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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3일 목요일

KBS 신입사원 면접 때 “입사하면 파업할 건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2일자 기사 'KBS 신입사원 면접 때 “입사하면 파업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언론파업·노조’ 관련 소신 물어… 새노조 “양심자유 침해” 사측 “1~2개 질문한 것”

KBS가 구성원들의 파업이 한창일 무렵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파업’과 ‘노조’에 대한 응시생들의 소신을 질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KBS 내부에서는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가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KBS연수원에서 실시된 39기(공채) 신입사원 노조 설명회에서 ‘면접과정에서 파업 및 노사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입사원(응답자 131명)들 가운데 28명이 “현재 진행 중인 언론사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9명의 신입사원은 “입사하면 파업에 참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5명은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또한 노조에 대한 질문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들은 KBS 면접관들이 “노조위원장을 시킨다면 할 것인가”, “언론 파업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하겠는가”, “파업 때문에 1박2일을 못봤는데 시청자로서 어땠는가”, “방송인이 사회 현상에 참여해야 하는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었나. 어떤 활동을 했나” 등의 질문도 했다고 답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KBS 연수원에서 열린 신입사원 KBS 새노조 설명회(오른쪽). ⓒKBS 새노조

이를 두고 KBS 새노조는 “요즘 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사용자 측에 선 면접관이 파업과 관련한 소신을 물었을 때 지원자 스스로 갖고 있는 소신을 가감없이 밝히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이번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사측이 집중적으로 캐물은 파업 관련 질문은 그야말로 사상 검증”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노동자로서 파업을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하나”라며 “이런 당연한 권리를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몰상식한 행위일 뿐 아니라 파업 관련 개인 소신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양심추지금지원칙(良心推知禁止原則)에 어긋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성토했다.
KBS 새노조는 앞서 이병순 사장 시절인 지난 2008년 35기 신입사원 최종면접장에서 한 고위 임원이 “자네도 다음 아고라 회원인가”라는 우문을 던지자 이 질문을 받은 지원자가 “아고라는 회원제가 아닙니다”라고 현답을 했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KBS는 39기 신입사원 면접을 KBS 새노조 총파업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5월 하순경에 실시했다고 배재성 KBS 홍보실장이 전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2일 “여느 기업이나 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 때 하는 질문의 정형이나 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면접관이 질문하고 싶은 것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고 대처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며 “다만 이 질문으로 유도하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탈락시켰다거나 전체 질문 가운데 대부분이 이 질문이었다는 증거가 있다면 KBS를 공격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채 비난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고 말했다.
배 실장은 “언론인이라는 다양한 직원을 뽑는 자리인데, 자유로운 질문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혜를 발휘하는지, 어떤 가치관인지를 보고 점수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전체 질문 20개 가운데 1~2개 파업 관련 질문을 한 것이 뭐가 잘못인가”라고 덧붙였다.

22일 발행된 KBS 새노조 노보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군사정권 DNA"… 이명박 정부 '낙하산 언론史'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3일자 기사 '"군사정권 DNA"… 이명박 정부 '낙하산 언론史''를 퍼왔습니다.
[언론 파업이 남긴 것④·끝] 4년간 이어진 MB 정부 '언론장악'

언론사 노조의 동시 파업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예견된 일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반부터 공영 언론사 사장 교체 작업에 전력했다. '낙하산' 논란이 4년 내내 이어졌다.

그 결과는 익히 알려진 바다. 가장 먼저 YTN이 큰 진통을 겪었고, 정연주 KBS 전 사장의 무죄가 법원 판결로 확인됐다. MBC 노조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만 다섯 차례 파업을 벌였다.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방송사 임원 선임 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의 후안무치함이 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현 정부 들어 언론 관계자들 사이에서 정부의 언론 장악 사례로 꼽힌 사건들을 정리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수많은 언론인들이 펜을 놓고 길거리로 나왔다. ⓒ프레시안(최형락)

