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일 목요일

"18대 국회에 남은 단 하나의 과제는 '한·미 FTA 무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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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ㆍ시민단체, '한·미 FTA 비준 무효 5000인 선언' 발표

야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1% 부자만을 위한 협정에 반대한다"며 한·미 FTA 비준 무효를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한·미 FTA 이행에 필요한 14개 법안에 모두 서명해 준비 절차를 모두 마쳤다. 이에 따라 야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 비준 무효 5000인 선언'을 발표했다.


ⓒ프레시안(이진경)

주최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미 FTA는 미국에서는 법률 아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률 위에 위치한 불평등 주권 침해 협정"이고 "2008년 금융위기로 붕괴한 미국식 법과제도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폐기되어야 할 협정을 도리어 날치기로 강행 처리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대포를 쏘고 탄압해보라"면서 "그럴수록 줄어드는 것은 정권에 대한 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서명까지 마쳤으니 이제 어쩌겠느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미 FTA에 반대하는 촛불이 매일 타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골목상권, 재래시장 같은 서민을 죽이고 제약산업을 포함한 성장동력을 죽이는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8대 국회에 남은 단 하나의 과제는 '한·미 FTA를 무효화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뜻대로 내년 1월 1일 한·미 FTA를 발효하게 놔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미 FTA 발효는 농민들이 모두 살처분 되는 것과 다름없다"며 "한나라당이 농민들을 죽이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가 곧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효상 사회당 대표는 "지금 국회의원들이 예산심의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역에 예산 몇 푼 더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들에게 "한·미 FTA에 더 많은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한·미 FTA 비준 무효 5000인 선언'에는 야당을 비롯해 농민연대,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에서 총 6481명이 서명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2월 3일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한·미 FTA 날치기 무효 범국민 촛불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진경 인턴기자

흔들리는 식량자주권, 한미 FTA 판도라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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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칼럼] MB, "차라리 가만히 계셔라"

"한미 FTA로 미국보다 넓은 경제영토를 가지게 됐다"고 광개토대왕처럼 호언하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11월 29일 마침내 한나라당의 단독 비준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장차 국내 농업영토와 식량자주권이 크게 줄어들고, 대한민국의 경제 사법 의료 서비스산업 복지체계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송두리째 헌정하게 되었다. 얼마쯤 생길 이익은 재벌기업, 수출입업자 등 특정산업 특정계층에 한정되는 대신, 피해는 엉뚱하게도 농축산업, 중소상공업 등 취약산업, 취약계층에 재기불능의 멍에를 덧씌울 형세이다. 자영업자와 노동자, 일반서민들도 직간접으로 된서리를 맞게 될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대통령이나 김황식 총리, 한나라당 의원들도 농업분야가 가장 피해가 클 것이라는 사실만은 어렴풋이 느끼는 모양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한미FTA 부수법안 서명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농무부 경제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미국산 농축산물의 대 한국 수출액이 연평균 19억3000만 달러, 즉 2조876억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5년 동안 대략 31조3140억 원이 넘는 미국산 농축산물이 관세 없이 수입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총 단순 농업생산액이 약 42조 원임에 비추어 가히 치명적인 타격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성실한 연구원으로 알려진 정부산하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의 예측치에 훨씬 미달하는 연평균 약 4000억 원, 15년 동안에 합계 약 6조 원 정도의 미국산 농축산물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국 측의 예상 수치와 비교하여 무려 5배나 낮게 전망하고 있다. 그러하니 동연구원이 FTA 결과 우리나라 농수산업부문의 생산 감소액이 15년간 합계 12조7470억 원이라고 예측한 것 또한 적당히 할인된 전망치가 아닐지 의심이 되고 있다. 생산비가 평균 2∼4배나 값이 싼 미국산 농축산물의 국내수입액수보다도 우리 농수축산업의 피해 즉, 생산감소액이 3배 가까이 적다는 예측은 아무래도 너무 순진한 것 같다. 아무리 상공업과는 특성이 다른 농수산업 분야라 하더라도, 값이 훨씬 싼 농산물이 관세 한 푼 물지 않고 쏟아져 들어오는데 국내 농축산업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믿을 이가 얼마나 될까.

