 방향이나 구도의 차원에서 판단하는 흐름(trends)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판세와 달리 흐름으로는 아직 누구도 승기를 잡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누가 뭐래도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 있다. 정권교체가 대세라는 사실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보자'는 것이 정권교체의 사회심리적 동력이다. 그런데도 야권이 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07년엔 정권교체 열망 때문에 바뀌는 건 기정사실이었고, 누가 야권의 후보가 될지에 관심이 쏠릴 뿐이었다. 그 때에 비해 정권교체에 대한 바람이 결코 약하지 않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야권 후보가 뒤지는 형세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는 두 가지가 가능하다. 하나는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정부와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아깝게 패배했고,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친박'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또 세종시 수정을 놓고 박 후보와 이 대통령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그 결과 박 후보의 정체성에 '반(反) MB'라는 요소가 자리잡게 됐다. 그래서 한때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것이 정권교체'라는 여론이 50%에 달했다.


이번에도 박 후보가 지닌 반MB 요소 때문에 야권이 정권교체의 여론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 탓에 열세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사실 이미지로 보면 다를 수 있으나,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등 개혁 정책을 포기함으로써 박 후보와 이 대통령은 사실 한 몸이 됐다. 후보 시절을 제외한 이 대통령, 두 번의 선거에서 패배한 이회창 전 총재, 박 후보 등은 모두 똑같다. 분단체제에서 기업사회를 지향하는 반공보수가 그들의 공유 정체성이다.


이쯤 되면 박 후보에게 반MB 요소가 있다는 주장이나 그가 정권을 잡아도 정권교체라는 느낌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만들어진 허구다. 박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주장한 '줄푸세'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보수가 포기할 수 없는 정책 레짐(policy regime)이다.


MB가 충실하게 추종한 줄푸세 노선에 따른 폐해를 바로잡자는 것이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표방한 경제민주화였다. 김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사실상 위리안치되면서 박 후보는 원래의 줄푸세로 돌아갔다. 따라서 지금의 노선을 유지한 채 박 후보가 집권하면 그것은 MB정부 2기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논리는 야권의 후보가 정권교체 열망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정권교체가 의미하는 바는 여야 간의 권력교체가 아니라 '지금까지와 다르고 새로운' 해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 다름과 새로움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새누리당이 '실패한 정권의 실세'라는 이미지를 문 후보에게 덧씌우려는 의도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문 후보에게 노무현 프레임을 덮어씌울 때의 효과는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는 점이 아니라 문 후보가 새롭거나 다르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후보 간에 정책 차별성이 없다면, 첫째, 선거가 후보 간 리더십이나 인물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고, 둘째,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장점이 박 후보에게 주어진다. 사람의 좋고 나쁨을 떠나 검증된 리더십의 측면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에 비해 앞서 있다.


노무현 시대에 대한 향수는 그의 서거 때 보인 추모열기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서민 삶의 문제에서 새누리당 정부와 얼마나 달랐나 하는 부분에서는 체험적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문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나올 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해법을 원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핵심 이유라면 여야 후보 간에 차별성이 없을 때 투표율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민주당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프레임에 빠져든 것은 치명적 실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자마자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오면서 이 프레임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리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발빠르게 MB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의 정권교체론은 잘못한 정권, 정당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여든 야든 실패한 해법이 아니라 새로운 해법을 내놓으라는 요구다. 이렇게 보면 야당이 너무 표피적 정권심판론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뉴시스

야권이 현재의 열세적 교착(inferior stalemate)에서 벗어나려면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이명박=박근혜'라는 사실을 아주 쉽고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이명박근혜'라는 표현만으로는 어렵다. 손에 잡히거나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쉽고 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야권이 MB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동책임을 거론하는데, 아직 수치나 명료함이 떨어진다.

게다가 언론환경이 좋지 않다. 복잡하고 정교한 논리를 구사하면 보수언론에 의해 차단되거나 왜곡될 것이다. 안 그래도 보수언론은 정책쟁점에 대한 논의나 분석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양 후보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삶의 문제에 관한 쟁점이 없다는 점을 부각해 결국 투표율이 높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이런 언론환경을 고려하면 전선을 단순화하고, 네거티브 공세를 전격 중단하는 것이 좋다.

둘째, 문 후보가 '새롭고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보여줘야 한다. 문 후보가 안철수 전 후보에 비해 갖는 태생적 단점이 바로 박근혜 후보나 기성 정치에 비해 얼마나 새롭고 다른지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다 그 시대에 대한 책임, 낡은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존재 등으로 인해 문 후보의 새롭고 다른 점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즉 문 후보는 아직 새로운 해법이나 새 시대를 온전하게 상징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어렵다.

새롭고 다른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차원의 쟁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무상급식처럼 아주 작은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기준으로 양자의 차이를 아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쟁점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네거티브에 신경 쓸 게 아니라 정책쟁점 하나라도 만들어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사회경제적 쟁점이 있어야 새로운 해법을 열망하는 흐름에 부응할 수 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적 정체성을 지닌다. 문 후보의 집단적 정체성은 친노에다, 민주당이다. 물론 친노를 도덕적으로 단죄할 명분은 그 어디에도 없다. 개개인으로 보면 아주 좋은 정치인이고 인격이다. 문제는 친노라는 정체성이 노무현 시대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새롭고 다른' 해법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문 후보는 친노 이미지를 털어내야 한다. 인간적 절연이나 배신이 아니라 시대적 요청을 감당하기 위한 정치적 응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민주당이라는 측면에서도 다른 모습, 새로운 주체를 부여해줘야 한다.