YTN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손을 본 곳은 YTN이었다. YTN은 한전 자회사인 한전KDN이 지분 21.43%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KT&G(19.9%), 한국마사회(9.5%), 우리은행(7.4%) 등도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모두 정부가 직·간접 소유한 기업이다. KT&G의 경우 민영화됐으나, 1대 주주인 중소기업은행 지분 68.6%를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지냈던 구본홍 당시 고려대 석좌교수의 차기 사장 내정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5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언론가에 돌았다. 실제 이 해 5월 29일 YTN 이사회는 구 씨를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고 7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실상 날치기로 의결했다. 스카이라이프 이몽룡 사장에 이어 '두 번째 낙하산 사장'이 결국 여론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보도채널 사장에 선임된 순간이었다.

YTN 노조는 이튿날인 18일부터 3개월가량 구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고, 사원 283명이 릴레이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이는 결국 1992년 MBC 방송민주화운동 이후 전례가 없었던 언론인 대량 해고로 이어졌다. 이 해 10월 6일 구 사장은 노종면 당시 YTN 노조위원장, 권석재 사무국장, 현덕수 전 위원장, 우장균 정치부 청와대 출입기자(전 기자협회장), 조승호 정치부 국회반장, 정유신 돌발영상팀 PD 등 6명을 해고하고 정직 6명, 감봉 8명 등 총 33명을 징계했다. 언론인 탄압의 시작이었다.

구 사장이 물러난 후 들어선 배석규 사장도 '낙하산' 논란을 일으킨 건 마찬가지였다. 구 전 사장 재임 당시 신설된 전무이사직을 처음 맡았던 배 사장은 구 전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한 2009년 8월 3일 직후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신임 사장으로 올랐다.

배 사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사원 추천제에 의해 선임된 정영근 당시 보도국장을 경질하고, 임장혁 PD는 3개월 대기발령 조치했다. 방송사 중 유일하게 보도국장을 선거로 뽑던 회사 인사기준이 사장이 바뀐 후 사라졌다. 이른바 '낙하산' 경영진이 들면서 권력 비판적인 보도가 사라졌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경영진 말을 듣지 않는 이들이 인사조치 대상에 올랐다. 이전 정권에서는 없던 일이었다"며 "군사정권 시절 일상적으로 이뤄지던 보도통제가 이명박 정부 들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그의 해임이 부당했음이 사법부 판단을 통해 가려졌으나, KBS는 흔들리지 않았다. ⓒ프레시안(최형락)

KBS

YTN에 이어 KBS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출발은 노무현 정부 당시 취임한 정연주 사장 솎아내기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부터 보수 언론은 'KBS 사장 교체설'을 보도했다. 지난 2008년 2월 12일 보도된 의 "'포스트 정연주' 물밑 경쟁 후끈"기사를 보면, 당시부터 김인규 현 KBS 사장(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 비서실 언론보좌)이 차기 물망에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뒤이어 KBS 노조가 정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같은 달 13일자 노보에서 "KBS 사장 자리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한, KBS 사장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며 "KBS는 또 다시 낙하산 사장을 맞이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장급 이상 관리직으로 구성된 KBS 공정방송노조가 같은 달 25일 정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5월 14일에는 KBS의 세금 소송을 담당했던 전직 간부가 정 사장을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했고, 같은 달 21일에는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전격 결정했다. 정부가 가진 사정 권력이 총출동해 정 사장 찍어내기에 나섰다. 정 사장은 수차례 이어진 검찰과 감사원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버텼다. 그러나 KBS 이사회가 8월 8일 밤 감사원이 낸 해임요청안을 가결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11일 해임 제청안에 서명해 KBS에서 물러났다.

