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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KDI, 내년 성장률 3%로 하향“ 추경 편성·금리 인하 고려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25일자 기사 'KDI, 내년 성장률 3%로 하향“ 추경 편성·금리 인하 고려해야”'를 퍼왔습니다.

ㆍ“세계 경제 예상보다 심각”… 3개월 만에 전망치 낮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수정했다. 지난 9월 예측(3.4%)을 3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올해 성장률도 기존(2.5%)보다 0.3%포인트 낮춘 2.2%로 전망했다. KDI는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돼 내년 초 국채 발행을 통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23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2.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지만 하반기에는 개선 추세가 확대되며 성장률이 3.7%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은 KDI의 지난 9월 예측보다 0.4%포인트, 지난 5월 예측(4.1%)보다는 1.1%포인트 낮은 것이다. KDI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난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해 향후 상당 기간 세계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4.0%로 전망해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은 3.6%, 국회 예산정책처는 3.5%를 예상하는 등 주요 경제 연구기관이 3%대 전망치를 내놔 정부가 내년도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민간소비는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2.7%를 기록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5.3%와 2.3%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304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2.3% 상승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는 올해보다 증가폭이 축소돼 연평균 30만명 초반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KDI 전망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원화가치 7% 절상 등을 전제로 한 것이다. 

세계경제는 유럽 지역의 경기 침체와 미국 재정 관련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외 위험 요인으로는 유로존 위기 장기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 미국의 재정절벽 현실화 등을 꼽았다.

KDI는 정부 재정정책은 총지출 확대 등을 적극 고려하고, 통화정책은 금리를 추가로 낮춰 경기 부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외 금리 차 및 원화 가치 상승 기대 등으로 자본 유입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경기 회복 시점은 대외 경제 상황에 달렸지만 회복의 강도는 대내 경제 상황에 좌우될 것”이라며 “내년 초 국채 발행을 통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2012년 8월 6일 월요일

KDI “저소득층 부채상환여력 매우 취약해질 것”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06일자 기사 'KDI “저소득층 부채상환여력 매우 취약해질 것”'을 퍼왔습니다.

저소득층의 부채상환여력이 더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5일 '가계부문 부채상환여력의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기부진으로 소득감소, 자산가격 하락 등 충격이 오면 저소득층 부채가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소득 1분위(하위 20%)의 취약부채가구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4배 높고, 부실위험부채 비율도 3배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채상환여력이 취약한 가구 중 부실위험이 큰 부채를 보유한 가구가 많다는 점은 향후 위험성을 더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택가격 조정이 장기간 지속하거나 조정 폭이 확대되면 수도권 가구의 부채상환여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별로 중하위 소득구간에 속하는 자영업자의 취약부채액 비율이 같은 구간 임금노동자보다 높다고 평가됐다.

김 위원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고 해당 차입가구의 부실위험이 큰 만큼 차입자의 상환위험을 고려한 대출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법인세 '0원' 맥쿼리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12일자 기사 '법인세 '0원' 맥쿼리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을 퍼왔습니다.
[토론회]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나라살림연구소,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가 11일 오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서울시 종로구 통인동)에서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를 열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공개토론회'(12-14일)를 여는 것에 앞서, 시민사회가 바라는 향후 5년의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방향과 재원 분배에 관한 쟁점과 정책적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자로서 2013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전반적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김현국 정책연구소 '미래와균형' 소장,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연합 국장,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 이상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오혜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분야별 토론자로 나섰다.

'부자 감세'로 재정 악화시키더니 재정 건전성 강조?

정창수 소장은 "한국의 재정 규모가 1970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 예산의 비중이 매우 낮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복지 구조"라고 비판했다.

정 소장은 "OECD 국가 등을 비교해보면 잘살아서 복지를 한 것이 아니라 복지를 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며 한국도 "복지의 시기상조론을 주장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정 소장은 최근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재정 건전성 및 균형재정 확보 주장을 비판했다.

