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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8일 화요일

대법원, 방통위 항소 기각…종편 승인 자료 공개 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7일자 기사 '대법원, 방통위 항소 기각…종편 승인 자료 공개 해야'를 퍼왔습니다.
언론연대 “검증TF 구성해 종편 탄생의 비밀 파헤칠 것”

대법원이 종합편성채널 승인 관련 자료를 비공개로 일관하던 방통위에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종편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1·2심 판결에 불복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한 것으로 27일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종편·보도PP)신청법인들이 승인 심사시 제출한 심사자료’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편성 방송채널 승인 대상법인의 중복참여 주주 현황’ 등을 공개해야 한다. 


▲ 2012년 6월 1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위가 이제와 백서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꼼수"라면서 종편 승인자료 일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미디어스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한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 이하 언론연대)는 2011년 1월 방통위를 상대로 종편 승인 심사자료 일체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공개를 거부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5월 서울행정법원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일체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며, 2013년 1월 서울고등법원 역시 방통위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언론연대 전규찬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심사 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시민의 상식과 법의 취지에 맞게 합당한 판결을 내린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규찬 대표는 “방통위의 비호 속에 탄생한 종편은 온갖 저질방송과 편파보도로 개국 1년여 만에 언론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면서 “종편 승인 과정의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종편 승인 검증TF를 구성해 종편 탄생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1월 언론연대는 방통위에 종편 및 보도채널 선정 심사관련 △방통위 전체회의 회의록, △심사위원회의 회의록 및 심사자료, △심사위원회 운영 및 구성 등에 사용한 예산 집행내역 일체, △대상법인의 특수관계자 참여 현황, △대상법인의 중복참여 주주 현황, △주요주주 출자 등에 관해 결정한 이사회 결의서 등 6개 사항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언론연대는 ‘신청법인들이 제출한 심사자료’와 ‘중복참여 주주 현황’ 공개가 종편 승인 시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는지 가늠할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CU, 편의점주 사망진단서 조작·금품 회유 의혹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22일자 기사 'CU, 편의점주 사망진단서 조작·금품 회유 의혹'을 퍼왔습니다.

ㆍ유족들 진단서 원본 등 공개… CU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

CU 측이 경기 용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다 수면유도제를 과다하게 먹고 자살기도 하루 만인 지난 17일 사망한 김모씨(53)의 사망진단서 원본 내용 일부를 고쳐 공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 측은 “고인의 사인을 놓고 문제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사망진단서 내용 일부를 CU 측이 지웠다”고 주장했다.

22일 유족들이 공개한 김씨의 사망진단서는 모 대학병원이 사망 당일 발급한 것으로 직접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사인의 원인은 이행성 협심증으로 기록돼 있다. 또 진단서에는 그 밖의 신체상황으로 ‘항히스타민제 중독’으로 표기돼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수면을 유도하는 약품 성분으로 김씨가 평소 수면유도제를 자주 복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CU 측은 지난 21일 김씨 사망진단서 사본을 공개하며 ‘항히스타민제 중독’이라는 내용은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 CU 측은 당시 “사인은 지병인 심근경색”이라며 “김씨는 평소 협심증을 앓고 있었으며 2년 전에는 우울증으로 입원치료도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은 평소 협심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수면유도제를 과다 복용하면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면서 “고인이 수면유도제를 과다 복용하게 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중독’이란 부분을 지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CU 본사 관계자는 “사인을 입증하려는 차원에서 지운 것으로,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 사망 직후 CU 본사 측이 유가족들에게 수천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씨의 부인은 이날 “지난 17일 남편 빈소에 CU 본사 직원들이 찾아와 장례비 일체를 책임지고, 위약금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고인의 사망 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아 갔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도의적인 책임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뜻이지, 언론 입막음용은 아니였다”며 “유가족 측이 먼저 위로금 협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용인 |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버진아일랜드 한국인 명단, 오후에 공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2일자 기사 '"버진아일랜드 한국인 명단, 오후에 공개"'를 퍼왔습니다.
(뉴스타파) 예고, 70여명 공개시 거센 후폭풍 예고

검찰이 CJ그룹의 해외비자금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뉴스타파)가 22일 조세회피지에 재산을 빼돌린 한국인들을 공개하기로 해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MBC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근행 (뉴스타파) PD는 22일 트위터를 통해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드디어, 해외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빼돌리고 세금을 회피한 한국인들의 면면을 낱낱이 공개합니다"라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프로젝트입니다"라고 밝혀, 조세회피지 버진아일랜드의 한국인 명단을 공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PD는 "22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에서 보도 관련 기자회견도 합니다"라며 공개시한을 밝혔다.

(뉴스타파)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지난 몇 주 동안 공동취재를 했다"며 "공동 취재 1차 결과물을 기자회견을 통해 알린다"고 공지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측은 앞서 지난달말 버진아일랜드의 한국인 명단이 70명 정도 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들의 실명과 은닉 재산내역이 드러날 경우 거센 파장이 일 전망이다. 검찰이 21일 압수수색을 단행한 CJ그룹도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국세청도 미국 당국과의 정보 교환을 통해 버진아일랜드의 한국인 명단을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대적 조사가 임박한 양상이다.


최병성 기자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대법원 "4대강 공사 비용 공개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15일자 기사 '대법원 "4대강 공사 비용 공개하라"'를 퍼왔습니다.
경실련 4대강 사업 정보 공개 소송 승소

4대강 공사 비용 정보를 관련 기관이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5일 "서울·부산·익산 국토관리청과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진행한 4대강 턴키 사업장의 예산액 산출 기준 및 산출 근거 공개 소송에서 경실련이 3년 만에 승소했다"고 밝혔다.

턴키 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입찰한다는 특성 때문에 대형 건설사에 유리하며, 건설사 간 담합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간 4대강 공사에서도 턴키 공사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돼왔다.

경실련은 "14일 대법원이 서울·부산 국토관리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상고한 정부 공개 거부 처분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5개 기관(서울·부산·익산 국토 관리청,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은 13개 공구(낙동강 8개. 영산강 2개. 한강 3개)의 공사 추정가격 산출 근거와 산출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경실련은 "지난 2009년 여름, 정부는 4대강 7개 공구에 대한 예산액을 변경한다고 공고 했다. 또한 경인운하 발주를 수행한 한국수자원공사는 3개 공구에 대한 사업비를 정정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러나 예산액이 어떠한 이유에서 변경됐는지 아무 설명이 없어 이에 대한 산출 근거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정부는 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경실련은 2010년부터 3년간의 소송에 돌입했다"고 소송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경실련은 "대형 국가 사업은 정부 설계 후 '최저가 낙찰제'를 명시하고 있으나 턴키라는 제도를 통해 재벌 건설사들에게 이득을 보장해 주고 국가 예산을 낭비해왔다"며 "4대강 검증을 외치는 박근혜 정부는 이제 판결에 따라 정보부터 공개하는 것이 순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자의적 해석으로 정보 공개 거부 처분한 관료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이 정보 비공개 처분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9조 1항'이다.

