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BH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BH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9월 21일 금요일

"조현오, MB에 잘 보이려 경찰청장에 항명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20일자 기사 '"조현오, MB에 잘 보이려 경찰청장에 항명했나?"'를 퍼왔습니다.
"BH(청와대)에 건의 후 번복지시 받고 작전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무리한 진압작전을 벌였다"는 추궁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청문회에서 조 전 청장은 2009년 7월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노사 간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었음에도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와대의 묵인 아래 강경진압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9년 당시 조 전 청장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맡고 있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은 (쌍용차 문제가) 노사대화로 풀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장 진입이 위험하니 진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공명심과 출세욕에 불탄 조 전 청장이 청와대 참모에게 보고해서 비극적인 사태가 났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무소속 의원은 "(조 전 청장이) 경기지방경찰청 소속의 2기동대장이었던 모 경감을 쌍용차 도장공장 진입명령 거부 등을 이유로 '위계질서 문란'으로 파면했다"며 "조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강 전 경찰청장의 명령을 묵살한 것이야말로 경찰조직을 흔드는 항명"이라고 몰아붙였다.

조 전 청장은 당시 강 전 청장이 경찰특공대 투입 작전을 펼치지 말 것을 지시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항명'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제가 강희락 전 청장이 작전하지 말라고 한 것을 (청와대에) 설득했다"면서 "그 결과 BH(청와대)가 강희락 경찰청장에게 이야기했는지, (강 전 청장이) 8월 5일까지 작전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후 (강 전 청장으로부터) 번복지시를 받고서 작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를 통해 강희락 청장을 찍어 눌러서 1시간 만에 강 청장이 번복하게 한 것 아닌가"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항명하고 노동자를 마루타처럼 토끼몰이했고, 그 결과가 22명의 죽음으로 나타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현오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청와대

과잉 진압 논란에 대해 조 전 청장은 "경찰의 자체 통계에 의하면, 2009년 8월 4일까지 경찰의 직접적 물리력 행사로 다친 노조원은 없었던 반면 경찰은 107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노조원 얼굴에 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테이저건을 사용한 건 맞지만 (노조원 얼굴에) 빗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따르면 노조원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반박하자, 조 전 청장은 "병원치료를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말씀 드린 것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도 볼트에 맞아서 가슴과 팔에 멍이 들었다"고 맞받았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쌍용차 사측은 회사 경영상의 이유로 무급휴직자,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등을 복직시킬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리해고 이후 쌍용차 사측이 해고자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류재완 쌍용차 상무는 "접촉을 많이 하려고 했다"면서도 다만 "(노사가) 너무 심하게 분규를 하다 보니 (정리해고자가) 많이 취업을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킬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8.6 노사합의에 따르면 정리해고자는 복직대상자가 아니"라며 "만약 회사가 정상 운영되고 인원이 더 필요하다면 그때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5월 23일 수요일

'대포폰' KT서유열 · BH'영포라인', KT 민주노총 탈퇴 기획 공모 '의혹'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22일자 기사 ''대포폰' KT서유열 · BH'영포라인', KT 민주노총 탈퇴 기획 공모 '의혹''을 퍼왔습니다.
KT "서유열-이영호, 2009년 노사업무로 알게된 사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일명 '대포폰'을 건넨 서유열 KT사장이 2009년 과거 노무관리 임원을 하면서 업무상 이영호 전 비서관을 알게됐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서유열 사장이 이영호 비서관과, KT출신으로 임태희 노동부 장관 보좌관인 이동걸씨와 함께 KT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데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노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 사장이 이 비서관을 업무상 알게됐다고 주장한 2009년 당시, 노동계의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KT의 민주노총탈퇴 사건이었다.  이번 서유열사장의 대포폰 제공 사실의 폭로로 인해,  민간인 사찰에 관여한 청와대-노동부-KT사측  '영포라인'의 삼각관계가  'KT노조 민주노총 탈퇴 기획 공모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KT 홍보실측은 서유열 사장의 대포폰 제공 사실이 드러나자, 이영호 전 청와대비서관과의 관계에 대해, "영포(영덕·포항)회 라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서유열 사장이 노사업무를 하던 GSS부문장이었던 시기에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알게됐다"고 해명했다. KT의 또 다른 관계자도  "당시, 서 사장이 GSS부문장 시절로 민주노총 탈퇴 건도 있었고, 그래서 업무상 이영호 청와대비서관을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밝혔다. 

