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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9일 일요일

‘대규모 희망퇴직 시행’ 르노삼성차에 복수노조 들어서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7일자 기사 '‘대규모 희망퇴직 시행’ 르노삼성차에 복수노조 들어서나?'를 퍼왔습니다.
"사측 입장만 대변하던 사원대책위원회가 노조 전환?"

대규모 희망퇴직 시행 등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는 르노삼성차에 기존 금속노조 지회에 이어 복수노조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표방했던 르노삼성차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되고 목소리를 내면서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르노삼성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르노삼성 지회에 따르면 사원대표자위원회(이하 사대위)가 노조 체제 변환 관련 공고문을 16일 사내에 부착했다.   현재 르노삼성차에는 조합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가 지난 2011년 8월 출범해 교섭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노사는 ‘고용안정' 등 143개 단체협상 조항 등을 놓고 수십 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사 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시행‘을 발표했고, 최대 사원조직인 사대위가 노조전환에 들어가 교섭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사대위는 부산공장 등 전체 사원 5600여명 중 90% 이상이 가입한 르노삼성 내 최대 직원 모임이다.

 사대위는 16일 배포한 자료에서 "르노삼성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부산공장, 영업사원, 연구소 등 3개 부문의 완전한 노조 체제 전환"이라며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의 정책은 반드시 조합원들의 희생과 아픔을 동반할 수 밖에 없고 교섭권을 조기에 넘겨받아 희망퇴직과 관련한 교섭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대위는 공고문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대의원대회를 거쳐 찬반사원총회를 열고 노조전환을 결정한다. 총회에서 노조 전환 건이 통과되면 기존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와 함께 복수노조가 된다.

ⓒNEWSIS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르노삼성차에 기존 금속노조 이외에 새로운 복수노조가 출범할 예정이다. 최대 사원 모임인 사원대책위원회는 찬반사원총회를 거쳐 노조전환을 결정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사대위는 사측 입장만 대변해온 조직"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정규 르노삼성차 지회장은 “사대위는 자체적으로 배포한 자료에 기존 노조는 투쟁조직이므로 교섭권을 빼앗아와야 투쟁을 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미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라기 보다 어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대위 측에서 노조로 전환한다고 해도 정리해고 상황까지 갔을 때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면서 “이름만 바꾼다고 내용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려운 점이 있지만 노동자들의 판단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도 “사대위는 금속노조 산하 노조가 출범하자 탈퇴공작까지 벌였던 곳 아니냐”며 “희망퇴직 사태에 직면해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조직을 노조라고 부를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사측 입장만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 르노삼성차 설립 이래 노조 첫 파업 “구조조정 중단하라”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을 퍼왔습니다.

ㆍ기업은 옥죄고, 경찰은 방조, 정부는 정책 압박 ‘노조 죽이기’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 노조가 파업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직장폐쇄를 한다. 동시에 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직장폐쇄 기간에 친기업 성향의 복수노조를 만들도록 한다. 기존 노조를 고립시키고 탈퇴를 유도한다. 공권력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폭력을 묵인·방조한다. 정부는 노동권 보호보다는 친기업적 행태를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기 안산시 SJM 등 일부 사업장에서 최근 진행된 일명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 등장했다. ‘센 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노조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2010~2011년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KEC, 유성기업 등의 노조가 무너지거나 약화됐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투쟁력이 강한 노조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자본이 용역을 동원한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던지는 용역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 투입된 경비용역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 3년 전에도 유사 사태타임오프 등 법 악용친기업 노조만 생존


