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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이한구 "선진화법 위헌제소" 운운했다가 혼쭐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4일자 기사 '이한구 "선진화법 위헌제소" 운운했다가 혼쭐'을 퍼왔습니다.
보수진영에서도 '이한구 걸림돌론' 제기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12일 "다수결 기준을 50%에서 60%로 올린 국회선진화법이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 표결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헌법소원 제기를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가 야당은 물론, 보수진영으로부터도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14일자 사설을 통해 이한구 원내대표 발언을 거론한 뒤, "새누리당이 위헌 제소를 검토한다는 국회선진화법 조항은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주도로 기존 국회법을 개정해 만든 것"며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재촉했고, 원내대표였던 황우여 현 당대표는 상임위에서 법이 통과되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도 했다"고 상기시켰다. 

사설은 이어 "여당이 이름도 그럴싸한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당의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서였다"며 "그랬던 여당이 이제 와서 자신들 뜻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니 국회선진화법을 위헌 제소하겠다는 건 국민을 실소(失笑)하게 만든다"고 힐난했다.

사설은 특히 이 원내대표를 향해 "대통령의 지침만 받들어 모시면서 야당을 무조건 여당안을 수락하라고 밀어붙이기만 했다. 당대표가 내놓은 협상안을 원내대표가 이끄는 협상 실무팀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자중지란'까지 노출했다"며 이 원내대표의 독주를 질타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황 대표와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간 협상 내용을 부인하며 원내 사안에 간섭하지 말라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여당 지도부가 때론 대통령의 생각도 바꿀 수 있는 설득력을 발휘해야 야당에 대한 설득력과 힘을 얻게 된다. 대통령의 지침을 신줏단지처럼 떠받들며 일자일획(一字一劃)도 바꾸지 못하는 여당 지도부의 말이 야당에 먹힐 리가 없다"며 "여당은 자기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제소를 생각하기에 앞서 정치의 근본 이치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거수기를 자처하는 이 원내대표를 융단폭격했다.

김경재 전 인수위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도 이날 교통방송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원내대표의 위헌제소 발언에 대해 "그건 자기들이 만들어놓고 바꾸고 그러면 되겠냐"고 힐난한 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안 되면 도끼가지고 문고리 때려 부수는 폭력을 막다보니까 스스로 발목에다가 고리를 거는 그런 것이 되었기 때문에 스스로 반성해가지고 중간지점을 찾아야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에 대한 이같은 비판은 야당의 '이한구 걸림돌론'이 보수진영내에서도 광범위한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어서, 향후 이 원내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급속히 좁혀질 전망이다.

심언기 기자

2013년 2월 7일 목요일

북핵실험에 속수무책인 정부...'인지부조화부터 해결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06일자 기사 '북핵실험에 속수무책인 정부...'인지부조화부터 해결해야''를 퍼왔습니다.
미국 및 보수진영 일각에서도 '발상의 전환' 필요성 제기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을 입증한 가운데 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핵무기 실전배치를 앞둔 마지막 단계라는 평가다. 

북 핵실험 경고에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초조감을 띠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역할’을 부르짖고 있지만 아무도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3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에는 북핵 문제의 양상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도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다. 

북핵 현실과 인식 사이의 ‘인지 부조화’

그런데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앞둔 한국 정부는 현실과 인식 사이의 ‘부조화’를 겪고 있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핵은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핵은 있지만,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은 북핵이 개발 단계에 있을 때라면 과도기적으로 성립할 수 있지만 3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도 이를 반복하는 것은 인식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으로 비친다. 

실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4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일환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보유 수준에 대해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정승조 합참의장은 6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는 임박한 징후가 있으면 선제타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전략을 세운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이미 당국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페리 보고서’를 만들었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북한이 보유중인 플루토늄의 양을 감안하면 5∼6개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고농축우라늄 생산 능력에서도 “아마도 1년에 2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능력을 강화해왔으며 핵무기 생산능력과 ICBM 능력을 완성 단계로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이미 ‘현실’의 문제인 셈이다.