이 조항은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그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등의 공개를 비공개 처분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경실련은 "비공개 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모두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근거들이라 그간 정보 공개를 둘러싸고 논쟁이 반복되곤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규모 국책 사업에서 이 같은 이유로 정보를 비공개한 경우가 많았다"며 "사업이 끝난 후 자료가 공개된다고 해도 해당 사업은 이미 끝나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해당 자료를 받아 4대강 예산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 예산의 적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또한 국토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판결 이후에도 계속 정보 공개를 거부하거나 미루면 간접 강제 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에서 포클레인이 흙을 파헤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남빛나라 기자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사설]천차만별 대학 입학금 내역 공개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11일자 사설 '[사설]천차만별 대학 입학금 내역 공개해야'를 퍼왔습니다.

대학 입학금이 천차만별이다. 최고 104만원부터 최저 2만원까지 무려 52배의 차이가 난다. 입학금을 받지 않는 한국교원대, 광주가톨릭대, 인천가톨릭대를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11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 199개 대학의 입학금을 조사한 결과 2012학년도 대학별 입학금의 경우 국공립대는 최고 40만2000원, 최저 2만원으로 약 20배의 차이를 보였다. 사립대는 최고 104만원, 최저 15만원으로 7배의 차이가 났다. 특히 입학금이 104만원으로 가장 비싼 고려대는 서울시립대 인문사회계열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인 102만2000원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학들은 대학 등록금과 별도로 내야 하는 입학금의 지출내역이나 산정기준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사고 있다. 등록금의 10~30%로 책정되는 입학금은 입학식 비용, 신입생을 위한 안내 행정비, 안내서 제작비 등에 한정되기 때문에 수십만원씩 책정해야 할 명분이 부족하다. 입학금을 받지 않는 대학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측은 “교육과학기술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4조 제4항에 ‘대학 입학금은 학생의 입학 시에 전액을 징수한다’고만 명시되어 있을 뿐 대학 입학금 성격과 징수목적, 산정근거 등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어 대학들이 마음대로 책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부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대신 책정기준이나 지침이 없는 입학금을 인상하는 꼼수로 잇속을 채웠다. 대학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재학생들의 반발을 사기 쉽지만 입학금은 대학 초년생인 신입생들이 한 번만 내는 금액이어서 큰 반발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수도권 대학 입학금은 지난 5년 동안 평균 24.1% 인상돼 5년간 물가상승률 15.2%의 1.6배에 달한다. 올해도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대신 입학금이나 대학원 등록금을 올리는 등 편법인상을 감행할 것이 예상된다. 


한 해 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대학들은 학교별로 50배 이상 차이 나는 입학금의 용도를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개해야 마땅하다. 반값 등록금의 실현과 대학회계의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도 입학금 집행에 대한 근거가 제시돼야 하고, 최소한의 입학금만 받아야 할 것이다. 입학금과 등록금 등 학생들의 납입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하는 대학에는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대학 당국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입학금의 폐지 여부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이성잃은 한상대’ 감찰내용 직접 쓰고 장관지시 어긴채 ‘공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9일자 기사 '‘이성잃은 한상대’ 감찰내용 직접 쓰고 장관지시 어긴채 ‘공개’'를 퍼왔습니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퇴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진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한 직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감찰본부장 안나서자 ‘독주’…‘간부 반대의견’ 찬성 왜곡도
사퇴 버티다 ‘신임’ 단서 달고 사표…청와대에 폭탄 떠넘겨
여당 검찰개혁안엔 전면 안 나서고 중수부장 앞세워 대리전

‘검찰개혁 방안 발표는 예정대로, 사표 제출은 신임을 묻기 위해.’한상대 검찰총장은 29일 빗발치는 검찰 안팎의 사퇴 요구에 못 이겨 사표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임을 묻기 위한 것’이란 단서를 달아,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30일 검찰개혁 방안 발표를 강행하려는 것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한 총장이 사표 제출 사유로 제시한 ‘신임’의 주체는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다. 자신은 잘못한 게 없으니, 사퇴가 옳은지 그른지 이 대통령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참모들의 집단행동으로 이미 지휘권을 상실한 ‘상처 입은 총장’이 어떻게든 국면을 전환해 보겠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의 ‘폭탄’을 청와대로 넘기면서 마지막까지 총장직을 유지하려는 ‘꼼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신임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설’까지 나돌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표를 낸다며 ‘신임’을 묻겠다는 건 한 총장이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사표 처리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를 연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지금까지의 뇌물수수·성추문 사건, 중수부장 감찰 파문 등과 관련해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성급하게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신임과 결부시키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한 총장의 꼼수에 직격탄을 날렸다.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의 정당성을 여기저기 알리기 위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검은 29일 오후 ‘대검 중수부장 감찰 관련’이란 제목의 자료를 냈다. 그런데 자료 제공의 주체는 쓰여 있지 않았다. 이준호 감찰본부장이 “감찰중이라 감찰 내용 공개는 부적절하다”고 반대하자, 한 총장이 직접 자료를 작성했다고 한다. 실제 이 본부장은 지난 28일 최 중수부장 감찰 사실을 공개한 긴급 브리핑도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총장은 이날 이 본부장을 몇차례나 불러 고함을 치며 자료를 내라고 독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총장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감찰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고 직무명령까지 내렸는데도 상관의 명령을 어기고 이를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한 총장은 이 자료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자료에는 28일 긴급 브리핑을 한 배경에 대해 ‘총장 주재 아래 차장검사 등과 같이 대책을 논의해 감찰 착수와 동시에 공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돼 있으나,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전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 사실 공개를 강행하려는 한 총장을 대검 간부들이 잇따라 찾아가 말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다급한 한 총장이 이런 정황을 왜곡해 거짓말까지 한 셈이다.한 총장의 이런 꼼수는 과거에도 있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상설특검제 등을 뼈대로 한 검찰개혁안을 내놨을 때 검찰이 보인 반응이 대표적이다. 최 중수부장은 사흘 뒤인 17일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안 위원장의 주장은) 검찰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 관계자는 “최 중수부장이 사법연수원 10기수나 선배인 전직 중수부장을 상대로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랬겠느냐. 한 총장이 시켜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물타기’했던 경우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사건 수사결과 발표 시점을 뉴스 주목도가 떨어지는 금요일로 잡았는데, 이에 반발한 기자들이 ‘기자실 자체 엠바고’에 합의해 그 다음주 월요일치로 기사를 썼다. 당시 금요일 발표를 지시했던 한 총장이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2012년 9월 8일 토요일

"제주해군기지, 美핵항모 기항 전제로 설계"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9-07일자 기사 '"제주해군기지, 美핵항모 기항 전제로 설계"'를 퍼왔습니다.
장하나, 해군 시설공사시방서 공개

제주해군기지 설계가 주한미해군사령관의 요구대로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주해군기지 설계의 대상선박은 한국군이 보유하지도 않는 핵추진항공모함(CVN-65급)을 전제로 설계됐고, 설계적용은 주한미해군사령관(CNFK)의 요구를 만족하는 수심으로 계획됐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지난 2010년 해군에서 발간한 '08-301-1 시설공사 공사시방서'라는 보고서를 입수, 공개했다. 보고서의 '설계적용'란에는 "CNFK 요구조건(DL.(-)15.20m)을 만족하는 DL.(-)17.40m로 계획"이라고 명시돼있다. 

