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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0일 수요일

“국민연금 폐지 주장? 저소득층 노후준비 말라는 이야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0일자 기사 '“국민연금 폐지 주장? 저소득층 노후준비 말라는 이야기”'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기금 고갈해도 급여 지급돼”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2060년에 고갈된다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납세자연맹이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돌입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9만여 명이 국민연금 폐지 서명에 동참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증명했다. 그러나 복지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에게 국민연금은 사실상 유일한 노후준비 대책이라며 폐지운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에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국민연금의 개혁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윤 센터장은 한국연금학회 운영이사이며, 10년 이상 연금제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연금 전문가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폐지 주장'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국민연금이 폐지되면 저소득층의 노후 준비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적립기금 고갈에 대해서 오해가 많다"면서 "기금 고갈은 연금을 못 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제도의 불균형을 개선하라는 '사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금이 고갈되니 폐지하자는 건 본말이 전도된 얘기"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국민연금은 국가가 수수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과실의 더 얹어서 주는 것"이라며 "30세때는 국가가 왜 강제로 연금을 걷냐고 하지만, 50세만 넘어도 '더 내고 더 받을 수 없냐'고 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불신을 갖는 이유로 장기보험인 점을 들었다. 윤 센터장은 "건강보험은 단기 보험이라 짧은 기간 안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반면 국민연금은 노후에 급여를 받기 때문에 '받을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김병철


또한 기금 고갈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국민연금은 낸 돈 보다 많이 돌려받는 구조"라며 "‘산수적’으로도 기금은 소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센터장은 재정 안정화를 위해 기금 고갈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노동 신장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2007년 연금 개혁 당시 보험료율을 12.9%까지 인상하려 했지만 소득대체율만 낮춘 반쪽 개혁이 됐다"면서 "그때부터 5년이 지났고, 고령화도 가속화된 만큼 10~20년 안에 보험료율을 12.9%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센터장과 일문일답이다. 
 
- 국민연금 추계재정위원회는 2060년에 적립기금이 고갈된다고 발표했다. 막을 수 없나.
국민연금은 낸 돈 보다 많이 돌려받는 구조다. 산수적으로도 기금은 소진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제도를 잘못 운영해서 소진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한다. 그러나 구조상 불가피하고 어쩔 수 없다. 제도를 도입할 땐 정부가 소득대체율 70%를 준다고 했다가 40%로 낮추는 등 제도 수정이 있다보니 오해가 증폭된 측면도 있다. 
 
-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현재 400조 원이나 있는데도 문제인가.
적립기금이 있지만 국민연금 잠재 부채가 있다. 잠재 부채는 미래에 지급할 금액에서 현재 적립기금을 뺀 금액이다. 공무원·군인연금을 예로 들면 정부가 지급을 보장한다고 했기 때문에 잠재 부채 340조 원이 국회 회계결산에 들어가 있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3%의 보험료를 내면 소득대체율 70%를 약속했다. 소득대체율 70%을 보장하려면 20~25% 수준의 보험료를 걷었어야 했다. 지금은 적립기금이 쌓였지만 1988년부터 보험료를 적게 받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부채가 있다. 우리는 지급한다고 약속한 것보다 너무 적게 걷었다. 
 
- 현재 국민연금 잠재 부채는 얼마인가.
이번 3차 추계에서 계산은 했지만 공개는 안했다. 나 같은 재정 안정론자는 공개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부는 부담스러워 한다. 안그래도 고갈된다는데 '진짜 못 받는 것 아니냐'며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라는 게 전문가들만 하는 게 아니라, 일반 국민들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해를 줄여나가야 한다. 
 
일부 학자들은 '뒷방에 황금(적립기금)을 쌓아놓고, 앞방의 노인이 굶어가는 걸 방치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잠재부채를 고려하면 실제 쌓아놔야 할 돈은 이미 지급해야 할 돈의 3분의 1밖에 안될 수도 있다. 
 
- 40%로 인하된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소득대체율을 건드는 건 말도 안된다. 현재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기 위해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6%로 높여야 한다는 재정추계결과는 어떻게 볼거냐. 그래야 후세대도 이 제도를 누릴 수 있다. 
 
- 3차 재정추계 결과는 '적립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해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기금 고갈을 늦출 수 있고,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가 가능하다. 2007년 연금 개혁 당시 2018년까지 보험료율을 12.9%로 올리려고 했지만 소득대체율만 낮춘 반쪽 개혁이 됐다. 그때부터 5년이 지났고, 고령화도 가속화 된만큼 10~20년 안에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려야 한다.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김병철


- 적립기금이 고갈되면 '그해 보험료를 걷어서 그해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많은 나라가 부과식으로 운영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저출산 고령화가 너무 빠르다. 부과식이 유지되려면 부담하는 그룹과 수급하는 그룹의 인구구조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보험료율도 높아야 한다. 우리는 부과방식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인구구조로 이미 진입하고 있다. 미국도 부과방식으로 가지만 출산율이 2명을 넘고 보험료율도 12.5%로 높다. 
 
- 전세계에서 적립식으로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5개국뿐인가.
스웨덴 등의 연금제도는 복잡해서 적립식, 부과식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잘못 이해하는 게 많다. 그리고 몇개 나라가 적립, 부과식으로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OECD 서구 선진국이 인구 고령화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어떤 방향으로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 선진국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  
저성장, 고령화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부과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이 나온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적립식으로 가는 추세가 강하다. 스웨덴도 바뀌고 있다. 스웨덴은 1985부터 1998년까지 논쟁을 거쳐 이런 연금개혁안을 도입했다. 
 