"한국은 지난 3년간 적극적인 재정 확대로 위기를 버텨왔다. (…) 더 큰 규모의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시점에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본격적인 재정 긴축을 실시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의 바탕에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부자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놓여 있다.

"정부는 지난 4년간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를 추진해, 공공 부문 부채를 두 배인 900조 원으로 늘려놓았다. 그런데 이러한 재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균형재정을 들고 나왔으며, 2013년에는 균형재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간 증가한 부채에 대한 이자 지출 27조 7000억 원 등 악화된 재정 구조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또한 그동안 개혁하겠다고 한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 있고, 실제로 추진한다면 의무 지출을 제외한 복지 축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 소장은 정부 편성안이 "공기업 등의 대규모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는 미래에 활용될 자산을 줄인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소장은 예산 지출 구조 조정이 필요하며, 그 첫 번째로 불필요한 토건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예산(지자체 포함)에 반영되는 건설투자비 중 10퍼센트를절감하면 약 4조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외로 운영되는 재정과 관련, 정 소장은 "조기 납부 감면과 특별 감면 등의 혜택이대기업에 집중돼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전반적인 개선 방향으로 재정 관련 통계 개편, 정보 공개 확대, 시민 통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시민 통제와 관련해 정 소장은 "납세자 소송을 이번 대선 공약에 꼭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시민이 설계하는 2013년도 예산안 대토론회. @참여연대

"맥쿼리 등에게 특혜 주는 조세 감면 관련법 개정해야"

홍헌호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된 '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장기재정전망'이 허구적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 작업반은 2010년부터 2050년까지 조세부담률이 19.7퍼센트로 고정돼 있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또한 의료 지출 증가 시나리오를 추가로 가정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식 의료 민영화를 전제로 한 것으로 매우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홍 연구위원은 조세 감면 관련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를 사례로 제시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요금 과다 인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울메트로9호선의 대주주로서 "2011년 10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도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낸 것으로 확인됐다."

▲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홈페이지.
맥쿼리인프라가 이렇게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던 근거는 법인세법 제51조2다.

홍 연구위원은 "1999년 김대중 정부가 법인세법 제51조2를 만든 이유는 금융 기관의 부실 자산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만, 그 후 이 조항은 민자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투기자본에 특혜를 주는 방향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법 제51조2를 폐지하고 맥쿼리인프라 등에게 정당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홍 연구위원도 과다한 토건 예산, 그중에서도 "복지의 탈을 쓴 토건"을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복지 정책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주요 원인은 복지 지출액 자체가 적기 때문이지만, 그러한 복지 지출액 중 상당 부분이 토건 사업과 관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홍 연구위원은 "최근 복지 지출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복지관, 문화관, 체육관 등이 우후죽순처럼 건립되고 있는데 그것이 지나치게 호화로워서 예산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더 많은 수혜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복지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연구위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가 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보다 사회보험료율을 높여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 나누기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 진영, 지난 1년간 재정 관련 논의는 한 발짝도 못 나아갔다"

토론자 중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민자 사업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 국장은 "도입 취지와 달리, 현행 민자 사업은 창의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규정했다.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도 사용료는 훨씬 비쌀 뿐만 아니라, 겉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민자 사업이라 부르기 궁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 사례로 김 국장은 "수익형 민자 사업의 경우 약 30퍼센트는 재정 지원, 약 40퍼센트는 정부의 저리 재무보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김 국장은 민자 사업이 "건설사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공사비 부풀리기, 최소운영수입보장, 토지수용권 부여" 등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이러한 특혜들을 폐지하는 한편 문제를 발생시킨공무원과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여전히 효율성이 낮고 질적인 문제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고용의 질을 개선하는 데, 즉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위원은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 고용 의무 할당제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한국 재정의 핵심 문제는 직접세 수입이 적고 사회복지 분야 지출 비중이 낮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실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거꾸로 가는 재정 전략"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출 통제가 아니라 계층별 형평성에 맞게 직접세 수입을 늘려가는 게 옳은 길"인데도, 그와 반대로 "'부자 감세'로 초래된 재정 수지 적자를 재정 지출 억제를 통해 해소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작년 국회에 제출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애초 정부가 설정한 균형재정 달성연도를 2014년에서 2013년으로 앞당긴 것"이라며 "이는 작년 8.15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이 균형재정 목표연도를 2013년으로 선포한 데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2013년 균형재정 청사진이 담긴 예산안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2012년 말에 제출돼, 대선에서 보편 복지 세력의 복지재정 확충론에 맞서는 핵심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실장은 상황이 이러한데도 진보 진영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복지 논의는 계속됐지만 (이를 실현할) 재정 관련 논의는 한 발짝도 못 나아갔고 그래서 저쪽(보편 복지 반대 세력)으로부터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 연구실장은 "증세 등을 통한 진보 진영의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이를 공유하며 정치적 힘으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관한 단계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실장은 "보편적 복지국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증세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증세의 3대 원칙으로 "복지 증세, 보편 증세, 부자 증세"를 제시했다.

