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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9일 화요일

다시 부동산으로... 바닥 보이는 '창조경제'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8일자 기사 '다시 부동산으로... 바닥 보이는 '창조경제''를 퍼왔습니다.

'창조경제'를 키워드로 2013년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은 이후 박근혜 정부가 첫 세부정책으로 선택한 분야가 부동산이라는 사실은 별로 창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4월 1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의 공식 명칭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다.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거복지정책이 아니라 주택의 공급과 수요 조절을 통한 시장 부양(정부 표현은 시장 '정상화') 정책이다. 발표 세부내용 뒷부분에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대책이 있지만, 이는 대선 공약내용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제목에서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레토릭에 불과할 뿐 진짜 목적이 '부동산 시장 부양을 통한 경기회복 도모'인 것도 명확하다. 3월 28일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박근혜정부 201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수, 수출 쌍끌이 경제 여건 조성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문제의식을 이미 분명했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의 첫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택한 정부

4.1 부동산 시장 부양 대책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집권 첫해 침체된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장 일차적인 지렛대로서 부동산 경기 부양을 선택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경기가 정말 회복될 수 있는가? 그로인해 치러야 할 비용과 대가가 분명 존재하지 않을까?

4.1 대책의 핵심은 공급 측면에서 공공주택 분양을 다소 조절하면서, 수요 측면에서 과감한 세금 감면과 금융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매매 수요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매매시장을 넘어 (공공임대가 아닌) 민간 임대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개발 부담금 감면,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건설업자를 위한 규제 완화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정체된 원인과 상태를 확인해보자. 진단이 제대로 되어야 정책 처방이 맞게 제시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요 측면을 보자.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수도권 기준으로 소득대비 8배가 넘을 정도로 여전히 높다. 그럼에도 시장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대규모로 공급된 주택담보대출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소득이 아니라 부채를 통해서 주택 수요가 지탱되어 온 것이다.

부채기반 주택 수요 붕괴, 미분양 주택 증가 

이러한 부채기반 주택수요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통해 총체적으로 붕괴했다. 그 때문에 위기 이후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당 기간 가계의 채무조정을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도 하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계부채 축소 조정과 주택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주택시장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조금씩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물론 그것이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경제위기 가운데에서도 전혀 조정되지 않고 계속 커져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계속된 부동산 경기의 인위적 부양 조치들과 안이한 가계부채 대책 때문이었다. 그 결과 GDP대비 개인 금융부채는 2007년 81.6%에서 지난해 91.1%까지 늘어났고 가처분 소득대비로도 160%를 넘어섰다. 당분간 가계부채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원리금 상환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림 1 참조)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8일자 기사 '다시 부동산으로... 바닥 보이는 '창조경제''를 퍼왔습니다.
[4.1 대책] 가계부채만 심화되고 경기회복 난망
▲ [그림 1]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 변화 추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세계 경제위기 중에도 전혀 조정되지 않았다. GDP 개인 금융부채는 2007년 81.6%에서 2012년 91.1%까지 늘었다. (자금순환표 상 개인부문 부채 기준) ⓒ 새사연


공급 측면은 어떠한가? 가계부채의 조정이 없는 상황에서 공급은 수요 감소에 조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관성에 따라 상당한 물량을 지속하고 있다. 여전히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16만 채를 넘어가던 미분양 주택이 2012년에는 7만 채 정도로 줄었지만 줄어든 것은 지방일 뿐이었다. 수도권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말 미분양 주택이 3만 채를 넘어갔고 준공 후 미분양도 빠르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4.1 대책이 의도한 대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현재의 주택 가격이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정도로 적절히 조정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주택 가격 하락 추세이지만 여전히 높아

실제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거듭되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중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서서히 하락 중이다. 2010년부터는 중소형까지 하락 추세가 확대되었다. (그림 2 참조) 물론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이 시점에 뒤늦게 급등이 시작되어 그 추세가 2011년 말까지 계속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와서 상승세가 꺾였다. 최근 부산 집값이 인천을 추월했다는 소식을 보면 조만간 지방 가격 추이도 수도권 흐름에 수렴될 것이다.
▲ [그림 2]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 변화 추이 주택가격이 최고점을 찍기 이전인 2006년 1월의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 가격을 100으로 놓고 보았을 때,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 새사연


하지만 주택가격이 최고점을 찍기 이전 시점인 2006년 기준으로 보면 대형 아파트 정도만이 대체로 2006년 시점의 가격으로 되돌아왔을 뿐이고 소형의 경우에는 당시에 비해 여전히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공식 실거래 가격 자료가 없지만 만약 주택거품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4년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일 것이다.

더욱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2012년 말 기준으로 서울에서 PIR(중위주택가격/소득)은 9.5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연간 소득을 9년 이상 모두 모아야 평균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하위 20%의 저소득층의 경우 하위 20% 수준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해도 연간 소득의 14.2배를 모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최고점 대비로 평가하면 우리나라 서울의 주택은 상당히 하락했지만, 오르기 전과 비교해보면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다. 소득과 비교하면 아직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집값 수준까지 내려온 것도 아니다. 또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 수도권 주택가격의 하락폭이 컸다고 할 수는 없다.

즉, 2008년 이후 수도권 대형 →수도권 중소형 → 지방 대형 → 지방 중소형 주택의 순서로 완만하게 가격이 빠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도 우리의 주택 가격은 더 하락해야 적정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 흐름을 '정상 시장'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며, 이를 반전시켜서 다시 주택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싶은 것이다.