스웨덴은 연금 급여가 평균수명과 경제성장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자동안정화장치(Built-in stabilizer)를 도입했다. 노르웨이도 2011년 기초연금을 폐지하고, 스웨덴과 같은 NDC(명목확정각출제도)를 도입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만큼 연금 급여가 자동으로 줄어들고, 정부 부채도 줄어든다. 독일도 연금개혁을 진행 중이며 30년 동안 소득대체율을 40%로 줄이고 있다. 
 
- 한국 상황은 어떤가.
선진국은 보험료율은 고정되어 있고, 급여액은 경제사회적으로 연동되어 있으니 장기적 제도 안전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수준의 제도 개혁도 아니고 보험료 인상만 논의하는데도 막히니 답답하다. 선진국은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했는데 우리는 '적립식이냐 부과식이냐'를 두고 싸우는 게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냐. 
 
- 실질 소득대체율이 낮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노후 대책은 뭔가.
취약계층은 45세, 고소득층은 53세쯤 회사에서 퇴직한다. 노동시장 개편을 통해서 중고령자 근로를 활성화해야 한다. 적어도 정년을 65세까진 연장하면 연금 납부 기간도 10년은 늘릴 수 있다. 같은 40%(소득대체율)라도 가입기간이 길면 연금 수급액이 늘어나지 않는가. 
 
베이비부머들이 노동시장에서 한꺼번에 다 나가지 않도록 임금 피크제 등을 적용해서 퇴직 연령을 늦춰야 한다. 일하는 시간을 하루 8시간에서 2~4시간 등으로 줄이는 부분근로도 필요하다. 정리하면 국민연금 제도만이 아니라 일자리 정책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김병철


- 연금제도 개선 방안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어떤 방안을 예상하나.
내가 제도발전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지만 위원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른다. 진짜 의견 조율이 안되면 복수안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가.
‘산수적’으로만 보면 '낸 보험료에 비해 너무 많이 받은 것 아니냐'에 대해선 공감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올리냐, 언제 올리냐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보험료율 인상안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도 나왔었다. 그때도 2018년까지 12.9%로 올리자고 했는데 빨리 인상해야 한다. 
 
- 왜 보험료율 인상을 빨리 해야 하는가.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연금제도 개혁은 어려워진다. 우리 국민연금 제도가 낸 것보다 많이 받는 '저부담 고급여' 구조이기 때문이다. 중위자 투표모형(median voter model)이라는 게 있다. 한 사회에 세 연령층으로 나눴을 때 중년층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것'을 선호한다. 납부하는 기간은 짧고, 수급하는 기간은 길기 때문이다. 
 
반면 청년층은 적게 내고 많이 받으면 재정 문제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다. 고령화라는 건 중년층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중의자 투표모형에 의하면 복지제도는 적정수준 보다 확대될 수밖에 없다. 
 
- 중년층의 표를 얻기 위해 정치권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가.
정당의 이념과 상관없이 당선되기 위해서 과도한 복지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금제도 개혁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빨리 개선해야 세대 갈등도 해결될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도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복지 요구가 분출하지 않았나. 투표는 적정 수준을 넘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하게 되어 있다. 스웨덴 등이 연금제도에 자동안전화장치를 적용한 이유는 이렇게 정치(투표)가 개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우리는 고령화도 빠른데, 연금 성숙도(수급자 확대)도 선진국에 비해 너무 빠르다. 
 
- 일각에선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노후는 한 번 판단을 잘못하면 돌이킬 수가 없다. 30세 때는 국가가 왜 강제로 연금을 걷냐고 하지만 50세만 넘어도 '더 내고 더 받을 수 없냐'고 한다.
 
강제적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국가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국민의 노후 복리를 위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작은 문제나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폐지를 주장하는 건 정신없는 얘기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면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가.
 
- 폐지 주장은 '노후준비는 개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철학적 기반에서 나온 것 아닌가.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나오는 복지 욕구는 뭔가. 개인에 맡긴다는 건 결국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양극화가 심화되는데 노후준비를 민간에 맡기면 고소득층은 이중 삼중으로 준비를 하고, 저소득층은 준비를 못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수수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과실의 더 얹어서 주는 것이다. 반면 민간연금은 이윤을 남기면서 하는 거다. 칠레처럼 연금을 민영화 한 곳은 경제가 나빠지면서 '깡통 계좌'가 속출했고, 민영화했지만 결국 국가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
 
- 건강보험제도도 강제 납부인데 불신이 적은 이유는?
건강보험은 단기 보험이라 짧은 기간 안에 혜택은 받는다. 반면 국민연금은 장기보험이다. '기금 고갈되니 폐지하자'고 필요 이상으로 위험을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보니 '열심히 납부해봤자 받을 수 있을까'는 불안감이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국가에 대한 불신이 많은 것도 작용하는 것 같다. 
 
- 폐지론 배경엔 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 아닌가.
적립기금 고갈에 대해서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기금이 소진되면 연금을 못받는다는 건 오해다. 기금 고갈은 연금을 못 받는다는 게 아니라, 제도의 불균형을 개선하라는 ‘사인’이다. 고갈되니 폐지하자는 건 본말이 전도된 얘기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2013년 1월 24일 목요일

저소득층이 외면하는 진보정치, 어떡하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23일자 기사 '저소득층이 외면하는 진보정치, 어떡하지?'를 퍼왔습니다.
계급투표가 실현되도록 할 수 있는 방법과 향후 전망

