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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뉴스타파> ‘국정원 트위터’ 보도, 메이저언론 외면…네티즌 “화난다”


이글은 go발뉴스 2013-05-21일자 기사 '(뉴스타파) ‘국정원 트위터’ 보도, 메이저언론 외면…네티즌 “화난다”'를 퍼왔습니다.
최승호 “여론 일으켜 달라”…김용진 “방송사, 국정원보다 참돔가격이 더 중요”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그룹의 핵심계정 가운데 하나가 국정원 직원의 계정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왔지만 몇몇 인터넷 매체 외에 이른바 ‘메이저 언론’으로 불리는 중앙언론사들은 해당 보도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17일 방송한 ‘뉴스타파N’ 12회를 통해 “지난 대선 기간 등의 시기에 트위터 상에서 정치 개입 트윗 등을 집중적으로 게시한 국정원 추정 트위터 그룹의 핵심 계정 nudlenudle 사용자가 43살 이 모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국정원에 정통한 여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원을 최종 확인한 결과 이 씨는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활동했던 직원으로 확인됐다”며 “이 씨는 지난 4월 중순까지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근무했으며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이 부임한 뒤 인사발령이나 현재는 비정보파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 (사진=뉴스타파 방송화면 캡쳐)

그러나 21일까지(뉴스타파)의 리포트를 직접적으로 인용보도한 매체는 ‘go발뉴스’를 비롯해 (뷰스앤뉴스),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스)등 인터넷 언론들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뉴스타파N’의 진행을 맡고있는 최승호 앵커(MBC 해직PD)는 자신의 트위터(@MBC_PDChoi)를 통해 “뉴스타파의 대특종, ‘국정원 트위터로 대선개입 최종 확인!’ 아직 아무 언론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검찰이 무시하면 그만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여론을 일으켜 주십시오. 정말 중요한 보도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자로’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최승호 PD의 절박한 호소가 담긴 트윗이 SNS를 온통 뒤덮고 있다”며 “하지만 뉴스타파의 핵폭탄급 보도가 나간지 벌써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메이저 언론사 중 어느 한 곳도 이를 보도한 곳은 없다. 단지 인터넷 언론사 몇 곳에서만 보도가 나갔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말 화가나는 것은 그나마 진실과 가까운 언론이라고 믿고있던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마저도 이 사건에 대해 아직 이렇다할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화가난다”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의 말대로 21일까지 (뉴스타파)의 리포트를 직접적으로 인용보도한 매체는 ‘go발뉴스’를 비롯해 (뷰스앤뉴스),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스) 등 인터넷 언론들이다. 트위터 아이디 ‘@winterq****’은 “뉴스타파 특종! 나라가 뒤집어져야할 일인데...언론들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미디어스)는 19일 “주말(18~19일) 사이에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사실이 확인되고 충격적인 내용의 문건이 폭로됐으나 방송3사는 이를 아예 외면하거나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원 작성 추정 ‘반값등록금 문건’을 언급하며 “KBS ‘뉴스9’과 SBS ‘8뉴스’는 이를 단신처리했으며 MBC ‘뉴스데스크’는 아예 보도하지도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방송 3사 메인뉴스는 국정원 방송3사 메인뉴스는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관련 뉴스보다 ‘화장하는 남자 는다’, ‘베란다의 황조롱이’(KBS) ‘양식보다 싼 자연산 참돔’, ‘이제는 관찰예능 시대’(MBC) ‘시원~한 국물? 입맛 버린다’, ‘얼굴 크기만한 동백꽃 활짝’(SBS) 등과 같은 상대적으로 연성 아이템을 다룬 뉴스의 보도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승호 앵커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둘다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검찰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영향력이 큰)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KBS와 MBC는 국정원 사건이 박근혜 정부에게도 불리한 이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히 문제있는 행태”라고 밝혔다.
최 앵커는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원을 뒤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다. 진실을 밝힘으로써 국정원이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없도록 해야 하는데, 과연 현재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된다”며 “뉴스타파는 계속 새로운 사실을 발굴해서 보도하고 있으나 다른 매체들은 소극적이고 특히 (영향력이 큰) 방송사가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아 일반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트위터(@kbsmuckraker)에 해당 기사를 링크한 후 “KBS, MBC 메인뉴스는 국정원게이트보다 화장하는 남자와 참돔 가격이 더 중요하다. 이것들이 공영방송을 참칭하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한편, (뉴스타파) 초대 앵커인 노종면 YTN 해직기자(@nodolbal)는 21일 ‘방송이 국정원 이슈를 다루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트윗을 통해 “오로지 검찰 받아 쓰기. 국정원 여론조작 문건의 잇단 공개와 작성자의 청와대 근무, 트위터 조작질 계정 신분이 국정원 요원이란 사실은 무시하고 검찰 수사 상황만 전한다”고 꼬집었다.
노 기자는 “검찰수사 외 지상파 방송이 보도한 것: K-박원순 문건만, S-등록금 문건만, M-Nothing..문건작성자 청와대 근무, 국정원 요원 트위터 계정 확인은 K,M,S 모두 침묵”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YTN에 대해서도 노 기자는 “보도채널 YTN은? 단신은 지속적으로 쓰는데 리포트는 전무”라며 “이런 양태는 기자의 의욕을 위에서 틀어막는 상황 의심케 함. MBN 등 종편이 차라리 YTN보다 적극 보도”라고 주장했다.



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2013년 5월 18일 토요일

“방송사, 성우 싼 값에 쓰고 2년마다 버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6일자 기사 '“방송사, 성우 싼 값에 쓰고  2년마다 버려”'를 퍼왔습니다.
[기획] 방송가 사각지대를 찾아가다 - ② 성우 편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TV브라운관 속 연예인들. 그러나 일부 톱스타를 제외한 일반 연기자들의 형편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내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탤런트, 성우, 개그맨, 무술연기자, 연극인이 소속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5000여 명 가운데 70% 이상이 연 1000만원 미만의 소득으로 일상을 꾸려간다. 4대 보험 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출연료가 떼여도 속수무책이다. 방송의 매력에 이끌려 이 바닥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엄혹한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다른 업종으로 빠진 전직 연기자들도 허다하다. 미디어스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연기자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미디어스는 화려한 방송계의 이면, 그늘진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기획은 총 5차례에 걸쳐 게재된다. 탤런트(1회), 성우(2회), 개그맨(3회), 무술연기자(4회) 4차례에 걸쳐 이들의 현주소를 조명할 예정이며 마지막 기사(5회)에서는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법제도 장치들이 필요한지 고민해 본다. (편집자주)

평일 오후 6시, 매주 일요일 오전 8시와 오후 1시. 20여년 전, 지상파 3사에서 만화영화를 편성한 시간대다. (세일러문), (천사소녀 네티), (슈퍼 그랑죠),(디즈니 만화동산) 등의 만화는 초등학생이었던 기자를 TV 앞으로 붙잡아 두곤 했다.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만화영화의 감칠맛을 더해 주는 것은 당연 성우의 몫이었다. 심술궂은 스크루지부터 꾀 많은 티몬, 코믹한 말투로 성대모사까지 등장시킨 저팔계의 목소리까지. 성우들은 능숙한 연기로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어린 시절 KBS2TV에서 방영했던 (X파일)에 대한 기억도 성우들과 닿아 있다. (X파일)의 주인공 스컬리의 도도한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하지만 요즘, 방송에서 성우의 존재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몇 년 전 기계같이 무미건조한 투로 재미난 상황을 설명해 화제가 됐던 (남녀탐구생활)의 서혜정 성우가 인기를 끌었던 것이 성우와 관련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일 뿐이다. 특히나 요즘은 연기자나 인기 아이돌 등이 성우의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가 잦다. 그 많던 성우들은 어디로 갔을까. 매년 새로운 성우들이 발굴되고 있기는 한 것일까. 

