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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9일 일요일

W의 폭풍,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글은 이코노미 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2-09-01일자 기사 'W의 폭풍,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를 퍼왔습니다.
Cover Story ● 기후변화, 경제를 지배한다- 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계경제에 기후변화 비상이 걸렸다. 기후변화에 의한 대규모 피해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 기후변화가 단순한 지구온난화를 넘어 상시적 기상이변이 되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예고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 기후변화가 불러올 새 패러다임에 뒤처진 기업은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커질수록 각광받는 산업 또한 적지 않다. 상시화된 기후변화로 세계경제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고 주요 산업지도의 변화를 그려봤다.  _편집자

W(Weather)의 폭풍,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

폭염·폭우·가뭄으로 일상화된 기후변화… 적응 못하면 나라, 기업 모두 도태될 수도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태풍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상시적 현상이라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기후변화는 가뜩이나 힘을 잃어가는 지구촌 경제에 또 하나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른바 'W(Weather·날씨)의 공포'다.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
2006년 당시 영국 정부의 수석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이 기후변화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른바 '스턴 보고서'(Stern Review 2006)다. 스턴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에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세계가 경제 대공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2006년)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비용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에 불과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이 비용이 GDP의 2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턴의 경고는 당시 상황에서 매우 충격적인 것이어서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주목할 것은 스턴 보고서가 전망한 예측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제학적 분석'은 한국판 스턴 보고서로 불린다. 이 보고서는 2012년부터 2100년까지 한반도의 기후변화 데이터를 분석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한국의 피해 규모가 스턴 보고서가 예견한 시나리오와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보고서를 보면 이대로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2100년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누적 피해 금액은 약 280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GDP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미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지만 기후변화의 주범은 지구온난화다.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5℃ 높아졌다. 지구 평균 상승치의 2배다. 올해 8월 들어 폭염경보 기준인 35℃를 웃도는 날씨가 7일 연속 이어지면서 1994년(9일) 이후 가장 긴 폭염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7월은 한국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우가 내린 달로 기록됐다.
한반도만 그런 게 아니다. 미국은 56년 만의 가뭄으로 국토의 절반가량이 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이번 여름엔 시베리아도 30℃ 안팎의 이상고온 현상이 2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산불이 기승을 부렸다. 문제는 이같은 기상이변이 더 이상 일시적이 아니라 상시적 현상이라는 데 있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은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가 전세계적으로 1980년대 연평균 12.7회에서 2010년대 24.5회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상학자들의 기후변화 예측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놓고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되는 기후변화는 이미 글로벌 경제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지난 7월24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기후변화에 의한 대규모 경제 피해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기온 4℃ 올라가면 GDP 5.6% 손실

기후변화는 이제 세계경제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KEI의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제학적 분석' 자료를 보면, 기온이 4℃ 올라가면 GDP의 5.6%가 손실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 운영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회의'(IPCC)의 4차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100년까지 현재보다 4℃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심한 가뭄·홍수·태풍은 기업의 원자재 조달은 물론 판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농민들은 농작물 재배지 이동에 따라 작물을 바꾸거나 기후에 맞는 작물을 재배해야 한다. 이미 아열대성 작물인 감귤과 제주 특산품인 한라봉이 남해안에서 재배되고 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연구 자료를 보면 직간접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 국내 산업의 비율이 GDP의 52%에 달하고, 기상정보의 활용 가치는 연 3조5천억~6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풍이나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명수정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부연구위원은 "기후변화 현상을 더 이상 예외적이고 대비할 수 없는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일상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전세계는 오래전부터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주목해왔다. 기후변화의 파장은 선진국에도 큰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도 경제는 우기인 6~9월의 강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5% 성장도 불투명하다. 미국 경제통신 (블룸버그)는 "급속한 경기둔화에 몬순기 가뭄까지 겹쳐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인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대륙 동남부 지역의 주요 항구도시들이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는 앞으로 중국 경제의 큰 변수로 지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7월 발표한 '기후변화에 취약한 전세계 항구도시' 보고서를 보면, 10대 취약 도시 가운데 4곳이 중국의 항구도시였다. 광저우가 2070년 인명 피해 1030만 명과 재산 피해 3조4천억달러가 예상돼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상하이(5위), 톈진(7위), 홍콩(9위)이 모두 취약 도시로 꼽혔다. 인도는 콜카타가 재산 피해 2조달러, 인명 피해 1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4위에 올랐으며, 뭄바이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중공업이 2009년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쇼아이바 3단계 해수담수화 플랜트. 이 담수화 시설은 하루 88만t의 담수를 생산해 메카와 메디나에 공급하고 있다. 88만t은 하루 300만 명이 동시에 쓸 수 있는 양이다. 두산중공업 제공

식량·에너지 수급 불균형 일상화


기후변화가 불러온 파장이 가장 크게 미치는 곳은 에너지와 식량 산업이다. 기후변화가 단순한 지구온난화를 넘어 상시적인 기상이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에너지와 식량의 수급 불균형은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이상고온 현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에너지 사용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도는 몬순기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최악의 정전 사태를 겪었다. 루마니아에서도 폭염과 가뭄이 잇따르면서 다뉴브강의 수위가 대폭 낮아져 수력발전소의 발전량이 25% 이상 줄었다.


