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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일 목요일

[사설] 주목되는 안철수 원장의 새 정치 실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19일자 사설 '[사설] 주목되는 안철수 원장의 새 정치 실험'을 퍼왔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안 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대선판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 원장의 3자 대결 구도 속에서 야권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되는 형국으로 짜였다.안 원장은 어제 회견에서 출마의 변으로 정치의 쇄신을 들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며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과보호 구조 등으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며 “국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며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도 했다.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그를 대선 출마로 이끌었다는 이야기다. 안 원장은 지난 1년여 동안 지지율 면에서 박근혜 후보에 필적하는 거의 유일한 후보였다. 도도한 시대정신의 반영이라 할 만큼 안 원장을 통해 표출되는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사뭇 크다. 안 원장으로서는 이제 국민의 이런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떠안은 셈이다.안 원장은 회견에서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정당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등의 언급으로 기존 정치에 대한 큰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또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겠다”고도 했다. 기존 정치세력과 일정 부분 선을 긋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회나 정당정치가 심각한 문제인 건 사실이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 역시 현실정치에서 풀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정치 쇄신을 위해서는 원칙을 견지하되 좀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방안들이 필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안 원장이 국민들에게 더 설명해야 할 대목이다. 앞으로 어떤 인물이나 세력들과 국가를 운영할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 원장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라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시한이나 방법론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분간 야권 단일화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 행보를 하면서 국민들을 상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회견에 배석한 인사들 중 여당 성향 인사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을 거론한 점 등을 볼 때 안 원장이 큰 틀에서 범야권의 범주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입장에선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누가 후보가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안 원장이건 문재인 후보건 각자 열심히 뛰면서 필요하다면 힘을 합치라는 게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일 것이다.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늦어지면서 국민들 중에는 답답해하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제라도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급선무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고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데 소홀함이 없길 바란다.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안철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없는 '세 가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18일자 기사 '안철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없는 '세 가지'?'를 퍼왔습니다.
19일, 모습 드러낼 안철수... 기존 정치권과 다른 '입장발표' 예고

▲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드디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19일 오후 3시 안 원장은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 여 동안 '경청 투어'를 한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지 꼭 두 달 만에 나온 '답'이다. 

안 원장의 대권 출마 선언에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문법이 보인다. 자신을 향한 높은 지지 열기에 대해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오래된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스스로 정의 내린 바 있는 안 원장이, 자신의 대선 출정식에도 변화를 꾀한 것일까. 

'의미부여'와 '병풍치기' 없는 안철수의 기자회견

일단, '세 가지'가 없다. 기자회견 장소의 상징성이 없는 것이 첫째다. 올 초부터 시작된 대선 출마 릴레이에서 후보들은 각자 출마 장소에 '의미부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을 선택해 "대국민 소통 강화"를 내세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손학규·김두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도 각각 광화문과 땅끝마을을 택해 "'세종대왕과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 "아래에서부터의 정치 역정"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2012년 대선에는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이 있다는 공식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구세군 아트홀을 기자회견 장소를 택한 이유는 '편의성' 때문이다. 몇몇 언론은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기부한 안 원장이 갖고 있는 '나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안 원장 측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 기자회견을 할 장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병풍 치기'가 없다. 대선 출마자들은 대부분 많은 인사를 초청해 출정식에 함께 했다. 자신의 세를 강조하기 위한 의미도 컸다. 출마 선언하는 후보자 뒤편에 인사들을 세워 '병풍'을 치는 것도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참석자를 소개하는 등의 절차는 없을 것"이라며 "당연히 안 원장 뒤에 인사들을 세워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형식도 간단하다. 언론들은 "안 원장이 PT를 하기 위해 스크린 설치까지 주문했다"고 '카더라'를 앞 다투어 전했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PT를 한다는 보도도 있던데, 오보"라며 "스크린도 없다, 정책발표를 하는 것도 아닌데 스크린이 뭐가 필요하냐, 연단에서 마이크 들고 서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10~20분 간 진행 될 안 원장의 입장발표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까지 합쳐 1시간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안철수 측, "출마할 것" 확신... 일각선 '불출마 선언' 전망도