장 의원은 "CNFK는 주한미해군사령관(Commander, U.S. Naval Forces Korea)의 약자로서 주한미태평양함대 소속"이라며 "제주해상교통로 보호나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대외적인 이유가 아니라, "국민들이 모르는 미국의 요구가 전제돼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문건에는 CVN-65급 선박이 나오는데 이는 'Carrier Vessel Nuclear'의 약자로 핵을 추진체로 하는 항공모함"이라며 "한국에는 있지도 않은 항공모함을 시뮬레이션의 대상선박으로 설정한 이유가 무언가? 이는 제주해군기지가 미군의 상시적 활용을 전제로 한 기지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미군은 아시아에서 기항지를 늘리고 다수 국가와의 다국적 훈련도 확대할 것"이라는 지난 2011년 6월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해군기지가미 5개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이유는, 제주해군기지가 미 해군전략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임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5년간 미군기지와 상관없다고 했는데, 외신에서 늘상 그렇게 이야기하고 펜타곤도 미 해군의 60%를 아시아에 배치한다고 공언하는데 왜 한국정부만 무관한다고 주장하나"며 "왜 우리 돈으로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해군기지를 지어야하나. 미 주한미해군사령관이 해군기지를 깊이 파라고 해서 왜 돈을 많이 들여짓나"라고 추궁했다. 

그는 또 "김관진 국방장관은 2011년 7월 20일 한 포럼에서, '미국 항공모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해군본부에서 발행한 이 보고서는 무엇이며, 어떤 경위로 작성된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그 문건은 보지 못한 문건"이라며 "시방서에 수심 12m가 17m로 되어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 못해서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해군 기지는 어느 함정도 들어올 수 있다. 주둔은 할 수 없지만, 피항은 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야하고 비록 항공모함이라해도 일시적 기항은 가능하다"며 "일시적 정박은 어느 배든 가능하다. 중국선박도 가능하다. 미군기지를 겸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정엽 기자

양문석 위원 “법원 판결보다 더많이 공개” 주문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07일자 기사 '양문석 위원 “법원 판결보다 더많이 공개” 주문'을 퍼왔습니다.
“항소말고 이통사 비호 오명 벗어야”

통신비 원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사무국에게 “더 많이 공개해야할 시점”이라며 사무국의 적극적 대처를 요구했다.

양문석 위원은 7일 전체회의에서 “법원판결이 가이드가 돼 어중간하게 공개범위를 정해서는 안된다”며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공개하라”고 사무국에 주문했다.

양문석 위원은 “법원 판결에서 공개하라는 것들은 다 공개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고 또 대체적으로 공개된 것”이라며 “(공개된 것은) 모으고 더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추가해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공개하라”고 말했다.

또 양문석 위원은 “방통위가 사업자를 옹호하고 비호한다는 악평을 계속 감수할 필요가 없다”며 “법원 판결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개해 혐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위원은 “항소하는 순간 방통위는 이통사업자에 대한 비호와 보호, 두둔에 대한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사무국은 항소하지 말고 명확하게 판결 따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문석 위원은 “더 많이 공개해야할 시점에 법원이 오히려 어중간하게 공개범위를 정했다 본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 정보공개 안을 마련해서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6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방통위를 상대로 진행한 두 건의 이동통신요금 관련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방통위에 ‘통신비 원가 산정 자료’를 등 중요한 정보들에 대해서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자료는 △요금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이동통신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요금산정 근거 자료 △이용 약관의 신고·인가와 관련된 적정성 심의 평가 자료 등이다.

방통위는 법원에 판결에 대해 “방통위는 1심 판결문을 송달받은 후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여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6일 논평을 통해 법원판결에 대해 “기념비적인 판결”이라며 “법원이 소비자 주권 확립, 국민의 알권리 확대, 중요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접근권 확대 등의 관점에서 중요 공공 정보에 대해 승소 판결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9월 2일 일요일

국세청의 검은 안개 속에서 종교인 소득세 공개의 길을 찾다


이글은 한겨레21 2012-08-03일자 제926호 기사 '국세청의 검은 안개 속에서 종교인 소득세 공개의 길을 찾다'를 퍼왔습니다.
[특집1]고나무 기자가 뛰어든 소송, 검은 침묵에 싸인 국세청 상대로 ‘종교인 소득세 납부 자료 공개’ 승소까지… 나홀로 소송하다 무료변론 변호사 만나 뫼비우스 띠처럼 얽힌 소송 승리하다

» <한겨레21> 고나무 기자가 2011년 9월 국세청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한겨레21 정용일.

국세청과 기획재정부는 거대한 검은 안개였다. 새벽녘 비 내리는 습지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검은 안개는 교회와 절을 감싼다. 국세청은 성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매년 원천징수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 중생들로부터 받은 헌금으로 성직자들은 밥을 먹는다. 법원이 (한겨레21)이 ‘최근 2년간 종교인들의 소득세 납부 현황 자료를 공개하라’며 국세청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에 대해 지난 8월16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나홀로 소송 과정의 실수와 의식 있는 변호사의 무료 변론까지, 재판 전후 뒷이야기를 전한다._ 편집자



“그런 일이 있었어요? 처음 듣는 말인데요?”


중년 남자는 과장된 톤으로 답했다.


“그러니까 2006년 5월 국세청에서 기획재정부에 ‘종교인에 대한 과세가 가능한가’라는 질의서를 보내거든요. 기사에도 나옵니다.”



“전 모르고 있었네요. 아, 이거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짐짓 놀랐다는 투다. ㄱ 국장은 서울국세청의 이른바 ‘한겨레신문’ 담당이다. 언론 취재에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언론사 동향을 묻기도 한다. 사람들이 ‘채널’이라고 부르는, 그런 일을 한다. 2011년 8월20일, 한낮의 열기 때문에 휴대전화에 점점 땀이 묻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뒤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어느 부서에 확인해야 하는지 전화한 건데… 다른 분께 여쭤봐야겠네요.”