기업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 전기요금의 대폭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에 적극 나서면서 그동안 싼값에 펑펑 써왔던 전기가 더 이상 값싼 재료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큰 틀은 절전 혁신과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우선 전기요금 상승과 전기 부족에 허덕이는 생산 현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은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소비 전력을 줄이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체질 개선을 통해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에너지 절전형 산업으로 급속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앞으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설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생산 현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저탄소 혁명도 기후변화가 몰고 온 새로운 트렌드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정부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전 가동 중지로 인해 생긴 공백을 태양광·태양열·풍력 등 대체에너지가 메꾸기 시작했다.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500만 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 3천 곳을 세워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에 뒤처지는 기업들은 이미지 추락뿐 아니라 생존 자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연구원은 "과거 정보기술(IT) 시대에 뒤처진 기업들이 쇠락의 길을 걸었듯이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에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들 역시 미래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식량 공급 부족과도 직결된다. 국제쌀연구소(IRRI) 자료를 보면, 온도가 1℃ 상승하면 쌀 생산이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 세계 온도가 최대 4℃ 상승할 것이란 예상을 감안한다면 쌀 생산량이 40%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자연스럽게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 발표를 보면, 글로벌 식량가격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6% 상승했다. 2009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미국 중서부를 뒤덮은 최악의 가뭄에 러시아·우크라이나·발칸반도 지역의 고온 현상, 인도의 가뭄, 중국의 홍수 등이 곡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5월 말 이후 옥수수 가격은 47%, 콩은 26%나 올랐다.

자료: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변화 적응 여부가 기업 경쟁력

UNFAO가 매년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를 보더라도 최근의 가파른 곡물값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식량가격지수를 100으로 삼았을 때, 2012년 식량가격지수는 194.8로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는 2008년 식량 파동 때의 164.6보다 높은 수치다. 급기야 유엔이 미국 정부에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바이오에탄올 생산 감축을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식량 가격 상승이 선진국은 물론이고 브라질·중국·인도 등 이미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신흥 경제국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는 위기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저명한 경제 저술가 토드 부크홀츠는 "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극항로 이용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경제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후변화가 일방적으로 경제에 악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기업들 역시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날씨경영'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2009년 기상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국내에선 비로소 날씨컨설팅 서비스가 시작된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폭염 등 날씨재해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날씨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날씨경영이란 기업이 날씨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에 대응해 경영전략을 짜는 것을 말한다. 기상이변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기회를 살려 매출을 늘리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기후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삼성지구환경연구소를 만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백재봉 소장은 "기상에 대한 투자는 투자액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며 "기후변화는 이변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인식 전환 등 치밀하게 대응해야 기후변화를 새로운 발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기  부편집장 ykkim@hani.co.kr

2012년 7월 26일 목요일

한달 73만2800원…OECD 저임금고용 1위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26일자 기사 '한달 73만2800원…OECD 저임금고용 1위'를 퍼왔습니다.
경비원은 그나마도 "쥐꼬리 급여 먹고 살기 힘들어"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OECD가 발표한 '2012 고용전망(Employment Outlook)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저임금 고용 비중(Incidence of low pay)은 전년 25.7%에서 0.2%포인트 상승한 25.9%로 나타나 1위를 차지했다.
반면 2010년 기준 OECD회원국의 평균 저임금고용 비중은 16.3%로 우리나라보다 9.6%포인트나 낮았다. 특히 재정위기로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국들 이탈리아 9.5%, 스위스 9.2%, 포르투갈 8.9%, 핀란드 8.1%, 벨기에 4%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저임금 고용 비중이 현저히 높게 나타나 노동환경이 얼마나 척박한지 알 수 있다. 저임금 고용 비중을 4% 유지한 벨기에보다는 21.9%나 높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도 저임금 고용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와 불명예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해왔다. 그 이유는 최저임금에서 찾을 수 있다. 2010년 우리나라 최저 임금 수준은 임금 평균값 대비 33%, 임금 중위값 대비 41%로 OECD 평균인 37%와 48%에 비해 4~7%포인트 가량 낮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고려한 절대적 수준을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실질 최저임금은 2010년 기준 3.06달러로 OECD 평균 6.66달러의 47%에 불과했다. 구매력평가지수(PPP)를 반영한 실질 최저임금 4.49달러 역시 OECD 평균 6.86달러의 65%에 그쳤다. 구매력평가지수는 화폐의 구매력으로 GDP를 조정하여 상대적 실제구매력을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 비교 대상은' 빅맥지수'로 잘 알려진 맥도날드 햄버거가 있다.
2012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4천580원이다. 하루에 8시간 주5일 근무 한다고 가정했을 때 월 세전 수입은 73만2천8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도 힘든 금액이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은 것이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2만3천760개 사업장의 최저임금법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10곳 중 1곳인 2천77개 업체가 최저임금 미만을 근로자에게 지급했다. 더군다나 아파트 경비원을 비롯한 감시단속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심각한 노동환경을 말해준다.
복지제도가 잘 짜인 유럽 같은 경우에는 노동자 임금과 복지혜택을 함께 받기 때문에 다소 열악한 노동환경이라 해도 우리나라만큼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또 구직 활동 과정에서도 정부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을 하도록 해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당장 먹고 살길이 바빠 구직활동에 뛰어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낮은 임금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2년 5월 기준 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 실업률은 3.2%로 OECD 국가 평균 실업률인 7.9%보다 낮다. 실업률이 낮다 해도 미래를 보장 못하는 불안한 노동환경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할 것이다.
이에 앞서 노동계에서도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최저임금 수준을 높이고 법 적용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를 위한 노동ㆍ학생ㆍ시민 결의대회'를 열고 "입법 취지에 맞게 생계비를 받을 수 있고, 청년 노동자와 감시단속 노동자, 특수고용인도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은 개정되어야 한다"며 "'19대 국회 제1호 입법'이 최저임금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통계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OECD 1위를 달성했군요!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큰 쾌거?를 MB정권은 이루었네요! 대기업은 몇 조씩 돈을 쌓아놓고 있는데..국민은 쥐꼬리같은 급여받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니..평생 돈 벌어본적 없는 그네는 이 현실을 알까?(이**@yw***)
최저생활유지도 어려운 최저임금 결정 누가하는가? 저임금 노동자들 대변하는 세력이 없어(김**‏@seongda****)
같은 인간의 노동력의 가치가 몇배나 차이나까? 가장 힘쎈 인간이 평균인간보다 그저 한 몇 배, 가장 머리좋은 인간 아이큐가 평균인간보다 그저 두배정도인 걸 감안하면 '최저임금'수준은 '최고임금'의 3분의 1은 되어야 할듯(金**@PresidentV****)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7월 5일 목요일