그리하여 151명의 농촌출신을 포함한 여당의 결사대 의원들이 최루가스를 무릅쓰고 눈물을 훔치며 통과시킨 한미 FTA 비준안이 내년 초 발효되면, 그 즉시 38%의 농축수산물이 관세 없이 수입개방 된다. 5년 이내엔 60%가 무관세로 들어온다. 그 후 10년 내에 나머지 모든 농축산물이 마찬가지로 관세 없이 개방된다.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과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및 그 위험물질(SRM)도 무관세 수입의 언질을 받았는지 미국 정부와 국회는 협상성과를 아주 만족해하고 자축한다.

돌이켜보면, 한미 FTA 보다 더 일찍 비준된 FTA들에서는 그런대로 관세폐지 예외품목을 꽤 확보했었다. 한-칠레 FTA에서는 협상중단 등 줄다리기 끝에 쌀, 사과, 배, 쇠고기 등 29%를 예외품목으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포도의 경우 국내산의 생산출하기에는 수출하지 않기로 되었다. 그래서 농업분야의 피해를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와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같은 협상배경을 잘 몰랐는지 지난 24일 포도농업이 망하지 않고 있다고 사실을 비틀어 해석하였다. 그 외에도 한-싱가포르 FTA에서는 33.3%,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하고는 65.8%, 한-아세안 FTA는 30.9%의 품목을 관세철폐의 예외로 인정받았다. 심지어 한-EU FTA에서도 2% 이상의 예외품목을 두고 있다. 오로지 한-미 FTA에선 그나마 지킬 것 같았던 쌀과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마저 무관세로 몽땅 내어줄 신세이다. 박근혜 씨는 FTA가 소비자물가를 인하할 것이라 좋다고 말하면서 ISD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지역구 농민유권자들을 외면하고 한나라당의 의회 폭거에 용감히 가담한 모양이다. 그런데, 소비자시민 모임은 무관세로 수입된 칠레산 와인 값을 비롯한 삼겹살 등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비싸거나 아주 높게 팔리고 있는 사실을 조사, 발표했다. 무관세로 수입 개방된 다른 품목들도 대동소이하다. 우리나라의 외국산 수입유통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있는 모양이다. 참 안됐다.

한미 FTA 협정은 그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 농축산물이 홍수처럼 수입되어 국내 농축산물 가격이 폭락할 경우 WTO(세계무역기구)가 허용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SSG/ASG)가 있는데, 한미 FTA에서는 그 발동요건을 아주 까다롭게 했다. 또 품목당 1회에 한해서만 허용하거나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는 발동요건을 아예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수입량이 폭주하여 국내산가격이 똥값으로 떨어져도, 문자 그대로 속수무책인 사태가 다반사일지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한미 FTA가 발효되면 상당 부분의 현행 각종 농업 및 식품관련 지원정책이 자칫 투자자의 소송대상이 된다. 일부는 아예 폐지 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친환경(우리 농산물) 학교 무상급식조례, 농축산협동조합 지원조치, 각 지방자치단체의 농업 지원조치 또는 구매행위, GMO 표시제도 등 안 걸릴 데가 없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그 무서운 투자자-국가분쟁 중재제도(ISD)이다.

대통령도, 박근혜 의원도 모르고 있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중에 세계의 모든 선진국들이 즐겨 의존하는, 농업의 다원적인 공익기능(multifunctionality)이란 것이 있다. 한미 FTA가 시행되면 농업의 이 다면적인 공익기능이 크게 훼손되어 결국엔 국가의 존립과 삶의 질을 위태롭게 할지 모른다. 우루과이 라운드 때 WTO가 먼저 성안했고 OECD가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 농업의 비교역적 관심사항(non-trade concerns), 다시 말하여 농업의 다면적인 공익기능은 '농림업이 비단 식량과 목재, 섬유원료의 생산기능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생태계와 기후변화 보전기능,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 완충기능, 수자원 함양기능, 식량주권과 안전성 확보기능, 아름다운 경관유지기능, 지역사회공동체 유지기능, 전통문화보전기능 등등 화폐로 거래할 수 없는 다양한 공익기능'을 포괄하여 말한다. 그런데 이 공익기능들 역시 농림축산업의 몰락과 동시에 크게 훼손된다. 그래서 동서고금에 농업을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 일컬은 것이다. 우리나라 농림업의 다원적인 공익기능은 화폐가치로 평가할 경우 대략 연간 70조 원 이상의 값어치로 계측된다.

