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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7일 금요일

김병화 대법관 후보 사퇴… 사상 첫 ‘비리 의혹’ 낙마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27일자 기사 '김병화 대법관 후보 사퇴… 사상 첫 ‘비리 의혹’ 낙마'를 퍼왔습니다.

ㆍ양승태·권재진 책임론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 15기·전 인천지검장·사진)가 26일 전격 자진 사퇴했다.

대법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 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한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 후보자를 추천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도 불가피하게 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저를 둘러싼 근거 없는 의혹들에 대해 끝까지 결백함을 밝히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그러나 저로 인해 대법원 구성이 지연된다면 더 큰 국가적 문제라 생각해 사퇴하는 게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하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한 소치”라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세금 탈루, 아들 병역 문제, 저축은행 수사와 전 태백시장 수사 개입 의혹이 불거져 부적격 시비에 휘말렸다. 대법원은 이날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법관 임명동의 과정에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하여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매우 당혹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가 사퇴한 것은 여권 핵심부의 부정적 기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만나 김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대법관 후보자는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뒤 이를 김 후보자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았다”면서 “초선 의원들도 내일 김 후보자를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부적격 인사 추천에 대한 국민과 상식의 승리”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한 법무장관 문책도 당연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후보자를 다시 선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후임 인선에는 두 달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후임 대법관 후보는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제청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제혁·박병률 기자 jhjung@kyunghyang.com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개념판사’ 또 등장…송승용 “김병화 임명제청 철회해야”


이글은뉴스페이스 2012-07-24일자 기사 '‘개념판사’ 또 등장…송승용 “김병화 임명제청 철회해야”'를 퍼왔습니다.
“대법원, 서기호에 유독 엄격했던 잣대와 왜 달라?”

현직 판사가 법원 내부 게시판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57·연수원 15기)에 대한 임명제청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따르면 송승용(38ㆍ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법 판사는 전날 오후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란 제목의 글에서 “사법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판사는 “김병화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관 및 법원구성원들의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병화 후보는 지난 1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일저축은행 수사 청탁 연루 의혹, 다운계약서 작성, 장남의 공익근무 판정 과정, 공무원 비리 봐주기 수사 등 10여가지 의혹 및 결격 사유가 제기되며 ‘사상 최악의 대법관 후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송 판사는 “돌이켜 보건대 올해 초 우리 법원은 모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두고 커다란 홍역을 겪었다”며 “일선 판사 한명의 재임용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던 대법원이 현재 상황에서 어찌하여 그 자체로 정의라고 불리는 대법관의 임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통합진보당 의원인 서기호 전 판사 재임용 탈락 사건을 지적했다. 

송 판사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더 이상 국회에서의 정략적 타협이나 후보자 개인의 자진사퇴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김병화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 강화, 부적격 후보자 추천, 제청 방지 ▲소수자,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법관의 인적구성 다양화를 대법원에 공식 건의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판사의 글을 소개한 뒤 “김 후보자 임명은 대법원 판결, 사법부 전체 판결에 불신을 야기할 것”이라며 “법관들의 자긍심을 엄청나게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표는 “대법관의 임명동의는 다수결로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며 “왜냐하면 대한민국 법정이 모든 판사가 개개의 사건에 대해 다수결로 재판하자고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거듭 밝혔다.

송 판사는 지난해 11월 최은배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 FTA 강행처리를 비판한 일로 논란이 되자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옹호한 바 있다. 

최은배 판사는 11월 22일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고 올렸으며 이 내용을 가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송 판사는 코트넷에 ‘최은배 부장판사님의 윤리위원회 회부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려 “만약 (최 판사에게)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징계 기타의 불이익한 처분이 내려진다면, 저를 포함한 많은 판사들은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정략적 의도가 담겨 있는 편향된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후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 변민선 서울북부지법 판사,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 줄줄이 일명 ‘개념 판사’가 등장했으며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2011년 12월 페이스북에 ‘가카 빅엿’이란 표현을 썼다가 현직 판사의 표현의 자유 논란을 촉발시켰다. 보수언론의 융단폭격이 이어지면서 이후 서 전 판사는 지난 2월 대법원 연임(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다음은 송승용 판사의 ‘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하여’ 글 전문

미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의 홈페이지(www.supremecourt.gov)에서 Supreme Court Information이라는 메뉴 중 About the Supreme Court에 가면 Biographies of Current Justices라는 항목에서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들을 Justice로 호칭하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저스티스라고 불리는데 저스티스는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정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실제 이들은 미국 국민들로부터 정의의 화신인 것처럼 존경을 받고 있으며, 로스쿨생들은 저스티스들이 남긴 정의와 인권, 민주주의를 옹호한 판결을 공부하며 법조인으로서의 꿈을 키운다고 합니다.

후임 대법관의 임명을 위한 청문회를 거친 국회에서 김병화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사법부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병화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병화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관 및 법원구성원들의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올해 초 우리 법원은 모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두고 커다란 홍역을 겪었습니다.

일선 판사 한명의 재임용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던 대법원이 현재 상황에서 어찌하여 그 자체로 정의라고 불리는 대법관의 임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더 이상 국회에서의 정략적 타협이나 후보자 개인의 자진사퇴에 맡겨둘 수는 없으므로, 저는 대법원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건의합니다.

1. 대법원은 김병화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을 철회해야 합니다.2. 대법원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를 강화하여 다시는 부적격 후보자가 추천, 제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3. 대법원은 소수자,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법관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민일성 기자

“유동천 전화받은 적 없다”던 김병화 위증 의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5일자 기사 '“유동천 전화받은 적 없다”던 김병화 위증 의혹'을 퍼왔습니다.

“15년 전 소개…전화 주고받는 사이
” 브로커 박영헌씨 법정진술 공개돼 
박씨 사기사건 경찰 기소의견 불구 
검찰 무혐의 처분 ‘수사 축소’ 의혹

김병화(57·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김 후보자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제일저축은행 브로커 박영헌(61·징역 1년 선고)씨의 피고소 사건을 경찰의 기소의견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잇따라 불기소 처분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의 위증 의혹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브로커 박씨의 법정 진술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5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철규(55·구속기소)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15년 전에 이미 유동천 회장에게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를 소개해주었기 때문에 유 회장이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와 직접 통화도 하고 그런 사이”라고 진술했다.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는 의정부지검장을 지낸 김 후보자를 지칭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박씨의 이런 진술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한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인사청문회 당시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김 후보자에게 제일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유동천 회장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 기억으로는 (통화한 사실이) 없다”, “유동천 회장과 저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서로 전화를 주고받고 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 “그런 사실은 없다. 떳떳하다”며 유 회장과의 친분관계 및 전화통화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박범계 의원은 이날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김병화 후보자의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김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질타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후보자가 거짓 증언을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8일 거짓 증언을 한 후보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규정을 담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브로커 박씨 관련 새 의혹 

