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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일요일

결혼 안하고 소득 없고 지메일 쓰면 종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4일자 기사 '결혼 안하고 소득 없고 지메일 쓰면 종북?'을 퍼왔습니다.
"보안수준이 높은 지메일, 비밀스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은 목적"… 이적단체 억지 수사 논란
박근혜 정부 초기 무리하게 공안 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년 전 결성돼 별 문제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단체가 공안당국의 타깃이 되고 있고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대목을 들어 종북 인사로 낙인을 찍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들어 청년 통일단체인 '6. 15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청년모임 소풍'(이하 소풍) 사무실과 단체 회원 10명의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이준일 통합진보당 중랑구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체포했다.
경찰은 소풍이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이적단체로 판단하고 소풍의 회의자료와 강연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해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소풍의 회원인 신씨의 자택을 수색하면서 압수수색 사유로 들었던 대목 중에는 신씨가 미혼이라는 점을 들어 이적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에는 소풍단체 활동을 언급한 뒤 소풍 활동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신씨는 전했다.
신씨(34)는 "3포세대로 일컬어지는 30대 젊은이들이 결혼을 못하는 것은 돈과 시간 부족 때문인데 결혼을 못한 것을 가지고 국가보안법에 억지로 꿰어 맞춰서 종북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신씨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말기처럼 공안탄압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면서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안탄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구속을 당했던 이준일 통합진보당 중랑구위원장의 구속 사유에서도 미혼이고 소득이 없어 언제든지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결국 이 위원장은 구속되고 이틀만인 2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이 기각됐다.
압수수색을 당했던 한 회원의 영장에는 또한 국내 포털 메일을 쓰지 않고 보안수준이 높은 지메일을 쓴다는 이유를 들어 '비밀스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은 목적이 있다'는 식의 표현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풍 단체의 변호를 맡은 설창일 변호사는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고 소득이 없는 것이 마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하고 있다"면서 "압수수색과 구속을 하려고 무리하게 집행하다보니 이런 식의 악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소풍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적단체 조직 사건을 만들어 사법처리해 성과를 내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풍은 지난 2004년 준비 모임을 시작해 단체를 결성해 회원을 두고 임시체제 조직 체계로 조직을 운영하고 지난 2006년 출범했다.
경찰은 이들의 결성시기를 지난 2006년으로 보고 있다.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에 경찰의 주장대로 하면 올해가 지나면 공소시효 때문에 사법처리를 할 수 없다. 소풍 측은 하지만 실질적인 단체 운영은 지난 2004년이기 때문에 경찰이 내세운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공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경찰이 굳이 2006년으로 소풍의 출범 시점을 잡고 올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무리하게 기소를 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소시효에 대한 쟁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청년단체 소풍이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TV조선


또한 경찰은 소풍 단체를 이적단체로 의심하고 있지만 소풍의 강령에는 북한의 입장을 동조하는 게 아니라 남북이 합의했던 6. 15 공동선언과 10. 4 선언을 이행하자는 내용이 나와있을 뿐이다.
소풍 단체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소풍의 강령에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6. 15 공동선언에 대해 활동을 견지하기로 나와있다"고 말했다.
또한 10. 4 선언 중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조항을 들어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는데 북한의 입장을 동조한 것이라며 공안당국이 종북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 소풍 측의 주장이다.
관계자는 "공안당국이 소풍 단체를 이적 단체로 급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남북간 합의서를 존중할 의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27일 통일부와 외교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선 신뢰구축과 관련해서 남북한이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이에 기초해서 실천 가능한 합의부터 이행하는 것이 신뢰구축의 출발범"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설창일 변호사는 "남북관계에서 교류협력사업과 대북 공동사업은 이전 정부시절에서 허용된 범위였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처벌된 문제는 아니다"면서 "소풍은 남북이 합의한 6. 15 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3년 4월 29일 월요일

소득 줄면 국민연금 보험료 덜낸다

이글은 뉴시스 20104-29일자 기사 '소득 줄면 국민연금 보험료 덜낸다'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김민자 기자 = 앞으로 소득이 줄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덜 낼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근로자의 임금이 하락한 경우에도 기존 소득 기준으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민연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날부터 6월 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임금이 전년대비 20% 정도 하락하면 연금보험료의 부과기준이 되는 소득월액을 변경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또 근로자의 보험료 절반을 내는 사용자가 보험료를 내지 않았을 경우에 근로자가 기여금을 내고 가입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한도 3년 이내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조기노령연금, 재직자노령연금 등 수급을 결정짓는 소득 수준 신고 기한도 15일에서 1개월로 늘어난다.