다행히 문 후보에게는 마지막 무기가 남아 있다. 바로 안철수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얼마나 굳건한 새정치 동맹을 맺느냐, 얼마나 구체적이고 단호한 변화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문 후보에게 부족한 새로움과 다름이 채워질 것이다. 그래야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불러낼 수 있으리라. 따라서 이번 대선의 성패는 이 과제들을 풀어내는 문 후보의 역량, 즉 '문재인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그의 분투를 기대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모두 ‘소통의 리더십’을 말하지만


이글은 한겨레21 2012-10-08일자 제930호 기사 '모두 ‘소통의 리더십’을 말하지만'을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질문4- 리더십은 어떤 스타일인가… 강점이 곧 단점, 박근혜는 강하지만 ‘불통’, 문재인과 안철수는 부드럽지만 ‘우유부단’ 지적도

숱한 리더가 있지만, 리더십을 가진 리더는 많지 않다. 리더십은 “개인이 모종의 임무를 달성할 때 타인의 지지와 지원을 얻어낼 수 있게 하는 일련의 사회적 영향력”(마틴 체머스)으로 정의된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정의를 빌려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조직하는 능력”이다. 리더 개인의 성격 특성, 처한 상황, 리더의 행동, 비전과 가치, 카리스마, 지능 등이 복합적으로 리더십을 만든다.

» 박근혜 · 문재인 · 안철수 후보 모두 소통의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 후보가 천막당사로 이사하려고 현판을 내리는 모습. 한겨레 자료

‘두려움의 대상’이 되려는 용인술

리더십 분석에 활용할 사례는 박근혜 후보가 가장 많다. 이미 2004년 한나라당의 리더로 위기의 당을 구해냈다. 이후 여러 차례 리더십이 검증대에 올랐다. 멀리 갈 것도 없이 4·11 총선 결과가 증명한다. 일단 시대의 화두는 ‘소통’인 것 같다. 박근혜 후보조차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으로 꼽을 정도다. 박 후보는 홈페이지에서 “공개와 공유, 소통과 협력을 정부 운영의 핵심 원리로 삼겠다”고 밝혔다. 수락 연설에서는 “국민의 참여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인의 참모습은 말보다 행동과 선택에서 드러난다. 박근혜 리더십의 강점으로 원칙을 밀어붙이는 고집이 꼽힌다. 박 후보 스스로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했다. 2007년 경선 결과에 승복한 모습,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킨 일화 등이 근거로 거론된다. 당내 반대를 물리치고 4·11 총선 당시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중용했다. ‘김용민 막말 논란’ 등에서 전혀 지도력을 보이지 못했던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와 비교됐다.
강점과 단점은 같은 동전의 앞·뒷면일 때가 많다. 장점으로 꼽히는 고집은 때로 ‘불통의 리더십’이라고 비판받는다. 최근 불거진 역사관 논쟁이 그렇다. 측근들의 합리적 조언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리더십 수단으로 부하에게 사랑받기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를 조언했다. 굳이 따지자면, 박 후보의 용인술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에 가까워 보인다. 박 후보는 곁을 잘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0·26 뒤 공화당 정치인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받은 배신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중단 없이 곁을 지키는 2인자가 없다. 2004년 총선 때 박근혜 후보와 함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배신감과 용인술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 리더십의 ‘비민주적 측면’을 우려했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측면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내건다. 박 후보에 비해 둘 다 리더십을 분석할 사례가 많지 않다. 정치인이 아니었거나(안철수), 리더가 아닌 참모(문재인)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지난 9월16일 수락 연설 때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의 힘, 사람이 먼저다)에서는 “저의 권력 의지는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으로 개인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하게 가꾸면서 국민들에게 되돌려드리기 위한 의지”라고 썼다. 이상적 리더십 스타일에서 안철수 후보와 다르지 않다. 문 후보 캠프에서 안 후보 쪽에서 문 후보의 비전과 가치에 영향받은 것 아니냐고 여길 정도다.

문 후보는 부산 선거 당시 자기 원칙이 매우 확고했다. 문 후보는 참모들의 선거방식에 “이렇게 해서 소통이 되겠느냐. 못하겠다”고 반대했다. 유권자와 묻고 답하는 대화형 선거운동은 그렇게 탄생했다.

» 2007년 3월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서 비서실장 임명장을 받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인이 아니었거나 참모였던

