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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4일 토요일

18~59살 절반이 ‘국민연금 사각지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03일자 기사 '18~59살 절반이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퍼왔습니다.

김원섭 교수 비경제인구 포함 산출…노령연금 기초연금화 주장


국민연금 가입대상(18~59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연금 혜택을 기대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재정학회와 한국조세연구원이 주최한 ‘복지 사각지대 현황과 해결방안’ 세미나에서 김원섭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경제활동인구(15살 이상 노동 능력·의사가 있는 인구) 가운데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는 18~59살 근로연령 인구(3279만3000명)의 51.4%인 1685만6000명이 사실상 연금 혜택에서 소외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사각지대에 놓인 대표적인 층은 학생과 전업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 1061만1000명, 국민연금 강제가입 대상이 아닌 가족 종사자(82만8000명),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국민연금 납부 예외자(490만명), 국민연금 미납자(51만7000명) 등이다.

김 교수는 좁은 의미에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는 단순 납부 예외자와 미납자 집단을 합한 541만7000명인데, 이렇게 보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 비경제활동인구와 저소득층 노인들이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말 기준 65살 이상 인구 가운데 공적연금 수급자는 29%에 그쳤다. 김 교수는 “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평균 지급 수준이 가입자 평균 신고소득의 15.4%에 불과하다. 연금 사각지대는 현 세대 노인과 연금 수준이 낮은 계층까지 포괄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장 실사와 국세청의 소득 파악률을 높이고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화할 것을 제시했다. 이런 방안은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화 해 국민연금과 통합운영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과 비슷한데, 재정 부담을 국민연금에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부른 바 있다.

한편, 최인덕 공주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 보고서에서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인구가 1340만8000명으로 53.4%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영유아·어린이 15만명 이상 내년 예방접종 못 맞을 수도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19일자 기사 '영유아·어린이 15만명 이상 내년 예방접종 못 맞을 수도'를 퍼왔습니다.

ㆍ예산 실제보다 적게 편성… ‘노령연금’ 24만명 누락도

내년 0~2세 영·유아 예방접종 예산이 실제보다 10만여명분 적게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 24만명에 대한 기초노령연금 예산도 누락됐다. 이들 예산은 국비 보조를 받아 지방비가 같이 투입되는 사업비라 지난 7월 보육비 논란처럼 내년 하반기에 지자체 예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18일 ‘2013년도 예산안 총괄 및 분야별 분석방향’ 보고서를 내고 “국가예방접종 실시 예산과 기초노령연금 지급 예산이 실제보다 적게 편성됐다”며 “다른 사업에서 전용하든가 예비비를 써야 하는 만큼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국가예방접종사업 예산 992억원을 편성하면서 장래 인구추계 통계를 이용했다. 

하지만 예방접종은 실제 태어난 영·유아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민등록인구 통계자료를 활용해야 정확하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장래 인구추계 통계는 2000년도 작성된 것으로 당시 저출산을 예상해 인구증가율을 낮게 잡아 실제 주민등록 인구보다 적다. 0세는 3만7700명, 1세 4만7000명, 2세 1만7400명 등 0~2세는 10만2100명이 적다. 12세도 4만명이 적다. 영·유아 예방접종 대상인 0~5세와 12세까지 확대하면 최대 20여만명이 접종 대상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방접종사업은 국고보조(국민건강기금)에서 평균 52%, 지방비가 48% 투입된다. 

예산이 고갈되면 내년 말 독감 시즌을 앞두고 영·유아와 어린이가 예방접종을 맞지 못할 수 있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보육예산도 처음에 장래 인구추계 통계를 썼다가 예산 부족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며 “2000년 작성된 인구추계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령연금 예산을 편성하면서 전체 노인 인구의 66%인 405만1000명을 수급대상으로 잡아 3조209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법정 노인 수급 비율인 70%보다 4%포인트 낮은 것으로, 지난해 수급률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법정 비율 70%는 429만7000명으로 실제 예산이 편성된 대상보다 24만6000명이 많다. 

1인당 연금지급액 9만4600원을 기준으로 보면 232억원가량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 노령연금은 지자체 여건에 따라 40~90% 국고지원된다. 의무지급하도록 돼 있어, 예산이 부족하면 다른 예산에서 끌어와서라도 지급해야 한다.

