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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일 목요일

국정원 비판 심상치 않은 여론… 20대 여성들 촛불 켠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2일자 기사 '국정원 비판 심상치 않은 여론… 20대 여성들 촛불 켠다'를 퍼왔습니다.
국정원 압수수색 세계 외신 타진 이슈 파장에 주목, 국정원 비판 자발적 촛불집회로 발전하기도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18일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재빨리 타진했던 외신들은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신들도 압수수색에서 어떤 물증이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정원 선거 개입을 비판하는 자발적인 촛불집회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30일 검찰의 전격적인 국정원 압수수색이 있던 날 뉴욕타임스는 "검찰은 국정원이 국가정보원과 고용된 일반 시민 블로거들을 투입해서 지난 12월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하여 화요일 국정원 중앙 본부를 압수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압수 수색은 국정원이 중앙 정보부라는 이름으로 한국 군사 독재자의 정치적 통제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었던 수십년 전에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국정원 압수수색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또한 "한국의 국가 정보원 수장들은 대부분 불명예스럽게 경력을 마쳤다. 그 중 한 명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대통령의 신임을 잃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마지막으로 1979년 파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목격되었다. 그의 행방은 그 후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며 박정희 정권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암살 사건까지 거론했다.

20대 여성 친목 모임인 다음 카페 <여성시대>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의 진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여성시대 카페 대문 화면.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소식은 뉴욕타임스뿐 아니라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세계 72개 매체가 보도했다. 그만큼 한국의 정치 이슈 중 국정원 사건이 주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광우병 촛불 5주년을 맞아 국정원 선거 개입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행위를 비판하는 자발적인 촛불 집회 모임도 생기고 있다.
이번 촛불 집회는 특정 단체 주최가 아닌 자발적인 시민들의 뜻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 초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중단을 외쳤던 촛불집회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촛불집회는 고등학생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계층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폭발성을 보였다.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임도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집회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회원수만 38만여명인 20대 여성들의 온라인 친목 카페 (다음 카페)는 최근 플래시몹을 통해 국정원 선거 개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된 플래시몹에는 각각 100여명의 인터넷 커뮤니티 누리꾼들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이들은 좀더 조직적인 형태로 모임을 만들 필요성을 제기해 'Not In My Country'라는 단체를 만들고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원세훈 게이트라고 불리우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등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모아져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오는 4일부터 매주 토요일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끝나는 6월 19일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촛불 집회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젊은층을 주타깃으로 한 집회에서는 되도록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국정원 사건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4일 촛불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정원 전경. ©CBS노컷뉴스


집회 주최 측은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항상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우리 20대 여성들이 국정원 사건을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김진아(21)씨는 "주변에 친구들이 국정원 사건에 관심이 없고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대하고 있고 정치라는 것에 굉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도 학교에서 배운 3. 15 부정선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건에 대해 젊은층의 관심을 끌어볼 수 있을까 생각해서 촛불 집회를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MB, 인권위법에 정해진 업무보고도 안 받았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12일자 기사 '“MB, 인권위법에 정해진 업무보고도 안 받았다”'를 퍼왔습니다.

ㆍ안경환 전 인권위원장 회고록 “촛불이후 조직 축소 등 탄압”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4·사진)가 과거 국가인권위원장 시절을 되돌아본 회고록 (좌우지간 인권이다)를 12일 출간했다. 인권위원장을 그만둔 지 3년7개월 만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이명박 정부는 ‘인권 알레르기 정권’ ‘민주주의 알레르기 정권’ ”이라며 “ ‘인권=민주주의=반정부=좌파’라는 말이 단순한 수사를 넘어 실체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인권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안 교수는 2006년 10월 제4대 인권위원장에 취임해 2009년 7월 임기를 3개월가량 남기고 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당시 이임사에서도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 조직으로 만들어 독립성을 훼손하려 했고 조직을 축소해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됐다”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안 교수는 인권위원장 재임 당시 틈틈이 남긴 메모를 바탕으로 책을 출간했다.


안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에 대해 “회고록은 원래 몇 십년 지나서 쓰는 것인데 그때는 인권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3년 남짓의 인권위원장 재임 기간을 ‘좌파’ 정부와 ‘우파’ 정부에 나눠 근무한 특별한 체험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정권은 인권위를 ‘좌파 정부의 전위대’로 오해해 탄압을 저질렀다”며 “인권위는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설립된 기구로, 박근혜 정부는 인권위가 어떤 기관인지를 제대로 알고 이 기록을 참고해 그러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책의 서문을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이라 이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안 교수는 이명박 정권이 인권위를 탄압한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촛불정국’ 이후 조직 축소를 꼽았다. 안 교수는 “인권위 조직 축소는 촛불집회에서 경찰의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의견서에 대한 보복조치였다”며 “작은 정부라는 구호와 명분의 표적 제물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시작된 직후 감사원은 인권위에 대해 예정에 없던 직무감사를 실시했다. 당시는 촛불집회에서 경찰 공권력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진정이 쇄도하던 때였다. 이어 정부는 2009년 4월 인권위 조직 축소를 단행해 정원의 21%를 줄였다. 안 교수는 “2009년 3월30일부터 7월8일까지 내 생애에서 가장 긴 100일이었다. 하루도 편히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안 교수는 이명박 정권의 인권위 홀대도 폭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인권위법에 정해진 업무보고를 받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공식, 비공식 요청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 초기에는 미뤘고 나중에는 아예 묵살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인권위가 2010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차기 의장국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안 교수의 아쉬움도 담겨 있다. 그는 “인권위는 2009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 부의장국으로 2010년 3월 의장국을 수임하는 것으로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합의가 이뤄져 있었지만 끝내 무산됐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후 이명박 정권하에서 언론·출판·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등 한국의 인권상황은 급격히 추락했으며,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방한하는 등 국제 인권사회에서 치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현병철 현 인권위원장에 대해서도 “예상 밖의 후임자”라고 말문을 연 뒤 “그 힘든 인권위 수장 자리를 국내외 인권 옹호자들의 사퇴 요청에도 3년간 버티고 유례없는 재임에까지 성공했다. 남다른 끈기와 저력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독립기관인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결정적으로 훼손했다. 인권위 구성원의 화합을 앞장서 해친 잘못까지 범했다”며 공개적으로 현 위원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책에 촛불집회 결정문,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 인권위 조직 축소에 반대하며 대통령을 상대로 최초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청구서 등 인권위의 수난사를 상징하는 자료들도 함께 첨부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에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권위의 헌법기관화와 인권기본법 제정, 인권위원 자격 심사제도 도입, 인권위원 인사청문 대상 확대 등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마지막으로 “인권은 ‘좌’도 ‘우’도 아니고 ‘진보’도 ‘보수’도 아닌 인류 보편의 가치”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유신시대의 정치관이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을 극복하고 진정한 선진국이 그러하듯 경제와 인권이 상극이 아니라 상생의 가치임을 입증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2013년 1월 11일 금요일

명진 "추접 떨다 감옥 간 늙은놈들 풀겠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10일자 기사 '명진 "추접 떨다 감옥 간 늙은놈들 풀겠다?"'를 퍼왔습니다.
"다시 촛불을, 아니 횃불을 들어야 하는 건가" 경고

명진스님이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측근 특별사면 추진에 대해 "돈도 있을만큼 있고 권세도 누릴만큼 누린 늙은 놈들이 여기 저기서 돈받아 먹는 추접을 떨다 감옥을 갔는데 국민 대통합을 위해 설날 특사로 나온단다"고 일갈했다.

명진스님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용산참사로 구속된 이충현씨는 4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다. 생계형 범법행위에 대해선 서릿발 같은 법집행, 파렴치한 권력형 범죄행위에 대해선 봄바람 같은 법집행을 한다"고 거듭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 

스님은 이어 "죽어 입은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건마는...웬 욕심이 그리 많은지..."라며 MB집단의 끝없는 탐욕을 탄식했다.

스님은 더 나아가 "누가 대한민국을 법치국가라고 하는가? 누가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이라 하는가? 대한민국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와 그들에 기생하는 자들이 주인인 세상"이라며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가? 다시 또 촛불을, 아니 횃불을 들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피켓 대신에 몽둥이를 들어야 하는 건가"라며 범국민적 저항을 경고하기도 했다.