미디어스는 지난 2일 김영진 한국성우협회 사무총장을 만나 성우들의 ‘요즘’은 어떤지 들어 보았다. 김영진 사무총장은 94년 KBS 공채 24기로 (도전! 골든벨), (대결 노래가 좋다), (KBS스페셜) 등 굵직한 프로그램을 맡았다. 2002년 KBS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영진 사무총장은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는 프리랜서 성우다.

공채 2년 뒤에는 프리랜서로… “싼 값에 고급인력 쓰고 버려”


▲ 김영진 한국성우협회 사무총장. 김영진 사무총장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직 성우다. ⓒ한국성우협회

미디어스(이하 미) : 방송사에서는 공채 탤런트를 안 뽑은 지 5년이 다 되어 간다. 성우들은 상황이 어떤가.

김영진 사무총장(이하 김) : KBS의 경우 매년 12명씩 뽑는다. EBS는 2년에 한 번 뽑고 한 기수에 4명이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서도 성우를 뽑는데, 투니버스는 2년에 1번 8명 정도, 애니원은 2년에 1번 10~11명 정도 뽑는다. MBC는 공채 성우를 안 뽑은 지 10년이 넘었고 SBS는 처음부터 공채 제도가 없었다.

미 : 공채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계속해서 기회가 주어진다는 측면에서.

김 : 그렇지는 않다. 공채로 뽑히더라도 2년 후 프리랜서로 전환이 돼 이후에는 스스로 알아서 살아야 한다. 매년 공채를 뽑아 싼 값에 고급인력을 쓴다. 2년 쓰고 나서는 버린다. 또 새로운 성우를 뽑고 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이미 공채를 거쳐 성우가 된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들이 전부 일할 만큼의 일거리가 없으니) 수요 공급법칙이 절대 안 맞는 것이다. 프로페셔널한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니 차라리 안 뽑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KBS의 경우 한 해에 여자들은 2,000명이, 남자는 800명이 시험을 보는데 각각 6명이 뽑힌다. 그러고선 95만원 받는다. 새로운 아이들을 매년 뽑고 2년이 지나면 ‘알아서 프리랜서로 뛰어라’라고 하는 것이다.

미 : 성우들은 임금이나 처우가 어떻게 되나. 

김 : KBS 공채 성우의 경우 고정 월급이 95만원이다. 1년차일 때. 보너스는 따로 없다. 2년차는 103만원을 받는다. 2년 간 전속으로 있을 때에는 4대 보험도 적용이 된다. 전속에서 벗어난 프리랜서들이 받는 돈은 천차만별이다. 성우 등급을 보면 만 10년차 안쪽까지가 B급이고 10년차 이후는 A급이다. 라디오 드라마를 예로 들면 프리랜서가 50분물 한 편을 하면 A급일 경우에는 24~25만원 정도 받고, B급은 그 절반 정도를 받는다. 공채 성우는 1만 5천원 안 되게 받으니 격차가 크다. 싼 값에 고급인력을 쓴다는 게 이런 뜻이다. 

방송 4사(KBS·MBC·SBS·EBS)와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지원하는 노조 발전기금이 연 70억 정도 된다. 75억을 750명이 나누면 연 수입이 1,000만원 정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평균치이고 각각 벌어들이는 돈은 차이가 크다. 전체 750명(한국성우협회 회원) 중에서 100명이 버는 수입이 나머지 650명보다 많고, 50명 수입이 전체 수입의 반 정도는 될 것이다. 

미 : 성우들의 활동 기간이나 수명은 대체로 어떠한가. 

김 : 저는 전속 성우로 3년 일한 것 포함해 올해로 20년 정도 됐다. 유명하신 분들은 30년 이상 오랫동안 성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서로 달라서 딱 어느 정도라고 말하기 어렵다. 한 기수에서 10% 정도밖에 살아남지 못하다 보니,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자리를 못 잡으면 활동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미 : 성우들마다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는 것 같다. 쇼 프로그램 전문, 애니메이션 전문 등등. 이런 분야는 어떤 식으로 정하게 되나.

김 : 꼭 한 분야만 해야 된다는 법은 없지만 장르적 특성이 있어서 애니메이션이면 애니메이션, 쇼프로면 쇼프로 이렇게 맡아서 한다. 열 명 정도가 다양한 장르에서 일을 많이 하고, 내레이션 전문은 50명 정도다. 300명 정도는 애니메이션, 외화 등 더빙을 맡고 있다. 본인들이 맘먹어서 간다기보다는 초기에 두루두루 하면서 적성을 찾는 편이다.

성우 참여 프로그램 편성 적고 자막방송 시작해 성우 설 자리 줄어

미 : 2년만 지나면 프리랜서가 되는 구조라면 성우 대부분이 프리랜서라는 말인데, 프리랜서여서 어려운 점은 없나.

김 : 말 그대로 ‘프리랜서’이다 보니 각자에게 맡긴다. KBS는 공적 책임이 있는 방송사인데 공채를 뽑아놓고 2년 후에는 책임을 하나도 안 진다. 일부 사람들은 “적자생존”, “능력껏 벌어먹는 것 아니냐”라고 한다. 한 기수에서 살아남는 케이스가 10%도 안 되고, 전문성 있는 분야라서 다른 직업으로 바꾸기도 어려운데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한다. 

KBS 극회 기준으로 450명 중 425명 정도가 프리랜서인데 라디오 드라마는 거의 전속(공채) 성우들로 운영이 된다. 프리랜서 비중은 20%도 안 된다. 25명 정도가 라디오 일의 80~90%를 맡는데 아무래도 1, 2년차이기 때문에 연차 높은 선배들보다는 연기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미 : 매년 혹은 격년으로 프리랜서를 만들어 내는 방송사에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나.

김 : 공채 성우 준비할 때 6~7년은 걸린다. 막내 후배 평균 나이가 30대 초반 정도 된다. 30대에 들어서면 새로운 직장에 들어갈 준비를 하기엔 늦어진다. 이직, 전직이 어렵다는 의미다. 고스란히 실업자가 된다. 이에 대해 문제제기는 수차례 했다. 그럴 때마다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는 것 자체는 좋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는 구조라 그럼 차라리 뽑는 인원을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방송사 소속에서 벗어나 프리랜서가 된 친구들 가운데 안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거의 대부분 성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 MBC에서 매주 일요일 밤 12시에 방영되던 'CSI 마이애미 시즌10'은 MBC 봄 개편으로 인해 지난달 14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MBC 'CSI' 홈페이지 캡처)

미 : 얼마 전 MBC 봄 개편 당시 라디오 드라마와 외화 (CSI) 시리즈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 프리랜서라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달라는 요청도 했지만, 성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편성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외화, 라디오 드라마, 애니메이션 편성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정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많이 줄었다. KBS 라디오 드라마 1년 예산이 2억 5천에서 3억 정도다. TV 드라마는 대하사극 하나 하는데도 몇십 억은 편성될 텐데. 애초에 편성된 예산이 너무 적다.

또, 일요일 심야 시간대에 영화를 편성한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보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다음날 출근하고 등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요일 12시 넘어서 편성하고 시청률이 안 나온다, 광고가 안 붙는다는 말을 한다. 밤 10시대 같은 골든타임에 집어넣으면 시청률이 안 오르겠나. 

미 : KBS에서 방영 중인 (셜록)은 자막방송으로 나가고 있다.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더빙보다 자막이 낫다’는 반응도 있는데.

김 : 물론 자막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상파 방송만큼은 더빙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는 외화 방영할 때 올 더빙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서, 우리말 더빙 법제화를 준비하고 있다. 자막을 읽기 힘든 노인들이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기본적인 ‘음성 제공 서비스’가 나가줘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말 보호 차원도 있다. 어느 나라나 자국어를 보호하고 있으며, 그것이 통념으로 굳어져 법제화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미디어 소외계층 보호, 우리말 보호 차원에서도 더빙 서비스는 꼭 필요하다. 

원어로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경로도 여러 가지 마련돼 있다. 다운받아서 보거나 케이블 영화채널을 보면 된다. 지상파에서 자막방송을 하는 것은 일부 마니아층의 반응에만 기댄 미디어 담당자들의 횡포라고 본다. 