“죄송합니다. 나중에 국세청 출입하는 ‘한겨레신문’ ○○○ 기자랑 소주 한잔 하시죠.”


수쿠크법 막은 개신교, 소송의 시작


대화는 그것으로 끝났다. 고개를 꺾고 어깨와 볼로 휴대전화를 고정시키고 두 손은 취재수첩과 펜을 들었다. 그러나 적을 게 없었다. ㄱ 국장은 넉살이 좋았다. 그는 (한겨레21) 기자와 소주잔은 주고받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정보는 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경제부를 출입했다면 좀 달랐을까? 유려한 말발과 넉살,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는 술 실력은, 불행히도 여전히 한국 저널리스트의 실탄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국세청은 그 실탄의 사정거리 너머에 있다고 느꼈다. 늪지 한가운데 검은 안개에 싸인 성처럼.


2011년 종교가 정치를 모욕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수쿠크법)을 통과시키려 했다. 이슬람 석유자본을 유인하려는 목적이었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특유의 문화에 맞춰 세금 관련 법령을 손질했다. 수쿠크법은 그런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그해 2월24일 “만약 이슬람 펀드에 정부가 동의를 하면 나는 영원히 대통령과 싸우겠다. 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노력을 한 것만큼 하야시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정치인 낙선운동을 거론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법안 통과를 보류했다. 민주당도 수쿠크법에 반대했다. 개신교 눈치를 봤다는 말이 많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지역 교회는 표밭이다. 헌법 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한다. 합리적인 종교계 인사들 사이에서 반성이 나왔다. 한국 개신교가 정치에 개입할 만큼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느냐는 자성이었다. 국세청이 성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관행이 대표적인 사회적 무책임 사례로 거론됐다.


국가권력의 본질은 폭력이다. 청동기시대 이후 수천 년 동안 조세권과 형벌권이 권력의 뿌리였다. 그 폭력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행사돼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다. 21세기 한국에 예외가 존재한다. 국세청은 목사·스님 등 성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천주교계와 일부 개신교·불교 종단 성직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소득세만 걷는다. 헌법 11조는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밝힌다.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헌법 11조를 파괴하고 있었다. 정치는, 적어도 이 주제와 관련해 무능했다. 2011년 9월1일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전화로 ‘성직자 소득세 문제를 당에서 논의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그건 국세청이나 기재부에 물어보시죠. 정치인이 말하기는 좀….”


(한겨레21)은 2011년 8월18일 국세청과 기재부에 정보공개 청구서를 보냈다. “2006년 5월 국세청이 기재부에 성직자 소득세와 관련해 보냈던 질의서 내용과 기재부 회신 내용 등을 공개하라.” 국세청과 기재부는 8월29일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비공개했다. 이미 보도된 내용인데 어떤 지장이 생긴다는 걸까?


하마터면 재판도 못받고 기각당할 뻔


(한겨레21)은 2011년 3월21일 국세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성직자의 최근 10년간 소득세 납부 현황, 최근 10년간 국세청에 소득신고한 성직자 가운데 연소득을 1억원 이상으로 신고한 성직자가 있는지 등 모두 7개의 정보를 요구했다. 국세청은 ‘그런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국세청의 비공개 결정은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냈으나 또 졌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1년 4월 “(한겨레21)이 요구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국세청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재결했다. 2011년 9월15일 나는 마지막 불복 절차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9월19일 판매된 (한겨레21) 878호에 ‘헌법 11조 파괴하는 국세청·기재부’라는 제목으로 그간의 과정을 보도했다.


2011년 9월28일 아웃룩에 낯선 이름의 전자우편이 와 있었다.


‘기자님이 쓴 ‘헌법 11조 파괴하는 국세청·기재부’ 기사를 잘 읽었고 지금 진행하시는 소송에도 공감해서 제가 변호사로서 사건을 무보수로 대리해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인지대 및 송달료 등 소송 비용은 부담하셔야 합니다. 진행 중인 소송 기록이나 자료는 저에게 제공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은 최근 기자님의 기사와 대형 교회에 관한 을 보고 종교인들이 세속의 법을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윤식 드림.’


검은 안개 낀 늪지에서 진흙에 빠진 발바닥이 돌을 밟은 것처럼 기뻤다. 시민단체 ‘새사회연대’ 조사를 보면, 2006년 민사소송 240만6348건 중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 대리인을 세우지 않은 경우가 82.2%(197만3759건)에 달했다. 오 변호사에게서 연락을 받기 전까지 나홀로 소송으로 재판을 준비했다. 나홀로 소송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겨레신문’ 관련 소송을 전담하는 법무법인 ‘한결’에서 조언을 얻었다. 행정소송 소장 서식을 얻었다. 도서관에서 정보공개 청구 소장 견본이 담긴 법학서를 빌렸다.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는 등 열심히 흉내냈다.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었다. 9월9일 어렵사리 소장을 완성했다. 법원으로 나서는 길에 노파심에 다시 소장을 읽어봤다. ‘원고 고나무’ 다섯 글자가 눈에 밟혔다. 정보공개 청구와 행정심판을 ‘고나무’ 개인 이름이 아니라 ‘한겨레신문’ 법인 이름으로 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번 소송은 국세청의 비공개 결정에 대한 불복이었다. 정보공개 청구 및 행정심판 청구 명의와 소송 원고의 이름이 같아야 했다. 급하게 변호사에게 물었다. “큰일 날 뻔했네요. 그렇게 소장 냈으면 ‘각하’됐을 거예요.” 법원이 소송 자격 등이 없다고 판단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게 ‘각하’다. 만약 그대로 소장을 냈다면 ‘소송을 낼 자격은 ‘한겨레신문’이라는 회사에 있는데 자격도 없는 ‘고나무’ 개인이 소송을 냈으니 재판에서 따져볼 필요도 없다’는 경우에 해당됐을 것이다. 부랴부랴 소장을 고쳐 썼다. 오 변호사가 수임계를 쓰고 정식 대리에 나섰다. 내가 낸 어설픈 소장을 ‘소 취하’로 취소했다. 오 변호사가 제대로 소장을 작성해 2011년 11월2일 다시 제출했다. 정식으로 수임했다면 400만원을 줘야 했다. 오 변호사는 400만원 대신 다른 무엇을 택했다.


국가권력의 본질은 폭력이다. 청동기시대 이후 수천 년 동안 조세권과 형벌권이 권력의 뿌리였다. 그 폭력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행사돼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다. 21세기 한국에 예외가 존재한다. 국세청은 목사·스님 등 성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타이밍 때문에 단독 보도 놓치다


재판 전망이 마냥 밝은 건 아니었다. 국세청은 재판 내내 ‘(한겨레21)이 요구하는 자료는 없다’고 주장했다. 자료 부존재 논리였다. 그걸 깨야 했다. 그러나 상황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 있었다. (한겨레21)은 국세청이 성직자 소득세 자료를 갖고 있음이 분명하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 주장을 입증하려면 국세청의 성직자 소득세 자료 일부를 갖고 있어야 했다. 오 변호사가 입증 자료를 요청했다. 줄 게 없었다. 미안했다. 오 변호사도 조금씩 지쳐갔다.


