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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9일 화요일

"전라도, 빨갱이, 섹스프리" 돌아온 허태열의 입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18일자 기사 '"전라도, 빨갱이, 섹스프리" 돌아온 허태열의 입'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허태열 비서실장에게 거는 언론의 기대

새로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허태열 전 의원이 내정됐다. 얼마 만에 듣는 이름인가? 감회가 새롭다. 이러한 인물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박근혜 당선인께 감사를 드려야 마땅하다.
허태열 전 의원의 ‘입’은 유명하다. 워낙 화끈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00년 총선 당시 ‘지역감정 조장 사건’이다. 이때 부산 북강서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허태열 전 의원은 민주당 집권 이후 살기 좋아진 분 손을 들어보라고 한 후 ‘혹시 전라도에서 오셨습니까?’라고 말해 지역감정을 부추겼고, 이러한 효과에 힘입어 의원에 당선됐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으로 표현되는 민주화 세력의 본거지 중 하나였으나 3당합당으로 인해 보수정치로 합류한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 말은 한국 정치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지역감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좋게 말하면 영리한 행동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악하다는 것이다.
2009년에도 ‘허태열의 입’은 그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부산에 총출동해 국정보고대회를 연 자리에서 ‘좌파 빨갱이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달콤함을 잊지 못하고 있다’라며 ‘빨갱이인 좌파가 이명박 대통령을 흔들고 있는데 거기에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게 민주당’이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빨갱이라는 말은 정견이 다른 사람을 폭력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말이고, 이 말 때문에 정치사회적인 여러 피해를 받은 억울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더군다나 당시 민주당은 오늘날 상식적인 기준으로 보면 ‘좌파’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중도적 이념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그의 이러한 발언은 더욱더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 ⓒ뉴스1

2010년에도 그의 입은 대활약을 했다.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포럼에 강사로 나서 ‘의료까지 곁들여 그 안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관광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이다. 여기에 그는 ‘일본, 중국 인구가 15억이니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섹스프리, 카지노프리한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섹스프리, 카지노프리’가 워낙 자극적인 단어여서 ‘지금 막나가자는 거냐?’등의 극단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사실 이 발언의 핵심은 의료민영화를 통해 이를 서비스산업에 포함시키고 소위 ‘서비스산업선진화’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을 자극적으로 포장한 것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즉, 그의 발언은 그 말 자체로도 부적절했지만 정책적으로도 부적절했던 것이다.
이런 정도면 그저 ‘말을 영리하게 하는 사람’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허태열 전 의원의 입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입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다고 해서 그 입이 가만히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입은 살아 움직이며 온갖 독설과 망언을 쏟아낼 것이고 그럴 때마다 새 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은 저하될 것이다. 야당은 지속적으로 각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고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온갖 구설수에 시달릴 것이다.
새 정부 청와대의 임무는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이 정책을 잘 집행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인데, 이러한 임무의 한가운데 허태열 전 의원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수석 등의 인사권에도 개입할 수 있다. 신설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에 제멋대로 움직이는 입까지 달렸으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입장에서는 노다지(?)를 찾은 느낌이다. 허태열 비서실장의 계속되는 대활약을 기대한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박원순은 빨갱이" 도 넘는 종북공세…왜?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3-01-21일자 기사 '"박원순은 빨갱이" 도 넘는 종북공세…왜?'를 퍼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다시 '종북논쟁'의 한복판에 등장했다.

KBS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원순)서울시장, (이재명)성남시장, (김성환)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자치단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한다"고 적었다.

정씨는 이어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 등을 두둔하는 의견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자질이 의심되는 지자체장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을 퇴출해야 한다니까 또 벌떼처럼 달려 든다"며 "그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를…ㅉㅉ"라고 조소까지 했다. 

해당 글은 주말동안 온라인상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다. 특히 가장 덩치가 큰 지자체의 수장인 박 시장의 종북 여부를 놓고 네티즌 간에 치열한 댓글전쟁이 벌어졌다. 

대북강경론자로 유명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원순까지 종북으로 몬다는 것은 종북이 뭔지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보수진영에서도 정치적 반대편에게 지나치게 종북 모자를 씌우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음에도 보수네티즌들의 공세는 계속됐다.

박 시장에게 종북 논란은 낯선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여당으로부터 줄곧 종북 공세에 시달린 바 있다. 종북주의와 연결할만한 특별한 이력이 없어 당선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지만 선거 이후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시민단체들은 서울시청에 몰려와 박 시장을 '빨갱이'라고 지칭하며 비난세례를 쏟아 부었다. 심지어 박 시장은 민방위 훈련을 시찰하다 60대 여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박 시장을 구타하며 "빨갱이, 서울시를 망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이 당선 이래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 않는 무색무취한 행보를 보이는 탓에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종북 공세는 18대 대통령 선거 여파가 가신 최근 들어 재개됐다.

대표적인 보수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16일 보수단체 행사에 나와 "서울시장이 애국가도 안 부르고 태극기도 안 걸고 대한문 앞에서 저희끼리 취임식을 했다"고 말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을 가리켜 "이런 미친X들"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측이 국민의례를 했다고 즉각 반박했음에도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사실인양 퍼져갔다. 정씨의 발언은 김 명예교수 발언과 같은 맥락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박 시장에 대한 종북 논란이 여전히 재현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유명인에 대한 비판을 통해 자신의 미약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이른바 '노이즈마케팅'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박 시장을 비판한 정씨는 1995년 조순 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몸을 담았다가 서울시 홍보담당관 등을 맡았다. 이후 2007년에는 문국현 후보를 중심으로 창당한 창조한국당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중도성향의 정치평론가 A씨는 "박 시장이 종북이라면 종북의 개념이나 내용을 얘기해야 얘기가 될 것 아닌가. 느닷없이 정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자기 생각과 다르면 매도하는 매카시즘과 다를 바 아니다. 보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기하는 사람입장에서는 노이즈마케팅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정씨로서는)일종의 정치적 행동이겠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팩트가 있다면 모를까, SNS같은 데다 지금처럼 자기 대리만족을 위한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의 정치적 무게감이 민주통합당의 대선패배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과 맞물리는 상황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시사평론가 최준영씨는 박 시장에 대한 종북공세가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는 상황에서 여권을 포함, 우익 쪽에서 잠재적으로 다음 지방선거나 대선 때 야권의 중심이 될 만한 인물에 대해서 종북딱지를 붙여, 미리 싹을 자르자, 차제에 기를 꺾자는 조급한 속내의 일단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정치평론가 B씨는 "종북이라는 이름표는 아마도 합리적 진보성향의 박 시장이 우파로 극적으로 변신하기 전에는 떼기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종북 공세는 앞으로도 우리 선거판이 정책보다는 철지난 이념싸움에 매몰된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측은 이 같은 종북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박 시장은 공적 장소에서 자신을 폭행한 60대 여성에 대해서도 법적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허위사실 유포 등을 주장하며 민형사상 조치를 예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진오 (pakrjinoh@wikipress.co.kr) 기자 

