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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박근혜, MB 정부 감세혜택 중산층이 봤다더니…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2-11일자 기사 '박근혜, MB 정부 감세혜택 중산층이 봤다더니…'를 퍼왔습니다.

▲ 네티즌 제보 비교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일 열린 TV토론에서 '참여정부 실정'을 지적하며 MB정부의 감세정책 혜택이 중산층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한 가운데 네티즌이 이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이 비교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 계층별 세금 증가율을 보면 40%이하가 세금을 적게 내고 상대적으로 상위 20% 계층의 세금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날치기 통과시킨 예산안과 부자감세정책으로 인해 상위 20%의 세금증가율이 낮고 오히려 하위 20%의 세금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2012년 12월 3일 월요일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2-03일자 기사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를 퍼왔습니다.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Ⅰ. 들어가며

대한민국은 푸어 공화국이란 말이 있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스펙푸어, 에듀푸어, 프랜차이즈푸어, 실버푸어, 웨딩푸어, 베이비푸어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가난해지고 또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middle class)의 정의나 기준은 역사적·학문적으로 또는 국가별로 일정치 않다. 단순하게 소득 기준으로는 평균소득 또는 중위소득의 70~150%, 50~150% 등에 속하면 중산층으로 볼 수도 있다. 소득 이외에 주택 등 보유자산, 교육과 직업, 가치관과 도덕성, 취미와 문화 등 여러 가지가 중산층의 기준에 포함된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부이다. 한국은 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의 비중이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1)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있다. 

중산층의 위기는 한국의 위기라고도 볼 수 있다. 중산층의 감소는 정치와 사회의 불안정, 경제성장 동력의 약화, 시민의식의 저화, 이익집단의 발호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중산층의 붕괴는 양극화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시장의 불균형, 부품소재산업의 취약, 자금 흐름의 왜곡, 금융산업의 낙후성, 높은 집값과 전세값, 사교육 열풍, 사회안전망 부족 등 구조적 문제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중산층의 복원은 한국 경제사회 전체를 개조하는 작업과 같아 한 두 사람의 능력으로는 제대로 된 방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또한 최근 많이 논의되고 있는 복지 확충도 상당기간 중산층을 복원시킬 정도로 혜택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국은 빈곤층, 장애인, 노인 등 우선 지원해야할 복지 사각지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는 불안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잘못되면 일시에 많은 사람이 중산층에서 탈락하고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 글은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첫째 한국경제의 역동성 회복, 둘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 셋째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대책 등 세 가지로 범위를 좁혀 중산층 복원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한국경제의 역동성 회복

한국을 표현하는 말의 하나가 ‘Dynamic Korea’이다. 그러나 한국은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살벌할지 몰라도 경제적으로 전혀 역동적이지 못하다.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역동성과는 거리가 먼 의사, 변호사, 교수, 교사, 공무원, 공기업직원 등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고시 공시와 스펙 쌓기에 매달린다. 뛰어난 인재가 창업을 기피하고, 또 창업을 해서 생존하기도 어렵지만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그리고 대기업으로 발전하기는 더욱 어렵다. 창업자가 돈을 벌면 기업을 계속 키우기보다 기업을 적절히 정리하고 빌딩 등을 사서 편하게 살려한다. 한국은 뛰어난 학생이 이공계를 지원하고 꿈이 있는 사람이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해 가는 경제 즉 역동성이 있는 자본주의 경제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부 직업과 계층을 제외하고 중산층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불확실해지고 새로이 중산층이 되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문직, 교수, 교사, 공무원, 안정적인 임대소득자 등을 제외하고는 항상 불안하다. 또 기업을 하다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고 아차하면 극빈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금융의 역할이 미흡하여 돈 없는 사람이 기술과 아이디어만을 갖고 사업을 일으키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중산층이 되어도 집값, 전세값 등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생활이 고단하다. 중산층의 위기와 경제의 역동성 저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경제의 역동성 회복 정책은 중산층 복원 정책과 거의 같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위한 정책도 많이 있겠지만 다음의 네 가지 정책 과제를 우선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보수와 직업 안정성 등 종합적 보상수준이 과도하게 높은 전문직과 공무원, 공기업 직원 등의 대우를 낮추어 이들 분야로의 인재 쏠림을 줄여야한다. 이들 직업은 자격증 취득, 시험 합격 후 보수와 신분이 거의 자동적으로 보장된다. 또한 공무원은 공무원 연금이 있고 전문직은 정년이 없어 고령화 시대에 강력한 노후보장 수단까지 갖고 있다. 이에 비해 민간부문은 평균적인 보수 수준이 낮을 뿐 아니라 보수가 높은 일부 대기업도 신분 보장이 안 되고 노후가 불안하여 우수한 인재가 기피하고 있다. 한때 한국 최고의 인재가 몰리던 서울대 물리학과, 전자공학과가 전국의 의대, 치대를 다 채워야 학생을 받을 수 있다. 이공계 위기도 전문직 공무원 등으로의 쏠림 현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공대로 유명한 독일 아헨대학의 에른스트슈마흐르텐베르그 총장은 2012년 3월 21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이공계 위기가 없다고 하였다. 자동차 회사 등 기업부문의 엔지니어가 의사보다 보수가 높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과 공무원 등만을 갖고는 중산층을 복원해 나갈 수 없다. 특히 공무원 등 공공부문 종사자는 소득 면에서 중산층의 상층부가 아니라 중간정도 되는 것이 선진국의 경우다. 한국에서 상류층과 중산층의 상층부를 점하고 있는 전문직, 교수, 공무원 등의 대우를 낮추면 중산층 중간부분인 대기업 정규 직원의 보수 상승 욕구를 억제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의 하층부에 위치하거나 중산층으로 진입하여야 할 계층인 중소기업 근로자나 비정규직의 대우를 개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분배란 국민경제의 부가가치와 생산에 참여한 경제주체 간에 나누어지는 과정인데 특정 계층이 과도하게 많이 가져가면 다른 계층의 몫은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다. 통계 숫자는 확실치 않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는 전문직 및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 그리고 중소기업 직원과 비정규직 등 세 계층 간의 보상 수준의 격차가 지금에 비해 훨씬 작았던 것 같다. 또 이때까지는 전반적 소득 수준은 낮았지만 중산층 붕괴 등의 문제는 없었다. 한국의 중산층 붕괴는 성장세 둔화보다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상위 1%, 상위 10% 등 특정 계층으로의 소득 쏠림 현상이 더 큰 요인일 것이다.

둘째는 실직, 사업실패 등의 어려움이 있을 때 잠시 쉬었다가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은 좋은 기업에 다니던 중산층이라도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잃으면 실업급여의 수혜금액이 적고 수혜기간이 짧아 직업훈련 등 전직 준비가 거의 불가능하다. 조건이 좋지 않은 직장에 취업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창업에 성공할 확률은 낮고 창업에 실패하면 중산층의 지위를 지키기 어렵다. 또 창업에 성공하거나 중소기업을 장기간 잘 운영하다가도 잘못되는 경우 대표이사 등의 연대보증제로 인해 회사를 잃을 뿐 아니라 개인재산까지 지킬 수 없어 중산층에서 바로 탈락하게 된다. 실직이나 사업실패 시 중산층에서 밀려나지 않고 재기를 쉽게 하기 위해서 두 가지 정책 과제가 필요하다. 

