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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6일 화요일

사임한다던 최필립, 사표도 안 내고 월급 받는 이유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3-26일자 기사 '사임한다던 최필립, 사표도 안 내고 월급 받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고 오후 6시 50분경 각 언론사에는 부산일보를 통해 팩스가 전송됐습니다. 내용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사임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은 "그동안 이사장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자칫 저의 행보가 정치권에 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정치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면서 대선 기간 제기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정수장학회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제 이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모두 용서해주시고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사임을 밝힌 최필립 이사장의 팩스로 향후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중립적인 인물이 될 것인지, 사회 환원 내지는 진정한 공익재단으로 바뀔지가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뻥이었다'

최필립 이사장은 언론사에 공식적으로 사임을 알리는 팩스까지 발송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최필립 이사장은 사임을 밝혔지만, 아직도 사표도 제출하지 않고 매일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사장 교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보고하고 이사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보고는 물론이고, 사임하겠다는 팩스를 발송한 뒤에 한 번도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고 정수장학회는 밝히고 있습니다.
사퇴하겠다고 해놓고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로 출근했던 최 이사장은 3월 급여로 592만5900원을 지급 받은 것으로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정수장학회에서 받은 '최필립 이사장 3월 보수 내역'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울시교육청과 정수장학회 모두 언제 사표를 낼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한 달이 넘도록 사표조차 제출하지 않은 그를 보면, 그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임하겠다며 언론사에 팩스로 보냈던 말이 거짓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필립의 비밀회동은 무혐의, 한겨레 기자는 재판'

지난 대선 기간 정수장학회와 박근혜 후보와의 관계가 문제가 되자, 박 후보는 자신과 정수장학회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10월 최필립 이사장과 MBC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논의하는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박근혜 후보는 최 이사장의 자진사퇴 필요성을 제기했고, 최 이사장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최필립 이사장은 정수장학회가 정치권에 휘둘리는 일 때문에 임기를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한겨레 기자가 확보한 대화 내용을 보면 그의 말이 얼마나 비겁한 변명인지 알 수 있습니다.

최필립과 이진숙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대화록

최필립(정수장학회 이사장): 엠비씨 주식 30% 지분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 소용없는 거거든. 동네북이 돼서 여기저기 얻어맞기나 딱 알맞고 말이야. 무슨 경영권에도 근처에도 못 가는데 가지고 있어봐야 소용없거든. 그래 가지고 이익배당한다고 해서 자산 재평가가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1년에 1억도 안 된다 말이야. 겨우 장학금 기부금인가 해서 20억인가 받는 것도 노조에서 또 뭐라고 지랄 나오는 것 같아.(*정수장학회는 문화방송으로부터 매년 3천만원의 배당금과 별도로 1992~2004년까지 모두 111억6700만원, 2005년부터 매년 20억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받아왔다. 기부금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 2011년에는 21억5천만원, 올해에는 27억5천만원을 받았다.)
이진숙(MBC 본부장): 이사장님께 설명했지만 매각을 하게 되면 매각 대금만 6천억원, (여기서)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이자가 발생하니까….
최필립:  아, 우리야 좋지. 하여간 신문·언론하고는 멀리 갈수록 좋아. 이 빌딩에서도 나가고 싶어. 나가게 되면 땅값, 임대료 안 줄 거 같아서 나가지도 못하고 말이야. 언론인 앞에서 죄송합니다. 똥하고 언론하고는 피해야 해.(*정수장학회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부지의 소유권도 갖고 있음.) 부산에서 제일 센 사람들. 지역 기업 총수들이 자기네가 혼자 사는 게 아니에요.
이진숙:  그럼 컨소시엄(consortium, 규모가 큰 사업이나 투자 따위를 할 때, 여러 업체 및 금융 기관이 연합하여 참여하는 것)으로?
최필립:  아니 대표로 누구 한 사람이 나오는데 나머지는 컨소시엄이 나서도 되는 건데, 돈 투자해라 이거야. 그래서 일단 부산에서 몇명, 울산에서 몇명, 또 마산에서 몇명, 이렇게 해서 소액이야. 그래서 부산의 왕초 하나가 제일 많은 지분 내고, 대표도 경영도 그쪽에서 맡는 것. 부산 사람들은 뭐냐면 부산일보가 이때껏 부산 여론을 이끌어가는 리더였는데, 노조가 차고 앉아서 자기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질적으로 굉장히 많다는 거야. 부산일보가 여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산일보만 (기사를) 실어주면 자기네 의향이 반영된다 이거야. 나한테 연락이 들어와서 팔아라 이건데, 자기네들은 그걸 가지고 기업의 일종의 그 뭐라 그럴까, 쉽게 말하면 빽이지. 기업의 빽으로 부산일보를 쓴다는 거라. 지금 노조 때문에 민주당 기관지인지 진보당 기관지로 돼 있으니 이 사람들이 안 되겠다 말이야. 이 사람들이 사가지고 우리도 보호하고 부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부산일보가 필요하다 이거라. 자기들이 우리에게 찾아와서 인수하고 싶다기에, 나는 그냥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했지.
최필립 이사장과 MBC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의 회동은 기본적으로 정수장학회의 재산을 팔아 대선 기간 박근혜 후보를 위한 선심성 복지사업을 벌이고, 부산 지역의 기업에 부산일보를 매각해 특정 기업의 빽으로 언론사를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익재단이라고 주장했던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은 밀실에서 자기 멋대로 자신이 모시던 주군을 위해 공익재산을 매각하려고 했고, 이는 분명히 법의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그런 사실을 보도한 한겨레 최성진 기자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 MBC 지분매각 대화록이 도청에 의해 나왔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던 2012년 10월 13일 MBC 뉴스데스크.