국회 예산처 관계자는 “법정 수령액 기준으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수급률이 낮다면 예산 집행률을 높여야지 예산을 적게 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실제 수급률이 66%이고 주거불명등록자도 1%포인트 있어서 이 기준에 맞춘 것”이라며 “예산이 남아 불용액이 생기면 그만큼 다른 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1일자 기사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나]
 ⑤ 유석철씨 부부의 세금 이야기

한해 재산세 20만원이 전부이고
근로소득세도 전혀 안내지만
“세금 너무 많다” 왜곡된 인식 커
노령연금은 월 9만4천원 수령

한국 조세부담률 19.8%로
OECD 평균 25% 크게 밑돌아
낮은 세부담 혜택은 부자몫
소득 불균형 문제 ‘증세’로 풀어야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석률(가명·69)씨가 한 해 동안 내는 세금(직접세)은 대략 20만원 수준인 재산세뿐이다. 절대 액수로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세금이 너무 많다”는 말이 입버릇으로 굳어져 있다. 유씨의 부인 이영숙(가명·64)씨는 “없는 사람에겐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백화점 식당가에서 1주일에 4일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다. 월수입이 60만원 수준이어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남편 유씨는 늦게 신고된 호적 탓에 지난해부터 매달 9만4000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두달치 노령연금이 일년치 재산세에 버금가지만 유씨의 눈엔 세금과 노령연금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들어오지 않는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돈을 내면 다시 돌아오잖아. 고용보험은 2년 전엔가 할멈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타먹었지만 세금은 돌려받는다고 생각 안 해.”주변의 노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란다. 이씨는 “세금 하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저소득층마저 ‘세금 폭탄론’의 편에 서는 기이한 현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왜곡된 인식 탓에 세금폭탄이 서민들한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22일 오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 당원들이 ‘무상급식은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하며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업과 개인에게서 더 많이 걷어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세금의 기본 구조다. 유씨 부부가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경제민주화가 부부의 납부 세금과 깊게 관련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헌법에도 이런 내용이 잘 담겨 있다. 헌법 119조2항엔 국가의 역할 중 하나로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설령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소득이 극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재분배 수단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유씨가 그리 불편해하는 세금이다.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아주 미약한 게 현실이다. 유씨가 노령연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돈”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조세와 이전지출(실업수당 등)’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지니계수 기준) 감소 정도는 2008년 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31.3%)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이러한 낮은 소득재분배 효과는 세금을 적게 걷어 조금 돌려주는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씨가 2010년까지 8년 동안 한 기업체 연수원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월 100만원, 부인 이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전환하기 전 종일제로 월 120만원씩 벌 때도 부부는 소득세를 내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유씨 부부처럼 월급을 받으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계층은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른다. 이는 미국·일본·캐나다 등의 20% 안팎에 견주면 높은 수치다.유씨 부부보다 형편이 나은 중산층은 어떨까? 식품 가공업체 간부인 류아무개(41)씨는 서울 강북에 약 100㎡ 크기의 중형 아파트를 갖고 있다. 지난해 급여 총액 5456만원 가운데 2.3%인 125만원을 근로소득세로 낸 그는 “솔직히 세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낮은 세부담의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자다. 우리나라에서 조세가 소득 불평등도를 거의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도 결국 부자들이 내는 세금의 몫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2010년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상위 10%는 평균 소득이 1억300만원에 이르지만, 소득의 11.1%를 세금으로 냈다.글로벌 세금 전문 자문업체인 케이피엠지(KPMG)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화 10만달러(약 1억114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세/소득)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부자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최고세율(38%) 대상자는 근로소득자 1430만명 가운데 3만여명뿐이다.이렇게 세금을 내는 사람도 적고, 그나마 내는 사람도 적게 내는 구조는 낮은 조세부담률(조세/국내총생산)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약 25%보다 크게 낮다. 현 정부 들어서 감세로 조세부담률은 이전 정부 때보다 낮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 “혜택의 70%가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감세의 정당성을 옹호했지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지난 4년간 약 64조원에 이르는 감세 혜택의 60% 이상이 대기업과 부자의 차지였다”고 말했다.