먼저 실업급여의 수혜기간, 수혜금액을 확대하는 것이다. 한국은 사회보장시스템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복지확대 요구가 강하다. 노령연금 확충,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확대, 반값 등록금, 양육비 지원 확대, 저임 근로자에 대한 4대연금 등의 다양한 지원확대가 제기되고 있다. 여러 가지 복지제도 중 중산층의 유지 복원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실업급여의 확충이고 또 실업급여 확충은 민간부문의 직업 안정성을 높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인다. 

다음으로 회사의 대표이사 등 실제 경영자의 연대보증제를 폐지하여야 한다. 연대보증제도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한국에서는 회사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등 실제 경영자의 연대보증이 의무화되어 있다. 연대보증제는 기업의 차입은 용이하게 하는 면이 있지만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을 유발하고 중산층 붕괴, 기업가 정신의 훼손 등 부작용이 많은 정책이다. 연대보증제 폐지는 한국경제의 역동성 회복뿐 아니라 기업을 원칙대로 운영해 숨겨놓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 사업에 실패했을 때 바로 중산층에서 밀려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방안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창업과 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대출 축소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긍정적 효과가 부작용보다 크다면 보완 대책을 마련해 가면서 추진하여야 한다.

셋째는 서민금융기관의 지원 육성을 통해 신설기업, 영세기업, 저신용자 등의 금융접근성을 확대하여야 한다. 금융의 기본적 역할은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자금융통 기능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하면 돈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 사업이 잘되어 규모를 늘리는 사람,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사람 등이 적절한 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 경제의 역동성이 강해지고 중산층이 보호된다. 돈 없는 사람이 기술과 아이디어만 갖고도 금융을 이용하여 사업을 일으켜 중산층이 될 수 있고 급전이 필요한 중산층이 대부업체 등 약탈적 금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대기업, 우량 중소기업,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금융이용 기회가 충분하지만 신용도가 낮거나, 상환능력이 있어도 외형적으로 신용상태를 평가하기 어려운 계층은 제도권 금융의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은 우량고객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한 대출만 선호하고 있는 데다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은 위축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금융은 소액거래로 취급비용이 큰 데다 차입자의 신용도가 낮아 위험도 크기 때문에 서민금융기관이 은행 등과 경쟁하면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먼저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예금과 출자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최소한 현재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되어야 한다. 아울러 자기앞수표 발행, 펀드판매 허용 등 업무 규제는 완화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거액여신 등 건전성 규제는 강화하여 부실화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신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연합회를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처럼 특수은행화하여 폭넓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특수은행화한 연합회와 중앙회는 단위 신협과 개별 새마을금고와의 업무경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매금융업무 취급은 엄격히 제한하여야 한다.

넷째는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로 대표되는 한국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중산층의 살림을 빠듯하게 하고 서민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의 하나가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등에서 나타나듯이 부동산과 교육 문제이다. 

높은 부동산 가격은 중산층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국내기업의 경쟁력 약화, 외국기업 유치의 어려움, 국내기업의 해외이전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 그간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잘못된 정책으로 수익성, 안정성이 매우 높아 투자자금이 몰렸다. 재벌, 성공한 기업가와 금융기관 경영진, 고위 관료, 고소득 전문직 등 상류층뿐 아니라 중산층마저도 많은 사람이 부동산 투자를 최고의 재테크 대상으로 생각했다. 한국경제의 난제가 되어 있는 하우스푸어 문제도 이와 관계가 깊다. 이명박 정부와 정치권 등에서는 하우스푸어의 손쉬운 해결을 위해 거래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재상승한다면 한국경제는 경제정의 훼손, 경쟁력 약화, 양극화, 젊은 세대의 좌절 등의 구렁텅이 속에서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하우스푸어의 대책도 집값 전세값의 하향 안정화 속에서 찾아야 한다. 

제대로 된 렌트푸어 대책도 필요하다. 우선 주택, 상가, 사무실 등의 임대현황과 임대소득 규모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기초통계를 국토부, 국세청 등이 합동으로 작성 공표하여야 한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임대소득 과세 투명화, 임차료의 소득공제 확대, 저소득층에 대한 임차료 지원, 임대료 상한제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 시행하는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한국은 초·중·고의 입시를 위한 사교육비와 대학에서 스펙을 쌓기 위한 사교육비는 거의 세계 최고일 것이고, 대학등록금 등 공교육 비용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교육비 부담은 중산층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중산층이 되어야 할 젊은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교육문제는 사회경제시스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한국의 사교육 열풍은 근본적으로 시험에 의해 얻어지는 전문직 자격, 교수와 공무원, 공기업과 대기업 정규직 등의 혜택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비해 시장의 경쟁을 통해서 얻어지는 보상 즉 창업과 연구개발 등의 혜택은 크지도 않고 불확실하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경제적 불합리가 완화되어야 하겠지만 교육 자체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초·중·고의 공교육 정상화, 대학 입시 등 대학 개혁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공교육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내신제도의 혁신, 무학년 학점제, 교육중심 학교제도 만들기 등 현직 교사인 이기정 선생이 제안한 방안들이 훌륭한 정책대안이라고 생각된다.2)