여기서 정부의 ‘인지 부조화’가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핵실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핵실험 강행시 더 강력한 대응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도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정부 관계자들조차 ‘더 강력한 대응조치’가 북핵 프로그램의 중단이나 포기로 이어질 수 없다는 걸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에 근거한 접근법 모색해야

이에 따라 국내외에선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인정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대북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진 않지만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미국과 한국이 향후 대북협상에 임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의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김대중 씨조차 ‘조선일보’의 ‘김대중 칼럼’을 통해 현실을 인정한 기반 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5일자 칼럼에서 “북핵 포기에 관한 논의, 즉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이제 물 건너갔다”며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핵 포기를 거론하는 것은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모두가 버스 떠난 뒤에 해대는 헛소리고 대내 정치용일 따름이다”, “북핵은 현실이며 불변(不變)으로 보는 것이 사태의 진전을 바로 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전통적인 ‘북핵 불용’에서 조금도 움직일 기미가 없어 보인다. 이는 야권도 마찬가지인데 여야 모두 ‘현실의 인정’이 나을 ‘국내정치적 파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씨는 앞서의 ‘조선일보’ 칼럼에서 “발상의 전환 없이는 현 국면을 타개할 수 없다”며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도, 한국이 핵을 보유함으로써 핵 공포의 균형을 찾는 방도 등을 거론했다. 그 방도가 무엇이 되건 현실을 도외시한 채 입으로만 ‘북핵 불용’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정책의 시효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고통스러워도 집값이 빠져야 사람 값이 오른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29일자 기사 '“고통스러워도 집값이 빠져야 사람 값이 오른다”'를 퍼왔습니다.
[릴레이인터뷰: ①부동산]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일본식 장기침체 불가피한 상황"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데 한국 사회는 퇴행적인 종북논쟁이 한창입니다. 보수진영에서 복지 프레임을 끌어안고 나서는 반면 진보진영은 아직도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과 금융 부실을 해결하고 조세와 재정을 아우르는 경제 정의 어젠더를 누가 선점하고 선도하느냐가 정치 판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이명박 정부 5년의 공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첫 순서로 최근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를 개소한 선대인 소장을 만납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분양가 상한제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실수요자’를 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보조를 맞췄다. 이명박 대통령은 “DTI는 못 푼다”면서도 “주택거래에 대해서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지들과 보수신문들도 한 목소리로 부동산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집값하락→소비위축→장기불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논리다. 집값이 10% 하락하면 GDP가 1.3~4% 하락한다는 통계도 제시된다. 건설업계도 목소리를 보탠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 일감이 줄어 도산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아우성이다.
‘하우스푸어 구제론’도 나온다.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집이 팔리지 않아 발이 묶여 버린 하우스푸어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연이다. 집값 하락에 따라 대출금이 담보인정비율(LTV)을 초과하자 은행들이 원금 일부에 대한 상환을 요구해 ‘상환 폭탄’을 맞은 이들의 사연도 소개된다. 모두 집값 하락이 하우스푸어를 ‘압박’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를 종합하면, 집값 하락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집값 하락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를 완화해 거래를 활성화 시키자는 주장은 여기에서 나온다. 반면 정 반대로 ‘집값을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독립연구소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이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 ⓒ이치열 기자