검찰이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브로커 박씨에 대해 경찰의 수사 결과와 달리 불기소 처분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후보자의 고향인 강원도 태백에서 브로커 박씨가 개입했던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에 의해 잇따라 반려되는 등 수사 무마·축소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한겨레) 24일치 4면) 또다른 의혹이 추가된 것이다.(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박씨는 2010년 사업상 알게 된 이아무개씨에게 ‘주식 투자로 돈을 불려주겠다’, ‘건물을 분양해주겠다’며 두차례에 걸쳐 3억원과 1억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이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박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경찰 수사 결과, 박씨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은 이미 여러 곳에 담보가 잡혀 있어 이씨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경찰서는 박씨가 애초부터 돈을 갚거나 건물을 분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해, 지난해 3월과 5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하지만 검찰은 박씨와 관련된 사건을 모두 ‘무혐의’로 결론내고 기소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검찰지휘사건’으로 담당 검사의 수사지휘에 따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당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검찰에서 추가 수사나 법리판단을 근거로 불기소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중이던 지난해 1~2월께 박씨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4일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진아무개 당시 서초경찰서 수사과장은 “이 전 청장으로부터 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박현철 윤형중 기자 fkcool@hani.co.kr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태백시 재정 거덜낼 의혹, 검찰은 왜 미지근한거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3일자 기사 '태백시 재정 거덜낼 의혹, 검찰은 왜 미지근한거야?'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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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쏙] 한 대법관 후보의 고향, 폐광촌 흉흉한 사연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는 지난 1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0여가지 의혹 및 결격 사유가 제기되며 ‘사상 최악의 대법관 후보’라는 오명을 얻었다. 제일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브로커 노릇을 한 사채업자 박영헌(61)씨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 도덕적 결함이 폭로된 것이다. 청문회 이후에도 의혹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의 고향이자 각종 의혹의 진원지인 강원도 태백시를 현지 취재했다.강원랜드에서 동쪽으로 20분쯤 달리자 비 온 뒤 구름이 휘감고 있는 산꼭대기에 오투리조트 콘도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골프장을 지나 로비에 내리자 여느 리조트처럼 직원들이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기자의 질문 하나에 접수담당 직원의 미소는 사라졌다.“월급은 제대로 받고 있나요?”“5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어요. 수당까지 치면 7~8개월 정도 제대로 못 받은 셈이에요.”겉만 보면 오투리조트는 성업중이다. 424실의 콘도는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리는 핸드볼대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전국중고등학교육상선수권대회로 8월 중순까지 만실이다.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서늘한 골프장은 주말마다 예약이 꽉 찬다. 하지만 재정 상태는 파산 직전이다. 오투리조트를 운영하는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빚만 3517억원이다. 2044%에 이르는 부채비율은 전국 133개 지방 공기업 가운데 단연 1등이다.오투리조트의 빚 3517억원 가운데 1460억원이 태백시가 채무보증을 선 빚이다. 개장 5년째 해마다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오투리조트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태백시가 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태백시 1년 예산 2450억원의 60%에 이르는 규모다. 태백시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오투리조트 때문에 태백시 재정도 거덜날 지경”이라며 “일본의 파산한 폐광도시 유바리시처럼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한탄했다.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1년 4월 오투리조트 비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공무원과 시공업체 사이에 수많은 비리가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오투리조트 건설본부장 정아무개(53)씨의 횡령과 배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들어왔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구속수사 의견을 냈지만, 사건을 지휘한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정씨를 불구속 송치하라고 지시했다. 그 뒤로 오투리조트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3517억 빚덩이 ‘오투리조트
’직원들 월급 끊긴지 5개월
태백시가 1460억 빚보증

공무원-시공사 비리설 꼬리
경찰쪽 구속수사 의견에도
검찰 “불구속 송치” 흐지부지

주민 원성에 신임시장이 특감
부실·도덕적 해이 100건 나와
검찰은 또 “배임 적용 쉽잖아”

박종기 전 시장에 이어 시장이 된 김연식 태백시장은 2011년 7월 14명의 인력을 투입해 오투리조트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파산지경에 이른 사업에 대해 처음으로 이뤄진 감사였다. 는 지난 19일 이 특별감사 결과보고서 전문을 입수했다. 감사 결과, 정책 결정에서부터 운영·구매·영업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과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 사업비는 최초 1713억원에서 수차례 설계변경 과정을 거쳐 4403억원까지 늘어났다. 회원권 4862개를 팔아 2565억원을 마련하고 이 자금으로 늘어난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거창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실제 판매액은 목표액의 6분의 1에 불과한 450억원에 그쳤다.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상당했다. 임원들이 공짜로 오투리조트를 이용한 금액만 3억5000만원이나 됐다. 브라운관 텔레비전 424대를 구매했다가 다시 1억9700만원을 들여 엘시디(LCD) 텔레비전을 구매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빚어졌다. 태백시청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사업비를 증액한 근거는 회원권을 모두 분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뿐이었다”며 “제때 감사를 하거나 수사기관이 수사를 했다면 지금처럼 부실이 심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태백시는 지난 1월 춘천지검에 감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6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검찰은 지난 9일 박종기 전 태백시장과 오투리조트 시공사 회장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6명 모두 개인 비리 혐의였다. 특히 박 전 시장은 부하 공무원의 승진 대가로 뇌물을 받고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만 기소됐을 뿐 오투리조트 사업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잘못도 드러나지 않았다. 오투리조트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난에 대해 춘천지검 관계자는 “개인 비리는 명확하지만, 사업을 방만하게 한 것을 처벌하려면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하지만 지역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19일 하일호 태백희망네트워크 대표는 태백시청 2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백시가 시민을 위해 써야 할 4400억원을 엉뚱한 곳에 썼다”며 “태백시의 자체 감사 결과를 보면 온통 부실 덩어리인데, 검찰의 수사 결과는 박 전 시장 등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만 준 꼴”이라고 주장했다.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은 김진만(57) 부시장과 브로커 박영헌(61)씨에 대한 의혹의 눈길로 이어진다. 김 부시장과 브로커 박씨는 김병화(57·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의 가장 가까운 태백 인맥으로 꼽힌다. 김 부시장은 인구 5만에 불과한 태백시가 배출한 검사장인 김 후보자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 사이다. 태백시청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태백에 있는 김 후보자의 산소를 김 부시장이 관리해주고, 김 후보자가 1년에 한두 차례 성묘를 올 때마다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전직 시의원은 “2010년 김병화씨가 검사장이 됐을 때 시청 앞 도로에 커다란 축하 펼침막이 걸렸다”며 “김 부시장이 김병화 후보자와 친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시청 공무원도 “김 부시장이 공석과 사석을 막론하고 김병화 후보자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해왔다”고 전했다.

전 경기청장에 돈건넨 이들
한명은 김병화 동창생 부시장
한명은 김병화 선배인 브로커

부시장은 ‘김병화와 무관’ 강변
“그분께 청탁한 적 없습니다
그런 얘기하면 전화 끊습니다

주민들은 의혹의 눈길 여전
“산소까지 관리 해주는 친구가
검찰에 있는데 로비 안했겠나”

브로커 박씨는 김 후보자의 중학교 선배다. 박씨는 재경태백시민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고, 김 후보자가 이 단체 감사를 맡았다. 둘은 한달에 한번씩 등산을 함께 했고, 2001년엔 서울 서초동의 고급아파트를 나란히 구입하기도 했다. 한 지역신문 기자는 “박씨가 태백에 오면 박종기 전 시장과 김 부시장이 나가서 맞이할 정도로 위세가 좋았다”며 “박씨가 김 후보자를 비롯해 정·재계 인사들과도 인맥이 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박씨는 김 후보자의 위세를 등에 업고 제일저축은행 브로커 노릇을 하다 구속돼, 지난 20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김 부시장과 박씨는 지난해 3월19일 박종기 당시 시장에 대한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수사가 잘 처리되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철규(55) 전 경기경찰청장에게 현금 1000만원을 건넸다. 로비가 통하지 않았는지, 경찰은 박 시장의 집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계속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차례나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반려하면서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했다. 이철규 전 청장을 통한 경찰 로비는 실패했지만, 검찰에 대한 로비는 성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이유다. 태백시청의 한 공무원은 “박 전 시장과 김 부시장이 이미 이철규 전 청장에게 1000만원을 건냈는데 검찰에는 로비를 안 했겠냐”며 “당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은 경찰보다는 검찰 탓이 컸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전 시장 관련 수사를 진행했던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면 대개 2~3일 안에 결과를 경찰에 알려주는데, 당시에는 검찰이 20일이 넘도록 아무 결과도 알려주지 않아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지난 20일 점심께 태백시청 앞에서 만난 김 부시장은 이철규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그건 선배(박종기 전 시장)가 전해달라고 해서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직접 돈을 전달한 김 부시장은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 이 전 청장을 만난 것처럼 김병화 후보자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냐는 물음에 김 부시장은 펄쩍 뛰었다.“분명히 말씀드리는데요, 오투리조트나 그 어떤 건에 대해서도 그분에게 청탁한 적 없습니다. 몇 개월에 한번씩 통화는 하지만 일반적인 통화만 합니다. 그런 얘기 하면 ‘골 아픈 거 얘기하지 마라’ 하고 (김 후보자가) 전화를 끊습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2012년 7월 22일 일요일