4.1 대책, 가계부채 악화와 수요 위축의 악순환 가져올 수도 
▲ 사진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 상가 부동산. ⓒ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거래 관련 감세와 금융지원은 필연적으로 국민들의 가계부채를 늘릴 것이고 가계채무부담을 키울 것이다. 오히려 가계부채위험 가구를 늘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위험도 있다. 이는 부채기반 수요의 한계를 더욱 심화시키면서 수요 동력을 약화시키고 부동산 가격지지 효과는 일시적인 것으로 그칠 것이다. 즉, 경기회복 지속을 위한 동력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다시 부채의 덫에 걸러 수요위축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가계부채조정에 의한 가계 수요기반 회복, 그리고 부동산 가격 조정 완료 후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는 또다시 지연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가장 늦게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는 나라로 기록될 수도 있다.

사실 전체 경제가 하락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만 좋게 만들 묘수는 없다. 경제성장률이 2011년 3.7%, 2012년 2.0%로 급락한 우리 경제가 올해도 2.3%를 정부 스스로 예측하고 있는 마당에 부동산 경기만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매우 비현실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꾸로 건설과 부동산 경기를 부양시켜 국민경제 회복에 기여하도록 하자는 것이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정부 생각이고, 건설업자와 금융계의 생각이며 일부 언론의 생각이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 고용도 늘리고 내수도 좀 살려 보자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 부양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근거를 들이댄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전 IMF 수석경제학자이자 금융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교수가 최근 글로벌 경기 부양책이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지적하고 있는 대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주택거품이, 중·저소득층 가구들로 하여금 막대한 부채를 동원하여 담보가 용이한 주택이나 자동차 같은 특정 상품 수요를 과도하게 일으킨 결과라고 진단한다. 

거품이 붕괴하고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수요를 자극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문제는 누구에게 어떤 수요를 일으킬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다. 이번 거품 붕괴는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이 아니기 때문에 붕괴 이전의 실업자들이 원래 직장으로 돌아오고, 가동을 중단한 기업이 원래 상품을 다시 생산하며 위축되었던 해당 산업이 회복되는 식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부채를 동원하여 과잉 팽창했던 건설 산업은 구조 조정되어야 하며 과잉 공급되었던 주택 상품도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품 붕괴는 주택 건설시장에서 발생했지만 경기 회복은 다른 산업에서 다른 상품 수요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주택 정책의 두 가지 방향, 가계부채 축소와 주거복지 강화

우리나라도 다를 것이 없다. 지속 불가능한 부채 기반의 주택 수요로 떠받쳐진 주택 공급구조 역시 지속 불가능하다. 부채 기반의 주택 수요가 붕괴했으면 당연히 그것으로 지탱되던 공급구조도 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를 살려 전체 경기를 회복시킨다는 발상은 당분간 버릴 필요가 있다.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차라리 다른 산업 분야를 찾자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린다면서 추가적인 대출을 동원하도록 자극하여 가계부채를 키운다면 이후 더 심각한 파국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주택정책은 경기부양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적어도 두 가지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는 주택정책이 가계부채를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스스로 2013년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한국경제의 3대 위험 요인으로 '가계부채 부실', '부동산 시장 침체',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을 살린다면서 가계부채위험을 키우는 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다. 부채기반 주택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확고히 가질 필요가 있다. 

둘째는 주택정책이 이제는 '시장정책'보다는 '주거복지'차원에 무게를 두고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을 구체화하고, 전·월세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격 상한제와 임대차 기간 연장 등의 제도적 개선을 도모할 필요도 있다. 부동산 관련 취득세나 양도세 등의 감세는 오히려 주거복지재원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국민에게 부채를 지면서까지 주택매매에 뛰어들게 해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시대가 아니다. 부동산으로 성장률을 지탱하는 시대가 지났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부터 다시 부동산에 집착하는 것은, 그만큼 '창조경제'가 내용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잘못된 주택정책과 함께 내용이 부실한 창조경제를 동시에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병권 기자는 새사연 부원장입니다.

2013년 4월 7일 일요일

'집값 폭락' 공포에 이성 잃은 박근혜 정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6일자 기사 ''집값 폭락' 공포에 이성 잃은 박근혜 정부'를 퍼왔습니다.
[4.1 부동산대책] 젊은층 제물 삼아 거품 떠받치기... 금융-기득권만 특혜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취재기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3일 선대인경제연구소 회원들을 위해 4.1부동산대책의 효과에 관한 보고서를 쓰려고 정부 보도자료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랬더니 언론 보도에서는 잘 알 수 없었던 뭔가가 느껴졌다. 그것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폭락 가능성에 대한 공포'였다.

보도자료 앞부분에 나온 정부의 상황인식부터가 그렇다. 정부는 국민은행 가격지수 기준으로 수도권 집값이 겨우 3.5%가량 떨어졌다고 온갖 호들갑 떠는 대책을 내놓았다. 일부 기득권 언론에서 '종합선물세트'라는 표현까지 할 정도였다. 물론 이는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호가 지수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뒤이어 실거래가 기준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별로 주택 가격이 고점 대비 20~30% 하락했음을 뒤이어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죽어도 정부는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주장대로라면 그토록 막대한 세제 혜택과 각종 공공기관을 동원하면서까지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기 위한 정책을 펼 이유가 없다. 만약 정부가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상황인식과 대책의 수위가 완전히 엇박자라는 점에서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은 말 그대로 코미디에 가깝다. 

'집값 폭락 가능성에 대한 공포' 담겨

하지만 정부의 속내는 그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실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겠다'는 자세가 각종 정책 수단과 목표 곳곳에 배어 있다. 먼저 필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지만, 그동안 건설사들이 집값 하락을 부추긴다고 원성이 자자했던 '보금자리주택'의 분양 공급을 대폭 줄인 것을 들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가 적지 않음에도 연 7만 호에서 2만 호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한 것이다. 