지난 5월 한국 식품물가 상승률 OECD 3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05일자 기사 '지난 5월 한국 식품물가 상승률 OECD 3위'를 퍼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식품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5일 OECD의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칠레(6.7%)와 아이슬란드(6.6%)에 이어 상승률이 OECD 3위에 위치했다. 지난달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2.6%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3.8%포인트 높았다.

식품 물가가 다른 회원국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은 가뭄 등 기상이변으로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 5월 전국의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3.9% 오른 가운데 고춧가루(75.1%)와 배추(96.1%) 등 먹거리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5월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한국이 5.7%로 OECD 평균(2.0%)보다 2.7%포인트 높았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1.5%로 평균(1.9%)에 못미쳤다. 

근원물가지수는 가격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해 산출한 물가지수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물가 추세를 반영한다.

OECD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수산물·식품 등의 가격을 모두 근원물가 산정에서 제외하지만 우리나라는 농산물과 석유류는 빼고 곡물, 축산물, 수산물 등을 포함해 근원물가 상승률을 집계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우리나라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1.6%다.

홍민철 기자 plusjr0512@daum.net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법인세 '0원' 맥쿼리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12일자 기사 '법인세 '0원' 맥쿼리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을 퍼왔습니다.
[토론회]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나라살림연구소,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가 11일 오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서울시 종로구 통인동)에서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를 열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공개토론회'(12-14일)를 여는 것에 앞서, 시민사회가 바라는 향후 5년의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방향과 재원 분배에 관한 쟁점과 정책적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자로서 2013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전반적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김현국 정책연구소 '미래와균형' 소장,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연합 국장,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 이상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오혜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분야별 토론자로 나섰다.

'부자 감세'로 재정 악화시키더니 재정 건전성 강조?

정창수 소장은 "한국의 재정 규모가 1970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 예산의 비중이 매우 낮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복지 구조"라고 비판했다.

정 소장은 "OECD 국가 등을 비교해보면 잘살아서 복지를 한 것이 아니라 복지를 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며 한국도 "복지의 시기상조론을 주장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정 소장은 최근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재정 건전성 및 균형재정 확보 주장을 비판했다.

"한국은 지난 3년간 적극적인 재정 확대로 위기를 버텨왔다. (…) 더 큰 규모의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시점에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본격적인 재정 긴축을 실시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의 바탕에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부자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놓여 있다.

"정부는 지난 4년간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를 추진해, 공공 부문 부채를 두 배인 900조 원으로 늘려놓았다. 그런데 이러한 재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균형재정을 들고 나왔으며, 2013년에는 균형재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간 증가한 부채에 대한 이자 지출 27조 7000억 원 등 악화된 재정 구조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또한 그동안 개혁하겠다고 한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 있고, 실제로 추진한다면 의무 지출을 제외한 복지 축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 소장은 정부 편성안이 "공기업 등의 대규모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는 미래에 활용될 자산을 줄인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소장은 예산 지출 구조 조정이 필요하며, 그 첫 번째로 불필요한 토건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예산(지자체 포함)에 반영되는 건설투자비 중 10퍼센트를절감하면 약 4조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외로 운영되는 재정과 관련, 정 소장은 "조기 납부 감면과 특별 감면 등의 혜택이대기업에 집중돼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전반적인 개선 방향으로 재정 관련 통계 개편, 정보 공개 확대, 시민 통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시민 통제와 관련해 정 소장은 "납세자 소송을 이번 대선 공약에 꼭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 @참여연대

"맥쿼리 등에게 특혜 주는 조세 감면 관련법 개정해야"

홍헌호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된 '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장기재정전망'이 허구적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 작업반은 2010년부터 2050년까지 조세부담률이 19.7퍼센트로 고정돼 있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또한 의료 지출 증가 시나리오를 추가로 가정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식 의료 민영화를 전제로 한 것으로 매우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홍 연구위원은 조세 감면 관련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를 사례로 제시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요금 과다 인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울메트로9호선의 대주주로서 "2011년 10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도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낸 것으로 확인됐다."