또 다른 '무'는 안 원장의 출마에 대한 확신이다. 안 원장 측에서는 "출마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성격상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렇게까지 하고 불출마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또 다시 '고민해보겠다'거나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1년 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를 한 이후부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불렸던 안 원장의 고민이 그간 계속됐던 탓에 "이번에도?"라는 물음표가 남는 것이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가 '핫 이슈'가 된 지도 벌써 두 달째다. "조만간 결론내리겠다"던 안 원장의 결심은 지난 7월 23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지 60여 일이 지난 이제서야 굳어진 것. 당시 그는 "책을 통해 내 생각의 방향을 말씀드리고, (이를 통해) 저를 지지하셨던 분들이 본인들의 기대 수준과 (제가) 맞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민들이 나를) 판단해 보셨으면 좋겠다, 지지자들의 생각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안 원장은 전국 각지를 돌며 일반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그 결과물이 19일 발표될 기자회견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세 가지'가 없는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이 어떤 콘텐츠를 들고 나타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주연(ld84)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강기갑 사퇴, 그리고 이정희의 대선 출마 시사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0일자 기사 '강기갑 사퇴, 그리고 이정희의 대선 출마 시사'를 퍼왔습니다.

▲ 통합진보당 탈당 및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강기갑 대표 ⓒ연합뉴스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통합진보당 탈당하고 당 대표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강달프’라는 애칭과 ‘공중부양’의 악명 사이에서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가장 인지도 있던 진보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특히 그가 18대 총선에서 여권 최고 실세인 이방호 전 의원을 꺾고 지역구 의원이 됐던 장면은 한국 진보정당사에 길이 남을 ‘계급 투표’의 한 정점이었다.
꼿꼿한 수염과 도포 자락으로 상징되던 그의 존재감은 진보정치가 대중에게 각인되던 한 방식이기도 했다. 유시민의 캐주얼 차림 등원이 이른바 ‘자유주의 세력’의 국회 입성을 상징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면 그의 개량 한복은 그보다 진한 농도의 계급적 증표였다. 그는 이제 다시 “농민의 삶”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그는 여의도에서도 줄곧 농민의 한 사람이었다.
강 대표는 마지막 정치의 변을 밝히며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 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으로 이어지는 진보정치의 한 흐름에서 그가 늘 역동적인 선택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역사의 반동이 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끝으로 정치인 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그의 마지막 국회 기자회견에는 이른바 ‘신 당권파’라고 불리는 이들이 함께했다. 유시민 전 대표를 비롯해 노회찬, 강동원, 김제남, 박원석 등 현역 의원 그리고 참여계와 인천연합 출신의 최고위원들도 자리를 지켰다. 그들은 조만간 거취를 결정해, 탈당 후 분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기갑 의원의 기자회견이 있기 몇 시간 전,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여전히 “잘못된 진상조사보고서로 여론몰이가 만들어졌고 그것으로 당이 큰 타격을 받았고, 이것이 지금 검찰의 유례없는 대대적인 표적수사 등을 통해서 통합진보당이 완전히 무너지고 힘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침묵의 형벌’을 받는 동안에도 그의 인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당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고, 거기서 무엇이라도 해야 된다면 무엇이든 함께 논의해야 된다”고 답했다. 사실상, 출마 입장을 밝힌 것이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발발 6개월여 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있다. 이 당은 이제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질 것이다. 문제를 제기했던 ‘신 당권파’는 ‘셀프 제명’이라는 세계 정당사 초유의 집단행동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을 천명하고 있다.