경북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아닌 기본급을 올릴 만큼 힘이 셌다. 그러나 2010년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곧이은 친기업 노조 설립으로 현재는 해고자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의 경우는 해고자 4명만이 남았다.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만이 살아남았다. KEC 노조는 회사가 친기업 노조 설립을 기획하고 노조를 탄압한 증거들을 찾아내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려 하자 맞서 싸워 철회하도록 하기도 했다. KEC 노조 관계자는 “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조합원이 최근 4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SJM과 만도는 이 시나리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민간 군사기업 수준의 무장과 장비를 자랑했으며, 만도의 경우 용역을 동원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 사흘 후 복수노조가 신설돼 조합원의 85%가 탈퇴했다.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측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비 장비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경찰이 시위진압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수력방어 특수차량(일명 물대포차·위쪽 사진),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트와일러(일명 히틀러 경비견·왼쪽 아래),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채증할 수 있는 항공 채증용 무인 헬기(오른쪽 아래). | 컨택터스 홈페이지 캡처

노동계는 ‘노조 말살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정권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0년 시행된 타임오프(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 한도제)로 노조전임자 수를 줄여 노조를 약화시키고, 지난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의 지원을 받는 친기업 노조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김지희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가 자본의 노조 탄압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자 올림픽과 여름휴가라는 시기에 맞춰 사회적 관심이 덜한 시기에 노조 무력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작동한 기업들의 노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친기업 노조는 사측과 종전보다 후퇴한 내용으로 임금단체교섭을 맺고 임금 삭감, 정리해고, 외주화 등이 이들 기업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발레오만도는 1인당 연 100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고 KEC에서는 상여금이 삭감됐다. 외주화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직력이 탄탄한 노조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 기존 노조운동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노조의 조직기반이 부실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기반이나 자기 정체성이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진영이 실리적 노조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기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조를 실리적으로 선택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친회사 성향의 복수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방송 직전 3주간 끌려다녔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07일자 기사 '방송 직전 3주간 끌려다녔다'를 퍼왔습니다.
프레스바이플이 만난 사람-삼성 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 ②

김성환 노조위원장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노조사무실에 얼마전 삼성화재에 재직중 노조 설립과 관련해 해고되었다는 한용기 책임이 들어왔다. 땀에 전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삼성화재에 재직중이었던 지난 2009년 하반기, 한씨는 사내에서 발생한 불합리한 일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며 문제 제기를 했다"며 말을 시작했다.

▲ 김성환 일반노조위원장이 서초경찰서에 장보공개청구하여 입수한 "2011년-2012년 삼성전자 본관 주변 집회보고서", 이에 따르면 2011년 ~ 현재까지 사측이 신고한 집회는 개최되지 않았다.

한씨는 "정치권이 복수노조 유예기한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회사 안에서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관심을 두면, 해고를 각오해야 했던 것이 당시의 상황"이라며, "결국 문제 제기를 사측이 수용하지 않았고, 나아가 자신을 징계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자, 해당 사안을 MBC (휴 플러스)에 제보하게 되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2010년 3월 방송 직전에, 구조조정본부 출신 김모 상무와 공모 부장과 동행하여 강화 석모도, 용평, 제주 등지를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본사 직원들이 내 집을 둘러싸고 있었고, 미행과 감시도 했다."며 "어쩔 수 없는 동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 인사부서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지역대책위 김모 부장을 통해 부사장에게까지 전달된 명함이 해고 처분의 도화선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http://www.youtube.com/watch?v=u11mfclnFfs&feature=player_embedded

한용기 책임 인터뷰 

저는 삼성화재에 근무했다. 삼성 같은 경우, 무노조 경영을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초헌법적인 일이다.결국, 삼성은 노조가 없어서 회사 내에서 불합리한 일이 발생 해도 전혀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다, 물론 '직장인협의회'가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삼성화재에서도 불합리한 일이 발생해서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문제 제기를 했다. 주변에서도 회사에서 발생한 일이 잘못되었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회사에서 도무지 수용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없으니 대응이 안되는구나