미 : 그 외에도 성우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

김 : 배우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그들이 노력을 안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늘도 후배들 재교육 강의를 하고 왔다. 선배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능력 있는 후배들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재교육 시스템 지원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자체교육을 하고 있는데, 방송통신위원회, 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지원을 받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힘든 부분 있으나 성우라는 직업 사랑해”

미 : 요즘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는 아이돌 가수가, 교양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은 연기자들이 맡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김 : 타 영역에 있는 분들의 활동이 활발해진 데는 익숙한 목소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욕구가 깔려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우들은 말을 정확히 구사할 수 있고 연기도 가능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알맞은 소리를 찾아내는 감각도 뛰어나고 전달력도 좋다. 순수 예술가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장르의 장인이라고 생각한다.

미 : 얼마 전 한 아이돌 가수가 애니메이션 영화 더빙을 하면서 기존 성우들보다 50배 가까이 높은 금액을 받았다고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어떻게 보는지.

김 : 방송국이나 영화사 쪽이나 성우들에게 배역을 맡길 때에는 늘 ‘좀 깎아달라’고 했었다. 돈을 더 주면서도 연기력이 부족한 친구들을 쓰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노련한 성우들은 영화 한 편 더빙하는데 반나절이면 끝난다. 프로이기 때문이다. 아마 성우가 아닌 분들은 컷마다 잘라서 갔을 것이다. 그 스타들에 반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극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성우들을 대하는 제작진들의 마인드가 불쾌할 뿐이다. 성우들은 스타성이 부족해 연예인들처럼 ‘스타 마케팅’이 안 되다 보니 그런가 보다.

미 : 성우라고 하면 대개 더빙 연기나 내레이션을 담당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게임 더빙이라든지 오디오 스토리텔링 서비스 등 활동 반경이 더 넓은 것 같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성우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김 : 쉽게 말해 일반적인 오디오 서비스는 다 한다고 보면 된다. 박물관, 유적지 가이드용으로 만들어진 음성 서비스는 대부분 성우의 몫이다. 정보를 명확한 발음으로 전달하고, 필요할 때에는 설득력 있는 감정선을 전달하기도 한다. 

미 : 지난해 3월 한국고용정보원이 759개 현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우가 만족도가 높은 직업 2위로 꼽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업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김 : 저도 참여했다. 성우 자체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수입도 적고 2년마다 프리랜서가 되는 불안정한 구조지만, 많은 성우들이 배우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의외로 시간 여유도 있어서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것 같다. 저도 제 직업을 매우 사랑한다. 그래서 힘들다고 우는 소리만 하고 싶지는 않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3년 2월 7일 목요일

"방송사, '언론 재갈물리기' 국정원에 동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6일자 기사 '"방송사, '언론 재갈물리기' 국정원에 동조?"'를 퍼왔습니다.
한겨레 단독보도 할때 '잠잠'…제3자 출현, 삭제의혹 등은 단순전달도 안해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으나, 유독 방송3사는 소극적 보도로 일관하면서 "최소한의 비판저널리즘마저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ㆍ박석운)은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방송3사 메인뉴스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보도를 모니터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한겨레가 국정원 직원의 야당 후보 비판 게시물 작성 사실을 폭로하자 해당 직원이 한겨레 기자를 역으로 고소하면서 '언론 재갈물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이어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글의 상당수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돼 '증거인멸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방송3사는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았다.

▲ 1월 31일 방송3사는 수사결과를 번복한 경찰에 책임을 전가하는 보도를 내보냈으나 KBS 14번째, MBC 24번째, SBS 18번째로 후반부에 배치했다.

지난달 31일 방송3사는 한겨레의 단독 보도 이후 수사결과를 번복한 경찰에 책임을 전가하는 보도를 내놓긴 했으나 KBS 14번째, MBC 24번째, SBS 18번째로 후반부에 배치해 사안의 중대함에 비춰볼 때 축소보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무리하게 발표할 당시에도 방송3사는 별도의 비판 없이 중계하거나, 여야 공방을 다룬 보도에 끼워넣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
민언련은 방송3사가 31일 이후 김씨 외 제3자의 출현, 게시글 삭제 의혹 등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되는 추가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침묵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김씨 개인에게 책임을 한정하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국정원과 수사당국이 보여온 행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3사가 어렵게 부상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취재를 소홀히 하고, 국정원의 적반하장에 대한 비판을 외면한 것은 최소한의 비판저널리즘마저 상실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정원 직원이 한겨레 기자를 역으로 고소한 것은 "언론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이자, 기자저널리즘을 훼손하는 사례로 기록될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언론으로서 이를 침묵한 것은 언론 본연의 책무를 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김용준 검증, 동아일보는 ‘활약’ 방송사는 ‘맹탕’ 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28일자 기사 '김용준 검증, 동아일보는 ‘활약’ 방송사는 ‘맹탕’ 왜?'를 퍼왔습니다.
[비평] 보수신문, 매체경쟁력 차원 정치권력 비판… 방송사, 눈치보기? 조만간 터진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의혹과 관련, 동아일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당선인에 우호적인 논조를 보여 온 동아일보가 김용준 후보자 검증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상파 방송3사는 ‘김용준 검증’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새 정부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지난 24일. 이후 몇몇 언론은 김 총리 후보자의 아들 병역 면제과정 및 재산증식과 관련해 석연찮은 점을 집중 보도했다. 특히 박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논조를 보였던 동아일보와 채널A가 김용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25일까지는 비교적 우호적으로 김 후보자를 다뤘다. ‘법조계 신망도 높고, 비교적 무난하지만 책임총리 역할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쪽에 방점이 찍히는 정도. 하지만 지난 26일부터 ‘김용준 비판’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김용준 의혹 집중 보도 왜?

동아일보는 (장남 8세-차남 6세때 서초동 674㎡ 땅 취득… 증여세 탈루 의혹)(동아 1월26일자 4면) (매입전 법원서기와 땅보러 갔었다)(동아 1월28일자 1면) (장남 친구 “군 안가려 살 빼겠다는 말 들었다”)(동아 1월28일자 3면) 등 지난 주말부터 연일 김용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도 역시 김 후보자 의혹 보도에 적극적이다.

동아일보 2013년 1월28일자 3면

동아일보의 ‘김용준 비판’과 관련, 언론계에서는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건 ‘시장주의’다. 매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과 대립각을 세워야 ‘장사’가 된다는 걸 아는 상업주의 언론의 생존방식이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는 것.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신문과 종편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정치 아이템을 다루면서 채널 인지도를 상승시켜 왔다”면서 “‘김용준 보도’ 역시 정치권력과의 대립각보다는 종편의 생존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지상파가 ‘김용준 의혹’과 관련,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면서 “동아나 채널A의 ‘김용준 보도’는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차별화 된 이미지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의 ‘김용준 때리기’는 실제 다른 보수신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반까지 소극적이었던 조선일보와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던 중앙일보가 28일부터 ‘김용준 비판’에 적극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28일자 칼럼 (‘보청기 총리’ 문제 없나)에서 “건강 같은 생물학적 조건은 후보자를 검증할 때 가장 기초적인 것”이라면서 “인수위 핵심 인사에 따르면 후보자 청력 문제는 인수위원장 활동에서 이미 드러났다고 한다. 그런데도 당선인은 그를 총리로 지명했다. 이런 것은 박근혜 인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 이광표 기획홍보팀장은 “예전부터 정권이 바뀔 때 (동아일보는) 인사 검증을 열심히 하고 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던 시절부터 조각검증을 통해 많은 비리와 의혹이 있는 인사를 철회시켜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근 보도에 대해 “항상 체계적으로 인선후보에 대한 검증을 해온 것으로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 밝혔다.

방송사 “박근혜 눈치보기 아니다. 방송뉴스 특수성 때문”

보수신문이 ‘김용준 후보’에게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는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김용준 의혹’ 보도를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 박 당선인이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목한 이후 방송3사가 메인뉴스에서 다룬 김 후보자 의혹제기 리포트는 1∼2개에 불과했다. 조중동 및 종편보다 ‘낮은 수위’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것.