정상적 사고방식을 가진 정부라면 공공분양 물량을 줄이면 공공임대나 공공전세를 늘리겠다는 얘기라도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그런 소리도 하지 않고, 그린벨트를 해제해 만든 그 소중한 택지에 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자족기능 강화를 통한 수요창출'을 추진하겠단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서민들 주거안정을 도모할 생각도 없고, 주택 공급을 줄이는 대신 정부가 주택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민간주택건설회사들에 대해서도 사업계획승인 후 의무 착공기간을 당초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분양률 저하 등 사업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을 때는 주택 청약자들이 피해를 보든 말든 착공 연기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민간주택 공급 속도도 최대한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에 따라 오른 집값을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른다'고 얼마 전까지 떠들었던 국토부가 이번에는 주택 공급이 과잉이어서 집값이 떨어지니 주택 공급을 줄여서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공급 감축 정책은 약과다. 세제나 금융, 청약제도 개선을 통한 수요 창출 정책으로 가면 그 같은 의도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지금 이미 부동산시장에서는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들도 거의 다 사버려 더 이상 집을 살 사람들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남은 것이 여전히 소득여력이 부족한 젊은 층을 포함한 일부 무주택서민층이다. 또 한쪽은 상대적으로 숫자는 많지 않지만, 여유자금을 가진 일부 자산가들이다. 

사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살피면, 이들을 총동원해봐야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전자는 아직 소득여력이 없어서 DTI, LTV 규제 등을 풀어서 빚을 왕창 내게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경우 집값이 하락하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후자의 경우에는 세금 부담 등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과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주는 특혜를 제공해야 한다. 주택 매입 시 5년간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하고 주택 수 산정에서도 제외하는 것 등이다.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 금융업체 피해 차단 대책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지원대책을 보면 더 가관이다. 이 대책들은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지원대책이라는 포장을 둘렀지만, 일반 가계들을 위한 대책이라고 보면 곤란하다. 어떤 식으로든 급매물 출회를 막아서 집값 하락을 막거나 금융업체들에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3개월 이상 연체한 가계에는 캠코가 부실채권을 매입해 주고, 아직 연체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매입해 은행금리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하되 최장 10년간 원금상환을 유예해주도록 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5년째 주택담보대출 가계의 거치기간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그래서 약 75%의 가계가 원금을 갚을 생각은커녕 이자만 내고 있는데도 집값이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되면 매년 원리금 만기 도래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우스푸어들이 빚에 쪼들려 급매물을 내놓거나 그들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캠코와 주택금융공사로 하여금 잠재 부실을 떠안게 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60세에서 50세로 대폭 낮춘 것도 그런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다. 이미 주택연금은 매년 주택가격이 3.3%가량 상승한다는 장밋빛 전망에 기초해 디자인돼 있어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에게 매우 후한 조건이다. 이미 주택금융공사의 잠재 부실이 최소 수천억 대로 추정될 정도로 현재의 주택연금 설계가 잘못돼 있다. 

이런 마당에 하우스푸어의 상당수가 포진해있는 50대까지 대상을 확대할 경우 이들 가입자의 잠재 부실을 주택금융공사가 추가로 떠안아주는 격이다. 이 또한 결국 하우스푸어들이 급매물을 내놓는 것을 공기업을 동원해 막아주겠다는 뜻이다. 물론 결국 부실이 발생할 경우 최종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렌트푸어 대책이라고 내놓은 목돈 안 드는 전세대책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전세 수요가 넘쳐나는 판에 정상적 상황에 있는 집주인들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전세자금을 빌려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래서 집주인들에게 소득세 비과세나 양도세 중과 폐지, 재산세 및 종부세 감면 등 무리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보통 전세소득은커녕 월세소득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국내에서 이 같은 인센티브에 반응할 사람들은 하우스푸어 집주인들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렌트푸어 대책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하우스푸어 집주인들에게 버틸 여력을 주는 대책에 가깝다. 

젊은층 제물 삼아 집값 거품 떠받치기
▲ 3일 오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의 한 상가. ⓒ 김동환


이처럼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4.1부동산종합대책은 집값 떠받치기에 혈안이 된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서라면 주거안정이란 가치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고, 소득 여력이 없는 젊은 층을 제물로 삼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이라고 일반 가계들을 걱정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급매물 출회를 막고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대책들뿐이다. 흔히 말하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기득권 중심의 특혜를 제도화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처럼 노골적으로 부동산 기득권을 수호하는 대책을 내놓는 이유는 바로 집값 추락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즉 겉으로는 별문제 없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이번 대책의 곳곳에는 '집값 폭락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스며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정부의 대책이 실은 집값 폭락을 더 부추기거나 부동산시장 침체를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가치로 6500조 원에 이르는 부동산시장의 가격 하락 압력을 이런 식의 정부대책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부동산시장의 하락을 3~6개월 정도 지연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그 사이에 하우스푸어와 가계부채는 더 늘 것이고, 공기업들의 잠재 부실도 커질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기대를 걸었던 박근혜정부의 부양책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시장에서 확인하는 순간 그 동안 지연됐던 가격 조정은 더 급격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식으로 가면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돌아오는 충격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동산침체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실은 부동산거품에 돈이 묶이다보니 생산경제에 돈이 돌지 않아 침체가 온 것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만 5년 동안 292조 원의 가계부채와 400조 원 가까운 공공부채가 늘어났다. 그 부채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시장을 떠받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부동산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엄청난 기회비용을 이미 치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높은 부동산가격 때문에 45%에 이르는 무주택서민을 비롯한 대다수 가계는 자녀 출가와 노후 걱정으로 날 밤을 지새우고 있다. 대규모로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높은 부동산임대료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고비용구조 때문에 한국경제 전반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땅값 집값이 뛰는 동안 사람값은 똥값이 되어 일자리가 줄고, 소득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와 소득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경제를 살려야 부동산시장도 살아날 수 있는 것인데, 지금 정부는 정반대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부동산거품을 빼고 새로운 경제 활로를 모색해야 할 판에 집값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해서도 안 되는 짓까지 가리지 않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책은 정말 그 의도가 사악한, 악랄한 대책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선대인 기자는 선대인경제연구소(http://www.sdinomics.com/) 소장입니다.