KBS 새 사장은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이었다. 일찌감치 낙하산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김인규 언론보좌를 대신해 들어선 이 사장을 KBS 노조는 "낙하산이 아니"라며 반대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연임하지 못하고 차기 사장으로 일찌감치 하마평에 오르던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다. KBS 노조는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했으나, 파업안은 부결됐다. 그리고 KBS는 곧바로 "친정부적 매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정 사장 퇴진을 놓고 일어난 정치권의 공방은 KBS 내부도 찢었다. 정 사장 퇴진을 요구하던 KBS 노조와 달리 KBS 경영협회,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촬영감독협회, 카메라감독협회, PD협회 등 7개 직능단체는 정권의 KBS 장악 시도를 비판하며 노조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직능단체에서 정 사장 해임 결정에 반대하던 이들은 8월 11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정권과의 투쟁을 시작했고, 이들 중 노조를 탈퇴한 50명은 12월 16일 새노조를 설립했다. 일찌감치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탈퇴한 KBS 노조를 대신해, 새노조는 언론노조에 가입해 양대 노조 체제를 출범시켰다. 새노조는 지난 2010년 7월, 29일간 총파업을 벌였고 올해도 93일간 총파업을 이어왔다.

김현석 KBS 새노조위원장은 "여전히 특정 부서에 새노조 조합원의 발령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있지만, 앞으로 KBS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며 "여당 마음대로 KBS 이사회를 주무르는 현 상황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

YTN, KBS에 이어 MBC도 '언론장악'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2010년 2월 8일 엄기영 사장이 물러난 후 같은 달 26일 김재철 사장이 취임했다. 이날 온 언론은 김연아 선수의 벤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수상 소식으로 뒤덮였다. 김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된 방문진 이사들이 남아있던 지난 2008년 1월에도 MBC 사장 후보에 지원한 이력이 있어,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친노 인물"로 비판받기도 했었다.

김 사장은 사장 후보 면접에서 당시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보도로 전국을 뒤집었던 에 대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김 사장 취임 후 MBC는 "친정부적 매체로 전락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김우룡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른바 "쪼인트" 발언이 세상을 흔들었다. 연달아 방송인들이 색깔론 공세로 TV에서 사라졌다. 이로써 "청와대의 방송장악이 완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MBC 노조는 같은 해 4월 5일을 시작으로 총 다섯 번의 파업을 벌였다. 가장 마지막 파업이 올해 초 이어진 170일의 최장기 파업이다. 3년 사이 툭하면 뉴스 시간이 단축되고, 예능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그러나 김 사장을 이기지 못했다. 그 사이 제작진은 모조리 물갈이됐고, 8명이 해고됐으며, 수백 명이 징계당했다. MBC 는 일각에서 "상업방송 뉴스만 못하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김 사장의 돌출행동도 비판을 받았다. 김 사장이 사장에 취임한 직후 고향 사천에는 그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걸렸다. MBC 내부에서는 "5도2촌(5일은 서울에서 보내고 2일은 고향에서 보낸다)"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일각에선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았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재일동포 무용가 J씨와의 관계가 도마에 올랐고,법인카드 남용 문제가 거론됐다. 그러나 김 사장은 물러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 사장을 위시한 경영진은 더욱 강경하게 노조를 압박했다. '시용기자'라는, 기자들도 알기 어려운 계약직 채용이 이어졌다. 19대 총선 보도는 "3사 중에서도 최악"이라는 내외부의 비판에 시달렸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은 한국 사회에서 갖는 역할이 있다"며 "어느새 공영방송사가 '3류 양아치 기업'으로 전락해버렸다"고 말했다.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인들은 수난 시대를 맞았다. ⓒ프레시안(최형락)

"결국 이명박 정부가 문제"

비록 대안 매체가 등장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회자되지만, 한국 사회에서 방송 뉴스가 가진 힘은 여전히 강하다. 지난해 8월,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47주년을 맞아 협회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KBS와 MBC는 영향력에서 각각 1위(31.6%)와 3위(13.8%)를 차지했다. 신뢰도에서도 두 방송사는 나란히 2위와 4위에 올랐다.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에서도 KBS는 36.0%를 기록해 방송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MBC가 18.4%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이들 방송사를 장악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 발생한 이유에 방송이 있다는 판단을 새누리당이 내린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방송 장악 노력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국가권력이 작정하고 방송을 장악하려 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를 이명박 정부가 보여줬다"며 "보수 언론이 종합편성채널로 방송을 시작하고, 공중파가 취약해지면서 공론의 장 자체가 취약해졌다. 이명박 정부는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공중파가 자기 편이 안 돼도 상관없다 생각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즉, 노조의 극심한 반발로 인해 정상 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그 영향력만 줄어든다면 상관없다는 판단을 내렸으리란 얘기다.