100% 도청이라고 주장하며 한겨레 최성진 기자를 '파렴치한 기자'로 몰고 갔던 MBC의 주장은 전혀 터무니없는 물타기에 불과했습니다. 단순히 최필립 이사장이 본인 실수로 최 기자와 통화 중에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세상에 알리게 된 MBC 지분 매각은 당연히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MBC를 비롯한 각 언론사들은 오히려 한겨레 최성진 기자를 비난했고, 검찰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그를 기소해서 재판까지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관계자에게는 전원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최필립은 왜 사퇴하지 않고 있는가?'

최필립과 MBC 이진숙 본부장의 무혐의 처리는 사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대선 기간 공영 방송의 주식 매각과 선심성 복지 사업을 통한 특정 후보에 대한 선거 운동 계획 자체가 불법 선거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MBC 본부장의 대화내용. 이진숙 본부장은 채널A에 출연해 전혀 문제가 없는 통상적인 업무협의였다고 주장했다. 출처: 채널A

'박근혜에게 뭐 도움을...' 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혐의는 무혐의 처리된 반면에 한겨레 최성진 기자는 현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2번째 공판까지 진행된 상황입니다.
최성진 기자의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증인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이진숙 기획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입니다. 대화내용을 도청 또는 전화 통화로 얻었느냐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은 이 3명의 증인신문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19일 열린 최성진 기자의 두 번째 공판에서 아예 최필립 이사장,MBC 이진숙 기획본부장,이상옥 전략기회부장을 증인으로 소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의 대화가 어떻게 외부에 알려지게 됐는지를 밝혀내려면 검찰은 증인을 반드시 소환해야 하지만 단순히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내용만 재판의 증거로 사용하겠다고 나왔는데, 이는 3명이 재판에서 하는 말이 외부로 공개될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2012년 10월 26일 정수장학회 MBC 지분 매각 대화록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MBC가 고발하자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임할 경우, 이사진도 사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공익법인으로 관선 이사 파견 내지는 정수장학회 보유 언론사 지분 등의 처리 등을 통해 그간 정수장학회의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로 끝나지 않고 이후에 발생할 문제가 불거질 경우 정치권에 새로운 핵심 사안으로 등장한다면 박근혜 정부에도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선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사임하겠다고 언론사에 팩스까지 발송했지만, 최 이사장은 계속 출근하면서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이 MBC 지분매각 보도이후 박근혜 측근과 통화했던 목록. 출처: 형향신문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은 정수장학회 MBC 지분매각 대화 보도가 나간 뒤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최외출 영남대 교수와 박근혜 캠프 정무 담당 정호성 보좌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단순한 업무협의라고 하기에는 이들의 통화가 심상치 않았지만, 오히려 이 통화목록을 공개한 부산일보 출신의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의 '도촬' 물타기로 진실은 또다시 미궁에 빠졌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보도 이후 최필립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함으로 대외적으로 자신은 정수장학회와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대선의 가장 큰 이슈였던 언론사 지분매각과 정수장학회의 문제를 교묘히 피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최필립은 박근혜 새정부에 힘을 실어주며 박근혜 대통령 주위에는 권력을 탐하지 않는 사람만 있는 이미지를 연출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은 물타기로 사라지고 오히려 최필립 이사장은 사후 뒤처리를 위해 아직도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 김용민의 그림마당