일본의 노다 총리가 지난 11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겠다고 했을 때, 일본의 조야(朝野)가 농업생산액 절반이 감소(약 8조 엔)하고, 식량자급률이 14% 떨어지며, 그리고 화폐로 평가한 농업의 다원적 가치, 즉, 연간 기준 3조7000억 엔이 상실할 것이라고 추계하며 반대를 공론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샛별 같은 관변 연구기관들과 경제학자들 어느 누구도 이 같은 연구 분석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현재 식량(양곡)자급률이 25%(쌀을 제외할 경우, 단지 4.5%)밖에 되지 않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농지의 용도변경 등 토지제도를 대폭 풀어놓고, 농업정책은 예산 배려마저 4대강사업에 밀려 계속 홀대해 왔는데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FTA 무관세의 완전 개방이 끝나는 15년쯤 후엔 식량자급률이 한 14∼15%나 되면 다행일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세계 최하위국가로 기록될지 모른다.

차라리 이명박 대통령은 당분간 가만히 계셨으면 싶다. 죽지도 않은 강을 살리겠다고 삼천리강산을 불도자로 뒤집어 놓으시더니, 이제는 자빠져 있지도 않은 우리 농업을 이번 기회에 지도를 잘하여 바로 세우시겠다고 하신다. 덴마크처럼 농업수출국가로 키우시겠다 하신다. 턱도 없는 말씀이시다. 우리나라의 대미 농축산물 수출액은 2010년 현재 단 5억1900만 달러이다. 그것도 라면, 초코파이, 커피, 음료수, 담배 등을 빼고 나면, 순수 국내산 우리 농축산물과 그 가공식품의 수출액은 몇 푼일지 따지기조차 부끄럽다. 같은 해 한국은 59억6000만 달러의 미국 농축산물을 수입하였다. 농업부문 대미무역적자가 한해 54억4100만 달러다. 이 수치는 FTA가 발효되기 전 40% 내외의 관세를 물고 수출·입 된 금액들이다. 장차 관세마저 철폐되어 완전 개방되면 어떤 규모의 적자일지는 물어보나 마나이다.

말씀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 총리가 향후 수년간 22조 원을 농업피해보전 대책을 내놓았을 때 그 내역이라도 좀 챙겼어야 할 것이 아닌가. 눈을 씻고 보아도 수출농업육성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해마다 국가 전체예산이 4∼5%씩 늘어나도, 농림축수산 예산은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22조 원은 대부분이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윗돌 빼어 아랫돌 괴거나, 이름표를 바꿔 단 이번 22조 원 계획에는 지난 정권 때의 42조 원, 119조 원 농업투자 허풍선처럼 생돈은 1조 원 남짓 조금 집어넣고 세련된 노하우로 짐짓 생색만 크게 내는 수치이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농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말은 대부분의 농업인들에겐 아주 공허하게 들린다. 짐짓 만 모르고, 또다시 기회를 잡으면 언젠가 다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침소봉대식 과거의 보도 관행을 되풀이할 것이다.


