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일 수요일

MB 친인척, ‘가족애’로 뭉친 그들


이글은 시사인 2012-02-01일자 기사 'MB 친인척, ‘가족애’로 뭉친 그들'을 퍼왔습니다.
대형 이슈에 묻혔지만, 대통령 친·인척 비리 사건은 정권의 도덕성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수사에 미온적이던 검찰도 정권 말기가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통령 주변 비리 사건을 총정리해보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 정권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발언은 각종 비리에 대한 언론과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의 적극적인 외면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언론인(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협회)이 선정한 ‘가장 무시당한 뉴스’는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 보도였다. 무려 77.3% (1258명)가 이를 꼽았다. 언론이 대통령 비리에 대해 입을 다물었음을 자인한 셈이다. 한 언론사 사회부장은 “검찰과 경찰이 정권의 통제력 안에 있어서 친·인척 비리가 그나마 이 정도다. 그것도 언론이 축소 보도해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난 정권이었으면 언론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열 번은 나왔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선관위 디도스 공격, 한나라당 돈 봉투 파문 따위 초대형 비리가 친·인척 비리를 덮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친·인척 비리 사건은 정권의 도덕성과 직결되는 가장 크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놓쳐서는 안 될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정리해보았다.

■ 대통령의 아들, 사위, 사돈

먼저 이명박 대통령과 가족 스스로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있다. 내곡동 땅 문제로 이 대통령도 퇴임 후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김인종 전 경호처장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내곡동 부지를 둘러본 뒤 승인해서 부지를 매입했다”라고 증언했다. 내곡동 땅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시형씨(다스 경영기획팀장)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검찰 수사에서 시형씨가 매입한 땅 구입비용 중 6억원이 청와대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호처는 국민 세금으로 시가보다 비싸게 땅을 사들였고, 이 대통령은 아들 이름으로 시가보다 싸게 땅을 사들였으니 누가 보아도 국민 세금을 사저 구입에 썼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최고형이 징역 10년인 ‘업무상 배임죄’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내곡동 사건은 대통령이 관련된 사안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정리될 것 같다. ‘혐의 없음’으로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2009년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06년 초 조 부사장은 한국도자기 창업주 손자인 김영집씨가 엔디코프를 인수했다 되팔 때 지분을 투자했다. 또 김씨와 코디너스 유상증자에 참여한 건과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았다. 김씨는 구속됐다. 당시 검찰 한 관계자는 “재벌 2·3세들이 돈을 모아주었고 그 돈으로 주가조작을 한 주범이 구속됐다. 검찰이 걸면(구속하면) 걸리는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2010년 7월 조현범씨의 사촌이자 이 대통령의 사돈인 조현준 효성 사장은 550만 달러(약 64억원)를 횡령하고, 회삿돈으로 수십억원대 해외 부동산을 구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고등법원은 조 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대통령의 형제·조카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주변은 각종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곤 했다. 한나라당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이상득-박영준 라인’이 이명박 정부의 인사 전횡과 불법 사찰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민간인 사찰, 각종 인사청탁, 카메룬 다이아몬드 게이트, 에스엘에스(SLS)그룹 접대 의혹 등에 관련되었다. 그러나 이들 의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거의 정리되었다. 의혹이 불거졌으나 검찰이 박 전 차관을 부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상득 의원을 코오롱 시절부터 20년 넘게 보필한 박배수 보좌관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1억5000만원,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상득 의원실 여직원 2명의 계좌에서 8억원 상당의 자금이 세탁된 것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이 이 의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수사에 속도를 내지는 않고 있다.


ⓒ뉴시스 김윤옥 여사의 사촌 김재홍 KT&G 복지재단 이사장(가운데)은 4억원대의 불법자금을 받아 구속됐다.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46)에 대한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그는 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함께 오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계 매쿼리 그룹이 인천공항 매입에 적극 나섰는데, 지형씨는 매쿼리 IMM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했다.

국고가 2조원 가까이 날아간 메릴린치 투자 사건에도 지형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2008년 1월 공기업 한국투자공사(KIC)는 미국 메릴린치에 20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했다. 이 투자는 고작 1주일 만에 결정됐으며, 여러 위법한 부분이 있었다. 당시 한국투자공사 간부들은 이 투자를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메릴린치 주가가 폭락해 1조4000억~1조8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책임자는 말레이시아 출신 구안 옹(Guan Ong) 한국투자공사 투자운용본부장(CIO)이었다. 는 사정기관 문건을 공개하며 “구안 옹 씨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인 지형씨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보였다. 두 사람은 2009년부터 싱가포르의 헤지펀드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지형씨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로 거주지로 옮기고, 투자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는 다스의 최대 주주다. 하지만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와 함께 정치인 이상득·이명박 형제의 재산을 관리한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상은씨는 공시지가 74억원대의 경기 이천시 땅 약 46만2800㎡(14만여 평)를 아들이 아니라 조카(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상은씨의 사위 전종화씨는 씨모텍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2009년 전종화씨는 씨모텍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씨모텍 주가는 전기자동차와 제4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면서 5배 이상 치솟았다. 2010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기차를 시운전하는 장면을 언론에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씨모텍은 지난 9월 상장 폐지됐다. 1만2000명 소액 투자자들의 수백억원대 주식은 휴지가 됐다. 당시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했는데 실제로 회사 전권은 전씨가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까지 검찰은 씨모텍 수사에 별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다스 사장은 소망교회 출신 강경호 전 코레일 사장이다. 강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정부패에 연루돼 처음으로 사법 처리된 최초의 고위 공직자였다.