2013년 4월 2일 화요일

세금 부족하다면서, 부동산 살리려고 세금 1조원 버린 박근혜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01일자 기사 '세금 부족하다면서, 부동산 살리려고 세금 1조원 버린 박근혜'를 퍼왔습니다.
4.1 부동산 대책 발표...세금 줄이고 빚 늘려 집 사게 하겠다?

박근혜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세금을 줄여 거래를 늘리겠다’로 요약된다.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인 정책이 포함됐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나, 급격히 줄어들 세수에 대한 대책이 없어 오히려 ‘주택복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한시 면제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 주택과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85㎡.9억원 이하 종전 주택을 매입한 경우 양도세 한시 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50~60%) 폐지 등 세금 감면안을 담고 있다.

정부는 생애 최초 구입자 취득세 면제 관련해서는 부부 합산 6천만원 이하 가구가 올해 말까지 6억원,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올해 말까지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대출금리를 현행 3.8%에서 3.3~3.5%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생애 최초 대출 지원 규모는 당초 계획의 2배인 5조원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양도세 면제와 관련해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신규분양이나 미분양 등 신축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 후 5년 간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때 세제혜택은 다주택자에게도 적용된다. 

관심을 모았던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은행권 자율에 맡겼고,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은 생애 첫 주택 구입 가구에 대해 70%까지 높여주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DTI, LTV 완화를 기대했으나 투기방지책을 풀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민간 임대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준공공임대주택' 제도가 도입되며,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청약가점제가 없어진다. 또 1주택 이상 유주택자도 청약 가점제 1순위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분당.일산 등 신도시의 노후 고층아파트 개량을 위해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하고, 수도권 그린벨트내 보금자리주택은 지구 지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소득 5분위 이하 550만 가구가 공공 주거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하우스푸어.렌트푸어 지원책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우스푸어 대책과 관련, 정부는 3개월 이상 대출 상환이 연체된 집주인을 위해 캠코가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주택 매각 희망자는 임대 주택 리츠에 주택을 팔 수 있도록 했다.

렌트푸어를 위한 전세 제도와 관련해서도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세입자의 전세금 대출을 받아주되, 집주인에게는 소득세 비과세.양도세 중과폐지.보유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종합대책은 관계부처가 주택시장 정상화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고 지혜를 모아 마련한 산물"이라며 "이번 대책을 차질없이 실행할 경우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앞당기고 서민주거와 민생경제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림잡아도 세수 연 1조원 줄어...부족분 대책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경기 활성화’ 대책임은 분명하다. 미분양 주택은 물론 기존 주택에 대해서도 양도세 면제 혜택, 중과세 폐지 등을 천명한 것은 매매시장에 자극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미 한국의 주택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라는 평가가 대세인 마당에 무리하게 매매수요를 끌어올리려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논평에서 “또다시 젊은층과 무주택자들이 빚을 얻어 집을 사도록 유도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취득세와 양도세를 파격적으로 감면해 주면서 상당한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바로 재정 공백으로 이어져 오히려 ‘주택복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세수 결손에 따른 국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재정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양도세 징수 실적은 최근 3년간 평균 국세 증가율보다 밑돌고 있는 데다,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까지 겹쳐지면 세수 부족분은 더 증가하게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까지 이뤄지면 2017년까지 7조7천억원의 세입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양도세.취득세 면제로 인한 세수 감소분은 최소 1조원은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면제되는 취득세 규모를 2천4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양도세 관련 세수 7조1천800억원 중 주택 거래분은 1조2천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이번 양도세 면제 대상인 9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양도세는 72.1%로 5천800억원 가량됐다.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 정도로 유지 된다고 해도 당장 이 돈이 국고로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된다면 국고로 들어오지 않는 돈은 더 늘어난다.

정부는 29일 ‘2013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약 12조원의 세금이 덜 걷혀 그 만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에 12조원의 빚을 지겠다고 발표한 지 3일 후 정부는 또다시 1조원의 세금이 덜 걷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꼴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1순위는 경기부양”이라면서 “세입 결손은 감내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살리려고 국가 빚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은?
정부가 1일 발표한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지원 대책은 주택과 관련한 서민들의 빚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우스푸어 지원 방안은 주택 보유 희망 여부와 연체 위험 등에 따라 3가지로 나눠졌다. 

우선 주택보유 희망자 중 연체 우려가 있거나 단기 대출 연체자에 대해 금융권이 대출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하는 등 채무를 재조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 적용도 배제해줘 채무 재조정시 담보(집값)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처음 대출받을 때의 한도를 유지해주기로 했다.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에 대해서는 캠코(자산관리공사)가 부실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사주고 원금상환 유예나 장기분할상환 전환 등 채무조정을 해준다. 캠코가 부실채권을 전액 매입할 때는 집주인에게 보유지분매각 옵션을 제공토록 할 계획이다.

두번째 하우스푸어 지원 방안으로는 전용 85㎡ 이하 아파트 매각을 희망하는 하우스푸어를 위해 임대주택 리츠가 아파트(전액 또는 일부지분)를 사주고 5년까지 재임대하는 방안이다. 

원소유주는 주변 시세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 거주하다가 향후 형편에 따라 재매입 우선권을 가질 수 있다.

