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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사설]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모는 ‘부양의무자 기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02일자 사설 '[사설]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모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퍼왔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에서 제외한 8만4908명 가운데 61%인 5만1820명이 실제론 극빈층인데도 부양가족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유로 탈락했다고 한다. 생활 형편은 기초수급자와 다를 바 없는데 부양가족의 소득 때문에 갑자기 생계·주거·의료 급여 등이 끊어진 사람들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독소조항’으로 비판받아온 부양의무자 기준이 저소득층을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음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지난해에 기초수급자가 8만여명이나 대거 탈락한 것은 정부가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으로 수급자를 엄격하게 가려낸 탓이 크다. 대법원 가족관계기록부, 국세청 일용직근로자 소득내역, 국민연금, 실업급여 등 수백종의 전산정보가 연계된 이 시스템을 활용해 정부는 부정수급자를 솎아낸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년6개월 동안에만 모두 15만4305명이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됐다. 기초수급자 수는 2009년 157만명에서 올 9월에 141만명으로 크게 줄었다.정부의 이런 물샐틈없는 검증체계는 ‘법대로’에는 맞을지 모르나 저소득층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부양의무자(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기준이다. 현행 제도는 부양의무자 소득의 일정 부분을 부양비로 간주해 기초수급자의 소득 등과 함께 심사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경남 거제시에 사는 이아무개(78)씨의 경우, 지난 6월 기초수급자 확인조사에서 딸과 사위의 소득에 따라 간주된 부양비가 최저생계비를 6600원가량 초과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잃었다. 이씨는 딸 내외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온 처지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8월 거제시청 앞에서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문제는 이씨의 사례가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데 있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자료를 보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103만명에 이르지만, 이들 가운데 70%는 부양의무자로부터 한푼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초생활보장제의 취지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생계·주거·교육·의료 등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부양의무자 기준은 그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빈곤 사각지대’가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 사정 악화로 가계부채가 늘고 생계형 범죄와 자살이 급증하는 등 저소득층의 삶이 추락세인데 정부가 지원 대상까지 줄여서야 되겠는가.

기초수급 탈락 10명 중 6명이 극빈층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02일자 기사 '기초수급 탈락 10명 중 6명이 극빈층'을 퍼왓습니다.

지난해 8만5천명 수급대상 제외
부양자 있다는 이유…차상위도 7%
“내년엔 더 줄여 빈곤대책 후퇴”

지난해 소득이 기준을 초과하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 10명 가운데 6명이 극빈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의원(민주통합당)은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개통 이후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확인조사 및 탈락자 유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에만 8만4908명이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됐으며, 이 가운데 소득 수준이 최저생계비 이하로 극빈층이지만 부양의무자가 있어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된 사람이 5만1820명(61%)이었다고 2일 밝혔다.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의 120% 미만인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 이들도 5749명(6.8%)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지난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6차례 확인조사에서 모두 16만6638명의 기초수급자가 부양의무자나 소득 기준 등을 만족하지 못해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이처럼 많은 인원이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했지만, 새로운 기준을 도입해 수급자가 된 경우는 3만6000여명에 불과하다”며 “2006~2010년 4년 동안 빈곤층이 323만명에서 340만명으로 증가했는데,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서도 기초수급자를 더 줄이는 등 오히려 빈곤층 대책을 크게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초수급자는 2008년 159만6000명에 이르렀지만, 내년에는 143만명만이 수급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정부 예산이 책정됐다.한편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올해 상반기 복지급여 확인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던 저소득층 가운데 14만명가량이 지난 8월부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단되는 지원 유형별로 보면, 기초생활보장에서 제외된 사람이 3만808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영유아 보육 지원 2만5431명, 차상위계층 진료비 본인부담 경감 2만1481명, 한부모 지원 2만886명 순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수급자의 경우 지난 6~8월 확인조사에서 그동안 본인이나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증가해 선정 기준을 초과한 사람에 대해 혜택이 중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서울대병원, 극빈층 상대로 선택진료비 20억 돈벌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21일자 기사 '서울대병원, 극빈층 상대로 선택진료비 20억 돈벌이'를 퍼왔습니다.
'선택진료비 20억 손해' 발언 논란…시민단체 "선택진료비제 폐지해야"

서울대병원 관계자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선택진료비를 전액 감면하려면 20억 원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집어 말하면, 병원이 그동안 극빈층인 환자들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로 20억 원을 거둬들인 셈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사측 실무위원은 최근 노사협상과 별도로 진행되는 비공개 실무교섭에서 이렇게 말했다.

애초 노조는 환자부담을 가중시키는 선택진료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병원 측에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선택진료비만을 폐지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선택진료비가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늘리고 병원의 대표적인 수익 증대 수단이 돼왔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국 12개 국립대병원이 2008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벌어들인 선택진료비 수입이 6053억 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발언은 국립대병원이 극빈층에게까지 비급여(비보험) 진료수익을 거둬들였음을 보여준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의 면제 혹은 경감 대상인 의료급여 1,2종 수급권자는 국민 중 하위 3.1%에 해당하는 극빈층이다. 정부가 공식 추계하는 빈곤층기준인 하위 12%보다 더 가난한 계층이다.

병원들이 거둬들인 선택진료비 수익의 상당부분은 의사성과급으로 지급됐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0년 선택진료비 수입 540억 원 가운데 48.6%인 259억 원을 의사성과급으로 지급해 국내 7개 국립대병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이들 병원은 선택진료를 하는 대가로 의사 한 명당 연평균 41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 관련 기사 : 선택진료 왜이리 많나했더니…의사 성과급 4100만 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환자에게는 선택진료비를 징수할 수 없도록 하고, 국회는 선택진료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며 "대선주자들과 여야 구분없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대형병원들이 극빈층 환자들에게 특진비까지 받는 야만부터 막는 일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인만큼 그동안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 선택진료비를 50% 감면해 왔다"며 "내년부터 100% 감면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약 10억 원"이라고 밝혔다. 병원 실무진의 20억 원 발언에 대해서는 "교섭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사정이 생길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윤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