rululu20@newsis.com

2013년 4월 1일 월요일

퇴직해 소득 없는 김 씨 건보료, 왜 2.4배로 늘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01일자 기사 '퇴직해 소득 없는 김 씨 건보료, 왜 2.4배로 늘었나'를 퍼왔습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 더 미룰 수 없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부러워할 만큼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건강보험 제도의 우수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고 현재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을 시도하는 나라들 역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이렇듯 우수한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지만 낮은 보장성과 보험료 부과 체계 문제만큼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동안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다양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었지만 보험료 부과 체계 문제는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부과 체계야말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말한다. 가입자 역시 보험료 부과 체계에 대해 불만을 넘어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2011년도 건강보험공단의 민원 발생 건수는 총 7760만 건이었는데, 이 중 82%인 6400여만 건이 건강보험료와 관련된 민원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하나지만, 보험료 부과 체계는 4가지

2003년 건강보험 재정이 통합되었으나 보험료 부과 체계는 여전히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로 나누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통합 이전 방식이다. 가입자 간 부과 기준이 상이함에 따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직장 가입자 간에도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되고 있고, 지역 가입자 역시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재정은 통합되어 하나의 주머니가 되었지만 보험료를 거두어들이는 기준은 4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있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직장에서 받은 월급(보수)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월급 외 7200만 원을 초과한 종합소득이 있을 경우 종합소득에도 추가로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람이 있다.

지역 가입자 역시 연간 종합소득 500만 원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은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소득·재산·자동차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지만,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 원 이하인 세대는 재산(전월세 포함), 자동차와 평가소득(성·연령, 재산,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게 된다.

그리고 어린 학생 등 소득이 없는 사람 중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지역 가입자의 세대원이 되어 성·연령 등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사람도 있다. 보험 재정은 하나로 통합 관리되는 데 반해, 가입자 간 부담 기준은 복잡하게 나누어 보험료를 부과함에 따라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경만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은 2009년 "건강보험 재정 통합으로 직장 가입자의 평등권과 재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가 2012년 5월 기각당한 바 있다. 헌재는 "건강보험 재정 통합은 사회 연대와 소득 재분배 기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의협의 주장을 일축했다. 시민단체들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편해 건강보험 재정과 부과 체계를 완전히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직장에서 퇴직하면 오히려 오르는 건강보험 보험료

보험료 민원 중 가장 불만이 많은 경우는 퇴직을 하여 수입이 끊겼는데도 오히려 보험료가 오른 경우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월급에 보험료율(2013년 2.945%)을 곱하여 보험료를 납부하면 되지만 지역 가입자가 되면 소득은 물론 가족 수, 성, 연령에 재산과 자동차를 합산하여 보험료를 부과하다 보니 보험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서울에 사는 김 모 씨(남·61)의 경우 퇴직으로 소득이 없는데, 배우자와 미취업 자녀 3명, 주택 한 채(과표 : 2억1420만 원)를 보유하였다는 이유로 재직 시절 7만2610원(사용자 부담 포함 14만5220원) 납부하던 보험료가 퇴직 후에는 2.4배로 증가한 월 17만1110원이 되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공단에 하소연해보았지만 현행 보험료 부과 체계 내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지역 가입자와 직장 가입자의 부과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에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직장 가입자 내에서도 기준이 둘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같은 직장 가입자라도 월급 외 종합소득 7200만 원을 초과 보유한 직장 가입자에 대해서는 월급 외 종합소득에 대해서도 추가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박 모 씨는 직장 가입자이지만 임대소득 등으로 2011년 귀속분 종합소득이 7321만 원이 잡혀 있어 지난해 9월부터 매월 17만9660원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었다. 반면, 이웃에 사는 이 모 씨는 같은 직장 가입자지만 종합소득이 6911만 원으로 부과기준선 이하로 분류되어 추가 보험료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이렇듯 소득이 비슷함에도 기준에 따라 보험료 부담 금액은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지역 가입자 보험료 부과에 재산과 자동차가 61% 차지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체계는 더욱 복잡하다. 연간 종합소득 500만 원을 기준으로 500만 원 초과 세대에 대해서는 소득·재산·자동차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500만 원 이하 세대에 대해서는 재산(전월세 포함), 자동차와 평가소득(성·연령, 재산,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한다. 부과 기준이 이렇게 복잡하다 보니 가족 수가 늘어나거나 나이만 바뀌어도 보험료가 변동하게 된다. 매년 재산 과표나 자동차 연식이 바뀌기 때문에 보험료도 변동하게 되어 보험료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에 사는 56세 이 모 씨의 경우 배우자(50)와 자녀 2명, 아파트 1채(과표 3억 원)와 자동차 1800cc(3년, 세액 28만 원) 1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실직 상태로 소득이 없음에도 보험료는 월 19만7390원을 납부하고 있다. 10년째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해마다 재산 과표가 인상되어 보험료가 덩달아 올랐고 내년이면 둘째 자녀가 20세가 되어 보험료가 또 오르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제는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중 재산이나 자동차에 부과되고 있는 보험료 비중이 61%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지역 건강보험료가 또 다른 형태의 재산세라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재산 비중 보험료가 이렇게 과다하게 되면서 퇴직이나 실직으로 직장 가입자에서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었을 시 보험료가 크게 오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특히 8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현행 부과 체계는 엄청난 민원에 시달릴 게 분명하다.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 제도 또한 보험료 불공평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피부양자 제도는 직장 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보험료 부담을 면제해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피부양자로 등재되면 보험료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직장 피부양자로 등재된 가입자가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40.6%인 2014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피부양자 중에는 소득이 있는 사람도 213만 명에 달한다. 부담 능력이 있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 역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모든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단일화해 가야