그는 ‘부동산 거품을 빼야 우리 경제가 산다’고 주장한다. 이미 너무 많은 돈이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 소장은 또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해 “지금 시장 상황이 그런 정도로 활성화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빚을 더 내서 주택을 구입할 수요가 없는 데다가, 고령화로 인한 ‘인구충격’이 본격화 되기 때문이다.
선 소장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일정한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높은 집값을 떠받치는 대신,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거품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일본식의 장기침체는 거의 불가피하다”면서 “한국경제 부동산 시장구조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해법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흔히 ‘폭락론자’로 소개되는 선 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거품에 대해 꾸준히 경고음을 울려 온 인물이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www.sdinomics.com)’의 공식 출범에 맞춰 그는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벙커1’ 카페에서 공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햇볕이 뜨겁던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선 소장을 만났다.
-주택시장이 어렵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경제지들은 위기 대응책 중 하나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면 거래가 실종돼 부실이 가계와 은행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논리다. 어떻게 보나.
“주택거래 활성화라고 얘기하기 전에 주택거래가 왜 지금 침체에 빠져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미 일반 가계의 소득수준에 비해서 2000년대 내내 주택가격이 너무 올랐다. 그동안 빚을 내서 주택을 살 사람들도 거의 다 사버렸다. 더 이상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이제 본격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특히 주택수요 연령대 인구가 줄어드는 시기에 들어간다. 흔히 주택수요 연령대라고 하는 35세에서 54세 인구가 지난해 정점을 찍었고, 이제 줄어드는 시기다. 쉽게 말하면 더 이상 지금 가격대의 집을 사줄 수요는 없다.
따라서 주택거래가 위축되는 건 정상적인 시장 반응이다. 과도한 부동산 거품을 해소해야 장기적인 측면에서 주택시장도 살아날 수 있고 한국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건 자꾸 외면하고 지금의 주택가격을 유지한채 활성화하자고 하면, 그게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결국은 지금 주택가격을 떠받쳐 주자는 주장 밖에 안 된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더 빚 낼 사람 없다”
-한편으로는 건설사의 위기와 연관시키는 보도들도 나온다. 중소건설사들이 위기에 빠진 건 사실인 것 같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되면 사정이 좀 나아질 거라고 볼 여지는 없나.
“좋은 이야기인데, 그럼 어떻게 활성화 할 건가?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부양책을 조금 더 쓰면 마치 활성화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지금 시장 상황이 그런 정도로 활성화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미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지금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한결같이 부동산 부양책 기조였다. 그런데도 주택시장이 계속 가라 앉는다. 그게 뭘 말 하나? 부양책을 쓰면 잠깐 살아났다가 다시 가라앉고, 그 때마다 반등하는 폭과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결국은 정부 부양책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이야기다.
그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건설업계나 금융기관은 지금까지 (정부가) 충분히 받쳐줬다. 지난 4년동안 엄청나게 돈 퍼부어 줬다. 건설사 미분양 물량 해소해주고, 저축은행에 공적자금 투입했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무주택 서민을 중심으로 일반 가계들을 돕는 그런 정책들이 필요하다. 부동산 거품이 가라 앉으면 그 충격파가 있을 것 아닌가. 부동산 거품을 부풀어 오르게 한 책임이 있는 건설업계나 약탈적 대출을 벌였던 금융기관을 자꾸 무작정 도와줄 게 아니다. 그 충격이 있을 때 무주택자, 서민, 저소득층, 취약계층들이 힘들지 않도록 재정 부양책을 아껴놨다가 그 때 써야 한다. 

(그런데도) 자꾸 먹히지도 않는 거래 활성화 대책을 가지고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겠다고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시기를 놓쳐서 그만큼 사회 전체적으로도 기회비용이 커지게 된다. 길게 봤을때 한국 전체에 돌아오는 충격의 파장은 커진다는 이야기다. 한국 언론들이 그런 현실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