2012년 5월17일 검은 안개로 들어갈 길이 조금 열렸다. 이날 재판부가 국세청에 전산시스템에 관한 자료를 내라고 지시했다. ‘국세통합시스템’(TIS)과 ‘국세정보관리시스템’(TIMS)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겠다는 취지였다. 재판부가 비공개로 검증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자 국세청은 자료를 제출했다. 책 두 권 분량의 문서 자료를 쌓아놓고 안철상(55·사법연수원 15기·사진) 부장판사는 서울 서초동 행정법원 사무실에서 여러 번 야근을 했다. 안 부장판사는 국세청이 인적 사항과 갖가지 납세 정보 등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체납자 성향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검증 절차는 모두 비공개로 이뤄졌다. 나와 오 변호사는 이런 정황을 알 수 없었다.


“고 기자님, 오 변호삽니다. 저희가 일부승소 했어요!” 8월17일 금요일 오전 11시 무뚝뚝한 남자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톤이 높았다. “법원 전산망을 검색해보니 ‘원고 일부승’이라고 나오네요. 아직 판결문을 못 받아봐서 구체적으로 재판부가 국세청에 어떤 정보를 공개하라고 지시한 건지는 모르지만요.” 이날 서울행정법원이 ‘최근 2년간 종교인 소득세 납부 현황’ 등을 공개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주간지 마감은 금요일이다. 8월17일 오전 다음주치 (한겨레21)용 기사는 이미 거의 다 작성돼 있었다. 지면 구성도 마무리된 상태였다. 굳이 단신으로 판결 결과를 좁은 지면에 욱여넣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기자라는 ‘기사 기계’를 굴러가게 만드는 석유가 있다. 단독 기사를 쓰겠다는 욕망이다. 독자 대중은 웬만해선 기사의 내용만 기억할 뿐 기자 이름은 기억하지 않는데도 기자들은 그 헛된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전화를 끊고 이번 판결 결과를 다음주에 ‘단독 보도’해야겠다는 생각에만 골몰했다. 내가 소송 당사자인 원고라는 사실도 시야를 좁게 했다. 그 때문에 다른 언론이 이번 재판 결과를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 8월18일 토요일 늦은 저녁, 버스에서 동료의 전화를 받았다. 판결 결과가 (연합뉴스)등 여러 신문·방송에 보도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줬다. ‘왜 미리 법원 기자단에 엠바고를 요청하지 않았을까’ 자책했다. ‘엠바고’란 언론사가 담합해 특정 팩트를 일정 시점까지 보도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정부나 수사기관이 국익이나 수사 기밀을 위해 언론에 요청한다. ‘이번 소송은 오롯이 (한겨레21)이 준비한 것이므로 (한겨레21)이 보도하기 전까지 타 언론사에 엠바고를 요청해야 했나?’ 감정이 앞서 판단이 어려웠다.


국세청은 재판 내내 ‘(한겨레21)이 요구하는 자료는 없다’고 주장했다. 자료 부존재 논리였다. 그걸 깨야 했다. 그러나 상황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 있었다. (한겨레21)은 국세청이 성직자 소득세 자료를 갖고 있음이 분명하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 주장을 입증하려면 국세청의 성직자 소득세 자료 일부를 갖고 있어야 했다.



국세청 항소,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1시간 동안 침울했고 2시간 뒤 담담했다. 21개 통신·신문·방송이 판결의 사회적 의미를 인정해 판결을 보도했다. KBS는 다른 언론과 달리 ‘한 언론사’라고 보도하며 굳이 ‘한겨레신문’ 이름을 감췄다. (한겨레21)이 의미 있는 판결과 타사의 보도를 이끌어냈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한 선배 기자가 조언했다. 엄연히 공개재판이 원칙인데 이런 사유의 엠바고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줬다. 또 다른 소송 당사자인 국세청에서 판결 결과가 알려질 가능성도 있었다. 역시 엠바고가 성립될 상황이 아니었다.


국가의 본질은 강제하는 힘이다. 국세청은 가리지 않고 그 힘을 쓴다. 전직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목사와 승려만 그 힘의 사정거리 밖에 있다. 검찰은 국세청이 성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을 ‘건국 이래 관행’이라고 2006년 밝혔다. 범인은 ‘관행’이라는 검은 안개 속에 숨어 있다. 관행은 특정 국세청장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때가 되면 인사 발령으로 소득세 관련 업무를 떠날 세무관료 모두의 침묵의 직무유기는 검은 안개처럼 교회와 절을 감싸고 돈다. 책임자는 보이지 않고 잘못만 존재한다. 국세청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오윤식 변호사 인터뷰“부조리 시정하려 참여했다”

 
400만원 대신 그는 무엇을 얻었을까? 이번 소송을 정식으로 수임했다면 오윤식(39) 변호사는 400만원을 받았을 터. 오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공익적 의미가 있다고 보고 무료로 (한겨레21)을 대리했다.

-일부승소할 거라 예상했나.
=확신하지 못했다. 국세청은 계속 “(한겨레21)이 요청하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료가 존재할 개연성이 있음을 증명하는 게 어려웠다. 세무 관련 자료를 찾기가 워낙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판부에서 세무행정시스템을 검토했는데 비공개로 검증한 탓에 결과를 알 수 없었다.

-2심은 어떻게 전망하나.
=이변이 없는 한 1심 판결이 유지되리라 예상한다. 1심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했고 비공개 검증도 하는 등 치밀한 준비 끝에 판결했다. 1심 재판부가 국세통합시스템 등을 검증한 뒤 사실상 자료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것으로 무리가 없다.
-자발적으로 공익소송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용산 참사가 발생할 당시 ‘용산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의 법률지원팀장으로 참여했다. 최근엔 경기도의 한 골프장 캐디와 관련된 소송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진행된 골프장 매각의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캐디들이 만든 노동조합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그 조합원들에게 무더기로 불이익을 준 사건이다. 캐디가 노동자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다투고 있는 사건이다. 우리 사회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부분을 시정하는 차원에서 본 소송에 참여했다.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민주당, 19년전 '장준하 보고서' 공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8-21일자 기사 '민주당, 19년전 '장준하 보고서' 공개'를 퍼왔습니다.
당시 검안보고서 "가격에 의한 두부골절, 의문의 주사자국"

민주통합당은 21일 고 장준하 선생 사망 당시 검안의의 증언을 청취한 1993년 진상조사보고서를 재공개하며 거듭 정부 차원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기홍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시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하며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당시 검안했던 의사로부터 직접 증언을 청취했는데, 추락 실족사가 아닌 원형에 인공물체에 의한 두부골절이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한광옥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조사위원회'는 약사봉 현장답사를 비롯해 유일한 사고 목격자인 김용환, 호림산악회 회장 김용덕, 동아방송 기자, 의정부지청 검사, 법의학자 문국진 박사를 대상활동을 벌였다. 또 당시 사체를 검안했던 조철구 박사도 소견서를 제출했다. 