그렇다면 이렇게 불공평한 보험료 부과 체계를 바꿀 방안은 없을까?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은 "소득 중심 보험료 부과 체계 단일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다. 또한 지난 수년간 많은 전문가가 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공단의 건의안과 전문가들의 안을 종합해보면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즉, 소득 중심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있어도 자료를 신뢰할 수 없는 경우 과도기적으로 재산을 부과 요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재 직장과 지역을 기준으로 4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있는 부과 체계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하고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 역시 모든 소득으로 확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소득이 있는 곳에 보험료가 부과된다는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와 같은 건강보험 제도를 가지고 있는 모든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기준이다. 직장 가입자에게만 인정하고 있는 피부양자 제도 역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2월 21일 인수위가 발표한 신정부의 국정 과제에도 소득 중심 부과 체계 개편안이 포함되어 있다. 직장과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부과 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제도를 관장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이런 개편 방향에 신중한 입장이다. 복지부는 현행 보험료 부과 체계의 틀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보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부과 체계 개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부과 체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여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데 그쳤다. 부과 체계 개선으로 보험료가 내려가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겠지만 보험료가 올라가는 가입자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보장성 확대 위한 전제 조건

부과 체계 개선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바탕이 되는 부과 체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더 이상 제도의 존속을 장담할 수 없다.

인구 고령화와 질병 구조 변화에 따른 의료 비용의 급팽창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선진국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의료비및 만성질환 의료비 증가 등으로 보험급여비는 연간 약 13%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0%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의료비의 33.3%를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고령화의 속도에 따라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만성질환 진료비도 의료비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2002년 만성질환 진료비는 4.8조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15.2조 원으로 증가했다. 8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증가 둔화 및 저성장 경제 구조의 확립에 따라 재정을 부담할 계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반해 진료비를 써야 할 계층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

부과 체계 개선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80% 수준인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62.7%에 머무르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가에서 지원하는 국고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보험료는 전체 보험 재정의 87.46%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보장성을 높이려면 보험 재정의 기제가 되는 부과 체계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행 부과 체계의 틀 내에서는 획기적인 보장성 확대가 요원하다는 것을 현재의 보장 수준이 말해주고 있다.

지금 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한다고 해도 늦은 것이 사실이다. 벌써 개선되었어야 했다. 부과 체계 개선은 사회 연대성은 물론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획기적인 급여 수준 확대를 위해서도 꼭 해야 할 과제이다.


 /조창호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정책실장

2013년 1월 18일 금요일

소득보다 상속에 세금을


이글은 시사IN 2013-01-16일자 기사 '소득보다 상속에 세금을'을 퍼왔습니다.
국회가 억대 연봉자의 소득 공제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한국은 상속 공제 액수가 커서 10억 상속받은 사람이 세금을 거의 안 낼 정도다.