2012년 8월 19일 일요일

운이 좋다면 피할 수 있을까, 쌍용을, 이 신자유주의를


이글은 한겨레21 2012-08-20일자 제924호 기사 '운이 좋다면 피할 수 있을까, 쌍용을, 이 신자유주의를'을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한여름날의 지옥 3년 뒤, 출소한 한상균 전 지부장과 (의자 놀이) 펴낸 소설가 공지영의 만남…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사랑한 현장으로 돌아갈, 마지막 희망이 필요하다

한 여름날의 지옥. 2009년 8월5일,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이 그랬다. 그 7개월 전 서울 용산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이었던 경찰특공대를 태운 컨테이너가 공장 지붕 위에 상륙했다. 방패와 곤봉을 쥔 무장 특공대들의 시선은 당황한 노동자들을 토끼몰이하듯 좇았다. 마구잡이 구타. 공장 위를 맴돌던 헬기는 최루액을 비처럼 뿌려댔다. 사 쪽의 2646명 정리해고 계획을 막겠다며 76일째 옥쇄파업을 벌이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 600여 명을 진압하려는 작전이었다. 이날 조합원 100여 명과 경찰 34명이 다쳤다. 이미 열흘 넘게 전기와 물이 끊긴 공장 안에서 경찰·용역 대 조합원 간 충돌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그 다음날 한상균(51)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회사 쪽에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이날 노사는 마지막까지 남은 정리해고 대상 조합원 974명 중 468명(48%)은 무급휴직 1년 뒤 생산물량에 따른 순환근무로 고용을 유지하고 나머지 52%는 희망퇴직을 하는 안에 합의했다. 그날 저녁 한 전 지부장은 조합원 한명 한명과 포옹하며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파업 종료 합의 뒤에도 국가와 회사는 ‘폭력시위’로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 따위를 제기하는 등 쌍용차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가슴에 멍이 생긴 해고·무급휴직·희망퇴직자 2천여 명에겐 경제적 고통과 가정불화가 쓰나미처럼 밀어닥쳤다. 그 고통이 쌍용차 노동자·가족 22명의 목숨을 앗아갈지, 그땐 그 누구도 몰랐다.

» 한상균 전 지부장과 소설가 공지영

용산 이후 ‘도가니’로 빠져든 사회

지난 8월4일 밤 12시 한상균 전 지부장이 옥문을 나섰다. 노사 합의 뒤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에서 3년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만기 출소한 것이다. 옹근 3년이다. 그 사이 쌍용차의 경영 실적은 나아지고 있지만 복직된 조합원은 아무도 없다. 노사 합의문은 회사 쪽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그 휴지 조각이 22명의 생명줄을 끊어놓았다.
한 전 지부장은 8월6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추모 분향소를 찾았다. 이미 말라버렸다 여긴 눈물샘이 금세 차올랐다. 그날 소설가 공지영(49)은 쌍용차 파업 전후 과정을 기록한 르포 (휴머니스트 펴냄)를 출간했다. 동료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산 자와 죽은 자로, 승자와 패자로 갈라놓은 쌍용차 정리해고 전후의 사태를, 사람 수보다 모자란 의자를 차지하려고 가족과 친구를 밀어내야 하는 ‘의자놀이’에 비유한 것이다. 8월6일 저녁,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한상균 전 쌍용차 지부장과 소설가 공지영이 마주 앉았다. 대화의 시작점은 다시 3년 전 평택 공장이었다.

공지영 작가(이하 공) 3년 전 우연히 뉴스를 통해 쌍용차 조합원들이 경찰에 진압당하는 장면을 봤다. 그때 ‘저 사람들 처음 싸우는 사람들 같다’고 생각했다. 30초가 안 되는 그 짧은 장면을 어떻게든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실은 한 번도 잊지 않고 있었다. 늘 미안했다. 그렇지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제발 빨리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다. 그때 빚을 이제야 갚는 것 같다. 소설 를 쓰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쌍용차 문제가 생겼다. 내가 예지 능력이 있는 건 아닌데, 용산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점점 ‘도가니’로 빠져들더라.

한상균 전 지부장(이하 한) 3년 전 파업을 마무리할 당시엔 워낙 많은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그걸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마지막 생각은, 살려고 투쟁하는 건데 그 투쟁 때문에 많은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을 안길 순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 가장 큰 문제는 조합원들의 안전이었다. 공권력이 투입되면 수백 명이 사고를 당할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국가는 ‘설마’ 하며 별다른 고민 없이 공권력으로 밀어붙인 거 같다.

서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실체 없는 ‘유령’

