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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일요일

결혼 안하고 소득 없고 지메일 쓰면 종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4일자 기사 '결혼 안하고 소득 없고 지메일 쓰면 종북?'을 퍼왔습니다.
"보안수준이 높은 지메일, 비밀스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은 목적"… 이적단체 억지 수사 논란
박근혜 정부 초기 무리하게 공안 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년 전 결성돼 별 문제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단체가 공안당국의 타깃이 되고 있고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대목을 들어 종북 인사로 낙인을 찍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들어 청년 통일단체인 '6. 15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청년모임 소풍'(이하 소풍) 사무실과 단체 회원 10명의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이준일 통합진보당 중랑구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체포했다.
경찰은 소풍이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이적단체로 판단하고 소풍의 회의자료와 강연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해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소풍의 회원인 신씨의 자택을 수색하면서 압수수색 사유로 들었던 대목 중에는 신씨가 미혼이라는 점을 들어 이적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에는 소풍단체 활동을 언급한 뒤 소풍 활동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신씨는 전했다.
신씨(34)는 "3포세대로 일컬어지는 30대 젊은이들이 결혼을 못하는 것은 돈과 시간 부족 때문인데 결혼을 못한 것을 가지고 국가보안법에 억지로 꿰어 맞춰서 종북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신씨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말기처럼 공안탄압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면서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안탄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구속을 당했던 이준일 통합진보당 중랑구위원장의 구속 사유에서도 미혼이고 소득이 없어 언제든지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결국 이 위원장은 구속되고 이틀만인 2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이 기각됐다.
압수수색을 당했던 한 회원의 영장에는 또한 국내 포털 메일을 쓰지 않고 보안수준이 높은 지메일을 쓴다는 이유를 들어 '비밀스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은 목적이 있다'는 식의 표현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풍 단체의 변호를 맡은 설창일 변호사는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고 소득이 없는 것이 마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하고 있다"면서 "압수수색과 구속을 하려고 무리하게 집행하다보니 이런 식의 악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소풍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적단체 조직 사건을 만들어 사법처리해 성과를 내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풍은 지난 2004년 준비 모임을 시작해 단체를 결성해 회원을 두고 임시체제 조직 체계로 조직을 운영하고 지난 2006년 출범했다.
경찰은 이들의 결성시기를 지난 2006년으로 보고 있다.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에 경찰의 주장대로 하면 올해가 지나면 공소시효 때문에 사법처리를 할 수 없다. 소풍 측은 하지만 실질적인 단체 운영은 지난 2004년이기 때문에 경찰이 내세운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공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경찰이 굳이 2006년으로 소풍의 출범 시점을 잡고 올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무리하게 기소를 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소시효에 대한 쟁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청년단체 소풍이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TV조선


또한 경찰은 소풍 단체를 이적단체로 의심하고 있지만 소풍의 강령에는 북한의 입장을 동조하는 게 아니라 남북이 합의했던 6. 15 공동선언과 10. 4 선언을 이행하자는 내용이 나와있을 뿐이다.
소풍 단체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소풍의 강령에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6. 15 공동선언에 대해 활동을 견지하기로 나와있다"고 말했다.
또한 10. 4 선언 중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조항을 들어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는데 북한의 입장을 동조한 것이라며 공안당국이 종북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 소풍 측의 주장이다.
관계자는 "공안당국이 소풍 단체를 이적 단체로 급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남북간 합의서를 존중할 의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27일 통일부와 외교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선 신뢰구축과 관련해서 남북한이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이에 기초해서 실천 가능한 합의부터 이행하는 것이 신뢰구축의 출발범"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설창일 변호사는 "남북관계에서 교류협력사업과 대북 공동사업은 이전 정부시절에서 허용된 범위였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처벌된 문제는 아니다"면서 "소풍은 남북이 합의한 6. 15 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재계 "박근혜 정권의 메시지가 헷갈린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28일자 기사 '재계 "박근혜 정권의 메시지가 헷갈린다"'를 퍼왔습니다.
국세청 '전방위 세무조사' 움직임, 강성기류 부활에 긴장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중 누가 더 힘이 셀까."

최근 경제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질문이다. 대다수 참석자는 '국세청'을 꼽았다.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발언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복지 재원 논란이 일자, "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대신 지하경제 등의 탈루세금 추징과 지출 조정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세금 추징은 국세청 몫이고, 지출 조정은 기재부 몫이다.

이렇게 해서 조달해야 하는 복지 재원이 5년간 135조, 연 평균 27조원이다. 4대강사업을 하는 데 들어가는 돈보다 많은 돈을 해마다 조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구조의 경직성 때문에 지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SOC 토목투자 등을 줄이는 길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이미 SOC투자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더 크게 줄이려면 국방비를 손대야 하나 북핵 위기 등으로 엄두로 못낼 판이다. 가장 쉬운 길은 세법을 고쳐 세수를 크게 늘리는 것이나 박 대통령이 "증세는 없다"고 선언한만큼 기재부로선 난망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무게 중심이 국세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체납징수 분야 100여명, 세무조사 분야 400여명을 증원했다. 새로 인력을 뽑는 게 아니라, 기존의 업무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조사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세무조사 분야 400명은 기존 조사인력 4천명의 1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대기업들은 긴장했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만큼 대상은 자신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직감한 것. 불법석유 등 지하경제를 추적한다고 하나 여기서 거둘 수 있는 세수는 1조~2조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새로 늘어난 조사인력 400명이 손놓고 있겠나. 곧 재계 전반에 대대적 세무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마른 행주도 짜면 10조원 정도는 거뜬히 거둘 수 있다는 국세청 아닌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2월 이후 국세청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호텔에 국세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코오롱그룹 건설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 LG그룹 주력사인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세무조사도 시작됐다.