문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리더로서 판단하고 행동한 역사가 없다. 부하와 측근을 대하는 근무 스타일로 정치인 문재인의 리더십을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문 후보를 기억하는 전 청와대 행정관은 ‘소통의 리더십’을 특징으로 꼽았다. 비서실장 시절 문 후보는 발언권을 가진 회의 참석자뿐 아니라 직급이 낮은 행정관 등 단순 배석자들의 의견도 자주 경청했다는 것이다. 아랫사람에게 예의를 지켜 행동하는 인간적 매력도 자주 거론된다.
문 후보는 ‘권력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문 후보는 “정치인 문재인은 정치인 노무현을 넘어서겠다”([문재인의 힘, 사람이 먼저다])고 표나게 강조했다. 소통하되 자신만의 원칙은 분명히 지켜나가는 고집이 있다는 취지다. 문 후보 캠프의 한 인사도 “부산 선거 당시 자기 원칙이 매우 확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참모들은 노래에 맞춰 선거운동원이 춤을 추고 후보가 연설하는 기존 선거운동 방식을 건의했다. 문 후보는 “이렇게 해서 소통이 되겠느냐. 못하겠다”고 반대했다. 유권자와 묻고 답하는 대화형 선거운동은 그렇게 탄생했다고 그 인사는 전했다. 참여정부 시절 근무했던 전 행정관도 일화를 소개했다. 비서실 회의 안건으로 국가 사업과 관련한 토지보상 문제가 올라왔다. 관료들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법령에 근거가 없다며 반대했다. 문 후보는 추석 명절 때 관련 법령을 모두 공부한 뒤 관료들을 설득해 차관회의를 근거로 애초 계획대로 보상 문제를 추진했다. 그러나 4·11 총선 패배, ‘대한민국 남자 문재인’ 슬로건 폐기 사례 등 문 후보의 리더십은 아직 검증 대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철수 후보는 출마 연설에서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라고 말했고,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영사·2001)에서 이렇게 썼다. “나도 리더십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걸 처음 인식한 것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리더십 과정을 수강할 때였다. …사람은 성격에 따라 16개 타입으로 나누어지는데 외향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만이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는 리더십의 최고 단계로 ‘전략적인 리더’를 꼽았다. ‘많은 권한을 위임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 리더다. 대신 조직 전체의 전략을 구상한다. ‘시스템 디자이너’라는 말도 썼다. 출마 선언문에 담긴 취지와 통한다.
최고경영자(CEO) 시절 안철수 후보의 측근들도 이런 ‘수평적 리더십’을 여러 일화로 증언한다. 안랩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지낸 박근우씨는 (안철수 He, Story)에서 모든 직원에게 존댓말을 쓴 것, CEO인데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직접 운전한 면모,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준 일화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지난 7월 펴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우유부단해 보인다는 인상비평을 반박했다. 1997년 미국 대기업이 안철수연구소를 1천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했을 때 그 자리에서 거절한 일, 코스닥 거품이 빠진 뒤 등록한 일화, 세무 담당자가 합법적 ‘절세’를 제안하자 거절한 일화 등은 안 후보의 ‘원칙의 리더십’ 근거로 삼을 만하다.

» 2007년 이화여대서 대화하는 안철수 후보. 한겨레21 윤운식

CEO가 해보지 않은 일

그럼에도 여전히 질문이 남는다. 기업 안에서 CEO에게 진정한 반대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의 세상에 선의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반대자를 때로 설득하고 때로 투쟁해 굴복시켜야 한다. 반대자는 국회에도 있고 나라 바깥에도 있다. CEO 안철수가 해보지 않은 일이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최장집 "민주당, 사회경제 문제 다룰 역량 없어"


이글은 뷰스앤뉴(Views&News) 2012-06-19일자 기사 '최장집 "민주당, 사회경제 문제 다룰 역량 없어"'를 퍼왔습니다.
"오픈프라이머리, 한국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진보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9일 민주통합당을 향해 "일정한 정치적 자원을 가진 여러 명의 개인이나 세력이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파당들의 느슨한 집합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 교수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국회민생포럼 창립기념 초청강연에서 "열린우리당 이후로 민주당은 당의 작동가능한 권력구조를 제도화하고 리더십을 창출하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의 공적 힘이 아니라 하나의 개별 캠프 내지 팀으로 구성된 청와대와 정부가 제대로 된 것일 수 있나? 나아가 진보적일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이런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강한 대통령이 되지 못하며, 정당에 대한 연계,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임기말 무기력한 대통령으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완전국민경선에 대해서도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을 빗대 말하자면 한국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렇게 되면 후보선출 시기가 늦어지면서 모든 것이 짧은 시간에 숨 돌릴 새도 없이 빠르게 졸속적으로 전개되면서 리스크도 커지는데 이 책임은 결국 모두 국민들이 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도 "최근 안철수 씨의 경우를 봐도 대통령에 나올지 여부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무책임하면서도 비정상적인 판도"라고 직격탄을 날린 뒤, "유럽은 2년이란 시간동안 국민이 판단하고 평가할 시간이 충분한데, 우리는 이런 짧은 시간동안 투표자들이 어떤 근거로 선출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도 "모바일투표는 나쁜 의미에서의 혁명적 변화다.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모마일 기제와 친숙한 그룹의 정치적 특성과 과다대표의 문제가 있다. 그들이 일반시민 전반을 대표하지도 못하며,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민주당이 대표하고자 하는 사회경제적 저변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대표하지도 않는다"며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참여 주체가 아닌 쇼를 구경하는 관중에 불과하며, 정당민주주의는 청중민주주의로 후퇴하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당권-대권분리규정에 대해서도 "권력, 권위를 가급적 분산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한 당의 중심성과 리더십을 해체하는 제도"라며 "정당을 약화시키는 제도개혁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자해적 정당구조"라고 질타했다.