스님은 또한 “국민세금으로 내곡동 땅투기나 하는 놈! 국민세금으로 해외여행이나 다니는 국회의원놈들! 국민세금 함부로 쓴 놈들도 탈세범과 똑같이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이 대통령을 포함해 기득권 세력 전체에 대해 일갈하기도 했다.

스님은 이밖에 근로소득세 부과 방침에 대한 일부 스님과 목사 등의 반발에 대해서도 “소득이 있는 곳엔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고 종교인이 탈세하면 엄히 다스려야 하다”며 “법도 만인에 평등해야 하지만, 세금도 만인에 평등해야 한다. (나는) 신도들에게 말한다. 능력 있으면 세금 많이 내라고. 세금이 다리 놓고 길 고치고 학교 지원하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니 결국 자비행위”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혜영 기자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시민이 촛불 들어야 하나", 단일화 결렬 공포 확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1-22일자 기사 '"시민이 촛불 들어야 하나", 단일화 결렬 공포 확산'을 퍼왔습니다.
진보인사들, 文-安 담판 결렬에 "양김 분열 되풀이돼선 안돼"

야권후보단일화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안철수 후보간 22일 오전 담판이 결렬되자, 진보진영에서는 이러다가 후보단일화가 물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급확산되고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문.안 회동 결국 결렬. 두 사람의 후보등록으로 갈 상황"이라며 "그것을 막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이 없는지 함께..."라며 극한 위기감을 나타났다.

그는 특히 안철수 후보를 향해 "시간은 더 이상 안철수의 편이 아니다. 단일화가 일단 결렬되면 안철수에게 지금 이상으로 나은 환경은 앞으로 없다. 선거운동기간 돌입하면 무슨 수로 무소속이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당해낼 수 있겠는가. 계속 밀리게 되고 사퇴압박을 받게되어 있다"며 "단일화 성사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그리고 안철수 개인을 위해서도 지금 여론조사 방식에서 대타협을 하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적극적 협상 자세를 주문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시민이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역시 "'필생즉사 필사즉생'를 인용하곤 하지만 이순신 님을 따르기란 실로 어렵도다"며 "'필사'의 각오로 상대 안을 먼저 받겠다는 쪽을 국민이 '즉생'시킬 것. 국민을 믿으시라"고 협상 타결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필생한다며 즉사한 게 1987년 YS/DJ의 분열. 4자필승론이니 하는 황당한 주문도 그때 나왔었지. 필사의 각오로 즉생한 게 2002년의 노무현. 역사적 경험도 이 정도면 충분"이라며 1987년 양김 분열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경고했다.

파워블로거인 '레인메이커'는 "오늘 저녁까지 단일화 협상이 안되면 그냥 국민이 보는 앞에서 가위바위보 하십시오"라고 탄식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에 "단일화 협상. 이제까지 중립을 지켜왔는데, 저녁까지 기다려 보고, 타결이 안 되면 한 마디 하렵니다"라고 경고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11월 22일 목요일

김무성 “촛불,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또 막말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21일자 기사 '김무성 “촛불,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또 막말'을 퍼왔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사진)은 21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내용에 반대해 벌어진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두고 “대통령이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농어업 경쟁력 강화혁신 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유권자들이) 이명박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당선시켰는데 국가 공권력 집행을 제대로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권 초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대못을 빼내야 할 시기에 ‘병든 소 수입해 우리 국민을 다 미치게 만든다’는 말도 안되는 말 가지고 우리나라 심장인 광화문이 90일 이상 점령당해 마비됐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죠. 그런데 청와대 뒷동산에 올라 촛불을 보며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자랑스럽게 공개해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권력형 부정부패의 사슬이 아직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부정해 그걸 감추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시고 집권해 청와대에 가보니 거짓말 안 보태고 이 방의 한 40% 정도 되는, 은행 지점보다 더 큰 스테인리스 금고가 있었다”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현금을 쌓아놓으려고 금고를 만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그걸 보고 나쁜 놈·도둑놈이라며 당장 처리하라고 해서 8t 트럭 5대분이 실려나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박근혜 후보를 두고는 “5년 전 이명박 후보와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는데 저한테 1원도 안 줬다”며 “대통령이 되고 친·인척이나 측근이 (비리에) 연루되면 자기 손으로 잡아넣을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들에 의해 죽음을 당한 전직 대통령을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부관참시하려는 새누리당 행태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포기한 패륜적 범죄”라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박 후보 주변 세력과 측근 문제는 그들이 집권했을 때 국정 운영 세력을 예상케 한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위협적이고 위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2008년 촛불시위를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한다는 발상은 유신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이인간 차지철과 하나더 다를게 없다!

2012년 11월 3일 토요일

투표시간 연장, 4일 시청광장에서 촛불 든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02일자기사 '투표시간 연장, 4일 시청광장에서 촛불 든다'를 퍼왔습니다.
대규모 시민행동, 박근혜 화답 끌어낼 수 있을까?


새누리당의 말 바꾸기 논란으로 투표시간 연장 문제가 대선의 화두로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투표시간 연장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및 청년 단체들이 오는 4일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을 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이정현 공보단장이 제안한 이른바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안’을 동시 처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제안한지 불과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안은 연계될 문제가 아니다”, “의원도 아닌 공보단장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치가 장난이냐”고 어이없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참정권 확대 문제를 정략적 정쟁꺼리로 치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투표시간 연장 온라인 청원은 10여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태도를 보건데, 이 문제에 대해 박근혜 후보의 화답을 끌어내기 위해선 온라인 청원을 넘어 오프라인의 청원 운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KYC, 한국청년연대, 흥사단 등 시민사회단체와 청년단체들은 오는 4일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문화행사를 열고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오후 2시부터는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단체별로 ‘응답하라 대선후보’(한국청년연대), ‘유신의 추억’ 전시회(민족문제연구소), 젊은 그대 반박하라!(새바람) 등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고, 4시에는 ‘투표행SHOW’란 제목으로 투표시간 연장 줄다리기, ‘투표스타일’ 단체 말춤 등이 사전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6시부터 투표권보장공동행동이 주최하고 연출가 탁현민씨가 사회를 보는 대규모 문화제가 개최된다. 이 날 문화제에는 배우 권해효, 개그맨 노정열 씨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대선이 이제 4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투표시간 연장의 시한은 남아있다. 11월 중 법을 통과시키면 오는 12월 대선에 적용할 수 있기에 촉박하지만 시간은 남아있다. 대규모 시민행동으로 투표시간 연장이 관철될 수 있을지 4일 문화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새누리당, 유권자의 성의를 촛불로 보여주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05일자 기사 '“새누리당, 유권자의 성의를 촛불로 보여주겠다”'를 퍼왔습니다.
투표시간 연장과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 촉구 촛불문화제 점화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지난해 한미FTA 폐기를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청년과 시민들이 이번에는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첫 촛불을 들었다. 

‘투표시간연장을 위한 2030공동행동’(경제민주화2030연대,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서울청년네트워크, 청년노동광장, 청년유니온, 한국청년연대)는 5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투표시간 연장과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을 촉구했다.

이날 모인 40여명의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성의의 문제이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야말로 시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등록금 벌기 위해서는 투표 못하는 것이 현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그동안 투표를 하고 싶어도 노동환경 때문에 하지 못했던 청년과 학생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조양진성 청년노동광장 준비위원장은 “저희 단체 회원 중 한 친구는 집이 청량리인데 김포공항 면세점에 출근하려면 새벽 5시 첫차를 타야 하고 귀가해도 6시 안에 도착하기 힘들다”며 “이런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정당하고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시 내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성은(26,여)씨는 “이번 대선일을 보니까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이더라”며 “투표를 하기 위해서 시간 좀 내달라고 사장님께 말하면 사장님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을 하기 위해 일주일에 수업을 3일로 몰고 수업이 없는 날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얼마나 더 성의를 보여야 투표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이제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시민에 대한 성의를 보여야”

투표시간 연장의 필요성을 알리는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던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이 ‘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서야 이런 촛불을 드냐’고 안타까워 하시더라”며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투표시간 연장안을 반대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렇게 거리에 나오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투표에 대한 성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고 개표방송이 늦어지기 때문에 투표시간 연장을 못한다고 한다”며 “많은 비용이 들고 개표방송이 늦어져 국민들이 잠을 못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투표시간연장을 위한 2030공동행동은 매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 문화제'가 열렸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5월 3일 목요일

다시 켜진 촛불... "국민과 촛불이 옳았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5-02일자 기사 '다시 켜진 촛불... "국민과 촛불이 옳았다"'를 퍼왔습니다.
청계광장에 2000여 명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

[3신 보강(최종): 2일 오후 10시 10분]
다시 켜진 촛불... "국민과 촛불이 옳았다!" 