■ 김윤옥 여사와 친·인척

김윤옥 여사 주변의 비리 사건도 적지 않다. 김윤옥 여사의 동생 김재정씨는 죽었지만 그가 대통령 재산을 차명 관리한다는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재정씨가 죽은 후 다스와 김경준씨의 소송 그리고 다스 주식의 이동 등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다스 주식을 상속세로 낸 것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김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은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4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김 여사의 둘째 언니 남편인 황태섭씨는 제일저축은행 고문으로 재직하며 3년여 동안 매달 1000만원씩 고문료를 받았다. 그가 금융업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은 없다. 사업가 출신 황씨는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사조직인 ‘일명회’ 사무국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후원회 사무국에서 일했다. 검찰은 한 달 넘게 황씨의 구속 여부를 고심 중이다.

김 여사의 작은 형부인 신기옥씨는 2008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룸살롱 접대를 받아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최근 신씨가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되는 ‘BBK 가짜 편지’의 배후라는 증언이 나왔다. 신씨는 경북고 총동창회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대통령 친·인척 1400여 명을 ABCD 네 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A등급에 해당하는 친·인척 100여 명은 상시관리 대상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 시스템은 구멍이 나 있었다. 제일저축은행 사건으로 문제가 된 김재홍·황태섭의 경우 청와대는 저축은행 사건이 터지고도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재홍씨는 서일대학 이사 재직 시절 학내 분쟁이 발생하자, 청와대 민정수석실·경찰청 특수수사과·교육과학기술부 직원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까지 정권 실세에 관한 정보 보고를 하지 못했다. 정보가 나가면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어서 모두 보고서 내기를 두려워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가청렴위원회를 통합시키고 투명사회협약을 폐기하는 등 부패에 관해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 특히 대통령이 주변 비리에 대해서는 관대한 면모를 보여왔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가) 더 나올 것으로 본다. 1년6개월 전부터 친·인척 비리와 권력 비리를 대통령에게 직접 수차례 경고했지만 둔감했다”라고 말했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친·인척이 인사를 주무른 실세들인데 어떻게 그들을 수사할 수 있는가. 정권 말기 검찰 수뇌부의 지시가 잘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제는 친·인척 수사에 대한 검찰 분위기가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MB 물가지수’ 이번에도 실패하나


이글은 시사인 2012-02-01일자 기사 '‘MB 물가지수’ 이번에도 실패하나'를 퍼왔습니다.
2011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에 달했다. 소비자들의 체감 상승률은 그 몇 배에 이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 관리에 나선 것만 세 번째다. 올 상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10만원 갖고 장보면, 어디서 잃어버린 것 같아. 계산해보면 맞는데, 산 게 별로 없거든.” 지난해 12월 주부 고명진씨(54)는 서울 가락동 수산물공판장에서 신선한 갈치 한 마리를 손에 들었다가 놓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결국 갈치 여섯 토막을 2만7000원에 구입해 저녁 식탁에 올렸다. 이날 국은 육개장, 후식은 단감. 한 끼 식사에 든 비용이 무려 6만원이었다.

고씨는 매년 쓰는 가계부를 비교해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물가가 전년도와 대조해 터무니없이 올라 있기 때문이다. 고씨 가계의 식료품비는 2008년 3월 56만9120원, 2009년 3월 68만7170원(전년 대비 20.7% 상승), 2010년 3월 76만5280원(11.3%), 2011년 3월 81만9620원(7%)이 들었다. 3년간 평균 8만3500원(10.6%) 오른 수치이다.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네 식구 아침식사에 1만원, 큰딸 점심 도시락에 들어가는 김치·햄·달걀·어묵 따위에 4000원이 든다. 네 식구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먹으려면 고등어·나물·감자 따위로만 찬을 마련해도 3만원은 거뜬히 넘어선다. 이따금 먹는 사과·배·감·귤 같은 후식은 1만원이 넘는다. 먹는 양이나 내용은 변하지 않았는데 가격만 올랐다.

1월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품목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고춧가루다. 전년보다 50.6%나 치솟았다. 콩(43.7%)·부엌용구(42.9%)·오징어채(40.9%)·마른오징어(37.5%)·고등학교 교과서(36.6%)·장갑(31.3%)·오징어(29.1%)·소금(28.6%)·돼지고기(28.1%)가 그 뒤를 이으며 상위 10대 상승 품목에 올랐다.