▲ 연령대별 인구구조 변화 및 연령대별 인구 증감률 변화 그래프.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일단 이명박 대통령이 DTI 폐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에 한해서 일정하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그런 방안이 어떤 게 있나? 지금 실수요자들 중에 주택을 살 수 있는데 못 사는 사람이 있나? 도대체 뭐가 실소유인가? 빚 안지고 자기 소득 수준에 맞춰서 적절한 수준의 주택가격인데 이걸 못 사게 하는 사람이 있나? 없다. 이미 실수요자는 오래전에 바닥 났고, 빚을 내서라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다 사 버렸다. 어떤 의미의 실수요자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신혼부부라던지, 조금 더 넓은 의미로 빚을 조금 내더라도 어느 정도 소득이 모여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조금은 있을 거다.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돈이 있는데도 안 사고 있는 이유가 뭔가? 정부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대로라면 (지금은) 집값이 떨어져 있으니까 싼 것 아닌가. 못 살 이유가 뭐가 있나. 앞으로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정부나 여당이 이야기하는 건) 말이 실수요자일 뿐이지, 계속 집값이 높은 수준에 있는데 이걸 떠받쳐주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또는 정부가 계속 사실상 투기 조장책을 쓰면서 집값이 오를 수 있을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해서 억지로 집을 사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약간의 공포 마케팅, 탐욕 마케팅인 셈이다.”
-아파트값이 빠지면 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그만큼 담보인정비율(LTV)이 재조정되면서 일시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에서는 ‘일시상환 폭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나.
“그러면 언론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계속 집 사라고 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니까 신중하라고 경고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건 안 하고 있다가 지금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주택 담보대출 만기상환 문제는 상당 부분 이미 빚을 내서 집을 살 때 발생한 문제다. 그걸 지금와서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지금 주택 대출의 거치기간 만기연장을 4년째 해주고 있다. 그런데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갈 수 있느냐는 거다. 돌려막기가 언제까지 가능할 거냐는 문제다. 불가능 하다. 집값은 계속 떨어질 거다. 일반가계의 소득이 느는 것도 아니지 않나.
거치기간을 연장해주면 해줄수록 거치기간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대출이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게 된다. 이 시뮬레이션을 2009년에 처음 해봤는데, 2010년이 되면 분기별로 만기상환 도래하는 대출이 2009년의 두 배가 되더라. 이미 그렇게 가고 있는 거다. 그런데 몇몇 언론들의 이야기는 계속 만기상환을 연장해주자는 이야기다. 그럼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이 세 배 네 배가 됐을때, 만약 그게 무너지는 상황이 오면 그 충격이 어떻겠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 일정한 충격은 불가피하다. 다만 한국경제 전반에 돌아오는 충격의 양이 최소화되도록 해야지, 그냥 계속 미루면 나중에 돌아오는 충격의 크기는 더 커진다. 다른 해법이 있나? 어차피 맞아야할 매다. 물론 매를 한 번에 사람이 뻗도록 맞아서는 안 된다. 그 기간과 충격을 단계적으로 분산시켜가면서 맞아야 한다.”
“거품 빼기 착수해야…‘인구 충격’ 곧 온다”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분산시켜서 매를 맞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저금리를 이용해서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한다. 지금 쓸 수 있는 방법은 그렇다. 또 3년~5년 이자만 내다가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는 거치식 대출을 균등분할 대출로 전환해야 하고, 현재의 선분양제도 후분양제로 바꿔야 한다. 이게 그동안 투기를 부추겼던 양대 제도다.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건설업계와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도 시작해야 한다. 특히 금융기관의 약탈적 대출을 규제하는 게 필요하다. 공공임대전세주택이나 사회조합주택 형태의 주택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막가파식’ 토건 개발, 부동산 개발을 줄이고 기존의 무리한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자꾸 무슨 부양책을 쓸 게 아니라 한국경제 부동산 시장구조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해법들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경제지들을 비롯해서 조중동같은 신문에서 부동산 투기를 선동하는 레퍼토리가 있었다. 책()에도 썼는데, 지금 보면 다 거짓말이었다. 정말 무책임한 것 아닌가.
지금 한국의 주택가격이 어디에 와 있냐면, 이미 2006년말 또는 2008년 중반이 고점이었다. 그 때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거다. 신체에 비유하자면 머리 꼭대기에서 이미 어깨까지 내려와 있다. 근데 여기서 다시 반등할 것 같나. 어림도 없는 소리다. 바닥까지 내려갈 일만 남았다. 이미 빚을 더 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주택수요 연령대(35~54세) 인구가 2011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 인구 충격이 온다.