1월2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KBS는 지난 25일 뉴스9에서 보도한 (아들 재산·병역 쟁점)이 전부였고, MBC는 지난 26일 뉴스데스크에서 한 꼭지로 보도했다. MBC는 다음날인 27일 뉴스데스크 후반부에 ‘아들 병역의혹은 문제없다’는 국무총리실 해명을 전하기도 했다. SBS 역시 지난 25일 8뉴스에서 (‘재산·자녀 병역’ 쟁점 될 듯) 리포트를 보도한 이후 김용준 후보자와 관련한 사안은 메인뉴스에서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언론계 안팎에서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방송3사의 ‘박근혜 눈치보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현재 탐사보도팀이 김용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을 취재 중에 있다”면서 “오늘(28일)부터 본격적인 보도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은 “방송은 현장 취재와 관련자 녹취 등을 일일이 확보하면서 제작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탐사보도팀에 대한 인원 증가와 같은 회사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신권력 눈치보기’가 아니라 ‘제작 여건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보도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 KBS는 홍보실을 통해 비슷한 입장을 전해왔다.
SBS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보도국 고위 관계자는 “신문과 방송은 제작방식이 다르다”면서 “단편적으로 방송과 신문의 기사 양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용준 의혹과 관련해) 취재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여타 인사들을 비롯해 장관들도 문제가 제기되는 대로 보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황용구 보도국장은 미디어오늘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보수신문, 생존 차원에서 정치권력 비판…방송사는 점점 도태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의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박 당선인의 검증미흡과 관련한 비판이 거의 없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석연치 않은 의혹도 문제지만 그 이면에 박 당선인의 ‘검증 미흡’이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3사는 김 후보자와 관련한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소극보도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박 당선인의 ‘밀실 인사·검증 논란’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 보도태도를 보였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보수신문은 상업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에 나서는 반면 방송사들은 이런 위기의식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김용준 후보자에 대한 보수신문의 비판과 방송사의 소극보도는) 방송사들의 안이함과 방송뉴스의 박제화가 어느 정도 심각히 진행 중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탐사보도팀 활성화 등을 통해 방송뉴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경쟁력은 점점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동기·정철운·김안수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4대강 꼼수, 감사원은 ‘늑장발표’ 방송사는 ‘뭉개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8일자 기사 '4대강 꼼수, 감사원은 ‘늑장발표’ 방송사는 ‘뭉개기’'를 퍼왔습니다.
마감 시간 넘겨서 감사결과 배포… 방송3사, 뉴스 뒷부분 배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정권 말에서야 뒤늦게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 내린 감사원이 감사결과를 발표하는 순간에도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다. 방송3사 역시 중대한 사안임에도 메인뉴스 뒷부분에 배치해 '아이템 뭉개기' 아이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17일 '4대강 살리기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보의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6개 보 1246곳에서 모두 균열이 일어났던 것으로 조사됐고 6개 23곳에서는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또한 16개 보 안의 수질은 2005~2009년의 평균치와 비교할 때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9% 증가했고, 조류 농도는 1.9% 증가돼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결론이 나왔다.
감사원은 출입기자들에게  이날 오후 4시40분 경 '5시에 관련 자료를 보내겠다'는 문자를 발송, 5시경 관련 자료를 이메일로 발송했다. 감사원 공보실과 기자단 간사 등은 이 자료를 6시 반 이후 보도한다는 엠바고를 걸었다. 

▷감사원 '오후 5시' 발표자료 전송…"꼼수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감사 발표 시점을 두고 '감사원이 꼼수를 부렸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4대강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감사원이 통상 오후 3~4시인 언론사 기사 마감 시간보다 늦게 자료를 제공한 것이다.
한 감사원 출입기자는 "내용을 검토하고 쓸 수 있게 일찍 자료를 보내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감사원 쪽은 감수위원회 결론이 오후 3시경 나와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차라리 월요일로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보도 유예)를 걸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급박하게 발표해 언론사들이 이번 사안을 제대로 취재할 수 없었고, 주말(19~20일)을 지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희석돼 그만큼 파급력이 희석된다는 말이다. 통상 뉴스에 대한 관심도는 주말 동안 떨어진다는 게 언론계 정설이다. 

감사원. (이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CBS노컷뉴스

한 기자는 "제대로 보도 못 하게 하려는 꼼수다. 보도자료는 낸 방식이 황당해서 이런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의 경우 제대로 보도를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감사원 공보실 관계자는 “발표 시점과 관련해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다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특정 언론이 먼저 보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목요일 늦게라도 발표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MBC '17번째', SBS는 '19번째' 보도  

보도량과는 별개로 방송사들은 이번 발표를 메인 뉴스 뒷부분에 배치했다. SBS '8시뉴스'는 19번째 꼭지('감사원 "4대강 보 균열 심각…수질 악화 우려"), MBC '뉴스데스크'는 17번째 꼭지(감사원, "4대강 보 총체적 부실"‥감사결과 발표), KBS '뉴스9'(감사원 "4대강 사업 부실…수질 악화 우려")는 8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중요한 사안일 경우 6~7번째 꼭지 내에 배치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송뉴스 편집이다.
신문들이 18일 이 소식을 1면에서 보도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경향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한국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고, 국민일보·서울신문·한겨레가 1면에서 보도했다. 신문사들은 이 사안을 매우 중요하게 다룬 데 비해 방송사들은 보도가치에 대해 달리 판단한 셈이다.  
MBC나 SBS의 경우 메인뉴스가 8시 방송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감사원이 기사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 발표했기 때문에 기사 작성 송고 및 편집에 시간이 걸려 뉴스 앞쪽에 배치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한 방송사 기자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기사 한 꼭지당 한 사람이 편집하기 때문에 중요한 뉴스라고 판단되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뉴스 앞쪽에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철훈 SBS 보도국장은 "SBS 뉴스는 드라마와 드라마 사이에 방송되기 때문에 기사 밸류가 아니라 시청률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배치한다"며 "4대강 감사가 중요한 뉴스가 될 수 있겠지만 시청률을 올리는 데 중요한 뉴스인지는 별개의 사안이다"고 해명했다. SBS는 17일 '인수위, '공약 폐기·속도 조절' 정면 반박'을 톱기사로 걸었다.
김홍식 KBS 홍보실장은 "KBS는 공영방송이자 재난주간방송이기 때문에 영동 폭설 사태를 주요하게 다뤘다. 관점의 차이이겠지만 폭설이 내리면 주민  및 교통 불편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4대강 감사보다 앞쪽에 배치했다"고 해명했다. KBS는 17일 '동해안 50cm 폭설…출근길 불편·혼란'(톱기사) 등 폭설 소식을 2꼭지, 독감 유행 주의 소식을 2꼭지로 4대강 감사 결과보다 앞쪽에 배치했다.  
황용구 MBC 보도국장은 "바빠서 전화 받지 못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MBC는 17일 '동해안 50cm 폭설 설국으로‥곳곳 불편 잇따라'(톱기사) 등 폭설 소식을 4꼭지, 독감 소식을 2꼭지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4대강 보도(사진출처=화면 캡처)

중대한 사안을 보도는 하지만 뉴스 뒤쪽에 배치하는 것은 일명 '아이템 뭉개기'다.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함으로써 뉴스 가치를 떨어뜨리는 편집방식이다.
이재훈 MBC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사안의 중대성이 비해 보도량 자체가 상당히 적은 것 같고 이 정도 사안이면 뉴스 앞쪽에 배치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 간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잡음이 많았는데 MBC가 그 동안 언론의 감시 기능을 고의적으로 포기하면서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 발표했음에도 뒤쪽에 배치한 것은 지금까지의 행태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신문 "총체적 부실" VS KBS "일부 부실"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대한 해석도 차이가 있었다. 조선일보가 "모든 면에서 심각한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4대강 사업이 부실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는 등 신문들은 대부분 '총체적 부실'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KBS는 "수중보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수질도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4대강 사업이 일부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현 정부의 핵심 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부실의 정도를 '총체적'이 아닌 ‘일부’로 본 것이다. 
박수택 SBS 환경전문기자는 "이제까지 방송사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묵살하는 태도를 취해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5년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침묵하다 정권 말기 비판논조를 취하는 보수 언론들도 꼬집었다. 박 기자는 "일부 언론은 이 문제를 갑자기 물고 늘어지는데, 이는 권력이 강할 때는 약하고 권력이 약할 때는 강해지는 모습은 카멜리온, 하이에나 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민주당, 학계까지 모두가 개표 부정 가담자?