‘왜 저소득층은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을까?’ 많은 진보정당 지지자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오늘날의 진보정치는 ‘서민은 서민정당을 지지하자’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일종의 ‘계급투표’를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된 예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서술한 것과 같은 의문들이 던져지는 것이다. 오랫동안 이러한 의문은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연구 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여론조사 결과나 통계 등을 통해 추론한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었다.
23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가 내놓은 ‘사회계층과 투표 선택’ 연구는 이러한 추론에 또 하나의 근거로 작용하게 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통계청이 밝힌 우리나라 2012년 3분기 평균 가계소득(414만 2천원)을 기준으로 하(199만원 이하), 중하(200~399만원), 중(400~499만원), 중상(500~699만원), 상(700만원 이상) 등 5개로 소득계층을 구분할 경우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계층은 18대 대선에서 자신들의 계급적 처지에 충실한 투표를 했다. 상위계층의 57.4%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다. 이것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보다 약 15% 높은 것이다. 이들은 또한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등 진보세력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계급적 처지를 고려하면 당연한 결론이다.
하지만 하위 집단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박근혜 후보가 65.7%의 지지를, 문재인 후보는 31.4%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를 검토하면 저소득층의 정치적 지향이 보수층에 쏠려있다는 결론을 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즉, 서민을 대변하겠다는 이념적 지향을 갖고 있는 정치세력을 저소득층이 지지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민주노총 대변인을 지내며 '노동계의 입'으로 불리기도 했던 '부동산 계급사회'의 저자 손낙구 보좌관. ⓒ권우성(오마이뉴스)

그간 진보진영에서는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이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해왔다.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브레인으로 꼽히는 손낙구 보좌관(최원식 의원실)의 경우 ‘부동산 계급사회’ 등의 저서를 통해 부동산의 소유 등을 기준으로 계급배반투표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 여부를 다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저소득층이 보수적 지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 중 진보진영에 표를 던질만한 사람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계급배반투표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

그래서 일각에서는 저소득층이 실질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직선거법 등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현식 진보신당 정책위원은 2012년 9월 경 한국정치학회의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2011)’를 인용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고용계약 등에 따른 노동조건 때문에, 다시 말해 먹고 살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비율이 무려 70%에 육박한다’며 투표시간 연장을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참고 : , 진보신당 홈페이지)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진보진영의 선거전략 자체를 문제 삼기도 한다. 진보정당에서 오랫동안 지역정치 활동을 한 활동가는 ‘선거 때 언론의 관심을 받는 의제들은 저소득층의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들이 많다’면서 ‘평소에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말하다가도 선거 때가 되면 관심을 많이 받는 의제들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2012년 총선 등에서 ‘야권연대’, ‘정권심판’ 등의 의제들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그는 주장했다.
진보정당들이 특정 계층을 겨냥하기 보다는 전체 대중을 겨냥하고 던져온 메시지들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진보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는 한 진보정의당원은 ‘계급투표보다는 오랫동안 진보정치가 보수정치보다 깨끗하고 유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에 더 공감해왔는데 더 이상 그런 주장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돼 실의에 빠져있다’고 고백했다. 소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 등 때문에 진보정치가 깨끗하고 유능한 것이 아니라 더럽고 음모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보수정당에 비해 열악한 지역 조직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진보신당의 지역당원협의회 관계자는 ‘보수정치인들은 아파트자치회나 주민자치위원회, 하다못해 성당이나 교회 등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을 자신의 핵심 지지자로 만들 수 있다’면서 ‘진보정치에게도 자신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공간들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 구로 민중의 집 내부. 진보신당의 경우 각 지역조직에서 민중의 집 등의 '거점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참세상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민중의 집 운동’등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8월 정경섭 마포 민중의 집 대표는 ‘민중의 집 : 술과 이웃 토론과 배움이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이라는 저서를 통해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등의 서유럽 국가에서 발달했던 민중의 집을 소개한 바 있다. 마포 민중의 집은 ‘동네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지역 단체들의 사랑방’을 자처하며 방과후 교실, 자전거·독서 등 각종 소모임, 밥상모임 등을 통해 주민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지역의 대형 마트 입점 투쟁 등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주민 조직화를 도모하고 있다.

‘계기’가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새로운 시도들은 단편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그 자체로 제각각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진보정치를 지지하지 않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조건들로 충분한 것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당장 놓여있는 정치적 상황들이 문제다. 진보정치가 위기 속에서 활로를 찾았던 과정을 돌이켜보면 어떤 ‘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2002년 지방선거에서 8%의 정당득표를 얻은 동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해 2004년 10여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것으로 황금기를 맞이했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등의 진보정당들은 그 당시 확보했던 역량들을 소진하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그 당시 민주노동당의 성공이 있었기에 위에 서술한 문제의식들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계기가 없는 상황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그 책임을 놓고 계파별로 대립하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실추된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 진보정의당은 향후의 노선에 대한 내부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으며 진보신당 역시 대선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론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보정의당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국회 로비를 점거하고 진보신당이 지도부 선거에 돌입하는 등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고 앞으로의 전망을 예상해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를 촉구 농성을 벌이고 있는 진보정의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가졌다. 심상정 의원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즉, ‘공중전’의 영역에서는 장기간의 시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계급투표가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대응들이 단기간에 효과를 거두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거점을 만들거나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더라도 '투표할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계급투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지상전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지구전인 셈이다. 지구전에서의 승자가 언젠가 벌어질 공중전에서의 승부에서도 승자가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어려운 싸움이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하우스푸어 57만가구… 자영업자 1인당 빚 1억 육박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30일자 기사 '하우스푸어 57만가구… 자영업자 1인당 빚 1억 육박'을 퍼왔습니다.

ㆍ저소득층 다중채무자 크게 늘어… 가계부채 위험 수준

자영업 다중채무자와 고연령층, 하우스푸어 대출자의 가계부채 부실위험이 사회적 문제로 번질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여건이 더 나빠지면 이들은 집값 하락과 소득 감소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은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가계부채의 미시구조 분석 및 해법’ 워크숍을 열고 가계부채 전반에 걸친 분석을 내놓았다.