 를 쓰는 동안 특이한 경험을 했다. 쌍용차 문제에 대한 상황 파악은 금방 됐다. 그런데 집필을 시작하면 잠을 못 자는 거다. 빙의 같은 현상이었다. 잠을 못 잔 지 사흘째 되던 날 하품을 하는데, 그 순간 지금까지 하품조차 한 번 안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름이 끼쳤다. 하품도 하지 않는 건 완벽한 초긴장, 병적인 상태다. 생각해보니 파업 끝나기 전 공장에 전기·물 공급 끊기고 경찰 헬기 뜨던 상황이 그랬을 거 같더라. 한 조합원한테 물어봤더니 그때 잠을 못 잔 조합원이 많았다는 거다. 조합원들이 그런 초각성 상태에서 공포까지 가중됐다면 정말 빨리 정신 상담을 받아야 했는데, 국가와 회사 쪽은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잠을 잘 수 없을 거란 두려움으로 글을 쓰지 못하던 와중에 오래전 참석을 약속한 평택역 앞 거리 미사에 갔다. 미사 도중에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한 조합원 아내한테 휴지를 좀 달라고 하니까 이 양반도 울고 있더라. 그날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섭다고 안 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쓰지 않을 거면 여기서 포기하고, 그게 아니면 잠 못 자도 쓰자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약간 잠이 오더라.
 자료를 통해 77일간의 파업 과정을 파악했다고 들었는데, 어느 부분에서 몰입이 됐는지 궁금하다. 쌍용차 사태는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지 않나. 22명의 희생에 대한 동정일 수도 있고.
 이게 단순히 노동계급의 이야기가 아니라 99.9%들의 일이구나, 내 자식이나 이 사회의 흥망성쇠가 쌍용차 문제 해결에 달렸구나 싶었다. 경영이 어려워져 노동자들이 ‘자구책이 있으니 한번 해보겠다’고 하는데도 사 쪽에서는 ‘시끄러워. 너희는 나가’라며 몰아냈다. 법대 교수들한테 그런 법이 어딨냐고 물어봤더니 ‘어쩔 수가 없다. 이게 신자유주의다’라고 하더라. 그때 이게 내 문제가 되겠구나 싶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노동자와 노동자를 서로 미워하게 만들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유령, 그 유령하고 싸워야 하니까 사람들이 돌지. 선생님한테 맞은 애들은 친해질 수 있지만 선생님이 시켜서 서로 따귀를 때린 애들은 친해질 수 없다. 상대방이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말이다.
 문제의 발단은 2005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기술을 빼가는 ‘먹튀’ 경영을 한 것이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때 약속한 투자 계획을 지키지 않다가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언론 등이 이런 문제는 외면하고 노사 문제로만 몰아갔고, 공권력이 과도하게 개입했다. ‘유령’은 거기서부터 떠오른 것이다.
시민사회나 작가 단체들이 나선 건 ‘이게 내 자식이나 이웃의 문제다’라는 공분이 생겨서인 듯하다. 그런데 이런 (연대의) 싹이 자라기 전에 잘라야 한다고 여기는 집단이 있다. 양쪽 간 접점을 과연 어느 지점에서 만들지 힘겨루기 과정에 있는 것 아니겠나. 요즘 자본의 사병들이 공권력의 비호 아래 노동자들을 두들겨패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자료를 보니 쌍용차와 계약을 맺은 경비업체가 용역 1인당 하루에 24만7천원 정도를 지급했다고 신고했더라. 헬기 한 번 띄우는 데 600만원이 든다더라. 그런 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면 안 되나 싶었다. 경찰은 쌍용차 평택 공장에다 10년묵은 최루액 2천ℓ 이상을 부었고, 테이저건·고무탄 따위 온갖 무기를 시험했다.


하루아침에 빈민·빨갱이, 그리고 죽음

해외자본의 무책임과 부정, 정부의 방관, 무리한 공권력 투입,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리해고,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뉜 노-노 갈등과 공동체 붕괴, 무력화된 노사 합의…. 쌍용차 사태는 ‘운이 좋아야 피해갈 수 있는’ 우리 사회 문제의 집합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안도하는 사이 2천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 가운데 22명이 죽어나갔다.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이 너무 범생이였다. 별로 낮지 않은 월급을 받았고, 준법정신이 투철했다. 스스로 경찰과 대적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거지. 우린 학생운동 하며 경찰을 비난하기도 했는데, 이 사람들한테는 그런 상황이 범법인 거다. 게다가 평택이 보수적인 지역이고. 별걱정 없이 모범적으로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빈민·빨갱이가 됐고, 죽음의 경험까지 덧붙여진 거다.
 쌍용차는 다른 대공장보다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돼왔던 사업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 말살을 경험하니 모두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연결되고. 개인의 선택이지만 구조적으로 죽임을 당한 사회적 타살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국가와 회사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너희 따위는 언제든지 죽일 수 있고 벌레만도 못해’라는 메시지를 준 것 같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돈 많은 놈이 나를 때리면 공권력이 나를 보호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더 커진 듯하다.
 파업 와중에 ‘한상균은 파업 끝나면 민주노총으로 간다, 누구누구는 정치한다, 조합원들만 희생양이다’ 이런 헛소문들이 돌았을 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개개인은 나약하다. 파업을 하며 그런 면들을 낱낱이 봤지만, 지난 3년간 그 기억을 싹 지웠다. 지우지 않으면 세상 보는 눈이 비뚤어져 내가 살지 못할 것 같았다. (파업 조합원들한테 폭력을 행사하고 회사 편을 든 사람들도) 우리 조합원인데 왜 용서를 못하겠는가. 생존을 빌미로 흔들었을 때,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몰고 가는 자본이 악랄한 것이다. 영혼을 짓밟는 일이다.
 여러 자료를 보며 한 전 지부장에 대해 궁금했다. 이렇게 존경받는 지도부는 처음 본 것 같다. (2009년 6월26일 관리직·비해고 노조원 3천여 명의 공장 진입으로) 처음 (노-노) 충돌이 있었을 때 노조 지도부가 사 쪽 직원들과 맞서지 말라고 방침을 내린 건가, 아니면 파업 조합원들이 착해 쇠파이프를 못 든 건가?
 같은 조합원들한테 폭력을 쓸 수 없다는 방침은 분명했다. 이를 조합원들에게 내부 방송으로도 알렸다.
 적극적으로 폭력을 쓰지 못하게 했다는 건데, 그럼 어느 순간부터 조합원끼리 맞선 건가?
 처음엔 서로 냉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것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용역들이 한 거다. 우리가 밀릴 수밖에 없는 입체적인 작전이 있었다. 그러다 노-노 간 우발적 충돌이 발생했고 감정이 격앙되게 된 것이다.
 취재할 때 그 이야기를 듣고선 ‘싸우는데 가릴 게 뭐 있어’라고 생각했다. 파업 노동자들이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 안에 있던 비상발전기를 자동차용 페인트가 굳지 않게 하는 데 썼다고 하더라.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회사 손해 걱정하게 생겼나. 전기 끊긴 도장공장의 불을 밝히는 데 비상발전기를 써야지, 그게 싸움을 이기자는 사람들이 할 일인가. 그렇게 울컥울컥하는 심정이 들다가도 결국 이런 것 때문에 이 사람들이 이기겠구나, 이 바보 같은 패자들이 결국은 그 바보스러움 때문에 다시 승자가 되겠구나 싶었다. 사람들한테 ‘올바르게 사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가르쳐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보 같은 일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오히려 사람들에겐 많은 걸 준다. 뉴스에서 보던 것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울컥한다. 그렇게 행동해줘서 조합원들에게 감사했다.