국민 말고 하나님만 섬기는 공직자들


이글은 한겨레21 2012-07-23 제920호 기사 ' 국민 말고 하나님만 섬기는 공직자들'을 퍼왔습니다.
[이슈추적]김신 대법관 후보 종교 편향적 판결 논란 계기로 짚어본 공직자의 신앙과 업무 충돌공사 구분없는 배타성에 정교분리 원칙 흔들

 
» 지난 7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신 후보자가 자리에 앉고 있다. 김 후보자는 ‘법정 기도’와 ‘성시화 발언’에 대해 “기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기독교가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내심으로 있을 것이다.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겨레21 김명진

1948년 5월31일 월요일 오전 10시20분 제헌의회가 개원했다. 첫 회의였다. 그해 5월10일 총선거를 통해 뽑힌 의원 198명이 모두 참석했다. 애국가,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국회선거위원장 노진설이 최고 연장자인 이승만 박사를 국회 임시의장으로 추천했고, 박수로 가결됐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날을 당해 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서 하나님에게 우리가 감사를 드릴 터인데 이윤영 의원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속의 법 아닌, 성경 말씀 더 따른 판사

의장석에 올라선 이승만 임시의장의 첫마디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였다. 모든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선 가운데 평안북도 영변 출신 목사로, 서울 종로 갑구에서 당선된 이윤영 의원이 기도를 시작했다.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선림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날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원치 아니한 민생의 도탄은 길면 길수록 이 땅의 악마의 권세가 확대되나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은 이 땅에 오지 않을 수밖에 없을 줄 저희들은 생각하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멘.”((국회속기록) 제1회 제1차)
개신교 신자들 가운데는 대한민국 국회가 기도로 첫발을 떼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 ‘악마의 권세’를 경계했던 제헌의회는 개원 두 달여 뒤 헌법 조문 심사를 한다. 헌법 제12조 “모든 국민은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는 조문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국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라는 문구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러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진 끝에 원안이 그대로 가결됐다. 그렇게, 기도로 시작한 제헌의회는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와 정치를 떼어놓았다. 1962년 12월 개정된 헌법부터는 종교 관련 내용이 양심의 자유 항목과 분리돼 독자적 기본권으로 대접받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신(55·울산지법원장) 대법관 후보자의 종교 편향적 판결과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부산·울산 지역에서 법관 경력을 쌓은 ‘향판’인 김 후보자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장로 법관’이다. 그는 2002년 출간한 에세이집 에서 2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 지진을 두고 “하나님의 경고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썼다. 조용기·김홍도 목사 등 개신교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꽉 막힌 이들이 일삼던 발언이다. 2010년 부산기독인기관장회 회장을 맡아 “부산 성시화(聖市化)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지난 2월 울산지법원장이 된 뒤에는 “울산에도 성시화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교인들이 모인 사적 자리에서 나온 지극한 신앙심의 표현일 수도 있다. 성시화 발언은 개신교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익숙하다. 인사와 정책 등에서 두루 ‘종교 편향’을 보여온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발언(“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과 빼닮았다. 2011년 1월 교회 분열을 둘러싼 민사사건을 다루는 법정에서 교인인 원고와 피고 양쪽에 ‘화해를 위한 기도’를 요구하고, 기도 뒤 ‘아멘’으로 답했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2009년 12월에는 대법원 판례를 부정하며 교회가 소유한 부목사 사택이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민사사건에서 화해나 조정을 시도하거나,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례에 맞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평소 언행과 맞물리며 종교적 편향이 법정에서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다양한 갈등 상황을 정리하고 사법적 판단을 내려야 할 고위 법관이, 세속의 법이 아닌 자신이 믿는 성경 속 말씀을 더 따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교분리’라는 헌법과 민주정치의 대전제를 어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황우여 “대법관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이들이길”

김 후보자는 7월1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제 판결이 종교 편향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어려운 삶의 과정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됐고, 그런 면이 개인 생활에서 드러나 공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쳤던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고 했다. 그는 소아마비 장애를 이유로 사법연수원 동기들보다 여섯 달 늦게 판사로 임관됐었다.
우리 헌법 나이가 환갑을 넘겼다. 21세기 한국의 일부 공직자는 자신의 내면적 신앙과 자신이 맡은 공적 업무를 관계짓는 방식을 잘 모르는 듯하다. 좋게 말해 서툴다. 나쁘게 말하면 의도적이거나 노골적일 때가 많다.
2011년 1월 황우여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 새누리당 대표)은 개신교를 믿는 법조인들의 단체인 애중회(愛重會) 창립 50돌 축사에서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 대법관 출신인 김황식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애중회 회장이기도 하다. 대규모 대법관 인사를 앞둔 터여서 ‘종교 편향’ 논란을 불렀다. 기도가 통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법정에서도 기도하는 대법관 후보자가 나오기는 했다.
한국은 어느 종교도 완벽한 우세를 보이지 않는 다종교 사회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개신교는 불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신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 정도는 종교가 없다. 김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으로서 가지는 종교의 자유’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정교분리 원칙’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김 후보자가 대법관직에 오른다면, 과연 종교 관련 사건을 편하게 맡을 수 있을까. 소송 당사자들이 김 후보자가 속한 대법원 소부나 전원합의체 판결에 승복할 수 있을까. 김 후보자 스스로 사건을 기피하거나, 제척당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5월, ‘학내 종교 자유’를 주장하다 퇴학당한 강의석씨가 개신교계 학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강씨에게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이 뒤집혔다. 해당 재판장은 법원 안에서도 독실하기로 유명한 개신교 신자였다. 그 역시 ‘장로 법관’이다. 판결 뒤 강씨와 그를 지원하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 회원들은 “재판장이 학교 쪽과 같은 계열의 교단 소속 장로이기 때문에 1심과 항소심 결론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2010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 결론을 깨고 학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전원합의체에서도 대법관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던 만큼 ‘종교적 영향’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부에까지 알려진 재판장의 신앙심이 뜻하지 않은 사법 불신을 불러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입법부는 어떨까. 자신에게 사건이 떨어져야만 힘을 쓸 수 있는 법관과 달리, 국회의원은 ‘입법’이라는 능동적 채널이 있다. 이러다 보니 개신교·불교계 등은 국회의원과 주요 상임위원장들의 종교가 무엇인지에 민감하다. 국회에는 개신교 의원 모임인 국회조찬기도회, 불교 모임인 국회정각회, 가톨릭 모임인 국회가톨릭의원신도회 등이 있다. 새로 구성된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11명(37%)이 개신교 신자다. 가장 많다. 국내 개신교 신자 비율(19%)을 크게 웃돈다. 가톨릭을 믿는 의원은 73명, 불교는 42명이다. 18대 국회에서는 개신교 120명, 가톨릭 72명, 불교 55명이었다.