 /김덕련 기자

2012년 5월 6일 일요일

MB맨, KDI 위기 부르다


이글은 Economy Insight 2012-04-01일자 기사 'MB맨, KDI 위기 부르다'를 퍼왔습니다.
[Special Report Ⅱ] 위기의 KDI- ① '현오석 원장 연임'에 안팎 비판 분위기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한 'MB맨' 국책연구기관장들이 잇달아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재임 기간 동안 친정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국책 싱크탱크를 정부의 '머리'가 아닌 '손발'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샀다. 특히 현오석 원장은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중시했던 KDI의 전통을 무시해 핵심 연구원들이 줄줄이 떠나도록 했다. 갈등과 혼란 속에 KDI의 국제경쟁력은 지지부진하고, 싱크탱크로서의 위상도 크게 추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 원장의 연임을 결정한 MB 정부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_편집자

박정희 정권 이래 한국 경제개발의 두뇌 역할을 해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명박 정부 들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홍릉에 있는 KDI 정문 모습. 한겨레 탁기영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 원장이 탄생했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는 4월6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현오석(62) 원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초대 원장 김만재 전 포철회장이 연임했지만, 개원한 지 얼마 안 된 과도기였음을 감안하면 현 원장이 사실상 첫 연임 원장인 셈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KDI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그의 연임을 환영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1년 반짜리(임기 3년) 원장'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왜 그럴까?