▲ 지난 2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날치기 국회비준 무효화 및 이명박-한나라당 심판 범국민대회'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7000여 명이 참석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자, 그러면 1년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이명박 정권하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첫째도 둘째도, 한미 FTA 발효를 늦추거나, 폐기하고, 진솔하게 그 피해를 미리부터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과의 FTA 협상을 내년 1월 개시하겠다는 것은 농업종결 완결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이 정권 출범 초기 강만수 경제총수가 첫 경제장관회의에서 '이제 농업이라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한 뜻이 우리나라 농업을 이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시간을 버는 기간 이명박 정부는 현 단계 우리나라 농업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명실공히 농정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높은 땅값과 소농구조 때문에 가격과 비용 면에서는 경쟁력 증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우리 농축산업을 '품질과 안전성'으로 승부하는 생태공동체 생명농업으로 탈바꿈하여야 살아날 수 있다. 환경도 살리고 기후도 살리고 국민소비자의 건강도 살리며, 농어민의 생존을 보전하는 생명 유기농업의 전국화와 1촌 1가공 식음료품의 발굴 지원 등 적극적인 대안농정의 추진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세방화(世方化, glocalization)의 전략으로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갈 때에야 비로소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제발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정책과 기반을 재점검하기 바란다. 세계 최하위권인 우리나라의 식량자주권을 지켜나가기 위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만약, 한미 FTA로 식량주권이 무너질 경우 99%의 국민과 우리 후손들이 두고두고 큰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오죽했으면 미국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마저 '식량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나라가 어떻게 국가의 자주를 지킬 수 있느냐'고 호언했을까. 제발 한미 FTA로 착하디착한 우리 농어민들을 '투사'가 아니면 '거지'로 몰아넣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서는 아니 된다.

신이시여, 우리 정부로 하여금 식량주권을 지키고 키워나가도록 굽어살피사 우리 대통령께 그 지혜를 내려 주시옵소서. 전국의 농어민들은 부탁컨대 제발 이 고비를 잘 참고, 땅 팔지 않고, 농촌을 떠나지 않고, 버텨만 주면, 장차 10∼20년 내에 전 세계적으로 농업이 대접받고 농민이 존중받는 그러한 세상이 돌아올 것이라 굳게 믿어 보자.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전 농림부 장관

"광우병 20년 뒤에 창궐 안 한다고 장담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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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수의사연대, "사전 예방 필요, 사망 환자에 쓰인 제품 실태 공개해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환자와 관련해 ‘전염가능성이 없고, 최근 수술에선 다른 제품을 사용했다’는 정부의 진화 노력에 대해 의료·수의사 단체에서 “인간광우병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이들은 이번 환자에게 쓰여 문제가 된 제품(라이요두라:Lyodura)이 국내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실태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사전예방원칙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한미 FTA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보건연합)과 국민건강을위한위한수의사연대(수의사연대)는 30일 성명을 내어 이 같이 지적하고,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CJD를 안전하다고 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의인성 CJD(iCJD) 환자 발병을 두고 “△이 환자에 사용한 동일제품(라이요두라)얼마나 사용됐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iCJD의 원인이 되는 또 다른 원인물질이 어느 정도 국내 환자들에게 사용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iCJD 환자에게 사용된 수술이나 치료도구를 사용한 환자들도 감염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iCJD 환자들의 수혈가능성 등을 따져 볼 때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번 환자의 확인이 사전예방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히해줬다고 강조했다. CJD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매우 길고, 당시에는 환자들과 의료진들은 이 수술의 안전성을 믿었을 것이며 그럼에도 그 전염가능성이 매우 광범위 하다는 점 등에서 그러하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9일 