▲ 전국 및 수도권 부동산 구매력지수 추이(2000~2030년) 추정치.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인구는 줄어도 오히려 가구수는 늘어나서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날테니까 집값 안 떨어진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가구수가 늘어나는 게 60~70대 연령대다. 문제는 60~70대 인구는 (기존에 살던) 집을 파는 인구라는 거다. 이 가구가 늘어나는 건 수요가 아니라 오히려 주택의 공급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이중의 충격’이다. 이와 관련해서 ‘부동산구매력지수’라는 걸 구해봤다. (전국 기준) 그랬더니 2010년대에 거의 비탈길을 내려가듯 떨어진다. 2000년을 100으로 잡았을 때 2010년 91.5에서 2020년에는 67.2, 2030년에는 24.4가 된다. 수도권은 2010년 102.7에서 85.9, 40.7로 급감한다. 2030년의 부동산 구매력이 2010년의 40%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일본식의 장기침체는 거의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데, ‘연착륙’ 방안은 없나.
“저라고 연착륙을 바라지 않겠나. 그러나 이미 한국경제의 부동산 거품이나 가계부채는 상당한 충격을 동반하지 않고는 해소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 하루 아침에 멀쩡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나마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지 아무런 피해 없이, 별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는 그런 방안은 이미 물 건너 갔다. 대책 중에서 최상책은 고사하고 상책이나 중책을 쓸 수 있는 단계도 지나갔다. 이미 많이 놓쳤다. 그래서 남아있는 게 하책인데, 하책이라도 제대로 써야 한다.
우선 더 이상은 거품을 이 상태에서 키우지 않는 게 중요하다. 더 이상 하우스푸어같은 사람들을 양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무작정 부양책을 쓰면 그게 단기적으로는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길게 보면 거품을 더 키우는 길이다. 2008년 이후 계속 부양책을 썼는데 거품이 더 커지지 않았나.”
-‘하우스푸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논란이 있다. 언론에서는 ‘피해자’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 쪽에서는 ‘투기 열풍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대출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일단 언론이 미리 경고를 했어야 했다. 더 이상 무리하게 집 사지 말라고 계속 경고를 했다면, ‘하우스푸어’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언론들이 이제와서는 마치 자기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양 행동하고 있다. 미안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제와서 하우스푸어를 구제해줘야 한다고 한다. 
문제는 겉으로는 하우스푸어 구제론인데 실제로는 건설업체나 저축은행 또는 다주택 투기자들, 부동산 부자들을 구제하자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서민에 가까운 하우스푸어를 구제해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양도소득세 감면해주자는 얘기나 다주택 소유자 양도세 중과폐지 이런 게 어떻게 하우스푸어 구체대책이냐, 투기꾼들 구제대책이지. 굉장히 의도가 있는 정책들이다.
개인적으로는 하우스푸어가 되신 분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빚을 내서 무리하게 집을 살 수 있도록 부추기는 구조가 있었다. 정부부터 해서 정치권도 제대로 대응을 못했고, 언론들은 부동산 광고에 눈이 멀어서 오히려 부추겼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제어 역할을 못하다 보니까 일반 가계 입장에서는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의 선동적인 정보를 접하며서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같은 환상을 가졌다. 또는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못 살거 샅다는 생각도 했을 거다. 그렇게 해서 뛰어들었던 건데, 따지고보면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만은 아닌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일정한 자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결국은 자기 책임 하에 투자했기 때문에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거다. 다만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거기에 맞게 정부가 재정 지원책을 동원해야 한다. 개인파산제도나 신용회복제도를 조금 더 간소화하고 폭넓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고, 재무 컨설팅을 통해서 부채를 줄여갈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게 유도 해야 한다. 이걸 탕감해준다거나, 이들을 구제한다면서 부동산 부양책을 쓰는 방향으로 나가는 건 옳지 않다.”

“부동산 거품 빠져야 경제 활력 돈다.”
-대선을 앞두고 복지국가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반면 여야를 통털어 부동산 문제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나 정책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 잘 안 보인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정책적으로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대선주자들이라면 부동산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하겠다거나, 적어도 큰 틀에서 어떤 기조로 가겠다는 정도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 자체를 안 하고 있다.
아마 지금에 와서 부동산 문제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하에 그러는게 절반 정도 있을 것 같다. 또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과 실태를 잘 모르고 있거나, 그 해법을 제대로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을 못 내는 게 절반 정도 된다고 본다. 안타깝다.
표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앞날을 내다보고 당장은 좀 충격이 있겠지만 뼈를 깎는 그런 어떤 개혁을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 그걸 사람들이 이해 못하겠나. 그걸 할 용기를 가진, 그런 비전과 철학을 가진 후보가 없는 것 뿐이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설득하면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런 지도자가 없다.”