전례 없는 핵심 연구원들의 이탈

KDI 안팎에선 현 원장의 연구 자율성 침해 시비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전통적으로 연구 자율성을 중시했던 KDI에 정부와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을 주문하면서 연구원들의 불만을 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 원장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던 핵심 연구원들이 줄줄이 이직하는 사태가 초래됐다.
는 지난해 7월7일 '정부 정책에 동조를 강요하고 연구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현 원장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핵심 연구원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실제로 2011년 한 해 동안 주요 보직을 맡았던 박사급 연구원 7명이 대학과 민간연구소로 잇따라 자리를 옮겼다. 연구원의 이직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대학교수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처럼 민간 연구소나 일반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 원장은 이런 지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4월20일 서울 홍릉에 있는 KDI 원장실에서 만난 그는 '연구의 자율성 침해 시비'에 대한 질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현 원장은 "질문의 전제가 잘못됐다. 연구원 이직이 연구 자율성 침해 탓이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직 사태를 연구원의 헌신성이 부족한 탓으로 해석했다. "지금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가족, 이런 것에 더 민감하다. 데디케이션(dedication·헌신)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현 원장은 이직 사태 이후 연구원을 상대로 면담했는데, "연구 자율성 얘기는 나오지 않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더라. 그래서 지금 연구원의 정년 연장을 경사연 쪽과 논의하고 있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현 원장은 연구 자율성 침해 시비와 관련해, "그런 말은 KDI 연구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KDI의 연구는 철저하게 펠로십에 따라 이뤄진다. 연구에 한해서는 서열이 없다. 원장도 펠로 자격으로서 논의에 참여한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원장이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원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KDI는 최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정책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아 논란이 됐는데, 모두 현 원장이 개입했다.
KDI는 지난해 11월20일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발표하면서, 현 원장 지시로 애초 원안에 없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성장률 상승효과 자료를 발표 직전에 끼워넣었다. 원안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는데, 별첨된 자료는 "한-미 FTA가 예정대로 2012년 초 공식 발효될 경우 3.9~4.1%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로 0.1~0.3%포인트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시 국회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이 보고서가 발표된 이틀 후 11월22일 비준동의안을 강행처리했다. 결과적으로 현 원장이 지시한 별첨 자료가 여당의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에 큰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그러나 이 자료는 한-미 FTA가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FTA를 반대하는 쪽은 물론 이를 찬성하는 보수언론에도 비웃음을 샀다. 한-미 FTA 효과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하지 않고 다른 국책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치를 도출해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한-미 FTA 발효 이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6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이를 근거로 2012년 1년 동안 FTA로 인해 성장률이 0.1~0.3%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2011년 11월22일치)는 '근거는 없고 자신감만 넘친 FTA 보고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분석이 나왔는지 알 수 없다"는 다른 국책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보고서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KDI는 기존 연구기관의 연간가능일반균형(CGE) 모형 결과를 기초로 추산했다고 밝혔는데 이 모형은 FTA 같은 외부 충격 효과가 어떤지를 분석할 때 유용할 뿐, 특정 기간을 상정한 분석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 원장은 이 자료를 경제전망 전담팀에 맡기지 않고 당시 KDI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된 연구원에게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두고 현 원장이 핵심 연구원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 연구원은 이후 서울의 한 대학교수 자리로 옮겼다.
현 원장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준동의안 처리가) 이슈가 돼서 사람들이 궁금해할까봐 자료를 만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보고서 원안에 한-미 FTA의 효과를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게 얼마나 될지 (언론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것"이라며 "학자라면 수치가 좀 틀리더라도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DI는 또 4·11 총선을 불과 50여 일 앞두고 '이명박 정부 출범 4년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월22일 발표된 이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가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치중했다.
이명박 정부에 좋은 점수를 준 근거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2009년에도 한국은 0.3%의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지켜냈고 2010년에는 6.2% 성장을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수준의 경기회복세를 보인 점을 들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4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전세계 평균인 2%보다 1%포인트 정도 더 높은 3.1%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는 쏙 빼놨다. 이 자료가 발표된 다음날 한국은행은 "2011년 4분기 가계대출이 912조9천억원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 KDI를 부끄럽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도 KDI 보고서 내용이 얼마나 생뚱맞은지 보여줬다. 이 보고서는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DJ 정부 3.9%, 참여정부 3.4%를 기록했으나, MB 정부 4년 동안에는 2.2%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소득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DJ 정부 0.279, 참여정부 0.281, MB 정부는 0.293으로 계속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KDI 보고서는 또 환경 파괴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을 둘러싼 논란까지 일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버젓이 경제성과에 포함시켰다. 4대강 사업은 보의 균열과 강바닥 침식 현상 등으로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대규모 녹조까지 발생해 수질 악화 조짐까지 보인다. 더욱이 정부가 '4대강 수질 관리와 홍수 방지' 명목으로 20조원을 추가로 들여 4대강 지류 하천 정비 사업을 벌이는 등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가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어서 경제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KDI 핵심 인력이 모인 연구본부에서 만들지 않고 원장 직할 기구인 경제정보센터에서 작성했다. 이처럼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료를 총선을 앞두고 낸 것에 대해 연임을 앞둔 현 원장이 MB 정부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현 원장은 이런 지적에 "말도 안 된다"며 발끈했다. 그는 "가계부채를 뺀 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우리는 가계부채가 디폴트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와 DJ 정부 때도 이와 비슷한 보고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KDI 안팎에서는 현 원장 체제에서 KDI가 노골적으로 친정부 성향을 띠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KDI 구성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지난해 KDI를 떠난 한 연구원은 "현 원장은 전임 원장에 비해 연구에 많이 개입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목소리를 내는 것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 현직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중시되던 연구 자율성이 침해되고, 여기에 세종시 이전 문제까지 겹쳐서 남아 있는 연구원도 기회가 오면 나갈 궁리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현 원장은 '연구의 자율성'을 연구원들과 달리 해석한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은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정부 정책과 밀접한 연구를 해야 하고 정책에 대한 솔루션(해법)을 낼 때 정부와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펠로들한테 '정부와 부딪히지 말고 대화를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며 "이런 국책연구기관의 한계를 인식하지 않고 정부 정책을 비판만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현오석 원장(왼쪽)의 연구 자율성 침해로 KDI의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떠나고 있다. 하지만 현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의 한계" 탓으로 돌렸다. 한겨레 탁기영