이글은 시사IN 2013-01-14일자 기사 '민주당, 학계까지 모두가 개표 부정 가담자?'를 퍼왔습니다.
개표부정설은 집계 프로그램 조작설로 시작해 선관위·민주당·방송사까지 개입된 초대형 음모론으로 확장됐다. 음모론은 국가기관을 불신할 때 왕성하게 성장한다. 형사 고발 등 강경책은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킨다

음모론에는 철칙이 하나 있다. 두세 명의 작당으로 가능한 음모는 실현 가능성이 제법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수십 명이 가담해야 하는 음모론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국가기구는 물론 야당과 학계와 언론까지 가담해야 성립하는 초대형 음모론은, 이미 과대망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모론은 대체로 “두세 명 만으로도 실현 가능하다”라는 주장으로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반박이 힘든 반론이 들어오면, 음모의 규모를 확장한다. “그들도 음모 가담자다”라고 재반론한다. 이 과정이 거듭될수록 음모론이 지목하는 가담자는 늘어나고 신뢰도는 떨어진다. 대선 이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불붙은 개표 부정 음모론은 정확히 이런 궤적을 따랐다.

ⓒ뉴시스 2012년 12월19일 서울의 한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개봉되고 있다.

대선 직후에는 선거 결과를 못 믿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으나 산발적이었고 근거도 취약했다. 결정적 변곡점은 12월25일이었다. 아이디 ‘그루터기추억’은 다음 아고라에 “대선 개표 그래프가 정확히 로지스틱곡선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토록 매끈한 곡선이 나올 수 없다. 인위적인 결과물이다”라는 주장을 올린다. SNS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서울대 장덕진 교수(사회학)는 “이 로지스틱함수 가설이 부정선거 여론에 결정적인 논리를 제공했다. 여론 결집이 일어났다. 일단 시동이 걸린 다음에는, 우호적인 증거를 선택적으로 수집해 나갔다”라고 분석했다.

로지스틱함수 가설이 강력했던 이유는, 개표 부정 음모론을 ‘소수의 가담’만으로 설명하는 논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간단히 말해 “실제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집계 프로그램에 접근이 가능한 한두 명이 선관위가 발표하는 개표 결과를 인공적 함수에 따라 조작했다”라는 암묵적 주장을 깔고 있다. 

문제가 있었다. 민주당은 전국 252개 개표소에 참관인 1776명을 파견했다. 선관위의 개표 현황과 별개로 민주당도 현장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본다. 만약 선관위 집계 결과를 조작했다면, 민주당 개표 참관인의 눈에 띄지 않을 방법이 없다. 개표소 252곳 중 그런 보고가 올라온 곳은 전혀 없다. 극소수 가담자가 선관위 집계 결과만 조작했다는 음모론이 무력해졌다. 또한 학계에서도 로지스틱곡선이 실제 개표 상황에서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22쪽 상자 기사).

음모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계 이전에 개표소의 개표부터 조작됐다는 주장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정확히 그렇게 됐다. 전자개표기 부정 의혹, 개표소의 표섞임 의혹 등이 등장했다. 여기서부터는 10년 전 보수 진영의 주장과 판박이다(20~22쪽 기사 참조). 

이 버전의 문제는 ‘음모 가담자’가 순식간에 너무 많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먼저 선관위 전체가 가담자가 된다. 많은 음모론이 청와대·정부·정당 등을 마치 한 몸처럼 취급하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다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까놓고 말해 선관위에도 ‘여당 사람’ ‘야당 사람’이 다 있다. 선관위 전체가 동원될 음모가 있었다면 우리가 모를 리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오류 입증돼도 신념 더 강해져

더 큰 모순도 있다. 민주당은 252개 개표소에서 조직적인 개표 부정 사례를 접수한 것이 없다. 시장바닥같이 완전히 공개된 개표 현장에서 수백만 표를 바꿔치기하며 참관인 1776명의 눈을 모두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음모론은 필연적으로 민주당을 음모 가담자로 집어넣는다. SNS에서는 민주당이 개표 부정 음모론에 가담하지 않는 것을 두고 “그들도 기득권이기 때문에 친노의 대선 승리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면,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던 대선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말이 되지 않는다. 출구조사는 투표장 밖에서 따로 조사한 결과이므로,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해도 출구조사는 정확한 표심(음모론의 전제를 따르면, 문재인 후보 승리)을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출구조사 조작설도 등장했다. ‘음모 가담자’는 또다시 늘어났다. 이번에는 조사기관과 방송 3사다. SBS 개표방송을 진행한 김성준 앵커는 트위터에서 “출구조사와 개표방송 조작을 양심선언하라”는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음모론 진영은 ‘명백한 개표 부정’을 보도하지 않는 진보 성향 언론들 역시 권력에 굴복한 ‘음모 가담자’로 간주했다. 논란이 그치지 않자 (한겨레) 온라인판은 개표 부정 의혹을 정리하는 기사를 1월3일 내보냈다. 기사는 음모론의 핵심인 로지스틱함수 의혹에 대한 학계의 회의적인 반응을 소개했다. 어용학자라는 비난이 즉각 등장했다. 학계도 ‘음모 가담자’가 되었다. 사실상 온 세상이 음모 가담자라는 초대형 음모론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반론과 재반론을 거치며 지나치게 몸집을 불린 음모론은 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민주당이다. 재검표를 주장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음모론의 성화가 하도 거세어 답하지 않을 도리도 없다. 민주당은 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 소속 의원들이 이 문제를 검토 중이라지만, 실제로는 맡겠다고 나서는 의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 부정이 없다고 하면 지지자에 죽고, 있다고 하면 입증을 못해 죽는 자리”(행안위 관계자)를 맡을 의원이 없는 것이다.

개표 부정 음모론은 왜 사그라지지 않을까. 학자들은 ‘집단 극단화’ 현상에 주목한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누다보면 집단 전체가 더 극단적이고 모험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개표 부정 음모론은 수작업 재개표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는데, 이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문재인 전 후보와 민주당에 대단한 정치적 부담(‘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세력’)을 지운다. 하지만 음모론 진영은 이 부담을 과소평가하는 전형적인 모험주의를 보여준다.

법학자이자 인간행동 연구자인 캐스 선스타인 교수([넛지] 공저자)는 최근작 (루머)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했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부시 정부의 주장(사실은 없었다)을 믿는 이들에게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여줬더니, 이들은 신념을 바로잡기는커녕 더욱 강화했다. 이들은 반대 의견을 일종의 ‘공격’으로 간주했고, 확신을 강화해 ‘방어’했다. 또 선스타인 교수는, 보수주의자는 보수 매체(폭스 뉴스), 진보주의자는 진보 매체([뉴욕 타임스])가 자신의 신념이 틀렸다고 지적해야 그나마 수용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음모론 진영에서만 원인을 찾을 일도 아니다. 음모론은 국가기관을 불신할 때 가장 왕성하게 성장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선관위는 선거 관리와 선거법 적용의 형평성을 둘러싸고 수도 없는 논란에 휩싸였다([시사IN] 제239호 커버스토리 참조). 음모론이 유행할 토양을 깔아준 셈이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1월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위사실 유포자는 선관위가 형사 고발하라” 하고 주문했다. 이런 태도 역시 국가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주기적으로 음모론이 발호할 토양을 만든다. 서울대 장덕진 교수는 “SNS에서는 음모론이 점화됨과 거의 동시에 ‘자정작용’도 강하게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음모론은 자유로운 의견 교환 과정에서 정리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지적이다. 

