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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집 담보로 빌린 돈, 빚 돌려막고 생활비 보태고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9일자 기사 '집 담보로 빌린 돈, 빚 돌려막고 생활비 보태고'를 퍼왔습니다.

18개 은행 7~9월 주택담보대출 중
집 구입 용도 3%p 줄어 24%
빚상환·생계비 쓰임새는 늘어
“고정금리 갈아타기 현상” 분석도

본래 목적인 주택구입 용도가 아니라 기존 대출금 상환이나 생계자금 용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상황 악화로 소득만으로는 대출 원리금과 생계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빚을 내야만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갈아타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29일 금융감독원이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18개 은행의 자금용도별 대출현황’을 보면, 올해 7월~9월 사이 이들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의 26.8%에서 23.9%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상환용 비중은 15%에서 21%로, 생계자금용 비중은 6.5%에서 8.3%로 각각 증가했다.다른 용도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비중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주택을 처분하고 싶어도 팔리지 않거나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 차주들이 다시 대출을 받거나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게 꼽힌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은 주로 장·노년층(50살 이상)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세대는 만기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데다 최근 몇 년 새 명예퇴직 등으로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어 모자라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 빚을 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의 47%가 만기일시상환 대출로 40대 이하 32.5%보다 눈에 띄게 높다.하지만, 금감원은 이런 해석에 아직 유보적인 태도다. 기존 대출자들이 만기일시상환형 변동금리형 대출을 고정금리형 장기분할상환 방식의 대출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3개월치 추세여서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3월부터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적격대출이 현재 10조원 가량 팔렸고 기존 대출을 갈아타기 위한 용도가 65%인데, 이런 대출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또 기존 고금리 신용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한 경우라면 전체 가계대출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선 되레 긍정적 변화로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최고 5억원까지 고정금리에 만기 10~35년을 조건으로 원리금을 나눠서 상환하도록 주택금융공사가 만든 주택대출상품이다.강기정 의원 쪽은 “대출을 일으켜 대출을 갚는 건 그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가계부채 부실화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확한 가계부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항목별 세부자금용도 현황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고 부채상환 자금의 용도에 대한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3일자 기사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을 퍼왔습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위 20%, 재작년 빚상환 4월16일
2~4분위도 1년새 15~28일 지연
소득보다 부채가 크게 증가한 탓
상위 20% 가구는 1주일 앞당겨져

땡전한푼 안쓰고 원리금만 갚아도 
저소득층 ‘빚 해방일’ 6월5일…50일 늦춰졌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분석

회사원 김민호(38)씨는 1년 전 집을 사면서 1억원과 6000만원의 주택 관련 대출 2건을 받았다. 최근엔 생활자금 대출로 500만원의 빚을 더 냈다. 각각 상환 방법과 기간이 다르지만, 김씨는 다달이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으로 90만원가량을 낸다. 김씨가 월급으로 버는 돈 250여만원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만일 김씨가 한 해의 첫날인 1월1일부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오직 원리금만 갚는 데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김씨는 한 해 중 언제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12일 (한겨레)가 2010년과 2011년의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 가구가 부채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빚 해방일’은 6월5일로 나타났다. 한 해 갚아야 할 원금 및 이자 부담액이 1월1일부터 6월4일까지의 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한 해의 절반가량인 6월4일까지는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아야만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반해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월27일로, 1분위 가구에 견줘 훨씬 빨랐다. 1~2월 두 달치 소득이면 그해 원리금을 다 갚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2·3·4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각각 4월27일, 4월1일, 3월25일이었다. 소득이 많을 수록 빚 해방일은 더 빨랐다.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733만원이지만, 부채는 4400만원으로 소득 대비 6.0배, 연간 갚아야 하는 이자 및 원금은 312만원으로 소득의 42.6%나 됐다. 소득이 많은 5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9925만원으로 1분위 가구의 13배가 넘는다. 이들 가구의 부채 총액은 1억5530만원으로 소득 대비 1.6배에 불과했고, 연간 원리금은 1548만원으로 소득의 15.6%에 그쳤다.특히 최근 1년 새 빚 해방일이 최소 2주에서 최장 50일 늦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가계의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전체 빚 보유 가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빚 해방일이 2010년에는 3월9일이었으나 2011년엔 3월16일로 1년 새 일주일 늦어졌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엔 4월16일이었으나 2011년엔 6월5일로 50일이나 늦어졌다. 2~4분위 가구도 같은 기간 빚 해방일이 각각 15~28일 정도 늦어졌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 3월3일에서 2011년엔 2월26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5분위 가구의 경우 빚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지만, 나머지 가구는 반대로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1년 사이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789만원에서 733만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28만원에서 31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5분위 가구는 소득은 1000만원 이상 늘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6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이 3월21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3월8일)보다 2주가량 늦었다.앞에 나온 회사원 김씨의 빚 해방일은 5월12일이다. 1월1일부터 5월11일까지 번 소득이 고스란히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물론 한 해 동안 열심히 원리금을 갚아도 1억6500만원의 빚은 크게 줄지 않고 남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빚 해방일’은

1년 소득 차곡차곡 모아 
대출 원금+이자 갚는날 
‘빚 부담’ 보여주는 지표

‘빚 해방일’은 한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가 연간 개인 소득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금 부담 정도를 보여주는 ‘세금 해방일’을 참고해 (한겨레)가 독자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옛 민주노동당은 2007년에 ‘대학 등록금 해방일’을 계산해 발표한 바 있다.예컨대 연간 원리금 부담이 개인 소득의 25%를 차지한다면, 이는 365일의 4분의 1, 즉 92일 동안의 소득을 원리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한 해의 시작인 1월1일부터 한푼도 쓰지 않고 원리금만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4월2일까지 매일매일 계속 갚아야 하고, 빚(원리금) 해방일은 4월3일이 된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도 원금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빚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은 훨씬 뒤로 미뤄진다.이번 빚 해방일 계산에선 2010년부터 시작된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를 활용했다. 또 사람들이 빚을 상환할 때 대개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함께 갚는 현실을 고려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