이남표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지속된 방송 장악 사태로 인해, 한국 사회의 후진성이 다시금 입증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결국 우리나라처럼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2차 이라크 전쟁 당시 BBC 사장이었던 그렉 다이크는 (전쟁에 참전하는) 노동당 정부와 각을 세웠다"며 "정치권력과 언론은 코드를 맞춰선 안 된다는, 언론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한국에 있는지 반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사로 칭송받는 영국의 BBC도 사실상 문화미디어체육부가 지배한다.

이 교수는 "KBS 이사진, 방문진 이사진이 이번 정부처럼 여야로 첨예하게 나뉜 사례가 없었다"며 "한국 정치문화의 후진성을 이명박 정부가 강하게 자극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해직된 언론인인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군사정권 시절 일상적으로 이뤄지던 보도통제가 이명박 정부 들어 되살아났다"며 "이른바 '민주정권' 이후 들어선 현 정권은 군사정권의 디엔에이(DNA)를 가졌다"고 비판했다.

노 전 위원장은 현재 정치권과 학계에서 거론되는 공영언론사 이사진 개편 논의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당장은 현 정부의 언론장악에 동조한 이들부터 언론계에서 몰아내고, 정치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더 시급하다는 이유다.

그는 "이 시점에서 제도개선 논의만 이뤄져선 안 된다. 현재의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 언론 장악 사태는 제도를 시행하는 이들의 악의로 인해 발생했다"며 "우선 장악 주체들을 교체한 뒤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섣불리 정치권의 타협에 기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언론 파업에 입 다문 박근혜, 대선 후보 자격 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15일자 기사 '“언론 파업에 입 다문 박근혜, 대선 후보 자격 있나”'를 퍼왔습니다.

ㆍ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14일 서울 여의도 ‘희망텐트’에서 만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50)은 말 한마디를 이어가기도 버거워 보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청문회’와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17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그동안 몸무게가 8㎏이나 줄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깊게 파인 주름살에는 고뇌가 묻어 있다. 그러나 힘줘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투쟁의지가 읽혔다.

이 위원장은 MBC·KBS·YTN·연합뉴스·국민일보의 언론사 연대 파업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4·11총선에서 야권이 패한 뒤 언론장악 청문회와 불법사찰 부실수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생각보다 어렵게 됐다.

▲ “언론장악 청문회 열고 불법사찰 국정조사를”‘희망텐트’서 단식농성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청문회와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희망텐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최근 KBS에 이어 국민일보가 장기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죽을 각오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토록 잔악한 이들이 또 있겠냐”며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작금의 현실을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규정했다. 그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김재철 MBC 사장은 벌써 구속됐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배임·횡령도 모자라 후배들에게 부당해고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며 “자신이 망쳐 놓은 MBC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것을 정치파업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이 있으니 국정조사를 하자는데 그것이 무리한 요구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사를 사열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숨겨놓은 비자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후안무치의 그 뻔뻔함이 현 정부와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지도자라면 국민의 75%가 알고 있는 언론사 파업에 대해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다 드러난 비리를 조사하자는데 (박 전 위원장은) 입을 꼭 다물고 있다”며 “도덕 불감증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대통령 후보 자격이 있느냐”고 했다.