다음 방안은 50세 이상 은퇴자의 대출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의 대상 연령을 60세에서 50세로 낮추고 일시 인출한도도 50%에서 100%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득이 없는 50대 이상 은퇴자들은 주택연금 중 일부나 전부를 일시금으로 받아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있다. 

렌트푸어 지원 대책과 관련해 정부는 세입자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해 전세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해 금리 인하나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첫번째 방안은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으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해 세입자가 대출이자를 납부하는 것이다. 세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이라 금리가 낮고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주택을 담보로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집주인에 대한 지원책으로 정부는 대출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이자 납입액의 40% 소득공제, 양도세 중과폐지, 재산세.종부세 감면 등 방안을 내놨다.

두번째로 주택임대차보호법 내용을 수정해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이 추진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기 위해선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은 6~7% 금리를 적용받아야 했으나, 이 방식이 추진되면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금융회사에 양도하는 대신 대출금리를 낮게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세입자들의 전세대출 금리가 2%포인트 가량 인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2013년 2월 28일 목요일

유진룡, '박사과정, 부동산, 전관예우' 의혹 제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27일자 기사 '유진룡, '박사과정, 부동산, 전관예우' 의혹 제기'를 퍼왔습니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편"…국회 인준 과정 통과할 전망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7일 청문회를 통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부동산, 소득세, 대학원 수업 등을 둘러싼 각정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에 나섰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김윤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을 비교했을 때, 유 후보자는 전문성이나 도덕성 등 자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편”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청문회의 기류 역시 유 후보자에게 대체로 우호적임에 따라 유 후보자는 국회 인준 과정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뉴스1

유진룡, 교육생 신분으로 박사과정 주간 수업 참석?

유 후보자는 1999년에서 2000년 한양대 일반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밟은 뒤 2005년 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유 후보자는 중앙교육연구원 교육생 신분으로, 출퇴근 시간 등에서 공무원 규정의 적용을 받았다. 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주간수업의 시간을 (업무 시간대 이후) 야간수업으로 변경해 진행했다”며 “출석하지 못한 한두 과목은 레포트로 대체하고 나쁜 성적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한 제보자가 주간에 진행하는 1999년 1학기 정책분석론 수업을 후보자와 같이 들었다고 한다”며 “결석 없이 모든 과제물을 제출해도 B+ 이상의 성적을 받지 못하는 까다로운 과목인데, 후보자는 매번 참석하지 못한 것 같은데도 좋은 학점을 받은 것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유 후보자가 수업을 성실하게 들었다면 공무원의 직장이탈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근무시간 중에 수업을 들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불성실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좋은 학점을 받았다면 고위공직자의 전형적 특혜를 받은 셈이 된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교육생은 오전 수업이 끝나면 오후에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여건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재정 의원은 “교육생의 경우 공무원 출퇴근 시간 동안 교육원에 있어야 하고 위탁기간 동안 대학원 등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교육생 신분에서 제외된다”며 “이는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명백히 공무원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금 탈루 의혹, 모두 확인하고 시정했다”

본인과 배우자가 2008년 연말정산에서 배우자 기본공제로 각각 100만 원을 공제받은 데 대해 유 후보자는 “당시 아내가 출산휴가에 들어간 후배를 대신해 동부병원에서 석 달 동안 근무했다”며 “직접 세금을 내지 않고 병원이 세금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배우자 공제를 받은 것 같다. 나중에 잘못되었음을 발견하고 시정했다”고 밝혔다.
2007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서울 신당동 동평화 패션타운에 위치한 상가 일부의 임대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상가 임대료를 쓰지 않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부하자고 (형제들끼리) 합의했다”며 “교직에 계시던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학교, 탈북자들이 다니는 학교에 전액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 후보자는 “누구의 명의로 되어 있느냐는 형제들 사이에서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다”며 “제 명의로 되어 있다 보니 불필요하게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다른 두 형제들의 이름만 넣어 달라고 부탁했고 세금은 모두 냈다”고 덧붙였다.
배우자가 1989년 홀로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한 데 대해 유 후보자는 “거주지와 주소지가 달랐으므로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며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투기 목적의 구입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외지인의 농지 소유가 엄격히 금지되던 1987년 장인으로부터 농지를 편법으로 증여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땅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결과적으로 감나무 밑에서 갓끈을 맨 셈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유 후보자는 “결혼 이후 장인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장인이 농지 명의 이전을 원해서 나중에 풀어드리려고 가등기 매매예약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전관예우 받지 않으려 노력…오히려 받았던 혜택 돌려드려야”

유 후보자는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줄곧 강하게 부인했다. 유 후보자는 문화부 차관직에서 퇴임한 2006년 이후 “(전관예우로 의심받을 만한) 대우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여러 차례 관련 제안을 받았지만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는 “공무원으로서 높은 위치에 올랐던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며 “예우 차원에서 계속 혜택을 입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문화부에서 퇴임한 뒤 대학 교수로 특채된 것이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을지대가 통폐합 과정에서 새 학과를 만들기를 원해서 (새로 생긴) 여가디자인학과의 운영을 위해 들어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유진룡, '박사과정, 부동산, 전관예우'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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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편"…국회 인준 과정 통과할 전망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7일 청문회를 통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부동산, 소득세, 대학원 수업 등을 둘러싼 각정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에 나섰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김윤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을 비교했을 때, 유 후보자는 전문성이나 도덕성 등 자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편”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청문회의 기류 역시 유 후보자에게 대체로 우호적임에 따라 유 후보자는 국회 인준 과정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뉴스1

유진룡, 교육생 신분으로 박사과정 주간 수업 참석?