그는 향후 대선구도와 관련해선 "'민주대 반민주'라는 진영간 대립 구도보다는 좋은 정당정부를 준비하는 노선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노선은 남북한 평화공존과 통일의 가치와 연계되면서 냉전수구세력 대 평화통일세력의 대립과 내용이 중첩돼 이념적 대결만 가속화시킬 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한국 정당정치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당이 사회경제적 문제를 다룰 능력이 없다는 점인데 특히 야당이 그렇다"며 "민주당은 이념적이고 급진적인 정책대안과 이를 실현할 능력사이의 엄청난 괴리로 진지함과 신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개혁을 지향하는 민주당은 그들 스스로 관료에 반해서, 또는 관료를 통솔하면서 설정된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며 관료들에게 끌려다니지 말 것을 주문한 뒤, "지난 두 번의 개혁적 성향의 민주정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전 정부의 경험을 토대로 이 문제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의원이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신학용 의원 등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최병성, 엄수아 기자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김두관 "MB, 감히 국민을 조롱하다니"


이게 바로 전형적인 사기꾼 수작이 아닌가..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14일자 기사 '김두관 "MB, 감히 국민을 조롱하다니"'를 퍼왔습니다.
MB의 "그게 바로 정치다" 발언 파문 확산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검찰의 내곡동 사저 의혹 무혐의 처분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반발에 대해 "그게 바로 정치다"라고 일축한 데 대한 비난여론이 봇물 터졌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14일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무혐의 처리에 대한 비판을 놓고 '그게 바로 정치'라고 일축했습니다"라며 "말 한마디로 국민들을 허탈과 분노에 빠지게 했습니다"라고 개탄했다. 

김 지사는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조롱을 하다니"라며 이 대통령 발언을 '국민 조롱'으로 단정한 뒤, "경청과 섬김의 리더십이 더욱 소중히 느껴집니다"라고 질타했다. 

박은지 진보신당 추진위 대변인도 틍위터에 "청와대가 발표시점에 맞춰 일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노무현 정부 때를 비중있게 다뤄달라'고 압력까지 행사하고 - 내곡동 사저 봐주기 수사와 관련해 기자가 질문을 하자 역시 MB 화룡점정을 찍으시다. '그게 바로 정치다!!'"라고 힐난했다.

파워 트위터러인 레인메이커 역시 "참 후안무치한 분이세요"라고 질타했고, 또다른 트위터러는 "대박 유행어 예감. 'LG트윈스는 왜 dtd하나? / 그게 바로 정치다.' '넥슨은 왜 NC를 인수했나? / 그게 바로 정치다.' '디아블로3 왜 접속 안되나? / 그게 바로 정치다.'"라며 이 대통령을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2012년 4월 22일 일요일

문대성 언론플레이, ‘뻔한 꼼수’의 불편함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2일자 기사 '문대성 언론플레이, ‘뻔한 꼼수’의 불편함'을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유권자 우롱한 새누리당, ‘박근혜 리더십’ 포장의 허점

“문대성씨의 논문 표절은 일찌감치 여기저기서 문제를 제기해왔던 사안이다. 워낙 표절의 정도가 심했다. 남의 논문에서 틀린 부분까지 그대로 베꼈다.”
중앙일보는 4월 21일자 지면에 (문대성 탈당 아니라 사퇴해야)라는 사설을 실었다. 새누리당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부산 바람’을 막고자 공을 들여 준비했던 손수조·문대성 카드의 한 축이 무너졌다.
문대성 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당선자는 ‘논문 표절’ 문제로 보수언론으로부터 ‘사퇴하라’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중앙일보 4월 21일자 사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이채성 위원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예비조사 결과 문 당선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주제와 연구목적의 일부가 명지대 김모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중복될 뿐 아니라 서론, 이론적 배경 및 논의에 기술한 상당 부분이 일치해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면서 표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문대성 당선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것도, 탈당 번복으로 인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도 저의 잘못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대성 당선자는 새누리당 탈당이라는 카드를 해법으로 내세웠지만, 그 정도로 정리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새누리당 쪽 인사들은 도덕성과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탈당으로 돌파구를 열고자 하지만 국민의 시선에서 새누리당 당적을 지닌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특별한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

오히려 “새누리당 당적을 유지할 자격은 충분하다”는 냉소적 시선도 엿보이는 실정이다. 문대성 당선자 ‘논문 표절’ 사건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우롱한 사건이 되고 말았다. 부산 사하갑 유권자들은 ‘논문 표절’과 변명으로 점철된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유권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중앙일보는 “새누리당은 표절 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공천하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책임이 있다. 선거 직전 표절 논란이 표면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당을 믿고 그를 찍은 유권자들을 기만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을 둘러싼 팩트는 총선 전에 상당 부분 드러났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뭉개기’와 ‘물타기’로 일관하다 사태를 키웠다는 얘기다. ‘김용민 막말’을 집중 부각시키며 새누리당에 유리한 ‘선거 프레임’을 짜는데 몰두했을 뿐 친동생 아내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형태 후보나 ‘논문 표절’로 궁지에 몰렸던 문대성 당선자 사건은 외면했다는 얘기다.