지지부진한 KDI의 경쟁력

하지만 DJ 정부 때 KDI 원장을 지낸 이진순 숭실대 교수는 현 원장과 생각이 다르다. 이 전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장의 역할은 '총알받이'다. 청와대나 정부에서 연구 결과에 대한 항의가 오면 원장이 이를 막아줘야 한다"며 "연구의 생명은 자율성이다. 이게 지켜져야 연구원이 신명나게 일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이 KDI의 전통과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현 원장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사무관 때 KDI를 비롯한 국책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관료는 학자와 달리 KDI를 독립적인 싱크탱크로 보지 않고 정부 부처의 산하기관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원장과 연구원 간의 갈등은 KDI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DI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이 주관하는 2010년 세계 싱크탱크 순위 조사에서 세계 75위에 랭크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종합 6위(2009년 12위)에 올랐고, 국제개발 (International Development) 분야에서는 세계 22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2011년 조사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인도, 일본에 밀려 11위로 떨어졌고, 국제개발 분야에서도 미국과 유럽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조차 밀려 27위로 내려앉았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레바논 등에 밀려 순위(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진순 전 원장은 KDI의 현 상황을 총체적 위기로 진단했다. 이 전 원장은 "KDI의 핵심 인력이 내놓은 연구 결과물은 아주 뛰어나고, 기발한 정책 아이디어도 많이 생산한다. 그런데 이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간다면 KDI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KDI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현 원장의 책임이 크다. 그럼에도 현 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국책연구기관장을 선임하는 권한을 가진 경사연 이사회의 기형적인 구조와 허술한 심사 탓이다.
경사연 이사회는 국무총리가 임명하는 이사장과 정부 부처 차관급인 당연직 이사 8명, 외부 민간 이사 8명으로 구성된다. 이사장을 비롯한 정부 쪽 이사가 과반인 구조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부가 원하는 인사를 할 수 있는 구조다. MB 정부 이전에는 외부 민간 이사가 1~2명 더 많았다.
심사도 매우 허술하다. 후보자의 소견 발표와 이사의 면접, 그리고 이사의 토론을 거친 뒤 무기명 투표로 원장을 뽑는다. 이사와 안면이 있는 현직 원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경사연은 KDI를 비롯한 국책연구기관장에 대한 내부 설문조사를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원장 선임 때 이 자료를 이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한 외부 이사는 "경사연 사무국에서 그런 자료를 받아본 적 없다. 후보자에 대한 적절한 정보가 외부 이사한테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영근 경사연 사무총장은 "기관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사에게 제공하지 않았지만, 만약 요청했으면 제공했을 것"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KDI를 머리가 아닌 손발로 쓰려는 MB 정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설립된 KDI는 박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우리나라 대표적 싱크탱크로 성장했다. KDI 연구 결과물이 정부 경제개발전략 수립에 중요한 구실을 하면서 연구원의 자긍심도 커져갔다.
하지만 KDI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은 더이상 새롭지 않다. 현 원장은 "과거에 비해 정부 부처 능력도 향상됐고 삼성경제연구소 등 역량 있는 민간 연구소도 많이 생긴 탓"으로 돌리지만, 연구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고참 연구원은 "(MB 정부는) KDI를 더 이상 '머리'로 여기지 않고 '손발'로 사용하려는 것 같다"며 "어떤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기능으로 바람직한지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부편집장 cjlee@hani.co.kr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사설]한은의 최우선 책무는 여전히 물가안정이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8일자 사설 '[사설]한은의 최우선 책무는 여전히 물가안정이다'를 퍼왔습니다.
개정된 한국은행법이 지난 주말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조되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한은의 설립 목적에 ‘금융안정’을 추가하고, 금융회사 조사권을 부여한 것이 큰 변화다.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금융시스템의 관리 주체가 정부·금융당국에 이어 중앙은행으로까지 확대돼 한은이 금융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새로운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는 데 힘써주기 바란다.