야권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역량이 충분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의원 수십명이 그를 찾아왔고 1인시위 등을 하고 있지만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19대 국회 개원 조건으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원내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 얘기를 꺼낼 때는 속이 타는 듯 물 한 모금을 힘겹게 넘겼다. 그는 “총선 전 언론문제에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점에서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개인적 친분이 있는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이 단식 농성장을 찾아왔을 때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인터뷰 도중 그는 책상을 내리치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여당인 새누리당은 뒷짐지고, 낙하산 사장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몇 달씩 언론사 파업이 계속되는 이 나라가 민주주의 사회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대체 우리 사회가 갈 길을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정치권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안에는 (정치권이) 언론사 파업사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가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해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은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며칠 전 잠시 의식이 혼미해져 입원 권유를 받았지만 그는 희망텐트를 떠나지 않고 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만약 이달 안에 파업해결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연대파업은 처음이고 희망텐트는 한 달이 넘었다”고 운을 뗀 뒤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위로했다. 이 싸움은 그래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MBC도, 연합뉴스도, YTN도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두 눈에 끝내 눈물이 고였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박대기 기자 교과서에 실려 …방송은 언제?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29일자 기사 '박대기 기자 교과서에 실려 …방송은 언제?'를 퍼왔습니다.
'투철한 직업정신 좋은 예'로 실려…SNS"앞으로도 취재활동 부탁"

▲ 출처=온라인게시판

언론 파업에 참가한 KBS 박대기 기자가 방송이 아닌 중학교 교과서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교과서에 나타난 박대기 기자'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은 중학교 교과서의 '진로와 직업' 속 '직업 정신 탐색하기'에 실려 있는 것으로, 2010년 겨울 폭설을 맞으며 기상 특보를 전하는 박대기 기자의 모습을 담았다.
사진 아래에는 '폭설에도 취재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을 보고 이 사진에 나타난 직업 정신을 적어보자'는 질문이 적혀 있다.
박 기자는 전국토를 마비시킬 정도로 피해가 컸던 2년 전 당시 폭설 장면을 생방송하면서 오는 눈을 몽땅 맞아 시청자에게 실감나는 화면을 안방에 선사했다.   
그러나 지금 TV 뉴스에서는 박 기자를 찾아볼 수 없다. 지난 3월16일부터 '공정 방송 사수와 낙하산 사장 퇴진'을 위해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등장한 박 기자의 화면 속 얼굴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사진을 접한 트위터리안은 박 기자에게 좋은 취재활동 부탁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교과서에 실렸다네 ㅋㅋㅋ 아 유명스타지만 더유명해지시겠다"(이상민a.k.***‏@SangM***)
"박대기 기자 가문의 영광이겠구나..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라니!"(mlkan***‏@ml***)
"역사에 길이남을 기자가 되겠군... 박기자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취재활동 부탁합니다"(HongIn***@Inpyo***)
"교과서에 실린 'KBS눈사람 박대기 기자' 지금 그 박대기 기자는 김인규 때문에 아무 것도 취재하지 못하고 있다. 박대기 기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 눈사람 얼음인간이 될 준비가 되어 있을진대 말이다"(밋밋***@whygo0***)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투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언론 파업 ‘1퍼센트의 입’을 닫아 버리자


이글은 레프트21 2012-05-14일자 기사 '투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언론 파업‘1퍼센트의 입’을 닫아 버리자'를 퍼왔습니다.

언론 노동자들이 투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MBC 노동자들은 이미 역대 최장기 파업의 두 배가 넘는 기간 동안 저항을 계속해 ‘MB씨 방송’의 시청률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보직 간부와 신입 사원 들도 대거 파업에 동참했고, 심지어 일부 방송 작가들도 계약 해지를 무릅쓰고 일손을 놨다. 

△5월 11일 언론노조 파업 승리 전국 노동자 대회 이날 금속노조 등 곳곳에서 모인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MBC, KBS 본관 입구를 둘러싸고 단결의 힘을 보여 줬다. ⓒ사진 박재광

KBS 새노조도 벌써 70일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며 편집권 독립 요구의 정당성을 만천하에 입증해 보였다.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 등의 노동자들도 어려움을 딛고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YTN 노조도 2주간 재파업에 나섰다. 언론 노조들은 여의도 공원에서 ‘희망캠프’도 시작했다.
언론 파업은 그동안 정부ㆍ여당의 위기를 심화시키며 큰 정치적 성과를 만들어 왔다.