▲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홈페이지.
맥쿼리인프라가 이렇게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던 근거는 법인세법 제51조2다.

홍 연구위원은 "1999년 김대중 정부가 법인세법 제51조2를 만든 이유는 금융 기관의 부실 자산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만, 그 후 이 조항은 민자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투기자본에 특혜를 주는 방향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법 제51조2를 폐지하고 맥쿼리인프라 등에게 정당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홍 연구위원도 과다한 토건 예산, 그중에서도 "복지의 탈을 쓴 토건"을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복지 정책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주요 원인은 복지 지출액 자체가 적기 때문이지만, 그러한 복지 지출액 중 상당 부분이 토건 사업과 관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홍 연구위원은 "최근 복지 지출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복지관, 문화관, 체육관 등이 우후죽순처럼 건립되고 있는데 그것이 지나치게 호화로워서 예산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더 많은 수혜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복지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연구위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가 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보다 사회보험료율을 높여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 나누기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 진영, 지난 1년간 재정 관련 논의는 한 발짝도 못 나아갔다"

토론자 중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민자 사업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 국장은 "도입 취지와 달리, 현행 민자 사업은 창의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규정했다.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도 사용료는 훨씬 비쌀 뿐만 아니라, 겉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민자 사업이라 부르기 궁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 사례로 김 국장은 "수익형 민자 사업의 경우 약 30퍼센트는 재정 지원, 약 40퍼센트는 정부의 저리 재무보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김 국장은 민자 사업이 "건설사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공사비 부풀리기, 최소운영수입보장, 토지수용권 부여" 등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이러한 특혜들을 폐지하는 한편 문제를 발생시킨공무원과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여전히 효율성이 낮고 질적인 문제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고용의 질을 개선하는 데, 즉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위원은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 고용 의무 할당제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한국 재정의 핵심 문제는 직접세 수입이 적고 사회복지 분야 지출 비중이 낮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실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거꾸로 가는 재정 전략"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출 통제가 아니라 계층별 형평성에 맞게 직접세 수입을 늘려가는 게 옳은 길"인데도, 그와 반대로 "'부자 감세'로 초래된 재정 수지 적자를 재정 지출 억제를 통해 해소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작년 국회에 제출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애초 정부가 설정한 균형재정 달성연도를 2014년에서 2013년으로 앞당긴 것"이라며 "이는 작년 8.15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이 균형재정 목표연도를 2013년으로 선포한 데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2013년 균형재정 청사진이 담긴 예산안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2012년 말에 제출돼, 대선에서 보편 복지 세력의 복지재정 확충론에 맞서는 핵심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실장은 상황이 이러한데도 진보 진영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복지 논의는 계속됐지만 (이를 실현할) 재정 관련 논의는 한 발짝도 못 나아갔고 그래서 저쪽(보편 복지 반대 세력)으로부터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 연구실장은 "증세 등을 통한 진보 진영의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이를 공유하며 정치적 힘으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관한 단계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실장은 "보편적 복지국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증세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증세의 3대 원칙으로 "복지 증세, 보편 증세, 부자 증세"를 제시했다.

 /김덕련 기자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민주화 25년, 한국사회는 지금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11일자 기사 '민주화 25년, 한국사회는 지금'을 퍼왔습니다.

ㆍ청년 실업·비정규직 가혹해진 민생
 ㆍ풀어야 할 정치권 복지는 없고 색깔론만

6월 민주화항쟁 25주년을 맞아 10일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어김없이 열렸다.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정부 주도로 열린 민주화 25주년 공식 기념식 이외에도 610시민합창단의 서울광장 공연, 성공회대성당·명동성당·조계사의 타종행사, 홍대 인디밴드들이 참여한 ‘금지곡 콘서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려 시민들은 모처럼 25년 전을 기억했다. 그날의 함성을 떠올리다보면 현재 한국 사회의 기막힌 현실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옆 쌍용자동차 노조원 사망자 분향소는 ‘해고=살인’이라는 공식을 증명해 준다. 대량 정리해고된 노조원들의 복직은 3년이 지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노조원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은 상위 소득자 1%가 전체 소득의 16.6%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9개국 평균(9.7%)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19개국 중 한국보다 부의 쏠림이 심각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1987년 6월 명동성당 1987년 6월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시민들이 직선제 개헌 등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2012년 6월 시청광장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25주년 국민행사’에서 ‘610시민합창단’이 ‘아침이슬’ 등을 부르고 있다. 합창단 앞에서는 ‘정규직 전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배스킨라빈스의 하청업체 서희산업 노동조합원들이 노래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집 하나 가진 빈털터리 ‘하우스푸어’, 경제력의 재벌 집중, 비정규직 증가, 아르바이트와 일용직으로 내몰리는 청년들…. 가혹해진 민생, 민주주의로 풀어야 할 문제는 갈수록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문제를 풀어야 할 민주·진보 진영은 ‘대북관’과 ‘사상검증’ 시비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정치권이 유행처럼 되뇌었던 ‘복지’ 화두는 어디 가고 ‘색깔론’의 유령만 배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주요 정당들이 10일 내놓은 민주화 25주년 논평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합진보당은 “6월항쟁으로 무너진 군사독재정권의 주된 무기인 매카시즘을 휘두르며 헌법에 보장된 정당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정치세력이 여전히 권력의 중심부에 있다. 1987년 6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들어 위축돼온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마침내 유신의 부활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며 “25살의 청년으로 성장했어야 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조로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민주화 25주년 논평을 내지 않았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화 15주년 때인 2002년 출간한 란 책을 “나는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질적으로 나빠졌다고 본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또 10년이 흘렀다. 그때보다 한국 사회는 질적으로 나아졌는가.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2012년 5월 26일 토요일

