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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박 캠프, 5년 뒤로 폭탄 돌리시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12일자 제935호 기사 '박 캠프, 5년 뒤로 폭탄 돌리시네'를 퍼왔습니다.
[초점] 각 대선 캠프 ‘하우스푸어’ 대책… ‘박’의 ‘지분 매각’은 부동산 거품 꺼지지 않아야,‘문’은 고정 금리·장기 분할상환으로, ‘안’은 대출 기간 20년으로 연장

» 2012년 3월 현재 연소득의 60%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는 가구가 56만9천 가구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00가구 중 12가구꼴이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에 사는 40∼50대 자영업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상한선(60%)을 넘어서고 대출금이 보유 자산보다 많은, 사실상 ‘깡통 주택’ 소유자만 10만1천 가구로 나타났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주택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채무 상환 능력이 낮은 차주들(빌린 쪽)에게 대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차주들은 대출 상환을 위해 주택 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어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한국은행의 2012년 10월 금융안전보고서)

‘깡통 주택’ 10만1천만 명의 47조5천억원

2012년 6월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과도하게 빚내어 집을 산 사람들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길거리로 내쫓길 위험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주택을 담보로 잡고 빚을 내라고 부추겼던 금융기관이 이제는 빚을 갚으라고 재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맞벌이 부부 ㄱ씨는 2008년 경기도 과천의 5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그중 3억원은 은행에서 빌렸다. 은행이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집값의 60%까지 대출해주는 걸 활용했다. 대출 방식은 5년간 이자만 내고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 거다. ㄱ씨는 집값이 오르면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을 갚을 작정이었다.
문제는 집값이 내리막을 달린다는 거다. 아파트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2008년 9월)에 비해 평균 6.9% 하락했다. 과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는 30.8%, 과천 주공8단지는 32.4%나 떨어졌다. ㄱ씨의 아파트 시가가 3억4천만원으로 떨어졌다. 매달 내던 은행 이자까지 더하면 4년 만에 2억여원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제 은행이 나선다. 집값이 3억4천만원으로 떨어졌으니 빌릴 수 있는 돈도 2억원(집값의 60%)으로 줄었다며 1억원을 당장 갚으란다. 그렇지 않으면 아파트를 압류하고 경매에 넘긴다고 한다. 4년간 은행 이자를 내느라 저축도 한 푼 못한 ㄱ씨는 연체이자 18%까지 떠안았다. 결국 아파트를 급매물로 내놓았다. 그런 아파트가 쏟아지자 집값은 더 추락한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10월30일 발표한 ‘가계부채 미시구조 분석과 해법’을 보면, 2011년 3월 현재 연소득의 60%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는 가구가 56만9천 가구로 집계됐다. 주택담보 대출을 받은 100가구 중 12가구꼴이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에 사는 40대와 50대로, 자영업을 한다. 특히 이 가구들 가운데 주택담보 가치 대비 대출금 비율(LTV)이 상한선(60%)을 넘어서고 대출금이 보유 자산보다 많은, 사실상 ‘깡통 주택’ 소유자만 10만1천 가구로 집계됐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47조5천억원이다.
ㄱ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만기 일시상환 대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수도권 일부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LTV 규제 상한(60%)을 초과하는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LTV 60% 초과 비중은 2009년 말 현재 11.6%에서 2012년 6월 말에는 17.9%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ㄱ씨처럼 집값이 상승하리라는 기대감을 품고 수년간 이자만 낸 주택담보 대출은 35조3천억원(전체의 11.5%)에 달한다. 집값이 급락한 현재 상황에서는 만기가 도래해도 원금 갚을 방법이 없는 ‘하우스푸어’들이다.