반면, 수세에 몰렸던 ‘구 당권파’는 이정희 전 대표의 대선 출마를 통해 새로운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구 당권파’는 이 대표가 후보단일화 협상 등에 나서면 일정 정도 이미지 제고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이제 국민들은 구 당권파의 통합진보당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떠나는 강 대표도, 그리고 돌아오는 이 전 대표도 모두 진보정당의 존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진보정당 운동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별다른 울림은 없다. 상반된 두 진보정치인의 행보에 관한 기사 댓글의 경우, 소름끼칠 정도로 모욕적이거나 혹은 서늘할 정도의 냉소뿐이다. 지난 총선에서 13석을 얻으며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던 진보정당은 그러나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를 겪으며 불과 6개월 여 만에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가장 처참한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통진당 사태의 책임에 관한 논의는 그간 무수하게 있어왔다. 공학적 득실만 따진 무책임한 통합, 헤게모니를 둘러싼 통합 주체들의 갈등, 구 당권파로 대변되는 경기동부연합의 패권적 행태와 비민주적 당 운영, 경선 부정을 인정하지 않는 독특한 세계관, 특정한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확대한 과잉 등 무수하게 많은 이야기꺼리를 낳았다.
이 이야기들 가운데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해결된 것은 별로 없다.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로 갈려진 당 내 세력들은 서로의 진영을 향해 무수한 비수를 날렸지만, 정작 왜 그들이 진보정당을 하느냐에 관한 근본 질문에는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을 만들 당시 그 기획의 무리함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었다. 하지만 당시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는 당장 합치기만 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말했었다. 끝내 부끄러워야 할 것은 그 무모함, 치기 그리고 무지함이지만 정작 그것에 대해 그들은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 이른바 '침묵의 형벌'을 셀프 종료하고 대선 출마를 시사한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연합뉴스
이정희 전 대표의 대권 출마 시사가 불편함을 넘어 안쓰럽기까지 한 까닭이다. 피선거권이 있는 이 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겠단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자유다. 하지만 그 과정에 또 다시 욕보이게 될 ‘진보’의 개념과 ‘진보정당’의 실존은 그만의 문제가 아닌 이른바 진보개혁세력 모두의, 진보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 건전한 상식인 모두에게 ‘모욕’이 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정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단 지적에 대해 “당이 오물을 뒤집어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과 달리 당이 문제를 극복하고 살아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그에게 진보는 통합진보당이 사는 것이고, 통합진보당을 하고 있는 세력이 사는 것일 뿐이다. 그 세력은 아무리 넓게 잡아도 진보 진영 전체의 한 줌도 안 되는 정파 세력일 뿐이다.
진보적 신념과 상식적 지향을 지닌 다수의 이들에게 모욕감을 던지는 정치는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 있었던 셀프 제명과 강 대표의 탈당, 이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이 겹쳐지는 풍경은 진보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 건전한 상식에 또 다시 잿빛 의문을 던지고 있다.
‘노동자성이 중심이 되는 계급정당’,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동등하게 대접받는 평등세상’의 지향을 대중과 나누려는 꿈을 다시 만나기 위해선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하고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7월 6일 금요일