대통령의 ‘무릎기도’

2010년 4월, 당시 한나라당 허천·황우여 의원 등은 ‘종교문화시설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도시개발정책·택지개발사업 등 난개발로 인한 수용·이전으로부터 종교시설을 보호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 시설 등을 두루 나열했지만 방점은 개신교에 찍혔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이후, 개신교계 일부에서 재개발지역 영세 개척교회 문제가 떠올랐다. 이 법안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함께 추진됐다고 한다. 개신교계의 한 인사는 “난개발을 막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오래되고 전통 있는 교회 건물도 아닌 일반 교회까지 보존하거나 지원해야 할 문화시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해당 법안은 18대 국회가 끝나며 자동 폐기됐다.
국내외 학설은 신앙의 자유는 절대적 기본권에 속하지만, 이를 외부로 드러내 다른 이들의 기본권과 충돌할 경우에는 적정한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 12월 다양한 유형의 종교차별 행위와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선’을 담은 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통령이나 고위 공직자가 특정 종교행사 등에 참석하고, 종교적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지침도, 사회·정치적 합의도 없다. 개신교계가 1966년부터 주최하는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이 계속 참석하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릎기도’를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목사의 요구에 무릎 꿇은 이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쓴 입맛을 다신 이들의 수는 한국 사회 종교 분포와 대략 비슷했을 것이다.
유독 개신교만 걸고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개신교계 공직자·정치인들이 자주 논란이 된다. 내면의 신앙을 바깥으로, 그것도 자신의 공적인 권한을 통해 강요하고 투사하려는 거친 욕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여러 진단이 나오지만, 1990년대 들어 개신교계 안에서도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세력이 대형 교회를 통해 힘을 키우고 정치세력화한 데서 이유를 찾는 분석이 많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한국 교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타 종교 등에 대한) 배타성이 교세 확장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신자 수가 늘고 국회의원의 40% 가까이가 개신교 신자이자 장로 대통령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신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했다. 여러 종교가 어우러지고, 종교 없는 사람도 많은 한국 사회에서 다른 이들을 ‘적’으로 돌리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회복하기 어려운 갈등을 키운다는 것이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한국은 대통령이 성서에 선서를 하는 미국과는 다르다”며 “몇천 명씩 모여 세를 과시하는 듯한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도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있다.

» 지난해 3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회조찬기도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다(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8월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의 종교 차별을 규탄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열렸다(아래, 한겨레21 윤운식).

“성시화 운동은 폭력”

어느 기독교계 언론은 한 변호사가 법원장 시절, 부임하는 도시마다 ‘성시화’를 위해 노력한 일화를 전한다. 이 법원장은 성시화를 위한 ‘파송 선교사 자격’으로 전도했다고 한다. 특정 도시 법원장으로 있을 때는 임기 동안 무려 100여 개의 교회·기관·단체를 다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시화 운동은 실현하기도 어렵지만 그 자체로 매우 폭력적이다. 구체적 정책으로 나타날 경우 ‘종교전쟁’이 벌어질 사안”이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기독법률가회’ 사회위원회에서 일하는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는 약간 결이 다르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겠지만 공적인 위치에 있는 ‘나’가 종교적 세계관과 완전히 유리될 수는 없다. 신앙적 가치와 신념이 일상과 업무 등 여러 영역에 끼치는 영향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이를 관철시키는 방법이나 용어 등이 다른 종교나 비종교인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행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보수적 관점에서는 지진 등 자연재해도 당연히 ‘하나님의 역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징벌’이나 ‘경고’와 연결시키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봉헌’ 역시 교인들 사이에서 쓰였다면 자연스러운 용어지만, 어떤 상황과 장소, 대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개신교’가 자꾸 돌출되는 상황에 대해 “그들만이 전체 기독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정치적 문제를 신앙적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워왔던 보수적 가치관으로 판단하고 나중에 성경으로 덧씌우는 이들의 문제”라고 했다.
비종교인은 잘 모르거나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종교적인 어떤 것’들은 많다. 군에서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성직자만을 받아들이는 군종장교 제도와 성탄절·석가탄신일·개천절만 휴일로 정한 것은 다른 종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따라붙는다. 예배에 가야 하는 일요일에 공무원시험을 치르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군·경찰서·교도소에서의 종교행사 강요·불허도 시빗거리다. 도로명에 절 등 종교시설이 포함되거나 지폐 도안에 태극무늬 등이 사용된 것도 괴로워하는 이가 있다. 광장에 서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나 불교 장식물, 학교에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고, 특정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도 말썽이 생기고,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를 향한다.

‘장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해야

한국 사람들은 자기 종교가 무엇이 됐든 어쩔 수 없이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 혹은 종교가 없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악마의 권세’를 떨쳐버리라는 얘기다. 김진호 실장은 하나 더 주문한다. “장로 대통령이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계에 얼마나 상처가 됐는지 반성적으로 성찰해보자는 흐름이 있다. 장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해보자.”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국민 말고 하나님만 섬기는 공직자들


이글은 한겨레21 2012-07-23 제920호 기사 ' 국민 말고 하나님만 섬기는 공직자들'을 퍼왔습니다.
[이슈추적]김신 대법관 후보 종교 편향적 판결 논란 계기로 짚어본 공직자의 신앙과 업무 충돌공사 구분없는 배타성에 정교분리 원칙 흔들

 
» 지난 7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신 후보자가 자리에 앉고 있다. 김 후보자는 ‘법정 기도’와 ‘성시화 발언’에 대해 “기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기독교가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내심으로 있을 것이다.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겨레21 김명진

1948년 5월31일 월요일 오전 10시20분 제헌의회가 개원했다. 첫 회의였다. 그해 5월10일 총선거를 통해 뽑힌 의원 198명이 모두 참석했다. 애국가,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국회선거위원장 노진설이 최고 연장자인 이승만 박사를 국회 임시의장으로 추천했고, 박수로 가결됐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날을 당해 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서 하나님에게 우리가 감사를 드릴 터인데 이윤영 의원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속의 법 아닌, 성경 말씀 더 따른 판사

의장석에 올라선 이승만 임시의장의 첫마디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였다. 모든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선 가운데 평안북도 영변 출신 목사로, 서울 종로 갑구에서 당선된 이윤영 의원이 기도를 시작했다.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선림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날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원치 아니한 민생의 도탄은 길면 길수록 이 땅의 악마의 권세가 확대되나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은 이 땅에 오지 않을 수밖에 없을 줄 저희들은 생각하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멘.”((국회속기록) 제1회 제1차)
개신교 신자들 가운데는 대한민국 국회가 기도로 첫발을 떼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 ‘악마의 권세’를 경계했던 제헌의회는 개원 두 달여 뒤 헌법 조문 심사를 한다. 헌법 제12조 “모든 국민은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는 조문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국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라는 문구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러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진 끝에 원안이 그대로 가결됐다. 그렇게, 기도로 시작한 제헌의회는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와 정치를 떼어놓았다. 1962년 12월 개정된 헌법부터는 종교 관련 내용이 양심의 자유 항목과 분리돼 독자적 기본권으로 대접받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신(55·울산지법원장) 대법관 후보자의 종교 편향적 판결과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부산·울산 지역에서 법관 경력을 쌓은 ‘향판’인 김 후보자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장로 법관’이다. 그는 2002년 출간한 에세이집 에서 2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 지진을 두고 “하나님의 경고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썼다. 조용기·김홍도 목사 등 개신교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꽉 막힌 이들이 일삼던 발언이다. 2010년 부산기독인기관장회 회장을 맡아 “부산 성시화(聖市化)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지난 2월 울산지법원장이 된 뒤에는 “울산에도 성시화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교인들이 모인 사적 자리에서 나온 지극한 신앙심의 표현일 수도 있다. 성시화 발언은 개신교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익숙하다. 인사와 정책 등에서 두루 ‘종교 편향’을 보여온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발언(“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과 빼닮았다. 2011년 1월 교회 분열을 둘러싼 민사사건을 다루는 법정에서 교인인 원고와 피고 양쪽에 ‘화해를 위한 기도’를 요구하고, 기도 뒤 ‘아멘’으로 답했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2009년 12월에는 대법원 판례를 부정하며 교회가 소유한 부목사 사택이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민사사건에서 화해나 조정을 시도하거나,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례에 맞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평소 언행과 맞물리며 종교적 편향이 법정에서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다양한 갈등 상황을 정리하고 사법적 판단을 내려야 할 고위 법관이, 세속의 법이 아닌 자신이 믿는 성경 속 말씀을 더 따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교분리’라는 헌법과 민주정치의 대전제를 어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황우여 “대법관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이들이길”