천관율 기자  |  yul@sisain.co.kr

2012년 12월 3일 월요일

"방송사 대선보도, 새누리당의 전략하에 있어" [인터뷰]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02일자 기사 '"방송사 대선보도, 새누리당의 전략하에 있어"'을 퍼왔습니다.
[인터뷰]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한 지지자가 울음을 터뜨리며 다가와 손을 잡으려 하자 "손이 아프다"며 악수를 사양하고 있는 모습. 자신에게 불리한 이 사진에 대해 박 후보는 딱 집어 거침없이 "악랄하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18대 대선이 1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들의 방송 토론도 전무하며 언론을 통한 정책 검증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후보들이 유세장에서 하는 말만을 듣고 뽑아야하는 실정이다. 또 방송사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편파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9월부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이하 대선공실위)를 꾸려 이런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있다. 대선공실위는 매주 보고서를 통해 한 주간 있었던 불공정 사례를 지적하고 트위터리안과 누리꾼이 뽑는 최악의 대선보도를 선정하고 있다. (미디어스)는 대선 공실위를 총괄하고 있는 장지호 언론노조 정책실장을 지난달 29일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대선공실위는 대선을 앞두고 언론노조 정책실, 교육선전실과 각 지·본부 인사들이 모여 구성됐다. 대선공실위는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모여 현재까지 10차례의 회의를 열었다. 공정보도실천보고서 7호까지 나왔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매주 모이다 보니 각 지·본부에서도 편파나 불공정 보도에 대해 더 신경을 쓰게된다"면서 "또 좋은 사례들은 서로 공유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지호 실장은 이런 문제제기를 함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의 대선보도에 대해 장지호 정책실장은 "철저히 새누리당 선거 전략 하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새누리당 전략은 집토끼를 지키고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낮추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처럼 안하던 것을 하니 말이 꼬이고 내부 분열도 생겼던 것"이라며 "지금 대선 예상 투표율 65%인데 새누리당은 이 정도 투표율이면 집토끼만 잡아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이 전무한 것에 대해서도 "언론보도가 적은 것과 같은 이유"라면서 "얼마 전에 했던 송지헌 쇼(박근혜 후보의 단독 토론이었지만 사회자인 송지헌 씨가 지나치게 개입해 '송지헌 쇼'였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같이 대본이 있음에도 그런 식으로 밖에 못하는 것을 보면 일부러 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유세장에서 후보들이 하는 말만 듣고 사람을 뽑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자들 정책 검증 전문성 떨어져…특별취재팀 구성해야

정책 검증 보도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 장 실장은 "기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장지호 실장은 "캠프를 정치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경제민주화 같은 정책은 경제부에서 다뤄야하는데 모두 정치부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언론사에서 사전에 정책검증단과 특별취재진을 구성해야한다"면서 "사회, 경제, 복지, 노동 등의 분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기자들을 모아서 취재를 해야 냉정하고 객관적인 취재가 가능하다. 안에서 접점을 찾아주는 역할로 한두 명 정도 정당 출입기자들이 합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실장은 "팩트체커팀과 정책 검증을 위한 전문가 집단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리안들이 뽑은 최악의 대선보도에 7번중 5번이나 선정된 MBC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장지호 실장은 "지금은 조중동이 무색할 정도"라며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MBC는 나쁜 놈이 돼 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장 실장은 "지금 MBC는 보도의 ABC가 안 돼 있다. 스트레이트 기사임에도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본부장들이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 MBC를 사유화 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 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 ⓒ미디어스

언론보도의 편파성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야

대선공실위는 국민들이 이런 보도 행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민 중이다. 장지호 실장은 "국민들이 우리의 지지자가 돼 주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보고서 내용을 바꾸고 그 보고서를 확산시킬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편파보도가 심한 곳은 직접 항의 시위를 통해 대국민 선전전을 할 예정이며 '최악의 대선보도' 같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 코너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선공실위에서 매주 발행하는 공정보도실천보고서는 'http://goo.gl/d2r4h'에서 볼 수 있으며 트위터리안·누리꾼 선정 최악의 대선보도는 'http://goo.gl/gxeJl'에서 추천할 수 있다.

다음은 장지호 정책실장과의 일문 일답

-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지난 9월에 꾸려졌다. 기존의 민실위가 대선을 앞두고 확대된 것이라고 보면 되나?
기존 민실위 인원이 뉴스타파 쪽으로 합류했다. 민실위 주목표가 내부 보도투쟁이었는데 계속 좌절돼 이러한 투쟁을 외부로 알려야겠다는 취지에서 뉴스타파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내부로 진행되는 영역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어 대선을 앞두고 언론노조 정책실, 교육선전실과 각 지·본부에 속한 분들은 모아서 대선공실위를 꾸리게 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장착한 두 날개인 뉴스타파,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 운영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나. 각각의 팀에 참여인원은 어떻게 되나,
뉴스타파는 언론노조에서 3명 포함에 총 15명 정도 되며 대선공실위는 언론노조 6명 포함해 16명이다. KBS, MBC, SBS, OBS, YTN, 연합뉴스, 뉴시스, 한겨레,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지·본부에서 참여하고 있다. 둘 다 잘 운영되고 있다. 대선공실위는 매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이는데 지금까지 10차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며 보고서도 7호까지 나왔다. 매주 모이다 보니 각 지·본부에서도 편파나 불공정 보도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좋은 사례들은 서로 공유하는 자리가 돼 의미 있게 잘 굴러가고 있다.
-뉴스타파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 뉴스타파가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언론들의 편파보도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은가.
시즌 1에 비해 반향이 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건 사회적 분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이전에  기존의 보도들이 다루지 못했던 것을 다루는 나꼼수, 이털남 등이 SNS상에서 활성화 됐을 때 뉴스타파가 나왔고 또 제작진이 해직기자라는 점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지금은 사회적 파급력을 줄 아이템을 발굴하기도 초기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선이 끝나면 시즌3이 될 것 같은데 그땐 기성 매체들과 함께 경쟁하며 비판하고 감시하는 탐사 전문 보도 매체로 충분히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부적으로 유료회원들을 모집해 재정적 독립성도 이루는 등 기본적 운영이 될 수 있는 체계들은 잘 갖춰져 있어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외부 언론들이나 시민사회, 그리고 내부 노조가 열심히 문제를 제기하지만 정작 방송보도는 전혀 달라지고 있지 않은데.
편파, 불공정 보도가 대선이 막바지로 갈수록 노골화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불공정 보도 테크닉이 굉장히 교묘해졌다. 예를 들면 보도 가치를 획일화 시키는 것이다. 단일화가 이슈가 됐을 때 당연히 단일화를 많은 비중으로 다루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1대1로 보도하라고 항의방문까지 갔다. 정치인이 보도의 편집권, 제작권을 침해한 것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순서로 뉴스를 편집하다 보니 단일화 구도가 뒤로 가고 박근혜 후보 동정을 먼저 보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또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들은 문-안-박 식으로 보도한다. 초두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올바른 선거정보를 국민에게 줌으로써 제대로 된 선택을 하도록 보도를 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남은 기간 동안 북풍, 유세과정에서 돌발 사건들이 터졌을 때 뉴스 가치보다 훨씬 많이 재생산되고 크게 다루는 부분이다. 이런 점에 대해 지·본부들에 대한 내부 대비를 촉구하고 있고 대선공실위 차원에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매주 발행하는 보고서 화면 캡쳐 http://goo.gl/d2r4h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언론노조의 대선공정보도투쟁에 성과가 있다고 보나?
지난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진 곳이 많았다. 그런 곳은 언론장악의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때는 파업 중이어서 기자들이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해버린 것이다. 지·본부들도 대선을 앞두고 이제는 언론이 어떻게 된다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 자체가 휘청거릴 수도 있겠다는 절박감에서 올바른 선거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쉽게 대선공실위도 구성이 됐고 참여율도 높았다.
또 하나는 예전에는 보도 모니터를 내부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외부 교수분들과 시민단체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다. 노동조합만 문제제기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다른 사람들이 봐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준비하는 시간이 촉박했다. 지난달 10일에 공정보도투쟁 계획안이 중집에서 통과 됐는데 두 달 남짓 남은 시간이었다. 지역 시민단체들과 공정보도를 위한 미디어연대 협의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것을 구성할 시간이 촉급했다. 그 당시에는 모니터에 대한 부분도 세팅이 안 된 시기였다. 그래서 포기한 사업들이 많았다. 다음에는 이런 게 반복되지 않게 백서 같은 기록물을 남겨 다음에 넘겨줄 생각이다.
-대선공정보도투쟁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근본적인 한계는 방송사 또는 신문사 지배구조 자체가 새누리당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노조 힘만으로 싸우기 힘든 부분이다.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지만 저쪽에서는 ‘알았다’는 식으로 보류해 버리거나 기계적 균형을 내세워 방어하고 MBC는 ‘너네 야당편이잖아’라는 진영 논리로 회피해 버리는 부분이 있다.
어려움이 많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냐. 결국은 국민들이 우리의 지지자가 돼 주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내부적 기반은 충분히 다졌다고 보고 국민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보고서 내용을 바꾸고 그 보고서를 확산시킬 방안을 찾을 것이다.  또 최근에 경남MBC가 편파 보도가 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곳에는 항의 시위도 갈 예정이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트위터로 최악의 대선보도를 뽑는 게 있다. 이런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코너를 하나 더 만들 예정이다. 이런 것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