■ 자영업 다중채무자 심각

지난 6월 말 금융기관 3곳 이상으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316만명으로 전체 채무자 1725만명의 18.3%였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278조9000억원이다. 다중채무자 중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대출자는 12.6%, 3000만원 이하는 38.1%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2010년과 2011년 중 연소득 1000만원 초과 3000만원 이하 소득계층에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연체자 비중도 큰 폭으로 늘었다. 연소득 1000만원 이하 다중채무자 중 연체자 비중은 2010년 11.8%에서 지난 6월 기준 17.2%로 늘었다. 연소득 1000만원 초과~2000만원 다중채무자 중 연체자 비중도 11.4%에서 17.4%로 증가했다.

50세 이상 다중채무자 비중은 2011년 29.3%에서 지난 6월 기준 31.5%로 증가했다. 50대의 경우 퇴직 등으로 소득창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 유동성 부족을 겪을 뿐 아니라, 만성적인 부채문제를 낳을 것으로 예측됐다.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 3월 말 345조원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 부채규모는 1인당 평균 966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이들의 제2금융권 대출액 비중은 2010년 8월 38%에서 2년 만인 지난 8월 44%대로 증가했다. 이자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가계금융조사에서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59.2%로 상용근로자 83.4%보다 2배 정도 높았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7%로 임금노동자의 1.3%보다 높았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으로도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3%로 전체 다중채무자 평균 1.6%보다 크게 높았다.

■ 하우스푸어 최대 57만가구 추정

보유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합쳐도 대출금조차 못 갚거나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고위험가구’는 10만1000가구에 이르렀다. 이들이 빌린 총 대출금은 47조5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이 60%를 넘는 ‘잠재적 위험가구’는 56만9000가구였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경상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잠재적 위험가구는 소득의 60% 이상을 빚 갚는 데 써야 해 하우스푸어로 볼 수 있다. 잠재적 위험가구의 대출규모는 14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우스푸어는 40~50대가 35만2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가 26만1000가구,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3만9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앞으로 집값이 20% 하락하면 고위험 하우스푸어는 최대 14만7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른 금융권 손실은 추가적으로 16조6000억원 발생할 것으로 봤다.

■ 부동산 비중 높은 고연령층 위험

고연령층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아 집값이 더 내려가면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60대 이상 대출자는 3만4489명이고 부채금액은 1조9460억원에 달한다. 평균 부채금액은 5648만원으로 전체 평균 부채금액 4803만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60대 이상 대출자의 연체율은 0.93%로 전체 평균 1.09%보다 다소 낮았다. 그러나 60대 이상 가운데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계층의 연체율은 1.35%로 20~50대보다 높았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은 대출구조상 일시상환 비중이 커 만기도래 시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부실위험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분기, 3분기 들어 이들 연령층의 연체율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연령층의 위험이 점차 가시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지역도 일부 있어 가계부채 문제를 둘러싼 주변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1일자 기사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나]
 ⑤ 유석철씨 부부의 세금 이야기

한해 재산세 20만원이 전부이고
근로소득세도 전혀 안내지만
“세금 너무 많다” 왜곡된 인식 커
노령연금은 월 9만4천원 수령

한국 조세부담률 19.8%로
OECD 평균 25% 크게 밑돌아
낮은 세부담 혜택은 부자몫
소득 불균형 문제 ‘증세’로 풀어야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석률(가명·69)씨가 한 해 동안 내는 세금(직접세)은 대략 20만원 수준인 재산세뿐이다. 절대 액수로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세금이 너무 많다”는 말이 입버릇으로 굳어져 있다. 유씨의 부인 이영숙(가명·64)씨는 “없는 사람에겐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백화점 식당가에서 1주일에 4일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다. 월수입이 60만원 수준이어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남편 유씨는 늦게 신고된 호적 탓에 지난해부터 매달 9만4000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두달치 노령연금이 일년치 재산세에 버금가지만 유씨의 눈엔 세금과 노령연금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들어오지 않는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돈을 내면 다시 돌아오잖아. 고용보험은 2년 전엔가 할멈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타먹었지만 세금은 돌려받는다고 생각 안 해.”주변의 노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란다. 이씨는 “세금 하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저소득층마저 ‘세금 폭탄론’의 편에 서는 기이한 현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왜곡된 인식 탓에 세금폭탄이 서민들한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22일 오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 당원들이 ‘무상급식은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하며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업과 개인에게서 더 많이 걷어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세금의 기본 구조다. 유씨 부부가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경제민주화가 부부의 납부 세금과 깊게 관련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헌법에도 이런 내용이 잘 담겨 있다. 헌법 119조2항엔 국가의 역할 중 하나로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설령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소득이 극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재분배 수단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유씨가 그리 불편해하는 세금이다.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아주 미약한 게 현실이다. 유씨가 노령연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돈”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조세와 이전지출(실업수당 등)’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지니계수 기준) 감소 정도는 2008년 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31.3%)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이러한 낮은 소득재분배 효과는 세금을 적게 걷어 조금 돌려주는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씨가 2010년까지 8년 동안 한 기업체 연수원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월 100만원, 부인 이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전환하기 전 종일제로 월 120만원씩 벌 때도 부부는 소득세를 내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유씨 부부처럼 월급을 받으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계층은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른다. 이는 미국·일본·캐나다 등의 20% 안팎에 견주면 높은 수치다.유씨 부부보다 형편이 나은 중산층은 어떨까? 식품 가공업체 간부인 류아무개(41)씨는 서울 강북에 약 100㎡ 크기의 중형 아파트를 갖고 있다. 지난해 급여 총액 5456만원 가운데 2.3%인 125만원을 근로소득세로 낸 그는 “솔직히 세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낮은 세부담의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자다. 우리나라에서 조세가 소득 불평등도를 거의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도 결국 부자들이 내는 세금의 몫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2010년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상위 10%는 평균 소득이 1억300만원에 이르지만, 소득의 11.1%를 세금으로 냈다.글로벌 세금 전문 자문업체인 케이피엠지(KPMG)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화 10만달러(약 1억114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세/소득)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부자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최고세율(38%) 대상자는 근로소득자 1430만명 가운데 3만여명뿐이다.이렇게 세금을 내는 사람도 적고, 그나마 내는 사람도 적게 내는 구조는 낮은 조세부담률(조세/국내총생산)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약 25%보다 크게 낮다. 현 정부 들어서 감세로 조세부담률은 이전 정부 때보다 낮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 “혜택의 70%가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감세의 정당성을 옹호했지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지난 4년간 약 64조원에 이르는 감세 혜택의 60% 이상이 대기업과 부자의 차지였다”고 말했다.