▲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 추이(1986~2011).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정치권을 압박할 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으로 묶기엔 부동산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각자 다르지 않나.
“결국은 일반 가계가 해야 한다. 대다수 가계는 사실 단기적인 충격은 있더라도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게 좋다. 2000년대 내내 부동산 거품에 돈이 묶여서 생산경제에 돈이 돌지 않았다. 그러니까 기업 활동이 침체되고 일자리는 안 늘어나고, 소득도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반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서 젊은층은 집을 못 사고, 그러니까 연애도 결혼도 마음대로 못하고 애도 못 낳게 된 흐름이 있다. 계속 이렇게 갈 거냐. 당장 충격이 있더라도 지금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면 ‘사람 값’은 올라가게 되어 있다.
적어도 길게 보면 부동산 가격이 빠지는 게 한국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는 길이다. 고비용 구조가 해소되면 생활물가가 내려가게 되어 있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 생산원가도 낮아지고 카페도 당장 임대료가 줄어드니까 그만큼 가격을 낮추거나 고용을 늘릴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일반 가계가 살아가기엔 더 좋은 구조가 될 수도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부동산 거품 빠지는 게 오히려 좋은 거다, 길게 보면. 그러면 단기적으로 조금 어렵더라도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서 부동산 거품 빼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사람 값이 제대로 대우 받는 그런 구조를 만들면 된다. 그렇게 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혜택을 본다. 일반 가계들이 결집해야 한다.”
-장애물이 곳곳에 놓여 있을 것 같은데.
“언론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 언론이 계속 거짓말을 해왔던 것 아닌가. 건설업계나 재벌 대기업들 광고 받아서 일반 가계를 수탈하는 그런 기사들을 계속 생산해왔다. 경제가 한참 좋고 부동산 거품 불기 초기에는 그게 일반가계도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재벌대기업, 건설대기업들은 좋아지지만 일반 가계들은 점점 실질 가계소득이 하락하고 있다. 언론의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6월 7일 목요일

[사설] 새누리당, ‘종북 논쟁 즐기기’ 끝낼 때도 됐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6일자 사설 '[사설] 새누리당, ‘종북 논쟁 즐기기’ 끝낼 때도 됐다'를 퍼왔습니다.

보수진영의 종북세력 낙인찍기 공세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다른 문제들은 모두 관심권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종북 논쟁은 민생과 복지, 현 정권의 실정과 비리 등 각종 현안과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
이제 심각한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다. 다른 모든 문제를 제쳐놓고 종북 논쟁에만 매달려야 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가장 절실한 과제가 빨갱이 솎아내기인가.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종북 논쟁 진흙탕 싸움이나 벌이는 게 정치권이 그토록 강조해온 새로운 정치인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이 겉으로는 우국충정의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만 뒤돌아서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음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종북 논쟁은 결국 보수세력의 정치전략이요, 대선을 앞둔 프레임 짜기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이 이해찬·임수경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국회의원 ‘자격 심사’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은 비이성적 정치공세의 극치다. 임 의원의 경우 탈북자 비하 발언에 대해 “평소의 소신과 생각이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 임 의원이 자신의 진심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탈북자들에게 더욱 머리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노력을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신과 생각’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자꾸 남의 머릿속을 헤집고 자아비판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공산당식 인민재판이다. 술 마시고 말실수한 것이 국회의원 자격 상실 요건이라면 새누리당에서 옷을 벗을 국회의원은 수없이 많다.
북한인권법에 반대하면 빨갱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더욱 어처구니없다. 북한인권법은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 발의됐으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반대해온 정책적 쟁점 사항이다. 지난해 6월 민주당은 대안으로 북한민생인권법안을 제안하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방법론을 두고는 여야 사이에 오래전부터 차이가 존재해왔다. 그런데도 전임 정권에서 총리까지 지낸 사람을 무작정 종북세력으로 낙인찍는 것은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풍경이다. 이러니 ‘신매카시즘’ ‘신공안정국’ 등의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세해 종북 논쟁에 기름을 붓는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이 대통령은 어제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대통령이 국정을 망친 것은 종북세력 척결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측근세력 척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종북 낙인찍기’ 3단계 공격전략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7일자 기사 '보수진영 ‘종북 낙인찍기’ 3단계 공격전략은'을 퍼왔습니다.