Ⅲ. 양질의 일자리 창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한국경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정책과제이다. 당연히 중산층의 복원을 위해서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구직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참여정부뿐 아니라 이명박정부까지 나름 연구와 노력을 많이 했어도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끈질긴 설득이 필요하고 정책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정책보다는 시행이 쉽고 효과가 빠른 정책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환율인상, 부동산경기 부양, 토목공사 확대, 특정분야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재계총수와의 회동을 통한 투자 및 고용확대 요청, 인턴이나 공공근로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요즈음 일자리 창출방안의 하나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 육성도 잘못 시행되면 반짝 효과로만 나타날 수 있다.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단순한 재정지원 확대는 경제적 효과가 토목공사 확대보다는 크겠지만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확대보다 적을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사회적 기업보다 서류를 잘 꾸미는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성장잠재력이 있는 사회적 기업도 정부 지원에 익숙해지다 보면 장기 생존능력이 약화되기 쉽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은 직접적인 재정지원보다는 창업자에 대한 교육 및 훈련, 세무 회계업무 등의 지원, 관련 통계 제공 등 간접 지원과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의 지원은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지만 경쟁력과 생존력 있는 사회적 기업을 키워내 장기간에 걸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해 당사자의 반발과 시행과정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어 추진이 쉽지는 않지만, 시행된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정책 세 가지만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외국에서는 괜찮은 일자리로 자리 잡고 있는 직업 중 한국에 없는 직업을 찾아내 도입하는 것이다. 한국의 직업 종류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에 비해 많이 적기 때문에 도입할 수 있는 직업은 많을 것이다. 한 두 개의 새로운 직업만 제대로 자리를 잡아도 수 천 개 이상의 괜찮은 일자리가 항구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등의 척추치료사와 에너지절감시설원, 독일의 스포츠재활치료사 등이 있다. 이들 직업은 해당국에서 괜찮은 전문직으로 자리 잡고 교육기관도 많이 있어 고용 및 생산효과가 크다. 한국도 이들 직업은 국내에서 수요도 있고 인력공급도 가능하여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국내 도입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척추치료사, 스포츠재활치료사 등과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남으로써 손해를 볼 수 있는 집단의 반대가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책당국이 강한 의지를 갖고 끈질기게 이해관계자를 설득해 나간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둘째는 지방은행을 포함 은행 신규설립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한국의 은행 수는 지주회사 기준으로 특수은행 포함 14개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미국은 6,500개, 독일은 1,800개, 작은 스위스도 400개 정도이다. 더욱이 이들 나라는 은행이 이렇게 많음에도 은행 설립을 희망하는 경우 설립 요건을 갖추어 신청을 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설립 인가를 내주고 있다. 한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은행은 물론 상호저축은행 마저도 신규 설립은 하나도 없이 합병·퇴출 등을 통해서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우량고객 대출 등 안전한 대출만 하고도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신규 진입 금지로 인한 기존 은행의 이익 보호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은행수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면 은행 수익이 줄어들고 나아가서 부실은행이 생길 수 있다. 은행 수익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은 예금자, 대출자 등 금융소비자의 이익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좋은 점도 있고 작은 은행 1~2개가 부실화되는 것도 금융시스템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다만 대형은행이 부실화되거나 소형은행이 연쇄적으로 부실화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러한 두려움이 은행설립 확대를 수용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대전·충청지역이나 강원도와 같이 지방은행 설립을 희망하는 지역에 지방은행이 생기고, 서민전문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전문화된 소형은행 몇 개가 생긴다고 은행산업의 기본구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지방은행을 포함 소형은행 2~3개를 우선 설립 허용하고 이들이 잘 적응해 나가면 은행설립 폭을 넓혀 나가면 될 것이다. 

인구 5,000만 명인 한국은 은행원수는 비정규직 포함 10만 명,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이 5만 명, 증권회사가 5만 명 정도이다. 이에 비해 인구가 8,200만 명인 독일은 은행원수가 거의 70만 명에 이른다. 은행설립이 조금씩 확대되면서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인 은행원수도 같이 늘어날 것이다. 다만 은행설립 확대정책이 성공하려면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검사·감독을 책임지는 금융 감독당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 체계를 개편하여야한다

셋째는 외국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의사 등 전문직의 정원을 늘리는 일이다. 이 정책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전문직의 보상 수준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의사 등 전문직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한국의 의사 수는 2009년 기준 한의사 포함 인구 1,000명당 1.9명으로 OECD평균 3.1명보다 크게 적다.(의사 수의 증가율이 높아 2024년에는 OECD평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의료산업의 수출산업화 주장도 한쪽에서 강하게 제기되기도 한다. 의료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자원이 충분하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의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주장하는 것은 국민이 굶어죽는데도 식량을 수출하자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입시생의 의대·치대 쏠림현상을 감안할 때 의사 정원을 조금 늘린다 하더라도 질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또한 농어촌 지역의 의사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정원확대를 위한 방안3)의 하나는 지방의대 정원의 일정비율(예 10~20%)의 특례입학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특례 입학생은 졸업 후 일정기간 농어촌 지역에서 의무적 개업 또는 근무하도록 하고 정부는 6년간 특례 학생에 대해 학비를 지원한다. 이 방안은 일자리 창출, 농어촌 의료서비스 확대, 경제력이 없는 우수 학생에 대한 학비지원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정책이다.

Ⅳ.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대책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위기란 것이 터져봐야 아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의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판단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첫번째 평가는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는 부담스럽지만 한국경제 규모,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을 생각할 때 감내할만한 수준이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고, 두번째 평가는 채무자가 버틸 때까지 버티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늦게 나타나는 것일 뿐 조만간 시스템리스크로 번질 것이며 특히 최근 경기둔화와 고용악화로 인해 그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두 가지 평가가 팽팽한 상태이나 분명한 것은 첫번째 평가대로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는 상태로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중산층의 몰락은 확대된다는 것이다. 또 두번째 평가대로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된다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지게 된다. 한국의 은행은 거의 비슷한 자산구조를 갖고 있고 가계도 자산의 70~80%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하우스푸어는 아직 최초 대출수준은 유지하고 있지만 원리금 상환부담이 소득에 비해 커서 겨우 버텨내고 있는 계층이다. 특히 원금 상환은 거의 하지 못하고 이자만 어렵게 갚고 있는 계층이 더 심각하다. 또한 현재는 소득으로 그럭저럭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지만 조만간 정년퇴직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이들과 비슷한 하우스 푸어에 포함될 계층도 있다. 둘째 하우스푸어는 보다 심각한 계층으로 실직, 사업 악화 등으로 신용대출, 제2금융권 대출, 카드론 등의 추가 대출을 받아 다중채무자가 된 사람들이다. 이들 계층은 소득이 크게 늘어나거나 집을 비싸게 처분할 수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연체 경매 등의 과정을 거쳐 중산층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나 우리은행 등에서 제시하고 있는 하우스푸어 대책은 두 번째 계층 중 막 연체상태에 들어간 하우스푸어를 대상으로 하며 이들이 집을 팔거나 맡기고 연체이자 대신 5~6% 이자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통상 하우스푸어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연체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연체이자 대신 정상이자를 부담한다고 해서 극적인 상황개선이 없는 한 이들이 원금을 갚고 하우스푸어에서 탈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하우스푸어 대책은 다중채무자가 된 두 번째 계층과 아직 빚을 늘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첫째 계층으로 나누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실효성이 있다. 단 하우스푸어 대책은 부동산 투기자에 대한 불필요한 보호라는 반대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안전판 구축과 중산층 몰락 방지라는 관점에서 수립됨과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책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책은 연체 직전 또는 연체 초기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전적 혜택과 경매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가는 사람을 위한 사후적 대책으로 나누어 봐야 한다.

첫째, 사전적 대책은 감독당국의 창구지도 등을 통해 다중채무자에게 자구 노력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는 방안, 그리고 새누리당이나 우리은행 자체안과 같이 연체이자를 정상이자로 전환시켜 부담을 줄이고 시간을 갖게 하는 방안이 있다. 이러한 방안은 하우스푸어에게 잠시 여유를 주지만 문제를 뒤로 미룰 뿐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벌어 논 시간 내에 하우스 푸어의 소득증가와 주택가격의 상승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나중에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

둘째, 사후적 대책은 통합도산법 등을 보완하여 개인회생제도와 파산면책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채무변제가 불가능해진 하우스푸어가 바로 극빈층으로 떨어지지 않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주택보유자에 대한 개인회생제도의 탄력적 적용, 개인회생자에 인정되는 최저생계비 인상, 파산면책자에 대해서도 가족수에 따른 차등 최저생계비 적용, 개인회생기간의 단축 등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학계와 민주당 등에서 어느 정도 연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채무자의 고의적인 채무 면탈을 최소화하면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빚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하우스푸어를 위한 대책

아직까지는 버텨내고 있는 하우스푸어에 대한 지원 대책은 세입자 영세사업자 등과 형평성면에서 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하우스푸어가 한계에 봉착해 빚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다중채무자가 되고, 늘어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면 중산층에서 밀려나게 된다. 중산층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다중채무자가 되기 전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집값 상승이며 이것 때문에 정책당국도 거래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집값 상승을 계속 유도하게 된다. 한국에서 집값이 다시 한번 상승한다면 한국경제와 국민전체가 받는 타격은 엄청날 것이다. 이들 하우스푸어에 대한 대책은 집값의 과도한 하락에 따른 중산층의 붕괴와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방지하고, 한편으로는 집값 상승기대도 없애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가 제안하는 대책의 기본 골격은 다음과 같다.