©CBS노컷뉴스

보수언론이 선거가 끝난 후에나 김형태, 문대성 사건을 이슈화하는 것은 속보이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문대성 사건은 언론의 균형감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비판의 잣대가 특정 정당 유불리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역시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문대성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그의 선거운동을 돕고자 직접 부산 사하갑 지역구를 방문했다. 선거 막판 입지가 흔들리던 문대성 후보자의 당선 배경에는 박근혜 위원장의 지원의 영향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당선은 시키고 보자는 생각에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나 결과적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정치적 책임을 가중시키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박근혜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문대성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4월 14일자 5면에 <박근혜, ‘과반포기’ 하더라도 ‘민심 선택’ 굳힌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결단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그려나갔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자초했다. 부적격 후보를 공천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버티기에 나서다 역풍을 자초했다. 문대성 당선자 역시 탈당 입장을 발표할 것처럼 기자회견까지 준비하다 전격적으로 취소했고, 결국 국민대가 ‘논문 표절’ 입장을 발표한 뒤에야 탈당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국민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모습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 거취 문제를 놓고 좌충우돌한 이유는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이라는 상징에 집착한 까닭이다. 두 당선자의 사퇴로 이미 새누리당 원내 과반은 무너졌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박근혜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문대성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4월 14일자 5면에 (박근혜, ‘과반포기’ 하더라도 ‘민심 선택’ 굳힌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결단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그려나갔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자초했다.
부적격 후보를 공천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버티기에 나서다 역풍을 자초했다. 문대성 당선자 역시 탈당 입장을 발표할 것처럼 기자회견까지 준비하다 전격적으로 취소했고, 결국 국민대가 ‘논문 표절’ 입장을 발표한 뒤에야 탈당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국민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모습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 거취 문제를 놓고 좌충우돌한 이유는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이라는 상징에 집착한 까닭이다. 두 당선자의 사퇴로 이미 새누리당 원내 과반은 무너졌다.


한겨레 4월 21일자 사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실리와 명분 모두를 잃은 셈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번진 이유로 ‘박근혜 리더십’의 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되는지 되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1960~70년대에나 통했을 ‘1인 체제’ 권위주의 리더십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4월 21일자 실망스러운 박근혜 리더십 이라는 사설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총선 이후 당내 긴급 현안으로 등장한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성추행·논문표절 의혹을 풀어가는 태도에서 그 특유의 권위주의·소통부재의 리더십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선거가 끝났으니 국민 여론엔 신경쓰지 않겠다는 독선마저 느껴진다. 이들의 처리 대책을 묻는 보도진의 질문에도 '전에 말한 대로' '대변인이 말한 대로'라는 외마디로 말문을 차단하기 일쑤다. 문 당선자가 탈당 기자회견을 번복하며 그의 발언을 인용하자 즉각 출당 윤리위를 소집한 것은, 논문표절의 심각성 때문이 아니라 '어디 감히 나를 끌고 들어가느냐'는 노여움의 발로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2012년 4월 21일 토요일

박근혜 ‘권위적 리더십’ 도마…“여러사람 말 안들어”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21일자 기사 '박근혜 ‘권위적 리더십’ 도마…“여러사람 말 안들어”'를 스크랩했습니다.
‘문대성 파문’으로 드러난 사당화 조짐…‘견제세력’ 힘 미약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김형태 당선자와 ‘논문 표절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문대성 당선자의 새누리당 탈당을 계기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권위적 리더십’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새누리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의 한 마디로 인해 사태가 더욱 커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총선 승리이후 새누리당의 ‘박근혜 사당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 “논문표절이 원인인지 박 위원장에 대한 불경이 속내인지...”

김 당선자와 문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은 총선 이후 더욱 가열됐다. 이들이 의혹에 휩싸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선됐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자진사퇴를 주장한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들 당선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이는 문 당선자가 버티기에 나서는 빌미가 됐다는 평가다. 

문 당선자는 당초 18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돌연 이를 취소하면서 “박 위원장이 국민대의 입장을 보고 결정한다고 했다”며 “내가 어떻게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의 입장에 반하는 행동을 하겠느냐”고 밝혔다. 이 발언은 결과적으로 박 위원장을 ‘진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대변인은 “박 위원장을 팔지 말라”고 문 당선자를 비판했고 박 위원장 본인도 다음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안 지키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20일자 (한겨레)는 “문 당선자가 18일 탈당 거부의 명분으로 ‘박 위원장의 지침’을 거론하며 박 위원장을 끌어들이고 나서자 당은 발칵 뒤집히다시피 했다. 당은 저녁에 급히 주요당직자회의를 소집한 뒤 출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위원장으로 인해 당이 며칠만에 같은 사안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두 당선자의 탈당의 변도 주목할 만하다. 김형태 당선자는 “더 이상 당과 박근혜 위원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고 밝혔다. 문 당선자는 20일 탈당 보도자료에서 “새누리당의 쇄신과 정권재창출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이 역시 박근혜 위원장을 의식한 듯한 뉘앙스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 당선자의 탈당과 관련, “공천 과정에서 문 당선인의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박근혜 위원장의 ‘권위적 리더십’만 새삼 확인된 모양새가 됐다. 

이와 관련, (한겨레)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두 사안 모두 초기에 정리했어야 한다. 박 위원장이 여러 얘기를 해도 듣지를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20일 논평을 통해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표절에 대한 박근혜 위원장의 태도는 매우 이중적”이라며 “문 당선자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은 논문표절이 원인인지 박 위원장에 대한 불경이 속내인지 알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21일자 사설을 통해 “박 위원장은 총선 이후 당내 긴급 현안으로 등장한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성추행·논문표절 의혹을 풀어가는 태도에서 특유의 권위주의·소통부재의 리더십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애초 법적 공방이나 국민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방침을 밝힌 데서는 선거가 끝났으니 국민 여론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독선마저 느껴진다”며 “문 당선자가 탈당 기자회견을 번복하며 그의 발언을 인용하자 즉각 출당 윤리위를 소집한 것은, 논문표절의 심각성 때문이 아니라 ‘어디 감히 나를 끌고 들어가느냐’는 노여움의 발로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박근혜,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 안들어”