김한길 민주통합당 대표경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쟁점 바꿔치고→전향인사 폭로→무차별 색깔 씌우기

쟁점 바꿔치기 : 경선부정 문제는 제쳐두고 국가관 들먹이며 ‘종북몰이’ 
전향인사 동원 폭로전 : 임수경 방북 등 과거 들춰 ‘너희는 왜 안변하나’ 공격
색깔론 공격대상 확장 : 화해·협력 주장해도 ‘종북’ 다양한 중간지대 인정안해

보수진영의 ‘종북 낙인찍기’ 바람이 거칠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단계들을 착착 밟으며 ‘사회적 증오’의 기운을 확산시키고 있다. 보수진영이 진행하고 있는 왜곡의 과정은 과거의 색깔공세와 다르지 않다.

■ 경선 부정이 종북 논쟁으로 보수진영이 진행하고 있는 왜곡의 1단계는 ‘쟁점 바꿔치기’다. 통합진보당 문제의 출발점은 선거 부정과 이를 가능하게 했던 당내의 패권주의와 민주주의 절차 문제였다. 그러나 보수진영은 이 문제를 종북 논란으로 끌고 갔다. 진보진영 안에서도 북한에 대한 태도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이른바 당권파가 타깃이었다. ‘종북’이라는 어둡고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단어를 차용했다. 종북이란 단어에는 북한의 전근대성, 적대적 기억, 낡은 이념 등 이미지가 묻어 있다. 보수진영은 여기에 기댄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일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며 두 의원의 제명 방침을 밝혔다. ‘경선 부정과 민주주의적 절차’의 원래 문제는 온데간데없어졌다. ‘민주주의의 문제’를 자신들에게 익숙한 ‘이념투쟁’의 구도로, 색깔논쟁으로 치환해 버린 것이다.
야권은 저항하고 있다. 두 의원의 출당을 결정한 통합진보당도 ‘국가관’을 이유로 한 국회의원 제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심각한 투표 부정을 이유로 출당될 경우, 이를 이유로 제명을 검토할 수 있지만, 사상을 이유로 제명하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의원은 투표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이 유일한 제명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이는 문대성, 김형태 의원을 표절, 성폭행 등의 행동 책임을 물어 제명하자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경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막말한 임수경, 과연 종북 인사인가 보수진영은 이번 기회에 민주당에도 붉은색 칠을 하고 있다. 과거를 소환하는 왜곡의 2단계다. 임수경 민주당 의원이 타깃이 됐다.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 대학생과의 술자리 언쟁에서 ‘변절자’라는 단어를 썼다가 ‘주사파’로 공격받고 있다. 한때 ‘사회주의 혁명가’를 자처했던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임수경, 임종석 다 주사파”라며 공세를 폈다. 전광삼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임수경 의원은 평양 방문 당시 김일성 수령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남한 정권을 ‘반통일 세력’이라고 단언할 만큼 종북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며 “‘대국민 공개 전향 선언’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임 의원이 1989년 방북 당시 보여준 행동은 맹목적 북한 추종과는 거리가 멀었다. 임 의원의 한 지인은 “임 의원은 평소 북한과 대화하고 화해해야 하지만, 북한 세습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며 “그가 한 막말은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종북’, ‘주사파’로 비난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임수경 의원의 과거를 현재로 잘못 불러냈다는 것이다.
■ 북한인권법 무엇을 위한 것인가 ‘종북’ 공세의 3단계는 ‘무차별적 덧씌우기’이다.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라는 애초 개념에도 전혀 해당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종북이란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북한인권법’에 대해 “북한에 인권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국가 간에 서로 개입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대 견해를 밝혔다. 이 의원은 “북한인권법안은 시작 자체가 북한 인권과 남북관계 발전이 아니라 일부 극우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직접 살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며 “인권은 오간 데 없고 오직 반북만 부추기는 긴장과 갈등만 초래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대신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의 생존권을 도울 수 있도록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교류를 통해 자연스러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북한 인권을 문제삼는 것은 내정간섭’이란 이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종북’이라고 규정했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를 근거로 ‘국회의원 자격 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은 정책적 논쟁의 대상에서 법적 단죄의 대상으로 굴러떨어졌다. ‘적대’와 ‘공포’가 증폭되는 곳에서 ‘정치’의 공간은 점점 협소해지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2012년 5월 19일 토요일