• 가칭 “주택안정기금”을 설립하고 조직운영은 주택금융공사 등에 위탁한다. 동 기금은 정부, 한국은행, 국민연금, 금융기관 등의 소액 출자와 주택안정채권(정부보증채) 발행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 동 기금은 일정조건4)을 충족하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구입하여 주택을 판 사람에게 매입 우선권을 부여하고 임대한다.

• 기금의 주택매입가격은 중산층 붕괴방지, 금융시스템 보호, 집값 상승기대 해소 등을 위해 중요한데 2007년경 최고가격(국민은행 자료)의 50%이내에서 주택담보대출 금액까지로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 

• 매입대금은 대출자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대출은행에 주택안정채권으로 지급하여 주택담보대출과 상계한다.

• 채권금리는 은행의 평균자금조달금리 3%에 0.1%p 정도 가산한 금리로 발행하고 채권만기는 5년(추가 논의 필요) 정도로 한다.

• 임대료 산정금리는 채권발행금리에 0.1~0.2%p 가산한 3.3% 내외로 한다.

• 대출자가 기금에 매각한 주택을 다시 매입한 경우에는 임대료 산정금리와 은행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와의 차이와 재산세 등 기금이 주택 유지에 지출한 비용이 있다면 부담하도록 한다.

• 동 기금은 주택금융공사 등 기존 조직의 활용과 은행의 업무지원 등을 통해 운영관리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임대료 산정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동 대책의 기대효과를 살펴보면

정부입장에서는 임대료가 제대로 들어온다면 재정부담이 별로 없이 금융시스템과 하우스푸어의 안전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단 정부보증채 발행에 따른 정부보증채무는 증가하나 이에 상응한 자산(주택)이 증가하고 환매되지 않은 주택은 향후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용 가능하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자산운용수익은 감소하나 부실가능성이 큰 주택담보대출이 정부보증채라는 무위험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이고 동 무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은행조달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건전성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 정대영 | 송현경제연구소 소장

가계의 입장에서는 주택담보금리와 임대료 산정금리와의 차이인 2%p 정도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만기연장과 원금상환 부담이 해소된다. 또한 집을 기금에 싸게 팔았더라도 되살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별 손해는 없다. 다만 기금에서 주택담보대출 금액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매각 후 추가 여유자금은 확보할 수 없다.

주택시장은 다중채무자의 규모와 하우스푸어의 기금 매입가격에 대한 수용성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으나 주택가격이 기금의 매입가격인 최고가격의 50% 수준을 심리적 지지선5)으로 하여 가격이 안정되고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동 제안은 개인적 구상안이기 때문에 빈틈과 보완할 점이 많을 것이다. 기금의 주택매입 기준가격, 제도 시행기간, 임대료 미상환자에 대한 대책 등 더 많은 논의와 실무적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어렵더라도 동 제안을 구체화할 수 있다면 상당수의 하우스푸어가 중산층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최악의 경우 은행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1) 유경준, ‘중산층의 정의와 추정’, 2008.6, KDI, 김용기, ‘한국 중산층의 변화와 경제사회적 결과’, 2010.8, 삼성경제연구소

2) 이기정, ‘교육대통령을 위한 직언직설’, 2012.9, 창비

3) 2012년 8월 12일 공공의료 확충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서울대 김진형 교수가 주장한 방안 중의 하나이다.

4) 주택가격 6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도 자기 집에 거주하는 자를 1차 대상자로 하고 시행과정에서 조정 가능

5) 정책당국이 매입 기준가격을 통해 주택가격에 대한 어떤 지지선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많을 것이고 또 그 수준을 최고가격의 50%로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을 것이다. 기금의 매입 기준가격은 최고가격대비 실거래가격이 50% 가까이 떨어진 수도권 외곽지역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대로 주택가격이 조금 떨어진 지역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상승 기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정대영 | 송현경제연구소 소장

2012년 11월 1일 목요일

경제 '허리'가 사라진다…회복 자신감마저 상실하면 더 큰 문제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1-01일자 기사 '경제 '허리'가 사라진다…회복 자신감마저 상실하면 더 큰 문제'를 퍼왔습니다.
[현장르포] 대한민국 중산층의 현실

[현장르포] 대한민국 중산층의 현실
노진섭 | 시사저널

경제 '허리'가 사라진다…회복 자신감마저 상실하면 더 큰 문제

# 사례 1. 하우스푸어. “빚잔치하려고 돈을 번다”

남자가 운다. 5억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도 당장 주머니에 5,000원이 없어 점심을 걸러야 하는 삶은 서럽다. 황성민(34·가명)씨는 비비 꼬인 자신의 삶을 되짚자니 목이 메어 이따금 헛기침하지 않으면 말을 잇기 어려웠다. 오래전 부모를 여읜 그는 혼자 힘으로 학교를 마치고 직장도 얻었다. 직장 생활 3년 반 만에 경기도 광주시에 22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결혼을 앞두고 모아둔 돈과 은행 대출금을 합쳐 생애 첫 보금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그의 소박한 꿈이 현실로 나타난 순간이었다. 작은 집이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장만하고, 가족이 오순도순 사는 삶은 그의 오랜 소망이었다. 자신의 부모는 끝내 집 한 칸을 마련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보상 심리였을 터이다. 황씨는 “경기도 광주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했지만 힘든 줄 몰랐다. 아내도 아르바이트로 몇 푼 벌어서 월 300만원 벌이가 되었다. 세금 내고, 아파트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은 얼마 되지 않아도 매월 저축도 할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09년부터 삶이 꼬이기 시작했다. 집안 사정상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살 수밖에 없었던 황씨는 더 넓은 집이 필요했다. 4억5,000만원에 아파트를 덜컥 계약했다. 그는 “당시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중대형이었다. 제일 작은 평수가 35평이었는데, 추첨으로 분양이 끝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남은 45평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그것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파트 대금의 절반은 기존에 살던 집과 작은 선산을 팔아 충당하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우선 은행에서 1억6,000만원을 융자받아 계약금을 냈다. 선산을 팔아 1억원을 마련했다. 입주까지는 3년이 남아서 재투자를 하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돈을 더 불릴 생각에 평당 20만원짜리 땅을 샀다. 선산을 팔고, 땅을 사는 과정에서 양도세와 취득세로 2,000만원이 나갔지만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3년이 지나 입주할 시기가 왔지만 그는 입주를 포기했다. 은행 대출금과 아파트를 판 돈으로 어떻게 분양 대금은 충당했지만 은행 대출 이자가 만만치 않았다. 황씨는 “결국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면서 장인과 장모를 모실 수 없게 되었다. 아파트로 입주하면 대출금 이자를 갚기 위해 월급을 다 써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 아파트를 1억8,000만원에 전세를 주고, 나는 아내와 경기도 일산에 있는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1989년에 지은 18평짜리 집을 6,000만원에 얻었다”고 말했다.