김 후보자는 7월1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제 판결이 종교 편향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어려운 삶의 과정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됐고, 그런 면이 개인 생활에서 드러나 공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쳤던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고 했다. 그는 소아마비 장애를 이유로 사법연수원 동기들보다 여섯 달 늦게 판사로 임관됐었다.
우리 헌법 나이가 환갑을 넘겼다. 21세기 한국의 일부 공직자는 자신의 내면적 신앙과 자신이 맡은 공적 업무를 관계짓는 방식을 잘 모르는 듯하다. 좋게 말해 서툴다. 나쁘게 말하면 의도적이거나 노골적일 때가 많다.
2011년 1월 황우여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 새누리당 대표)은 개신교를 믿는 법조인들의 단체인 애중회(愛重會) 창립 50돌 축사에서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 대법관 출신인 김황식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애중회 회장이기도 하다. 대규모 대법관 인사를 앞둔 터여서 ‘종교 편향’ 논란을 불렀다. 기도가 통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법정에서도 기도하는 대법관 후보자가 나오기는 했다.
한국은 어느 종교도 완벽한 우세를 보이지 않는 다종교 사회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개신교는 불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신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 정도는 종교가 없다. 김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으로서 가지는 종교의 자유’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정교분리 원칙’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김 후보자가 대법관직에 오른다면, 과연 종교 관련 사건을 편하게 맡을 수 있을까. 소송 당사자들이 김 후보자가 속한 대법원 소부나 전원합의체 판결에 승복할 수 있을까. 김 후보자 스스로 사건을 기피하거나, 제척당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5월, ‘학내 종교 자유’를 주장하다 퇴학당한 강의석씨가 개신교계 학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강씨에게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이 뒤집혔다. 해당 재판장은 법원 안에서도 독실하기로 유명한 개신교 신자였다. 그 역시 ‘장로 법관’이다. 판결 뒤 강씨와 그를 지원하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 회원들은 “재판장이 학교 쪽과 같은 계열의 교단 소속 장로이기 때문에 1심과 항소심 결론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2010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 결론을 깨고 학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전원합의체에서도 대법관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던 만큼 ‘종교적 영향’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부에까지 알려진 재판장의 신앙심이 뜻하지 않은 사법 불신을 불러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입법부는 어떨까. 자신에게 사건이 떨어져야만 힘을 쓸 수 있는 법관과 달리, 국회의원은 ‘입법’이라는 능동적 채널이 있다. 이러다 보니 개신교·불교계 등은 국회의원과 주요 상임위원장들의 종교가 무엇인지에 민감하다. 국회에는 개신교 의원 모임인 국회조찬기도회, 불교 모임인 국회정각회, 가톨릭 모임인 국회가톨릭의원신도회 등이 있다. 새로 구성된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11명(37%)이 개신교 신자다. 가장 많다. 국내 개신교 신자 비율(19%)을 크게 웃돈다. 가톨릭을 믿는 의원은 73명, 불교는 42명이다. 18대 국회에서는 개신교 120명, 가톨릭 72명, 불교 55명이었다.

대통령의 ‘무릎기도’

2010년 4월, 당시 한나라당 허천·황우여 의원 등은 ‘종교문화시설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도시개발정책·택지개발사업 등 난개발로 인한 수용·이전으로부터 종교시설을 보호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 시설 등을 두루 나열했지만 방점은 개신교에 찍혔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이후, 개신교계 일부에서 재개발지역 영세 개척교회 문제가 떠올랐다. 이 법안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함께 추진됐다고 한다. 개신교계의 한 인사는 “난개발을 막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오래되고 전통 있는 교회 건물도 아닌 일반 교회까지 보존하거나 지원해야 할 문화시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해당 법안은 18대 국회가 끝나며 자동 폐기됐다.
국내외 학설은 신앙의 자유는 절대적 기본권에 속하지만, 이를 외부로 드러내 다른 이들의 기본권과 충돌할 경우에는 적정한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 12월 다양한 유형의 종교차별 행위와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선’을 담은 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통령이나 고위 공직자가 특정 종교행사 등에 참석하고, 종교적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지침도, 사회·정치적 합의도 없다. 개신교계가 1966년부터 주최하는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이 계속 참석하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릎기도’를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목사의 요구에 무릎 꿇은 이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쓴 입맛을 다신 이들의 수는 한국 사회 종교 분포와 대략 비슷했을 것이다.
유독 개신교만 걸고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개신교계 공직자·정치인들이 자주 논란이 된다. 내면의 신앙을 바깥으로, 그것도 자신의 공적인 권한을 통해 강요하고 투사하려는 거친 욕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여러 진단이 나오지만, 1990년대 들어 개신교계 안에서도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세력이 대형 교회를 통해 힘을 키우고 정치세력화한 데서 이유를 찾는 분석이 많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한국 교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타 종교 등에 대한) 배타성이 교세 확장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신자 수가 늘고 국회의원의 40% 가까이가 개신교 신자이자 장로 대통령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신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했다. 여러 종교가 어우러지고, 종교 없는 사람도 많은 한국 사회에서 다른 이들을 ‘적’으로 돌리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회복하기 어려운 갈등을 키운다는 것이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한국은 대통령이 성서에 선서를 하는 미국과는 다르다”며 “몇천 명씩 모여 세를 과시하는 듯한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도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있다.

» 지난해 3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회조찬기도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다(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8월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의 종교 차별을 규탄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열렸다(아래, 한겨레21 윤운식).

“성시화 운동은 폭력”

어느 기독교계 언론은 한 변호사가 법원장 시절, 부임하는 도시마다 ‘성시화’를 위해 노력한 일화를 전한다. 이 법원장은 성시화를 위한 ‘파송 선교사 자격’으로 전도했다고 한다. 특정 도시 법원장으로 있을 때는 임기 동안 무려 100여 개의 교회·기관·단체를 다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시화 운동은 실현하기도 어렵지만 그 자체로 매우 폭력적이다. 구체적 정책으로 나타날 경우 ‘종교전쟁’이 벌어질 사안”이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기독법률가회’ 사회위원회에서 일하는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는 약간 결이 다르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겠지만 공적인 위치에 있는 ‘나’가 종교적 세계관과 완전히 유리될 수는 없다. 신앙적 가치와 신념이 일상과 업무 등 여러 영역에 끼치는 영향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이를 관철시키는 방법이나 용어 등이 다른 종교나 비종교인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행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보수적 관점에서는 지진 등 자연재해도 당연히 ‘하나님의 역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징벌’이나 ‘경고’와 연결시키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봉헌’ 역시 교인들 사이에서 쓰였다면 자연스러운 용어지만, 어떤 상황과 장소, 대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개신교’가 자꾸 돌출되는 상황에 대해 “그들만이 전체 기독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정치적 문제를 신앙적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워왔던 보수적 가치관으로 판단하고 나중에 성경으로 덧씌우는 이들의 문제”라고 했다.
비종교인은 잘 모르거나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종교적인 어떤 것’들은 많다. 군에서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성직자만을 받아들이는 군종장교 제도와 성탄절·석가탄신일·개천절만 휴일로 정한 것은 다른 종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따라붙는다. 예배에 가야 하는 일요일에 공무원시험을 치르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군·경찰서·교도소에서의 종교행사 강요·불허도 시빗거리다. 도로명에 절 등 종교시설이 포함되거나 지폐 도안에 태극무늬 등이 사용된 것도 괴로워하는 이가 있다. 광장에 서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나 불교 장식물, 학교에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고, 특정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도 말썽이 생기고,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를 향한다.