저는 결국, "노동조합이 없으니 이런 불합리한 일이 발생해도 대응이 안 되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제가 민주노총에 가서 자문도 받고, 교육도 받으면서 "삼성에 노동조합이 건설되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2009년 하반기였다.
그때 당시 2009년 12월 31일 복수노조 유예기한이 끝난다는 사실 때문에 삼성에서의 노조 건설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 있었다. 저는 2009년 하반기 민주노총을 찾아가 노조 관련해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여쭈어 보았다. 아직은 복수노조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였지만, 확인해 보니, 삼성화재에는 이미 1987년도 안국화재 시절에 유령노조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때는 노동운동이 봇물처럼 일고 있었을 때니까, 당시 안국화재에서도 몇몇 사람이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움직였었다 보다. 그런 노조 건설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이후 안국화재는 노조 설립을 좌절당하고, 회사 측과 다툼을 계속했다. 노조 설립을 준비하던 이들은 그 해 말에 유예가 끝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또다시 복수노조 유예기한을 연장했다. 회사 안에서 노동자가 노조에 관심을 두면, 해고를 각오해야 한다.
그런 과정의 연장선에서 제가 노조로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풀어 보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복수노조가 다시 1년 6개월 유예되면서, 회사는 저에 대해 2010년도 초, 부산으로 강제발령을 냈고,왕따 근무를 시켰다. 이어 이번처럼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만들어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2010년 2월에 징계를 받았다.
삼성화재나 삼성그룹 자체가 국가기관을 관리하면서 아주 비리를 많이 저지른다. 그런 점을 저도 알고 있고, 우리 부서에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에 징계를 받고, 2010년 하반기에 다시 나를 징계하기 위해 또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붙였다. 상사 폭언, 동료 폭언 등 이런 것들이 그들이 만든 징계의 사유였다.  

결국 공익제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민주노총 산별 노조에 가입했다. 회사가 그것까지 알게 되면서 바로 해고가 논의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해고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문제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 내부고발이라도 해야 하겠다."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것 때문에 피해를 보는 국민이 많이 있으니까. 그래서 참여연대에 가서 자문하고, 민주노총이 도와줘서 3월 18일, MBC (휴 플러스)에 제보를 해서 내부고발한 내용이 방송되었다.
방송 나가기 전, 3주 동안 저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회사 측에서 저희 집을 삥 둘러싸고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 회사에서는 저를 찾아와 회유했다.
"제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니 집 주위를 감시하고, 미행하는 사람들을 빼라"라며 사측에 요구했다. 사측에서는 본사 직원들을 배치해 내가 사는 집 주변을 둘러싸고,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사측에서는 "방송이 나가면 줄기사가 난다. 또한, 재차 취재를 요청하는 언론사가 생긴다."라며, 또한 "기존 방송을 최대한 막아보고, 그다음에 줄기사를 다 막고, 일간 신문 등 다 막고, 그리고 취재 요청 들어오는 것을 다 막고, 그래야 하기 때문에 너는 나를 따라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3주 정도 끌려다녔다.
그러면서 회사가 회유한 것이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저 자신이 감시와 미행을 당하는 처지이었으므로, 또 내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태여서, 회사에서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이 일을 다 덮고,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내 아내에게까지 약속한 내용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따라가면 안 된다.”라며,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나를 만류했다. 물론 나도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저 자신이 이미 미행과 감시를 당하고 있었고, 집 주변을 삼성 직원들이 다 둘러싸고 있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회사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3주간 끌려다니다 돌아오자, 회사에서 곧바로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회사의 명예실추였다. 또한, 다른 노동자들이 보고 있으니까, 가만히 있으면 조직관리가 안 된다고 했다. 난 받아들였다.
회사는 서울에 있으면 안 된다. 그냥 징계만 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제가 노조운동에 대해 회사 안에서 공론화했다는 것을 수도권 쪽에서는 많이 알고 있었고, 그에 동의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회사 측은 갑자기 저를 부산으로 발령했다. "일단 이놈을 또 놔두면 노조가 건설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중이 있었을 것이다.  