▲ KT 노무관계 라인과 청와대 영포라인과의 관계 ⓒ 미디어스

서유열 사장이 부문장으로 있었던 'GSS(Group Shared Service)'부문은 그룹경영을 지원하는 부서로 KT 노무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당시 KT노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가 사측과 함께 KT노조 민주노총 탈퇴를 기획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면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 때 이동걸 보좌관이 이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당시 노조의 간부나 위원장 측근들도 발표 전날까지 민주노총 탈퇴를 알지 못했다"면서 "노조 내부적인 논의없이 당시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깜짝 발표해, 노조 집행부의 총의가 모여진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KT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IT연맹에서  활동하던 한 관계자 역시 "청와대가 뉴라이트 계열 국민노총을 기획하고 있었던 때"라면서 "당시 서울 매트로(지하철)노조와 KT 노조를 핵심으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동걸 노동부 장관 정책비서관이 KT노조 출신으로 KT 노무관리부서를 이 비서관이 드나들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목격이 됐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민주노총 탈퇴 전 소문이 돌아, 민주노총에서 KT노조에 확인전화를 했지만 당시 노조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부정했다"면서 "KT 노조의 자체적인 판단과 활동 차원에서 민주노총 탈퇴를 강행한 것이 아니라 당시 청와대-노동부-사측이 KT노조의 지도부를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T노조 간부를 역임한 한 KT 직원은 "민주노총 탈퇴 당시, 노조간부들도  내부적으로  '어용'이란 비판을  듣고 있었지만, 그래도 '민주노총' 소속이란 타이틀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 '노조'활동가로서 명분을 삼고 있는 분위기였다"면서 "노조 간부들조차 별 생각이 없던 민주노총 탈퇴를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것은 사측이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이라고 증언해 이를 뒷받침했다.
1999년 2002년까지 한국통신(KT)노조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출범 직후 2008년 4월부터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역할을 수행한 이동걸 보좌관은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자료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에게 현금 4,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동걸 보좌관은 이영호 전 비서관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MB캠프 합류도 이영호의 소개로 이뤄진 관계이며, KT노조의 참여논의가 진행됐던 '제삼노총' 설립추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임태희 전 장관의 증언에서도 확인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일 인터넷 정치웹진 논객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영호와 이동걸의 관계에 대해 "이동걸은 이영호와 교류가 많았던 것 같다. 나중에 들은 소문으로는 이동걸은 이영호를 통해서 캠프에 합류했고, 노동부 정책보좌관으로 가서도 이영호의 도움을 받았으며,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에 속하지 않은 kt노조위원장 출신이다보니 서울매트로 정연수 노조위원장이 주도하던 제 3노총의 설립 움직임을 잘 알 수 있어 계속 교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KT 홍보실은 “민주노총 탈퇴는 노동조합이 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KT 노조의 관계자는 전임 노조위원장과 서유열 사장과의 관계에 대해 “위원장은 CEO도 만나고 다 만난다”면서 사측에 의해 기획된 민주노총 탈퇴에 대해 부정했다. 또 이동걸 보좌관과 노조 현 노조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답할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5월 18일 금요일

대통령이 ‘비밀사찰 총책’이라면?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17일자 기사 '대통령이 ‘비밀사찰 총책’이라면?'을 퍼왔습니다.
19대 국회가 탄핵 소추 논의해야