내놓은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한미 FTA가 공중보건이나 환경에 유해한 물질로 의심이 되더라도 이를 금지하는 정부정책을무력화할 뿐 아니라 6개월 내 열릴 추가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완전개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건강권을 크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들은 “한미 FTA가 이러한 사전예방원칙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폐기돼야 한다”며 “또한 한국만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완전개방을 하게 될 경우 그 결과는 이번 iCJD처럼 20년이 지난 뒤에나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들은 이번 환자의 iCJD 발병에 대한 정부 해명 및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우선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은 인간광우병과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이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09년에 개정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및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 관리지침’은 헌혈을 배제하는 사람에 대해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 및 의사환자,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위험지역 및 우려 지역을 여행하였거나 체류하였던 자, 1980년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수혈을 받은 자 등”으로 인간광우병(VCJD) 전염 위험이 있는 사람을 헌혈대상자에서 배제했다.
다시말해 이번에 발생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은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 및 인간광우병(vCJD)에 걸린 사람의 혈액, 수술도구, 신체조직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인간광우병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번에 iCJD 증상으로 사망한 환자에 이식됐던 라이요두라(Lyodura-뇌경막 이식수술에 사용된 제품) 이식 수술 환자의 실태 공개와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이 제품을 지난 1987년 미국에서 이식받은 환자에게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증상이 나타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됐으나 일본의 경우 1997년 정부당국이 공식적인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기 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며, 일본 정부가 발표한 2000년 조사 결과에는 일본에서 뇌경막 수술을 받은 사람이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보건연합 등은 이를 두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광범위하게 판매,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정부는 언제 라이오듀라 제품에 대한 공식적인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는지 밝히고, 라이오듀라 재고품이 언제까지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의 독일제 뇌경막은 1985년 5월 이후 프리온 불활성화 처리를 해 사용하고 있어 현재 사용되는 제품은 안전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번에 iCJD로 사망한 여성이 뇌경막 이식 수술을 받은 시점은 1987년”이라며 “이러한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에 “국내에서 라이요두라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실태를 공개하고, 이들 환자가 그 후 수술을 받거나 헌혈을 한 사례가 없는지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광우병, CJD 등 프리온 질병이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전예방원칙에 의해 다뤄야지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정부에 대해 △1980년 이후 국내에서 라이요두라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의 실태 조사 및 공개 △라이요두라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 가운데 신경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환자나 그러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환자의 실태 조사 및 공개 △라이요두라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 중에서 그 이후 수술경력, 헌혈경력이 있는 환자의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라이요듀라 이식받은 환자 가운데 그 이후 수술경력, 헌혈경력이 있는 환자와 같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거나 그 환자의 혈액을 헌혈받은 사례와 △iCJD 증상 가능성이 있는 소 유래(소에서 유래한) 인슐린 투여자, 사람 유래(사람에서 유래한) 뇌하수체 성장 및 성선 자극 호르몬 투여자, 각막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여 공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iCJD 환자 전수조사 해야…감염 규모 알 수 없어”