문국진, 조철구 박사는 "장준하선생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은 직경 2cm, 중앙부에 홈이 있는 인공적인 물체를 가지고 직각으로 가격하여 생긴 후두부 함몰상으로 추정된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또한 "오른쪽 팔과 엉덩이의 의문의 주사자국은 보통 주사자국보다 크게 확장된 것으로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주사한 경우에 해당되며, 마취주사 후 선생의 몸을 고정시킨 뒤 후두부 급소 부위를 강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두부를 비롯해서 외상을 입기 쉬운 견갑부, 주관절부, 수ㆍ족관절부 등 돌출부위의 외상이 전혀없는 점으로 보아 넘어지거나 구른 흔적이 없고 후두부 골절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추락으로 인해 손상당하기 어려운 부위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고현장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추락사를 주장하는 유일한 목격자인 김용환씨는 당시 현장답사에서 등반을 개시한 산 입구, 장 선생과 점심을 먹었다는 바위,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는 등 대부분 증언과 현장답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김씨는 추락지점에 고운 모래가 있었다고 했지만 답사 결과는 견치석(모난돌) 투성이었고, 높은 벼랑에서 굴러 떨어진 물체가 정지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또 김씨가 지정한 추락지점은 약 75미터 높이의 높은 절벽으로 장 선생의 사체처럼 아무런 상처없이 반듯이 누워 발견되기가 어려운 곳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권력기관의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동아방송 기자는 데스크로부터 무조건 취재 중단 명령을 받고 철수했고, 가족들은 사고 당일 오후 3시께 전화로 사고소식을 들었지만 당시 산에는 전화가 없었고 인가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유 원내부대표는 "2002년, 2004년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12가지 자세로 추락하는 것을 조사를 해봤는데 12가지 모두에서 머리 한 군데에만 함몰이 일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문의 주사자국에 대해서도 "주사자국 관련해서 만약에 마취제가 있었다면 유골의 그런 성분이 침착된 것을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의견"이라고 재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앙정보부에 대해서도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가 관여된 흔적이 있다"며 "중정이 일주일 전 산행에 대해서도 이미 동향파악을 했던 기록이 있고 바로 전 날 박형규 목사 재판에 장준하 선생이 참석했던 동향보고까지 하고 있는데 유독 당일만 자기들이 그날 동향 파악을 못 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당시 사건현장 주변에서 중정 요원이라고 밝히는 사람들이 경찰에게 함구해달라고 했다는 증언이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사건은 대통령에 대한 A보고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것은 대통령에 보고 됐다는 것이고 그 자료는 보존되어 있다는 것인데 찾아내지 못했다. 이것 역시 정부가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민주당, 19년전 '장준하 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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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안보고서 "가격에 의한 두부골절, 의문의 주사자국"

민주통합당은 21일 고 장준하 선생 사망 당시 검안의의 증언을 청취한 1993년 진상조사보고서를 재공개하며 거듭 정부 차원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기홍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시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하며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당시 검안했던 의사로부터 직접 증언을 청취했는데, 추락 실족사가 아닌 원형에 인공물체에 의한 두부골절이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한광옥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조사위원회'는 약사봉 현장답사를 비롯해 유일한 사고 목격자인 김용환, 호림산악회 회장 김용덕, 동아방송 기자, 의정부지청 검사, 법의학자 문국진 박사를 대상활동을 벌였다. 또 당시 사체를 검안했던 조철구 박사도 소견서를 제출했다. 

문국진, 조철구 박사는 "장준하선생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은 직경 2cm, 중앙부에 홈이 있는 인공적인 물체를 가지고 직각으로 가격하여 생긴 후두부 함몰상으로 추정된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또한 "오른쪽 팔과 엉덩이의 의문의 주사자국은 보통 주사자국보다 크게 확장된 것으로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주사한 경우에 해당되며, 마취주사 후 선생의 몸을 고정시킨 뒤 후두부 급소 부위를 강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두부를 비롯해서 외상을 입기 쉬운 견갑부, 주관절부, 수ㆍ족관절부 등 돌출부위의 외상이 전혀없는 점으로 보아 넘어지거나 구른 흔적이 없고 후두부 골절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추락으로 인해 손상당하기 어려운 부위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고현장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추락사를 주장하는 유일한 목격자인 김용환씨는 당시 현장답사에서 등반을 개시한 산 입구, 장 선생과 점심을 먹었다는 바위,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는 등 대부분 증언과 현장답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김씨는 추락지점에 고운 모래가 있었다고 했지만 답사 결과는 견치석(모난돌) 투성이었고, 높은 벼랑에서 굴러 떨어진 물체가 정지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또 김씨가 지정한 추락지점은 약 75미터 높이의 높은 절벽으로 장 선생의 사체처럼 아무런 상처없이 반듯이 누워 발견되기가 어려운 곳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권력기관의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동아방송 기자는 데스크로부터 무조건 취재 중단 명령을 받고 철수했고, 가족들은 사고 당일 오후 3시께 전화로 사고소식을 들었지만 당시 산에는 전화가 없었고 인가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유 원내부대표는 "2002년, 2004년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12가지 자세로 추락하는 것을 조사를 해봤는데 12가지 모두에서 머리 한 군데에만 함몰이 일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문의 주사자국에 대해서도 "주사자국 관련해서 만약에 마취제가 있었다면 유골의 그런 성분이 침착된 것을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의견"이라고 재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앙정보부에 대해서도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가 관여된 흔적이 있다"며 "중정이 일주일 전 산행에 대해서도 이미 동향파악을 했던 기록이 있고 바로 전 날 박형규 목사 재판에 장준하 선생이 참석했던 동향보고까지 하고 있는데 유독 당일만 자기들이 그날 동향 파악을 못 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당시 사건현장 주변에서 중정 요원이라고 밝히는 사람들이 경찰에게 함구해달라고 했다는 증언이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사건은 대통령에 대한 A보고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것은 대통령에 보고 됐다는 것이고 그 자료는 보존되어 있다는 것인데 찾아내지 못했다. 이것 역시 정부가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장준하 타살의혹', 방송사 메인뉴스엔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7일자 기사 ''장준하 타살의혹', 방송사 메인뉴스엔 없다'를 퍼왔습니다.
15일 한겨레 첫 보도, 16일엔 장준하 유골사진ㆍ소견서 공개됐으나 '조용'