( *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혜택이 컸다. ‘가난한 개인, 부자 기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사회의 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소수 재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들의 세부담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15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 중 약 11.9%만을 세금으로 냈다.강병구 인하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이는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24.2%)은 물론 ‘최저한세율’(공제·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할 최소한의 세율) 14%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해 실제로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오이시디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유씨 부부는 없는 살림에 당장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 하면서도, 부자들도 더 낸다면 ‘증세’를 꺼리지 않겠다고 했다. 부인 이씨는 “있는 사람이 더 낸다면 우리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금을 ‘복지’로 되돌려받는다는 전제에서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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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와 나]
 ⑤ 유석철씨 부부의 세금 이야기

한해 재산세 20만원이 전부이고
근로소득세도 전혀 안내지만
“세금 너무 많다” 왜곡된 인식 커
노령연금은 월 9만4천원 수령

한국 조세부담률 19.8%로
OECD 평균 25% 크게 밑돌아
낮은 세부담 혜택은 부자몫
소득 불균형 문제 ‘증세’로 풀어야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석률(가명·69)씨가 한 해 동안 내는 세금(직접세)은 대략 20만원 수준인 재산세뿐이다. 절대 액수로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세금이 너무 많다”는 말이 입버릇으로 굳어져 있다. 유씨의 부인 이영숙(가명·64)씨는 “없는 사람에겐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백화점 식당가에서 1주일에 4일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다. 월수입이 60만원 수준이어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남편 유씨는 늦게 신고된 호적 탓에 지난해부터 매달 9만4000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두달치 노령연금이 일년치 재산세에 버금가지만 유씨의 눈엔 세금과 노령연금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들어오지 않는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돈을 내면 다시 돌아오잖아. 고용보험은 2년 전엔가 할멈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타먹었지만 세금은 돌려받는다고 생각 안 해.”주변의 노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란다. 이씨는 “세금 하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저소득층마저 ‘세금 폭탄론’의 편에 서는 기이한 현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왜곡된 인식 탓에 세금폭탄이 서민들한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22일 오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 당원들이 ‘무상급식은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하며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업과 개인에게서 더 많이 걷어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세금의 기본 구조다. 유씨 부부가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경제민주화가 부부의 납부 세금과 깊게 관련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헌법에도 이런 내용이 잘 담겨 있다. 헌법 119조2항엔 국가의 역할 중 하나로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설령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소득이 극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재분배 수단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유씨가 그리 불편해하는 세금이다.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아주 미약한 게 현실이다. 유씨가 노령연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돈”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조세와 이전지출(실업수당 등)’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지니계수 기준) 감소 정도는 2008년 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31.3%)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이러한 낮은 소득재분배 효과는 세금을 적게 걷어 조금 돌려주는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씨가 2010년까지 8년 동안 한 기업체 연수원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월 100만원, 부인 이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전환하기 전 종일제로 월 120만원씩 벌 때도 부부는 소득세를 내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유씨 부부처럼 월급을 받으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계층은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른다. 이는 미국·일본·캐나다 등의 20% 안팎에 견주면 높은 수치다.유씨 부부보다 형편이 나은 중산층은 어떨까? 식품 가공업체 간부인 류아무개(41)씨는 서울 강북에 약 100㎡ 크기의 중형 아파트를 갖고 있다. 지난해 급여 총액 5456만원 가운데 2.3%인 125만원을 근로소득세로 낸 그는 “솔직히 세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낮은 세부담의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자다. 우리나라에서 조세가 소득 불평등도를 거의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도 결국 부자들이 내는 세금의 몫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2010년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상위 10%는 평균 소득이 1억300만원에 이르지만, 소득의 11.1%를 세금으로 냈다.글로벌 세금 전문 자문업체인 케이피엠지(KPMG)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화 10만달러(약 1억114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세/소득)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부자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최고세율(38%) 대상자는 근로소득자 1430만명 가운데 3만여명뿐이다.이렇게 세금을 내는 사람도 적고, 그나마 내는 사람도 적게 내는 구조는 낮은 조세부담률(조세/국내총생산)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약 25%보다 크게 낮다. 현 정부 들어서 감세로 조세부담률은 이전 정부 때보다 낮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 “혜택의 70%가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감세의 정당성을 옹호했지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지난 4년간 약 64조원에 이르는 감세 혜택의 60% 이상이 대기업과 부자의 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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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기업의 혜택이 컸다. ‘가난한 개인, 부자 기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사회의 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소수 재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들의 세부담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15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 중 약 11.9%만을 세금으로 냈다.강병구 인하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이는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24.2%)은 물론 ‘최저한세율’(공제·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할 최소한의 세율) 14%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해 실제로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오이시디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유씨 부부는 없는 살림에 당장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 하면서도, 부자들도 더 낸다면 ‘증세’를 꺼리지 않겠다고 했다. 부인 이씨는 “있는 사람이 더 낸다면 우리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금을 ‘복지’로 되돌려받는다는 전제에서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사설]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모는 ‘부양의무자 기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02일자 사설 '[사설]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모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퍼왔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에서 제외한 8만4908명 가운데 61%인 5만1820명이 실제론 극빈층인데도 부양가족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유로 탈락했다고 한다. 생활 형편은 기초수급자와 다를 바 없는데 부양가족의 소득 때문에 갑자기 생계·주거·의료 급여 등이 끊어진 사람들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독소조항’으로 비판받아온 부양의무자 기준이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음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지난해에 기초수급자가 8만여명이나 대거 탈락한 것은 정부가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으로 수급자를 엄격하게 가려낸 탓이 크다. 대법원 가족관계기록부, 국세청 일용직근로자 소득내역, 국민연금, 실업급여 등 수백종의 전산정보가 연계된 이 시스템을 활용해 정부는 부정수급자를 솎아낸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년6개월 동안에만 모두 15만4305명이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됐다. 기초수급자 수는 2009년 157만명에서 올 9월에 141만명으로 크게 줄었다.정부의 이런 물샐틈없는 검증체계는 ‘법대로’에는 맞을지 모르나 저소득층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부양의무자(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기준이다. 현행 제도는 부양의무자 소득의 일정 부분을 부양비로 간주해 기초수급자의 소득 등과 함께 심사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경남 거제시에 사는 이아무개(78)씨의 경우, 지난 6월 기초수급자 확인조사에서 딸과 사위의 소득에 따라 간주된 부양비가 최저생계비를 6600원가량 초과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잃었다. 이씨는 딸 내외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온 처지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8월 거제시청 앞에서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문제는 이씨의 사례가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데 있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자료를 보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103만명에 이르지만, 이들 가운데 70%는 부양의무자로부터 한푼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초생활보장제의 취지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생계·주거·교육·의료 등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부양의무자 기준은 그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빈곤 사각지대’가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 사정 악화로 가계부채가 늘고 생계형 범죄와 자살이 급증하는 등 저소득층의 삶이 추락세인데 정부가 지원 대상까지 줄여서야 되겠는가.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 안쓰러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0일자 기사 '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 안쓰러워”'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법의학자들 “장준하 선생 추락아닌 가격 가능성”… 오늘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결정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은 일왕 사과 요구 발언으로 일본 정부가 외교적 무례를 불사한 채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다 총리의 유감 편지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침에 이어 한국 국채 매입을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단호한 대응을 할 것처럼 보였던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거센 반응에 우왕좌왕하면서 진화에 급급한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경향신문). 그저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지 안쓰럽다는 반응도 나왔다(한겨레).
37년 만에 공개된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에 대해 여러 법의학자들이 누군가에 의해 가격당한 흔적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다음은 20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일본, 보복수단 총동원/한국, 대응책 우왕좌왕)
-국민일보 (내가 무슨?…중산층 인식 ‘와르르’)
-동아일보 (30대그룹 2002~2011년 직원 46만명 늘어…증가율 64%/일자리 창출 ‘평균이상’ 매출 증가율엔 못 미쳐)
-서울신문 (월요포커스 29개 기업집단 112개 비은행금융사 ‘소유’/‘[4% 룰’ 땐 수천만주 매각해야)
-세계일보 (독도·일 안보리 상임국 진출 연계)
-조선일보 (북 EMP 공격대비 국군 방호 벙커 비밀 성계도 유출)
-중앙일보 (요즘 고3, 대학 수학 배워야 대학 간다)
-한겨레 (한·중·일 우파 득세에 외교 실종…격전장 된 센카쿠·독도)
-한국일보 (사적 폭력 서슴지 않는 기업들)