2년 전 출퇴근 등 여러 문제로 직장을 옮겼다. 연봉 3,500만원 계약직이었다. 월급에서 세금을 원천 징수하면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220만원 선이다. 아내가 임신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파트 대출금의 이자만 매달 100만원이다. 아파트 취득세 800만원도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아서 해결했지만, 한 달에 이자가 28만원이다. 얼마 전 생활비가 부족해서 1,000만원을 카드로 신용 대출받고 월 5만원씩 이자를 갚고 있다. 대출 이자만 모두 130만원인 셈이다. 교통비 5만원, 통신비 10만원, 관리비 4만원, 점심값 6만원, 장인 용돈 10만원을 제하면 55만원이 남는다. 요즘 시장에 가면 10만원으로도 살 것이 거의 없다. 물가는 오르고 수중에 돈은 뻔하다. 저축은 언감생심이다. 세금을 내거나 경조사비를 내기라도 하면 적자 인생이다.

그의 취미는 사진 촬영이다. 생활비가 없으니 카메라를 헐값에 팔았다. 황씨는 “아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빌려 주말에 결혼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 건당 15만원을 받는다. 다음 달에 아이가 나온다. 아이 용품이 얼마나 비싼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중고품이라도 마련하려면 투잡을 하지 않는 한 도리가 없다”며 담배 연기를 길게 뿜었다.

평당 20만원에 산 땅을 10만원에라도 팔아서 우선 생활비로 쓰려고 해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다. 세금과 확장비 등을 합쳐 5억원에 분양받은 45평 아파트를 4억원에 내놓아도 거래가 없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사람 만나기를 피한다. 커피라도 한잔 사야 하고 술도 먹어야 하는데, 그럴 돈이 있어야 말이지. 아내는 화장품과 옷을 언제 샀는지 기억이 없다고 한다. 아내와 밤에 누워 이런 말을 한다. 월급 220만원을 그대로 생활비로 쓰고 살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나는 매달 빚잔치를 하기 위해 돈을 버는 셈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씨는 자신의 집이 있지만 가난에 허덕이는 이른바 하우스푸어(house poor)이다. 

# 사례 2. 워킹푸어. “돈이 없어 출산이 두렵다”

올해로 직장 생활 10년 차인 이호민(36·가명)씨는 회사에서 중간급 직책을 가진 샐러리맨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을 오랜 기간 열심히 일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근로자, 즉 워킹푸어(walking poor)라고 한다. 그는 자신 명의로 된 집이 없다. 집은 없지만 큰 대출 이자 부담이 없고 매달 20만원은 저축한다. 한 달에 300만원을 버는 이씨는 전형적인 중산층에 속하지만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씨는 “지난달 보험료 38만원, 통신비 10만원, 교통비 15만원, 대출 이자 10만원, 소득세 12만5,000원, 건강보험료 10만5,000원을 냈다. 연간 근로소득 원천 징수금은 92만원 정도이다. 살림이 빠듯하다. 중산층이라면 은행 대출 없이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출 이자가 무서워 집 장만은 꿈도 못 꾼다”라고 말했다.

2007년 결혼하면서 이씨는 자신이 자취하던 서울 연남동 단칸방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아내가 임신한 뒤로는 조금 넓은 전셋집을 구해야 했다. 가진 돈이 없으니 서울에서 밀려나 인천 부평구로 이사했다. 34평 빌라를 1억원에 얻은 것은 행운이었다. 이씨는 “집주인이 급히 1억원이 필요해서 시세보다 싸게 전셋집을 구했다. 그렇지만 2년 후 전세 재계약 시기가 되자 집주인은 시세대로 전세금을 올려 받아야겠다고 했다”며 당황스러웠던 그때를 떠올렸다.

추가로 1억원이 필요했다. 다시 짐을 꾸려 근처에 있는 20평짜리 빌라를 1억2,000만원에 전세로 얻어 이사했다. 은행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았고 어머니에게 손을 벌려 도움을 받아 이사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이씨는 “최근에 아이를 낳았다. 친척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주어 출산비를 마련했지만, 아이 분유값, 기저귓값, 아이 용품 등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 투잡을 뛰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시간이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요즘 중산층이 두터워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중산층이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얇아지는 중산층

사례1의 황씨와 같은 하우스푸어는 전체 가구의 10%에 육박하는 108만가구로 늘었다. 이들은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집을 팔아도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가구이다. 이 중에 대출금이 집값의 80%를 넘어 경매에 넘겨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가구도 18만5000가구로 추산된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정점에 달했던 2006~07년 은행 대출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이다. 집값이 오르면 팔아서 원리금을 갚고도 남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을 팔아봐야 적자다. 사실 집을 팔려고 부동산 시장에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이들은 매월 불어나는 원리금에 허덕인다. 하우스푸어는 대부분 20~40대 직장인과 자영업자다. 경제 활동의 핵심인데, 이들이 하우스푸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사례2의 이씨와 같은 워킹푸어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의 이윤확대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은 직원 수를 줄였고 그나마 남은 직원의 임금도 깎았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1당 100'의 정신을 강요했다. 비용 절감으로 기업은 살아남고 몸집을 키웠지만 근로자는 가난해졌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이 향상하는 비율만큼 임금은 증가하지 않았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단위노동비용(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단위노동비용) 증감률은 마이너스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에는 -6.6%, 2분기에는 -3.9%였다. 반대로 올해 물가는 4%대로 치솟았다. 지난해 월평균 임금은 202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2.4%), 영국(2.2%), 독일(2.2%), 일본(0.5%)보다 못한 수준이다.