(경향신문)은 전날 사설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사당화’가 위험 수위다. 당은 박 위원장의 입만 쳐다보고, 박 위원장의 한마디는 가이드라인이 되는 일이 잦다”며 “새누리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 당선자도 박 위원장을 건드리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을 자초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친박계 핵심인사인 유승민 의원조차 이날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 당선자와 문 당선자) 두 사람 다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정리하는 게 맞았다”며 “(두 당선자에 대한 논란을) 박 위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안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 박 위원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직언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과 대화할 때 한계를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리더십’은 새누리당 내 ‘반박(反朴) 진영’에 좋은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의 파워는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할 만큼 크지 않아 보인다.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 반박진영의 대표 인사들이 총선에서 생환했지만 측근들이 공천과정에서 상당수 탈락하면서 이전보다 당 내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로 나타난 이들의 대선주자 지지율도 박 위원장의 그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박근혜 위원장은 사실상 이번 총선을 거의 단독으로 진두지휘해 승리를 거뒀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박근혜 당’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정 의원과 이 의원은 물론,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세 결집을 통해 박 위원장에게 대항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할지는 미지수다. 이는 바꿔말하면 ‘문대성-김형태 파문’으로 문제가 제기된 박 위원장의 ‘권위적 리더십’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정두언 의원은 지난 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에서 유력주자가 부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총선을 치렀지만, 총선 결과는 수도권과 부산·경남, 2030세대가 박 위원장의 집권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란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 세 개의 벽을 돌파하려면 박 위원장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바꿔야 하는데 현재의 새누리당은 오히려 박 위원장 1인 체제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지난 19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까지도 박근혜 위원장의 의중, 입만 쳐다보는 것은 잘못됐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당에 대한 자율성을 줘야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충고를 받아들여 ‘소통의 정치’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용필 기자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언론 여론조작이 판세 뒤집은 '부정선거'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6일자 기사 '언론 여론조작이 판세 뒤집은 '부정선거''를 퍼왔습니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박정희 후보의 것이건 김대중 후보의 것이건, 유세화면은 사전에 철저한 '손질'과정을 거쳤다. 박정희 후보의 화면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야 했고, 열기가 뜨거워 보여야 했다. 허나 김대중 후보의 화면은 박정희 후보의 것과 차별화 되어야 한다는게 '지침'이었다. 청중이 드문드문 서있는 장면을 골라서방송에 내보내야 했다.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 선거 때 그랬다. 필자는 그 방송사의 입사 3년차인 병아리 기자였다.

중앙정보부의 '지시'가 어명(御命)처럼 행세하던 때였다. 군말 없이 영상을 만들어 가던 선배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있다. 보도국도 촬영실도 다 말을 못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선배들조차 그러던 때인데다, 선배들 담배 심부름까지 해야 했던 시절이라 필자는 무어라 말을 할 계제가 못 되었다. 그해 5월에 치러진 제8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그랬다. 여당 유세는 사람이 많고 야당은 청중이 듬성듬성 해야 했다.

그때와 다르지 않은 '영상조작'이 이번 제19대 총선에서도 등장해 맹위를 떨쳤다. MBC노조는 편파화면의 빈도와 행태까지 밝히며 보고서를 내 놓았으나, 꼭 그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관심 있게 TV뉴스를 본 사람은, MBC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방송들이 어떤 식으로 영상을 손질해 내보냈는지 대개는 짐작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항상 거리의 많은 인파속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웃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겨우 두세명이 함께 걸어가거나 회의하는 장면이 적지 않게 나왔다. 차별화 되었다. 박근혜 위원장 옆에는 항상 자기 이름이 적힌 어깨띠를 메고 지역후보가 함께 했으나, 한명숙 대표는 지역후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경우까지 있어 "누구를 지원하고 있는지"하는 생각이 들게도 했다. 대체적으로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 화면이었다.

특히 앵글의 편파성은 심했다. 예를 들자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광장 옆 건물의 1층이나 2층쯤에서 찍은 화면과, 빌딩 옥상에 올라가 전체광경을 촬영한 화면은 느낌에서 보통 차이가 나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비교되는, 서로 상반되는 형태의 영상을 얼굴에 철판도 깔지 않고 태연히 내 보냈다. 방송들이 그랬다.

때 마침 파업 중이라 조금도 기자들 눈치 볼 필요 없이, 거리낌 없이 그런 짓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영상 뿐 만이 아니었다. 기사 내용도 그랬다. MBC노조는 "선거기간 중 총선보도 역사에 길이 남을 최악의 편파 뉴스가 나갔다"고 목청을 높혔다. 그러나 영상 조작은 앞서 말한 1971년 대통령 선거가 효시 아니었나 싶다. 말하자면 이번 총선의 TV뉴스는 정확히 41년 전으로 시계바늘이 되돌려진 상태에서 전파를 탔다는 이야기다.