부산에서의 생활에서 더욱 큰 위기감을 느꼈다 

부산에서도 말도 못하게 탄압을 당했다. 생활 자체에서 왕따에다가, 거의 동향 파악 다 하고, 사택에서도 다른 노동자들이 감시하고, 사측은 개인 시간이 없이 없을 정도로 술자리를 계속 만들었다. 그런 상태였다. 그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회사와의 대화 과정에서 작년에는 서울 발령에 대해 언급을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이것도 안 되겠는지, 결국 서울 발령을 뭉개버렸다.
매우 큰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김성환)노조위원장께 도움을 요청했다. 회사 측에서 해고 절차로 가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장님 만나고, 서로 노동조합 건설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계열사 노조원들과 만나 교감했다. 언젠가는 삼성 지역대책위에 있던 전직 인사 차장, 최주성이라는 사람이 우리 노조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부산에서 노조위원장과 세 명이 만났다. 최 차장의 말을 들으니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심각했다. 어쩌면 내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또 다른 계열사에서도 탄압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공론화 하자는 차원에서 무언가 해야 한다며 명함을 주었다.
그는 우리가 건넨 명함을 삼성SDI 상무에게 주었고, 이후 미래전략실을 통해 부사장에게 전달되었다. 결국, 숨을 쉴 수 없는 탄압을 당하게 되었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들은 저녁이 되면 어떻게든 술자리를 만들었다. 그 때문에 나의 건강도 상당히 악화하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회사에서는 폭언 등 개인의 사적인 내용, 결국 폭행 자작극을 만들어 이를 구실로 나를 해고했다.
제가 삼성 노동자들의 투쟁사를 보면 회사에서 노조를 탄압하는 행태가 거의 똑같았다. 

나를 3주 동안 끌고 다닌 사람들 

MBC (휴 플러스)는 2010년  3월 18일 방송 예정이었다. 3월 8일 ~ 9일경부터 시작한 것 같다. 그 당시 구조조정본부 출신의 김모 상무라고 있었다. 지금도 재직 중이다. 그분이 나를 끌고 다녔다. 1주일 동안은 그분이 끌고 다니고, 2주는 친하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분이었던, 공모 부장과 함께 다녔다. 공모 부장은 아직도 재직 중이다. 그들은 강화도 석모도를 데려갔다. 멀리 데려가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아내가 끝까지 만류하며, 절대 경기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 때문에 그들은 강화로 장소를 잡은 것으로 안다. 그러다가 자신들이 불안하니, 강원도 평창에 있는 보강 휘닉스파크(계열분리가 되었지만, 삼성 계열이었기 때문에)로 장소를 옮겼다. 나는 그곳에서 9일 정도 있다가, 용평과 제주로 이동했다.
협박이라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회유는 계속 있었다. "내가 있는 동안 지켜주겠다. 나는 구조조정본부 출신이다. 다른 상무들과 다르다. 절대 너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 일단 당시 자체에는 감시자들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도망가기도 어려웠는데, 한번 도망도 갔었다. 그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다, "일이 잘되어가는데 못 참고 왜 가느냐?"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직접적인 탄압보다 더 심각한 것은 내부 감시체제 

일반인들은 "두 명이면 노조를 만들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노무관리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왜냐면 현재 삼성 노동자들은 서로 감시하는 그런 체제하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희 보상부서는 노사관리하는 차장 같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그 옆에서 동료- 문제성 있는 동료가 발견되면 그 주변 노동자에 의해 감시된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서로 감시하게 된다. 회사는 사내통신이나 메일이나 메신저 등은 모두 관찰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 소통할 수 있는 통신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리고 계열사마다 다르지만, 저희 휴대전화기들은 모두 회사 휴대전화기다. 자체적으로 위치추적이 되고 있다. 예전에 회사 휴대전화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니, 사측은 회사 휴대전화기를 강제적으로 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개인 휴대전화기를 별도로 한 대 더 사용했다. 회사 휴대전화기는 퇴근하자마자 꺼버리고, 현재 삼성에서 노동자들이 자율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다. 노조의 설립에는 일정 수준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그 준비 기간에 싹 다, 생각지도 못하게 사측에 소식이 들어간다. 들어가면 노조의 핵심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징계를 하고, 해고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회유하고 협박하며, 다 찢어놓고 있다.