이보다 앞선 1월3일,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품목별로 물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이름을 걸고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고추 국장’ ‘배추 과장’ ‘쇠고기 차관보’처럼 공직을 걸고 물가를 챙기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배추 가격이 1만5000∼2만원이면, 20달러인데 지구상에 20달러짜리 배추가 어디 있느냐. 올해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MB 물가지수’ 번번이 실패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진행되는 세 번째 물가 관리다. 2008년 3월,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는 ‘MB 물가지수’를 지정했다. 2008∼2011년 이들 품목의 물가상승률은 15.2%에 달했다. 2011년에는 대통령이 나서서 교통요금·삼겹살 등 10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는 ‘신MB 물가지수’를 발표했다. 이들 품목은 22.5%나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0%였다. 즉, MB 물가지수와 신MB 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보다 각각 1.5배와 2.25배 더 많이 오른 것이다.

2008년 1월과 2012년 1월 식료품비를 비교하면 그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우유(1ℓ) 1750원→2350원(34% 상승), 종가집 포기김치(4.5㎏) 2만2900원(3.7㎏) →2만6200원(29%), 목우촌 로스햄(500g) 4450원→6750원(51%), 농심 신라면(5개입) 2600원→3170원(21%), 하림 들깨녹두삼계탕(800g) 8500원→1만3900원(63%). 4년 전 5개 품목을 구입할 때 4만200원이 들었던 데 비해 지금은 5만2370원이 든다. 총 1만2170원(30%)이 올랐다.

2008년 8월과 2011년 8월, 3년 사이 음식점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냉면(서울 주교동 우래옥) 9000원→1만1000원, 칼국수(서울 무교동 곰국시집) 7000원→9000원, 자장면(서울 회현동 야래향) 5000원→7000원, 돼지갈비(250g·서울 신당동 우성갈비) 8000원→1만2000원, 보쌈(일산 설문동 두리원손두부) 2만원→3만원. 기본적으로 식사는 2000원, 요리는 5000원 이상 올랐다.

장사를 하는 처지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위치한 중식집 현무관 신우섭 사장(34)은 “돼지고기·식용유·설탕·양파·달걀 가격 상승 때문에 지난해 4월부터 자장면 값을 500원 인상해 4500원씩 받는다. 서민들이 오는 곳이지만 도저히 안 되겠더라”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이현수씨(58)는 흥정하는 손님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제는 물건 값을 깎아줄 수 없다. 귤 한 상자를 2만5000원에 팔면 2000원 남는다”라고 푸념했다.

그나마 자녀의 교육비 지출이 없으면 다행이다. ‘품목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따르면, 전년도에 비해 지난해 고등학교 교과서는 36.6%, 고등학교 학원비는 4.9% 상승했다. 전체 물가상승률 4%를 웃돈다. 사교육비 부담은 도시 근로자 가구의 지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통계청은 교육비가 38만5000원으로 소비지출 1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사교육비 비중은 더 높아진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황 아무개씨(52)는 올해 고3·고1이 되는 자녀를 두고 있다. 두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는 총 120만원가량. 황씨 가계수입의 30% 이상이 교육비로 쓰인다.

고3 자녀가 학원에서 수강하는 논술·영어·수학 과목은 80여 만원. 고1이 되는 둘째 역시 수학·영어에 31만9000원을 지출한다. 교재비와 문제집을 사는 데 10만원가량이 추가 지출된다. 최근 황씨는 자녀들의 학원비 지출이 부담돼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황씨는 “사교육비가 부담되지만, 모든 지출을 줄여도 교육비를 줄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억눌렀던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당 774.37원이던 도시가스 요금을 815.78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기요금이 평균 4.9% 올랐다. 김중겸 한국전력 신임 사장은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간선·지선버스 요금을 1000원으로 올린 서울시는 올해 이를 1100원으로 추가 인상할 방침이다. 하수도 요금도 2014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2배 가까이 올린다.

문제는 소득이다. 1년 전과 비교한 지난해 실질임금 상승률은 -3.49%. 소비자물가가 4% 뛰었지만, 임금이 오르지 않아 노동자가 실제로 받는 월급은 줄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나타낸 경제고통지수는 7.5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4%와 실업률 3.5%가 더해진 결과다. 이는 카드대란 직후인 2001년 8.1,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7.9 이후 지난 10년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1년 12월 생필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102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전달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전체의 68%에 달했다. 유통업계는 된장찌개 3∼4인분을 끓이기 위해 된장(80g)·호박(반 개)·감자(100g)·양파(100g)·대파(100g)·바지락(200g)·두부(반 모)·고춧가루(10g)를 사는 데 6600원을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4년 동안 물가와의 전쟁을 치러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환율·금리 등 거시정책 수단을 그대로 둔 채 ‘공무원의 개인기’에 의존한 물가관리 대책을 펴온 것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부 고명진씨는 “경제가 살아났다고 해도 물가가 오르면 경제상황은 나쁜 것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라고 하지만 장을 보면 체감 상승률은 몇 배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취재 도움: 김지혜 인턴 기자

'지상파'와 '뉴스타파'의 차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31일자 기사 ''지상파'와 '뉴스타파'의 차이'를 퍼왔습니다.
지상파 '전투기 업체 경쟁' 중계…뉴스타파 '이면'에 집중