[사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건 상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25일자 사설 '[사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건 상식'을 퍼왔습니다.
정부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려던 방안을 철회했다고 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40시간의 근로시간에 12시간까지의 연장근로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서 제외돼 장시간 노동에 따른 폐해가 컸다. 정부가 이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해놓고 이제 와서 재계의 반발에 물러선 것은 신뢰를 짓밟는 처사다. 장시간 노동 관행의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최근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한다. 재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면 임금 보전 문제로 노사가 대립하게 되고 대체 인력을 뽑아 유지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이는 장시간 노동 관행에 젖어온 편의적이고 근시안적인 단견일 뿐 노동자의 삶의 질과 일자리 창출 등 여러 측면을 간과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며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는 얘기는 10년 넘게 들어왔다. 개발기구가 지난해부터 국내총생산을 대신하기 위한 지표로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 행복지수에서 한국이 36개국 가운데 하위권인 24위를 기록한 것도 노동시간이 연간 2193시간으로 조사 대상국 평균(1749시간)보다 훨씬 긴 탓이 크다. 행복지수 1위인 호주는 노동시간이 연간 1686시간에 그친 반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자리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72%로 한국의 63%보다 훨씬 높았다.
주당 52시간을 초과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5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 휴일근로를 법정 근로시간에 포함해 주당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를 없애면 새로운 일자리를 70만개 만들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휴일근로 시간이 줄어들면 평일에 일의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기업으로선 휴일근로에 따른 할증임금 부담을 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해당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오히려 정부가 행정해석으로 기업의 탈법적 초과근로를 인정해준 관행이 문제였다. 장시간 노동 체제는 경제사회환경과 노동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경쟁력 향상에도 짐이 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꼭 손질돼야 한다.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최악의 공황이 온다…우린 정말 재수 없는 세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24일자 기사 '"최악의 공황이 온다…우린 정말 재수 없는 세대"'를 퍼왔습니다.
[강연] 정승일, '한국 경제와 복지국가' 강좌에서 김상조 등 정면 비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이종태 (시사IN) 기자와 함께 를 쓴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비롯한 경제 민주화론자들을 다시 정면 비판했다. 최근 에서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저자들과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이병천 강원대 교수 등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23일 저녁 '세계 금융 위기, 왜 발생했고 왜 계속되는가'라는 주제로 서울 마포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교육실에서 강연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주최하는 연속 강좌 '한국 경제와 복지국가' 중 첫 번째 강연이었다.

이날 정 연구위원은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 1997년 말 한국을 강타한 외환위기, 그리고 최근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그리스 문제 등을 비교하며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인류가 경험한 가장 큰 경제 위기는 대공황이며, 그 후 최악(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말 재수 없는 세대"라고 말했다.

이번 위기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제 2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정 연구위원은 "대공황이 시작된 건 1929년이지만, 본격적으로 전개된 건 (그로부터 4년 후인) 1933년"이라며 지금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세계 경제가 안정되는 듯하다가, 최근 그리스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다시 출렁이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그리스 사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든 아니면 유로존에서 탈퇴하든 반드시 크게 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 연구위원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흔들리는 상황을 우려했다. 1997년 타이부터 한국까지 연달아 무너지며 동아시아 금융 위기가 발생한 것처럼, 유럽에서도 만약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그리스 같은 상황이 된다면 큰일이 터질 것이라는 말이다.

정 연구위원은 "쓸데없이 공무원이 많고 복지가 과다하고, 그래서 망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그리스를 비난하는 여론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야기를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것은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그리스 국채를 사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를 도와줘야 한다는 건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서는 독일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단 그리스의 불부터 꺼주고, 그 다음에 장기적으로 구조 개혁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프레시안(최형락)

"외환위기 책임, 재벌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이와 관련, 정 연구위원은 1990년대 한국의 경험을 반추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미국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가 국제통화기금을 비판했다. 삭스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일하는 진보적인 학자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자다. 그런 삭스조차 금융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다. 당시 삭스는 국제통화기금을 향해 '너희가 해야 할 건 불난 집에 가서 불이야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소방수 역할이다'라고 비판했다. 극장에서 불이 났을 때 조용히, 차분하게 끄는 게 아니라 불이야라고 소리부터 지르면 수백 명이 압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1997년에도 국제통화기금 뒤에 있는 미국이 조용히 400억 달러를 한국 정부에 꿔줬으면 (외환위기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정 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금융 위기의 패턴은 같다"고 진단했다. 금융 시장을 대폭 개방하면 흥청망청 달러 자금이 들어오고 그 결과 거품이 생기는 식이라는 것이다.