한은이 금융안정이라는 새로운 책무를 짊어지게 된 시점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되는 것은 ‘물가안정’이다. 한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여전히 물가안정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는 뜻이다. 한은이 그동안 물가관리를 성공적으로 해왔다면 굳이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은의 반성을 촉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은은 최근 물가관리에 철저히 실패했다. 그것도 불가항력적인 실패,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는 실패가 아니라, 물가당국의 책무를 간과하고 한눈을 판 데서 비롯된 수치스럽고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실패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줄곧 금리 정상화에 소극적이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인하했던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올려 향후 물가상승을 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충고와 시장의 기대를 외면했다. 물가안정보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신경쓰는 경제성장을 더 걱정하면서 금리인상을 통한 선제적 물가관리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뒤에야 뒷북치기 금리인상에 나섰고 그마저도 미온적이었다. 김 총재는 물가급등이 원자재 값 등 해외요인 탓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올해의 기록적인 고물가는 한은이 금리 정상화에 실기(失機)한 결과다. 금리정책 실기는 가계빚 문제도 악화시켰다. 
한국 경제는 내년에 경기둔화와 물가불안을 동시에 헤쳐가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은 낮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은이 금리 정상화에 실기하지 않았더라면 경기가 하락할 때 금리를 내릴 여지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인 꼴이다. 한은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물가안정의 책무를 소홀히 여긴 대가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정책적 비판을 받는 유례없는 수모를 겪은 것도 그 대가다. 지금이라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정신차려야 한다.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사설] 경기둔화 대비하기 위해서도 ‘부자 증세’ 필요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0일자 사설 '[사설] 경기둔화 대비하기 위해서도 ‘부자 증세’ 필요하다'를 퍼왔습니다.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자는 취지로 한국판 ‘버핏세’(부자 증세)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최근 한나라당 일부 쇄신파 의원들까지 부자 증세론에 가세했다.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에는 물론 정치적 동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경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증세는 필요하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어제 개인블로그에 부자 증세를 당론으로 정하자는 글을 올렸다. 취지는 최근 정두언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던 것과 같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 구간을 하나 더 만들자는 안이다. 가령 현재 8800만원 초과 소득에는 35%의 소득세를 부과하는데 1억5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는 38~40%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참여연대가 지난 14일 입법청원한 것이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이미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 있다. 한나라당만 수용하면 부자 증세는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참여연대는 ‘1억2000만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42%로 하면 전체근로소득자의 0.28%한테만 적용되고 세수는 2012년 기준으로 1조9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조세 저항이나 세수 증대 효과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정부와 여당이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는 안이다.
정치권에선 주로 복지 수요의 증가를 부자 증세의 근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부자 증세는 경기 둔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3%에서 3.8%로 하향조정했다. 2.5~3.6%로 점친 국내외 민간연구기관에 이어 국책연구기관까지 3%대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로써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만큼 세수를 확보할지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내년 4.5% 성장에다 세수는 올해보다 9.7%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 짰다.
그러나 경기가 예상치보다 나빠지면 세수 감소로 재정의 경기조절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물가압박 때문에 좀더 적극적인 통화정책도 펴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부가 경기 둔화에 적극 대응하려면, 부자 증세로 재정을 확충하는 게 가장 적절한 선택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