"정말 뉴스다운 뉴스를 보니 감격스러워 눈물날 지경입니다. 이런 뉴스가 공중파로 나왔어야 하는데….""일주일에 한번 방송 철회하고, 하루에 한번씩 99%의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달라.""기성언론이 눈치를 보며 감춘 부분들을 속 시원하게 뜯어내 보여주어 감사합니다.""맨날 물탄 심심한 뉴스만 보다가 보니까 죽이네요.""이제 더 이상 썩어자빠져 너저분해진 공중파뉴스 따위 기대하거나 기다릴 필요도 이유도 없겠군요."
해직 언론인들이 만든 인터넷방송 홈페이지에 올라온 '첫 방송 감상평' 중 일부다. 노종면 앵커가 뉴스타파 돌풍의 원인으로 "'제대로 된 뉴스'에 대한 갈증"을 지목했듯이 '뉴스다운 뉴스'에 대한 갈증과 함께, '기존의 지상파 뉴스'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상파 뉴스가) 정권 홍보방송이 돼버린 현실에서 우리만이라도 제대로 된 방송을 통해 바른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뉴스타파를 시작하게 됐다"는 제작진들.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추진되고 있는 14조원대 무기도입과 관련한 보도 역시 기존 지상파 뉴스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 윗쪽부터 30일 KBS 뉴스9 <차세대 전투기 2파전>과 30일 SBS 8뉴스 <차세대 전투기 3파전>

방위사업청이 단일 기종으로 사상 최대 비용인 8조 3천억원이 들어가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위해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 30일 저녁 지상파 뉴스를 살펴보자.
"10월에 선정되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둘러싸고 각국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미국의 F-35와 유럽 유로파이터의 2파전 속에 다른 업체들이 그 뒤를 쫓고 있습니다. (중략) 정부는 이번 전투기 선정이 앞으로 30년 동안 우리 영공을 책임질 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끝까지 경쟁체제를 유지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1월 30일 KBS 뉴스9 )   
"무려 8조 원 규모에 이르는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둘러싼 세계 방위산업계의 공중전이 시작됐습니다. 전투기 사업이라는 게 추진할 때마다 말썽이지만 하늘에서 벌어지는 최첨단 기술 경쟁은 역시 볼거리입니다.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입니다. (중략) 영국과 독일 등 유럽국가들이 공동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에 참여해 실전 능력을 입증했습니다."(1월 30일 SBS 8뉴스 )
무기도입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경쟁양상'을 중계 보도한 전형적인 홍보성 기사다.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전문위원실조차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절충교역과 가격협상 측면을 고려하면 2012년 10월에 기종을 결정하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다"고 지적한 무기도입의 타당성에 대해 검증을 시도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3일 KBS '뉴스9' 에서도 치열한 경쟁상황, 도입 일정 등을 주요하게 전하며 말미에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대규모 무기계약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있는데다 대선과 총선 등이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 27일 공개된 <뉴스타파> 1회

그렇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는 어땠을까? 는 27일 첫 방송에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무기도입액은 8조원 가량이다. 올 한해 동안만 지난 5년간 무기도입액 2배 가까이 많은 무기계약을 체결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무리하게 무기도입을 추진하려는 이면에 주목했다. 
는 지난해 공개된 미 비밀외교 문서 분석을 통해 "미 국방부의 세드니 차관보가 2008년 4월과 2009년 3월 열린 한미안보정책구상 회의에서 한국측에 '글로벌호크 구매요청서를 다음 회기까지제출하라'고 종용했다"며 "여기서 거론된 '글로벌호크'는 이명박 정부가 올해 도입계약을 체결하려 하는 미국 방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사의 고고도 무인정찰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4월 8일 버시바우 대사는 김병국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국방예산 10% 감축 계획은 한국의 방위능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국무기도입 예산이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또, 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25일 작성된 문건에 따르면,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한국의 국방예산 감축 계획은 한국이 미국산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획득하는 것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국방예산 감축은 미 의회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한국 측에 경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8일 주한 미 대사관이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미국 측은 '새로운 한미동맹을 통해 확보할 7대 이익' 중 하나로 "무기시장에서 한국군이 계속 우리의 최고 고객이 되는 것을 보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꼽았으며, 는 "이명박 정권을 상대로 자국 무기를 최대한 판매하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는 이 같은 비밀외교 문건을 근거로 "임기 말 무더기 미국 무기 도입 계획은 MB정부의 굴종적 대미관계와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다.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무기체계를 촉박한 일정에 따라 무리하게 도입할 경우, 구매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커미션 등 각종 비리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방위력 증강에 시급한 무기가 아니라면 도입 여부를 차기정권에 넘겨 타당성을 충분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현실성,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도입을 밀어붙이려는 정부. 하지만 "정부가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고 "하늘에서 벌어진 최첨단 기술경쟁이 역시 볼거리"이라며 정부 정책 확성기 역할을 넘어서지 못하는 지상파 뉴스 스스로가 의 존재이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태호·오상진, 트위터 통해 MBC총파업 알린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31일자 기사 '김태호·오상진, 트위터 통해 MBC총파업 알린다'를 퍼왔습니다.
MBC노조, SNS 통한 총파업 홍보 강조하고 나서