박, 현재의 위기를 5년 뒤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며 각 대선 후보들이 하우스푸어 해법을 내놓았다. 출발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빨랐다. 9월23일 ‘집걱정 덜기 종합대책’에서 박 후보가 내놓은 핵심 공약은 ‘지분매각 제도’다. 대출로 허덕이는 집주인이 보유 주택의 일부 지분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에 팔아 은행 대출금을 일부 갚게 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살던 집에서 임차인으로 한동안 거주할 수도 있다.
ㄱ씨의 경우 1억7천만원이 생긴다. 공공기관이 ‘주택 시세의 50%(1억7천만원)’나 ‘주택담보 대출금(3억원)’ 중 적은 금액만 지분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ㄱ씨의 아파트 50%를 소유하게 돼, ㄱ씨는 임대료(공공기관 지분의 6%)를 내야 한다. 하지만 주택담보 대출의 원리금이 절반으로 줄어 은행이자가 많이 줄어든다. 박 캠프는 “하우스푸어의 원리금 상환 부담금이 평균 60% 절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끝나는 5년 뒤에는 도돌이표다. 공공기관에 1억2천만원을 돌려주고 주택 소유권을 찾아와야 하는데, ㄱ씨에게 그런 여력이 갑자기 생길 리 없다. 집값이 오르면 추가로 빚을 내서라도 공공기관의 지분을 되찾겠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공공기관이 그의 아파트를 팔아 원금을 가져갈 것이다. 물론 은행도 남은 빚을 회수하는 ‘빚잔치’에 가담할 터다. ㄱ씨는 알거지가 되어 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다. 결국 박 캠프의 공약이 성공하려면 부동산 거품이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실효성도 의문이다. 이 제도를 실제로 이용할 대상자를 박 캠프는 3만 가구 정도 예상하고 있다. 재원은 3조원 정도. 부동산 시장에 의미 있는 효과를 끼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실제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미국에서는 유명무실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도입했는데, 현재 1천가구 정도만 혜택을 입었다. 우리금융지주가 11월1일 시작한 ‘신탁 후 임대’ 방식도 700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신탁 후 임대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소유자가 우리은행 신탁 계정에 3∼5년 동안 집을 맡기고 임대료를 내는 제도로, 지분 매각 방식과 유사하다.
백주선 변호사는 “안일하고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문제가 해결되므로 현재의 문제를 5년간 미루자는 안일함이 배어 있다. 또 주택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하려는 발상도 위험하다. 소득 능력에 따라 대출을 해준다는 금융의 기본원리를 망각한 채 마구잡이로 주택담보 대출을 늘린 은행들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0월16일 ‘가계부채 대책’에서 금융권을 정조준했다.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아니라 채무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 구체적 대책으로는 고리 사채의 폐해를 막기 위해 이른바 ‘피에타 3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리 사채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등장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를 인용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대출 적합성 기준과 설명 의무를 강화한 공정 대출법 제정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현행 연 39%에서 25%로 내리는 이자제한법 개정 △과도한 채권추심을 막는 공정채권추심법 개정 등이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과 흡사