△여의도 공원에서 ‘희망텐트’를 치고 농성중인 언론노동자들 ⓒ고은이
특히 불법 사찰 폭로로 청와대의 총체적 범죄를 드러낸 것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이것은 파업 덕분에 가능했다. 박근혜의 물타기에 대처할 수 없었던 민주당의 꾀죄죄함 때문에 그 효과가 반감된 게 개탄스럽지만 말이다.
언론노조는 5월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장 앞 대규모 파업 집회도 예고했는데, 이것은 새누리당을 압박할 또다른 기회가 될 것 같다.
한편, 언론 노동자들은 노동운동의 자신감과 사기를 고무하기도 했다. 특히 총선 직후 MBCㆍKBS 노동자들이 ‘파업은 계속된다’고 선언한 것이 그랬다. 이것은 여소야대 실패로 진보진영이 낙담하고 있던 순간에 우리의 갈 길을 보여 주는 이정표와 같았다.
며칠 뒤 민주노총은 “투쟁 기조는 더 강조돼야 한다”며 6월 경고 파업과 8월 말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그리고 언론 파업 지원을 위한 노동자대회를 계획했다.
요컨대, 언론 노동자들은 올해 노동자 투쟁의 선봉에 서 있다. 언론 파업의 승리는 우리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고, 정부ㆍ여당의 위기를 더한층 가속화할 것이다. 이것은 노동계급 대중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민주노총 파업의 중요한 디딤돌 구실을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낙하산 사장들을 앞세워 언론 노동자들을 무릎 꿇리려고 안달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한구가 “언론사 파업은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비난한 것도 같은 이유다.
블랙 아웃
지금 사측의 탄압과 공세는 극심하다. 김재철은 해고와 대량 징계, 수십 억 원대 손배 가압류를 단행하며 노동자들을 옥죄었다. 그는 대규모 인사 개편으로 친정체제를 만들고, 시사교양국 폐지와 외주화 확대 등을 밀어붙이며 그야말로 막장의 끝을 보여 주고 있다.
KBS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인규는 최경영 기자를 해고하고 추가 징계 협박도 계속하고 있다. 새노조의 파업 농성장을 침탈하고 노동자들을 사옥 밖으로 쫓아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경영진 퇴진에만 집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틀렸다. 설사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나 법 개정을 논의해 보자고 해도, 이들이 낙하산 사장 퇴진과 진보적 인사로의 교체, 편집권의 독립 등을 지지할 리 만무하다.
사실 정치권이 국정조사와 방송법 개정을 말하게 된 것은 언론 노동자들이 굳건히 싸워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정조사나 청문회가 진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만 끌다가 문제를 봉합하는 수순을 밟았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처럼 “민주통합당이 해결하라”는 데 강조점을 두기보다는 아래로부터 투쟁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MBC 노조가 송출 인력의 일부를 파업에 동참시킨 것처럼 말이다. 
노조는 “화면이 안 나오는 ‘블랙아웃’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렇게 사측에 타격을 가해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줘야 한다. 더 많은 송출 노동자들을 파업에 동참시키고, 대체인력 투입을 막으면 사측을 더 압박할 수 있다.
언론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MBC 로비를 가득 메워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KBS로 달려가 본관 진입을 시도하며 농성장에서 쫓겨난 KBS 노동자들의 설욕을 갚아준다면 정말 통쾌할 것이다. 이런 행동을 위해 파업 노동자들이 결집하고 진보진영도 적극 연대한다면 투쟁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5월 11일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는 바로 이런 가능성을 보여 줬다.