김태호PD, 오상진 아나운서, 한학수PD 등 MBC의 내로라하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직접 MBC노조의 총파업을 홍보하고 나선다. 이와 함께, 총파업으로 뉴스 제작을 할 수 없게 된 기자들은 (뉴스데스크)를 대신해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31일로 이틀 째 ‘김재철 퇴진’을 위한 총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서울지부는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를 통한 총파업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 오상진 아나운서(왼쪽에서 두번)와 오행운 PD, 한학수PD가 31일 오후 2시에 열린 MBC노조 결의대회에서 트위터를 통해 총파업 뉴스 홍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디어스

가장 먼저, MBC 구성원 가운데 수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MBC의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MBC 총파업 뉴스를 수시로 전한다는 계획이다. (무한도전) 김태호PD는 약 28만명의 팔로워가 있으며, 오상진 아나운서는 약 6만명의 팔로워가 있다. 또, (PD수첩) PD를 지냈던 한학수PD는 약 3만명의 미투데이 친구가 있으며, 오행운PD도 2만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다.
이와 관련해, 한학수PD와 오행운PD, 오상진 아나운서는 31일 오후 2시 열린 MBC노조 결의대회에서 참석해 SNS를 통한 총파업 뉴스 홍보를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민식 노조 편성제작부문부위원장은 “오늘 오전 김태호PD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이미 열심히 파업 뉴스를 리트윗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MBC노조는 이와 함께, 노조원 각 구성원들에게도 트위터를 통한 총파업 뉴스 홍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MBC구성원들이 31일 오후 2시에 열린 MBC노조 결의대회에서 휴대폰을 통해 트위터를 살펴보고 있다. ⓒ미디어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MBC 구성원 개개인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총파업의 중요성을 직접 알리고 나서는 것 뿐 아니라 ‘폭넓은 연대’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결의대회에 MBC 구성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이번 파업의 핵심은 얼마나 폭넓은 연대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거 같다”며 “이전 파업에서는 MBC 안에서의 싸움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면 이번에는 MBC 로비 밖에서 하는 싸움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 지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반면 수많은 폄하, 모욕 메시지도 받게 될 것이며 “그래도 바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여러분들을 믿고 싶어 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탁현민 교수는 현재 MBC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러 누리꾼 및 시민들과 함께 MBC 응원 메시지가 담긴 노란 포스트잇을 MBC 담벼락에 붙이는 퍼포먼스도 계획하고 있다.


▲ MBC 노동조합 노래패 '노래사랑'이 공연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MBC노조 총파업을 응원하는 KBS와 YTN 구성원의 지지 방문도 이어졌다. 
김현석 언론노조 KBS본부 본부장은 “경쟁은 시작된 거 같다. 김인규(KBS사장)와 김재철(MBC사장)이 공영방송을 (어떻게 정권에) 갖다 바칠 것인가 경쟁을 해왔다. 비열한 모든 행동을 다 해왔다”며 “이제부터는 이를 청산하는 투쟁인데, 나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BS노조는 내일부터 징계 철회와 김인규 체제 심판을 위해 투쟁에 나선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김인규 체제 심판에 대한 투쟁을 한다”며 “누가 먼저 김인규, 김재철을 자를지 서로 지원하면서 KBS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다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MBC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김종욱 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도 “구본홍 퇴진 투쟁을 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상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는데, 1213일 동안 상식을 말하게 될지 몰랐다”며 “상식에 관한 싸움이라는 면에서 KBS, MBC, SBS, YTN 사안의 본질은 관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상식을 갖고 싸우기에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그 선봉에 MBC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총파업으로 펜과 마이크, 카메라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기자들이 (제대로 된 뉴스) 제작에 나선다.
기자들은 기존 총파업 때마다 총파업 소식을 전했던 ‘총파업 뉴스’에서 더 나아가, 그 동안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할 수 없었던 사안들을 제대로 보도해 시청자들에게 전한다는 계획이다. 


▲ MBC 구성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남문 광장에서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김재철 사장님, 두려우십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31일자 기사 '김재철 사장님, 두려우십니까?'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MBC의 잇따른 취재 통제를 바라보며

1월30일과 31일, 이틀 동안 기자․PD․엔지니어 등 500여명이 외치는 소리가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현관을 가득 매웠지만, 정작 이 울림의 주인공인 김재철 사장님은 MBC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MBC노조의 총파업을 ‘정치파업’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며 무시무시한 엄포를 놓았던 ‘담화문’을 통해서만 사장님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을 뿐이었지요.