피에타 3법이 미래의 하우스푸어를 보호하려는 정책이라면, △통합도산법 개정 △‘힐링통장’ 도입 △취약한 대출 구조 개선 등은 현재의 하우스푸어를 위한 공약이다. 통합도산법의 개인 회생 기간을 5년(최장 8년)에서 3년(최장 5년)으로 단축하고, 주택담보대출에 특례조항을 추가해 1가구 1주택은 보장하도록 한다. 현재는 개인 회생 절차에서 주택을 경매 처분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일정 액수 미만의 주택은 면제 자산으로 규정한다. 면제 자산이란 채권자가 가져가지 않고 채무자에게 재활하는 데 쓰라고 법원이 허가해주는 자산이다. 서울시의 경우 임차 보증금이 7500만원 이하인 경우 2500만원까지는 최우선 면제해준다. 이런 방식을 하우스푸어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또 신용불량자라고 하더라도 압류나 담보 제공이 금지되는 힐링 통장을 1계좌는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 그 통장의 저축액에 대해선 매칭펀드 형태로 자금도 지원해 제2의 출발을 응원한다.
특히 주택담보 대출의 구조를 집값 하락에 취약한 ‘변동 금리, 단기 일시상환’에서 ‘고정 금리, 장기 분할상환’으로 바꿀 계획이다. 금리 변동이나 유동성 위험을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현재 금융기관의 대출 형태를 바로잡겠다는 뜻이다. 장기 대출로 압박받는 금융기관에는 주택금융공사가 장기 주택채권이나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재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0년 현재 변동금리 가계 대출 비중은 94.9%로 미국(10%), 독일(10%) 등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주택담보 대출 중 일시상환 대출도 41.3%로 미국(9.7%), 유럽연합(7.5%)의 4∼5배다.
1930년 대공황 이전 미국이 현재 한국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당시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은 만기 5∼10년의 단기 대출로 만기가 되면 일시 상환하거나 지속적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형태였다. 대부분 변동금리였고 LTV는 50%였다. 대공항 이후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 집값이 반 토막 나자 은행들은 대출 연장을 거부했고, 빚진 자들은 집을 처분했다. 1931~35년 전체 주택의 10%가 시장에 쏟아졌다. 담보 물건의 가치가 하락해 금융권 또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미국은 10년간 침체에 빠져들었다. 이후 미국은 주택담보 대출을 장기 모기지로 전환하는데 주력했다. 8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변동금리, 단기 일시상환 대출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10월25일 ‘가계부채 및 하우스푸어 해결을 위한 6대 과제’를 발표하며 주택담보 대출 기간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금융권의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문 후보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통합도산법을 개정해 파산자와 개인 회생자의 주거권과 6개월간 생활비를 보장한다는 공약도 마찬가지다.

안, 금융기관이 새 출발 도와야

다른 정책은 ‘진심 새출발 펀드’다. 안철수 캠프 경제민주화포럼의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이 펀드에 대해 “국가가 이들(패자)을 버리지 않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패자부활전’을 강조해온 안 후보의 색깔이 깃들여 있다.
진심 펀드는 금융기관과 정부가 공동으로 출자해 2조원 규모로 만들어 부양가족이 있는 파산 가구주 1인당 300만원 한도의 주택임차보증금(바우처 형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모든 파산자에게는 3개월 동안 재활훈련비(매월 20만원)를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융기관이 펀드에 출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성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금융기관은 관행적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심사하지 않았고, 이에 공정하게 대출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래서 가계부채 및 하우스푸어 대책의 첫 번째 원칙을 ‘채권자와 채무자의 공평한 손실 부담’으로 정했다. 파산자가 재기하도록 돕는 게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에도 이익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추진’, 대선용 기획 드러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15일자 기사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추진’, 대선용 기획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오는 19일 예정됐던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관련 기자회견'은 (문화방송)과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앞두고 극비리에 준비해 온 작업이었다는 것이 15일 확인됐다. 

(한겨레)가 15일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은 기자회견 장소로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이 지나다니는 대형광장과 대학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또 '대화록'에는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게 연락해서 빨리 지분매각을 하면 어떻겠냐고 사전 협의했던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앞서 (한겨레)는 12일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문화방송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이 지난 8일 언론사 지분 매각 건 관련해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이사장실에서 가진 회동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보유하고 있는 (문화방송) 주식 및 (부산일보)사 주식의 매각과 그 활용방안을 최근 확정하고,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공개할 계획이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민주통합당은 이를 '대선 돕기용 뒷거래'로 규정하고, 진상 파악을 위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버지가 착취한 재산을 딸이 팔아 선거운동에 불법적으로 쓴다는 것은 국민적 분노를 다시 일으키게 한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정조준했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이쪽에서 하라 마라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선거용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새누리 안대희, "최필립 그만두는 게 바람직"

반면,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이번 건과 관련해 14일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 이사장과 이사진이 박근혜 대선후보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근원적 문제가 있다"며 "최 이사장 임기가 남았다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에게 이사장을 넘기고 그만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특위위원들의 기대"라고 밝혔다. 