물론 전두환 군부통치시대에도 여론조작은 무수히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아버지 때 저질러진 '불공정'이 딸의 시대에 또 등장한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적 비극이다. 한 해설가는 이번 총선에서 승패가 갈린 요인을 놓고 "새누리당에는 박근혜가 있었고, 민주당에는 박근혜가 없었기 때문에 그리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특별한 리더십으로 어려운 형편의 한나라당을 구원하고,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표현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선거의 전 과정을 통해 언론이 보여준 총체적인 편파보도를 감안한다면, "새누리당에는 박근혜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의해) 비쳐졌고, 민주당에는 박근혜가 없는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에 그리 됐다"는 게 바른 표현이 될듯하다.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에 다소 문제가 있다 치더라도 그렇다.



▲ 방송 3사와 연합뉴스의 파업 기간 동안 치러진 총선의 선거보도는 공정성을 의심케 했다. ⓒ뉴시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게 '김용민 막말 파문'이었다고들 말한다. 이론을 다는 사람이 없다. 민주당에서도 그랬다. 그 때문에 3040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아졌고, 지역적으로는 충청ㆍ강원에서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언론사에서는 김용민 막말이 야권 연대의 15개 의석(비례포함)을 날렸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2000표 차이 이내로 승패가 갈린 지역구가 19곳이었다. 이중 11개 지역구를 막판에 새누리당이 가져갔다. 그 '막말' 때문에 초박빙지역의 야권 단일 후보들에게 1~3% 포인트씩의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났고, 그게 바로 야당 우세였다가 여당 차지로 넘어간 초박빙 지역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요컨대 막말 파문 때문에 새누리당으로 넘어간 의석수가 대충 11~15석이라는 이야기다. 그게 넘어가지 않았다면, 야권연대는 151~155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막말 파문에다 불을 지피기 위해 결사적으로 노력했던 언론들의 역할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용민 후보의 막말은 용서받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김 후보는 사퇴해야 마땅했다.

방송사들은 4일부터 연일 주요뉴스가 그 이야기였다. 상황 진전도 없는 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뉴스 앞머리에 지겹도록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4일부터 사설을 포함해 모두 41건의 기사와 칼럼을 쏟아 내 놓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방송과 신문들이 거의 다 그랬다. 그러나 언론의 그런 보도행태는 도가 지나쳤다. 너무 나갔다. 균형 감각이나 공정성도 무시되었다.

발행부수는 적어도 진보 성향의 신문들은 '김용민 사퇴'를 요구하는 사설을 실어 균형을 잡기도 했으나, 방송과 조중동 등 신문들은 달랐다. 별도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새누리당 후보들 모두에게는 전혀 다른 잣대를 갖다 대면서 편파보도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렸다. '막말파문'이라는 이름의 '여론조작'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는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암에 걸려 숨진 친동생의 부인을 성폭행 하려 했다는 새누리당 후보가 있다. 피해자인 '제수씨'가 증언을 하고, 그녀의 아들인 조카가 후보인 큰아버지와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녹취록까지 들고 나왔다. 당선자가 된 본인은 펄쩍뛰고 있으나, 피해자가 다른 사안도 아닌 '제수씨 성폭행 미수' 문제를 거짓으로 들고 나온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사람의 태권도 관련 논문을 거의 '복사'하다시피 했다(표절 수준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게 박사학위를 받아 대학교수까지 되었다고 했다. 그 부정한 소행을 감춘 채 IOC선수위원에 당선 돼 세계적 명사 행세를 하고 있는 후보도 있다. 이들 사안은 '막말'을 훨씬 뛰어넘는 '부도덕' 사례였다. 그러나 언론이 이들에게 들이댄 기준은 '막말'의 경우와는 너무도 달랐다. 부도덕에 대한 질타대신 '후보 간 비난사례' 정도로만 보도하기도 했다. 그나마 입 다문 언론도 있었다.

일본이 우리 땅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삼아,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 독도를 "현실적인 분쟁지역으로 봐야한다"는 일본논리를 대변한 어처구니없는 후보도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독도가 우리 영토도, 일본영토도 아니라는 기가 차는 이야기가 된다. "오래전 쓴 글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고 그는 발뺌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가 서울대 동문 카페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7~8년전 이었다. 김용민 후보가 인터넷 성인 방송에서 막말을 한 것도 7~8년전 이었다. 다른 것도 아닌 '독도 망언'을 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도 언론은 무언가 말을 해야 했다.

언론의 편파보도를 통한 여론조작이 선거 판세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민주당으로서는 여소야대의 기회를 놓쳤다고 억울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귀 기울여야 한다. 작년 10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때도 언론의 편파보도는 다름없이 극심했다. 그런데도 박원순씨는 당선됐다. 여론조작으로 '공제'되고도 남을 만큼의 지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편파보도 공제 말고도 민주당은 그동안 공제된 게 적지 않았다. 우선 공천과정에서 오만에 들떠 계파별 나눠먹기나 하다 공제된 게 많았다. 막말파문에서 결단 못 내리고, 곁눈질로 '나꼼수의 오만' 눈치 보며 공제 당한 것도 만만치 않았다. 기생(寄生)을 전문으로 하는 486들이 깎아먹는 공제에도 대비해야 했다.

민주통합당의 출범 때부터 줄곧 주목받던 '친노세력의 자기성찰 부족현상'은 선거가 지나서도 계속되고 있다. '공제' 차원이 아니라 궁핍한 재산에 살림살이 거덜 낼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소곳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이 이야기의 결론은 '언론의 여론조작' 쪽으로 가야한다. 이 나라의 내일을 생각할 때 언론 편파보도가 그만큼 심각한 지경에 와있다. 선거에서도 언론은 편을 갈라놓고 사실보도를 외면한 채 자기편 후보의 잘못 덮으면서, 다른 후보의 허물만을 사생결단의 자세로 부각시켰다. 그게 이번 선거다. 그런 여론 조작으로 선거결과를 뒤집어 놓는 건 언론이 저지르는 부정선거다. 앞으로 대선도 있다.