유 후보자는 1999년에서 2000년 한양대 일반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밟은 뒤 2005년 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유 후보자는 중앙교육연구원 교육생 신분으로, 출퇴근 시간 등에서 공무원 규정의 적용을 받았다. 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주간수업의 시간을 (업무 시간대 이후) 야간수업으로 변경해 진행했다”며 “출석하지 못한 한두 과목은 레포트로 대체하고 나쁜 성적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한 제보자가 주간에 진행하는 1999년 1학기 정책분석론 수업을 후보자와 같이 들었다고 한다”며 “결석 없이 모든 과제물을 제출해도 B+ 이상의 성적을 받지 못하는 까다로운 과목인데, 후보자는 매번 참석하지 못한 것 같은데도 좋은 학점을 받은 것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유 후보자가 수업을 성실하게 들었다면 공무원의 직장이탈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근무시간 중에 수업을 들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불성실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좋은 학점을 받았다면 고위공직자의 전형적 특혜를 받은 셈이 된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교육생은 오전 수업이 끝나면 오후에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여건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재정 의원은 “교육생의 경우 공무원 출퇴근 시간 동안 교육원에 있어야 하고 위탁기간 동안 대학원 등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교육생 신분에서 제외된다”며 “이는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명백히 공무원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금 탈루 의혹, 모두 확인하고 시정했다”

본인과 배우자가 2008년 연말정산에서 배우자 기본공제로 각각 100만 원을 공제받은 데 대해 유 후보자는 “당시 아내가 출산휴가에 들어간 후배를 대신해 동부병원에서 석 달 동안 근무했다”며 “직접 세금을 내지 않고 병원이 세금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배우자 공제를 받은 것 같다. 나중에 잘못되었음을 발견하고 시정했다”고 밝혔다.
2007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서울 신당동 동평화 패션타운에 위치한 상가 일부의 임대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상가 임대료를 쓰지 않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부하자고 (형제들끼리) 합의했다”며 “교직에 계시던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학교, 탈북자들이 다니는 학교에 전액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 후보자는 “누구의 명의로 되어 있느냐는 형제들 사이에서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다”며 “제 명의로 되어 있다 보니 불필요하게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다른 두 형제들의 이름만 넣어 달라고 부탁했고 세금은 모두 냈다”고 덧붙였다.
배우자가 1989년 홀로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한 데 대해 유 후보자는 “거주지와 주소지가 달랐으므로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며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투기 목적의 구입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외지인의 농지 소유가 엄격히 금지되던 1987년 장인으로부터 농지를 편법으로 증여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땅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결과적으로 감나무 밑에서 갓끈을 맨 셈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유 후보자는 “결혼 이후 장인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장인이 농지 명의 이전을 원해서 나중에 풀어드리려고 가등기 매매예약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전관예우 받지 않으려 노력…오히려 받았던 혜택 돌려드려야”

유 후보자는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줄곧 강하게 부인했다. 유 후보자는 문화부 차관직에서 퇴임한 2006년 이후 “(전관예우로 의심받을 만한) 대우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여러 차례 관련 제안을 받았지만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는 “공무원으로서 높은 위치에 올랐던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며 “예우 차원에서 계속 혜택을 입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문화부에서 퇴임한 뒤 대학 교수로 특채된 것이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을지대가 통폐합 과정에서 새 학과를 만들기를 원해서 (새로 생긴) 여가디자인학과의 운영을 위해 들어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2년 12월 25일 화요일

자살 부른 노조 손배 158억원, MBC 노조는 무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24일자 기사 '자살 부른 노조 손배 158억원, MBC 노조는 무려…'를 퍼왔습니다,
MBC사측 노조 상대 청구액 무려 195억원 … 노조 계좌·노조 간부 7명 부동산은 지난 3월 가압류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에 대한 대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업 등 쟁의행위를 벌인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로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언론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MBC는 지난 6월 파업 중인 MBC노조와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19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아직까지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MBC는 지난 3월 노조를 상대로 33억86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청구액을 19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한국 언론역사는 물론 노동운동 역사에 그 악명을 길이 남길 만한 도발을 또 다시 자행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조업 손실 등을 구실로 사용자측이 그동안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굵직굵직한 손해배상 소송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봐도 김재철 사장이 자행한 195억원이란 천문학적 금액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앞서 MBC는 3월 노조와 노조 집행부 16명의 개인 재산을 상대로 가압류 신청을 냈고 서울남부지법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영하 위원장과 강지웅 사무처장(각각 1억2500만원), 김인한·박미나 부위원장, 장재훈 국장(각각 7500만원), 채창수·김정근 국장(각각 3000만원)의 부동산(주택)이 가압류됐다.

MBC 사옥.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조 계좌(22억6000만원)와 이용마 홍보국장의 급여·퇴직금 1억2500만원에 제기된 가압류 신청도 인용됐다. 현재 노조 계좌로는 조합원들의 조합비가 입금되고 있지만 계좌 가압류로 인해 노조가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금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가장 악랄하게 탄압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돈이 없는 노동자를 상대로 피해를 부풀려서 노동운동 하는 사람들을 회사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역대 언론사에서는 노조에 손해배상을 제기한 적이 없는데 MBC는 상상할 수도 없는 19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은 노조를 어떻게든 말살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전에 언론사에서 노조를 상대로 가압류를 신청한 것은 2008년 YTN 사태 당시 YTN이 노조 계좌에 가압류를 신청했던 사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1일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은 민주노조 사수와 158억원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민주노총은 21일 성명을 내고 “사회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이라면 일말의 책임을 느끼길 바란다”며 “조속히 사회적 재해와 다름없는 정리해고와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자본의 손배탄압에 대한 대책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부동산이 노후대책? 재개발 덫에 빠져보니…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5일자 기사 '부동산이 노후대책? 재개발 덫에 빠져보니…'를 퍼왔습니다.
[응답하라, 베이비부머·③] 한순간에 날아간 집, 그리고 생계수단

이영섭(가명·56) 씨는 70년대 말께 서울로 올라왔다. 35년 전의 일이다. 고향은 서울에서 400km나 떨어진 시골이다. 왕십리에 터전을 잡았다.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 간 적이 없다. 여생도 제2의 고향인 왕십리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서울에 온 이후 소규모 공장에서 일하는 것부터 장사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다.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90년대 말 건물을 지었다. 5층 규모 주택이었다. 부동산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맹신이 있었다. 그간 모은 돈으로 집 짓는 비용을 모두 감당하긴 어려웠다.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한 돈과 은행 대출, 그리고 전세금 등으로 이를 충당했다. 5층엔 살림집을 꾸렸다.