▲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저는 여기 계신 대부분의 어른 보다 더 오래 살아 갈 것입니다. 그래서 이 나라를 더 사랑합니다. 제발 미래세대를 위해서 계속 나와 주세요!"

18세 안희준군이 무대에 올라 외쳤다. 2008년 여중·여고생들이 했던 그 외침이 또 다시 울려 퍼졌다. 광우병 발생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이 4년 만에 청계광장을 채웠다. 지난 2008년 "MB OUT! 미친소 OUT" 구호를 외쳤던 시민들은 "수입중단! 국민주권 지켜내요!"라는 구호를 들었다. 표어는 달라졌지만 결국 같은 요구를 다시하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는 경찰이 청계천을 따라 지나는 청계로를 경찰이 통제하면서 30여 분간 지체됐다. 경찰은 태평로와 맞닿은 청계광장의 넓은 구역을 사전에 병력 배치해 막았고 참가자들이 도로로 내려오는 것도 허용하지 않아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500여 명으로 시작된 집회는 시간이 갈수록 수가 점점 늘어나 2000여 명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2008년 집회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에 비하면 참여가 줄었으나, 누리꾼들이 주도적으로 나섰던 당시 촛불집회 시작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집회가 계속되면서 참여 열기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등 주최측은 이날 준비한 5000여 개의 초를 모두 동났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과 시민사회의 깃발을 든 참가자들이 많았지만 20~30대 젊은 층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2008년처럼 예비군복을 입거나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들도 있었다. 이들은 '국민이 옳았다 촛불이 옳았다 이명박이 틀렸다'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즉시 수입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 중단하고 제대로 된 역학조사 실시해야"

집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은 이날 사회를 맡은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을 따라 "2008년 우리가 국민 건강권을 지켜낸 것처럼 또 다시 우리가 지켜낼 것"이라며 "광우병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무대에 오른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대해 "4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촛불이 옳았고, PD수첩이 옳았으며 국민이 옳았고 이명박 대통령만 틀렸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을 검사하는 실험소들은 전체 0.1%밖에 되지 않는다"며 "일단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에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광우병에 대한 진실이 TV에 나오고 있나. 지금 이 나라는 허위와 거짓의 천국"이라며 "지금은 미국 관료의 말을 한국 관료가 그대로 하고 있고, 거기에 관변학자들이 말을 보태고, 그것을 조중동과 KBS, MBC가 받아쓰는 현실에서 진실로 나아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반인 참가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아이쿱(icoop)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저희 같은 주부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사안이라 나왔다"라며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무살이 되어 돌아온 '촛불소녀'


▲ 다시 촛불집회에 나온 김자연씨. ⓒ 강민수
이날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2008년 기억하며 다시 촛불을 들고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중3이었던 김자연(20, 충남 계룡)씨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가족들이 소고기를 좋아하니까 그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특히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소고기 냄새를 직접 맡는 사진을 보고 ""웃음이 나오면서도 화가 나서 나왔다"며 이 자리에 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충남 계룡에서 KTX를 타고 서울 청계광장에 왔다. 김씨는 "4년 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손잡고 왔다"며 "오늘은 아버지가 회사 일 때문에 못 왔지만 이제 스무살이니까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첫 투표를 하게 된다는 김씨는 "소고기 협상, 한미FTA도 중요하지만 대학생이 아닌 젊은이들도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네 살 된 딸과 함께 온 하지연(33, 경기 성남)씨는 "정부가 4년 전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말을 해놓고 지금은 거짓말을 한다"며 "정부가 하는 소리가 답답하다고 느껴 오늘 촛불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씨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이어서 먹거리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오늘 촛불집회)는 네 살 딸아이를 위한 길이고, 우리 가족들 친구들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씨는 "완벽히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퇴근길에 촛불을 보고 집회에 들린 전민은(26, 여, 서울 광진)씨는 "시끄러워서 와서 보았더니 촛불이었다. 반가웠다"며 "다시 촛불이 시작되는 뜨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씨는 "촛불집회는 지금 국민이 해야 할,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MB가 국민을 계속 무시하는데 이제는 국민이 옳다는 것을 인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입중단·수입위생조건 재협상 약속 모두 지키지 않았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권한대행과 정동영 상임고문, 이낙연, 남윤인순 당선자 등 민주통합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 대표권한대행은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신문에 광고했지만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는 박근혜 대표를 만나서 '광우병이 발견돼도 수입은 중단할 수 없다'고 했다"며 "정부는 그때부터 이 사실을 안 상태로 국민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지난 4·11 총선 때 다수 의석을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오는 12월 대선에서는 정책과 국가비전을 좀 더 가다듬어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FTA와 광우병은 한 몸"이라며 "FTA가 미친소처럼 한국의 모든 시스템을 파괴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 FTA 전면 재협상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4년을 기다려 왔으나 이 정권을 심판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심판은 끝나지 않았고 반드시 민주진보 정부를 세우겠다는 결의로 다시 모여야 한다"고 외쳤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국회에서 광우병 소고기와 관련해 정부가 한 약속은 두 가지"라며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중단을 하겠다는 것과 주변국에서 더 높은 수준의 수입위생조건으로 타결되면 재협상하겠다고 했지만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광우병이 발생했고 일본은 여전히 생후 20개월 이하로 수입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운천 당신 농림수산부장관, 한승수 총리, 이명박 대통령까지 촛불이 무서워, 그저 촛불을 끄려고 거짓말을 했다, 어떻게 이 정부를 믿을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9시 55분 경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별다른 충돌 없이 모두 해산했다. 주최측은 3일과 4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강서경찰서로 연행된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민생위원장은 조사를 마치고 오후 9시께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지난해 반값등록금 집회 참가를 이유로 긴급체포해 논란이 됐다.

▲ 2일 오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가면을 쓴 고등학생들이 '거짓말이야' 노래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 권우성

[2신 : 2일 오후 5시 40분]
'촛불 집회' 앞두고 사회자 긴급체포...왜?

2일 오후 경찰이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민생위원장을 긴급체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의 사회를 볼 예정이었다. 오후 5시 30분 현재 경찰은 김 위원장의 강서구 자택에 체포영장을 가지고 찾아와 경찰서로 동행을 요구해,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에 출두한 상황.

김 위원장은 이날 와 전화통화에서 "경찰은 지난해 6월 13일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해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고 이후 출석요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면서 "체포영장은 지난해 10월 11일에 발부돼 6개월 여 동안 수배상태에 있었지만 전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오늘 촛불 집회 사회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8년 한국진보연대 민생국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대책회의에서 활동했다. 촛불집회 끝나고 경찰의 체포를 피해 조계사에서 수배생활을 하다가 구속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는 "우리는 경찰의 모든 소환요구에 응해왔다"며 "촛불 4주년을 맞이해 다시 국민적 촛불이 켜지려는 시점에 와서 김 위원장을 체포한다는 것은 어떤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게 아니겠나"고 의혹을 제기했다.


▲ 2일 오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에 진압복을 갖춰 입은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1신 : 2일 오후 4시 30분]
2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다시 촛불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진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지난 2008년 누리꾼을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딱 4년 만이다. 최근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집회 주최 측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시 수입 중단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유통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은 2008년 당시에도 주요 요구사안이었다. 결국 같은 사안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진 것이다.