1971년 대선을 앞두고 MBC 지방국 매각대금이 대선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2012년 한겨레 최성진 기자가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대화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똑같은 일이 재연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움을 파헤친 기자는 재판을 받느라 육체와 정신이 고통받고 있지만, 오히려 당사자인 최필립 이사장은 약 6백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기사가 운전해주는 승용차를 타고 계속해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불의와 부조리로 뒤덮인 나라에서 여전히 살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에 몰래 진실을 은폐하는 범죄를 국민에게 알려주는 진실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원문보기 :  impeter.tistory.com/2136

아이엠피터  |  impeter701@gmail.com

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김재철, 이진숙 정수장학회 비밀 회동 소명할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6일자 기사 '김재철,  이진숙 정수장학회 비밀 회동 소명할까?'를 퍼왔습니다.

정수장학회와 MBC의 비밀 회동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대선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야당 측은 “누가 납득 하겠냐”면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정수장학회와 MBC의 비밀회동에 관한 보고를 듣기 위해 16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임시 이사회라도 통상적으로 일주일 전에 이사들에게 통보를 하지만 방문진은 하루 전인 15일 이사들에게 참석을 요청했으며 이사들 대부분이 이에 대해 양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재철 MBC 사장(왼쪽),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오른쪽)ⓒ연합뉴스

방문진은 이날 이사회에 김재철 MBC 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의 출석을 통보했다. (한겨레)가 폭로한 녹취록에 대해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소명을 듣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 세 차례 불출석한 사례가 있고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도 비밀회동 사실이 드러난 후 언론사의 취재를 피하고 있어 이들의 출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강욱 방문진 야당추천이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업무보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민영화 문제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MBC는 ‘정식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다. 방문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변했다”면서 “그 동안 왜 거짓말을 했는지, 방문진을 속이면서 왜 정수장학회와 몰래 이야기를 한 것인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동 방문진 여당추천이사는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밀 회동에 대해 방문진 이사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광동 여당추천이사는 “(주식 상장이나 민영화 문제는)이전에도 논의되거나 추진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사장을 포함한 일부 임원들의 사견일 뿐”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김광동 이사는 “이런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최강욱 야당추천이사는 “MBC 지배구조는 정치권과 국민적 합의로 정해왔는데 대주주 의사와 무관하게 몰래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최강욱 이사는 “방문진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끼리 논의해서 결정하면 방문진을 끌고 갈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충일 방문진 여당추천이사도 "무슨 권한으로 그런 논의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충일 이사는 "협의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해야 논의된 내용을 가지고 합의로 가던지 할 것인데 권한이 없는 사람이 주제넘은 짓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영화 문제에 대해 여야이사들은 온도차를 보였지만 MBC 측에서 주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강욱 이사는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만으로 의도가 불순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자본을 가진 쪽에서 끌고 가는 대로 움직이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 공영방송 정신과 맞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동 이사는 "현재 방문진 구조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둘리니 차라리 경영안정성과 일관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민영화가 낫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도 "MBC 임직원의 역할은 대국민 방송 서비스를 하는 것이지 지배구조 문제와 MBC 재산 처분, 지분 소유권 문제까지 그들에게 위임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처분이 박근혜 후보를 돕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방문진 이사들은 "우리가 언급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지만 "의혹을 살만하다"고 평가했다. 김광동 이사는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어왔다"면서 "그 지분 처분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이용이라는 의혹을 받는다는 점에서 시점이 적절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최강욱 이사는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2일자 기사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를 퍼왔습니다.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들머리에서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당신들은 과연 그 지분을 팔 자격이 있는가…합의 내용과 문제점

부산일보를 지역기업에 파는 건
김지태씨 유족과 소송중에
장물을 내다팔겠다는 의도
법원서도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