로이터 “한국 독재자의 딸 대선 출마” 제목 보도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06일자 기사 '로이터 “한국 독재자의 딸 대선 출마” 제목 보도'를 퍼왔습니다.
“살해당한 박정희 딸”, “노티” 표현…트위플 “제목 대박”

로이터 통신이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오는 10일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South Korean dictator's daughter to launch presidential bid”)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로이터는 기사 서두에서 박 의원을 “살해 당한(slain)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적었다. 

그간 해외 언론은 박근혜 의원을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표현해왔다(☞ 관련기사).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이하 NYT)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더럽혀지지 않은 아우라를 지닌 독재자의 딸’로 보도했고 프랑스 유력신문 르몽드도 4.11 총선 직후 한국의 선거 결과를 전하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적었다. 미국 통신사 AP와 프랑스 통신사 AFP 등도 박 의원을 ‘독재자의 딸’로 표현해왔다.

ⓒ 로이터 홈페이지 화면캡처

블로거 ‘wjsfree’의 번역에 따르면(☞ 글 보러가기 ) 로이터는 5일(현지시간) “살해 당한(slain)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7월 10일 아시아 경제대국인 남한을 이끌 최초의 여자 대통령 되기 위한 대통령 출마선언을 한다”며 호전적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제공하며 복지 확대 공약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작은 용모의 60세 박근혜 의원은 지지율에서 잠재적인 상대들 후보들보다 2배가 넘는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경선에서도 확실한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대다수 노년 유권자들에게는 박근혜의 이름만으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12월 대선 승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복지와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고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르는 젊인 세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수십년간의 공인으로서 삶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극도로 사생활을 노출하지 않았다”며 “결혼도 하지 않고 서울의 조용한 주택가 회색의 2층 주택에서 거주한다”고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한 주민은 박근혜 의원이 나이에 비해 노티가 난다(shown signs of age)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박근혜가 11살 때 그의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었고 1974년 북한 배후의 암살자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당한 후 5년간 남한의 퍼스트 레이디로서 역할을 했다”며 “1979년에 만찬 파티에서 불만에 찬 중앙정보부 부장에 의해 박정희가 총살 당한 후 그녀가 살던 눈길 끄는 대통령궁인 청와대에서 나와야만 했다”고 이력을 짚었다.

한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해 로이터는 “핵심 보수세력 밖의 젊고 지식층인 도시 전문직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해선 “좌파 대통령 후보”(left-wing presidential hopeful)이라고 표현하며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공주와 같은 삶을 살 때 나는 가난속에서 살고 있었고, 내가 독재에 맞서 싸울 때, 박근혜는 독재의 심장부에 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의 보도에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mediamongu)는 “가 박근혜를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 딸’이라 소개하더니, 톱뉴스 제목도 대박입니다. ‘대한민국 독재자의 딸 출마선언 준비’라고 썼네요!”라고 소개했고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 의원(@jk_space)은 “신기해보이겠죠?”라고 답글을 달았다. 

트위플 ‘soli****’은 “로이터 통신의 박근혜 대선 출마 기사 제목 죽인다. 한국 독재자의 딸 대선 출마ㅋㅋ 우리나라 언론이면 절대 쓸 수 없는 제목”이라고 일갈했고 ‘Cute****’은 “세상이 한국을 얼마나 조롱하고 웃음꺼리로 보는지...아마도 본인들, 즉 해당 당사자들만 모를 듯...에휴”라고 혀를 찼다.

‘beworl*****’은 “이명박근혜 덕에 국격 참 잘 돋는다 요즘. CNN에 로이터에 ㅋㅋㅋ”이라고 비꼬았고 ‘niche****’은 “지금 독재자의 망령이 한국을 짖누르고 있습니다. 정신차려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hongp*****’은 “박지만씨 고소해보시지?”라고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건을 지적했고 ‘Rage****’은 “로이터도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Dictator's daughter)"라고 명백히 지칭하며 그런 인간이 대선에 도전한다는 수치스러움을 보도했다. 그런 인간이 대권을 움켜진다면 그들이 뭐라 논평할지 참 망신스럽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진락 기자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버스 요금 70원"이라던 정몽준, '사회적 책임' 말하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30일자 기사 '"버스 요금 70원"이라던 정몽준, '사회적 책임' 말하려면…'을 퍼왔습니다.
[현장편지] 재벌 정치인의 대선 출마를 보는 우울한 노동절

5월 1일은 노동자들의 생일인 세계노동절입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1890년 5월 1일부터 시작되어 올해 122주년을 맞이했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휴일로 지정한 국제적 기념일입니다.

올해 64주년을 맞이하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보다 무려 58년이나 일찍 만들어져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추모하고 함께 싸우는 날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찾지 못하고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더욱 높이기 위한' '근로자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세계노동절인 5월 1일 한국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휴일'이지만, 공무원, 교사, 우체국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생일잔치에 배제되어 있고, 무엇보다 '빨간 날'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중소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일날인지도 모른 채 일하고 있습니다.

도리어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1일)와 일본 골든위크(4월28일~5월6일)가 겹쳐 15만 명에 달하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백화점, 호텔, 식당, 쇼핑센터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생일 주간에 초과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생일날도 모른 채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한국 노동자들

2012년 세계 노동절을 맞는 한국 노동자들의 상황은 처참합니다.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독보적인 세계 1위입니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인 1749시간보다 무려 444시간이나 깁니다. 한국 노동자들은 독일(1419시간), 노르웨이(1414시간), 네덜란드(1377시간) 노동자들에 비해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연간 100일을 더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다가 죽은 노동자의 숫자도 세계 최고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산재 사망자는 2114명에 달해, OECD 34개국 중 터키와 멕시코에 이어 산재 사망률 3위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매년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어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 1위였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862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9.2%에 이르며, 하청업체의 정규직으로 분류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900만 명을 훨씬 상회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습니다.