"박정희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하면서 첫 번째로 은행을 국유화했다. 대통령 산하 은행을 만든 것이다. 그러다 김영삼 정부 들어 은행이 본격적으로 민영화됐다. (…) 김영삼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를 풀어버렸다. 그러자 한국의 은행들이 뉴욕이나 런던에 지점을 만들고 외국에서 (대규모로) 돈을 꿔오기 시작했다. 박정희 때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은행들은 그때 봉이 김선달 식으로 장사를 했다. 외국에서 싸게(금리 3퍼센트 수준) 돈을 꿔서 한국에서 높은 금리(대출 금리 10%대)로 빌려줬다. 은행뿐만 아니라 종합금융사들도 그렇게 했다. 그 결과 외채가 급증했다. 김영삼 정부 초기에 400억 달러 수준이던 것이 말기에는 14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중 400억 달러를 막지 못하면서 국가 부도가 난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이 대목에서 "외환위기의 원인은 금융 시장을 마구 개방한 것이며, 그 책임을 재벌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IMF 위기가 터진 후 재벌의 탐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삼성, 대우 등 재벌들의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때문에 금융 위기가 터진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자유주의 경제학이다. 탐욕의 과잉을 하느님, 즉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이 처벌한 것이라고 보는 방식이다. 그런데 (IMF 위기가) 재벌의 탐욕이 넘쳐서, 혹은 관료가 정경유착을 해서였다면 이승만, 박정희 때는 왜 안 터졌나."

정 연구위원은 "요즘 그리스에 대해 복지 과잉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듯이, IMF 위기 때 한국에서는 복지가 없었으니 재벌과 관료의 탐욕을 비난했던 것"이라며 경제 문제를 도덕 이론으로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 위기를 막으려면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는 주먹, 즉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 개입에 부정적인 주류경제학자들을 비판했다. 아울러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규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정희 정권 때) 은행들의 외환 도입을 통제하던 경제기획원이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없어졌다. 그 후 해외에서 돈을 꿔오는 걸 아무도 관리하지 않았다. 100퍼센트 확신한다. 만약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 '박정희 체제 타도'라는 명분으로 경제기획원을 없애지 않았다면, 그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지 않고 금융시장도 (대폭) 열지 않았다면 1997년에 외환위기가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이) 박정희 때로 돌아가면 안 되지만, 그 시기에 잘했던 요소들은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체제를 연상시키는 것들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말자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론자들 비판…"이게 무슨 진보인가"

정 연구위원은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을 돌아보며 경제 민주화론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연구위원은 김상조 교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 "정운찬의 제자들"을 거명하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외환위기가 터진 후 한국 정부는 자본을 투입해 은행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박정희 때로 돌아간 것이다. 이때 경실련과 참여연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은행 국유화에 반대했다. 진보 쪽이 원하는 게 관치경제를 철폐하고 박정희 체제를 없애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은행 국유화를 빨리 해소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당시 정부가 어디에 은행을 팔 수 있었겠나. 그래서 해외 매각을 하게 된 것이다. 막강했던 그 시민단체들은 매각 과정에서 노코멘트(No comment)를 했다. 한 번도 비판한 적이 없다. 이게 무슨 진보인가.

당시 대우도 전체가 국유화됐다. 즉 산업은행 소유가 됐다. 그런데 이걸 매각할 곳이국내에는 없었다. 그래서 외국에 판 것이다. 대우자동차는 헐값에 GM에 넘어가지 않았나. 쌍용자동차도 중국에 팔리고, 그래서 22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런 걸 가지고 요즘에 경제 민주화 이야기하는 분들이 '쌍용차 봐라. 재벌 때문에 저런 것이다. 그러니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난 당신들이야말로 쌍용차를 저렇게 만든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에 터진 '카드 대란'과 관련해서도 정 연구위원은 경제 민주화론자들을 거세게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는 처음에 (카드사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으려 하다가 나중에 투입했다. 그냥 놔두면 (카드사는 물론) 은행까지 파산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이걸 갖고 (지금의 경제 민주화론자들은) '시장 원리에 어긋나게 왜 카드사들을 살려주느냐. 이건 재벌 도와주기 아니면 관치금융이다'라고 비판했다.

상식에 어긋나는 이야기다. 왜 정부가 불을 끄는 것도 못 하게 하나. 대공황이 터졌을 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폭풍은 사라지고 불황은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폭풍우는 언젠가 끝날 테니 가만히 있자는 이야기였다. 경제 민주화론자들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럴 거면 경제학자들이 왜 존재하나. 어떻게 하면 폭풍우를 뚫고 갈 것인지 길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한국 경제와 복지국가' 두 번째 강좌는 '금융자본주의와 주주자본주의, 왜 문제인가'(강사 이종태)라는 주제로 30일에 열린다.


 /김덕련 기자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OECD "한국 가계부채, 그리스-스페인보다 심각"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24일자 기사 'OECD "한국 가계부채, 그리스-스페인보다 심각"'을 퍼왔습니다.
"한국만 계속 가계부채 늘어나", 부동산거품 파열시 재앙

한국의 가계부채가 재정위기에 처한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보다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고가 나왔다. 

OECD는 24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2011년 3분기 154.9%로 미국발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45.8%보다 9.1%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재정위기에 처한 PIIGS 5개국 중에 부동산거품이 꺼지면서 이미 디폴트 상태에 빠진 아일랜드(228.7%)를 제외한 4개국보다 높은 수치다. 

유럽재정위기 국가중 가장 부동산거품이 많이 끼었던 스페인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40.5%였고, 포르투갈은 154.1%, 그리스는 97.8%였으며 이탈리아는 80.1%였다.