이에 최 이사장은 "남의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거부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MBC 매각은 장학회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장학회는 MBC 지분을 30%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 경영권이나 인사권에도 참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MBC, '회동' 보도에 도청의혹 제기..'민영화' 추진은 공식 시인

(문화방송)은 이번 건과 관련해 14일 '뉴스데스크'에서 "현장에 있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 들어 있어 도청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MBC는 주주인 정수장학회와의 정상적인 업무협의 내용이 도청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앞서 13일 보도자료에서는 "정치권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민영화를 포함한 문제를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3인 회동'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현안브리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수장학회가 추진 중인 문화방송 민영화와 부산일보 매각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의 공공성 훼손이란 비판이 거세고, 원주인인 김지태씨 유족들이 지난 3일 부산일보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최명규 기자 press@vop.co.kr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2일자 기사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를 퍼왔습니다.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들머리에서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당신들은 과연 그 지분을 팔 자격이 있는가…합의 내용과 문제점

부산일보를 지역기업에 파는 건
김지태씨 유족과 소송중에
장물을 내다팔겠다는 의도
법원서도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

MBC는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민영화로 가는 지분 매각을
회사내부·국민적 공론화 없이
김재철 등 몇 명이서 은밀 추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문화방송)(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10월8일 회동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및 매각 방침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추진 계획 △정수장학회 매각 자산의 활용방안 등이다.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정수장학회의 투명한 사회환원을 요구하며 그 전제조건으로 정수장학회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영향력 배제와 최필립 이사장 사퇴를 앞세웠다. 최 이사장의 개인적 판단, 혹은 그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밀실협의에 따른 ‘정수장학회 자산 처분’ 방침은 시민사회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끊이지 않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논란

가장 먼저 정수장학회의 현 이사진이 보유 자산 매각을 결정할 권한 및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제기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이자 언론인인 고 김지태씨가 만든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 삼화고무와 부산일보 등을 이끌어온 김씨는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부정축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해인 1962년 6월20일 부일장학회를 국가에 헌납하는 조건으로 옥중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부일장학회는 이때 5·16장학회로, 1982년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과 그의 부인 육영수씨의 ‘수’를 이어붙인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정수장학회는 최근까지도 강제헌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07년 “(1962년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부일장학회 소유의)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며 국가가 김씨 유족에게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김지태씨 유족들도 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2010년 6월 “정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반환하고, 반환이 곤란하면 국가가 10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냈다.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효(10년)가 지났다”며 반환청구를 기각했지만 “과거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행위로 김씨가 각 주식을 증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강제헌납은 인정했다. 김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항소심은 현재 진행중이다.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결정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왔다. 당장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71)씨는 정수장학회의 결정에 대해 12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모든 시민사회가 현재의 정수장학회를 ‘장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장학회가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면 이는 장물 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교양학부) 역시 “유족들이 장물을 돌려달라는 상황에서, ‘장물아비’가 이를 매각하겠다는 건 대단히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정수장학회가 끝내 매각을 강행한다면 파는 사람은 물론 이를 사는 사람도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민영화 추진 최적기로 판단”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회동을 통해 드러난 김재철 사장의 문화방송 상장 추진계획도 정치권과 언론계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사안이다. 문화방송 상장은 곧 민영화 추진의 첫 단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민영화 추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공론화 절차를 강조하며 유보적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7월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문화방송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민영화는) 사원들 생각과 방문진의 의견,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도 민영화 추진 의혹에 대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일부 있어서 검토를 시켜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이상옥 문화방송 전략기획부장은 지난 8일 최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방송의 상장은) 대주주인 방문진의 12월초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이 속한 전략기획부는 민영화를 포함한 문화방송 소유구조 개편에 관한 연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외부에 밝힌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문화방송 상장 등 민영화 작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시켜왔다는 이야기다. 문화방송 핵심 관계자는 12일 오후 (한겨레) 누리집을 통해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민영화는 문화방송의 오랜 숙원으로 김재철 사장이 지금 시점을 민영화 추진의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필립-김재철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김 사장 등이 문화방송 상장 및 민영화와 함께 오는 19일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주식 처분 기자회견까지 기획하고 나선 것은 “정수장학회와 무관하지 않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문화방송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여야 합의로 공영방송이 됐다”며 “공영에서 민영으로 소유구조를 바꾸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온갖 부정·비리 혐의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이 이런 식의 밀실협상을 통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과 그 배경도 논란거리다. 최필립 이사장은 지난 8일 부산일보와 아무 관계도 없는 문화방송 관계자들 앞에서 “노조에서 지랄들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더이상 손을 못 대겠다”며 부산·경남 지역 기업인들과의 부산일보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부산일보 노동조합을 겨냥해 “자꾸 이러면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매각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부산일보는 2011년 11월부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돕겠다는 의도”…민주당, 국조 요구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12일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에 대해 “장학회가 부산일보를 기업에 팔아넘긴다는 것은 사회환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부산일보 사원과 시민들의 바람을 짓밟는 횡포”라며 “재단은 빼앗은 장물인 부산일보를 매각할 권한이 없으며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환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지난 9월10일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씨는 “지난 3월 법원으로부터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놓았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적으로 부산일보 주식 단 한 주도 팔 수 없다”고 주장했다.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의 매각 대금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과 노인층, 난치병 환자 등을 위한 선심성 사업에 대거 쏟아붓는다면 이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부산·경남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경남 지역의 정권교체 희망 여론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매각 대금 활용 방안에 대해 “정치 쇼”라는 태도다. 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배재정 의원은 “부산·경남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 지분 및 부산일보 매각 대금을 여기에 집중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의 이번 결정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론스타, ISD 중재의향서 공개