△5월 11일 ‘언론노조 파업 승리 전국 노동자 대회’ 참가자들이 KBS 본관 입구를 둘러싸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수현

금속노조 등 곳곳에서 모인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MBC, KBS 본관 입구를 둘러싸고 단결의 힘을 보여 줬다. “민주노총이 동지들을 엄호하기 위해 왔다!”
언론 노동자들은 연신 “감격스럽다”고 말하며 “반드시 승리로 갚겠다”고 약속했다. 한 조합원은 흥분된 목소리로 “우리가 외치는 공정 방송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자는 것”이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많은 이들이 느꼈던 것처럼, 언론 파업은 민주노총의 6ㆍ8월 파업과 별개가 아니다.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반노동ㆍ반민주 정책에 맞서 힘을 합칠 때, MBC 노조 정영하 위원장이 말한 “정권에 맞선 투쟁”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총선 결과 여대야소, 언론사 노조는 파업 지속할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4일자 기사 '총선 결과 여대야소, 언론사 노조는 파업 지속할까'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언론장악도 폭우도 우릴 막지 못해" 30일 부산역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장물환수대작전' 콘서트에서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6개사 언론노조 본부장, 지부장들이 윤도현의 '흰수염 고래' 노래에 맞춰 어깨를 걸고 있다.

19대 총선 결과는 국회가 언론파업을 끝내는 분기점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MBC, KBS, YTN, 연합뉴스 등 파업 중인 언론노조들은 “투쟁에 흔들림 없다”는 입장이다.

총선 전 파업 중인 언론 노동자들은 ‘여소야대’의 결과를 내심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파업의 요구사항의 핵심은 ‘낙하산 사장 퇴진’이고, 이를 위해 국회가 나서주길 바랐던 것.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언론 파업에 이렇다 할 태도를 밝히지 않았던 반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은 총선 공약으로 언론사 사장에 대한 국회 청문회 등을 내걸며 파업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야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언론노동자들의 바람이 국회를 통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선 결과가 파업대열의 내부 결속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흘러나왔다.

파업을 이끌고 있는 언론노조 집행부들은 “투쟁이 흔들림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방송사 중 가장 오랜 기간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MBC의 경우, 총선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차분히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조금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차피 회사 측에서 내놓을 카드는 다 내놨기 때문에 지금처럼 흔들림 없이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선 이후 이탈한 조합원들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역시 MBC 노조와 같은 입장이다. KBS 새노조 남철우 홍보국장은 “총선 이후 조합원들과 토론회를 열었는데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김인규 사장 퇴진 투쟁에 매진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며 “우리가 어차피 총선 바라보고 파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총선 결과가 아무 영향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노조 김경희 홍보부장은 “우리 파업은 애초 총선과 연관한 것도 아니었고 앞으로 파업 기조나 전략이 바뀔 것도 없다”라며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됐다고 해서 우리가 유리하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각 노조들이 ‘흔들림없는 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민주통합당 정세균, 전병헌 의원은 총선 다음날인 12일 MBC를 방문해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다시 약속하며 노조에 힘을 실어줬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당선자도 13일 노조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세균 의원은 “4.11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며 19대 국회에서 KBS와 MBC, YTN의 낙하산 사장을 불러서 언론장악 청문회를 열고 반드시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 역시 “그동안 총선 국면이라서 KBS와 MBC, YTN의 언론사 연대파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이제 MB의 언론장악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분명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오는 16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및 낙하산 사장 퇴출 결의 대회’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로 이동해 방통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3월 30일 금요일

언론 파업에 승리를! 파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3-31일자 기사 '언론 파업에 승리를!파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언론 파업이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싸움에 나선 MBC는 역대 최장기 파업의 기록을 깼다. 최근엔 방송사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예능부장 4명이 보직을 내놨다. 이로써 예능 제작 차질은 확대될 듯하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2.1퍼센트까지 떨어져 “애국가 수준”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외주 제작으로 만들어진 (일밤)은 1.7퍼센트 시청률로 밑바닥을 기었다. 