특히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대다수 국가들이 가계부채를 줄여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져, 부동산거품 파열시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07년 각각 147.4%와 154.4%로 한국보다 높았지만 2011년 3분기에는 오히려 낮아졌다.

이틀전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3.3%로 낮추면서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4대 위험 요인중 하나로 꼽으며 금리인상을 조언했다.

박태견 기자

2012년 5월 18일 금요일

[사설]OECD 최고 수준에 이른 소득 불평등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7일자 사설 '[사설]OECD 최고 수준에 이른 소득 불평등'을 퍼왔습니다.
우리나라 근로소득 불평등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발표한 ‘근로소득 불평등 실태’ 보고서는 국세청의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어서 정부가 내놓는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보다 실상에 더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사회연구소가 2010년 근로소득자 1518만명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 지니계수는 0.503으로 2009년의 0.494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의 경우 완전평등, ‘1’은 완전불평등을 의미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 개인별 근로소득이 아닌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정부 통계상의 지니계수는 2009년 0.314에서 2010년 0.310으로 개선됐다가 지난해 0.311로 악화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 정도는 가구소득 기준의 지니계수로 비교할 때 OECD 평균(0.314) 수준이어서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돼왔다. 하지만 개인별 소득을 기준으로 할 경우 불평등이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잘 보여준다.

저소득 가구일수록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식구가 많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가구소득 기준의 불평등 정도가 개인별 근로소득의 불평등보다 낮게 나타나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일종의 착시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니계수와 함께 소득 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근로소득 10분위 배율(상위 10% 소득의 하위 10% 소득 배율)의 경우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5.23배로 나타났다. 비교가능한 2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5.7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10분위 배율 역시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을 대상으로 한 정부 통계(4.78배)보다 훨씬 높다.

노동사회연구소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정부의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한 지금까지의 평가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OECD 평균 수준의 소득 불평등’에 안주할 상황이 절대 아님을 일깨운다. 근로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심한 이유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과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소득 근로자가 집중된 수출중심 소수 대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가파르게 벌어지면서 소득 불평등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소득 불평등 구조는 이처럼 갈수록 심화하는 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턱없이 미진하다. 체계적이지도 못하다. 불평등 시정을 겨냥한 조세정책을 비롯해 소득 재분배 정책의 절박성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하다. 가장 기초적이고 시급을 요하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복지정책조차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는 답답한 현실이다. 소득 불평등 개선 없는 경제발전은 상상할 수 없다.

2012년 5월 5일 토요일

한국의 0.01%, 연 소득 평균 27억 원 넘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04일자 기사 '한국의 0.01%, 연 소득 평균 27억 원 넘어'를 퍼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 부의 쏠림 현상 더 심화해

한국 사회의 '부 쏠림'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교수(경제학)의 '한국의 소득 집중도 추이와 국제 비교' 자료를 보면, 국세 통계 연보를 이용해 1979년~1985년과 1995년~201년 상위 계층 소득을 추정한 결과, 2000년대 들어 부의 쏠림은 급속히 빨라졌고, 부유할수록 더 빨리 큰 부자가 됐다는 게 수치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에 들기 위해선 1년 평균 7209만 원을, 5%에 들려면 9709만 원, 1%는 1억9555만 원을 벌어야 한다. 1% 안에서는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 0.5%는 2억7790만 원을, 0.1%는 6억9381만 원, 0.05%는 10억4683만 원, 0.01%는 27억3353만 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현재 소득 상위 1%(38만9464명) 안에 들려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평균 소득(1700만 원)의 6.2배를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1980~1990년대만 해도 평균 소득의 4.5배만 벌어도 상위 1% 안에 들었지만 2000년대 이후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1998년 이후 상위 1%가 우리나라 총 개인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7%에서 11.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상위 0.1%의 소득 비중은 1.79%에서 4.08%로 커졌다. 12년 만에 130%가 늘어났다. 최상위층인 0.01%는 더하다. 98년엔 전체 소득의 0.57%를 차지했던 게 2010년엔 1.61%로 182% 커졌다.

문제는 상위 0.1%는 주요 소득원 절반 이상은 사업·부동산 소득(28.9%)과 배당 소득(20.1%)이라는 점이다. 상위 0.1%를 제외한 나머지 1%의 경우, 근로 소득이 65%이고 배당 소득이 2.5%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에서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전에도 발표됐다. 지난달 23일 한국조세연구원이 국세청 국세 통계 연보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 소득금액 1억 원 이상을 상위 1%로 잡을 때, 여기에 포함되는 숫자는 18만 명 정도지만, 이들이 전체 소득의 16.6%로 6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19개 국가와 비교할 경우, 미국(17.7%) 바로 다음으로 소득 비율이 높은 셈이다. OECD 주요 19개국은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평균 9.7%를 차지했다. 3위는 영국(14.3%), 4위는 캐나다(13.3%)였다. 일본(9.2%)과 호주(8.8%)는 조사 국가 평균에 못 미쳤다.



/허환주 기자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버스 요금 70원"이라던 정몽준, '사회적 책임' 말하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30일자 기사 '"버스 요금 70원"이라던 정몽준, '사회적 책임' 말하려면…'을 퍼왔습니다.
[현장편지] 재벌 정치인의 대선 출마를 보는 우울한 노동절

5월 1일은 노동자들의 생일인 세계노동절입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1890년 5월 1일부터 시작되어 올해 122주년을 맞이했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휴일로 지정한 국제적 기념일입니다.