▲ 김재철 MBC 사장 ⓒMBC
총파업 중인 구성원들에게 잠시나마 얼굴을 보여줄 기회가 한 차례 있었지만 이마저도 사장님은 거부하셨습니다. 당초 31일 오전 10시에 사장님이 직접 나서 MBC 신입사원들에게 사령장을 수여할 예정이셨지만, 안타깝게도 노조 집행부가 ‘손팻말 시위’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발 바쁘게 수여식을 취소하셨습니다.
참으로 두문불출한 사장님이십니다. 그렇지만 현 상황에 대한 사장님의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MBC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은 꽤 정확히 하고 계신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MBC 회사 쪽은 현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비상 상황, 맞습니다. MBC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직후, MBC 홍보국 관계자들은 (미디어스)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과 통화에서 “현 상황은 비상 상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 상황’을 이유로 기자들의 MBC 출입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심지어 홍보국을 통해 정식 출입을 등록한 기자의 출입증조차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처했습니다. 지난 번, 어떤 기자가 사장실 앞에서 벌어졌던 구성원들의 손팻말 시위 장면을 취재했기 때문에 출입을 불허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만 더 분주해 졌습니다. 정문과 남문을 지키는 안전요원들은 출입저지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막아내느라, 1층 안내데스크를 지키는 안내요원들은 기자들의 항의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자 출입을 둘러싼 실랑이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을 데리러 가야하는 노조 관계자도 분주해 졌습니다. 결국, 공식 통로를 통한 MBC출입이 좌절된 기자들은 노조의 도움을 받아 1층에 있는 출입기자실에서 취재를 하곤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30일, 하루 동안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31일 오후, 평소대로 출입기자실의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출입기자실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잘못 눌렀나’라는 생각에 다시 눌러봤지만 견고한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언론사 기자가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MBC홍보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라서 (바뀐 비밀번호를) 알려드릴 수 없다”는 입장만을 말하더군요.

▲ 1월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김재철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총파업 소식을 전하는 기사 하나 하나가 불편하셨던 걸까요, 아니면 “김재철은 물러가라”는 구성원들의 외침을 전하는 기사를 보기 싫으셨던 걸까요. 그도 아니면 아예 ‘김재철’이라는 사장님의 이름이 기사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조차 불편하셨던 걸까요. 하루 아침에 출입기자실조차 폐쇄한 MBC의 이 같은 행보가 그저 황당할 뿐입니다. 공영방송에서 벌이는 행태 치고는 너무나 치졸해서, 이렇게 정색한 표정으로 굳이 기자수첩을 써야 하는 것인지 수없이 고민했을 정도입니다.
취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는 결코 아닙니다. 기자실을 출입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분풀이는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다른 곳도 아닌 언론사에서, 언론자유를 그 누구보다 지향해야 할 공영방송에서, ‘비상 사태’를 이유로 언론의 취재 자체를 봉쇄한 이 현상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MBC는 ‘시청자와 소통한다’는 이유에서 2012년 연중기획을 (通MBC통통 대한민국)으로 정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화합을 최고의 과제로 여기겠다는 MBC의 포부가 이 문구에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고작 한 달이 지난 지금, MBC는 ‘소통’은 없고 ‘불통’만 가득합니다. 꽉 막힌 MBC 곳곳에 걸린 연중기획 포스터가 참으로 무안할 뿐입니다.
추신: 사장님 덕분에 더 열심히 취재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듭니다. 참고로 이 글은 1층 현관에 임시로 마련된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 탁자에서 쓰기 시작한 것이지만, 중간 정도 썼을 때 한 아저씨께서 다가오셔서 이제 그만 탁자를 치워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신입사원이 왔는데 탁자가 모자라 가져가야 한다’면서 되레 미안해 하시더군요. 괜찮습니다. 설마 그 넓은 MBC라는 방송사에 노트북 전원 꽂을 곳 하나 없겠습니까. 그런데 이러다가 전기까지 차단할 것 같다는 오싹한 생각이 불현듯 스칩니다.

‘일방통행’ 투자자국가소송제도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2-01-31일자 기사 '‘일방통행’ 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퍼왔습니다.

<씨네21> 기자로 일했고, 뉴욕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며 글을 썼다. 현재 하버드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최하나의 ‘여기는 하버드 로스쿨’]
2012년 새해 봄 학기가 시작된 첫 주,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인도의 양자투자협정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인도의 로펌에서 국제중재를 담당하는 변호사들이 연사로 참석한 이 행사가 특히나 흥미로웠던 까닭은 인도와 양자투자협정을 체결한 바 없는 미국의 투자자들이 어떻게 인도가 제3국과 맺은 양자투자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전략에 초점이 맞추어졌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투자자의 권익보호라는 관점에서 진행된 이 세미나는 그동안 인도가 체결한 양자투자협정이 대부분 “투자자”를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형식에 근거해 투자 기업의 국적을 정의하고 있기에, 자회사나 명목상 회사 등의 설립을 통해 미국 투자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경로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거꾸로 투자유치국인 인도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허점이 많다는 것을, 또 그로 인한 피소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역설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미 FTA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른바 “투자자국가소송제도”가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그리고 놀랍지 않게도 미국의 영향력 행사, 중재인단과 국제중재기관의 중립성 여부를 비롯해 이 조항의 파급 효과를 놓고 수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한미 FTA, 한국과 미국의 파워 다이내믹이라는 구체적인 맥락을 떠나서도 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는 적지 않은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


한미FTA를 통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핵심화두로 부상했다.