한국 중산층의 현실이 이렇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의한 중산층은 소득이 가장 많은 사람과 가장 적은 사람을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을 기준으로 삼아, 그 소득의 50%에서 150%까지에 해당하는 가구를 말한다. 150% 이상은 상류층, 50% 이하는 하류층이다. 한국의 중산층은 월수입액으로 따져 보면 175만원에서 525만원인 가구가 해당한다.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중산층 비중은 1995년 75.3%에서 2010년 67.5%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중산층이 얇아졌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중산층이 얇아지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기술 진보 현상이다. 숙련된 기술자나 고학력자에 대한 수요만 늘어나면서 그 이하 사람들은 직업을 갖기가 어려워졌다. 취업 시장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기는 배경이다. 또 다른 하나는 금융 자유화(규제 완화)이다. 노동은 근로자가 하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과도할 정도로 많은 임금을 가져갔다. 고급 인력을 채용하려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부자는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산층 포기자가 문제

더 큰 문제는 통계적으로는 중산층에 속하지만 스스로 하류층 또는 빈곤층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처럼 중산층 포기자가 생기는 이유는, 통계적 중산층과 체감하는 중산층의 온도 차이 때문이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중산층은 어떤 모습일까? 몇몇 사람들이 이야기한 중산층에 대한 기준을 종합하면 이렇다. 월급이 보장된 직업이 있고, 자기 집이 있으며, 저축도 조금 해서 은행 통장에 현금이 있고, 승용차 등 생활 편의 수단을 갖춘 가구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국민에게 물었더니 자신을 상류층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전체의 1.9%, 중산층이라고 본 사람은 52.8%, 하류층이라고 말한 사람은 45.3%로 나타났다. 상류층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엄살을 떨고, 중산층은 하류층이라고 자신을 비하하는 경향 때문이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전에는 전체 가구의 70~80%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0년 후인 2006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를 보면 그 수치는 28% 수준에 그쳤다.

또 지난해 중산층의 20%가량이 해마다 계층 하락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산층에서 하류층으로 내려간 비율은 1998~2008년 사이에 10~20%로 꾸준히 오르락내리락했고, 2006~08년 사이에는 20%에 근접했다. 상류층으로 올라간 비율은 10%를 밑돌았다. 설윤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통계적인 중산층과 심리적으로 느끼는 중산층의 개념 사이에 괴리감이 크다. 최근 중산층 비중이 다소 회복되는 것 같지만 심리적 괴리감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통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과거보다 중산층이 두터워졌다고 한다. 통계는 허점이 있을 수 있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굳이 통계 숫자를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중산층이 허덕이는 현실은 사실이다. 하우스푸어와 워킹푸어라는 말 자체가 현재 이 땅에 살고 있는 중산층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대변한다. 

중산층은 이미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는 월소득 300만원 이상 중산층에서 개인 회생을 신청한 경우가 전년보다 27% 늘었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자료에 따르면, 2010년까지 5만건 안팎을 유지하던 개인회생 접수건수는 지난해 6만5,171건으로 40%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도 7월까지만 벌써 5만2,843건이나 접수됐다. 개인회생 제도는 파산제도와 달리 주로 중산층이 대상이다. 최장 5년간 가구 소득 가운데 법원이 정한 가구별 생계비와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남는 돈을 모두 빚 갚는 데 사용하면, 남은 빚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매주 로또 복권을 사는 박신성(40.가명)씨는 "월급으로는 겨우 먹고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중산층이라지만 돈이 없어서 저금을 할 수 없다. 미래는 어둡다고 하는데, 기댈 곳도 없다. 서민으로서는 로또와 같은 한탕을 바랄 수밖에 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박씨처럼 복권을 구매하는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1조6,20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증가했다. 로또복권이 1조4,171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이 팔렸고, 인쇄복권과 전자복권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7월 첫선을 선보인 연금복권은 올 들어서는 판매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복권위원회 조사결과, 월소득 200만원 이하인 사람들의 복권 구매는 줄어든 반면, 월소득 300만원 이상 계층의 구매는 점점 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다른 기대감을 갖기 위해 복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빈곤층으로 전락을 걱정하는 중산층이 복권을 통해 불안을 달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들을 일부 국민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도 중산층이 무너진 상태라고 진단하며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중산층의 몰락을 주제로 한 책들이 서점가에 넘쳐나고 있다. 또 경제 원로들도 토목공사에 쓸 돈을 중산층을 위해 투자하라고 훈수할 정도로 이 땅의 중산층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 대부분 "계층상승 어려울 것"

이처럼 중산층은 얇아지는 현상을 지나 몰락하고, 허황된 꿈을 쫓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여기에는 여러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개인이 피부로 느끼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들어오는 돈은 뻔하고, 꼭 써야 할 돈은 늘어난 때문이다. 꼭 써야 하는 돈은 재산세·소득세·자동차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료·국민연금·이자 비용 등의 경직성 비용이다. 소비를 위한 지출이 아니라는 뜻에서 이를 비소비 지출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소득 중에서 비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8.8%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00만원을 벌어 연금·이자·건강보험료 등으로 18만8,000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여유가 그만큼 줄어들어 살림살이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최저 시급은 4,580원이고,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5,378원이다. 비소비 지출을 제하고 자신의 손에 쥐는 돈이 월 80만원 정도라면 아르바이트 시급을 버는 것과 비슷하다. 월 90만원이라면 시간당 칼국수 한 그릇 살 돈을 버는 셈이다.

미래가 걱정이다. 무엇보다 중산층이 회복할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경제가 살아나도 성장 동력이 되살아나지 않는다. 중산층의 대부분이 30~40대로 경제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성인 남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자신을 저소득층이라고 분류한 응답자가 50.1%에 달했다. 국민의 절반이 자신을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소득층'이라는 응답은 34.6%, '예전에는 중산층이었으나 현재는 저소득층'이라고 답한 경우는 15.5%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긴 응답자는 46.4%로 조사돼 통계청의 중산층 비중인 64%와 큰 차이를 보였다. 스스로 고소득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해 통계청의 고소득층 비율 20.8%에 한참 못 미쳤다. 향후 계층상승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98.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양극화 진행, 체감경기 부진 등으로 회복할 자신감이 없다는 방증이다. 

정부와 금융권도 이런 사실을 알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각종 사회복지수당이나 늘리면 중산층 스스로에게 자기 비하의 초라한 인식을 부추기는 결과가 된다. 대기업과 부자 때리기로 사회적 카타르시스를 일으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산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민은 근본적인 대책을 원한다. 직장인 주영래(42)씨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월 몇 푼 주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중산층에 대한 대안도 마찬가지이다. 중산층에 수당을 주고, 은행 대출 갚은 기간을 연장해주는 따위의 대안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특성에 맞춘 대책과 같은 근본적인 방법이 나와야 한다. 언제까지 세계적인 불황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 사이에 중산층은 씨가 말라 버릴 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20대에게는 일자리, 30대에게는 주거안정과 가계부채 경감방안, 40대에게는 사교육비 부담 완화, 50대 이상은 정년 연장과 노인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민도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소득의 20% 안에서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66.3%로 최저점을 찍은 중산층 비중이 2009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67.7%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전·현 정부가 추진해온 복지 정책 및 공정거래법 강화 등의 약발이 먹힌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중산층의 몰락을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예방책은 교육에 있다. 먹고사는 일이 급하다 보니 응용 학문이 많이 늘었다. 정보 처리, 금융학 등인데, 이런 학문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강조되는 점이 문제이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학문이어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면 현실 학습 능력이 약하다. 오히려 인문, 기초과학을 강조해서 어떤 현실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플랫폼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그런 교육을 받을 기회가 균등해야 한다.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장학금을 소득 수준에 맞춰 지급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라고 제안했다.