이 씨는 건물을 노후대책으로 여겼다. 언제까지 장사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1층 가게에서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며 지하 공장에서 나오는 약간의 월세를 받으면, 그럭저럭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순간에 날아간 집, 그리고 생계수단

하지만 이 씨의 노후대책은 서울시의 뉴타운 발표와 함께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뉴타운 덕분에 대박이 났으니 한턱 내라고 했다. 실제 자고 나면 집값이 올랐다. 작은 평수의 집을 가지고 있던 이웃은 앞다퉈 투기세력에 집을 팔고 이사갔다. 1000만 원대 땅값이 뉴타운 발표 후 몇 달 사이에 2000만 원을 넘겼다. 2006년사업시행 인가가 떨어진 이후엔 그 갑절로 뛰었다.

처음엔 이 씨도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꿈에 부풀었다. 조합임원이나 OS요원이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으러 다닐 때만 해도 뉴타운 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재개발되면 1:1로 헌 집을 새 아파트로 바꿔준다는 말만 들었다.

ⓒ프레시안(허환주)

하지만 그것은 얼마 가지 않아 깨졌다. 관리처분 총회 날에도 이 씨 건물 가격이 얼마에 책정됐는지 조합에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따져 물어도 '원래 다 그렇게 하는 거다'라는 말만 들었다. 최소한 내 집이 얼마에 평가받았는지는 알아야 팔던가, 아니면 그대로 살던가를 결정할 수 있겠다 싶었다. 관리처분 총회를 마치고 몇몇 이웃과 '알림방'을 만들었다. 최소한 알아야 할 것을 스스로 알아보자는 차원에서였다.

문제는 심각했다. 이 씨 건물은 현재 거래되는 시세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조합에서 주변 지역 지가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감정평가를 내렸다. 그 금액으론 전세금 돌려주고 나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집 한 채도 얻지 못했다.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추가 분담금을 내고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들어가기는 방법도 있었다. 돈도 돈이었지만, 생계가 막막해져 어려웠다. 1층 가게도 사라진 마당에 다시 가게를 얻을 돈도 없기 때문이었다. 한평생 모은 돈으로 노후생활을 생각해 건물을 지었는데 한순간에 이 계획이 재개발 때문에 사라지게 됐다.

재개발 늪에 빠진 베이비부머

이런 일은 이 씨만 겪는 일이 아니다.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부동산을 장만한 베이비부머가 재개발이란 늪을 만나 허우적대고 있다.

2002년도부터 시작된 뉴타운 사업은 그동안 개별사업지구단위, 즉 재개발로 이뤄지던 사업을 대규모화한 사업을 일컫는다. 소규모 사업 추진에 따른 기반 시설 부족문제를 해소하고 주택재정비사업을 도시재생 차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처음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추진은 쉽지 않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가 문제다. 주택시장이 침체상태에 빠지면서 뉴타운 사업도 늪에 빠졌다. 뉴타운 사업이 시작된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뉴타운 사업이 과열됐지만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문제가 표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도한 추가 분담금이 문제다. 원주민이 서울 도심과 역세권에 가까운 뉴타운 사업 지역 새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집 이외에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2억여 원이 넘는다. 수도권 지역은 이보다 덜하지만,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역세권 지역은 비용부담이 1억~1억5000만 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추가비용부담이 나오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하락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높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주민의 집값이 상승하고 그 개발이익으로 신축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분양권을 전매해 개발이익을 누릴 수 있었던 건 먼 과거의 일이 됐다.

ⓒ프레시안(허환주)

턱없이 높은 추가 분담금으로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

높은 추가 분담금으로 원주민 재정착률은 턱없이 낮다. 서울개발연구원이 미아6구역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현지거주 조합원의 재정착률은 26.8%에 불과했다.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의 지분을 보상금으로 받고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뒤늦게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후발 뉴타운 사업 지역 조합원은 줄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2007년~2010년 3월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한 재정비사업 관련 소송건수는 212건으로 이중 절반가량이 2009년에 발생했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 성동, 성북, 서대문구 등 재정비사업이 많은 자치구에서 43.5%로 가장 많은 소송이 이뤄졌다.

하지만 뉴타운 사업을 중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간 뉴타운 사업 진행비로 사용된 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뉴타운 재개발 조합은 뉴타운 사업이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정비회사, 건설회사에서 미리 돈을 빌려 활동비 등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사업이 중단될 경우, 이 돈을 갚을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 돈은 한 구역당 작게는 몇억에서 많게는 몇십 억에 달한다.

서울시에서 뉴타운 사업 탈출구 방안으로 제시한 뉴타운 지역 해제 정책에 조합 단계는 지역 해제 지역으로 포함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천문학적인 돈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노후대책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2010년에 발표한 '뉴타운사업에 대한 비판적진단과 해법'을 보면 원주민이 뉴타운으로 걱정하는 것으로 '신규공급 아파트에 대한 부담금이 많아 입주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30.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고급 실내장식, 넓은 평수 등이 부담금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혔다.