양자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 등 국제협정의 투자자국가소송 조항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국제투자중재의 두드러진 구조적 특성은 국가 간에 체결된 투자협정이 개인 투자자/투자기업에 소송권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한 국제분쟁에서 소송은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질 뿐, 당사국의 개인은 직접적인 소송권한이 없다. 때문에 외국 정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인이 구제를 찾고자 할 경우, 개인은 보통 외교적보호(diplomatic protection)를 통해 자국 정부에 대신 구제절차를 취해줄 것을 청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개인은 자국 정부에 호소하기 이전 피해를 입은 국가의 사법권 내에서 가능한 구제절차를 모두 밟아야 한다는 요건 (exhaustion of local remedies)를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그처럼 시간과 비용을 탕진해가며 모든 절차를 마침내 소진한다고 하더라도, 본국 정부가 그러한 개인을 대신해 분쟁을 개시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와는 사뭇 대조적으로 투자자 개인에 직접적인 소송권을 부여하며 구제절차 소진이라는 제한조차 통상 두지 않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투자자라는 옷을 입지 않은 개인은 누리기 힘든 파격적인 혜택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투자자에게 한층 더 우호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러한 직접 소송권이 일방통행이라는 점이다. 투자자국가소송 조항의 매개인 투자협정에는 통상 투자유치국이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짊어져야할 의무가 존재할 뿐, 그에 대칭하여 투자자에게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의무를 묻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투자자만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에, 해당국은 언제나 피고다. 이러한 피소 가능성은 향후 발생할 모든 잠재적 투자자에게 앞서 소송권을 건네는 투자자국가소송 조항을 통해 가늠할 수 없는 규모로 증폭된다. 이는 투자협정에 담긴 투자자국가소송 조항이 특정 국가와 특정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달리, 파악될 수 없는 숫자의, 파악되지 않는 정체의 투자자들의, 파악될 수 없는 규모의 소송 가능성에 해당국가의 문을 활짝 열어놓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송권의 비대칭성은 투자 분쟁이 해결되는 중재 과정을 들여다볼 때 한층 더 문제적이다. 국제투자중재는 분쟁 발생 시 그때 그때 해당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로 구성되는 개별중재재판소에 의해 이루어진다. 즉, 개별분쟁을 위해 구성되는 개별중재재판소의 존재 여부는 분쟁의 여부에 달려있고, 이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인 투자자의 손에 달려있다. 그런 면에서 투자자국가소송이라는 시스템의 존립 여부자체가 투자자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라는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개별 중재인와 중재기관의 중립성 여부를 떠나서라도, 이 제도 자체가 구조적으로 투자자에 편향되어 있다는 비판은 그런 면에서 일리가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의 또 다른 구조적 결함은 그 이중성에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은 대부분 정부규제가 분쟁의 대상이다. 하지만 투자유치국 정부가 공리를 위해 만든 규제가 정당한 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임시로 구성된 삼인의 중재인단이다. 이보다 더욱 문제적인 불협화음은 이 중재인단이 내리는 판정의 파급 효과를 해당국의 국민이 감당하게 되는 반면, 이러한 결정의 과정은 일반적인 국제상업중재와 마찬가지로 통상 대중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공익에 관한 분쟁, 공공이 떠맡게 될 부담, 하지만 공적영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이탈한 결정과정. 투자자국가소송제도의 정당성을 침식하는 것은 이와 같은 공적영역과 민간영역의 불편한 결합이다.


ICSID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 체약국과 다른 체약국 투자자간의 중재절차를 관장한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의 또다른 문제점은 판정에 있어서 일관성의 결여다. 개별조약을 놓고 개별중재재판소가 그때그때 판정을 내리는 투자자국가소송에는 공식적인 판례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유사하거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서로 다른 중재재판소가 상충되는 판정에 도달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잠재적 모순은 개별주주, 자회사, 명의 뿐인 회사 등을 통한 우회적 소송을 손쉽게 허용함으로서 “포럼쇼핑”(원고가 소송을 제기함에 있어 다수의 사법권 중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곳을 선택하는 것)을 조장하는 투자협정의 허점을 통해 악화되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조항을 매개로 소송을 제시하기 위해서 투자자는 “외국인” 투자자이어야 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투자유치국과 투자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미나에서 인도 변호사들이 강조했듯이 기업투자자가 의도적으로 투자협정을 이용하기 위해 투자협정 체결국의 형식상 국적을 취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세미나 연사들이 이른바 성공적인 투자자의 전략 사례로 꼽았던 것은 인도의 Dabhol 전기발전소를 둘러싼 케이스였는데, 이는 미국 기업이 네덜란드와 모리셔스에 법인화된 자회사를 매개로 인도와 네덜란드, 인도와 모리셔스간 체결된 양자투자협정을 이용해 인도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포럼쇼핑의 위험성을 드러낸 것은 Tokios 케이스다. 우크레이나를 상대로 한 이 ICSID 소송은 우크레니아 자국민이 지분의 99%를 보유한 기업에 의해 제기됐다. 실질적으로 외국투자자라고 칭하기 마땅찮은 이 기업의 소송권을 중재재판소는 인정했는데, 그 이유는 이 회사가 서류상으로 우크레니아와 투자협정을 체결한 리투아니아에 법인화됐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포럼쇼핑이 시스템 남용의 차원을 넘어서 노골적인 모순으로 이어진 사례는 바로 체코를 상대로 한 Lauder/CME 케이스다. 미국인 랄프 로더(Ralph Lauder)는 미국과 체코가 체결한 양자투자협정을 이용해 체코를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자신의 회사인 네덜란드 기업 CME를 원고로 내세워 네덜란드와 체코간 양자투자협정 하에 또 하나의 투자자소송을 제기했다. 이 두개의 판박이 소송은 런던과 스톡홀롬에서 각기 진행됐고, 불행히도 두 중재재판소는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서로 상반된 결론에 도달하는 촌극을 벌였다.