( *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혜택이 컸다. ‘가난한 개인, 부자 기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사회의 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소수 재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들의 세부담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15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 중 약 11.9%만을 세금으로 냈다.강병구 인하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이는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24.2%)은 물론 ‘최저한세율’(공제·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할 최소한의 세율) 14%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해 실제로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오이시디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유씨 부부는 없는 살림에 당장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 하면서도, 부자들도 더 낸다면 ‘증세’를 꺼리지 않겠다고 했다. 부인 이씨는 “있는 사람이 더 낸다면 우리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금을 ‘복지’로 되돌려받는다는 전제에서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1일자 기사 '세금 거의없는 저소득층도 “세금폭탄”…재분배 효과 잘몰라'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나]
 ⑤ 유석철씨 부부의 세금 이야기

한해 재산세 20만원이 전부이고
근로소득세도 전혀 안내지만
“세금 너무 많다” 왜곡된 인식 커
노령연금은 월 9만4천원 수령

한국 조세부담률 19.8%로
OECD 평균 25% 크게 밑돌아
낮은 세부담 혜택은 부자몫
소득 불균형 문제 ‘증세’로 풀어야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석률(가명·69)씨가 한 해 동안 내는 세금(직접세)은 대략 20만원 수준인 재산세뿐이다. 절대 액수로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세금이 너무 많다”는 말이 입버릇으로 굳어져 있다. 유씨의 부인 이영숙(가명·64)씨는 “없는 사람에겐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백화점 식당가에서 1주일에 4일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다. 월수입이 60만원 수준이어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남편 유씨는 늦게 신고된 호적 탓에 지난해부터 매달 9만4000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두달치 노령연금이 일년치 재산세에 버금가지만 유씨의 눈엔 세금과 노령연금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들어오지 않는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돈을 내면 다시 돌아오잖아. 고용보험은 2년 전엔가 할멈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타먹었지만 세금은 돌려받는다고 생각 안 해.”주변의 노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란다. 이씨는 “세금 하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저소득층마저 ‘세금 폭탄론’의 편에 서는 기이한 현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왜곡된 인식 탓에 세금폭탄이 서민들한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22일 오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 당원들이 ‘무상급식은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하며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업과 개인에게서 더 많이 걷어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세금의 기본 구조다. 유씨 부부가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경제민주화가 부부의 납부 세금과 깊게 관련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헌법에도 이런 내용이 잘 담겨 있다. 헌법 119조2항엔 국가의 역할 중 하나로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설령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소득이 극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재분배 수단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유씨가 그리 불편해하는 세금이다.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아주 미약한 게 현실이다. 유씨가 노령연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돈”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조세와 이전지출(실업수당 등)’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지니계수 기준) 감소 정도는 2008년 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31.3%)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이러한 낮은 소득재분배 효과는 세금을 적게 걷어 조금 돌려주는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씨가 2010년까지 8년 동안 한 기업체 연수원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월 100만원, 부인 이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전환하기 전 종일제로 월 120만원씩 벌 때도 부부는 소득세를 내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유씨 부부처럼 월급을 받으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계층은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른다. 이는 미국·일본·캐나다 등의 20% 안팎에 견주면 높은 수치다.유씨 부부보다 형편이 나은 중산층은 어떨까? 식품 가공업체 간부인 류아무개(41)씨는 서울 강북에 약 100㎡ 크기의 중형 아파트를 갖고 있다. 지난해 급여 총액 5456만원 가운데 2.3%인 125만원을 근로소득세로 낸 그는 “솔직히 세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낮은 세부담의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자다. 우리나라에서 조세가 소득 불평등도를 거의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도 결국 부자들이 내는 세금의 몫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2010년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상위 10%는 평균 소득이 1억300만원에 이르지만, 소득의 11.1%를 세금으로 냈다.글로벌 세금 전문 자문업체인 케이피엠지(KPMG)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화 10만달러(약 1억114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세/소득)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부자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최고세율(38%) 대상자는 근로소득자 1430만명 가운데 3만여명뿐이다.이렇게 세금을 내는 사람도 적고, 그나마 내는 사람도 적게 내는 구조는 낮은 조세부담률(조세/국내총생산)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약 25%보다 크게 낮다. 현 정부 들어서 감세로 조세부담률은 이전 정부 때보다 낮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 “혜택의 70%가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감세의 정당성을 옹호했지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지난 4년간 약 64조원에 이르는 감세 혜택의 60% 이상이 대기업과 부자의 차지였다”고 말했다.