이정빈 교수 “장준하 선생 추락 아닌 가격 가능성 커”

37년 만에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유골 사진에 대해 가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법의학자들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머리뼈에 지름 6㎝ 크기로 선명하게 나타난 원형 골절 부위에 대해 법의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는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법의학교실)는 “추락이 아니라 가격(에 의한 골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넘어졌을 때 하필이면 지름 6~7㎝짜리 망치 같은 것에 부딪힌 게 아니라면, (추락했다는) 산에 그런 (원형 골절을 입힐) 물체가 있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추락으로 인한 골절상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유골 사진을 살펴본 이 교수는 “(장 선생의) 머리뼈 골절 흔적은 망치처럼 모서리가 있는 물체가 아주 정통으로 수직으로 (머리에) 부딪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겨레신문 8월 20일자 2면

이호 전북대 의대 교수(법의학교실)는 “사진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추락과 가격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가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락했다면 여러 가지 형태로 생기는 ‘선상 골절’이 나타나는데, (장 선생의 경우처럼) 함몰 부위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골절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창호 혜천대 교수(간호학과)도 “(장 선생의) 유골에는 머리뼈, 골반뼈 외에 다른 뼈의 손상이 없는 듯 보이는데, 추락은 머리뼈뿐만 아니라 다른 뼈의 손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추락에 의한 사망이 아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본 거센 보복에 한국 우왕좌왕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일본 정부가 한국 국채 매입을 철회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등 선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복에 나서기로 해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정부는 강온 대응책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21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독도 관련 각료회의를 열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 축소 등 대응책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내각 관방은 모든 부처에 한국 관련 정책과 회의, 교류사업 등을 총점검해 20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1일 각료회의 후 한국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제안하는 구상서(외교서한)를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향은 “한국이 공동제소를 거부할 경우 단독제소, 1965년 한일협정 당시 교환 공문에 따른 조정 요구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해 독도 문제의 장기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향신문 8월 20일자 3면