정부의 대응도 그때와 유사하다. 당시 정부가 국민적 반대여론에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연령제한을 없애자 촛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담화문까지 내놓게 된 데는 정부의 고집스런 태도가 결정적이었다. 현재도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을 비롯해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즉각 수입중단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가 '수입중단' 약속을 지키지 않고 '검역강화'로만 버티는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촛불이 이전처럼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여론을 결집시켰던 인터넷포털 사이트 아고라 광장의 역할은 SNS가 대체하고 있다. 집회 홍보와 참여 의사를 밝히는 곳을 활용되고 있는 트위터에서는 촛불과 관련한 담론이 형성 중이기는 하나 아직까지 이전만큼의 뜨거운 열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적 관계로 다양한 사안이 이야기되는 만큼 게시판에 비해 주제의 장악력이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이미 대량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과 주요 방송을 비롯한 언론통제가 이전보다 강화된 점 또한 촛불이 여론을 모으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또 조직된 단체에서 집회를 주도하는 점도 이전처럼 전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2008년처럼 중고등학생들, 유모차 부대, 예비군 부대 등 새롭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집회 참여가 촛불 확산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도 수입중단 조치에 나서고 있고 인근의 중국은 아예 수입조차 하지 않고 있고, 대만은 항생제 검출 문제만으로도 미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시민사회단체들과 전문가들이 정부의 황당한 조처를 전면 반박하고, 결국 2008년처럼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행동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집회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전의경 51개 중대를 동원해 4000여 명의 경찰병력을 집회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청계광장에서 집회는 보장하지만 가두시위 등이 진행될 경우 현장검거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최지용 (endofwinter) / 권우성 (kws21) / 강민수 (cominsoo)

2012년 5월 2일 수요일

송기호 “2008년 촛불로 부칙 따내, 수입중지 가능”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02일자 기사 '송기호 “2008년 촛불로 부칙 따내, 수입중지 가능”'을 퍼왔습니다.
“법률로 아예 가자해서 만든 게 가축전염병예방법”

국제통상전문가 송기호 변호사는 한미간 통상조약 해석 혼선과 관련 2일 2008년 촛불집회로 검역중단, 수입중단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부칙에 넣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조약 때문에 아무리 원해도 수입중단이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검역중단을 요구하면 중단할 수 있다’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송 변호사는 “2008년에 쇠고기 협상이 4월 달에 마무리돼서 그때 처음 발표했던 것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수입중단조치를 할 수 없도록 돼 있었다”며 “이후에 전 국민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고 그래서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을 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이 부칙 6항을 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에 한국 정부가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라도 잠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통상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검역중단은 말할 것도 없고 일시적인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해석했다. 

송 변호사는 “다만 무한정한 권리가 아니라 중단 후에는 반드시 합리적인 기간 안에 더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야 된다”며 “그러나 일시적인 수입중단, 검역중단 조치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칙 6항을 후에 바꿨기 때문에 수입이나 검역을 중단할 수 없는 상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송 변호사는 “그건 아니다, 본문 5조에 한국이 수입중단조치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말이다. 이 본문이 아직까지 삭제돼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소 모순된 본문과 부칙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2008년 6월에 통상교섭본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원래는 수입중단을 못하는데 추가협의로 인해서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며 ‘이에 따라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조치 함. 그리고 미국 측과 협의하여 우리 측 검역전문가와 미국 측이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함’이라고 되어 있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국민들의 요구를 국회가 받아들여서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는 부칙 6항을 고시해 둘 게 아니라 아예 법률에다 가져가자. 그렇게 해서 가축전염병예방법이라고 집어넣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떠난 광우병 민관합동조사단 활동에 대해 송 변호사는 “반쪽짜리”라며 “최소한 그 소가 자랐던 농장을 방문해야 되고 또 같은 환경에 놓여 있던 소들(동거우)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도 봐야 된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1차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협력의지가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국민의 신뢰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실패 등을 한국 정부가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되고 또 그럴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미국 정부가 현지조사권을 직접 행사하면서 한국 공무원들을 동행시키는 걸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 역시 그런 협력요구를 강하게 했는지 대단히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거듭 “광우병이 발생했던 지역, 특히 미국과 맺은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광우병이 발생한 소와 같이 자란 소도 수입 금지하도록 돼 있다”며 “핵심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현지 농장 방문이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종현 기자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촛불을 잊었나 …정부가 광고까지 내놓고 ‘거짓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5일자 기사 '촛불을 잊었나 …정부가 광고까지 내놓고 ‘거짓말’'을 퍼왔습니다.
광우병 발발하니 “국내 수입될 가능성 없어… 미국에 정보요청부터”

미국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발생했는데도 우리 정부가 4년 전 광우병 파동시 대국민 약속을 했던 수입중단·전수조사·급식중단 등의 조치는 커녕 검역중단도 보류한채 먼저 미국에 물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을 낳고 있다. 똑같은 정부가 대국민 약속도 지키지 않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방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1두에서 소해면상뇌증(BSE)이 확인됐다고 밝히자 우리 농림수산식품부는 25일 오후 늦게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미측에 상세한 정보를 제공토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에서 제공한 정보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이로 인한 통상마찰을 예방하기 위한 우선적인 조치가 정보 요구라고 설명했다. 광우병이 발생했는데도 우선 수입중단 조치도 하지 않은채 더 물어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5월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더구나 정부는 이번 소에 대해 “30개월령 이상된 젖소고기”로 추정하면서 “미국에서는 주로 가공용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은 없으며,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쇠고기와는 차이가 있다”고 미국산 쇠고기를 두둔하는데 급급했다.
애초 정부는 이날 아침 광우병 발견 소식이 나온 직후 검역중단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보류했다. 수입중단은 수입자체를 안하는 것인 데 비해 검역중단은 수입한 소를 창고에 놓아둔채 유통을 시키지 않는 조치이다.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조치는 4년 전 국민들에게 밝혔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08년 5월 8일자 9개 일간지에 실린 광고를 통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중단 △이미 수입된 쇠고기 전수조사 △검역단 미국에 파견, 현지 실사 참가 △학교 및 군대 급식 중지 등을 천명했었다.


정부가 지난 2008년 5월 8일자 신문에 실었던 추가 광우병 발생시 대국민 약속을 밝힌 광고.

이 뿐만이 아니라 당시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은 그해 5월 7일 국회 쇠고기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며 “GATT(관세와무역에관한일반협정) 20조를 근거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종훈 당시 통상교섭본부장도 "국민 건강의 위협이 있을 때에 수입 교역의 중단 포함해 예외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밝혔었다.
특히 이번 광우병 발생 미국소의 경우 도축된 쇠고기 가운데 2%도 채 되지 않는 표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어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광우병 감염소가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또한 미국에서는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실시되고 있지 않아 어느 농장에서 어떤 사육과정을 통해 감염이 됐는지 전혀 알 수가 없고, 미국은 이번 쇠고기의 월령조차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일단 물어보고 생각해보자’는 입장을 정해 “과연 국민의 건강을 안중에 두고는 있는 것이냐”는 성토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2008년 5월 8일자 1면 머리기사

4년 전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집중 취재했던 임명현 MBC 기자는 25일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당시 했던 약속은 정권이 바뀌어도 지켜야 하는 약속인데, 하물며 같은 정부에서 이것을 안하겠다니 너무나 어이가 없다”며 “통상갈등 주장은 당시에도 광우병이 발견되면 수입중단으로 이어져 통상갈등이 생기는 것을 예상못한 것도 아닌데, 수입중단은 커녕 검역중단도 하지 않겠다니 황당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임 기자는 “정부의 이런 태도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현실”이라고 각성을 촉구했다.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은 “당시 수도없이 수입중단을 약속해놓고, 실제 광우병 소가 발견되니 약속을 어긴 것은 국민을 상대로 대놓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이번 광우병 소에 대해 발표한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을 정도인데, 우리 정부가 잘 모르면 일단 수입중단을 해놓고 사태파악을 하는 것이 정상인데, 먼저 물어보겠다는 발상은 매우 안이한 대처”이라고 성토했다.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우 실장은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라며 “우리의 검역시스템은 더 강화하고 말고 할 것이 없다. 한마디로 하나마나한 얘기이며, 거의 국민 우롱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2008년 5월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김종훈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문제가 생기면 교역의 중단 포함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밝혔었다.