누군가 말했다. “통계는 비키니를 입은 여자와 같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통계가 가진 무시무시한 힘을 말해준다.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저 막연한 관념에 지나지 않은 예측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언론이 찾아 낸 과학적 논리는 ‘인구구조의 변화’였다. 그 역시 통계였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단 하루만에 찾아낼 수 있는 이유라면 예측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그런 통계는 대단한 정보이거나 국가기관만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가 아니다. 그저 인터넷 검색 한 번으로 해결된다. 당장 ‘나라지표’에 가서 검색해 보길 권한다. 왜 출산률 문제가 심각한지 금세 알게 될 것이다.

매년 국세청에서 발표하는 (국세통계연보)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세금 구조에 대한 재미있는 통계가 많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는 세무서는 어디일까? 서울 강남 세무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답은 영등포 세무서이다. 증권회사가 밀집된 여의도가 영등포 세무서 관할이기 때문이다. 증권 거래 시 부담하는 ‘증권거래세’가 모두 영등포 세무서를 거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통계는, 모든 직장인의 꿈인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이 무려 36만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급여 소득자 100명 중에 2명꼴이다.

이 억대 연봉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기 위해서 최근 국회가 이들의 종합소득 공제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비, 보험료, 교육비, 주택자금 공제, 기부금 공제 등을 합쳐서 연간 2500만원 이상을 공제받지 못하도록 세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공정한 룰이다. 그래서 더 많이 버는 사람, 억대 연봉자가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정부의 복지 지출 증대를 위해서 증세를 피할 수는 없다. 일부 국가에서는 부유세까지 도입하겠다고 나서지 않는가?


ⓒ정훈 그림

그런데 억대 연봉자의 소득공제 한도를 줄이면 세수가 진짜 많이 늘어날까? 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회계사 업을 하면서 많은 고액 연봉자를 보았는데, 이들이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주택자금 공제, 기부금으로 공제받는 금액이 과연 2500만원이 넘었던가? 회계사로서 수없이 연말정산 업무를 대행해 봤지만 나는 그런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그 세법 개정안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억대 연봉자 공제한도 축소, 실효성 의문

또 다른 의문도 든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내는 의료비, 자녀의 대학 등록금,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내는 기부금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해야 할까? 지나친 비유일 수 있겠지만, 조선시대 ‘노역’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노동에 대해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부과하는 것은 1년 중 서너 달은 국가를 위해서 일하라는 ‘노역’에 가까운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시점에서 다시 ‘부자’의 정의를 새겨보고 싶다. 소득이 많은 자도 부자지만, 재산이 많은 자도 부자이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납부한 사람은 5720명에 불과하다. 5년 전에 비하면 그 인원이 2배 정도 증가했으니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아직 재산에 대한 과세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야겠다. 억대 연봉은 고사하고 그의 반인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20년 정도를 전혀 소비하지 않고 숨만 쉬며 모아야 하는 금액인 10억원을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사람은 단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상속을 받는 경우 대부분 상속 공제를 받게 되는데 그 금액이 실로 엄청나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그런데 그 명제가 상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원재훈 (이촌회계법인 회계사)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 투표도 못한다


이글은 이코노미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2-10-01일자 기사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 투표도 못한다'를 퍼왔습니다.
윤희웅의 선거와 경제 ● 소득과 투표의 상관관계

선거에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자 동네인 강남·서초구 등의 투표율이 가난한 구보다 높다. 한겨레 자료