지금은 언론이 얼마나 나쁜 짓 할 수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다. 헌법조항대로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할 이 나라의 권력이, 특정방송과 신문의 편파보도와 여론조작을 통해 나오는 이 기막힌 상황을 모두 나서서 결사적으로 막아내야 할 때다. 언론이 바로 서지 않으면 결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



/오홍근 칼럼니스트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대선도 초박빙…야권연대 없는 민주당 필패”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4일자 기사 '“대선도 초박빙…야권연대 없는 민주당 필패”'를 퍼왔습니다.
동아·명지대 정치연구소 분석…시대착오적 야권연대? 보수언론 보도 ‘머쓱’

여야가 올해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민주통합당은 야권 연대 없이 새누리당에 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14일자 12면 기사에서 “△올해 12월 대선은 2007년 대선과 달리 여야 간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점 △야권연대 없이 민주당 혼자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기 힘들다는 점 등 2가지가 확인됐다”며 동아와 명지대 미래정치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밝혔다.
이 결과는 이번 총선 표심이 12월 대선 표심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18대 총선 표심(전체 245개 지역구의 양대 정당 후보와 정당 득표율)과 17대 대선 표심(대선 때 같은 당 소속 후보 득표율)이 ±5%포인트 이내의 오차 범위 내에서 거의 일치했던 선거구의 올해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소는 서울 (중구, 용산), 경기 (화성갑, 용인을, 성남 분당, 양주, 동두천, 고양 일산동, 고양 일산서, 파주, 김포, 가평), 인천 중동옹진 등 13개 선거구를 분석 대상으로 꼽았다. 이 분석은 미국정치학회에서 대표선거구의 다양한 선거 결과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모형을 국내에 적용한 것이다. 


▲ 14일자 동아일보 12면.

동아는 “12월 대선에서 접전이 예상되는 근거는 우선 대표선거구 13곳에서의 평균 후보 및 정당 득표율 비교에서 확인된다”며 “새누리당은 46.6%, 야권은 45.2%로 차이는 1.4%포인트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동아는 “12개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친 야권과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은 모두 10%포인트 이내의 근소한 차를 보였다”며 “그중 8곳은 5%포인트 이내의 초접전 양상”이라고 밝혔다.
동아는 또 “정당 득표율로 선정된 대표선거구 9곳의 경우 이번 4·11총선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1위를 차지했”지만 “9곳 중 5곳은 새누리당이 여전히 앞섰지만 4곳에선 민주당과 통진당의 정당득표율 합이 새누리당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동아는 “민주당과 통진당이 대선에서 별도의 후보를 낼 경우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기가 힘들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올해 대선의 ‘박빙 양상’을 전망한 정치 평론가의 분석이 많았지만, 특정 선거구의 그동안 투표 양상을 비교 분석해 올해 대선을 전망하는 것은 눈길을 끄는 분석 방식이다. 특히,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야권 연대’의 효과가 적었다며 올해 대선에서 ‘야권 연대’를 하는 게 민주당에는 부정적이라는 취지의 논조를 보인 보수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동아는 14일 사설에서 “민주-통진 연대는 민생과 동떨어진 이념 투쟁으로 치달았다”며 “민생과 무관한 이념투쟁에 골몰하고, 내편이면 무조건 문제없다는 시대착오적 진영 논리를 깨지 않으면 민주당의 미래는 어둡다”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14일자 8면 기사. 조선은 부제목을 "서로의 당에 간 표 예상 이하, 야권연대 효과 있는지 의문, 결국 세 불린 통합진보만 '득'"이라고 꼽았다.

조선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진보 연대는 반대편인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결집시키는 역풍을 몰고 왔고, 특히 안보 의식이 높은 강원도에선 9석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며 “‘한명숙 대표 이후’ 민주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총선에서 패하게 된 진짜 이유가 뭔지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민주당이 대선 때도 이렇게 입장이 다른 진보당과 공동 정부 구성을 전제로 연대를 이어갈지도 대선 주자들 간 노선 경쟁을 통해서만 답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혀, ‘민주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대선에서 ‘야권 연대’를 깰지 여부임을 시사했다.
중앙도 14일자 사설에서 “반MB세력을 얼기설기 모아놓은 것이 야권연대가 아니다”며 “야권연대를 했다고 무조건 표를 던지는 유권자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 보수언론이 이번 총선 이후 (조선 14일), (중앙 13일) 등 잇따라 ‘야권 연대’의 의문을 표하고 있지만, ‘여권 연대’에 대해선 조용한 것도 주목되는 보도 양상이다. 중앙은 14일자 8면 기사에 새누리당 대표로 거론되는 강창희 당선자의 전화 인터뷰 기사 를 실었다.
반면, 한겨레는 12일자 사설 에서 “리더십 부재, 갈팡질팡하는 정책, 미래에 대한 청사진 부재 등 야당의 고질병이 고쳐지지 않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하다”며 “유권자들이 표를 통해 던진 메시지의 의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민심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주문해, ‘야권 연대’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보수언론과 대비되는 논조를 보였다.

최훈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