노진섭 | 시사저널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김종인의 소신 '사교육 금지', 수면위 급부상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26일자 기사 '김종인의 소신 '사교육 금지', 수면위 급부상'을 퍼왔습니다.
"30조 사교육비 없애야 중산층 살고 가계부채도 해결 가능"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위원장이 수년 전부터 사석에서 말해온 지론중 하나가 '사교육 금지'다.

"부모들이 연간 30조원을 사교육에 쏟아붓고 있다. 잘 산다는 중산층들도 월 100만원에서 200만원씩을 사교육비로 지불하며 쩔쩔매고 있다. 이런 나라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선 교육도 정상화시킬 수 없고 중산층 붕괴도 막을 수 없다."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어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는 빚을 갚아 나가야 풀린다. 하지만 지금 중산층이나 서민에겐 그런 여력이 없다. 갑자기 소득이 늘어날 묘안도 없다. 그렇다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이렇게 사교육비를 확 줄여주면 소비여력이 생겨 내수도 살아날 것이다."

"학원산업 쪽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학원산업과 관련된 의원들도 많다. 하지만 70~80%의 학부모들은 찬성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집어넣은 것은 국가가 이런 일을 하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사석에서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그 취지에 절대 공감하면서도 많은 걱정을 했다. 학원산업 오너들의 강한 반발은 물론, 수십만 종사자들의 생계 문제도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 "교육쪽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된다"며 "정부가 갑자기 일자리를 만들 재주는 없다. 있다면 교육과 복지 부문"이라고 말했다.

가 26일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작성했다는 이란 A4 18쪽 분량의 문건을 단독입수해 보도했다.

문건은 "현재 상황은 자연적 개선이 가능하지 않아 충격 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부작용이 있더라도 사교육 금지와 같은 외부 충격이 있어야만 한다"며 현재의 사교육 확대가 동등하게 교육 받을 기회균등 원칙을 위배하는 등 경제민주화와 정면 배치되고 가계부채ㆍ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게 된다는 등의 10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건은 구체적 개혁 방안으로 예체능 분야를 제외한 전면적 사교육 금지, 학교에 사설학원 강사를 초빙해 중∙고교 학생 대상 보충수업 실시(초등학생 제외), 저소득층 자녀에게 국가가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 제공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문건은 특히 2000년 4월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법'(학원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 위헌 결정을 의식해 "공교육 체제 내에서의 사교육 실현이 필요하다"며 위헌성을 최소화하는 데 상당 부분 할애했다. 당시 헌재는 "과외의 원칙적 금지와 예외적 허용은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9명의 재판관 중 위헌 6명, 헌법불합치 2명, 합헌 1명이었다.

문건은 그러나 헌재 결정문에서 재판부가 "학교교육 정상화와 차별 해소화 등을 위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입법자는 반사회적 과외교습을 규제할 수 있는 입법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대목을 주목하며, 이를 근거로 "과외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아니라 학교 틀 안에서 이뤄질 경우 수단이 과도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은 전했다.

과연 이 문건이 김 위원장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골간은 김 위원장의 지론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박근혜 캠프에서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한 사교육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안을 박근혜 후보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이런 '혁명적 민생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선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벼랑끝 위기에 몰린 '민생'이 다시 대선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태견 기자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 안쓰러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0일자 기사 '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 안쓰러워”'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법의학자들 “장준하 선생 추락아닌 가격 가능성”… 오늘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결정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은 일왕 사과 요구 발언으로 일본 정부가 외교적 무례를 불사한 채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다 총리의 유감 편지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침에 이어 한국 국채 매입을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단호한 대응을 할 것처럼 보였던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거센 반응에 우왕좌왕하면서 진화에 급급한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경향신문). 그저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지 안쓰럽다는 반응도 나왔다(한겨레).
37년 만에 공개된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에 대해 여러 법의학자들이 누군가에 의해 가격당한 흔적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다음은 20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일본, 보복수단 총동원/한국, 대응책 우왕좌왕)
-국민일보 (내가 무슨?…중산층 인식 ‘와르르’)
-동아일보 (30대그룹 2002~2011년 직원 46만명 늘어…증가율 64%/일자리 창출 ‘평균이상’ 매출 증가율엔 못 미쳐)
-서울신문 (월요포커스 29개 기업집단 112개 비은행금융사 ‘소유’/‘[4% 룰’ 땐 수천만주 매각해야)
-세계일보 (독도·일 안보리 상임국 진출 연계)
-조선일보 (북 EMP 공격대비 국군 방호 벙커 비밀 성계도 유출)
-중앙일보 (요즘 고3, 대학 수학 배워야 대학 간다)
-한겨레 (한·중·일 우파 득세에 외교 실종…격전장 된 센카쿠·독도)
-한국일보 (사적 폭력 서슴지 않는 기업들)

이정빈 교수 “장준하 선생 추락 아닌 가격 가능성 커”

37년 만에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유골 사진에 대해 가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법의학자들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머리뼈에 지름 6㎝ 크기로 선명하게 나타난 원형 골절 부위에 대해 법의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는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법의학교실)는 “추락이 아니라 가격(에 의한 골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넘어졌을 때 하필이면 지름 6~7㎝짜리 망치 같은 것에 부딪힌 게 아니라면, (추락했다는) 산에 그런 (원형 골절을 입힐) 물체가 있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추락으로 인한 골절상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유골 사진을 살펴본 이 교수는 “(장 선생의) 머리뼈 골절 흔적은 망치처럼 모서리가 있는 물체가 아주 정통으로 수직으로 (머리에) 부딪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겨레신문 8월 20일자 2면

이호 전북대 의대 교수(법의학교실)는 “사진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추락과 가격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가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락했다면 여러 가지 형태로 생기는 ‘선상 골절’이 나타나는데, (장 선생의 경우처럼) 함몰 부위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골절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창호 혜천대 교수(간호학과)도 “(장 선생의) 유골에는 머리뼈, 골반뼈 외에 다른 뼈의 손상이 없는 듯 보이는데, 추락은 머리뼈뿐만 아니라 다른 뼈의 손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추락에 의한 사망이 아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본 거센 보복에 한국 우왕좌왕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일본 정부가 한국 국채 매입을 철회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등 선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복에 나서기로 해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정부는 강온 대응책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21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독도 관련 각료회의를 열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 축소 등 대응책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내각 관방은 모든 부처에 한국 관련 정책과 회의, 교류사업 등을 총점검해 20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1일 각료회의 후 한국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제안하는 구상서(외교서한)를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향은 “한국이 공동제소를 거부할 경우 단독제소, 1965년 한일협정 당시 교환 공문에 따른 조정 요구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해 독도 문제의 장기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향신문 8월 20일자 3면