비상발전기로 도료 굳지 않게 한 사람들

 해고자·희망퇴직자,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조합원일지라도 쌍용차가 망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못 봤다. 그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다. 쌍용차는 강소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활력을 찾아갈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 경영진들이 이를 외면하면 안 된다. 차량 판매 캠페인 등 일터에 복귀할 수 있는 조건들을 찾을 수도 있다. (현재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경영진은 그들이 강조해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국내에서 한 단계 도약하려면 하루빨리 해고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공지영 작가와 얘기를 마친 뒤 지하철을 타고 동료들이 있는 대한문으로 다시 향했다.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그에겐 휴대전화가 없다. 지하철 안 승객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광경도 낯설다. 진중한 말투에선 오랫동안 비워둔 아버지·남편·아들 자리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3년이란 시간은 많은 걸 변하게 한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만으론 쌍용차 노동자들의 비극을 막아낼 수 없다. 다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잘못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희망, 그토록 원하던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하다. 이제 의자놀이는 그만 두고, 비극의 강을 건널 희망의 징검돌을 놓는 일에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한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의자놀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한 권 사면 4200원 후원

쌍용차 정리해고 과정 및 파업 전후 이야기를 담아낸 (의자놀이)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열망하는 이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대표 집필자인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인세(책값의 10%)를, 편집·디자인·마케팅 등을 맡은 휴머니스트 쪽은 수익금 전액을 쌍용차 해고노동자 후원 기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독자가 (의자놀이) 한 권을 사면, 4200원을 후원하게 된다. 제작 원가와 서점 마진 등 유통 비용을 뺀 저자 인세와 출판사 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책이 출간된 뒤, 일부 중소 서점들도 수익금을 후원 기금에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잘못 표기된 법률 용어를 체크해주거나 인터넷에 서평을 올리는 등 책 제작과 홍보에 도움을 주려는 독자도 늘고 있다. 책 출간을 기념해 8월18일 저녁 7시 쌍용차 희생자 추모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대한문 앞에서 북콘서트‘들국화와 함께하는 공지영의 의자놀이’가 열린다.
공지영 작가는 그동안 공개된 쌍용차 관련 기록이나 기사·칼럼·인터뷰 등을 참고해 집필에 나섰다. 원문을 작성한 이들이 인용을 허락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공 작가가 쌍용차 사태 3년의 전 과정을 직접 현장 취재한 게 아닌데도 ‘르포르타주’의 형식을 취한 탓에 일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이 르포 작가 이선옥씨의 글을 인용해 2012년 4월26일치 (경향신문)에 기고한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는 불행하다’라는 칼럼의 재인용을 둘러싼 ‘표절’ 논란이 대표적이다. 공 작가가 직접 쓰지 않고 인용한 글인데도 출처를 책의 맨 뒤에 간략하게 언급해 다수의 독자들이 공 작가의 글로 오해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1차 저작권자인 이선옥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점 등은 잘못이라는 하종강·이선옥씨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출판사 휴머니스트 편집팀은 8월9일 (의자놀이)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쌍용차 이야기를 더 울림 있게 전하고 싶어, 일부는 본문 중에 인용 출처를 밝히고, 일부는 책 뒤편에 인용 출처를 수록했고, 해당 칼럼 중 일부가 이선옥 작가 글의 재인용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두 분의 요청에 따라 이후 출간되는 책에선 문제가 된 글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청와대, ‘문화계 빨갱이’ 색출작업 벌였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3일자 기사 ' 청와대, ‘문화계 빨갱이’ 색출작업 벌였다'를 퍼왔습니다.
이상호 기자 발뉴스 문건 폭로…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등 연예인 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 성향 분석

청와대가 비선팀을 운영해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호의 발뉴스는 지난 12일 밤 9시 청와대 비선팀에서 팀장을 맡아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M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이상호 기자와 방송에 따르면 제보자 M이 건넨 자료는 A4지 100장 분량의 서류이며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이 포함돼 있다.
특히 문건 내용에는 문화 관련 단체장들의 성향분석 자료가 상세히 나와 있어 실제 청와대에서 작성된 문건이라면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축출하기 위한 핵심 자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단체명과 지위, 성명, 생년월일, 주요경력이 명시돼 있고, 특히 비고란에는 '코드인사'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어 지난 정부의 '코드' 인사로 분류한 다음 제거 대상자들의 이름에는 검은색 동그라미가 둘러쳐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이같은 성향분석에 따라 실제 문화계 단체장 배치가 이뤄졌다"면서 '배치계획안'이라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자료대로 배치가 관철됐거나 유사 단체장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 이상호 발뉴스 보도 화면

이뿐만이 아니다. 제보자 M이 건넨 자료에는 가수, 만화가, 문화계, 미술계, 연극계 등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분류한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
문건에 나온 명단을 보면 가수로 정태춘,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김C 등 12명, 만화가는 박재동, 강풀 등 12명, 문학계는 황석영, 조정래, 안도현 등 49명, 미술계 18명, 연극계 9명 등이 좌파 문화계로 분류됐다. 또한 29개 공연 단체를 업계 평판 등에 따라 단순 좌파, 좌 성향, 극 좌파 등으로 분류해 이중 9개 단체를 좌파계열로 분류했다.

가수 윤도현 ⓒKBS

제보자 M은 이 같은 성향 보고서를 취합해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M은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며 국가의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M은 이번 문건이 용의주도하게 이뤄지고 좌파 문화계 인사 및 단체로 분류되면 고립과 압박, 퇴출, 지원 중단 등이 이뤄졌다면서 "청와대의 문화계 장악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라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M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인 결과 그는 실제 MB 정부 초반 주요공직에 있으면서 청와대 핵심인사들과 정기적 회합을 유지해온 인사"였다면서 건네 준 문건 자료 역시 충분히 신뢰할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제보자 M이 한 달 전에 '무언가 쫓기고 있는 것 같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고 끊겼는데 며칠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이명박 정부에 속았다. 애국자한테 이럴 수 있느냐"면서 "MB 정부를 흔들 핵심 비밀 정보가 있다. 보도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끝내 제보자 M를 설득해 그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자신(M)은 청와대에 배신당했다는 알듯 말 듯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면서 "(이번 보도는)죽기 전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M의 희망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개그우먼 곽현화씨는 "은연 중에 소문이 있었는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니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고, 서해성 교수도 "문화계 녹화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치스가 떠오른다. 괴벨스가 했던 문화적 청산 작업"이라며 "국민의 심장 일부를 도려내는 이런 행태를 했다는 자체에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건은)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보고사항으로 진행된 것이다. 청와대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기초보고서로 입수한 서류에는 청와대가 문화계 좌파 제거 작업을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대통령 지휘 프로젝트로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좌파 문화계를 축출하는 녹화 사업이 이뤄진 것이고 연예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청와대, ‘문화계 빨갱이’ 색출작업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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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발뉴스 문건 폭로…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등 연예인 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 성향 분석