이에 반해 한국 정부는 조용히 대응한다는 기존의 방침 아래 일본 공세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경향은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한 뒤 대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라며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대통령 일왕 발언 때문인지 일본 측 반응이 너무 강해 정부로서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향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지난 17일 일본 측의 서신 공개 등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강온 의견이 맞서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실무진은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 역사를 꾸짖고 독도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철회하라는 등의 대변인 성명 초안 네 문장을 올렸지만, 필요 이상으로 일본을 자극한다며 삭제됐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 “독도 문제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일본의 반발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독도 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는 정부 내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만에 하나 독도 문제가 유엔 총회나 안보리에 상정되고 ICJ에 제소하라는 국제 여론이 높아질 경우, 독도 문제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발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는 10월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임기 2013~2014년) 진출에 극력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조선은 예상했다. 현재 한국은 캄보디아, 부탄 등과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경쟁하고 있다.
조선은 서울의 고위 외교 소식통의 말을 빌어 “일본이 모든 것을 동원해 야비하게 나오는 모양새”라며 “독도 등 한일 문제가 유엔에서 다뤄지면 양국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독도 대응 무대책·무대응·무철학”

]일본의 대응이 거세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져나왔다. 경향신문은 “무대책·무대응·무철학을 드러냈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다”며 “대통령이 건국 이후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 이후 1주일여 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대일외교의 민낯”이라고 개탄했다.
경향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말이 앞서건, 행동이 앞서건 일단 지도자 차원에서 의사표현을 했다면 후속 조치가 당연히 따라야 한다”며 “후속 방안이 궁하다면 말과 행동을 늦추고 적기를 모색해야 하는 게 외교의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일왕 폄하 발언에 대해 경향은 “한·일 간에 일왕의 방문 문제를 공식 외교의제로 논의한 적조차 없는 상태에서 언제, 누구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인지조차 분명치 않다”며 “명백한 외교적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상식을 느닷없이 일깨워준 것 외에 독도 방문과 이후 대통령의 발언들을 통해 대한민국이 얻은 것이 무엇인가”라며 “그 후폭풍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맨 뒷부분에 “우리 정부 외교 책임자들도 우리 정부가 우리의 의사를 관철할 가장 효과적인 외교적 행동과 수단을 선택해왔는가를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가…안쓰러워”

일본 총리의 유감 편지 공개 및 한일 재무장관 회담 취소 방침 등 일본 정부의 공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사설에서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일왕 발언이 이런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본은 이 대통령의 일왕 발언이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과 발언 내용의 적실성은 구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람 중 누구도 일왕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 없이 방한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일왕 발언 때문에 내각과 일본 전체가 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일왕을 ‘현인신’으로 내세워 주변국을 침략했던 과거 ‘제국주의 일본’을 상기시킬 뿐”이라며 “민족주의에 기대는 게 정권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묘약이 될 수 있지만 고립과 대결을 불러오는 화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일본 쪽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8월20일자 사설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한겨레는 “문제를 먼저 만든 이상, 뒤로 물러서는 인상만 주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길 당부한다”며 “일본이 지난달 말 연례적으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방위백서를 낸 데 대해선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으로 대응하더니, 더 중대한 사법재판소 제소 방침엔 그보다 강도가 낮은, 단 두 줄짜리 대변인 논평으로 끝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준비된 방문이란 말과 달리 지금까지 정부의 대응은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 것 같아 안쓰럽다”고 개탄했다.

한겨레 8월20일자 1면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민국’과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처음으로 설치했다. 경상북도는 19일 오전 독도경비대가 주둔한 독도 동도의 망양대에서 ‘독도 표지석’ 제막식을 열었다.
망양대의 국기게양대 앞에 설치된 독도 표지석은 흑요석 재질로 높이 115㎝, 가로 세로 각각 30㎝ 규모로, 앞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필로 ‘독도’, 뒷면에는 ‘대한민국’, 측면에는 ‘이천십이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새겨져 있다.
제막식에 참석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치사를 통해 “대한민국 동쪽 끝 우리 땅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라며 “국민의 뜻이 담긴 독도 표지석은 대한민국 주권의 상징이 되고 독도를 지키는 정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 대선후보 경선 투표율 최저…박근혜 1인독주 썰렁한 경선

새누리당의 18대 대선후보 경선 결과가 41.2%에 그쳤다. 대신 박근혜 후보가 사상 최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등은 당내 ‘박근혜 대세론’과 돈 공천 파문 등에 따라 집권 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겹치면서 국민적 관심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 잠정집계한 최종 투표율 41.2%(8만2624명 투표)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율 70.8%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며 이회창 후보가 대세를 점한 2002년 50.1%보다 낮았다.
투표율 저조에 대해 경향은 “박근혜 후보 독주를 비박근혜(비박) 주자들이 견제하지 못하면서 승부 자체가 싱거웠고, 당원들의 주목도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66.7%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19.4%로 가장 낮았다. 박근혜 후보 지지세가 강한 영남지역의 참여가 높았던 반면 다른 지역은 투표참여 유인이 적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대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이면서 영남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박 후보 득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으며, 80%를 넘을지가 관심거리라고 경향은 분석했다.