이경직 기자  |  mp97@naver.com

2012년 8월 1일 수요일

누가 그들에게 사람 두들겨 팰 권리를 줬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31일자 기사 '누가 그들에게 사람 두들겨 팰 권리를 줬나'를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우용해 뉴스셀 기자

27일 오전, 안산공단에 위치한 SJM에 경비용역이 투입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취재장비를 챙겨 달려갔다. SJM 공장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작년 유성기업과 한진중공업, 그리고 2009년 쌍용자동차의 무시무시했던 경비용역의 폭력행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렇게 폭력과 함께 내려진 직장폐쇄, 그리고 복수노조까지… 정리해고와 심야노동이라는 싸움의 요구는 달랐지만 이 사업장 모두 민주노조가 깨지고 복수노조가 들어섰다.

SJM 공장정문에 도착해 보니 공장 문을 사이에 두고 밖에는 쫓겨난 노동자들이 있었고, 공장 안에는 진압장비로 무장한 경비용역들이 방패를 들고 막고 있었다. 처음에는 공장주변에 방패를 들고 있는 이들을 전투경찰로 생각했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갈수록 뭔가 이상했다. 이들이 쓰고 있는 안전모와 방패는 로고만 다를 뿐 전투경찰의 진압장비와 너무도 흡사했다. “처음에는 경찰인 줄 알고 있다가… 그래서 피해자가 더 생겼다”는 노조의 주장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이날 공장 안에서 완전무장한 경비용역의 폭력으로 부상당한 노동자만 35명이다. 이들은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할 정도로 극심한 폭력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의 태도였다. SJM 노동자들은 “경찰이 용역 폭력을 방조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이는 당시 현장에 나와 있던 회사 측 관계자와 경찰이 상황을 공유 했을 것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SJM 노동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작년 유성기업과 2009년 쌍용차가 떠올랐다. 너무나 똑같았다. 유성기업은 경비용역이 노조원에게 차량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소화기를 분사했다. 2009년 쌍용차의 상황은 더욱 비참했다. 이들은 마치 진압 전투경찰처럼 무장하고선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렇다면 폭력을 휘두른 경비용역의 처벌은 어떨까? 유성기업에서 폭력을 휘두른 경비용역이 처벌됐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어 본적도 없다. 바로 얼마 전에는 근로복지공단이 2009년 쌍용차 진압당시 투입됐던 경비용역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반면,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는 구상권을 청구했다가 여론에 밀려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경비용역이 공장을 장악하면, 우리 같은 작은 규모의 언론은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출입 또한 하늘에 별 따기다.

작년 한진중공업을 취재하면서 영도조선소에 머물 때다. 조선소 담벼락을 따라 경비용역이 보초를 서 있고, 정문 또한 경비용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한진중공업 회사 측이 복귀한 조합원을 영도조선소 안에 모아 ‘조선소 정상화 대회’를 연다는 소식에 공장으로 향했지만 용역경비는 나를 제지했다.

기자증을 보여주고, ‘확인이 필요하면 편집장에게 확인 해 주겠다’며 수차례 출입을 요구 했지만 경비용역 두 명은 나를 정중하게(?) 밖으로 내보냈다. 나는 그때서야 기자증은 경찰과 공무원에게‘만’ 통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비용역의 욕설이나 제지에 항의해도 문제는 해결 할 수 없었다. 

노동자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NEWS CELL(www.newscell.co.kr)에 속해 있는 나는 주로 집회현장을 취재해 왔다. 연행과정을 취재하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고립되거나. 경찰이 휘두른 카메라에 맞아 상처를 당한 적도 있다. 이런 일들이 어떤 위협적 상황으로까지 연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비용역이 투입된 상황을 취재한다는 것은 일단 긴장부터 된다. 그들은 위협적이고, 그 태도에 나도 모르는 사이 위축되는 것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취재기자가 경비용역에 느끼는 공포도가 이정도 인데, 정작 폭력의 피해자들의 공포는 어느 정도이겠는가. 