지난 16일 검찰(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을 통해 확인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문건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진원지가 청와대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5개월 뒤인 2008년 7월 21일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출범한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진경락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했다는 그 문건에는 조직을 신설한 목적이 ‘VIP(대통령)의 국정수행 차질 타개’이며, 지휘체계는 ‘VIP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을 통해 총괄지휘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총리에 대한 보고와 별도로 ‘VIP에 대한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실-BH(청와대) 비선-VIP(또는 대통령 비서실장)로 한다’고 되어 있다.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진원지는 청와대
지난 4월 초,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이 청와대에 195회나 사찰 관련 보고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의 지휘를 받는 지원관실 입장에서는 (청와대 방문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문건의 내용은 지원관실이 민정수석에게만 보고한 것이 아니라 ‘비선’을 통해 대통령에게 사찰 내용을 일일이 보고하고 ‘하명’을 받았음을 분명히 알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총리실 산하에 합법적으로 설치된 지원관실이라는 조직을 대통령 직속의 ‘비밀사찰기구’로 운영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문제의 문건에 들어 있는 ‘VIP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한다’라는 대목을 들어, ‘일심회(一心會)라고 불러야 마땅한 조직’이라면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이라는 말은 명패뿐이고 실제로는 일심회 조직이 이 정부를 주무르고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히틀러에게는 게슈타포, 동독에는 슈타지, MB에게는 일심회가 있다고 불러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가 수사 대상이 되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MB의,  MB에 의한,  MB를 위한 지원관실
한국일보가 지난 15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등 지원관실 직원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400여 건의 사찰문건이 새로 발견됐다’고 한다. 그 문건에는 새누리당 정두언·현기환 의원, 민주통합당 이석현·백원우 의원을 비롯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정치인들과 전직 관료들, 그리고 공기업 사장 등의 명단과 사찰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한국일보는 “지원관실은 형식만 총리실이었을 뿐, ‘MB의, MB에 의한, MB를 위한 지원관실’이라는 말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간인 불법 사찰을 바탕으로, 자신과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적대적인 개인 또는 조직을 탄압하고 공직과 기업체의 임원 자리에서 추방하는 일을 주도했다 하더라도 현행법으로는 그를 처벌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헌법 제84조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당이나 언론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 자신이 불법사찰을 스스로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거나 ‘국기를 뒤흔든 사건에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대통령이 주도한 불법사찰' 
주권자인 국민들이 볼 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대통령이 주도한 불법사찰’에 대한 심판은 제19대 국회가 개원한 뒤 탄핵 발의를 통해 실현할 수밖에 없다. 헌법 제65조는 이렇게 되어 있다. “대통령·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소속을 포함한 국회의원 모두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 사찰을 통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를 논의하고, 그렇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마땅히 헌법재판소에 탄핵 소추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2004년 3월 12일 제16대 국회에서 통과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과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사찰’ 사건을 비교해 보자.
2004년 5월 14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일부 위반했으나 그 위반 정도가 탄핵의 사유가 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탄핵 소추안을 기각했다. 기자회견 등에서 야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으며, 신임투표를 제안한 것과 공직선거법을 폄하한 것 등은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새천년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한 대통령 당선자 시절의 부정 의혹, 그리고 불성실한 국정 수행이나 경제 파탄 등은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위해서는 그 중대성에 비추어 국민의 신임을 저버리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적극적으로 위반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노 대통령의 행위는 소극적인 위반으로 그치고 있어 탄핵 소추를 기각한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탄핵 소추를 당한다면, ‘국민의 신임을 저버리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적극적으로 위반’했는지 여부를 헌재가 판단할 것이다.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박근혜 위원장 MB 심판할까