청와대가 비선팀을 운영해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호의 발뉴스는 지난 12일 밤 9시 청와대 비선팀에서 팀장을 맡아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M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이상호 기자와 방송에 따르면 제보자 M이 건넨 자료는 A4지 100장 분량의 서류이며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이 포함돼 있다.
특히 문건 내용에는 문화 관련 단체장들의 성향분석 자료가 상세히 나와 있어 실제 청와대에서 작성된 문건이라면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축출하기 위한 핵심 자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단체명과 지위, 성명, 생년월일, 주요경력이 명시돼 있고, 특히 비고란에는 '코드인사'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어 지난 정부의 '코드' 인사로 분류한 다음 제거 대상자들의 이름에는 검은색 동그라미가 둘러쳐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이같은 성향분석에 따라 실제 문화계 단체장 배치가 이뤄졌다"면서 '배치계획안'이라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자료대로 배치가 관철됐거나 유사 단체장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 이상호 발뉴스 보도 화면

이뿐만이 아니다. 제보자 M이 건넨 자료에는 가수, 만화가, 문화계, 미술계, 연극계 등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분류한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
문건에 나온 명단을 보면 가수로 정태춘,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김C 등 12명, 만화가는 박재동, 강풀 등 12명, 문학계는 황석영, 조정래, 안도현 등 49명, 미술계 18명, 연극계 9명 등이 좌파 문화계로 분류됐다. 또한 29개 공연 단체를 업계 평판 등에 따라 단순 좌파, 좌 성향, 극 좌파 등으로 분류해 이중 9개 단체를 좌파계열로 분류했다.

가수 윤도현 ⓒKBS

제보자 M은 이 같은 성향 보고서를 취합해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M은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며 국가의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M은 이번 문건이 용의주도하게 이뤄지고 좌파 문화계 인사 및 단체로 분류되면 고립과 압박, 퇴출, 지원 중단 등이 이뤄졌다면서 "청와대의 문화계 장악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라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M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인 결과 그는 실제 MB 정부 초반 주요공직에 있으면서 청와대 핵심인사들과 정기적 회합을 유지해온 인사"였다면서 건네 준 문건 자료 역시 충분히 신뢰할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제보자 M이 한 달 전에 '무언가 쫓기고 있는 것 같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고 끊겼는데 며칠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이명박 정부에 속았다. 애국자한테 이럴 수 있느냐"면서 "MB 정부를 흔들 핵심 비밀 정보가 있다. 보도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끝내 제보자 M를 설득해 그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자신(M)은 청와대에 배신당했다는 알듯 말 듯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면서 "(이번 보도는)죽기 전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M의 희망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개그우먼 곽현화씨는 "은연 중에 소문이 있었는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니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고, 서해성 교수도 "문화계 녹화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치스가 떠오른다. 괴벨스가 했던 문화적 청산 작업"이라며 "국민의 심장 일부를 도려내는 이런 행태를 했다는 자체에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건은)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보고사항으로 진행된 것이다. 청와대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기초보고서로 입수한 서류에는 청와대가 문화계 좌파 제거 작업을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대통령 지휘 프로젝트로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좌파 문화계를 축출하는 녹화 사업이 이뤄진 것이고 연예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8일 일요일

남한은 온통 빨갱이 천국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 블로그 밧님글방 휴심정 2012-07-06일자 기사 '남한은 온통 빨갱이 천국'을 퍼왔습니다.

빨갱이 논쟁 

저는 한국의 진보보수논쟁을 지켜 볼 때마다 "양측 다 전투를 이기려고 열심히 싸우는 사병들만 득실거리지 전쟁을 이기려는 장수들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논쟁들이 동네 골목대장 내지 군 분대장, 소대장급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에 정작 필요한 것은 국지전투에 이기기 위한 전술이 아니라 전쟁을 이기기 위한 전략입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수십번씩  전투에서 져주기도하고, 중요한  고지를 포기하고 퇴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지도를 읽을 수 있는 안목과 때를 알아 보는 통찰력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이 지도자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고 그릇입니다.  

전쟁에서 적의 큰 장점을 오히려 적의 큰 단점이 될 수가  있습니다. 

빨갱이 논쟁은 한국보수가 선거때 마다 사용해 온 보검입니다. 6.25 를 경험하고 기억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정서에 가장 효과적으로 먹혀 들어가는 원자탄급 무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도 틀림없이 사용할 것입니다. 아니 빨깽이 논쟁은 이미 극보수주의자들이 용의주도하게  문을 열었습니다. 불안한 중도세력들이 보수로 돌아서고, 진보세력은 방어적 수세로 몰리고 있습니다. 
내부 분열 조심도 보입니다.   

그러나 빨갱이 논쟁처럼 한국보수에게 치명적인 약점도 없을 것입니다. 한방 맞으면 쓰러질 한국보수세력의 정수리가 바로 빨갱이 논쟁입니다. 

한국의 보수는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믿고, 또 그리 떠들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 아니라 상식에 대한 무지의 소치입니다. 어찌 인생에 잃어버린 시절이 있고, 역사에 잃어 버린 시대가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

세살 먹은 삼척동자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습니다. 설령 그동안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해도 
잃어버린 세월일 수는 없습니다. 지난 역사는 가정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동안 대한민국이 오히려 세계경제 10 강국으로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중도도 아닙니다. 그 이상입니다. 