이글은 미디어오는 2011-11-29일자 기사 '“iCJD 환자 전수조사 해야…감염 규모 알 수 없어”'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김진국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감사

54세 여성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iCJD)’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확인된 iCJD가 ‘인간광우병’으로 알려진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과는 종류와 감염 경로가 다르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즉각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진국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감사(신경과 전문의)는 “광우병 쇠고기와 직접 연관이 없더라도 감염 사실이 확인됐으면 제품이 들어온 경로를 추적해서 전수조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29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게 처음이긴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발병했는지 확인 할 수 없다”며 “이번에 확인된 환자와 비슷한 시점에 뇌수술을 받은 사람은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 이번에 처음으로 iCJD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게 우리나라에 얼마나 (감염이) 됐는지 확인을 할 수 없다. 확진이 되기 위해서는 부검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일반 정서상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정서가 있어서 부검을 잘 안 한다. 유족 입장에서 부검을 해서 얻을 실익도 없고. 확진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나 (이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얘기하기 어렵다."
- 이번이 첫 사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긴가.
"CJD가 의심된다고 확진 판정을 할 수 없는 게 부검을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다른 장기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검사를 할 수 있지만, 뇌조직은 의심이 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죽기 전까지 확진을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발견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그런 케이스가 더 있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부검을 잘 안한다. 병원 측에서도 의심이 가더라도 부검을 잘 안 하고 싶어 한다. 프라이온이 통상적인 멸균 소독으로는 안 되니까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고,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번에 한림대학교에서 부검한 건 보건복지부에서 (관련 프로젝트) 예산지원을 하니까 할 수 있었던 거고, 다른 대학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iCJD로 사망한 최초의 사례라는 건 우리나라의 부검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봐야 한다. 잠복기간이 20~30년 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얼마나 많은 사례가 있는지) 실증이 안됐다고 봐야 한다.
CJD 자체는 우리나라에서도 임상 보고가 꽤 되어 있다. 확진된 경우가 드물 뿐이다. CJD의 종류가 여러 가지 있는데 하나는 산발성(sCJD)이고, 하나는 이번에 확진된 의인성(iCJD)이다. 이건 의사의 시술에 의해서 생기는 거고, 광우병으로 문제가 됐던 게 변종(vCJD)이다. 산발성은 꽤 보고된 사례가 있고, 이번 거는 의인성이다. 변종은 아직 (사례에 대해) 이야기가 안 되고 있다. iCJD의 경우, 70년대에는 사람 시신에서 추출해낸성장호르몬이나 뇌경막 같은 것들을 가지고 (시술의) 재료로 많이 썼다. (이번에 확인된 환자도 1987년 뇌막 수종 치료를 위해 ‘라이요두라’라는 독일산 수입 뇌경막을 이식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게 시술 과정에서 발병된 사례는 외국에서 이미 많다. 그러나가 위험성이 발견되다 보니 요즘에는 유전자제조를 이용하거나 동물장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 보건당국에서는 이번에 확진된 iCJD가 인간광우병(vCJD)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광우병하고 다르다는 건 쇠고기를 먹어서 생긴 게 아니라는 점을 정부에서 강조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본다. 수술 때문에 생기는 하나의 부작용 비슷하게 발표를 한 건데, 사람들은 일단 쇠고기를 먹어서 생긴 것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환자와 비슷한 시점에 (‘라이요두라’를 시술받아) 뇌수술을 받은 분들은 감염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병원에서 멸균소독 장치를 안 갖춘 상태에서 다른 환자가 시술을 받았다면, (수술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전수조사를 하는 게 맞다. 광우병과는 직접 연관이 없더라도 안심하라고 할 게 아니라,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면 제품이 들어온 경로를 추적해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 당시 문제의 제품을 광범위하게 썼을 가능성이 높다."

야5당·시민사회단체 6481명 ‘한미FTA 비준 무효’ 선언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30일자 기사 '야5당·시민사회단체 6481명 ‘한미FTA 비준 무효’ 선언'을 퍼왔습니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무효화 투쟁의 핵심인 민주당과 야5당, 시민단체 회원 등이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한미FTA 날치기 무효화 MB, 한나라당 심판 각계 5000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비준안에 서명을 한 가운데, 야당·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6481명이 한미FTA 비준 무효를 선언하면서 한미FTA 발효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야5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30일 오후 1시30분 국회 본청 앞에서 ‘각계 5000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1% 부자만을 위한 협정 한미FTA 날치기 국회 비준은 원천 무효"라며 "국회 의사를 무시하고 짓밟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심판하자"고 촉구했다.

선언에는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민주노총·참여연대·보건의료단체연합·참여연대·한국청년연대·한국대학생연합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가했으며, 개인적으로 동참한 경우도 상당수였다.

이들은 “한미FTA 협상는 90% 이상의 항목에서 일방적이고 철저한 미국 측 이익이 관철됐고, 한국 측 이익이 반영된 것은 실효성이 없거나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국회 비준조차 군사작전 같은 날치기로 강행 처리되면서 국민의 의사는 짓밟혔고 한미FTA는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로 마무리됐다”고 비판하며 한미FTA 무효를 선언했다.