그는 “아무 조치도 안했는데 물어보면 과연 미국이 대답하겠느냐”며 “가뜩이나 미국으로선 수출급감이 우려될텐데, 자국에 불리한 정보를 주겠느냐”고 개탄했다.
우 실장은 이번 미국소의 광우병 사태의 위험성에 대해 “미국 검사체계는 실제로 전체 소의 0.1% 수준 밖에 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한 마리가 발견됐다는 것은 한 마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우 실장은 ‘30개월 이상 소는 우리의 수입 대상이 아니어서 괜찮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검사할 방법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 소가 30개월 이상 된 소인지 여부도 불확실하다”며 “또한 20~30개월 된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임명현 MBC 기자도 “30개월 이상이라는 근거가 없다”라며 “외신에도 ‘적어도 30개월 이상’이라는 수준의 추정만 있을 뿐 농장을 모르면 월령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4월 13일 금요일

"오판과 오만, 박근혜에게 승리 헌납한 선거"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3일자 기사 '"오판과 오만, 박근혜에게 승리 헌납한 선거"'를 퍼왔습니다.
[선거 분석 좌담] "'이명박근혜'는 허상…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거리에서, 손에 든 스마트폰에서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는 조롱의 말들이 흘러나왔고, 그 목소리는 다시 SNS의 창으로 입력되며 증폭되어 갔다. '가카'만 사라지면 세상이 바뀔 거라는 믿음이 '반 MB'라는 표제로 팔리기 시작했다. 21세기 한국에 심판의 날이 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정치의 해가 오자 한나라당은 이름을 바꾸었고 MB의 흔적을 지웠으며 '복지'를 이야기했다. 그들은 2002년 결집된 열정이 어떻게 정권을 뒤집었는지 잘 기억하고 있었다. 4월 10일, 19대 총선 하루 전까지만 해도 분명 판세는 이른바 범 야권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결과는 152대 127.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여당의 압승이었다.

'완패'부터 '사실상 패배'까지 그 표현은 다르지만 민주통합당 등 범야권의 반 MB 심판론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만 승리를 거두었고, 나머지 지역은 전멸했다는 분석은 공통적이다. 빨간 색으로 도배된 충청·강원·경상권의 모습을 목격한 민주당은 곧 "여러 미흡함으로 인해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을 충분히 받아 안지 못했다"는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맞는 판단일까? '붉은' 지역에선 심판의 대리자보다, 조금이라도 먹고사는 문제를 신경써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덜 도덕적이고, 덜 깨끗하더라도?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심판론은 민심을 결집시키는 포인트를 잡아주긴 했지만 그 틀 안에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한다. 박권일 (자음과모음R) 편집위원은 "수도권의 교육 수준이 높은 시민들이 과잉 대표되면서 '심판론'이 실제보다 큰 것으로 오판됐다"고 말한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심판론 외에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들일 균열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오판과 오만, 그리고 내용과 의제의 부재. 심판론은 효력이 있었지만 이 선거를 완수하기엔 이미 명운이 다 해 있었다. 12일 오전 프레시안)이 마련한 19대 국회의원 선거 분석 좌담에서 이철희 소장, 한귀영 연구위원, 박권일 편집위원은 야권 연대의 패인을 위와 같이 분석했다. 여기에 계파에 대한 집착과 비민주적 과정으로 얼룩졌던 공천, 잘못된 공천의 정점을 찍은 김용민 후보와 그를 둘러싼 팬덤, 한명숙과 문재인의 한계, 존재 근거를 잃어가는 통합진보당의 모습 등 선거에서 드러난 야권의 거의 모든 문제가 언급됐다. .

혹독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대선을 앞둔 여대 야 구도로 본다면 앞설 것도, 뒤처질 것도 없이 원점으로 돌아온 형국이라고 말한다. 물론 박근혜 리더십으로 대열을 갖추기 시작한 여당이 유리한 출발점을 점하기는 했지만, "총선의 패배가 쓴 약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12월까지 8개월, 시간은 공평하게 흘러갈 것이다. .

다음은 좌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는 임경구 (프레시안)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


ⓒ프레시안(최형락)

'야당 우세 판도' 잘못 읽었나

프레시안 : 19대 총선 결과에 대한 총평부터 해보자. 선거 전 사회 전반적인 '좌 클릭'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단독 과반을 얻은 표심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이철희 : 시민들이 여야에 가졌던 정서를 한 단어로 표현해 보자면 여권에는 '분노', 야권에는 '불만'의 정서였던 것 같다. 그동안 시민들 사이에서 분노의 정서가 표출되어 이른바 '심판론'이 효과를 발휘했는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전면에 등장해 혁신을 이야기했고, 그것이 심판의 대상인 이명박 정권을 숨기면서 많이 희석되었다고 본다. 또한 여당 자체에도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로 2년 내내 매질을 당했기 때문에 생긴 내성이 있었다.

한편 야권에 대한 정서인 '불만'은 △전체적으로 그들이 도대체 변하지 않는다는 것과 △흩어져 있는 데 대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통합'의 노력은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과제인 '혁신'을 빼놓고 진행된 것이었기에 통합도 결국엔 '닥치고 통합'으로 진행되었고, 일부에선 '담합'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이 문제는 사실 공천 과정부터 시작된 거다. 민주당의 임종석 사무총장의 실정이다. (공천 이후로) 하루 한 석씩 잃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나.

결국 '분노'의 강도는 식어가는 가운데, '불만'에 대한 해소책을 제시 못 하는 판세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1992년 영국 총선 결과가 떠오른다. 선거 전엔 누가 봐도 영국 노동당에 유리한 형국이었다. 앞서 세 번 내리 지기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졌다. 그때 사람들은 '보수당에 대한 감정은 미움이고, 노동당에 대한 감정은 불신이다.'라고 해석했다. '미움'은 사람을 바꾸거나 혁신 의지를 드러내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젠데, '불신'을 해소하려면 상당한 진통을 겪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구도가 민주당이 직면한 신뢰의 문제와 비슷하다.

한귀영 : 같은 의견이다. 다만 몇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선거 사나흘 전 판세가 어떻게 될까 하고 엑셀 프로그램으로 조사를 해 보았다. 수도권에서 야권6 대 여권4 정도로 야권이 이기는 구도로 조사를 해 보니, 전국적으론 새누리당이 150석 넘게 나오는 결과가 도출됐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반대로 해 보니 수도권에서 야권7 대 여권3 정도로 이기고, 지방 무소속들로 인해 보수파가 일부 갈라지고, 충청권이 반씩 가져가는 구도로 되어야지만 (야권 연대가)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는 구도였다.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사회가 아무리 '좌 클릭'되고 야권 연대에 다른 호재가 있었어도, 한국의 보수 세력이 결집하면 이기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여권이 대승했던 2008년엔 오히려 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무소속 등으로 보수가 분열해 있던 상황이었는데, 이번엔 무소속 당선도 거의 없었다. 똘똘 뭉친 보수를 상대해야 했던 거다.

또 하나 지적하자면 공천 중에서도 충청도 공천이 중요한 패인이었다고 본다. 충청도가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다. 민주당이 거기에 '인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선거가 결국 기존의 균열축인 심판론 가지고는 역부족이었단 사실이다. 새로운 균열축이 드러났어야 하는 건데, 그때 꺼냈던 게 '2040 세대'였다. 하지만 세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세대 이면에 있는 계급, 계층 등이 문제인 거다. 그걸 못 보고 '2040 세대'라는 안이한 표심에 기댄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2040'이란 허상에 기대다

박권일 : 사실 애초부터 사회 전반이 '좌 클릭' 한 분위기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특히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시 언론에서도 '2040 세대가 박 후보를 선택했고, 그 표심이 대선에서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는데 과연 그럴까 싶었다. 어느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40대의 정치적 성향이 1년 사이에 극단적 보수에서 극단적 진보로 엄청난 진폭을 보였다는 결과를 봤는데, 1년에 그 정도 차이라면 의심해 봐야 했던 게 아닐까?

기본적으로 야권의 패인은 '오판과 오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팟캐스트 (이하 나꼼수)에 편승했던 분위기와 그에 대한 과대평가를 들 수 있다. 그 현상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교양 시민들, 이른바 '표준 시민'(수도권 교양 시민들이 쓰는 말을 '표준어'라 부르는 데 착안해 만든 조어)들이었다. 수도권에 살며, 2008년에 촛불을 이끌었고 이제는 SNS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그분들이 여론에 과잉 대표되었고, 당이 그걸 잘못 해석하면서 '심판론이 먹힌다', '2040 세대가 진보적이다'라는 오판이 나온 듯하다. 한편 오만은 앞서 지적된, 공천에서 불거진 문제들이 잘 보여준다. 따라서 야권 연대가 내세운 심판보다는, 야권 연대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 더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
이철희 :선거의 기저에는 분명 심판론이 깔려 있었다고 본다. 민심을 결집시키는 포인트를 잡아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심판론 다음에 나와야 할 새로운 의제로 확장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이 잘 못했다는 데 동의가 이루어졌다면,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그 다음 연결점을 만들어냈어야 했다. '반 MB·부패'란 '틀' 안에 알맹이를 넣었어야 했다는 거다.