<동아> 진보당사태 악용 ‘안간힘’…“안철수 빨갱이없다며?”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18일자 기사 '(동아) 진보당사태 악용 ‘안간힘’…“안철수 빨갱이없다며?”'를 퍼왔습니다.
네티즌 “직접 묻지 왜 기사로 묻나, 러시아도 안하는 이념타령”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보수진영의 ‘색깔론’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가 야권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과거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안 원장이 자신의 부친에게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있습니까?”라고 말한 것을 두고 통합진보당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부산지역 언론인 (국제신문)은 지난달 29일 안 원장의 부친 안영모 옹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한번은 안 옹이 ‘박(원순) 시장이 빨갱이 같은 인상을 준다는 평이 세간에 나온다’고 하자 안 원장은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 거 아닙니다’라며 박 시장에게 무한신뢰를 보였다고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그런 안 원장은 요즘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종북 의혹과 이들이 주도한 5·12 중앙위원회 폭력 난동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라며 “17일 현재까지 안 원장은 통진당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원장은 4·11총선 전까진 대학 특강은 물론이고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총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등 사회 이슈에 대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의견을 제기해 왔다”며 “3월 4일에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 예고 없이 방문해 ‘이념보다 인권이 더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와 북한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종북주의자의 존재 및 자신의 발언과 너무나 다른 현실 정치와 맞닥뜨린 만큼 당분간 침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석기 당선자 등 통진당 당권파의 과거 종북 행각과 의혹이 연일 터지고 급기야 집단 폭력과 분신이 잇따르는 비상식적 상황에 대해 뒤늦게, 그것도 어설프게 언급했다가 오히려 본전도 못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동아일보)는 “안 원장은 이념 문제에 대해선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만큼이나 모호하거나 원론적인 언급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념 문제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청춘콘서트 강연에선 ‘(세상을) 진보, 보수 문제로 보는 것은 머리 나쁜 사람들의 분류 방식이다. 예를 들어 평지 가운데 벽을 만든다면 벽 주변에 습기가 생겨 벌레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결국 벌레가 (세상을) 둘로 나누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3월 27일 서울대 강연에선 "현실 정치에 참여할 경우 특정 진영의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매일경제)도 “통합진보당 폭력사태, 당권파라 불리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부정선거 논란을 놓고 네티즌의 비난이 커지면서 안원장의 과거 발언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와 맞물려 안 원장은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안철수 원장은 대권유력주자로 꼽히는 만큼 안보와 종북세력에 대해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반면 몇몇 네티즌들은 안철수 원장이 과거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집회를 방문했던 것을 언급하며 ‘안 원장을 진보와 보수의 논리로 구분짓고, 그에게 종북이 아님을 증명하라고 강요할 필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안 원장이 대선 참여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한 후, 통합진보당을 둘러싼 일각의 정치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들을 접한 네티즌들 중 야권지지성향으로 보이는 이들은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닉네임 ‘행운의 영’은 “조중동 기사는 차단하고 싶다. 잦은 노출로 자신이 올바른 기사를 선택할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쌍둥이아빠당’은 “안 원장 생각에 100% 동감한다. 빨갱이? 아직도 이념가지고 헛소리 해대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또 있나? 원년국가인 러시아도 그딴 소린 안한다”며 “이념따위로 마녀사냥 하지말고 부정비리나 바로잡고 삽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dsgh-ys’는 “에라이...! 안철수를 거기에다 갖다 대냐?”고 꼬집었으며 ‘따블반담’은 “기자는 안철수 한테 직접 물어보지 왜 기사로 안철수한테 물어볼까?”라고 지적했다. ‘푸른세상’은 “안 원장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cool’은 “차라리 안철수 초등학교 학생부를 뒤지는 것은 어떠냐?”라고 비꼬았다. ‘elf’는 “언론인들이여. 더 이상 이념 논쟁으로 정치가들 뒷바라지 하지 말고 바른 정치과 나라 발전을 위한 바른 비전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보수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이들 기사에 동조하는 의견들을 올리기도 했다.

강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