▲ 권재진 법무장관
오는 6월 5일에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이명박 대통령 탄핵안을 심의한다 해도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탄핵소추안조차 상정될 수 없다는 이유로 탄핵 발의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임기가 9개월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서 퇴직시킨다 하더라도 ‘국가적 혼란’만 일어날 뿐이지 국민들에게 돌아올 이익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형태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드러났다면, 거기 대한 심판을 퇴임 이후로 미루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설령 임기가 두서너 달이 남았다 하더라도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고, 앞으로 대통령직을 맡게 될 사람들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내는 차원에서라도 탄핵 논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만 맡기는 것도 옳지 않다. 검찰을 지휘하는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를 수시로 받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은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 탄핵 발의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태도를 날카롭게 주시할 것이라고 본다.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겠다’고 여러 번이나 강조한 그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추상적인 언사만을 계속할 것인지, 국회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진상 규명에 앞장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4월 6일 금요일

사찰 사건과 계급 지배의 본질 범죄 정부 퇴진과 처벌, 사찰기구 해체를 위해 싸우자


이글은 레프트21 2012-04-05일자 기사 '사찰 사건과 계급 지배의 본질범죄 정부 퇴진과 처벌, 사찰기구 해체를 위해 싸우자'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불법 사찰’의 추악한 진실이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검찰, 여당 의원 등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총체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4월 3일 비상시국회의 참가자 선언)이 바로 그 진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촛불항쟁이 안겨준 수모를 되갚고, 경제 위기 고통전가, 노동 탄압, 4대강 사업, 방송사 장악 등을 강행하려고 ‘정권 차원의 사찰과 탄압 기획팀’을 운영한 것이다.
박정희와 전두환ㆍ노태우 군사독재를 잇는 우파 정권답게 이명박 정부는 과거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보안사령부 등 권위주의적 억압 기구가 했던 것과 똑같이 보안 경찰과 행정 부처를 총동원해 도청ㆍ미행 등을 하며 정권 비판 세력을 감시ㆍ통제ㆍ탄압한 것이다.
청와대 행정관인 이창화의 수첩에는 민주노총과 다함께 등 진보 단체들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이창화는 ‘국가정보원’에서 청와대로 파견한 인물이다. 원충연의 수첩에는 아예 “BH[청와대를 가리킴], 공직기강, 국정원, 기무사도 같이 함”, “전파: 외부―청와대, 총리실, 경찰청”, “HP 도청 열람”, “장비(노트북, 망원경, 카메라)” 등의 문구가 나온다.
이처럼 억압적 국가기구를 총동원해 정부 비판적인 개인들부터 진보적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의 단체와 활동가들을 감시하고 탄압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재벌 총수, 친야권 고위 인사 사찰은 곁가지인 것이다.
이번 사찰 주체인 공직지원윤리관실에서도 핵심 업무를 담당하며 이영호의 직접 통제를 받았다는 점검 1팀의 구성이 노동부와 경찰청 보안수사 담당들로 이뤄진 것도 그 방증이다.
“쌍용차 작전 조사 결과 보고”, “국민연금관리공단 노조 파업 동향”, “전국공무원노조 권정환 부위원장 불법행위 조치 계획”, “09년 좌익세력의 동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한 보고”, “좌파 환경단체 보조금 중단 관련 공문” 등이 모두 이 팀의 소행이었다.