( *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혜택이 컸다. ‘가난한 개인, 부자 기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사회의 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소수 재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들의 세부담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15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 중 약 11.9%만을 세금으로 냈다.강병구 인하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이는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24.2%)은 물론 ‘최저한세율’(공제·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할 최소한의 세율) 14%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해 실제로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오이시디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유씨 부부는 없는 살림에 당장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 하면서도, 부자들도 더 낸다면 ‘증세’를 꺼리지 않겠다고 했다. 부인 이씨는 “있는 사람이 더 낸다면 우리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금을 ‘복지’로 되돌려받는다는 전제에서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2012년 4월 6일 금요일

박근혜 노령연금 인상 공약 파기 논란…“발등 찍혔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06일자 기사 '박근혜 노령연금 인상 공약 파기 논란…“발등 찍혔네”'를 퍼왔습니다.
노인들 “MB‧朴 둘다 안지켜”…심상정 “정책적 노인폄하”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6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노령연금 인상 약속 파기는 정책적 노인폄하이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철회했다”면서 이같이 질타했다. 심 대표는 “박 비대위원장은 어르신들에게 공약 파기를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한겨레)의 집중 보도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내걸었던 기초노령연금 인상 공약이 4.11 총선에서는 쏙 빠진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겨레)가 마련한 ‘눈높이 정책검증’ 노인복지 좌담회에 참석한 노인들은 정치권에 대한 깊은 실망을 나타냈으며 특히 기초노령연금 인상 약속을 저버린 새누리당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 <한겨레> 인터넷판 화면캡처

해당 뉴스에 네티즌들은 “할아버지들 표는 부동표라 생각한 거지... 호구 취급받으시는 어른신들 참 안됐수다”, “어떻게 해요? 어버이연합 할부지들 연금공약이 사라졌다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 어떠하신지”, “그러면서도 새누리 찍자나,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습니까?”, “어르신들 당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또 투표소 사서 1번 찍고 또 당하며 사시길” 등의 의견을 올렸다.

트위터에도 “어버이연합 뭐해요? 오늘 새누리당이 기초노령연금 공약에서 빠졌는데... 가스통 들고 새누리당사 점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작 본인들 밥그릇은 챙기지도 못하면서...”(blue_you******), “어버이연합. 보이나? 이게 새누리당 실체여. 당신들 앞세워놓고 하는 짓이 이것이라니깐. 돈 몇푼에 당신들을 그렇게 만든 새누리를 패주고 싶다”(hasi******), “이런데도 노인네들 거짓말만 일삼는 새누리당 찍을 건가?”(jnjf***), “어린시절을 궁중에서만 보낸 수첩공주님이 기초노령연금의 의미를 모를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서민중산층의 고충도 모를 것입니다. 그런 분이 어찌 여당의 실세가 됐으며 어찌 대선의 꿈을 꿀 수 있는지~~대한민국 정치하기 좋은 나라 분명합니다”(skypo*******)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앞서 맹행일(70)씨는 좌담회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기초노령연금을 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입장을 바꿨다”며 “이명박 정부는 기초노령연금 지급률을 (현행 5%에서) 2028년까지 두 배로 올리기로 한 관련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둘 다 약속을 안 지킨다”고 비판했다.

김영수(64‧환경미화원)씨는 새누리당 기초노령연금 인상공약 철회 사실에 대해 “뉴스 보고 알았다”며 “노인들은 잘 모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67) 회장은 “18대 국회 때 우리가 각 정당에 노령연금 인상 계획을 보내라고 했는데 다른 정당은 다 보냈는데 새누리당만 안 보냈다”며 “1인시위도 했지만 새누리당 정책에는 아예 흔적도 없다”고 성토했다. 

주 회장은 “통합진보당 정책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노령연금 두 배 인상에다 공공노인요양시설 10%로 확대, 지자체가 관할하는 국가상조회 설립 등의 정책은 우리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요양시설을 10%로 확대하는 건 참 좋은 아이디어다. 국가상조회 설립은 집권당이 가져다가 쓸 수 있는 정책이 되면 좋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새누리당은 기초노령연금 인상방안마저 이번에 폐기했다”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당시 8만원이던 기초노령연금을 20만원으로 2.5배 올리는 공약을 내걸었었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좌담회에 참석한 노인들은 “왜 바뀐 것인지 의아해했다. 어떻게든 항의할 방안을 찾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또 오 실장은 “새누리당 공약에는 요양서비스 질 개선을 담은 내용이 아예 없다”며 “민주통합당의 ‘찾아가는 방문서비스’', 통합진보당의 ‘공공노인요양시설 10% 확충’도 어르신 눈높이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우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