MBC는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민영화로 가는 지분 매각을
회사내부·국민적 공론화 없이
김재철 등 몇 명이서 은밀 추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문화방송)(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10월8일 회동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및 매각 방침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추진 계획 △정수장학회 매각 자산의 활용방안 등이다.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정수장학회의 투명한 사회환원을 요구하며 그 전제조건으로 정수장학회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영향력 배제와 최필립 이사장 사퇴를 앞세웠다. 최 이사장의 개인적 판단, 혹은 그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밀실협의에 따른 ‘정수장학회 자산 처분’ 방침은 시민사회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끊이지 않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논란

가장 먼저 정수장학회의 현 이사진이 보유 자산 매각을 결정할 권한 및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제기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이자 언론인인 고 김지태씨가 만든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 삼화고무와 부산일보 등을 이끌어온 김씨는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부정축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해인 1962년 6월20일 부일장학회를 국가에 헌납하는 조건으로 옥중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부일장학회는 이때 5·16장학회로, 1982년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과 그의 부인 육영수씨의 ‘수’를 이어붙인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정수장학회는 최근까지도 강제헌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07년 “(1962년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부일장학회 소유의)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며 국가가 김씨 유족에게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김지태씨 유족들도 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2010년 6월 “정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반환하고, 반환이 곤란하면 국가가 10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냈다.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효(10년)가 지났다”며 반환청구를 기각했지만 “과거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행위로 김씨가 각 주식을 증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강제헌납은 인정했다. 김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항소심은 현재 진행중이다.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결정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왔다. 당장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71)씨는 정수장학회의 결정에 대해 12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모든 시민사회가 현재의 정수장학회를 ‘장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장학회가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면 이는 장물 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교양학부) 역시 “유족들이 장물을 돌려달라는 상황에서, ‘장물아비’가 이를 매각하겠다는 건 대단히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정수장학회가 끝내 매각을 강행한다면 파는 사람은 물론 이를 사는 사람도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민영화 추진 최적기로 판단”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회동을 통해 드러난 김재철 사장의 문화방송 상장 추진계획도 정치권과 언론계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사안이다. 문화방송 상장은 곧 민영화 추진의 첫 단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민영화 추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공론화 절차를 강조하며 유보적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7월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문화방송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민영화는) 사원들 생각과 방문진의 의견,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도 민영화 추진 의혹에 대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일부 있어서 검토를 시켜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이상옥 문화방송 전략기획부장은 지난 8일 최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방송의 상장은) 대주주인 방문진의 12월초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이 속한 전략기획부는 민영화를 포함한 문화방송 소유구조 개편에 관한 연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외부에 밝힌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문화방송 상장 등 민영화 작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시켜왔다는 이야기다. 문화방송 핵심 관계자는 12일 오후 (한겨레) 누리집을 통해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민영화는 문화방송의 오랜 숙원으로 김재철 사장이 지금 시점을 민영화 추진의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필립-김재철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김 사장 등이 문화방송 상장 및 민영화와 함께 오는 19일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주식 처분 기자회견까지 기획하고 나선 것은 “정수장학회와 무관하지 않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문화방송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여야 합의로 공영방송이 됐다”며 “공영에서 민영으로 소유구조를 바꾸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온갖 부정·비리 혐의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이 이런 식의 밀실협상을 통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과 그 배경도 논란거리다. 최필립 이사장은 지난 8일 부산일보와 아무 관계도 없는 문화방송 관계자들 앞에서 “노조에서 지랄들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더이상 손을 못 대겠다”며 부산·경남 지역 기업인들과의 부산일보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부산일보 노동조합을 겨냥해 “자꾸 이러면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매각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부산일보는 2011년 11월부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돕겠다는 의도”…민주당, 국조 요구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12일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에 대해 “장학회가 부산일보를 기업에 팔아넘긴다는 것은 사회환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부산일보 사원과 시민들의 바람을 짓밟는 횡포”라며 “재단은 빼앗은 장물인 부산일보를 매각할 권한이 없으며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환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지난 9월10일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씨는 “지난 3월 법원으로부터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놓았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적으로 부산일보 주식 단 한 주도 팔 수 없다”고 주장했다.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의 매각 대금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과 노인층, 난치병 환자 등을 위한 선심성 사업에 대거 쏟아붓는다면 이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부산·경남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경남 지역의 정권교체 희망 여론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매각 대금 활용 방안에 대해 “정치 쇼”라는 태도다. 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배재정 의원은 “부산·경남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 지분 및 부산일보 매각 대금을 여기에 집중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의 이번 결정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