▲ 20일 MBC <뉴스데스크> 톱 기사

-MBC가 최악의 대선보도에 5차례나 뽑혔다. 유독 MBC 보도에 몰표가 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지금은 조중동이 무색할 정도다. 조선이나 중앙은 최소한의 저널리즘의 기본은 지켜가면서 교묘한 방법으로 편파적으로 보도한다. 하지만 지금 MBC는 보도의 ABC가 안 돼 있으면서 노골적으로 왜곡, 편파 보도를 한다. 스트레이트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보도하는 대표적 저질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저널리즘 기본 영역은 사실보도가 아니라 진실보도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기본적인 기자의 시각이나 관점이 들어가지만 기자적 양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접근해야하기 때문에 보도에 관점이나 시각을 부인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보도의 ABC는 있어야 할 것 아니냐. 그러니 조중동을 능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MBC는 나쁜놈이 돼 버린 것이다.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본부장들은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 MBC를 사유화 시킨 것이다.
- 영향력이 큰 지상파들의 대선보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선 '매우 적은 보도량'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27일 저녁 방송 3사의 대선보도량은 5년 전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더라.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대선기간에 3꼭지, 4분 30초가 나온다. 지금 대선 보도는 철저히 새누리당 선거 전략 하에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은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으로 바꿨다. 예전에는 산토끼들 잡기 위해 경제 민주화 쇼도 했지만 자꾸 안하던 짓 하니까 내부의 분열도 있고 말도 꼬이니까 전략을 바꾼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 전략은 집토끼를 지키고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낮추자는 두 가지 양대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선거 전략하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선 보도 양이 준 것이다. 그것을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게 MBC인데 만약 20분 분량을 한다면 15분은 화끈하게 해 줄 것이다. 그런데도 안하는 것은 그런 플랜하에 있기 때문이다.
-KBS가 3사가운데 유일하게 '대선후보 진실검증단'을 가동하고 있으나,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서인지 별다른 검증보도를 내놓지 못하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나열하는 선에만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장, 본부장, 국장들이 수직계열화로 조직적으로 장악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일선 기자들이 운신의 폭이 좁은 부분이 있다. 보도 게이트키핑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심지어 데스크가 기사를 고칠 수도 있다. 또 하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국민들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  공약이 그 동안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하는 것이다. 그래서 후보들의 공약도 없다.
방송사 내부의 문제는 기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치부에서 캠프를 담당하고 있는데 경제민주화 같은 것은 경제부에서 담당해야한다. 정책 보도는 사전에 정책검증단과  특별취재진들을 구성해야한다. 캠프를 취재할 때 사회, 복지, 노동, 경제를 다 아우를 수 있는 기자들을 모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냉정하고 객관적인 취재가 가능하다. 안에서 접점을 찾아주는 역할로 한두 명 정도 정당출입기자들이 합류할 수 있겠지만 지금 처럼 정치부가 전담하니 당연히 정책보도가 안되는 것이다. 팩트체크팀도 만들어야한다. 후보자들이 한 말들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해 국민들은 알권리가 있다. 박근혜 후보가 줄푸세이야기 하다가 경제민주화로 갔다가 왜 다시 줄푸세로 가려는지 국민이 알아야한다. SBS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같이 하는 것처럼  정책 검증을 위한 전문가 집단을 미리 확보해 공동으로 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선 후보 토론이 전무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언론보도가 적은 것이랑 똑같은 이유다. 박근혜 씨는 토론을 못하는 사람이다. 얼마 전에 했던 ‘송지헌 쇼’ 같이 대본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일부러 안하는 것이다. 2007년 대선 때도 대담, 토론회를 44번 했다. 그 당시에도 MB가 회피를 했었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유세장에서 하는 말만을 듣고 사람을 뽑아야 되는 상황이 됐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언론관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권력을 잡으면 언론을 통제하고 싶어진다. 누가 자기한테 나쁜 소리하는 것이 좋겠냐. 그런 속성이 있는데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자기를 객관화시켜 바라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것이 언론을 대하는 방법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후보는 절대 아니다. 이명박이 해왔던 관성이 있는데 이명박 보다 더할 것이다. 후보들이 권력을 대하는 방식이 언론을 대하는 방식과 같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권력이 항구적이거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목소리의 수용도도 클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생각이 편벽돼 있다. 그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본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KBS 뉴스, 87년 대선 당시 수준 전락 우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8일자 기사 '“KBS 뉴스, 87년 대선 당시 수준 전락 우려”'를 퍼왔습니다.
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돌입… 방송사 ‘편파방송’ 경계령

대선후보 등록 마감에 이어 2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방송사 내부에서는 방송이 박근혜 편향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비상감시체제를 가동하는 등 ‘편파보도 경계령’이 내려졌다.

일부 방송에서는 뉴스의 내용 뿐 아니라 이미지에서도 교묘하게 박근혜 후보에 유리하고 문재인 후보에 불리한 ‘조작’의 수준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조직을 대선방송 감시체제로 전환했다.

KBS 새노조는 TV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은 주간 단위의 감시(모니터)보고서를, KBS 뉴스의 경우 매일 모니터한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KBS 새노조는 지난 6월 파업 복귀 이후 도입한 대선공정방송위원회(사장과 양대노조위원장 출석)를 오는 29일 개최해 △대선후보검증 프로그램 불방 △야권후보 단일화 토론시간 변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무산 △김태호 새누리당 욕설 뉴스 축소 건을 추궁하고, 대선후보 의혹제기 보도의 기준을 제시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26일 KBS 9시 뉴스 4번째 순서로 방송된 "유권자를 잡아라" 리포트

이와 함께 KBS 야당이사들도 ‘대선보도 평가팀’을 구성해 27일부터 매일 모니터를 한 뒤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사회에 이 팀을 설치하자는 안건을 올렸으나 부결되자 별도의 실무팀을 꾸려 모니터활동을 벌이고 있다.

KBS는 지난 26일 방송된 (뉴스9)에서 4번째 리포트 ‘“유권자를 잡아라”’에서 동영상 로고송·유세단·유세차 준비를 전하면서 박근혜 후보엔 20초동안 로고송을, 문재인 후보엔 11초만 사용했을 뿐 아니라 박 후보 영상엔 많은 인파를 배경으로 한 영상이, 문 후보엔 주로 정지영상 화면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문호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27일 “현재 KBS 뉴스와 프로그램의 양상이 1987년 대선 때 방송처럼 여당 후보에 불리하거나 불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축소 누락하고, 뉴스에 사용되는 영상도 여당 후보에겐 웃고 있거나 풀샷 영상을, 야당후보엔 후보 얼굴을 클로즈업시키는 방식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미지 조작이 우려돼 비상상태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MBC도 1995년 이후 입사한 서울본사 소속 기자 120명 전원이 지난 26일부터 ‘사내 대선보도 모니터링’ 활동에 돌입했다. MBC 기자들은 의무적으로 모니터한 결과를 모아서 MBC 보도국 게시판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정치뉴스의 편파성을 감시하고 있다.