또한, '임대료 수입이 없어져 생계가 막막하다'는 의견도 21.2%나 차지했다. 기존 구역에서 임대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생계유지형 가구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영섭 씨와 같은 사례다. 말년에 찾아온 재개발로 베이비부머의 노후대책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운명에 놓이게 됐다.

- 응답하라, 베이비부머

☞빚더미에 오른 베이비부머, 당신의 부동산은 안전합니까?
☞대출받아 집 하나 샀다가 '깡통' 찼다

 /허환주 기자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대출받아 집 하나 샀다가 '깡통' 찼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4일자 기사 '대출받아 집 하나 샀다가 '깡통' 찼다'를 퍼왔습니다.
[응답하라, 베이비부머·②] 그들은 왜 '깡통주택' 주인이 됐나

깡통주택. 집주인이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부동산이 올랐을 때, 더 오르리라 예상하고 빚을 내 집을 샀지만, 정작 집값이 하락하면서 생겨나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하우스푸어, 가계대출 역대최고치 등과 맞물려 깡통주택이 문제가 되고 있다.

깡통주택은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한국경제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금융전문가 사이에서는 한국의 금융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깡통주택이 등장했다는 건, 부동산 경기 악화 → 가계부채 심각 → 금융 건전성 위기 등의 도식이 완성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걸 방증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금이 매매가의 80%를 넘는 깡통주택 보유가구가 전체 가구의 3.4%인 18만5000가구로 집계했다. 이들 깡통주택 보유가구가 안고 있는 부채총액은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액(282조 원)의 20%가 넘는 58조 원으로 추산된다. 비 깡통 거주 가구의 부채는 깡통주택 보유가구의 부채액에 3분의 1 수준이다.

금융회사는 통상 부채 비율이 80% 이상이면 확실한 깡통주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 시 주택경매 매각가율은 80% 이하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대출 및 전세금 비율이 집값의 70%가 넘는 주택도 사실상 깡통주택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구주가 집을 팔아도 남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깡통주택 가구는 36만8000가구고 부채는 102조9000억 원이다.

 
▲ 강남 아파트. ⓒ연합뉴스

베이비부머와 겹치는 깡통주택 구입자

혹자는 깡통주택을 지닌 이를 하우스푸어로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맞는 이야기지만 정확한 건 아니다. 깡통주택 소유자가 모두 하우스푸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개념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우스푸어는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했으나 매달 대출이자를 갚느라 자신의 생활이 안 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이 무리한 대출을 받은 건,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되팔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을 팔지도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어 문제가 된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주로 포진하고 있는 하우스푸어는 자신이 사는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깡통주택 소유자는 자신이 사는 용도보다는 투자의 목적이 더 크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전체 깡통주택 보유가구 중 7만9000가구가 자기 집에서 사는 나머지 10만6000가구는 자기 집, 즉 깡통주택을 전세 놓고 다른 집에서 살고 있는 걸로 파악했다. 7만9000가구가 하우스푸어라고 볼 수 있고 나머지 10만여 가구는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깡통주택 보유가구 대부분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와 겹친다는 점이다. KB금융은 깡통주택 거주 가구의 57%를 40~50대로 보고 있다. 게다가 깡통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고 자신은 다른 집에서 사는 가구 가운데 4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9%나 됐다. 하우스푸어가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몰렸지만, 깡통주택은 베이비부머에게 몰려 있는 셈이다.

노후대책으로 선택한 부동산, 결과는 참담

그렇다면 베이비부머가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산업은행이 발표한 '고령화와 은퇴자산의 적정성' 보고서를 보면 베이비부머 가구의 노후생활을 위한 최소자금은 은퇴 시점인 만 55세를 기준으로 27년을 더 산다고 하면 적어도 월평균 148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금융자산은 22.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부동산 자산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베이비부머 은퇴 이후 금융자산 중 저축액은 점차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유는 은퇴 후 실제 연금수령까지 약 10년 동안 공백 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은퇴연령은 50~55세로 추정되나 연금수령시점은 60~65세다.

연금을 받더라도 연금만으로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다. 산업은행 보고서를 보면 베이비부머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으로 은퇴 전 소득의 40%를 받더라도 파산확률은 41.4%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베이비부머가 국민연금도 받지 않으면서 현재 소비지출 수준을 은퇴 뒤에도 유지하려 하면 파산 확률은 85%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연금을 받더라도 노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베이비부머가 노후 대책으로 부동산에 돈을 투자한 이유다. 하지만 영원할 줄 알았던 부동산 상승기가 막을 내리고 주머니에 깡통만 찬 게 지금의 베이비부머다.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부동산

지난 2월 서울대 노화고령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베이비부머 4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베이비부머의 통합은퇴준비지수를 보면 베이비부머는 재무 영역에서 100점 만점에 52.6점을 기록해 가장 낮게 측정됐다. 전체 응답자의 25.4%가 현재 자신의 가계 재무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반면, 긍정적 평가는 19.5%에 그쳤다.

2007년에 인천 송도 50평대 아파트를 10억에 산 이기성(가명·52) 씨는 아파트를 팔았다. 불어나는 이자에 비례해 내려가는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은행원인 이 씨는 "퇴직하게 되면 노후가 막막해 노후 대책으로 아파트를 샀다"며 "집값은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맹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하지만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졌고, 결국 빚만 지고 아파트를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평생을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해온 세대이기에 노후 생활 자금 역시 부동산에 기댄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부메랑이 돼 그들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 응답하라, 베이비부머
 ☞빚더미에 오른 베이비부머, 당신의 부동산은 안전합니까?

 /허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