또한 “한미FTA 비준안에 따르면 협정문 자체가 조약으로 인정되지만 미국은 미 헌법상의 ‘조약’으로 인정하지 않고 80페이지의 한미FTA 이행법이라는 법률을 따로 제정해 미국 법률에 어긋나는 한미FTA 조항은 항상 무효라고 규정한다”면서 “결국 우리에게만 일방적으로 입법주권, 사법주권, 공공정책 결정권의 침해를 강요하는 불평등 주권침해 협정이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한미FTA가 날치기 강행 처리된 것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국민에 대한 전쟁선포이며 나라의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경제적 권리를 강탈하는 매국행위”라고 비난하며 “범국민적인 투쟁으로 한미FTA를 폐기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을 위해 싸운 매국 통상관료들, 매국협정 날치기에 가담한 151명의 범죄자(국회의원)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선언식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한미FTA를 폐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무효화 투쟁의 핵심인 민주당과 야5당, 시민단체 회원 등이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한미FTA 날치기 무효화 MB, 한나라당 심판 각계 5000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한미FTA 날치기 무효 손피켓을 들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명했다고 하더라도 이익균형을 깨뜨리고 서민과 중산층을 울리는 한미FTA를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주권을 짓밟는 한미FTA를 반드시 무효화시키고 국민들의 생존권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미FTA 폐기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정부는 내년 1월 1일 발효할 것을 원하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발효가 되지 않도록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현재 국회 예산안 심사에 불참하고 있는 이 대표는 “한나라당은 서민 예산을 편성하면서 국민의 눈을 돌리려고 하겠지만 국민은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제 야당은 국회가 아닌 국민들 옆에서 함께 싸울 것”이라고 범국민적 투쟁을 시사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연맹 의장도 “국회의원에게 당부한다”며 “지역예산 몇 푼 더 받기 위해 한나라당과 자웅하지 말고 국민과 함께 싸워 한미FTA를 꼭 폐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키우던 가축들이 살처분 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농민들까지 살처분하는 한미FTA는 더 이상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결국 한나라당은 날치기 처리했다”며 “농민들을 살아남기 위해 이제부터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선언에서 2000여명이 동참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옳은 일이라면 일부 반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부는 한나라당 151명,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냐”면서 “우리는 국민 전체 이익을 위해 일부 한나라당이 반대하더라도 반드시 한미FTA를 폐기시킬 것”이라고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였다. 

한편 야5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본은 오는 3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중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최지현 기자cjh@vop.co.kr

[사설] 종편 개국, 언론과 민주주의의 대재앙 시작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30일자 사설 '[사설] 종편 개국, 언론과 민주주의의 대재앙 시작되다'를 퍼왔습니다.
조선·중앙·동아·매경의 종합편성채널(종편) 4곳이 오늘 합동 축하쇼를 열고 일제히 개국한다. 온갖 특혜와 반칙을 통해 태어난 보수언론의 종편사들이 언론시장을 황폐화시키는 시대가 막을 올린 것이다. 이는 언론의 위기이자 우리 사회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음을 의미한다.
종편 4사의 개국은 단순히 방송채널이 몇 개 늘어나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사건이다. 언론시장에서 보수 정치권력과 족벌언론이 동맹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려는 공세에 나섰음을 뜻한다. 그 동맹의 지향점이 여론 장악을 통한 1% 수구 기득권층의 자기이익 보호와 보수정권 재창출에 있음은 여권과 종편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에서 명료하게 드러난다.
유례를 찾기 힘든 특혜 ‘괴물방송’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2009년 미디어법을 날치기 처리한 데 이어, 시청자 수요와 광고시장의 여건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지난해 말 종편 4개사를 허가했다. 그리고 최시중 위원장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총대를 메고 온갖 꼼수를 동원해 특혜를 제공했다. 종편 콘텐츠의 의무 재전송을 비롯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스오)에 대한 황금채널 배정 압박, 광고 직거래 허용, 중간광고 허용, 제작·편성 비율 완화 등 특혜를 다 열거하기조차 어렵다.이를 통해 케이블로 방영되면서도 지상파 이상의 특혜를 누리는, 지구상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괴물방송’이 등장했다.
종편시대를 열어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2007년 대선에서 권력 창출의 사실상 파트너였던 보수 족벌언론과의 유착을 강화하고 보수 일색의 여론시장을 형성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보수권력을 창출해내려는 것이다. 미디어시장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방송 진출을 추진해온 조·중·동 등 족벌언론들은 제 잇속을 챙기기 위해 신문·방송 겸영 금지 해제를 내건 이명박 정부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그 대가로 종편을 허가받은 뒤엔 국회의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입법 논의를 무시하고 직접 영업에 나서고 있다. 아직 시청률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많게는 지상파 광고의 70%를 요구하는 조폭적 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기획 프로그램의 제작을 약속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 보도·제작과 광고영업의 분리라는 미디어로서의 최소한의 공공성마저 뒷전으로 내팽개친 지 오래다.
종편이 활개치는 시대의 우리 사회 모습은 암울한 잿빛일 수밖에 없다. 종편은 이미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 조·중·동과 함께 광고시장의 포식자로 군림할 것이고,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중소 신문사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벼랑 끝에 내몰릴 것이다. 종편의 광고 직접영업은 광고를 무기로 한 대기업의 대언론 영향력을 키울 위험이 크다. 그 결과 언론시장은 기득권의 이해에 충실한 의제로 도배되고, 상대적으로 노동자와 농민, 서민 등 우리 사회 99%의 목소리가 전달될 통로는 축소될 게 뻔하다. 한마디로 미디어 생태계가 붕괴돼 여론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보수여론의 독과점 시대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아울러 방송사들 사이의 과도한 시청률 경쟁으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넘쳐날 게 분명하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민주주의의 위기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여론 다양성은 민주주의가 존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한 사회의 여론이 일방통행식으로 흐를 때 민주주의는 절대 꽃필 수 없다. 더욱이 종편이 누리고 있는 온갖 특혜와 거리낌없는 조폭적 영업 행태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인 공정성과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다.
보수여론의 독과점과 민주주의의 상실
이 땅의 건전한 양심세력이 종편에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편에 부여된 온갖 특혜를 없애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여론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절체절명의 싸움이다. 그런 점에서 종편 4사의 합동 축하쇼에 민주당 등 야당이 불참하기로 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종편 4사와 개국 축하 인터뷰를 한 것과 대비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종편 특혜 철회와 미디어렙법 입법을 요구하며 오늘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종편 개국과 함께 이 땅의 양심·진보세력의 투쟁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 싸움에 온 국민이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