다만 가끔씩 한국의 보수들이 보내오는 악성 이메일들을 읽으면서 분노를 느끼곤 합니다.  지나간 바람으로 풍차를 돌리려 하고 흘러간 물로 물래방아를 돌리려 하는 그들의 무지를 좀처럼 이해 할 수도 없습니다. 그들 보내준 이메일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국전직 두 대통령, 김대중, 노무현은 북한에 동조하는 빨갱이었다. (심지어는 북한 김일성의 유급간첩이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들 절반, 그리고 대부분 젊은이들은 친북, 종북세력이다." 

시골 동네 골목대장이나  군에서 분대장이라고 제대로 한 번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그렇습니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일단 지도자가 되면 누구보다 그 조직을 사랑하고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하물며 적과 싸우면서 자기편보다 약한 적에게 스스로 무릎을 꿇고 항복하는 지도자는 여지껏 본적이 없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자리가 어떠한 자리입니까?  일국의 왕에 버금가는 명예와 권력을 누리는 영광스런 자리입니다. 그래서 사람이면 누구나 꿈에서라도 한번쯤 해 보고 싶어 하는 자리가 대통령입니다. 그런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찌 북한 김정은의 똘만이를 스스로 자청한다는 말입니까?   

한국 젊은이들만 해도 그렇습니다. 국민소득 년 2만불에,  세계 어느나라 못지않게 풍요와 자유를 누리고 있는 한국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이 모두 정신병 환자들입니까? 국민소득이 겨우 몇천불도 되지 않는 북한사회를  그리워하게.

그렇게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한국의 보수세력입니까?  자신들의 자녀들, 후배, 형제자매들까지 믿고 신뢰하지 못 할 정도로... 10대 세계경제 대국의 신화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죽은 이승만, 박정희가 아니라 바로 당신들이 빨갱이로 몰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이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해 봅시다. 전직 대통령들, 남한 국민들 절반 이상, 한국의 젊은이들을 빨갱이, 친북, 종북세력으로 몰아서 가장 이익을 보는 세력이 과연 누구입니까? 두말할 것도 없이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독제정부입니다. 그들은  골치 아프게 굳이 북한주민들이나 남한국민들을 상대로 심리전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남한의 보수세력들이 정성 스럽게 빨갱이 밥상를 차려 바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기만 하면 됩니다.  

"보라, 남한은 온통 우리들의 빨갱이 천국이다. 전직 두대통령들도 우리 빨갱이었다. 남한 국민들의 절반 이상, 대부분 남한 젊은이들은 우리 북한사회를 동경하고 그리워 하는 빨갱이들이다. 이것은 우리 억지 주장이 아니다. 남한 주요 일간지와 남한 정부가 인정하는 통계적 자료다  " 

물론 그 이전에, 한국보수세력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국민들의 지지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지요. 전투에서. 

그러나 이 빨갱이 논쟁들이야 말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가 아닙니까? 정권을 위해서 남한을 북한에 팔아먹는 매국행위가 아닙니까? 

한국의 현행 반공법으로 처벌되어야 할 사람들은 바로 빨갱이 논쟁을 벌여 북한을 이롭게 하고 있는 이들 보수세력들이 아닙니까? 
그리고 간첩행위로 일차적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그들의 수괴 조깝대기와 김똥통길 아닙니까? 김정일, 김정은을 가장 기쁘게 하는 기쁨조 명목으로 말입니다. 

(당당뉴스) 박평일 기자 bpark7@cox.net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보수언론도 ‘역북풍’…김정일 칭찬‧선물공세 행적 도마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13일자 기사 '보수언론도 ‘역북풍’…김정일 칭찬‧선물공세 행적 도마'를 퍼왔습니다.
네티즌 “임수경 씹더니 지들이 진짜 빨갱이잖아?” 성토

보수언론이 ‘종북몰이’ 융단폭격을 하고 있지만 과거 언론사 대표들이 방북 당시 북한 지도자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던 사실이 재주목되며 질타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북한이 큰 자랑으로 여기는 김일성 주석의 ‘보천보 전투’를 보도한 자사 기사를 담은 금동판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13일 (한겨레)에 따르면 2000년 8월 남한의 언론사 대표들이 대거 북한을 방문했을 때 한 보수언론사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호탕하십니다”, “참인간이십니다”, “세계 그 어디에 나서셔도 단연 제일이십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북한의 월간지 (금수강산)2000년 8월호는 보도했다. 

또 1998년 10월 방북한 동아일보사 취재단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인 ‘보천보 전투’를 보도한 (동아일보)기사를 담은 금동판을 선물했다. 보천보 전투는 1937년 김일성 주석이 중국에서 항일운동을 하다가 한반도내에서 처음으로 일본군과 싸운 전투이다. 북측에서는 “조국 땅에서 울린 첫 총성”이라며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데 (동아)가 이를 다룬 자사의 기사를 금 1.2kg을 들여 제작해 북한에 선물로 바친 것이다. 

ⓒ 기자협회보 화면캡처

2007년 12월 4일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김정일 선물관에는 남측에서 준 각종 선물이 전시돼 있으며 남측 언론사 가운데 선물을 준 곳은 (동아),(중앙),(한겨레) 였다. 

기자협회보는 “동아의 금인쇄원판 진열대에는 ‘보천보전투소식을 소개한 동아일보’라는 제목과 그 아래에는 남조선 동아일보사 취재단 1998.10.26로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기자협회보는 “1998년 9월15일에 당시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호암미술관 홍라희 관장이 준 보석이 박힌 손목시계(북측은 싯가 1천만원 상당주장)가 전시돼 있었다”며 “한겨레가 2001년 2월8일과 9월17일 두 차례 방문당시 준 나무밥상, 만년필, 한겨레 창간호 동판 등 3점의 선물도 진열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측은 전람관 내부의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지만 진열된 선물의 사진이 담긴 팜플릿을 10유로에 팔았다며 (동아)의 금 인쇄원판 선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한겨레)에 “남의 나라를 방문해 그 나라 지도자에게 경의를 표시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며 “남한의 비이성적인 종북 논란이 방북 발언이나 선물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 보수언론의 ‘종북 공세’에 북한이 “박근혜, 정몽준, 김문수 등이 우리에게 우리에게 와서 한 말들을 모두 공개하면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치게 될 것”이라고 주요 인사들의 방북 행적 공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보수신문의 이같은 이중적 태도는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기사).