유신독재 시절 박정희 정권에 맞서다 의문의 죽임을 당한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이 다시 부각되고 있으나, 유독 방송3사의 메인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 16일 장준하기념사업회가 공개한 장 선생 유골 사진. (장준하 기념사업회 제공)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이 37년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15일자 (한겨레) 보도를 통해서다. 15일 (한겨레)는 1면 ("장준하 선생 두개골서 6cm 뻥뚫린 구멍"…타살 의혹 재점화)에서 장준하 선생 유족과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 안장된 장 선생의 유골을 지난 1일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조성중인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에 대한 검시가 이뤄졌다"며 "머리 뒤쪽에 6cm 정도 크기의 구멍과 머리뼈 금이 발견돼, 검시한 의사가 '인위적인 상처로 보인다'는 1차 의견을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6일에는 장준하기념사업회가 장 선생 유골 사진과 유골을 검시한 법의학 교수의 소견서를 공개했으며, 민주통합당은 "유신독재의 정치적 계승자로, 5.16 쿠데타에 대한 미화와 역사왜곡에 앞장서온 박근혜 후보의 사과와 태도변화를 촉구한다"며 이날 즉각적으로 당 차원에서 의문사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이 직접 장 선생의 유골을 통해 상당히 신빙성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문제가 대선 국면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15~16일 방송3사 메인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 기간 (혹등고래와 인간의 교감…렌즈에 포착)(KBS) (뺀 살 다시 찌는 '요요현상' 이유는?)(MBC) (멧돼지 등장에 농작물 쑥대밭…포획비상)(SBS) 등이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보도보다 뉴스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의 최경영 간사는 17일 "역사적으로나, 현재적 맥락으로나 충분히 뉴스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이번 검시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다뤘어야 했다"며 "만약 오늘(17일) 저녁까지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는다면 내주 공정방송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따져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17일) 오전에 장준하 선생 추모식 및 장준하공원 개원행사가 있어서, 사회부가 (늦게나마) 이 행사를 취재해 보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안이 가지는 함의에 비춰볼 때 엄연한 축소보도"라고 덧붙였다.
SBS노조 관계자는 "보도국 쪽에 알아보니, 이번 사안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올림픽 취재 등으로 인해 취재 인력이 마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한겨레가 충분히 보도한 사안이라 추가적으로 새로운 사실이 나와야 방송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보던 중이었고, 마침 오늘(17일) 오전 장준하공원 개원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이걸 계기로 관련 보도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사설] 죽음의 진실 앞에서 유불리 따지는 어리석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7일자 사설 '[사설] 죽음의 진실 앞에서 유불리 따지는 어리석음'을 퍼왔습니다.

귀 뒤쪽에 손바닥만한 함몰이 선명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이 공개됐다. 37년 동안 가려져 있던 타살의 진실을 웅변하는, 정교한 인위적 파손이다. 하지만 그 앞에서 ‘도대체 누가, 왜?’라는 분노보다는 참괴함의 떨림이 앞선다. 도대체 살아남은 이들은 무엇을 했는가, 자책 때문이다. 선생은 자주독립, 민주화, 평화통일을 위해 한평생 사선과 백척간두의 삶을 살다가 결국 비명횡사했는데.그 죽음 앞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와 그 측근들의 허무맹랑한 말들은 분노를 깨운다. 물론 주군에게 쏠리는 따가운 시선을 차단하려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버지 일을 왜 딸에게 묻는가’, ‘연좌제 적용인가’ 따위의 용렬한 짓을 할 상황이 아니다. 박 후보 자신도 ‘진상조사위에서 조사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하니, 오십보백보다. 타살의 책임을 묻는 것도 아닌데, 지레 방어막부터 치고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가 옹색하긴 하다. 그러나 장준하의 죽음은 광복과 민주화를 향한 위대한 역정의 돌연한 중단이었다. 민족적 비극이었다.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이들이라면, 그 앞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박 후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장준하의 죽음은 일제하 일본군에 의한 독립군 토벌의 연장이었으며, 해방된 조국에서 일본군 부역자의 광복군 지휘관에 대한 저격이었고, 민주·민족세력에 대한 군사독재·친일세력의 테러였다. 그 막중한 무게를 알고 있었기에 박 후보는 2007년 선생의 부인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을 것이다. “아버지 시대에 희생당했던 분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평소대로 애매하고 정형화된 말이었지만, 그 의지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 아버지 박정희 치하에서, 그의 수족과도 같은 기관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컸으니 그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게다.아비의 역사적 죄과를 사과하는 딸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1975년이면 그가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구실을 했으므로 책임이 크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유치한 비약이다.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 위에서 대권을 꿈꾸는 이가 아버지의 잘못을 고백하는 건 용기이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건 역사적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진실을 드러내는 용기다. 역사 앞에서 유불리를 따지는 것만큼 졸렬한 소인배는 없다. 집권당의 사실상 오너로서 장준하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데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이제 주검이 웅변하는 타살의 진실을 되돌릴 순 없다. 아버지 유산에 매몰돼 있다면 그에게 미래는 없다.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론스타, ISD 중재의향서 공개


이글은 레디앙 2012-08-13일자 기사 '론스타, ISD 중재의향서 공개'를 퍼왔습니다.
금융위가 거부한 자료, 론스타가 공개해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그간 완강히 공개를 거부해왔던 론스타의 투자자국가소송 중재의향서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통해 13일 공개됐다.
론스타가 지난 5일 중재의향서와 그 부속서류 전부를 미국의 인터넷 보도매체 (Business Wire)를 통해 공개했다. 론스타는 이를 공개한 이유를 지난 5월 한국 정부에 통지한 중재의향서의 내용에 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론스타가 밝힌 손해의 핵심은, 금융위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승인 지연으로 매각차익에서 손해를 입었고,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에 따라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2011년 론스타 시민소환운동 기자회견 모습(사진=참여연대)

또한 하나금융지주에 전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금융위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승인 처분을 부당하게 지연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과세처분과 관련해서는, 국세청이 론스타의 한국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관해 자주 입장을 바꿨고,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세액 산정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중재의향서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이 해외자본이 대규모의 투자수익을 누리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의식해 행정처분에서 론스타를 불법 부당하게 대우했고 이로 인해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것.
하지만 참여연대는 “중재의향서에 나타나는 론스타의 주장은 사실의 누락과 왜곡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론스타 문제의 핵심은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그 사실을 은폐하여 감독당국으로부터 부당하게 대주주 자격을 취득하고 지배주주의 지위를 누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중재의향서에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감독당국이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자로 인정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
특히 참여연대는 ”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일본 내 골프장인 PGM홀딩스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잘못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론스타가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은 이번 중재의향서에도 잘 나타나있다. “고 밝혔다.
또한, 참여연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인수 당시 론스타가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했던 동일인 신고서에는 극동홀딩스I, 극동홀딩스II, 스타홀딩스 등 론스타가 지배하는 회사들이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재의향서에서 론스타는 원고로서의 자신을 구성하는 회사들에 이 회사들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며 “이것은 론스타가 스스로 ‘과거 신고 시 동일인들을 누락시켰고, 이들을 포함할 경우 우리는 산업자본이었다’고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중재의향서가 공개된만큼 론스타와 주고받은 서신과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며 국회 차원의 론스타 청문회등을 요구하며 중재요청서 전문을 공개했다.