이재훈 MBC 노동조합 민실위 간사는 “현재 MBC 뉴스는 교묘하게 양쪽의 분란과 불협화음을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보도해왔다”며 “정치부 기자들이 박근혜 캠프의 일원으로 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파보도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SBS도 지난 26일부터 100명에 이르는 기자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사내 대선보도 모니터링 활동’에 들어갔다. 주요 모니터링 대상은 8시 메인뉴스이며 대선과 관련된 모든 SBS의 방송 내용이 포함됐다.

공정방송위원회는 26일간 진행되는 모니터링에 참가 대상자들이 하루씩 참여할 수 있도록 26개조로 나눈 뒤 해당 일자를 각자에게 공지한다. 이렇게 매일 모아지는 사내 모니터링 자료는 공정방송위원회 명의로 다음날 오전 바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게 전달된 뒤 보도본부 온라인 게시판에 공개된다.

이와 함께 보도전문채널인 YTN도 대선공정방송감시센터를 개설해 대선보도 감시에 나섰다. 임장혁 YTN 노조 공추위 간사는 “YTN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공정보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센터를 개설했다”며 “제보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이후 YTN의 보도 시스템과 보도국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공정성에 대해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배경은 시민 열광… 문재인은 혼자”[해설] 대선보도감시 ‘비상’ “KBS 뉴스 87년 대선 때 떠올라” 방송사들 편파방송 극심

18대 대선 선거전이 본격 돌입하면서 방송사의 편파보도가 내부에서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장기파업을 겪고도 KBS MBC 등 주요 방송사 TV뉴스에 대한 편파보도 시비는 줄어들기보다는 대선에 가까워지면서 더욱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KBS, 박근혜엔 역동적인 영상…문재인은 정지된 화면KBS는 지난 26일 내보낸 9시뉴스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로고송을 소개하면서 두 후보에 대해 이미지와 영상을 편파적으로 배분했다. 

KBS는 박근혜 로고송의 경우 걸그룹 포미닛의 ‘핫이슈’를 개사한 노래를 틀면서 웃고 있는 박 후보의 모습과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인 모습을 내보낸 반면, 문재인 후보의 경우 시스타의 ‘소쿨’을 개사한 로고송을 틀면서도 유독 영상은 정지된 화면을 내보냈다. 또한 뉴스 뒷부분 16초 동안 화면 절반을 나눠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로고송을 겹쳐 보여준 장면에서는 박 후보는 유세현장을 다니며 많은 시민과 함께 있는 모습을, 문 후보는 정지된 문 후보 얼굴과 포스터만 클로즈업한 화면이 나왔다. 누가 봐도 문 후보는 뭔가 부족해보이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불법 보도순서는 문재인-안철수-박근혜 순이에 반해 KBS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불법선거 사례를 소개한 뉴스(22일)에서는 내용 배열부터 문재인·안철수·박근혜 순으로 구성했다. 시간 배분은 문재인 24초, 안철수 20초, 그리고 박근혜 20초였다.

이 같은 뉴스를 두고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27일 “민주통합당의 경우 현수막 등에 ‛민주통합당’이 명백히 촬영돼 누가 봐도 민주통합당이 불법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편집이 됐고, 심지어 안철수의 경우 얼굴까지 내보내는 친절함을 보여준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원행사는 화면에 어떤 행사 간판도 보이지 않아서 자료화면인지 실제 적발 현장인지 구분이 안 되게 화면을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KBS는 지난 25일 9시뉴스에서 대선후보에 등록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직에 사퇴하겠다’는 실언을 한 사실은 한 줄도 싣지 않았으나 문재인 후보가 후보등록 기자회견하는 리포트에서는 문 후보가 정면에 설치한 ‘프롬프터’를 보며 읽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최문호 KBS 새노조 공추위 간사는 “현재 KBS 뉴스에서는 박근혜 후보에 불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전부 안내고 있다”며 “김태호 ‘홍어X’ 막말 뉴스는 박근혜 후보 리포트 맨 뒷부분에 한 줄 나가는데 그쳤고, 이전에도 김재원 대변인 내정자의 막말 뉴스 누락, 홍사덕 기소·정두언 기소·이상득 기소 등 여권에 불리한 뉴스는 모두 누락 내지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최 간사는 “박 후보에는 늘 인파가 많은 배경이 풀샷으로 촬영되고 늘 웃는 모습인 반면, 안철수 문재인은 후보 자체를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이미지 조작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87년도 불공정 대선방송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MBC도 편향보도 극심MBC 뉴스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훈 MBC 노조 민실위 간사는 “편향된 사람으로 구성된 정치부에서 편향된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편향된 시각을 갖고 기사를 써왔던 사람들이 정치부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고 파업에 불참했던 기자들이 이들을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단일화 국면의 뉴스를 보면, 기본적으로 여당에는 충실한 취재하고 있지만, 야권에 대해서는 보도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는 날 SBS 뉴스를 보면 정치부 기자의 야당 출입 기자가 중계차로 사퇴 소식을 전했으나 MBC는 전화연결을 할 정도로 준비가 돼있지가 않다”고 말했다.

김종욱 YTN 위원장은 “지금 대선 정국에 있어서 돌출상황 내지 후보 사퇴표명 등 분기점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기동성 있게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현호·이재진·조현미 기자

조현호·이재진·조현미·김병철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11월 16일 금요일

방송사 압박방문 조해진, 새누리 대변인으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15일자 기사 '방송사 압박방문 조해진, 새누리 대변인으로'를 퍼왔습니다.
방송사 압박한지 하루만에…이강택 “새누리당 겁박행위, 일회성 아냐”

지난 14일 MBC·KBS·SBS를 잇달아 방문해 새누리당이 대선 국면에서 편파보도를 당했다며 압박한 새누리당 조해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15일 당 대변인으로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조 대변인은 새누리당 문방위 소속 의원 자격으로 방송3사를 항의 방문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대변인 자리에 오른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조 대변인의 전진배치는 향후 새누리당의 언론정책의 방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방송3사 항의방문에 대해 “12일 권영세 새누리당 선대본부 상황실장이 ‘편파방송’ 운운하며 사실상의 신보도지침을 밝힌데 이어, 이제는 당 소속 문방위원들이 직접 방송사마다 찾아가 압박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의 협박이고 위력을 앞세운 윽박지름”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자신들의 입맛대로 보도하지 않으면 차후에 방송사에 불이익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며, 보도를 통제하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방송사와 기자들을 겁박해 자율적 취재와 보도를 위축시키고, ‘권력을 쥔 우리가 주시하고 있느니 알아서 잘 하라’는 식으로 언론인들에게 자기 검열을 내면화하게 만들겠다는 폭력행위”라고 비판했다.

▲ 14일 오후 3시께 새누리당 문방위 의원(조해진 간사, 가운데)들이 MBC 국회반장 조문기 기자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로비로 들어서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그런데 언론노조가 ‘언론사를 찾아가 압박한 행동대’로 규정한 조해진 간사가 신임 대변인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어제 언론에 대한 (새누리당의)겁박행위가 단지 일회성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조해진 의원을 전면에 배치하는 것은 어제와 같은 언론정책을 공식적인 체계로 수용해버리는 것으로 언론에 대한 겁박을 상시화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이 김재철 해임을 부결시키고 길환영을 KBS사장에 임명한 것은 공영방송 내부에서 사장들을 통해 통제하고 당 차원에서 외부 압박하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결국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하게 되었을 때,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똑같은 패턴의 언론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