‘장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해야

한국 사람들은 자기 종교가 무엇이 됐든 어쩔 수 없이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 혹은 종교가 없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악마의 권세’를 떨쳐버리라는 얘기다. 김진호 실장은 하나 더 주문한다. “장로 대통령이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계에 얼마나 상처가 됐는지 반성적으로 성찰해보자는 흐름이 있다. 장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해보자.”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2012년 7월 13일 금요일

김신 “김진숙에 심리적 압박 가하려 형편보다 많은 이행금 부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2일자 기사 '김신 “김진숙에 심리적 압박 가하려 형편보다 많은 이행금 부과”'를 퍼왔습니다.

ㆍ김신 대법관 후보 청문회ㆍ증인 김진숙 “사측 말만 듣고 죽음으로 내몰아, 대법관 안됐으면”

“빨리 퇴거를 시키기 위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였다.” 

12일 국회의 김신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이 답변이 논란을 불렀다. 야당 청문위원들이 김 후보자가 지난해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크레인 고공시위를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퇴거 때까지 하루 100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내라”는 결정을 내린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형편보다 많은금액을 부과해야 집행이 빨리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소 많이 하는 것이 관례”라고 했다. 

이에 야당 청문위원들의 질타와 추궁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게 강제이행금을 마구 부과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김진숙 위원이 한 달이나 두 달이나 오랫동안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만약 (김 위원이) 하루이틀 만에 내려왔으면 3000만원이라든지 그런 (금액까지는 안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에게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2억9800만원에 달했다. 

***사진이 스크렙되지 않아서 설명문만 삽입 합니다. 양해해 주시길...
지난해 부산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왼쪽 사진)이 12일 김신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신 대법관 후보자(오른쪽 사진)가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한 뒤 입을 굳게 다문 채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서성일·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최재천 의원이 “차라리 1억원을 매기지 그랬느냐. 왜 돈으로 압박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결정하더라도 제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증인으로 나온 김진숙 지도위원은 “법이 노동자를 너무 모른다. 동료가 죽어서 내려온 크레인을 왜 올라가게 됐는지 조사하고 들어봤으면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의 생살여탈권이 왔다 갔다 하면 최소한 방문을 하든지 알아봐야 하지 않느냐”며 “사측의 말만 믿고 그대로 따른 것은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했다. 또 그는 “대법관 후보자로 올라와 있는 분이 그 정도 인식밖에 안되는 게 개탄스럽다”며 “그가 한진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었는지 의심스럽고, 그런 판결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절망을 안기고 눈물 흘리게 하는지 전혀 생각 안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1200만 노동자를 대표해 대한민국 법에 절망한다”면서 “김 후보자께서 대법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적격자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설령 대법관이 된다하더라도 이 땅에서 섬겨야 하는 예수가 누군지, 돈 안 받는 사람들이 누군지, 버려진 사람들이 누군지, 따뜻한 눈으로 되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종교편향 문제도 집중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교회 관련 분쟁을 조정하면서 당사자들에게 기도를 시키고 대법원 판결과 달리 부목사의 사택에 대해 비과세 판결을 내리는 등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종교적인 신념을 달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내가 혹시 불리한 판결을 받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천 의원은 “울산 성시화 발언은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린다’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왔지만 소아마비 등 어려움을 겪으며 갖게 된 신앙이 공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소수자 몫’ 김신 후보자 과거판결은 ‘기득권 편’이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2일자 기사 '‘소수자 몫’ 김신 후보자 과거판결은 ‘기득권 편’이었다'를 퍼왔습니다.

<김진숙씨 “김 후보자 대법관 안됐으면”> 김신 대법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왼쪽사진)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김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크레인 고공농성 당시 하루 1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바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진숙씨 청문회 증인으로 나오자 김후보자 퇴장
“크레인 퇴거 강제금 하루 100만원…노동자 현실 아나”
뇌물받은 공무원·부산저축 배임혐의 “무죄” 선고

12일 오후 3시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 김진숙(5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들어서자 김신(55·울산지방법원장)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후보자와 증인으로 이날 처음 만난 이들은 서로의 시선을 외면했다. 민주통합당은 김 지도위원이 증인으로 발언하는 동안 김 후보자도 배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새누리당 소속 이주영 인사청문위원장이 거부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17일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이던 김 후보자는 한진중공업의 신청을 인용해 김 지도위원에게 ‘간접강제’ 결정을 내렸다.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올 때까지 하루 100만원씩 회사에 이행강제금을 내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이행강제금은 2억9800만원까지 쌓였다.증인선서를 마친 김 지도위원은 작심한 듯 김 후보자에 대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김 지도위원은 “수많은 노동자들을 절망으로 내모는 결정이었다”며 “왜 크레인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지 법이 헤아리지 않으면 누가 헤아리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행강제금 100만원을 내라고 하면 제가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듣고 더 절망했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현실을 모르는가”라며 “이런 분이 대법관이 되면 노동자 현실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김 후보자는 김 지도위원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결정이 적절했냐는 질문에 “이행강제금은 당사자의 행위에 대한 징벌이 아니라 빨리 퇴거시키기 위한 심리적 압박의 수단”이라며 “형편보다 많은 금액을 부과해야 집행이 빨리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소아마비 후유증을 앓는 장애인인 김 후보자는 ‘소수자 몫’으로 대법관 후보자에 추천됐다. 하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이른바 ‘벌금폭탄’ 사례에서 보듯, 김 후보자가 소수자 보호에는 눈감고 기득권자를 옹호하는 판결을 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한달에 약 96만원을 버는데 이행강제금을 하루에 100만원을 부과하는 것은 기계적인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도 “오직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곧 죽음”이라며 “그런 노동자들의 심정을 들어봤다면 하루 100만원의 이행강제금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길거리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집으로 끌고가려다 붙잡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중년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도 약자를 위한 판결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반면 기득권자들의 비리에는 관대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2009년 12월 당시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였던 김 후보자는 택시조합으로부터 요금인상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부산시의회 김석조(60) 부의장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김 후보자의 관대한 판결로 김 부의장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김 후보자는 뇌물을 준 사람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에서 돈을 받은 공무원에게는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수도관 납품업체로부터 자녀 장학금 명목으로 1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전아무개(50)씨 등 공무원 11명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해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부산저축은행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 배임 소송을 맡아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당시 대법원은 “(김 후보자의) 2심 판결이 업무상 배임 문제를 섣불리 판단했으며, 회사가 본 실질적 손해로 제3자가 이득을 봤는지를 살펴보지 않았다”고 질책했다.4대강 사업에 대한 김 후보자의 판결도 주류 기득권 논리를 충실히 따른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받았다. 김 후보자는 지난 2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사업시행 계획을 취소해 달라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위법이지만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취소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사설] 김병화·김신, 대법관 자격 없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2일자 사설 '[사설] 김병화·김신, 대법관 자격 없다'를 퍼왔습니다.