중산층 10명 중 3명 “나는 저소득층”

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인 사람들 가운데 32.0%는 본인이 저소득층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은 19일 ‘중산층 주관적 귀속의식 및 복지인식’ 보고서에서 2009년, 2010년 ‘복지패널조사’ 원자료와 2011년 ‘중산층가족의 복지인식 및 체감도 조사’를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 50~150%는 중산층에 속하며, 고소득층의 82.1%도 중산층을 귀속 계층으로 지목한 반면 저소득층의 29.1%는 중산층에 속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서울신문 8월 20일자 10면

‘세금 대비 복지 수혜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중산층의 64.6%가 “수혜받지 않는 편”이라고 답한 데 반해 “수혜받는 편”이라는 대답은 8.7%에 그쳤다. 고소득층 가운데 복지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은 71.0%였으며, 복지 정책이 집중되는 저소득층조차 59.9%가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산층만을 대상으로 특성별 복지 체감도를 분석한 결과 농어촌 지역, 고연령층, 저학력층,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체감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횡령혐의 고발에도 이창영 매일신문 사장 유임

회삿돈 6억 여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던 매일신문 사장 이창영 신부를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유임시켰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창영 신부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주변 신부들에게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사의 사과를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부는 가톨릭신문사 사장이던 2005년 8월부터 2009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등 회삿돈 6억400만 원을 전아무개(49) 전 총무팀장과 함께 빼돌린 사실이 회사 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으나 지난 14일 사제 정기 인사발령을 낸 대구대교구는 이 신부를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 사장에 유임시켰다. 한겨레는 “이에 따라 대구대교구가 부정부패 추문을 덮고 당사자를 감싸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인권연대 등은 이 신부와 전 총무팀장 등이 2009년 소년소녀가장 돕기 음악회 기부금 수천만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엉뚱한 용도로 쓰거나, 인쇄하지도 않은 책을 출판한 것처럼 회사 장부를 조작해 돈을 빼돌린 의혹 등을 폭로했다. 대구대교구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반발했으나, 추가 취재 결과 이 신부 쪽이 대구대교구나 기업 등과 짜맞춰 검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한 정황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빼돌린 돈 일부가 대구대교구 및 전직 교구장에게 흘러갔다는 진술까지 추가로 나왔다.
사태가 교구 전체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조환길 대주교는 이 신부의 해임을 포함한 ‘해결책’을 준비했으나, 교구 내 이 신부를 옹호하는 세력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 신부의 유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3일자 기사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을 퍼왔습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위 20%, 재작년 빚상환 4월16일
2~4분위도 1년새 15~28일 지연
소득보다 부채가 크게 증가한 탓
상위 20% 가구는 1주일 앞당겨져

땡전한푼 안쓰고 원리금만 갚아도 
저소득층 ‘빚 해방일’ 6월5일…50일 늦춰졌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분석

회사원 김민호(38)씨는 1년 전 집을 사면서 1억원과 6000만원의 주택 관련 대출 2건을 받았다. 최근엔 생활자금 대출로 500만원의 빚을 더 냈다. 각각 상환 방법과 기간이 다르지만, 김씨는 다달이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으로 90만원가량을 낸다. 김씨가 월급으로 버는 돈 250여만원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만일 김씨가 한 해의 첫날인 1월1일부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오직 원리금만 갚는 데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김씨는 한 해 중 언제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12일 (한겨레)가 2010년과 2011년의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 가구가 부채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빚 해방일’은 6월5일로 나타났다. 한 해 갚아야 할 원금 및 이자 부담액이 1월1일부터 6월4일까지의 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한 해의 절반가량인 6월4일까지는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아야만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반해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월27일로, 1분위 가구에 견줘 훨씬 빨랐다. 1~2월 두 달치 소득이면 그해 원리금을 다 갚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2·3·4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각각 4월27일, 4월1일, 3월25일이었다. 소득이 많을 수록 빚 해방일은 더 빨랐다.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733만원이지만, 부채는 4400만원으로 소득 대비 6.0배, 연간 갚아야 하는 이자 및 원금은 312만원으로 소득의 42.6%나 됐다. 소득이 많은 5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9925만원으로 1분위 가구의 13배가 넘는다. 이들 가구의 부채 총액은 1억5530만원으로 소득 대비 1.6배에 불과했고, 연간 원리금은 1548만원으로 소득의 15.6%에 그쳤다.특히 최근 1년 새 빚 해방일이 최소 2주에서 최장 50일 늦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가계의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전체 빚 보유 가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빚 해방일이 2010년에는 3월9일이었으나 2011년엔 3월16일로 1년 새 일주일 늦어졌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엔 4월16일이었으나 2011년엔 6월5일로 50일이나 늦어졌다. 2~4분위 가구도 같은 기간 빚 해방일이 각각 15~28일 정도 늦어졌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 3월3일에서 2011년엔 2월26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5분위 가구의 경우 빚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지만, 나머지 가구는 반대로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1년 사이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789만원에서 733만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28만원에서 31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5분위 가구는 소득은 1000만원 이상 늘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6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이 3월21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3월8일)보다 2주가량 늦었다.앞에 나온 회사원 김씨의 빚 해방일은 5월12일이다. 1월1일부터 5월11일까지 번 소득이 고스란히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물론 한 해 동안 열심히 원리금을 갚아도 1억6500만원의 빚은 크게 줄지 않고 남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빚 해방일’은

1년 소득 차곡차곡 모아 
대출 원금+이자 갚는날 
‘빚 부담’ 보여주는 지표

‘빚 해방일’은 한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가 연간 개인 소득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금 부담 정도를 보여주는 ‘세금 해방일’을 참고해 (한겨레)가 독자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옛 민주노동당은 2007년에 ‘대학 등록금 해방일’을 계산해 발표한 바 있다.예컨대 연간 원리금 부담이 개인 소득의 25%를 차지한다면, 이는 365일의 4분의 1, 즉 92일 동안의 소득을 원리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한 해의 시작인 1월1일부터 한푼도 쓰지 않고 원리금만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4월2일까지 매일매일 계속 갚아야 하고, 빚(원리금) 해방일은 4월3일이 된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도 원금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빚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은 훨씬 뒤로 미뤄진다.이번 빚 해방일 계산에선 2010년부터 시작된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를 활용했다. 또 사람들이 빚을 상환할 때 대개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함께 갚는 현실을 고려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