△낙하산 주범은 MB 3월 23일 언론 노동자 총궐기대회. 투쟁의 판을 키워 ‘불공정 방송’의 원흉을 쓰러뜨려야 한다. ⓒ사진 이미진

파업 지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신영복ㆍ조국ㆍ공지영ㆍ안철수 등이 노동자들을 응원한 데 이어, 방송 작가들과 영화인들도 파업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벨기에ㆍ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지지 서한도 도착했다.
그러나 사측의 대응도 강경하다. MBC 이용마 기자는 끝내 해고됐고, KBS에서도 ‘프로그램 복귀 불가’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간부에 대한 손배 가압류도 가해지고 있다.
조중동은 노동자들이 “민주통합당과 합작”해 정치적으로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지금 언론 노동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민주통합당이 아니라, 대중의 개혁 염원이고 노동자ㆍ민중의 목소리다.
“지난해 한미FTA 정국에서 국민의 질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주 강정마을에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우리는 이제 ‘조중동 찌라시’가 되길 거부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선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은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일부 좌파들처럼 ‘민주당 돕는 투쟁’이란 식으로 이 투쟁을 방관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에 대한 태도 문제는 운동 진영 내부에서도 논란 거리다. 손석춘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MBC 출신들이] 줄줄이 민주당에 ‘포진’해 있는 상태에서 정치인들과의 관계 설정에 엄정한 경계심이 없다면, 방송 파업은 한낱 정쟁 차원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파업 지지나 지원을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손 교수의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그는 옳게도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방송 통제가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더구나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조중동 종편과 미디어법 문제에서 계속 정부ㆍ여당에 타협하며 대중의 뒷통수를 쳐 왔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언론노조 출신 인사가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하거나 언론노조 지도부가 그것을 지지한 게 아쉬운 이유다.
대정부 투쟁 전선
무엇보다 투쟁 지도부는 힘을 더 키우고 결집하는 데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지금 언론 파업의 주된 방향은 “대항 콘텐츠로 총선을 보도해 파업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데 있다.
물론, 파업 노동자들이 제작ㆍ방송하고 있는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 뉴스9) 등 팟캐스트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본ㆍ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을 전하는 이런 팟캐스트들은 정말 반갑다.
그러나 냉철히 말해, 이것이 투쟁의 힘을 대체할 수는 없다. 광범한 연대로 대정부 정치투쟁 전선을 치고,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KBS 새노조 지도부가 (1박2일) PD의 현장 복귀를 허용한 것은 아쉽다. 오히려 오상진 아나운서가 전현무 씨의 파업 불참을 공개 비판한 것이 옳다.
YTN노조가 “방송 경쟁력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무기한 파업 돌입을 주저하는 것도 아쉽다. 정부와 사측은 작정하고 몰아치는데, 우리 측이 신사답게 굴 이유가 없다.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방송사에선  외주화가 상당히 진척됐다. 이 때문에 파업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외주화는 방송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키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도 동반해 왔으므로, 그동안 이를 막지 못한 것은 패착이다.
지금이라도 열악한 환경의 스태프와 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요구를 함께 내걸고 단결해야 한다. 이들을 노동조합으로 끌어들일 필요도 있다.
KBS나 연합뉴스 노조도 더 많은 노동자들(수습기자를 포함해)을 파업에 동참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이 투쟁이 가진 정치적 성격을 부각시키며 더 광범한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최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루 연대 파업’안에 60여 명(당일 참가 대의원의 20퍼센트 이상)이 연서명한 것은 노동자들의 관심이 적잖다는 점을 보여 준다.
민주노총은 언론 투쟁을 지지하는 하루 파업 등에 나서며, 대규모 연대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 이 싸움에서 누가 기세를 잡느냐가 향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KTX 민영화 반대 등 여러 투쟁들을 함께 결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사 노조들이 3월 25일 민중대회에 동원하지 않는 등 다른 투쟁과 힘을 합치지 않는 것은 지금 이 투쟁의 약점이다. 각개약진해서는 승리를 거머쥐기 어렵다.
총선 전에도, 이후에도 우리는 힘을 집중해 함께 이명박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