생업 자유로운 고소득층 투표율 높아… 평일 재·보궐 선거에선 투표율 차이 뚜렷

생업에 매인 저소득층은 평일이든 휴일이든 투표하러 가기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 회사에서 나가는 게 아예 불가능하거나, 나갈 수 있더라도 고용주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고소득층은 자영업을 하든 직장에 다니든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1인1표의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지난 5월22일 나라별로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Your Better Life Index)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4위였다. 주거·소득 등 삶의 질과 관련한 11개 항목으로 평가했는데, 이 중에는 시민 참여 부분도 포함돼 있다. 투표율로 대변되는 시민 참여와 관련해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2007년 대선 투표율로 다른 나라와 비교했는데, 당시 투표율 63%는 OECD 평균(73%)에 비해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20%는 투표율이 91%로 높은 반면 하위 20%는 59%에 그쳐 두 계층 사이에 무려 32%포인트의 격차가 났다. 다른 OECD 국가들의 평균 격차는 7%포인트에 불과했다.
어떤 방법론을 통해 작성한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했을 것임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서민과 빈곤층의 투표권 행사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하겠다. 가난한 사람들의 투표 참여가 제약되면 이들의 정치적 의사 표출 역시 제한되고, 이는 정치권에 이들에 대한 반응성을 떨어뜨려 결국 이들의 요구·필요 사항들의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서민·빈곤층의 정치효능감은 나아지지 못하고 투표 불참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07년 대선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저소득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음이 확인된다(표1 참조). 월소득 200만원 미만과 200만~299만원 등 상대적 저소득층에서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률이 각각 30.2%, 31.4%로 전체 평균(28.6%)보다 높았다. 하지만 비교적 고소득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0만~399만원, 400만원 이상 계층에서는 투표 불참 응답률이 25.8%, 26.5%로 높지 않았다. 선거 이후 여론조사 방식으로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투표율과 차이가 있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투표율에 차이가 있음은 충분히 보여준다.


강남 3구의 투표율 최상위권

실제 선거 결과를 놓고 지역의 소득수준과 해당 지역의 투표율을 살펴보아도 이런 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 특히 재·보궐 선거는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재·보궐 선거는 휴일이 아닌 평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소득수준 요인에 따른 투표율 변화를 파악하는 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 즉, 일을 해야 하는 평일의 재·보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 사이에 투표할 만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힘든 육체노동을 하거나 저녁 8시 이후까지 일해야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투표 시간을 배려받거나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다. 반면 부유층은 퇴근 시간이 보장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가족 구성원 중 가장을 제외하고는 평일이더라도 투표할 여건이 비교적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평일인 2011년 10월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자치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가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시가 2년마다 자치구별 월평균 소득 자료를 정리해 내놓는데, 2008년을 기준으로 할 때 1위는 서초구로 480만원에 이른다. 강남구가 뒤를 이어 454만원이며, 송파구는 376만원으로 3위다. 당시 전체 투표율은 48.6%였는데 서초구가 53.1%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49.7%와 50.2%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낮은 금천구(44.3%), 중랑구(44.4%), 강북구(45.2%) 등은 투표율 역시 최하위권이었다. 금천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42만원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중랑구는 264만원이고 강북구는 279만원으로 가장 아래에서 순위를 다툰다.  
역시 평일인 2011년 8월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당시 주민투표에서는 야권에서 투표 불참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강북 등 야권 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낮은 면이 있지만 보수 정치세력도 지역별로 기본 지지층이 있는 상황에서 투표 참여 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소득수준과 투표율 관계를 비교해볼 수 있다. 당시 평균 투표율이 25.7%였는데 서초구가 36.2%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35.4%, 송파구 30.6%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관악구·강북구·중랑구 등은 각각 20.2%·20.3%·21.7%·23.1% 등으로 역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곳에서도 투표율이 낮게 나타났다.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의 저자 손낙구는 2002년 지방선거와 2004년 총선 두 차례 선거를 세밀하게 살펴 투표를 평균 이상으로 많이 한 동네에서는 1인 가구 비율이 16~17%로 높지 않은 반면, 투표를 평균 미만으로 적게 한 동네에서는 24%로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1인 가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월세 비율이 높다는 것이고, 가구 소득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의 75.6%는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이고, 이 중 절반이 100만원 미만이다. 소득도 낮고 주거 환경도 열악한 것이다. 이 역시 소득수준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용·파견 등 비정규직은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워 투표 불참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한겨레 자료

비정규직은 투표 참여 불가능

이런 흐름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표참여율에 관한 연구다(표2 참조). 가상준 등(2011)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의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4월9일 실시된 제18대 총선과 관련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이 중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응답이 64.1%로 아주 높았다. 반면 '참여할 수 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35.9%였다. 내적 요인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 의해 참여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월등히 많았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계약제·기간제 노동자는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비교적 적은 편인데 일용직·임시직, 그리고 파견·용역·도급직 노동자는 전체 평균보다 더 높았다. 즉 비정규직 내에서도 노동강도가 세고, 노동환경이 열악하며,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고용 형태에 처한 경우 투표 참여에 대한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표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도 물었다. '고용계약상 근무시간 중 외출이 불가능해서'라는 응답이 42.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임금이 (전액 혹은 일부) 감액되기 때문에' 26.8%, '개인적인 일로 참여가 불가능해서' 14.6%, '고용주나 상사의 눈치 때문에' 9.8% 등이었다. 근무와 관련한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80% 가까이 된다.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물었는데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다.
소득수준과 고용 형태에 따라 투표 참여가 제약받는다면, 이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가 정치 참여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자유로운 선거 참여가 보장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과연 이런 상황을 놓고 1인1표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경제민주화도 가야 할 길이겠지만 '정치민주화'의 여정도 끝난 것이 아님을 정치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