앞서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은 11일 공개질문장을 통해 “동아일보사는 보천보전투 소식을 전한 당시의 보도기사 원판을 만들어가지고 우리를 찾아왔다”면서 “KBS, SBS, 중앙일보 등 언론사 사장들은 평양을 방문해 우리 최고수뇌부의 접견을 받고 축배까지 들었다, (언론사 사장들은)주체사상탑 등을 돌아보고 공감을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이젠대통령*****’는 “보수언론이 김정일을 찬양했다고,.참 아이러니하구먼. 수구꼴통들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니까!”라고 혀를 찼다. 

‘토**’는 “뭐야~여태껏 빨갱이 타령에 날밤 새우는 줄 모르던 조중동이 진짜 빨갱이잖아? 세계 그 어디에 나서도 단연 제일? 그런 놈들이 빨갱이 타령을 그리 해댔냐? 얼척없네. 종북신문 조중동을 폐간시켜라”라고 비판했다. 

‘sai***’은 “보수 꼴통 찌라시 사장들은 선물을 건네면서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아부와 아첨하기에 바빴다는 것이 사실이구만. 그러면서 돌아와서는 입에 거품을 물면서 험담을 했고”라며 “이중인격자들이 찌라시들이지, 단언컨대 저 찌라시 사장들 북한에 또 간다면 또 그 짓거리들 할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dnflrk*******’은 “김일성 찬양하는 금동판 선물 한 넘들이 북한 가서 북한사람들 탈북 마음먹게 한 임수경이는 욜라 10었구만”이라며 “임수경이는 남한에 대한 환상을 북한 인민들에게 심어나 주구 탈북을 유도나 했지. 도대체 이 빨갱이 세키들은 무신 돈으로 저렇게 선물을 상납한 거여”라고 비난했다. 

‘게으***’는 “‘김정일에 참인간이십니다’라고 한 보수언론 대표는 찬양고무죄를 적용해야 합니다”라며 “저런 인간이 보수언론 대표라니 말세가 가까워진 것 같군요”라고 비판했다.

네티즌 ‘동물**’은 “동아일보는 권력 해바라기, 친일도 종북도 서슴없다”고 일갈했고 ‘세**’는 “조선 동아일보는 일본에 충성했던 인간들 아니냐? 만약 북한이 적화통일 성공했었다면 지금쯤 북한로동신문 더했으면 더했겠지”라고 비꼬았다. 

‘눈꽃**’는 “조중동은 진짜 보수언론이 아니다. 지들의 기득권을 위해 언론을 도구로 쓰고 있을 뿐....보수를 가장한 친일 친미 뉴라이트 꼴통언론이 맞지”라며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보수의 의미는 조중동에 눈곱만치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조중동에 속지말자. 폐간만이 답이다”라고 맹성토했다.

이진락 기자

2012년 6월 7일 목요일

[사설] 새누리당, ‘종북 논쟁 즐기기’ 끝낼 때도 됐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6일자 사설 '[사설] 새누리당, ‘종북 논쟁 즐기기’ 끝낼 때도 됐다'를 퍼왔습니다.

보수진영의 종북세력 낙인찍기 공세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다른 문제들은 모두 관심권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종북 논쟁은 민생과 복지, 현 정권의 실정과 비리 등 각종 현안과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
이제 심각한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다. 다른 모든 문제를 제쳐놓고 종북 논쟁에만 매달려야 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가장 절실한 과제가 빨갱이 솎아내기인가.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종북 논쟁 진흙탕 싸움이나 벌이는 게 정치권이 그토록 강조해온 새로운 정치인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이 겉으로는 우국충정의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만 뒤돌아서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음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종북 논쟁은 결국 보수세력의 정치전략이요, 대선을 앞둔 프레임 짜기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이 이해찬·임수경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국회의원 ‘자격 심사’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은 비이성적 정치공세의 극치다. 임 의원의 경우 탈북자 비하 발언에 대해 “평소의 소신과 생각이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 임 의원이 자신의 진심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탈북자들에게 더욱 머리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노력을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신과 생각’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자꾸 남의 머릿속을 헤집고 자아비판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공산당식 인민재판이다. 술 마시고 말실수한 것이 국회의원 자격 상실 요건이라면 새누리당에서 옷을 벗을 국회의원은 수없이 많다.
북한인권법에 반대하면 빨갱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더욱 어처구니없다. 북한인권법은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 발의됐으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반대해온 정책적 쟁점 사항이다. 지난해 6월 민주당은 대안으로 북한민생인권법안을 제안하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방법론을 두고는 여야 사이에 오래전부터 차이가 존재해왔다. 그런데도 전임 정권에서 총리까지 지낸 사람을 무작정 종북세력으로 낙인찍는 것은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풍경이다. 이러니 ‘신매카시즘’ ‘신공안정국’ 등의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세해 종북 논쟁에 기름을 붓는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이 대통령은 어제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대통령이 국정을 망친 것은 종북세력 척결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측근세력 척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항일운동가 정율성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에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6일자 기사 '항일운동가 정율성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에게'를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박건 KBS PD “친일·독재 정권의 냉전 이데올로기 이제는 벗어나자”

KBS스페셜 편은 결국방송이 나갔다. 방송 전에 제작후기를 부탁받고 사실 난감했다. 이념적인 논란에 휩싸이며 8.15 광복절 특집으로 나갔어야할 프로그램이 두 번의 방송 불발을 거치면서 5개월 만에 방송이 되니, 외부에서 보면 당연히 담당 제작자인 내가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내가 할 말이 많을 줄 알았다. 하지만 방송전날 더빙을 마치고 나니 나에게는 이상하게 할 말이 남아있지 않음을 알게 됐다. 경과야 어찌 됐건 내가 할 말은 1시간짜리 프로그램에 온전히 담겨있고, 그것이 방송나간다면 내가 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미진하고 아쉬웠던 부분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내가 정율성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온전히 그 프로그램에 다 담겨있다.
나머지 이야기도 사실 하고 싶진 않다. 이미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은 사내 게시판에 두 번에 걸쳐서, 또 개인적으로 여러 동료들에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방송이 나갈 수 있게 된 건 KBS의 양대 노조와 PD협회의 물러서지 않은 싸움 덕분이었다. 그리고 동료 PD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이었고, 보직을 걸고 방송을 촉구한 선배들의 저항 덕분이었다. 그러니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보답하는 길은, 또한 미래의 후배들을 위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길은 부끄러운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그래서 쓴다.