노동조합 동향을 주로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원충연과 최영호가 고용노동부 출신이고, 김충곤과 김기현, 이기영은 대공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보안 경찰 출신이다.
그리고 이들의 사회운동 사찰은 단지 감시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점검1팀 김기현의 USB에서 나온 파일 중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를 보면, “촛불집회 검거 수범사례 보고”, “불법시위 근절 대책 건의” 등이 완료된 것으로 나온다.
아마 이 보고와 대책 건의 사항 중에 광범한 채증을 통한 촛불시위 참가자 검거와 백골단을 연상시킨 경찰기동대 창설 계획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권 안보
더 직접적인 연관도 찾을 수 있다. “2009년 기타 첩보 보고서(자체)”를 보면, “권정환 전공노 부위원장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징계 및 형사처벌 조치 계획”을 10월 6일 보고한 것으로 나온다.
공교롭게도 권 부위원장이 일하던 마포구청장은 10월 7일에 서울시에 권 부위원장을 파면ㆍ해임해 달라는 “공무원징계의결요구서”를 제출했다. 이 요구서는 징계 사유로 권 부위원장의 다양한 노조 활동과 진보 활동을 망라하고 있다. 사찰의 결과일 것이다.
심지어, 사찰 증거 은폐 과정에서는 검찰이 협조했고, 장진수가 폭로한 통화 녹취록에서는 범죄 은폐 과정에서 법원의 판사도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명박의 사찰과 ‘후속 처리’는 이처럼 여당 의원들과 행정부처, 사법부가 전방위적으로 총동원된 것이다.
군사독재의 권위적 통치 방식을 계승한 정권답게 방송 장악을 위해 방송사 노조를 조종하거나 정권에 쓴소리를 했다고 김제동, 김미화 같은 연예인까지 뒷조사하고 방송에서 퇴출시키는 등 온갖 공작도 벌였다.
이런 자들이 ‘모든 정권이 다 하는 짓’이라며 응당 져야 할 정치적ㆍ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정부의 진보세력 감시ㆍ탄압으로 함께 득을 봤던 박근혜가 ‘나도 사찰 피해자’라며 위선을 떠는 것은 정말 못 봐줄 지경이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 선관위 디도스 테러 사건 때처럼 시간을 끌며 사람들에게 잊혀지기만 바라는 의도이고, 또 노무현 정권을 물고 늘어져 총선 국면을 이전투구처럼 만들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정권심판론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우파가 범죄 피의자로서 져야 할 책임을 물타기하는 것은 용서 못 할 일이고, 당면 투쟁도 이명박 정부를 향해야 한다.
계급 지배
그러나 이명박의 물타기 속에서 노무현 정부가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와 화물연대의 투쟁 동향을 사찰한 기록도 드러났다.
문재인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노무현 정부의 노동운동 사찰은 경찰이 합법적으로 사찰한 것이므로 이명박과는 다르다는 방식으로 변명했다. 진보진영의 일부도 대체로 이런 해명을 받아들이면서 노무현 정부의 사찰 건에는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두 정권 모두에서 탄압과 감시의 대상이었던 노동운동은 이명박만이 아니라 민주통합당도 비판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두 정권 사이에서 권위주의적 잔재의 차이는 있지만, 1퍼센트 세력의 지배 기구인 군대ㆍ경찰ㆍ법원ㆍ관료기구 등을 동원해 99퍼센트 피억압 계급과 저항 세력을 감시하고 통제ㆍ억압했다는 본질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주의자 존 몰리뉴는 “대부분의 시기에 국가의 강제력은 잘 드러나지 않고 배후에서 집행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자본주의 국가의 피억압 계급 사찰이 바로 이런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친자본주의 정당인 민주당도 정권을 잡으면 99퍼센트 대중의 운동이 체제와 국가의 통치력에 도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일상으로 감시ㆍ통제ㆍ탄압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가 2000년 경찰청 사직동팀을 명목상 해체시켰어도, 노동운동 사찰은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이어진 까닭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의 요구와 투쟁은 “새누리당의 물타기식 특검 vs 민주통합당의 특수본” 논란에 