이글은 레디앙 2012-08-13일자 기사 '론스타, ISD 중재의향서 공개'를 퍼왔습니다.
금융위가 거부한 자료, 론스타가 공개해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그간 완강히 공개를 거부해왔던 론스타의 투자자국가소송 중재의향서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통해 13일 공개됐다.
론스타가 지난 5일 중재의향서와 그 부속서류 전부를 미국의 인터넷 보도매체 (Business Wire)를 통해 공개했다. 론스타는 이를 공개한 이유를 지난 5월 한국 정부에 통지한 중재의향서의 내용에 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론스타가 밝힌 손해의 핵심은, 금융위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승인 지연으로 매각차익에서 손해를 입었고,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에 따라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2011년 론스타 시민소환운동 기자회견 모습(사진=참여연대)

또한 하나금융지주에 전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금융위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승인 처분을 부당하게 지연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과세처분과 관련해서는, 국세청이 론스타의 한국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관해 자주 입장을 바꿨고,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세액 산정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중재의향서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이 해외자본이 대규모의 투자수익을 누리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의식해 행정처분에서 론스타를 불법 부당하게 대우했고 이로 인해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것.
하지만 참여연대는 “중재의향서에 나타나는 론스타의 주장은 사실의 누락과 왜곡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론스타 문제의 핵심은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그 사실을 은폐하여 감독당국으로부터 부당하게 대주주 자격을 취득하고 지배주주의 지위를 누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중재의향서에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감독당국이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자로 인정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
특히 참여연대는 ”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일본 내 골프장인 PGM홀딩스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잘못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론스타가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은 이번 중재의향서에도 잘 나타나있다. “고 밝혔다.
또한, 참여연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인수 당시 론스타가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했던 동일인 신고서에는 극동홀딩스I, 극동홀딩스II, 스타홀딩스 등 론스타가 지배하는 회사들이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재의향서에서 론스타는 원고로서의 자신을 구성하는 회사들에 이 회사들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며 “이것은 론스타가 스스로 ‘과거 신고 시 동일인들을 누락시켰고, 이들을 포함할 경우 우리는 산업자본이었다’고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중재의향서가 공개된만큼 론스타와 주고받은 서신과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며 국회 차원의 론스타 청문회등을 요구하며 중재요청서 전문을 공개했다.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