SJM의 직장폐쇄는 오후 1시경이 되어서야 후문 쪽에 슬그머니 회사가 붙인 공고문 한 장으로 확인되었다. 금속노조와 담당 변호사, SJM 노동자들 중 누구도 회사로부터 ‘직장폐쇄’ 공지를 받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평택에 있는 만도에도 직장폐쇄가 내려졌다. 당일은 휴가파업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SJM과 같은 폭력 사태는 없었지만, 이곳 역시 용역경비가 공장을 접수한 상태였다.

우용해 뉴스셀 기자
둘 다 직장폐쇄 공지가 내려지기 전에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만도는 직장폐쇄가 내려진지 불과 3일만에 복수노조가 세워졌다. 이제 노노 갈등으로 사안을 몰고 갈 차례다.

휴가 전날 경기도에서만 두 군데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직장폐쇄와 용역경비가 투입되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원청 사인 ‘현대기아차의 개입 없이 정말 가능한 일이었을까?’, ‘정부와 공권력의 묵인 없이 가능한 일이었을까?’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러나 국가와 공권력이 이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를 가졌는가는 확실하다. 그들이 책임지려 했던 게 몇 십 년 동안 현장에서 일해 온 노동자들이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으로 발생한 쌍용차 노동자들 22명의 죽음과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 또다시 발생할지도 모를 피해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일까.

우용해·뉴스셀 기자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7월 3일 화요일

“진짜 사장은 대학총장이다”


이글은 시사인 2012-07-03일자 기사 '“진짜 사장은 대학총장이다”'를 퍼왔습니다.
지난해 이슈가 되었던 홍익대 청소노동자의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교섭권을 두고 홍익대는 천막농성, 전주대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청소·경비 노동자 문제 해결에 대학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 전주에 있는 전주대·비전대는 같은 학교재단(신동아학원)에 속해 있다. 이들 대학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신동아학원이 출자해 설립한 (주)온리원에 속해 있는데, 지난해 6월 노동조합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한 달에 7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학내 청소 외에 방학 동안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이 먹을 김장까지 담가야 했다. 용역업체가 만든 생활용품점에 차출돼 매장 청소와 진열, 상품 운반을 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신규 매장을 여는 곳이라면 인천·부산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동원됐다. 지난해 8월, 결국 이들은 33일간 파업을 벌였다. 학교 측이 ‘계약 해지된 노조원 2명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겠다’고약속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노동법 개정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홍익대에는 홍경회(홍익대경비) 노조, 전주대·비전대에는 온리원 노동조합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은 두 학교의 기존 노조인 민주노총 공공노조 홍익대분회와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북평등지부의 발목을 잡았다. 이 조항에 따라 조합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홍경회 노조와 온리원 노조가 회사 측과 교섭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 노조는 회사 측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시사IN 조남진 지난 6월20일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들이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지지 방문하고 있다.

그나마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4월 경희대·고려대 청소노동자 등과 연대해 13개 용역업체와 정식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경비노동자였다. 청소 쪽과 별개 업체에 소속된 홍익대 경비노동자 27명의 경우, 용역업체가 교섭을 거부해 임금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업체 관계자는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홍경회 노조원은 37명이다. 


회사 쪽 노조 만들어 교섭 방해전주대·비전대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용역업체가 만든 생활용품점에 소속된 노동자 가운데 210여 명이 온리원 노조에 가입했다. 반면,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북평등지부에 소속된 청소노동자는 33명이다. 전북평등지부 전주대·비전대 청소 노조원들은 노조 인정을 촉구하며 지난 6월7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사태를 대학이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높다. 대학이 나서서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파업 참가자에 맞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홍익대는 청소노동자 및 민주노총 간부 6명을 상대로 2억6821만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소가 기각되자 곧 항소했다.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단식한 지 36일째(6월22일 현재)인 이태식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북평등지부 지부장은 “대학 총장이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동자를 고용하고, 해고하기도 한다. 진짜 사장은 대학 총장이다”라며, 온리원의 실질적 소유주인 학교재단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학교 관계자는 “청소·경비 노동자는 용역업체 소속이므로 우리와 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2012년 7월 2일 월요일