국제투자중재는 2000년대 들어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있어 일관성의 결여라는 문제점을 더욱 첨예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모순과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항소심의 부재다. 워싱턴 협약(ICSID Convention)을 통한 국제투자중재의 경우 중재재판소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른바 취소절차(annulment proceeding)라고 불리는 경로를 통해서인데, 이러한 취소는 항소와는 달리 해당 중재의 과정과 절차가 적합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할 뿐 실질적인 법률적 오류는 검토의 관할 밖이다.
ICSID 외 기타 국제투자중재의 경우, 중재재판이 진행되는 곳 또는 승소한 원고가 중재판정을 집행하는 곳의 법원이 제한된 법률심사권 (jucidial review)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재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는 법률심사가 보통 뉴욕협약 (New York Convention)에 명시된 몇가지 영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ICSID 취소절차와 마찬가지로 실절적인 법률 오류를 검토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중재판정에서 승소한 원고는 지급판정을 집행함에 있어 중재판정에 최대한 친화적인 사법권을 선택하기 마련이니, 한번 내려진 중재판정은 아무리 법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해도 바로잡는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지난 학기 수강했던 국제투자협정 수업에서 알게 된 사실 중 충격적이었던 것은 많은 국가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투자자국가소송조항의 법적 성격과 파급효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교열 정도의 검토를 거쳐 투자협정을 체결했다는 것이었다. 예컨대 파키스탄 정부는 스위스 회사인 SGS가 ICSID 소송을 제기한 2001년 이전까지 파키스탄이 큰 고민없이 체결해왔던 투자협정이 어떤 식으로 뒷덜미를 잡을지 알지 못했다. ICSID로부터 SGS사가 1억 달러가 넘는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서신을 전달받은 파키스탄 법무장관은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ICSID”과 “BIT”(양자투자협정)를 구글로 검색했다고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투자자국가소송조항이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이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그런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제도를 둘러싼 많은 토론이 “글로벌 스탠다드” “을사늑약”류의 공허한 캐치프레이즈와 정파간 싸움으로 비화된 것도 사실이다. 자극적인 문구로 언성을 높이기 전 선행되어야 할 것은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이며, 이에 동반되어야 할 것은 비판과 대안, 성찰과 전략이 짝을 이룬 생산적 담화다.

[사설]‘돈 냄새 진동’ 한나라, 언제까지 오불관언할 텐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31일자 사설 '[사설]‘돈 냄새 진동’ 한나라, 언제까지 오불관언할 텐가'를 퍼왔습니다.
얼마 전 물러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8년 추석 때 이른바 ‘친이계’ 인사들에게 수천만원을 살포했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증언이 나왔다는 보도다. 최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방통위의 한 정책보좌역이 2009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최 전 위원장 자신이 직접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말이란 참으로 무섭다. 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든다”는 그의 퇴진의 변은 또 하나의 가증스러운 정치 어록으로 기록될 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환골탈태를 천명한 집권 여당 한나라당의 대응이다. 자고 나면 새 의혹이 불거진다 할 정도로 ‘돈 냄새’가 여권을 휘감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 최 전 위원장이 측근 비리 및 자신의 연루 의혹으로 물러났지만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당연히 내놓을 법한 진상규명 촉구 논평도 없었다. ‘식물 의장’으로 전락한 박희태 국회의장의 ‘돈봉투 전대’를 둘러싼 침묵은 더 가관이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마침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조준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친정인 한나라당은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다. 이 사건 발생 초기 검찰에 수사만 의뢰해놓고는 사실상 무대응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 현 부정부패의 고리는 이 대통령의 탓일 뿐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한나라당은 어제만 해도 4·11 총선의 공천권을 외부 인사들에게 일임한다는 취지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 등 입만 열면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그제는 이대로 가다간 한나라당의 뼈대라도 남을 수 있을지 의심이 들 만큼 경제, 교육, 대북 정책 등 전 분야에 걸친 대변신을 약속했다. 그런 한나라당이 정작 자신들을 둘러싼 부정·비리 의혹에 대해 딴청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다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런 여당이 대변신을 천명했다고 해서 수구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거나, 스스로 반성하고 개혁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실로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정권의 도덕 불감증은 특권층만 감싸는 바람에 누적된 ‘1% 정당’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을 망가트린 주요 원인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두고두고 실소를 자아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진정 국민 앞에서 뼈를 깎고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지금 눈앞에서 드러나고 있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 백배 사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은 언제까지 당 주변에서 진동하는 돈 냄새를 두고 오불관언(吾不關焉)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