한정되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이 사건 폭로 직후 즉각적으로 특검제 도입을 요구하고 민주통합당에 특검법 제정을 위한 국회 협상을 요구한 것은 총선 투표를 앞두고 물타기할 시간을 벌면서 정권심판론을 피해 보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1999년에 도입된 이후 10여 차례 이뤄진 특검이 사건의 몸통을 밝혀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게 돼 있는데다가 기존 국가 기구에 완전히 둘러싸인 채 수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건 은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이 검찰의 총지휘자인 법무부장관인 상황에서 검찰에 특수본을 설치해서 수사를 진행하자는 민주통합당의 요구도 대안이 아니긴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집권 시절 자행한 노동운동 사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사과는커녕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민주통합당이 사찰의 ‘진상’을 밝혀낼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믿기 힘들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명박 정부는 ‘탄핵감’이고, 관련자들은 전원 구속감이다.
무엇보다 전두환의 안기부와 기무사, 김영삼 시절의 경찰청 ‘사직동팀’을 연상시키는 이번 사찰 과정의 전방위적 규모와 행태는 정권 차원의 범죄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러므로 첫째, 진보진영이 독자적으로 사건 총책임자인 이명박 퇴진, 관련자 전원 구속ㆍ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정권 퇴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퇴진 요구를 피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명박은 이 사찰 사건의 총책임자다. 이명박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경찰과 국정원, 기무사, 사법부, 한나라당 등이 총동원된 감시ㆍ통제 행위의 책임을 누구에게 묻겠는가.
더구나 레임덕과 엄청난 반대 여론 속에서도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려는 것에서 보듯 이명박은 자신의 임기가 남아있는 한 1퍼센트만을 위한 정책을 한가지라도 더 추진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범죄 정부의 임기를 하루라도 줄이자는 요구는 정당하고 필요하다.
물론 ‘이러다가 박근혜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니냐’거나 ‘이명박이 물러나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다르겠냐’ 하는 물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우선 이명박을 퇴진시키려면 거대한 대중투쟁이 필요하다. 이런 투쟁은 우파 전체를 난처하게 만들 것이고 정치 지형을 99퍼센트 대중에게 더 유리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대중 투쟁으로 이명박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 뒤 집권할 정부는 지금처럼 함부로 99퍼센트를 짓밟는 정책을 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 공직윤리지원관실 등 청와대와 총리실 산하의 각종 소속기구들과 국정원, 기무사, 검찰과 경찰의 공안부서 등 사찰기구들을 즉각 완전히 해체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진흙탕 싸움에서 드러나듯이 이런 사찰기구들의 목적은 진보운동과 사회운동 등 평범한 노동자들의 자주적 활동과 조직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런 기구들이 유지된다면 지금 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
사찰의 주요 표적이었던 노동운동과 진보적 사회운동 진영이 앞장서서 정권을 규탄하고 물러나게 하는 투쟁을 적극 건설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진보진영을 규합해 이명박 퇴진과 사찰기구 해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진보진영 단체들이 모인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의혹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비상행동(약칭 ‘민간인 불법사찰 비상행동’)은 이런 투쟁 건설에 적극 헌신해야 한다.