이에 반해 한국 정부는 조용히 대응한다는 기존의 방침 아래 일본 공세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경향은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한 뒤 대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라며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대통령 일왕 발언 때문인지 일본 측 반응이 너무 강해 정부로서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향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지난 17일 일본 측의 서신 공개 등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강온 의견이 맞서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실무진은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 역사를 꾸짖고 독도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철회하라는 등의 대변인 성명 초안 네 문장을 올렸지만, 필요 이상으로 일본을 자극한다며 삭제됐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 “독도 문제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일본의 반발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독도 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는 정부 내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만에 하나 독도 문제가 유엔 총회나 안보리에 상정되고 ICJ에 제소하라는 국제 여론이 높아질 경우, 독도 문제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발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는 10월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임기 2013~2014년) 진출에 극력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조선은 예상했다. 현재 한국은 캄보디아, 부탄 등과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경쟁하고 있다.
조선은 서울의 고위 외교 소식통의 말을 빌어 “일본이 모든 것을 동원해 야비하게 나오는 모양새”라며 “독도 등 한일 문제가 유엔에서 다뤄지면 양국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독도 대응 무대책·무대응·무철학”

]일본의 대응이 거세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져나왔다. 경향신문은 “무대책·무대응·무철학을 드러냈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다”며 “대통령이 건국 이후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 이후 1주일여 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대일외교의 민낯”이라고 개탄했다.
경향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말이 앞서건, 행동이 앞서건 일단 지도자 차원에서 의사표현을 했다면 후속 조치가 당연히 따라야 한다”며 “후속 방안이 궁하다면 말과 행동을 늦추고 적기를 모색해야 하는 게 외교의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일왕 폄하 발언에 대해 경향은 “한·일 간에 일왕의 방문 문제를 공식 외교의제로 논의한 적조차 없는 상태에서 언제, 누구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인지조차 분명치 않다”며 “명백한 외교적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상식을 느닷없이 일깨워준 것 외에 독도 방문과 이후 대통령의 발언들을 통해 대한민국이 얻은 것이 무엇인가”라며 “그 후폭풍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맨 뒷부분에 “우리 정부 외교 책임자들도 우리 정부가 우리의 의사를 관철할 가장 효과적인 외교적 행동과 수단을 선택해왔는가를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에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가…안쓰러워”

일본 총리의 유감 편지 공개 및 한일 재무장관 회담 취소 방침 등 일본 정부의 공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사설에서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일왕 발언이 이런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본은 이 대통령의 일왕 발언이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과 발언 내용의 적실성은 구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람 중 누구도 일왕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 없이 방한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일왕 발언 때문에 내각과 일본 전체가 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일왕을 ‘현인신’으로 내세워 주변국을 침략했던 과거 ‘제국주의 일본’을 상기시킬 뿐”이라며 “민족주의에 기대는 게 정권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묘약이 될 수 있지만 고립과 대결을 불러오는 화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일본 쪽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8월20일자 사설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한겨레는 “문제를 먼저 만든 이상, 뒤로 물러서는 인상만 주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길 당부한다”며 “일본이 지난달 말 연례적으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방위백서를 낸 데 대해선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으로 대응하더니, 더 중대한 사법재판소 제소 방침엔 그보다 강도가 낮은, 단 두 줄짜리 대변인 논평으로 끝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준비된 방문이란 말과 달리 지금까지 정부의 대응은 ‘치고 빠지기’가 전부인 것 같아 안쓰럽다”고 개탄했다.

한겨레 8월20일자 1면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민국’과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처음으로 설치했다. 경상북도는 19일 오전 독도경비대가 주둔한 독도 동도의 망양대에서 ‘독도 표지석’ 제막식을 열었다.
망양대의 국기게양대 앞에 설치된 독도 표지석은 흑요석 재질로 높이 115㎝, 가로 세로 각각 30㎝ 규모로, 앞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필로 ‘독도’, 뒷면에는 ‘대한민국’, 측면에는 ‘이천십이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새겨져 있다.
제막식에 참석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치사를 통해 “대한민국 동쪽 끝 우리 땅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라며 “국민의 뜻이 담긴 독도 표지석은 대한민국 주권의 상징이 되고 독도를 지키는 정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 대선후보 경선 투표율 최저…박근혜 1인독주 썰렁한 경선

새누리당의 18대 대선후보 경선 결과가 41.2%에 그쳤다. 대신 박근혜 후보가 사상 최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등은 당내 ‘박근혜 대세론’과 돈 공천 파문 등에 따라 집권 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겹치면서 국민적 관심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 잠정집계한 최종 투표율 41.2%(8만2624명 투표)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율 70.8%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며 이회창 후보가 대세를 점한 2002년 50.1%보다 낮았다.
투표율 저조에 대해 경향은 “박근혜 후보 독주를 비박근혜(비박) 주자들이 견제하지 못하면서 승부 자체가 싱거웠고, 당원들의 주목도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66.7%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19.4%로 가장 낮았다. 박근혜 후보 지지세가 강한 영남지역의 참여가 높았던 반면 다른 지역은 투표참여 유인이 적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대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이면서 영남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박 후보 득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으며, 80%를 넘을지가 관심거리라고 경향은 분석했다.

중산층 10명 중 3명 “나는 저소득층”

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인 사람들 가운데 32.0%는 본인이 저소득층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은 19일 ‘중산층 주관적 귀속의식 및 복지인식’ 보고서에서 2009년, 2010년 ‘복지패널조사’ 원자료와 2011년 ‘중산층가족의 복지인식 및 체감도 조사’를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 50~150%는 중산층에 속하며, 고소득층의 82.1%도 중산층을 귀속 계층으로 지목한 반면 저소득층의 29.1%는 중산층에 속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서울신문 8월 20일자 10면

‘세금 대비 복지 수혜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중산층의 64.6%가 “수혜받지 않는 편”이라고 답한 데 반해 “수혜받는 편”이라는 대답은 8.7%에 그쳤다. 고소득층 가운데 복지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은 71.0%였으며, 복지 정책이 집중되는 저소득층조차 59.9%가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산층만을 대상으로 특성별 복지 체감도를 분석한 결과 농어촌 지역, 고연령층, 저학력층,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체감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횡령혐의 고발에도 이창영 매일신문 사장 유임

회삿돈 6억 여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던 매일신문 사장 이창영 신부를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유임시켰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창영 신부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주변 신부들에게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사의 사과를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부는 가톨릭신문사 사장이던 2005년 8월부터 2009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등 회삿돈 6억400만 원을 전아무개(49) 전 총무팀장과 함께 빼돌린 사실이 회사 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으나 지난 14일 사제 정기 인사발령을 낸 대구대교구는 이 신부를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 사장에 유임시켰다. 한겨레는 “이에 따라 대구대교구가 부정부패 추문을 덮고 당사자를 감싸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인권연대 등은 이 신부와 전 총무팀장 등이 2009년 소년소녀가장 돕기 음악회 기부금 수천만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엉뚱한 용도로 쓰거나, 인쇄하지도 않은 책을 출판한 것처럼 회사 장부를 조작해 돈을 빼돌린 의혹 등을 폭로했다. 대구대교구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반발했으나, 추가 취재 결과 이 신부 쪽이 대구대교구나 기업 등과 짜맞춰 검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한 정황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빼돌린 돈 일부가 대구대교구 및 전직 교구장에게 흘러갔다는 진술까지 추가로 나왔다.
사태가 교구 전체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조환길 대주교는 이 신부의 해임을 포함한 ‘해결책’을 준비했으나, 교구 내 이 신부를 옹호하는 세력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 신부의 유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