[사설] 법관의 SNS 사용 한계 설정, 신중하게 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30일자 사설 '[사설] 법관의 SNS 사용 한계 설정, 신중하게 해야'를 퍼왔습니다.
엊그제 열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페이스북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판한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법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용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권고하고, 앞으로 사용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경위 등에 비추어 윤리위가 최 판사를 징계하지 않은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 이와 별개로 법관의 에스엔에스 사용 문제 등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위해서라도 이번 일을 차분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은 가 최 판사의 페이스북 게시 내용을 끄집어내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 대법원이 곧바로 윤리위에 회부해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화했다. 조선일보는 ‘뼛속까지 친미’라는 글 내용과, 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싫으면 법복을 벗는 게 정상”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지면 배치나 제목, 후속보도 등에서 드러나듯이, 조선일보는 애초부터 판사의 ‘진보’ 성향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영철 대법관 사건 당시 보도 태도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가 촛불시위 재판에 개입해 판사들에게 압력성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판사들이 집단 반발할 때도 “법원 내부 일을 외부에 폭로하는 것은 사법부를 향한 파괴공작”이라며 오히려 신 대법관을 감쌌던 게 조선일보다. 그러나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에 대해서는 유독 다른 잣대를 들이대며 판결을 문제 삼아 왔다. 그러니 이번 보도 역시 진보 성향 판사에 대한 압력이나 길들이기 의도 아래 대서특필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법원이 보도 직후 곧바로 최 판사 건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은 사법부가 특정 보수언론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법관들에게 위축효과를 불러일으켜 자칫 균형잡힌 판결에 지장을 줄 우려마저 없지 않았다. 다행히 징계는 없었으나 대법원 수뇌부는 이런 대목을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윤리위가 에스엔에스 사용에 있어 법관들의 신중한 자세를 권고한 것은 일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정도의 외관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그러나 정당 가입이나 활동 등 적극적 정치행위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정치적 표현은 공무원 일반에게도 허용되는 헌법적 권리다. 판사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포괄적인 의미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에스엔에스 사용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에스엔에스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파급력 차이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판사가 사적 공간으로 여기고 허물없이 얘기한 것을 언론이 뛰어들어 특정 대목을 부각해 보도하면서 논란거리가 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에스엔에스 공간 자체를 위축시키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