어제까지 대법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고 오늘 김창석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된다. 그런데 후보자들이 하나같이 문제가 많아 누구 하나 대법관이 될 만하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람이 없다. 가치관이나 성향을 문제삼기 전에 최소한 공직자로서의 기본 조건, 도덕성과 자질 면에서도 흠집투성이다.그중에서도 김병화 후보자는 정도가 심각하다. 본인은 청문회에서 거듭 부인했으나 제일저축은행 사건과 태백시장 인사비리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지난해 의정부지검장 시절, 산하의 고양지청이 제일저축은행 사건을 수사중일 때 이 사건 브로커인 강원도 태백의 중학교 동창 박아무개씨와 수십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본인은 “사건 내용을 얘기하면 끊는다”며 연루설을 부인했지만 정황은 그렇지 않다. 고양지청은 상품권 1억여원어치를 받은 제일저축은행 전무 등 2명만 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으나, 나중에 대검 수사에서 1400억원 불법대출과 횡령 사실이 밝혀져 이 은행 유동천 회장이 구속됐다. 유 회장은 대검에서 김 후보자에게 전달해달라며 2000만원을 박씨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일저축은행이 사건을 전후해 브로커 박씨의 부동산에 설정했던 95억원 근저당권을 해제해줬고, 김 후보자와 브로커 박씨가 서울 서초동 고급아파트를 사흘 간격으로 나란히 구입했으며, 유 회장은 “박씨 소개로 (김 후보자를)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고양지청의 축소수사와 브로커 박씨의 활약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론하지 않을 수 없다.본인도 시인한 2건의 위장전입은 명백한 불법이다. 여기에 태백시장 인사비리 수사 무마 청탁 의혹에다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안상수 인천시장에 대한 불기소, 강남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등 도마에 오른 비리 의혹만 10건이나 된다. 이른바 ‘10관왕’이니 “역대 최악의 대법관 후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김신 후보자는 어제 청문회에서도 종교 편향 의혹을 씻지 못했다. 공직자 비리사건은 솜방망이 판결을 하면서 한진중공업 사건에선 김진숙씨에게 하루 100만원의 가혹한 이행강제금을 물리는 등 균형감각도 부족하다. 농지 불법취득에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에서 삼성중공업에 면죄부를 안겨준 고영한 후보자, 삼성 사건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솜방망이 판결을 한 김창석 후보자는 재벌 편향이 우려된다.대법관은 사법정의의 수호자이자 인권옹호의 최후 보루이다. 대법원에서만은 함량 미달 후보자들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쌍용차 해고자 자살, 책임 느낀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0일자 기사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쌍용차 해고자 자살, 책임 느낀다”'를 퍼왔습니다.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57·법원행정처 차장)가 10일 쌍용자동차의 대량해고 후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좀 더 근로자들의 소리를 배려하고 귀담아 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13일까지 예정된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고 후보자는 이날 첫 청문 대상으로 출석했다. 청문위원들은 2008년 쌍용차 회생결정을 문제 삼았다. 고 후보자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 부장판사로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맡아 대량해고가 포함된 회생안을 통과시켰다. 

‘진땀’ 대법관 후보자인 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직전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 연합뉴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후보자는 기업의 회생을 도운 것을 법관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꼽았는데 한 기업에서 3000명이 대량해고됐고 무려 22명이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도 “법정관리인의 서류만 보지 말고 좀 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자산재평가의 한계를 들어줬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해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이 많다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겠다”고 말했다. 

2007년 태안에서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 측의 책임을 제한한 결정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고 후보자는 2009년 선박 충돌사고의 원인이 된 예인선을 소유한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약 56억원으로 제한하는 ‘책임제한결정’을 내렸다. 

사건이 3개월 만에 신속하게 처리되면서 ‘삼성 봐주기’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삼성중공업이 물어줘야 할 것을 국민이 대신 물어주고 자원봉사까지 하게 됐다”며 “엘리트들이 특정 그룹을 봐주기 위해 ‘법적 안정성’을 들며 재판하기 시작하면 서민은 이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삼성중공업의 배가 정지해 있던 유조선을 들이받은 최초의 사안인데 심리조차 없이 끝났다”며 “지나치게 법과 형식논리에만 갇힌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고 후보자는 “해상사고는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조금이나마 빨리 변상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절차로 진행했다”며 “현행 법률에서 배상책임 한도를 너무 낮게 정한 것은 입법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의 농지개혁법 위반과 탈루 의혹도 제기됐다. 

고 후보자는 1982년 전남 담양군 창평면으로 주소를 옮긴 지 하루 만에 아버지 소유의 논밭과 임야 12만402㎡를 구입했다. 고 후보자는 당시 군법무관으로 복무 중이었다. 고 후보자는 “선친이 집안의 땅을 물려주기 위해 상의 없이 한 일이라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매매 형식을 취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우원식 의원은 “누구보다 법률을 잘 아는 후보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토지가 등록되는 것을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 위반, 농지개혁법 위반,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고 후보자에게 국가보안법과 최근 종북논란 등 사상 검증에 집중했다. 고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장은교·강병한 기자 indi@kyunghyang.com

2012년 7월 10일 화요일

종교적 맹신 MB 닮은 대법관후보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09일자 기사 '종교적 맹신 MB 닮은 대법관후보'를 퍼왔습니다.
(긴급진단) 헌법을 위반한 기독교 편향 언행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신(울산지방법원장) 대법관 후보자가 ‘기독교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법관으로서 여러 해 동안 기독교와 관련해서 공개적으로 한 발언과 행동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헌법 제20조는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 법관인 김 후보자가 국가의 최고위법인 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게 하는 언행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자세히 드러났다. (교회복음신문)에 따르면 그는 2010년 2월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부산기독인기관장회가 주최한 신년하례회에서 “부산의 성시화(聖市化)를 위해 기도하며 힘써나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기독교계 사람들을 만난 자리에서 “울산에도 성시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울산기독인기관장회 출범을 서두르자”고 촉구했다. 그리고 2011년 1월 부산지역에 있는 한 교회의 내부분열 과정에서 제기된 민사재판을 맡은 그는 “일반 법정에서는 사건을 다루기 창피해 심리하기 어렵다”면서 소법정으로 자리를 옮긴 뒤 원고와 피고 쪽에 ‘화해를 위한 기도’를 요구했으며, 기도가 끝나자 ‘아멘’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기독교적 편향을 넘어 자기 종교에 대한 ‘맹신’을 드러낸 것은 2002년이었다. 그는 그해에 출간한 에세이집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에 실은 글에서 2001년 1월 26일 인도의 구자라트주에서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을 ‘하나님의 경고’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구자라트주는 오리사주, 비하르주와 함께 주법으로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시는 것은 그 지진을 통해 복음의 문을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김신 후보자의 기독교적 ‘맹신’은 여러 모로 이명박 대통령을 닮았다. 그는 서울시장 재직 시기이던 2004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김 후보자가 부산과 울산을 ‘성시화’하자고 주장한 것도 그 도시들을 ‘하나님께 바치자’는 뜻이다.
2011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은 조찬기도회에 참석해서 목사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국가원수가 헌법에 규정된 ‘정교 분리’의 원칙을 어기고 공개석상에서 교직자의 부름에 따라 기독교적 의식을 치른 것이었다. 김신 후보자는 부산이라는 대도시에서 기독교기관장회라는 공직자 모임의 회장을 맡아 ‘성시화’에 앞장섰다. 부산 시민 가운데는 기독교인에 못지않게 불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도 많을텐데 그는 그 도시를 ‘배타적 신앙’의 본거지로 만드는 데 앞장선 것이었다.
인도의 지진 대참사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하나님의 구원을 받기 위한 제물’로 여기는 김 후보자의 신앙은 오늘날 세계의 보수적 기독교권에 널리 번져 있는 ‘여호와만이 절대 유일의 신’이라는 믿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부처가 가르친 ‘대자대비’, 공자의 ‘인(仁)’, 이슬람의 ‘사랑’도 근본적으로는 기독교 교리와 같은 맥락이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 우리는 대통령의 종교적 편향이나 맹신이 국정에 어떤 파괴적 영향을 끼치는지를 2008년 2월 25일부터 오늘까지 4년 5개월 동안 명확히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대통령의 종교적 편향이나 맹신이 국정에 어떤 파괴적 영향을 끼치는지를 2008년 2월25일부터 오늘까지 4년5개월 동안 명확히 볼 수 있었다.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의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자랑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기독교적 도덕성’은 지금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그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 구속될 위기에 처해 있고,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 18명이 법의 심판을 이미 받았거나 사법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역대 그 어느 정권에서도 현직 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이 이렇게 많이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은 ‘도덕적으로 가장 타락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국정의 최고책임자는 이성과 양심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 자기와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만 소중히 여기고 중용하는 것은 이성과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다. 종교는 자유와 평등과 사랑을 지향하는 신념체계이다. 분열과 편애는 반종교적 특성이다.
종교적 편향과 맹신이라는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뒤따르고 있는 김신 후보자는 ‘공직자의 종교적 중립 의무’를 지킬 수 있는 대법관이 되기 어렵다. 그렇게 특정 종교에 치우친 인물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하는 법관들 중에서도 최고위직인 대법관으로 임명된다면 가뜩이나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법원이 심각한 문제를 하나 더 안게 될 것이다.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김병화 대법관 후보, 아파트 2채 다운계약 의혹