올해 64주년을 맞이하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보다 무려 58년이나 일찍 만들어져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추모하고 함께 싸우는 날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찾지 못하고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더욱 높이기 위한' '근로자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세계노동절인 5월 1일 한국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휴일'이지만, 공무원, 교사, 우체국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생일잔치에 배제되어 있고, 무엇보다 '빨간 날'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중소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일날인지도 모른 채 일하고 있습니다.

도리어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1일)와 일본 골든위크(4월28일~5월6일)가 겹쳐 15만 명에 달하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백화점, 호텔, 식당, 쇼핑센터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생일 주간에 초과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생일날도 모른 채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한국 노동자들

2012년 세계 노동절을 맞는 한국 노동자들의 상황은 처참합니다.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독보적인 세계 1위입니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인 1749시간보다 무려 444시간이나 깁니다. 한국 노동자들은 독일(1419시간), 노르웨이(1414시간), 네덜란드(1377시간) 노동자들에 비해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연간 100일을 더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다가 죽은 노동자의 숫자도 세계 최고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산재 사망자는 2114명에 달해, OECD 34개국 중 터키와 멕시코에 이어 산재 사망률 3위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매년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어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 1위였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862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9.2%에 이르며, 하청업체의 정규직으로 분류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900만 명을 훨씬 상회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습니다.

2012년 한국의 노동자들은 전 세계 노동자들 중에서 언제 쫓겨날 줄 모르는 고용불안속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많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정몽준, 임기 내 버스비 70원 공약 내걸라"

세계 최장 노동시간, 세계 최고 산업재해, 세계 최대 비정규직 비율을 자랑(?)하는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122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은 정몽준 씨의 대선 출마 뉴스였습니다.


▲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뉴시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씨는 2조194억 원이라는 재산을 보유했고, 올해만 308억7000만 원의 주식 배당금을 챙겼으며, 전 세계 정치인 부자 순위에서 9위(2012년 3월 포브스 기준)를 차지한 재벌 정치인의 상징입니다.

그의 출마 소식을 들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하창민 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몽준이 갈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 하청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낸 죄의 값을 치를 감옥"이라고 썼습니다.

한 누리꾼은 정몽준 씨가 2008년 라디오에 출연해 "버스 기본요금이 70원"이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정몽준은 이왕 70원 드립 쳤으면 임기 내 버스비 70원을 공약으로 내걸어라"고 비꼬았습니다.

비정규직 조선소의 잇따른 산재 사망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산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울산, 군산, 음성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1위 조선소입니다.

2011년 5월 25일 금속노조가 발행한 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생산직 1만7751명에 사내하청 노동자가 1만9034명으로 51.74%에 달합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생산직 2744명에 사내하청 노동자 5669명으로 67.38%에 이르며, 현대삼호중공업은 생산직 2507명에 사내하청 노동자 6400명으로 71.85%입니다.



이는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 절반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는 뜻이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배를 만드는 노동자 10명 중에서 정규직 노동자는 3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조선소에서 산재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4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숨졌는데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떨어져 죽었고, 올해 2월에는 지게차에 치여 죽었으며, 대형 철문에 깔려 죽고, 밀폐된 도장공장에서 일하다 죽었습니다. 30대 젊은 노동자들의 영혼이 정몽준 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어느 조선소에서 소수의 정규직 노동자들과 다수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뒤섞여 일하면서 배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외국의 어느 회사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잇따라 죽어나가는지 궁금합니다.

"시민들의 기대 실망을 넘어 분노에 이르고 있다"

총선 기간 동안 현대중공업은 국민배우 안성기 씨를 모델로 내세워 동서 균형발전을 앞장서는 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라며 "우리나라에 이런 회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광고로 방송과 신문, 인터넷을 도배했습니다.

동서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모델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입니다. 2008년 현대중공업은 신규 고용인원만 1만1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 군산조선소에는 울산에서 온 노동자들을 포함해 500여 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 지난해 말까지 신규채용 인원은 48명에 불과했습니다. 현장에서는 23개의 사내하청업체 2700여 명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군산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을 넘어 분노에 이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지역과 동반성장 대책을 수립하고 지자체는 전시성 기업유치 행정을 버릴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나쁜 일자리 양산?"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씨는 4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대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명박 정권은 법인세 인하, 고환율 정책, 폐차 보조금, 4대강 사업 등으로 국민들의 세금으로 정몽준 씨를 포함해 재벌의 곳간을 가득 채웠고, 민주당 지방정부도 현대중공업에 200억 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일하는 270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연봉 2500만 원을 받으며 사장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언제 잘릴지 몰라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조차 만들지 못하면서 침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탐욕의 재벌이 어떻게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지 그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몽준 씨가 말하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국민의 세금을 가로채 비정규직으로 가득 채워진 공장을 늘리고,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입니까?

현대건설 CEO 출신으로 '기업프렌들리'를 외치며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던 이명박 정권 4년, '배고파서 못 살겠다'는 노동자, 서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재벌 정치인이 대통령을 꿈꾸고 있습니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세계 최고 산업재해, 세계 최대 비정규직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과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싸웠던 122주년 세계노동절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금속노조 전 비정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