2012년 3월 31일 토요일

[사설] 백일하에 드러난 청와대의 추악한 방송장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30일자 사설 '[사설] 백일하에 드러난 청와대의 추악한 방송장악'을 퍼왔습니다.
언론과 언론인의 가장 기본적인 자격 요건은 독립성과 공공성이다. 이 두 가치가 유지될 때에만 정치권력과 사회·경제적 강자들에 대한 자유로운 견제·비판이 가능하다. 독립성과 공공성을 잃은 언론은 되레 사회에 해악만 끼칠 뿐이다. 언론 대파업이 진행중인 (KBS), (MBC), (YTN) 등은 권력 입김 아래서 독립성과 공공성을 상실한 경영진이 공영방송을 어떻게 망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들 방송사는 이명박 정부의 입김을 한사코 부인해 왔지만,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건으로 마침내 그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청와대는 집요하고 추악하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통해 방송을 장악했을 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방송을 감시·통제해 왔다.
총리실의 ‘KBS 최근 동향 보고’ 문건은 김인규 사장의 발언과 스타일, 노조의 성향, 간부들의 출신지 및 친소관계 등을 속속들이 담고 있다. 배석규 와이티엔 대표이사가 사장 직무대행을 하던 2009년 9월3일 작성된 ‘와이티엔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은 “신임 대표는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며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독립방송사 사장으로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을 앉히려 했음을 보여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특히 ‘KBS·YTN·MBC 임원진 교체방향 보고’(2009년 8월25일)라는 노골적인 제목의 문건은 ‘BH(청와대) 하명’으로 적시돼 있어 청와대가 방송사 인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회복을 요구하는 언론 대파업에 대해 “방송사가 스스로 해결할 문제” 운운하며 자신과 무관한 일인 것처럼 발뺌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찰 문건으로 청와대가 바로 방송 장악의 ‘몸통’임이 드러나고 말았다. 진실은 잠시 감출 수 있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사설]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 ‘정권 탄핵’ 대상이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30일자 사설 '[사설]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 ‘정권 탄핵’ 대상이다'를 퍼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의 비열한 진면목이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실체가 드러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실상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국회의원, 언론, 재벌, 노조 등 닥치는 대로 뒤를 캤다. 시·분 단위로까지 행적을 정리해 놓은 치밀함, 전 정권 출신 ‘표적’ 인사들에 대한 집요한 추적, 철저한 ‘충성 성적표’ 매기기 등 곳곳에서 “이럴 수가…”라는 신음이 절로 나온다. 그렇게 해서 이 정권은 언론을 장악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공직자를 내쫓고, 공직과 무관한 시민까지 괴롭혔다.
사찰 문건에 넘쳐나는 불법·탈법 행위를 보면 과연 이 정권에 ‘정부’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사찰을 맡은 총리실 공무원들은 권력의 지시에 따라 냄새를 맡고 물어뜯는 사냥개였다. 검찰은 법과 정의의 수호자는커녕 범죄 은폐와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정권 보위대였다. 청와대부터 시작해 총리실, 검찰 등 어디를 둘러봐도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들뿐이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맡길 곳조차 마땅히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국가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이 사건의 몸통이 어디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도 더욱 분명해졌다. 사찰 문건에 선명히 박힌 ‘BH 하명 사건’이라는 여섯 글자가 웅변한다. 방송사 낙하산 인사 개입 등 청와대가 남긴 권력남용의 발자취는 너무 뚜렷하다. 이제 청와대는 무엇을 ‘하명’했고, 어떤 보고를 받았으며, 사후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많은 국민이 이 사건을 접하면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그리고 닉슨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겹쳐 떠올린다. 이 대통령이 침묵과 거짓말로 어물쩍 넘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불법 사실이 드러났다.
권력의 불법적인 사찰은 단순히 이명박 대통령을 넘어 여권 전체의 책임이다. 사찰의 계기가 된 촛불사태 이후 끊임없이 색깔론 공세를 펴며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바로 한나라당, 지금의 새누리당이다. 권력의 언론장악 기도에 맞장구를 치며 도와준 것 역시 여당이며, 그들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낙하산 경영진’을 변함없이 지원하고 있다. 권력 내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여당이 청와대 눈치만 살필 때부터 비극은 이미 잉태됐다. 심지어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 여당 동료 의원들이 사찰을 호소했을 때 친박계 역시 친이계 내부의 권력다툼이라는 시각에서 느긋이 즐긴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
새누리당의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어제 이 사건에 대해 “과거 김대중 정권이 정·관계 인사, 언론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자행했던 불법도청을 연상케 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물타기 발언이다. 현 정권과의 단절을 그토록 강조해온 여당 ‘신권력의 입’에서 고작 그런 수준의 말이 나온 것에 실망을 금하기 어렵다. 역시 가재는 게 편이다.
정치권 등에서는 이번 사안이 총선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사찰 사건은 ‘쟁점’이 될 수 없다. 국민의 존엄성을 짓밟고 국기를 문란하게 한 행위를 놓고 무엇을 다툰다는 말인가. 이 사안은 결코 선거의 유불리 차원에서 얄팍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권력의 사전에서 사찰이라는 단어를 영원히 지움으로써 이 땅의 어느 누구도 다시는 사찰의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현 정권에 몸담은 사람 모두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탄핵을 자청해도 모자랄 상황이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고 빠져나갈 궁리에만 바쁘다. 불법사찰의 비극을 넘어서는 또다른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