waymaker21@daum.net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 투표도 못한다


이글은 이코노미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2-10-01일자 기사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 투표도 못한다'를 퍼왓습니다.
윤희웅의 선거와 경제 ● 소득과 투표의 상관관계

선거에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자 동네인 강남·서초구 등의 투표율이 가난한 구보다 높다. 한겨레 자료

생업 자유로운 고소득층 투표율 높아… 평일 재·보궐 선거에선 투표율 차이 뚜렷

생업에 매인 저소득층은 평일이든 휴일이든 투표하러 가기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 회사에서 나가는 게 아예 불가능하거나, 나갈 수 있더라도 고용주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고소득층은 자영업을 하든 직장에 다니든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1인1표의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지난 5월22일 나라별로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Your Better Life Index)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4위였다. 주거·소득 등 삶의 질과 관련한 11개 항목으로 평가했는데, 이 중에는 시민 참여 부분도 포함돼 있다. 투표율로 대변되는 시민 참여와 관련해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2007년 대선 투표율로 다른 나라와 비교했는데, 당시 투표율 63%는 OECD 평균(73%)에 비해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20%는 투표율이 91%로 높은 반면 하위 20%는 59%에 그쳐 두 계층 사이에 무려 32%포인트의 격차가 났다. 다른 OECD 국가들의 평균 격차는 7%포인트에 불과했다.
어떤 방법론을 통해 작성한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했을 것임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서민과 빈곤층의 투표권 행사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하겠다. 가난한 사람들의 투표 참여가 제약되면 이들의 정치적 의사 표출 역시 제한되고, 이는 정치권에 이들에 대한 반응성을 떨어뜨려 결국 이들의 요구·필요 사항들의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서민·빈곤층의 정치효능감은 나아지지 못하고 투표 불참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07년 대선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저소득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음이 확인된다(표1 참조). 월소득 200만원 미만과 200만~299만원 등 상대적 저소득층에서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률이 각각 30.2%, 31.4%로 전체 평균(28.6%)보다 높았다. 하지만 비교적 고소득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0만~399만원, 400만원 이상 계층에서는 투표 불참 응답률이 25.8%, 26.5%로 높지 않았다. 선거 이후 여론조사 방식으로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투표율과 차이가 있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투표율에 차이가 있음은 충분히 보여준다.


강남 3구의 투표율 최상위권

실제 선거 결과를 놓고 지역의 소득수준과 해당 지역의 투표율을 살펴보아도 이런 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 특히 재·보궐 선거는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재·보궐 선거는 휴일이 아닌 평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소득수준 요인에 따른 투표율 변화를 파악하는 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 즉, 일을 해야 하는 평일의 재·보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 사이에 투표할 만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힘든 육체노동을 하거나 저녁 8시 이후까지 일해야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투표 시간을 배려받거나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다. 반면 부유층은 퇴근 시간이 보장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가족 구성원 중 가장을 제외하고는 평일이더라도 투표할 여건이 비교적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평일인 2011년 10월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자치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수준에 따른 투표율 차이가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시가 2년마다 자치구별 월평균 소득 자료를 정리해 내놓는데, 2008년을 기준으로 할 때 1위는 서초구로 480만원에 이른다. 강남구가 뒤를 이어 454만원이며, 송파구는 376만원으로 3위다. 당시 전체 투표율은 48.6%였는데 서초구가 53.1%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49.7%와 50.2%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낮은 금천구(44.3%), 중랑구(44.4%), 강북구(45.2%) 등은 투표율 역시 최하위권이었다. 금천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42만원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중랑구는 264만원이고 강북구는 279만원으로 가장 아래에서 순위를 다툰다.  
역시 평일인 2011년 8월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당시 주민투표에서는 야권에서 투표 불참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강북 등 야권 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낮은 면이 있지만 보수 정치세력도 지역별로 기본 지지층이 있는 상황에서 투표 참여 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소득수준과 투표율 관계를 비교해볼 수 있다. 당시 평균 투표율이 25.7%였는데 서초구가 36.2%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35.4%, 송파구 30.6%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관악구·강북구·중랑구 등은 각각 20.2%·20.3%·21.7%·23.1% 등으로 역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곳에서도 투표율이 낮게 나타났다.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의 저자 손낙구는 2002년 지방선거와 2004년 총선 두 차례 선거를 세밀하게 살펴 투표를 평균 이상으로 많이 한 동네에서는 1인 가구 비율이 16~17%로 높지 않은 반면, 투표를 평균 미만으로 적게 한 동네에서는 24%로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1인 가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월세 비율이 높다는 것이고, 가구 소득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의 75.6%는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이고, 이 중 절반이 100만원 미만이다. 소득도 낮고 주거 환경도 열악한 것이다. 이 역시 소득수준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용·파견 등 비정규직은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워 투표 불참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한겨레 자료