KBS 스페셜 "13억 대륙을 흔들다, 음악가 정율성"

프로그램은 6월초에 기획됐다. 방송시점 2개월을 앞두고 있어서 제작자 입장에선 그리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길지 않은 그 기간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6월 하순에 중국출장을 이틀 앞두고 있을 때 이례적으로 당시 콘텐츠 본부장님이 요구해서 기획방향과 취재내용을 중간간부로부터 직접 보고받았고, 8월 초순에한창 마무리 촬영과 편집중일땐 또 이례적으로 사장님이 요구해서 기획방향과 취재내용을 본부장님으로부터 직접 보고받았다. 하지만 제작을 중단하라는 지시는 없었다. 다만 잘 마무리하라는 언급만 있었다. 그리고 방송 4일전이면서 프로그램 시사를 하루 앞둔 날, 전격적으로 방송 불발이 결정됐다. 내가 들은 이유는 이승만, 백선엽 등의 인물프로그램들의 방송여부를 두고 그 논란이 한창인 시점에서 정율성 편이 방송된다면 KBS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인다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KBS 이사회의 이사장과 이사가 보직을 걸고 버티고 있었다.

KBS 스페셜 "13억 대륙을 흔들다, 음악가 정율성"

이례적으로 사장과 본부장까지 검토하고 승인한 개별 프로그램을, 이례적으로 이사회가 막아서서 방송이 되지 않았다. 나중엔 감사까지 이례적으로 막았다고 한다. 더더욱 공영방송인가하는 노조까지 때마다 앵무새처럼 떠벌이며 방송을 반대했다. 노조까지 막아선 이례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두 번까지 방송이 불발되자, 사실 내가 15년 넘게 몸담고 있던 방송국이 낯설게 느껴졌고, 내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방송제작의 원칙과 상식이 애초에 그 존재가 없었던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내가 PD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낯설었고, 더더구나 15년 넘게 PD로 근무했다는 것도 우스웠다.
개인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을 때 그 위기에서 구해준건 동료 피디들이었다. 넘어져서 바닥에 주저앉은 심정이었을 때, 다가와 팔을 내밀진 않았지만, 동료들은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모양이다. 내가 스스로 일어나길 바랬고, 내가 계속 주저앉아있기 민망해서 엉거주춤 일어났을 때에야 그들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고, 조용히 다독여줬다. 어떻게든 싸우자고, 어떻게든 방송을 내보내자고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이건 내가 몸소 겪은 정말 귀한 경험이다.


KBS 스페셜 "13억 대륙을 흔들다, 음악가 정율성"

슬픈 사실 하나. 이 방송을 어떻게든 내보내겠다고 노력한 선배 한분은 지방으로 좌천 발령을 받았다. 사실 이분이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 기획과 제작단계에서 이분이 그 보직에 계셨던 것도 아니고, 운 나쁘게 방송 불발이 결정될 때 하필 그 보직에 계셨다. 하지만 이분은 어떻게든 방송을 내고자 노력했고, 자신의 말에 책임지려 했고, 보직을 걸고서라고 방송을 내고자 했다. 그 결과는 좌천성 지방발령이었다. 이분에게는 미안하고, 그래서 슬프다.
슬픈 사실 둘. 내가 불명예스러운 전라도 출신이라는 걸 또 한번 확인하게 됐다. 이 말은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지만, 해야 할 것 같다. 영리한 사람들이 정율성의 고향이 광주이고, 내 고향이 목포라서 ‘전라도 출신들은 다 그래’라고 매치시켜준 모양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율성 선생에겐 부끄러웠고, 내 아들에겐 얼굴보기가 참담했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해두자. 한때 내가 닮고 싶어 했던 PD선배들은 경상도 출신이 더 많다. 회사에 경상도 사람들이 많아서, 또 내가 대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PD란 이래야한다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거나, 프로그램으로 알려준 선배들은 경상도 사람들이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많았다. 내가 그나마 다큐멘터리 모양새라도 갖춘 프로그램이라도 만든다면 경상도 선배들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정율성 다큐라고 왜 아니겠는가. 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고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해보니, 강원도, 경상도, 서울, 경기도, 충청도 분들이 다 섞여있다. 이분들에겐 정율성을 어떻게 매치시킬 것인가. 그러니 제발 그만하자.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한 두 마디 문장을 앵무새처럼 외워서 떠들며 이념공세를 펼치는 분들에게. 지금의 북한 사회를 보면 참 재미있다. 3대 세습을 해도 북한은 꿈쩍하지 않는다. 체제에 대한 불만이 없어서이겠는가? 절대 아니다. 대다수 민중의 불만과 분노는 있겠지만, 북한 체제를 옹호하며 남한을 절대악처럼 여기며 3대 세습을 떠받치는 앵무새 떠벌이들의 과잉충성과 그 충성으로 얻는 떡고물이 어떻게든 이 괴상한 북한체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난 생각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친일을 밥 먹듯이 하고, 세상의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길 때, 그 험난한 항일운동의 길에 들어선 인물에게 이념공세를 앵무새처럼 떠벌이는 사람들을 보면 북한의 앵무새를 떠올리곤 한다. 묘하게 이들의 이미지는 내 머릿속에서 별 어려움 없이 오버랩 된다. 어떻게든 체제수호란 명분으로 떠들어 대며, 기존의 체제를 옹호하고, 자기에게 떨어질 떡고물을 목내밀고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도 체제수호에 앞장서고 싶다. 하지만 내가 수호하고 싶은 체제는 친일파의 후손들과 독재정권의 하수인들이 때마다 냉전이데올로기를 교묘히 이용해 여전히 잘 먹고 잘사는 그런 체제가 아니다. ‘과거 일제부역을청산하고, 박정희 독재 하에 비명조차 못 지른 민주화, 노동 운동가들의 희생을 제대로 역사적 사실로 알리고, 광주학살을 제대로 규명하고, 최근 MB의 부도덕한 집권행위까지 제대로 규명하는, 그래서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알리고 반성하는’ 그런 체제다. 케케묵은 냉전이데올로기를 지금까지 끌어와 때마다 앵무새처럼 떠들어 대며, 부도덕한 정권으로부터의 떡고물을 목 늘어뜨리며 기다리는 분들은 이상하게 내가 방금 말한 사실들엔 아무 소리도 하지 않는다. 모르는 걸까, 부끄럽지 않은 걸까. 진정으로 치욕적인 역사에 대한 자의식이 없는 걸 보면 새가 맞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