또 나 역시 이번 선거를 통해 세대 담론의 허구성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세대 담론에 기대지 말고 그 내용을 채워나가야 하는데, 무조건 세대 이름만 외쳤다. 게다가 '2040 세대'는 그 말 자체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

박권일 :20대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청년 비례대표 관련해서도 정말 문제가 많았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서바이벌 게임을 그대로 베껴 내용은 없고 경쟁만 있는 '날림'으로 진행했고,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대체 누구를 뽑겠다는 건지, 애초에 의도가 뭔가 싶었다. 20대를 갖고 장사할 목적이었다면, 성공한 건 오히려 청년 비례대표를 아예 뽑지도 않은 새누리당 아니었나? 화려한 스펙을 가진 이준석과 순수한 열정으로 상징되는 손수조. 두 사람을 결국엔 국회로 보내지도 않으면서 알맹이는 다 가져갔다. 여야 다 20대에 대한 고민과 내용이 없긴 마찬가지였지만, 야권은 돈과 시간을 더 많이 쓴데다가 성과도 없었다.

세대를 내세울 거면 진짜 문제, 그러니까 '88만원 세대'로 뭉뚱그려서 이야기할 수 없는 '프레카리아트(아르바이트·하청 등 불안정 노동)'를 의제화했어야 한다. 난 '청년 실업'이란 말에도 어폐가 있다고 본다. 알다시피 일자리는 많다. 다만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결국 대다수가 열악한 불안정 노동에 빠지는 게 문제다. 이 부분을 보지 않고 일자리와 청년 실업률을 숫자로만 내미니 여당에서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나오는 거 아닌가.

하나 덧붙이자면 선거가 끝나자 또 다시 거짓말처럼 '20대 개새끼론'이 나오더라. (웃음) 20대에게 '너희가 투표하지 않아서 세상이 바뀌지 않았다'는 혐의를 덧씌우는 것이다. 특히 20대하고도 여성들의 투표율이 8퍼센트밖에 안 나왔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면서 '된장녀' 운운까지 나온다. 무슨 일만 일어나면 그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문제라는 언사가 분노와 함께 되풀이되는데, 일종의 사회적 증상 아닌가 싶다.

중도보수를 끌어들일 '한 수'는 없었다

프레시안 : 잠정 투표율이 54.3퍼센트라는 점을 기준으로 여야의 결집도를 평가해보면 어떤가.

이철희 :그 숫자는 함정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지방선거보다) 총선 투표율이 더 높아야 정상이다. 그리고 2008년 18대 총선은 특히 떨어져버린 수치였다. 게다가 올해는 대선도 있는 정치의 해다. 그렇게 보면 54.3퍼센트는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

투표율이 60퍼센트에 근접하려면 20, 30대를 투표장에 오게 해야 하는데 그들이 나오지 않았다. 그걸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투표 안 하는 게 민권의식의 문제는 아니니까. 결국 당사자들을 끌어내지 못한 정당의 문제다. 특히 투표 독려에 안간힘을 기울였던 야권. 18대 총선 투표율은 왜 46퍼센트밖에 안 나왔는지, 반면 서울시장 선거는 왜 높게 나왔는지, 여기에 대해 고민을 했다면 이렇게 느슨하게 대응하지 않았을 거다.

논문 표절한 문대성, 제수를 성추행한 김형태 등 여당 공천자들의 문제 하나 쟁점으로 만들지 못했다. 언론 파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야권 쪽 보도만 줄었다. (웃음) 선거를 구성하는 요소 100개가 있다면 그 중 하나라도 제대로 했나 싶다.

프레시안 : 그나마 하나 성과가 있다면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낸 것 아닌가.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한귀영 :아무리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도, 보수 여권이 하나로 뭉치면 야권으로선 도저히 뚫을 수 없는 구조인 것 같다. 심판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균열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테면 무상급식이 그런 의제였다. 그게 보수마저도 중도파로 끌어들이고 결집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 분위기가 거의 3년 간 무르익었는데 새 균열축을 만들지 못했다.

또 야권은 2040 세대에 취해 있다가 정작 중요한 표층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50대, 특히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지방선거나 서울시장 선거 때 50대들은 일방적인 보수 구도를 형성한 게 아니라 4 대 6 정도의 균형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초기 데이터를 보면 실제로 50대 자영업자들, 야권 쪽에 기우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1대99'라는 틀 속에서 공감을 보이던 50대마저도 이탈해 갔다. 굉장히 아쉽고, 치명적으로 작용한 부분 아닌가 싶다.

'나꼼수'라는 덫

프레시안 : 민간인 불법 사찰과 김용민 막말 파문이 선거 막판의 최대 이슈였다. 후자의 경우 그 영향이 있었는지 알기 어려운데, 어떻게 보나?

한귀영 :나꼼수 얘긴 함부로 했다가는…. (일동 웃음)

이철희 :먼저 하겠다. (웃음) 김용민 후보의 발언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본다. 이런 문제의 후보를 다루는 정당의 부족한 리더십과 무기력, 꼼수에 화가 난 게 더 큰 문제였다. 외부에선 상당히 세게 김용민 후보의 사퇴를 주장했고, 심지어 한명숙 대표까지 비례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하나도 안 먹혔다. 정신 차린 사람 몇 명 있긴 했겠지만 결국 당 자체로는 김용민과 나꼼수를 제어하지 못했다. 정작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시내 한가운데에 팬을 모으고 차 위에 올라가 주머니에 손 넣고 사진찍고 있는데, 정당은 눈치나 보고 있는 게 말이 되는가.


▲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프레시안(최형락)
한귀영 :김용민 후보를 공천할 때부터 민주당은 덫에 걸렸다는 생각이다. 공천 순간부터 그 후보에 대한 제어는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될 걸 몰랐을까?

공천이란 정당이 자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해당 인물이 공익과 공동체를 위해 어떠한 기여를 해 왔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관점이 가장 중요한데, 그건 빠진 상태에서 스타성에 기댄 공천이 주를 이루었고 그 절정이 김용민 후보였다. 차라리 김 후보는 나꼼수만 계속 만들었다면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을 거다.

또 하나는 나꼼수 자체의 문제인데, '비키니 논란'을 비롯해 그간 여러 번 문제적 조짐이 드러났었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진영 논리에 갇혀 버렸다는 사실이다. 나꼼수가 대중의 환호를 얻은 결정적 이유는 모든 성역을 없애버렸다는 데 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이 성역화된 것이다. 어디에나 칼을 들이댔지만 그 칼날이 자기 자신을 향하지는 못했는데, 그럼 칼날은 자연히 무뎌질 수밖에 없다. 그 성역화와 편 가르기가 '우리 편'한텐 무척이나 통쾌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게 정치권력이 된다면 굉장히 위험한 결과가 나타날 거라고 본다.

프레시안 : 민주진보 진영 내에선 매우 열정적인 팬덤 문화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것 같다. 결속력이 강한 소수의 열정이 결과적으로 왜곡된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반복되는 듯 하다.

이철희 :2002년에 구 민주당이 국민 경선으로 대선 판을 엎어버린 일이 있지 않았나. 내용과 형식 중에 형식을 통해 바꾼 일화 중 하나였다. 이번에도 형식에 집착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형식에 대한 집착, 깜짝 쇼, 뭔가를 한 번에 바꿔보려는 욕망…, 이런 방식은 도움이 안 된다. 여기에 재미를 붙이면 대선 판에서도 한 번에 엎어버리려는 기획이 시도될 수 있는데, 그럼 절대로 못 이긴다.

노무현·김대중 두 전 대통령도 '정상적'으로 이긴 게 아니었다. 어떤 운과 분위기가 작용했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이기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결국 다시 민주당의 역량 문제로 돌아오는 것이다. 민주당이 내용 면에서 천착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 이걸 감안하면 2012년의 깜짝 쇼를 노리기보다 2017년까지 길게 바라보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이명박근혜'는 없다


▲ 박권일 <자음과모음R> 편집위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새누리당의 시각에서 총선을 돌아보자. 일견 불리해 보이는 판세를 뒤집고 위력을 과시했다. 유권자들에게 어떤 점을 어필했던 걸까.