비정규직은 투표 참여 불가능

이런 흐름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표참여율에 관한 연구다(표2 참조). 가상준 등(2011)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의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4월9일 실시된 제18대 총선과 관련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이 중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응답이 64.1%로 아주 높았다. 반면 '참여할 수 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35.9%였다. 내적 요인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 의해 참여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월등히 많았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계약제·기간제 노동자는 '투표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비교적 적은 편인데 일용직·임시직, 그리고 파견·용역·도급직 노동자는 전체 평균보다 더 높았다. 즉 비정규직 내에서도 노동강도가 세고, 노동환경이 열악하며,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고용 형태에 처한 경우 투표 참여에 대한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표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도 물었다. '고용계약상 근무시간 중 외출이 불가능해서'라는 응답이 42.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임금이 (전액 혹은 일부) 감액되기 때문에' 26.8%, '개인적인 일로 참여가 불가능해서' 14.6%, '고용주나 상사의 눈치 때문에' 9.8% 등이었다. 근무와 관련한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80% 가까이 된다.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물었는데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다.
소득수준과 고용 형태에 따라 투표 참여가 제약받는다면, 이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가 정치 참여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자유로운 선거 참여가 보장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과연 이런 상황을 놓고 1인1표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경제민주화도 가야 할 길이겠지만 '정치민주화'의 여정도 끝난 것이 아님을 정치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

waymaker21@daum.net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3일자 기사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을 퍼왔습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위 20%, 재작년 빚상환 4월16일
2~4분위도 1년새 15~28일 지연
소득보다 부채가 크게 증가한 탓
상위 20% 가구는 1주일 앞당겨져

땡전한푼 안쓰고 원리금만 갚아도 
저소득층 ‘빚 해방일’ 6월5일…50일 늦춰졌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분석

회사원 김민호(38)씨는 1년 전 집을 사면서 1억원과 6000만원의 주택 관련 대출 2건을 받았다. 최근엔 생활자금 대출로 500만원의 빚을 더 냈다. 각각 상환 방법과 기간이 다르지만, 김씨는 다달이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으로 90만원가량을 낸다. 김씨가 월급으로 버는 돈 250여만원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만일 김씨가 한 해의 첫날인 1월1일부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오직 원리금만 갚는 데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김씨는 한 해 중 언제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12일 (한겨레)가 2010년과 2011년의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 가구가 부채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빚 해방일’은 6월5일로 나타났다. 한 해 갚아야 할 원금 및 이자 부담액이 1월1일부터 6월4일까지의 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한 해의 절반가량인 6월4일까지는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아야만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반해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월27일로, 1분위 가구에 견줘 훨씬 빨랐다. 1~2월 두 달치 소득이면 그해 원리금을 다 갚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2·3·4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각각 4월27일, 4월1일, 3월25일이었다. 소득이 많을 수록 빚 해방일은 더 빨랐다.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733만원이지만, 부채는 4400만원으로 소득 대비 6.0배, 연간 갚아야 하는 이자 및 원금은 312만원으로 소득의 42.6%나 됐다. 소득이 많은 5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9925만원으로 1분위 가구의 13배가 넘는다. 이들 가구의 부채 총액은 1억5530만원으로 소득 대비 1.6배에 불과했고, 연간 원리금은 1548만원으로 소득의 15.6%에 그쳤다.특히 최근 1년 새 빚 해방일이 최소 2주에서 최장 50일 늦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가계의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전체 빚 보유 가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빚 해방일이 2010년에는 3월9일이었으나 2011년엔 3월16일로 1년 새 일주일 늦어졌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엔 4월16일이었으나 2011년엔 6월5일로 50일이나 늦어졌다. 2~4분위 가구도 같은 기간 빚 해방일이 각각 15~28일 정도 늦어졌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 3월3일에서 2011년엔 2월26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5분위 가구의 경우 빚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지만, 나머지 가구는 반대로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1년 사이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789만원에서 733만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28만원에서 31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5분위 가구는 소득은 1000만원 이상 늘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6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이 3월21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3월8일)보다 2주가량 늦었다.앞에 나온 회사원 김씨의 빚 해방일은 5월12일이다. 1월1일부터 5월11일까지 번 소득이 고스란히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물론 한 해 동안 열심히 원리금을 갚아도 1억6500만원의 빚은 크게 줄지 않고 남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빚 해방일’은