이미 장기간 세무조사가 진행중인 GS칼텍스에 이어, 또다른 에너지기업인 E1에 대해서도 3월초부터 세무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외국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르노삼성에 대해 세무조사 끝에 7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데 이어, 영국계 SC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도 착수했다.

국세청과 해당기업은 모두 '정기세무조사'일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재계는 때가 때인만큼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오너가 고령인 굴지의 대기업들은 유고시 수조원대 증여세 납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같은 편법 탈세는 더이상 통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한 내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적 증여세 탈루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재계에선 "박근혜 정부의 메시지가 헷갈린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들은 대선후 인수위와 경제팀 구성때 김종인 등 재벌개혁론자들이 빠지고 인수위가 아예 '경제민주화'란 단어를 삭제했을 때만 해도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거센 비판여론이 일면서 박 대통령이 취임식때 '경제민주화'란 단어를 부활시키자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계속 전면에 내세우면 국세청, 공정위, 검찰, 감사원 등 관련기관들은 앞으로 전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가 평소 아무리 이들과 친분을 다져놨어도 큰 의미가 없다.

또한 법원도 계속 오너들을 법정구속시키는 강도높은 판결을 쏟아낼 공산이 크다. 현재 수사가 진행되면서 법정에 서야 할 오너들도 한둘이 아닌 상황이다.

한 재계 인사는 "박 대통령이 취임초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민생과 복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재계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초조한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재계는 지금 비상상황이다.

박태견 기자 

2012년 6월 19일 화요일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적당히 하란 메시지 있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9일자 기사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적당히 하란 메시지 있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순혁 한겨레 기자, “최교일 지검장은 MB 정부와 한 운명, 형사부에 배당한 건 검찰 수뇌부 의지”

민간인 불법 사찰를 재수사한 검찰에 대한 조소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을 낸 이순혁 기자는 “민주주의의 국체를 뒤흔든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한 것 자체가 이미 ‘적당히 하라’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검찰이 이런 수사를 한 이유로) 인사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기자와의 일문일답.
-이번 검찰 재수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예상한 결과다. 민간인 사찰 수사는 파고 들어가면 이명박 대통령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패배했다면 다르게 진행됐을 것이라고 본다. 결과는 다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과정만큼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의 핵심은 무엇이었다고 보나."1차 수사나 재수사나 형사부에 배당한 것 자체가 이미 검찰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검사가 벤츠를 받았다고 특임검사 수사가 이뤄지는데 민간인 사찰은 민주주의의 국체를 뒤흔든 사건이다. 그런데 이를 특별수사본부(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준 것 자체가 '적당히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겨레 이순혁 기자

-수뇌부가 사건을 어디에 배당하는 것이 중요한가."형사부는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 받아 마무리하는 것이 주 임무다.  반면 특수부는 검증된 선수들이 모여 그 사안만 전담한다. 언론사로 보면 심층취재팀이다. 특정 사건을 형사부에 맡기느냐, 특수부에 맡기느냐에 따라 수사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검찰이 비판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엉성한 결과를 내놓는 이유는 '승진'에 대한 욕심이라는 지적이 있다."인사가 결정적이다. 승진 혹은 승진할 자리에 가느냐가 중요한데 그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 현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정권 와서 1차장, 국장을 거친 이로 TK-고대 출신이다. 이번 정권 들어 제일 잘 나간 검사로 이 정권과 한 운명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번 재수사에서 뭐를 얼마나 했겠나. 1차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 수사라인도 다 영전했다. 당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신경식 1차장, 오정돈 형사1부장 다 인사에서 혜택을 입었다. 현 정부와 검찰은 '공(公)'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  

-검찰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검찰은 중앙 단일조직이면서 권한이 막강하다. 세부적인 사항까지 검찰총장이 다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층부는 정치에 매우 민감하다. 정치검찰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권력을 지자체별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누어야 한다. 또한 검찰은 수사지휘권을 가지는데 효율적 수사뿐만 아니라 탈법적인 수사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정권에 충실했던 검사들은 다음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그래야 움찔한다."  

-민간인사찰 수사와 관련해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직과 개인을 분리해야 한다. 개개인은 조직의 뒤에 숨어서 잇속을 챙긴다. 언론은 그냥 뭉뚱그려 검찰을 비판하는데 검찰의 누가 잘못했는지, 실명을 드러내서 역사에 남겨야 한다. 또한 이번 민간인 사찰 재수사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가 이끌어냈다. 민주주의의 국체를 위협하는 사안을 방관한 조중동과 같은 언론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보언론 역시 이번 사안을 다시 촉발한 것이 1인미디어라는 점에서 숙제를 안게 됐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