2012년 한국의 노동자들은 전 세계 노동자들 중에서 언제 쫓겨날 줄 모르는 고용불안속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많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정몽준, 임기 내 버스비 70원 공약 내걸라"

세계 최장 노동시간, 세계 최고 산업재해, 세계 최대 비정규직 비율을 자랑(?)하는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122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은 정몽준 씨의 대선 출마 뉴스였습니다.


▲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뉴시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씨는 2조194억 원이라는 재산을 보유했고, 올해만 308억7000만 원의 주식 배당금을 챙겼으며, 전 세계 정치인 부자 순위에서 9위(2012년 3월 포브스 기준)를 차지한 재벌 정치인의 상징입니다.

그의 출마 소식을 들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하창민 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몽준이 갈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 하청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낸 죄의 값을 치를 감옥"이라고 썼습니다.

한 누리꾼은 정몽준 씨가 2008년 라디오에 출연해 "버스 기본요금이 70원"이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정몽준은 이왕 70원 드립 쳤으면 임기 내 버스비 70원을 공약으로 내걸어라"고 비꼬았습니다.

비정규직 조선소의 잇따른 산재 사망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산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울산, 군산, 음성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1위 조선소입니다.

2011년 5월 25일 금속노조가 발행한 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생산직 1만7751명에 사내하청 노동자가 1만9034명으로 51.74%에 달합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생산직 2744명에 사내하청 노동자 5669명으로 67.38%에 이르며, 현대삼호중공업은 생산직 2507명에 사내하청 노동자 6400명으로 71.85%입니다.



이는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 절반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는 뜻이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배를 만드는 노동자 10명 중에서 정규직 노동자는 3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조선소에서 산재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4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숨졌는데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떨어져 죽었고, 올해 2월에는 지게차에 치여 죽었으며, 대형 철문에 깔려 죽고, 밀폐된 도장공장에서 일하다 죽었습니다. 30대 젊은 노동자들의 영혼이 정몽준 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어느 조선소에서 소수의 정규직 노동자들과 다수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뒤섞여 일하면서 배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외국의 어느 회사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잇따라 죽어나가는지 궁금합니다.

"시민들의 기대 실망을 넘어 분노에 이르고 있다"

총선 기간 동안 현대중공업은 국민배우 안성기 씨를 모델로 내세워 동서 균형발전을 앞장서는 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라며 "우리나라에 이런 회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광고로 방송과 신문, 인터넷을 도배했습니다.

동서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모델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입니다. 2008년 현대중공업은 신규 고용인원만 1만1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 군산조선소에는 울산에서 온 노동자들을 포함해 500여 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 지난해 말까지 신규채용 인원은 48명에 불과했습니다. 현장에서는 23개의 사내하청업체 2700여 명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군산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을 넘어 분노에 이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지역과 동반성장 대책을 수립하고 지자체는 전시성 기업유치 행정을 버릴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나쁜 일자리 양산?"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씨는 4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대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명박 정권은 법인세 인하, 고환율 정책, 폐차 보조금, 4대강 사업 등으로 국민들의 세금으로 정몽준 씨를 포함해 재벌의 곳간을 가득 채웠고, 민주당 지방정부도 현대중공업에 200억 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일하는 270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연봉 2500만 원을 받으며 사장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언제 잘릴지 몰라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조차 만들지 못하면서 침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탐욕의 재벌이 어떻게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지 그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몽준 씨가 말하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국민의 세금을 가로채 비정규직으로 가득 채워진 공장을 늘리고,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입니까?

현대건설 CEO 출신으로 '기업프렌들리'를 외치며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던 이명박 정권 4년, '배고파서 못 살겠다'는 노동자, 서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재벌 정치인이 대통령을 꿈꾸고 있습니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세계 최고 산업재해, 세계 최대 비정규직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과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싸웠던 122주년 세계노동절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금속노조 전 비정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