박권일 :일단 새누리당이 플래카드에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크게 내세우는 등 일종의 물타기를 했다. 겉으로 봤을 때 야권이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어진 거다. 전략적으로 최대한 '반 MB'를 희석시킬만한 행보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한귀영 :그런데 새누리당이 이긴 게 아니라 민주당이 새누리당에게 헌납한 선거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철희 :그에 대해 변명 아닌 변명을 해 주자면, 애초에 (민주당의) 과반수 확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확보했고, 이명박 정권 말기 들어 선전하는 걸로 보이니까 과반 확보를 당연한 것처럼 여겼지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났다시피 보수와 영남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면 무시할 게 못 된다. 당시 152석이 가능했던 건 충청권에서 의석을 가져왔기 때문인데, 이번엔 충청·강원권에서 대패하지 않았나. 그렇게 제외할 거 제외하고 현재 야권 연대의 역량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127(민주당 의석 수)+13(통진당 의석 수)=140이다. 이렇게 보면 아주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다만 그 과정이 한심했을 뿐이지.

그래서 이대로 '박근혜 대선 순탄'이란 예측을 내놓는 건 섣부르다고 본다. 다만 이번에 그가 보인 리더십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박근혜 대 문재인의 선거는 아니었지만, 박근혜가 다섯 번이나 부산에 내려가 손수조의 손을 잡아줄 때, 진보 진영의 대표선수라 여겨지는 문재인은 대체 무엇을 했나. 두 사람의 모습에서 현격한 차가 드러났다. 그게 작아 보여도 어떤 세력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내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한귀영 :동의한다. 2002년 대선과 비교해 보자면, 전력이란 측면에서 당시엔 한나라당이 압도적 우위였다. 그때에 비하면 현재 새누리당의 전력은 많이 약해졌다. 그런데도 보수도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박근혜의 전략에 대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이철희 :물론 새누리당으로선 '1인 정당화'라 할 정도로 박근혜에게 과도하게 의지했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겠지만, 민주당의 문제는 그 반대였다. 그들은 중심이 없는 선거를 했다. 박근혜의 결기는 상당한 수준인 데 반해 야권의 그것은 답답한 수준이다. 굳이 대표가 아니더라도 내용 면에서 리더가 있어야 했는데 전혀 없었다.

어쩌다 한 번 신문을 읽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선거 주제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MB 정권 심판론을 꺼내면서도 자꾸 박근혜에게 칼날을 세웠다. 그게 박근혜의 프레임에 말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본질은 이명박, 그러니까 개인으로서의 이명박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보수를 아우르는 상징으로서의 이명박의 잘못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명박이 박근혜 뒤로 숨은 꼴이 됐다.

프레시안 : 야권이 프레이밍한 '이명박근혜' 자체가 허상이 아니었을까?

이철희 :애초에 그렇게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2007년 대선 직전에도 한나라당 경선에서 둘이 세게 붙지 않았나. 박근혜는 그 때도 이명박을 대선 후보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18대 총선은 친이계의 친박계 학살이었고. 박근혜가 이명박의 대리인 혹은 수혜자라는 이미지를 아예 안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보통 사람 시선으로 봤을 때 분명 반 MB의 의지가 있다. 게다가 '이명박근혜'라는 조어는 발음도 어렵고 와 닿지도 않는다.

박권일 :이미 대중들에겐 피터지게 싸우는 세력으로 각인돼 있는데 '이명박근혜'로 연결 지으면 굉장히 작위적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앞으로 박근혜는 이명박의 '천박한 보수'와 차별화되는 '정통 보수', '보수의 적통'이란 프레임으로 나갈 것 같다. 그래선지 올해 대선이 보수 대 진보란 프레임으로 가게 될까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안철수 열풍이 착한 보수에 대한 열망과 연결되어 있는 걸 고려하면, 결국 '어떤 보수냐'의 대결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박근혜, 난공불락인가?

프레시안 : 어쨌든 여당의 대선 대열은 박근혜를 중심으로 정비됐다고 봐야 할듯 하다.

이철희 :그렇다. 박근혜는 이번 선거를 자기 노선에 대한 확정으로 받아들일 거다.

프레시안 : 반면 야당의 경우 한명숙 체제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지도 체제에 대한 고민이 시작돼야 할텐데.

이철희 :대선까지 지도부를 재구성하고 준비 체제를 다시 꾸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견, 그 자체가 한심하다고 본다. 이번 선거가 준 교훈 중 하나가 무너진 당내 리더십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인데, 그걸 안 하고 대선을 치를 수 있겠는가.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고, 현재 지도부가 사퇴라는 조치로 책임지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

한귀영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들이 심판론을 이야기했는데 심판의 다른 말은 책임이다. 여당한테 물었던 것만큼, 자기 진영 유권자들의 욕구를 대변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걸 대의민주정치라고 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 : 종합하자면 박근혜 대세론은 확고해진 듯하다. 신뢰라는 키워드도 독점했다. 대선까지 한참 남긴 했지만, 현재로선 박근혜의 존재가 난공불락처럼 느껴지는데.

이철희 :새누리당 안에서는 확실해졌지만, 대선 전체 판세를 보면 난공불락까진 아니다. 18대 총선을 떠올려 봐라.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당이 다 합쳐 185석을 얻었다. 통합민주당이 81석을 얻었고,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의 3석까지 합치면 89석이 야권이 받은 성적표였다. 이거에 비하면 19대 총선 성적은 정말 많이 향상된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대선이 일방적으로 흘러갈 거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얘기하면 그들이 그대로 눌러 앉을까봐 조심스럽다. 이번에 지기 힘든 선거를 완벽하게 졌고, 탁월한 무능이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대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수도권만 놓고 보자면 새누리당이 43석을 얻은 데 비해 민주통합당은 65석이고 통합진보당 4석까지 합치면 진보진영이 69석을 얻은 셈이다. 43대 69면 상당히 해볼 만한 구도라고 본다. 앞으로 충청이나 강원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구도다.

프레시안 : 이번 결과가 민주당에게 '쓴 약' 역할을 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한귀영 :약을 약으로 만드는 건 주체의 능력이다. 이번 패배를 통해 변화와 내부 결집을 보여준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계속 지금처럼 지리멸렬하면 어려울 거다.

이철희 :'만만치 않은걸' 정도의 쓴 약이라면 치료되지 않을 거다. 그보다 훨씬 깊은 내상이다. 새누리당이 대통령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시점에 친이계 권력을 깨버리는 공천을 한 것처럼 쓴 것을 삼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 절박함을 반추해 보라.


ⓒ프레시안(최형락)

문재인이 빠진 딜레마

프레시안 : 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어떤가. 문재인 후보가 지역구 승리는 했어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얘기되는데, 문재인의 한계와 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철희 :17대 총선 때 PK(부산·경남) 득표율을 보면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을 합쳐 46.7퍼센트까지 갔다. 근데 이번엔 거기에 못 미친다. 부산진구을에 출마했던 김정길 후보도 40.5퍼센트 지지율로 낙선했는데 지난번보다 줄어든 수치다. 이게 문재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만일 PK를 영남권에서 떼어내는 것이 과제였다면 실패가 확실하고 책임의 상당 부분은 문재인에게 있다고 본다.

한귀영 :일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일단 의석수로 보면 PK에서 얻은 게 겨우 세 석이니까 문재인의 힘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로 접전을 펼쳤기에 '고작 3석'이라는 말로 문재인의 한계를 얘기하기도 어렵다.

PK에서 변화의 욕구가 있긴 있다고 본다. 특히 부산에선 저축은행 사태라든지 심각한 양극화 문제로 인해 뚫고 들어갈 지점이 분명히 있었다. 영도구에 출마한 통진당 민병렬 후보의 선전(37.6퍼센트, 2위로 낙선)이 그걸 증명한다. 출구조사만 놓고 보면 1위와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영도에 김진숙과 한진 중공업, 희망버스가 있긴 했지만 부산에서 노동이란 의제를 갖고 37.6퍼센트를 만들어낸 건 대단한 거다.

그런데도 문재인이 PK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건, 오히려 친노라는 틀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야권은 이제 수도권을 공력하면서 거기서 먹힐 인물이 누군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시 노무현(친노)을 소환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친노', 'PK'만 갖고 문재인이 버틴다면 상당히 힘들어질 거라고 본다. 빨리 그 두 굴레를 벗어나야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을 텐데 본인에게 달린숙제다.