장여진 

2012년 8월 4일 토요일

네이버 검색 통계, 공개 안 하는 이유가 뭔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04일자 기사 ' 네이버 검색 통계, 공개 안 하는 이유가 뭔가'를 퍼왔습니다.
[미디어바로미터]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IT칼럼니스트

한 검색 업체 직원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지역에서 사람들이 ‘독감’이란 단어를 많이 검색하기 시작하면 곧 그 지역에 독감이 유행했던 것이다. 질병통제국이 독감 주의보를 발령하기 2주 전에 이미 이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업체는 따로 독감 통계 페이지를 만들어 전 세계의 독감 유행 상황을 검색을 통해 예보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운영하고 있는 독감 트렌드다.

검색은 이제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사람들은 여론 조사에는 거짓말은 해도 검색을 할 때는 솔직해진다.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검색하기 때문이다. 검색 통계를 조사하면 어떤 지역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를 매우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검색 통계로 누가 대통령이 될지도 미리 알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미국 대통령 선거 며칠 전에 이미 오바마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었다. 오바마 검색량이 맥케인 검색량보다 5배 이상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초조하게 출구 조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이 실시간 검색 통계만 확인해도 충분하다.

여론 조사는 기껏해야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을 조사할 뿐이지만 검색 통계는 수천만 명에서 수억 명의 검색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다. 사람의 생각을 미리 알 수 있는 검색은 이제 권력이 됐다.

권력자들에게 이 검색 통계는 매우 가치 있는 정보다. 어느 지역의 유권자가 어느 후보를 선호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면 매우 효율적인 선거 운동이 가능하다. 경합 지역에 제한된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다면 당선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

권력자들이 검색 통계를 독점하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구글은 검색량 통계 페이지를 아예 공개해 버렸다. 그래서 구글 트렌드 페이지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 통계 공개를 통해 검색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게 하면서도 이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의 포털들은 검색 통계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음의 트렌드 페이지는 기술적 한계와 상업적 이유 때문에 구색만 갖춘 정도라서 별로 쓸모가 없다. 검색 점유율 80%에 육박하는 네이버는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는다.

현재 네이버에는 키워드 통계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 네이버는 2009년까지 검색 통계 연감을 책으로 발간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인기 검색어 통계를 단순히 나열한 책에 불과했으나 이마저도 조작 시비가 일자 발간을 중단해 버렸다.

네이버가 검색 통계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권력자들의 타겟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네이버의 검색 통계는 전 국민의 생각이라고 간주해도 무방하다. 지방 선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네이버의 검색 통계를 활용하면 어느 지역을 공략해야 할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선거가 시작되면 권력자들은 네이버로부터 이런 정보를 얻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네이버는 검색 통계를 취합하는지, 이런 정보를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지, 외부의 압력을 어떻게 이겨 내고 있는지 전혀 밝히고 있지 않다.

걱정스러운 것은 네이버는 외부의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여태까지 검색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지만, 눈 앞에서 민감한 단어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한 사용자들은 이 말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지만 여러 차례 말을 바꿔 왔다.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IT칼럼니스트

신정아·진성호 사건 때도 기자의 교차 체크로 거짓임이 드러나자 “직원이 실수로 지웠다”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고, 최근 검색어에서 ‘정우택 성상납’이 이슈가 됐을 때도 삭제 요구를 받은 사실에 함구하다가 뒤늦게 이를 시인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검색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외부의 압력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정보를 공개해야 검색 조작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대선이 시작되면 또다시 네이버의 불공정성이 문제가 될 것이다. 권력이 된 검색이 스스로 이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네이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IT칼럼니스트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유동천 전화받은 적 없다”던 김병화 위증 의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5일자 기사 '“유동천 전화받은 적 없다”던 김병화 위증 의혹'을 퍼왔습니다.

“15년 전 소개…전화 주고받는 사이
” 브로커 박영헌씨 법정진술 공개돼 
박씨 사기사건 경찰 기소의견 불구 
검찰 무혐의 처분 ‘수사 축소’ 의혹

김병화(57·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김 후보자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제일저축은행 브로커 박영헌(61·징역 1년 선고)씨의 피고소 사건을 경찰의 기소의견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잇따라 불기소 처분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의 위증 의혹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브로커 박씨의 법정 진술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5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철규(55·구속기소)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15년 전에 이미 유동천 회장에게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를 소개해주었기 때문에 유 회장이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와 직접 통화도 하고 그런 사이”라고 진술했다.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는 의정부지검장을 지낸 김 후보자를 지칭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박씨의 이런 진술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한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인사청문회 당시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김 후보자에게 제일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유동천 회장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 기억으로는 (통화한 사실이) 없다”, “유동천 회장과 저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서로 전화를 주고받고 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 “그런 사실은 없다. 떳떳하다”며 유 회장과의 친분관계 및 전화통화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박범계 의원은 이날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김병화 후보자의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김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질타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후보자가 거짓 증언을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8일 거짓 증언을 한 후보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규정을 담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브로커 박씨 관련 새 의혹 

검찰이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브로커 박씨에 대해 경찰의 수사 결과와 달리 불기소 처분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후보자의 고향인 강원도 태백에서 브로커 박씨가 개입했던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에 의해 잇따라 반려되는 등 수사 무마·축소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한겨레) 24일치 4면) 또다른 의혹이 추가된 것이다.(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박씨는 2010년 사업상 알게 된 이아무개씨에게 ‘주식 투자로 돈을 불려주겠다’, ‘건물을 분양해주겠다’며 두차례에 걸쳐 3억원과 1억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이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박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경찰 수사 결과, 박씨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은 이미 여러 곳에 담보가 잡혀 있어 이씨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경찰서는 박씨가 애초부터 돈을 갚거나 건물을 분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해, 지난해 3월과 5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하지만 검찰은 박씨와 관련된 사건을 모두 ‘무혐의’로 결론내고 기소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검찰지휘사건’으로 담당 검사의 수사지휘에 따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당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검찰에서 추가 수사나 법리판단을 근거로 불기소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중이던 지난해 1~2월께 박씨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4일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진아무개 당시 서초경찰서 수사과장은 “이 전 청장으로부터 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박현철 윤형중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