1년 소득 차곡차곡 모아 
대출 원금+이자 갚는날 
‘빚 부담’ 보여주는 지표

‘빚 해방일’은 한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가 연간 개인 소득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금 부담 정도를 보여주는 ‘세금 해방일’을 참고해 (한겨레)가 독자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옛 민주노동당은 2007년에 ‘대학 등록금 해방일’을 계산해 발표한 바 있다.예컨대 연간 원리금 부담이 개인 소득의 25%를 차지한다면, 이는 365일의 4분의 1, 즉 92일 동안의 소득을 원리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한 해의 시작인 1월1일부터 한푼도 쓰지 않고 원리금만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4월2일까지 매일매일 계속 갚아야 하고, 빚(원리금) 해방일은 4월3일이 된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도 원금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빚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은 훨씬 뒤로 미뤄진다.이번 빚 해방일 계산에선 2010년부터 시작된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를 활용했다. 또 사람들이 빚을 상환할 때 대개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함께 갚는 현실을 고려했다.

최현준 기자

2011년 12월 16일 금요일

[사설] ‘부는 대물림된다’고 체념하게 만든 엠비노믹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5일자 사설 '[사설] ‘부는 대물림된다’고 체념하게 만든 엠비노믹스'를 퍼왔습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는 이명박 정부 들어 날로 고단해지는 우리의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평생 노력해도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이 2009년에 비해 10.7%포인트나 늘어 58.8%에 이르렀다. 열에 여섯이 부가 대물림된다고 체념하고 있다. 사회 양극화에 이어 양극화의 고착화가 심화된 것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기였던 2009년보다 더 나빠졌다는 것은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 또한 2009년에 비해 6.9%포인트 줄어 28.8%에 머물렀다. 점점 미래의 희망을 잃어가는 가구가 늘고 있는 셈이다.
본인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하는 가구주가 2009년 30.8%에서 43.0%로 크게 늘어 미래 전망조차 밝지 않다. 가난한 가구는 뭘 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고 부유층은 뭘 해도 일정 수준의 부를 유지한다면 사회의 역동성이 크게 떨어진다. 재능이나 욕구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막히고 유대가 약화되고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그런 사회에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소득에 만족한다는 가구주도 2009년보다 줄어든 반면 만족하지 못한다는 가구주는 조금 늘어 인구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은 52.8%로 줄었고,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5.3%로 2.9%포인트 늘었다. 고용안정성에 대해서도 불안하다는 비율이 59.9%에 이르렀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소득에 대한 불만족 비율이 50%를 넘어 조기퇴직과 노후불안의 험한 세태를 보여줬다.
통계청의 사회조사는 허황되고 잘못된 엠비노믹스의 초라한 성적표다. 대기업과 부자 편을 들어주면 경제가 살아나고 낙수효과로 ‘연평균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이룰 것이라고 했지만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무너지는 중산층과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들의 삶을 지탱해줄 정책이 필요했지만, 고환율, 감세, 규제완화로 수출 대기업과 부동산·금융 부자들만 위한 정책을 고수해 일부러 격차를 벌린 꼴이 됐다. 이제라도 과감한 복지정책과 공교육을 살리는 정책으로 계층 이동의 희망을 살려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