안철수에게 시간이 없다

프레시안 :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게 안철수다. 이번엔 그야말로 숨을 죽이고 있었는데, 이번 총선이 과연 안철수에겐 무엇이었을까. 과연 야권의 패배가 안철수의 기회가 될까?

박권일 :내가 보기엔 수혜를 입었다. 문재인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면서 박근혜의 대항마로 자연스럽게 안철수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되지 않았을까. 안철수는 언제 등판하게 될까, 라는 기대감이 대중들 사이에 있는 것 같다.

이철희 :덕은 봤을 거다. 야권이 힘이 달리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분명 안철수를 잘 끌어안으려고 할 테니까. 하지만 반대로, 총선이 이 따위로 될 때까지 그는 대체 뭐 했냐고 물을 수 있는 거다. 고작 투표 독려뿐이었다. 그래서 안철수가 야권의 경선 레이스에 들어오겠다고 하면 당에서 아주 흔쾌히는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본다. 여전히 중요한 의제들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고, 자기가 어떤 정치 주체인지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지층의 동의를 구하긴 어려울 것 아닌가.

이렇게 보면 수혜를 입은 듯 하면서도 얻은 알맹이는 많지 않다. 자기 정체성이 뭔지, 뭘 할 거며 누구랑 같이 갈 건지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철수에게 주어진 시간도 별로 많지 않다고 본다.

한귀영 :나도 안철수 효과의 1라운드가 지난겨울 1500억 원을 기부한 시점에서 일단 끝났다고 본다. 이제는 그 현상이 있었는지조차 아득하게 느껴지는데, 그런 의미에서 정권에 나설 거라면 1라운드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본다. 단순히 불공정한 것에 대한 젊은 층의 반감이 아니라, 자기가 꿈꾸는 정치에 대한 상(像)들을 업어야 하는 거다.

물론 총선에서 안철수가 어떤 역할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선은 거의 인물 하나로 가지만 총선은 246개 지역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총선을 전후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총선 며칠 전 어느 강연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는 듯한 비유적 발언을 했는데, 그게 안쓰럽게 한 발 걸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그가 정치란 진탕에 뛰어들 수 있을지조차 회의적이다.

이철희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취한 스탠스와 이번 4월에 보인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이번엔 더 나가야 할 판에 뒤로 물러나 버렸다. 파급력 면에서도 별 재미를 못 봤다. 이러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같이 고민하고 경쟁하는 게 그에게도 나은 선택이다. 그게 아니라 '너희들이 꽃가마 태우고 가야 한다'는 식이면 난망하다. 대선 전에 당 재정비를 할 때 끼어들어 거기서 자기 역할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만일 민주당이 그를 '유명함' 하나로 결정적인 순간에 끌어들이려 한다면 그건 민주당으로서도 자기 부정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정책적 색깔과 안철수의 그것이 많이 다르니까. (만일 그런 식으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당은 5년 동안 매일 청문회만 할 건가?


ⓒ프레시안(최형락)

통진당 13석 과분한 이유

프레시안 : 통합진보당이 13석을 얻었다. 통진당 역시 선거 과정에서 맹점을 많이 드러냈다고 본다. 선거 내용을 복기해보면 이들이 얻은 13석은 과분해 보인다.


박권일 :이정희 대표 사건이 컸다. 결국 사퇴라는 옳은 판단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 동부'가 조중동에 소설처럼 등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나는 아직도 통진당이 어떤 정당인지 대해 대중들의 상이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업둥이 정도의 이미지라고 할까. PK의 소위 진보 벨트라 불린 울산이나 창원에서도 그들이 진짜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신뢰가 없지 않았나 한다.

이철희 :야권 연대에만 의지했지 자기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 임한 통진당만 놓고 보면 결국 민통당과 합치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선거구제를 바꾼다면 모를까 지금 의석수로는 19대에서도 불가능해졌고, 이번에 양당제 구도가 한층 더 명확해졌는데 여기서 과연 통진당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보면 민통당과 통진당 간의 차이도 별로 없다. 통진당이 진짜 좌파 정당, 이념 정당을 표방한다면 '20석 목표'를 내거는 게 말이 되나.

한귀영 :나 역시 이번 결과가 그들에게 내용적으로 참패라고 본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3퍼센트의 지지를 얻고 비례만 8석을 꿰찼다. 이번에는 10.3퍼센트의 지지를 얻어 6석을 가져갔다. 사실 진보정당은 기본적으로 지역구에서 선전하기 힘들다. 그래서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 정당 명부제를 통해 가치로 검증받고 비례 의석을 가져가는 구도가 아니면 생존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 지역구에서 선전해서 7석을 가져갔다. 그래서 외형적 결과인 13석과는 별개로,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인 가치와 정책이란 면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지 않았나 싶다. 노동자 기반이라는 그들의 존재 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가 될 수 있는 거다.

비례 의석을 얼마 못 가져간 이유는 물론 표면적으로 '이정희 사태'로 이해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비례대표 선출 과정 자체에 너무도 큰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정당이 가장 비민주적인 선출 과정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얻은 13석 가운데 두세 석을 빼놓고 앞서 말한 그 '경기 동부' 일원들인데, 특정 정파에 휘둘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이 딜레마를 대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들의 존재를 위협하기로는 민주당 합당 문제보다 클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선거 결과를 보고 우려스러운 게 있었다. 아까 이철희 소장이 말한대로 확실히 양당제적인 질서의 틀이 잡힌 게 아닌가 하는….

박권일 :제3지대에서 급진적인 의제를 제시할 수 있는 진보정당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녹색당이나 진보신당이 몇 석이라도 얻었으면 공동체 전체에 정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녹색당의 경우 '탈핵'이라는 원내 정당보다 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나. 새누리당이 비례 1번을 찬핵 인사로 설정하면서 찬핵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항할 수도 있었다.

진보신당도 그렇다. 이번 선거 '신의 한 수'가 손수조였다면 '감동의 한 수'는 진보신당 비례 1번 청소노동자 김순자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보신당의 경우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초점이 정책보단 김순자란 인물에 맞춰져 있었고, 그래서 반성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그래도 두 정당이 한 석도 못 얻은 건 굉장히 안타깝고, 넓게 보면 범 진보개혁 진영은 물론 정치 전체에 타격이라고 본다. 양당제 구도로 가는 현실 속에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제3지대의 작은 정당들이 미래에 대한 안전판으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축제는 끝났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 정국과 결부해 정리의 말을 부탁한다.

이철희 :민주당과 범야권에 뼈를 깎는 수준의 성찰이 필요하다. 새로운 지도부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깊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치열하게 성찰하되 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아예 절망할 수준이 아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린다면 대선도 해 볼만 하다. 사즉생의 각오로 바꿔나가길 바란다.

한귀영 :정치적 변화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새로운 층이 유입되면서 생겨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유입은 새로운 아젠다를 통해 균열축을 만들어낼 때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뼈아프다. 변화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농후했는데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이 남아 있고, 대선이야말로 진짜 아젠다가 맞붙는 장이다. 12월의 결과는 대중의 삶과 관련된 의제를 어떻게 구축하는가에 달려 있을 거라 본다.

박권일 :아까 한귀영 연구위원이 '50대 자영업자들이 야권으로 기울었다 결국엔 보수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는데, 돌아서게 된 변화가 무엇일까. 나는 그분들의 진짜 문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야권에서 별 얘기를 안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꼼수도 그렇고 SNS도 그렇고, 선거 전 야권이 힘을 쏟았던 영역은 전부 수도권에 사는 교육 수준 높은 '표준 시민'들 사이에서 통하는 이야기였다. 대개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이야기들이다.

의제의 제시와 설득 과정 없이 트위터나 나꼼수로 바람몰이하는 정치는 그 시효가 끝났다고 본다. 길게 보면 2002년에 시작된 팬덤 정치의 한계가 드러난 거다. 10년 가까이 사람들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끼고 반복적으로 축제를 벌여 왔는데, 그 축제가 끝나면 탈진 상태에 빠졌고, 다시 축제와 탈진이 반복됐다. 그러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정치를 이야기하긴 하지만 축적되는 게 없었다. 극복하려면 정공법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외부 인기인의 영입을 노리기보다 정당 내 인력 재생산의 틀을 만들어야 하고, 무엇보다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의제를 제시, 설득해야 한다.



/안은별 기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