대법관 후보자 김병화
시세 7~8억대 매매…2억대로 신고 탈세 의혹

김병화(57·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 2채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거래가격을 줄여 신고하는 방법으로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9일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00년 4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ㅅ아파트 1채(144㎡)를 구입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4억6500만원에 샀다고 대검찰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강남구청에는 이 아파트를 대검찰청에 신고한 금액의 절반인 2억3500만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취득세와 등록세를 실제 내야 할 금액의 절반밖에 안 냈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당시 등기업무를 담당한 법무사는 법령에 따라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강남구청에) 신고를 한 것이고, 후보자 본인은 투명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대검찰청에) 신고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앞서 김 후보자는 1994년 7월 이 아파트와 같은 단지의 또다른 아파트(127㎡)를 산 뒤 2000년 3월 팔았다. 김 후보자는 2000년 공직자 재산신고를 하면서 이 아파트를 2억7200만원에 팔았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아파트와 같은 동 같은 평형을 1994년에 판 이아무개(59)씨는 와 만나 “1994년 당시에도 아파트를 4억원대 초반에 팔았고, 2000년에는 7억~8억원까지 올랐다”며 “김 후보자가 신고한 매도가격은 실거래가보다 4억~5억원 낮은 가격”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해명과 달리 두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모두 실거래가 기준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또 김 후보자는 2000년에 판 아파트에서는 단 하루도 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김 후보자는 거주하지도 않은 아파트를 통해 6년 만에 3억~4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이춘석 의원 쪽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거래가격을 대폭 낮춘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대법관 후보자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형중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2012년 7월 9일 월요일

김병화 아들, 법원 공익근무 ‘나홀로 지원’ 특혜 의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9일자 기사 '김병화 아들, 법원 공익근무 ‘나홀로 지원’ 특혜 의혹'을 퍼왔습니다.

대법관 후보자 김병화
대법관 후보 청문회 

김병화(57·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의 아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 공익근무요원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8일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이 병무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 12월 김 후보자의 아들은 장애인 요양시설에 공익요원 근무를 신청했으나 불과 두 달 뒤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서울중앙지법으로 배치돼 지난해 8월12일부터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애초 김씨는 2010년 12월17일 서울 서초구의 장애인 요양시설 공익요원 모집에 응모해 배치까지 받아놨다. 그러나 지난해 1월13일 이 요양기관 근무 신청을 취소했고 2월1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공익요원 1명 추가모집에 응모해 배치를 받아냈다.공익요원 모집과 배치는 서울지방병무청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뤄지는데, 공익요원 자리가 생긴 기관이 필요 인원을 미리 공시하면 그 기관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에 인터넷으로 응모하는 방식이다. 선착순으로 선발되기 때문에 매번 많은 인터넷 트래픽이 몰린다.

애초 장애인 요양시설 근무 신청
두달 뒤 서울중앙지법으로 배치
최소 1주일전 사전공고 안지켜
병무청사이트엔 신청당일 공고
민주당 “모집정보 미리 알고 대비
”김후보자쪽 “병무청 공고 보고 신청”

그런데 특이한 점은 김 후보자의 아들 김씨가 응모할 당시 서울중앙지법 공익요원 추가모집은 사전에 충분히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병무청과 서울지방병무청 누리집(홈페이지)은 보통 공익요원 모집 신청을 받기 최소 1주일 전 ‘공석 알림’ 공고를 낸다. 하지만 서울지방병무청 사이트에선 서울중앙지법 공익요원 모집과 관련된 공고가 아예 등록돼 있지 않았고, 병무청 사이트는 신청일 당일에야 공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10시부터 모집 응모를 받기 시작하면서 당일에야 공고를 낸 것은 이해하기 힘든 조처다. 누군가 다른 경쟁자들의 신청을 막음으로써 김씨가 서울중앙지법에 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김씨는 오전 9시54분에 서울지방병무청 누리집에 접속해, 오전 10시0분22초에 신청을 마쳤다.이언주 의원실은 “김 후보자의 아들이 서울중앙지법 공익요원 추가모집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았기 때문에 지난해 1월13일 미리 요양기관 근무신청을 취소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김씨가 병무청 누리집에서 사전공고를 보고 서울중앙지법 배치를 신청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아들이 서울중앙지법에 공익근무 신청을 할 당시 김 후보자는 의정부지검장을 맡고 있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대법관 후보 김신, 종교 편향 판결·발언 논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08일자 기사 '대법관 후보 김신, 종교 편향 판결·발언 논란'을 퍼왔습니다.

ㆍ책에서 “인도 지진은 구원의 복음”… 김병화 또 위장전입 의혹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신 대법관 후보자(사진)가 종교 편향적 발언과 판결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통합당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재천 의원은 “ ‘부목사 사택은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인데도, 김 후보자는 2008년 이례적으로 비과세 판결했다”고 밝혔다. 또 “교회 내 분쟁으로 고발된 평신도와 원로목사 사건의 당사자들을 판사 방으로 불러 화해·조정으로 마무리하고 법정에서 ‘화해를 위한 기도’까지 하게 하는 등 종교 편향적 재판 행위를 견지해왔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가 2002년 저서 에서 “지진이 발생한 인도 구자라크주는 오리사주, 비하르주와 함께 주법으로 기독교 복음을 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계획하시는 것은 그 지진을 통해 복음의 문을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라고 밝힌 것도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내고 “지진 피해자들의 아픈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미숙한 표현을 사용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목사 비과세 판결 논란은 “대법원 판례가 있더라도 법관의 양심에 비추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히고, ‘법정 기도’ 논란도 “교인 간 다툼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기도를 권유한 것이지, 통상적인 민사재판에서 그러한 행동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특위는 김 후보자가 2009년 부산저축은행 임직원 배임 사건에서 유죄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판결을 내린 것도 비판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다시 유죄판결을 받았다. 

특위는 “장애인이자 부산 지역법관 출신인 김 후보자가 내린 판결 중 소수자를 위한 판결을 기대했으나 그런 판결은 찾아볼 수 없었고 지역법관과 지역인사의 ‘봐주기 판결’만 있었다”고 밝혔다. 

김병화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박영선 특위 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1981년 아버지와 함께 경북 군위군농지 1263㎡를 소유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후보자는 군복무 중이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었는데 어떻게 농지를 샀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1990년 부인 명의로 부산에 구입한 아파트는 투기 의혹이 짙다고 봤다. 특위는 “당시 부산 아파트 투기 열풍이 과열돼 서울 거주자는 부산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도록 관련법까지 개정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있던 울산에서 부산까지 당시 이동시간이 두 시간 이상 걸렸다는 점에서 출퇴근용이라는 해명도 적절치 않다고 봤다. 김 후보자는 부산 아파트를 1994년 1억3900만원에 판 뒤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구입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