청소노동자에게 '잔디 깎기', '김장 담그기' 시켜도…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01일자 기사 '청소노동자에게 '잔디 깎기', '김장 담그기' 시켜도…'를 퍼왔습니다.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 투쟁·④] 노조가 없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북평등지부 전주대·비전대 여성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인정과 성실교섭 등을 요구하며 파업농성을 시작한 지 29일로 54일 차, 평등지부 이태식 지부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43일 차가 되었습니다.

전주대·비전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0여 년 근무해 왔습니다. 99년 이전에는 전주대·비전대 정규직이었던 이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용역업체인 (주)온리원의 매장청소와 물건운반, 김장 담그기 등에 동원되어 억울한 삶을 살다가 2011년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이들 노동자들과 하는 일이 전혀 다른 온리원 매장 노동자들로 구성된 복수노조를 만들고, 전주대/비전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노동조합과의 성실교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온리원은 2000년에 신동아학원과 전주대·비전대 교직원들이 공동출자하여 만든 용역업체이고, 신동아학원의 온리원에 대한 지분율은 30%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신동아학원도 전주대/비전대도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온리원과 신동아학원 관계자들 대부분이 온누리교회 등 기독교 신자입니다. 온누리교회 로비에는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라"는 성경 내용이 적혀있지만, 온누리교회는 청소노동자들에게 물도 마시지 말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온누리교회는 여성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교회 앞에 집회신고를 낼까봐 먼저 집회신고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단식농성 중인 이태식 지부장과 여성노동자들은 현재 신동아학원과 밀알복지재단 홍정길 이사장(전 남서울은혜교회 목사)에게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강남구 일원동 밀알교회(3호선 일원역 7번 출구) 앞에서 노숙농성 중입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밤에 소복과 비닐 한 장을 덮고 잠을 자며 작은 희망이 이뤄지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태식 지부장은 단식농성 40일 차가 넘어가면서 '아침을 맞는 것이 두렵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단식농성 하는 하루가 전주에서의 이틀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많은 비가 온다하여 걱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잡부라고 할 정도야

"온리원에서 천냥 백화점이라는 데를 차리더니 거기에 우리를 데려다가 일을 시킨 거예요. 가게 전단지도 우리가 다 접고, 글씨 잘못 쓴 거 정정 테이프도 우리가 다 붙였어요. 우리가 물건 진열하고 포장하고 청소하고. 서울, 광주, 부산도 갔어요. 매장에 물건 들이기 전에 청소를 우리가 다 하고, 물건 들일 때는 가서 정리하고 그렇게 했어요. 다른 일꾼을 안살라고 학교 다른 직원들도 불러다가 일을 시켰어요. 매장 꾸밀 때 목수도 데려다가 일 시키고."

2000년 8월, 경비업과 청소용역 등 위생관리 용역업 허가를 받아 2001년 근로자 파견사업 허가를 받은 온리원은 2001년 '천원상점 온리원 고사점 1호점' 오픈으로 생활잡화 도소매업을 시작한다. 2011년 11월 현재 기준으로 직영사업장 27점, 전문가맹점15점, 프랜차이즈매장 9점을 갖고 있는 온리원은 천원상점 오픈과 운영 과정에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전주대·비전대 청소·시설 노동자들을 데려다가 학교 근무시간에는 무상으로, 학교 근무 외 시간에는 낮은 인건비(전주 매장의 경우 2만 원)로 일을 시켜왔다. 이는 온리원과 전주대·비전대·신동아학원 측과 긴밀한 관계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근무 끝나고, 저녁 한 끼 사주고 김제랄지 정읍, 부안 같은 데를 가요. 도착하면 장사를 하고 있으니까 장사 끝나고 9시 반부터 청소를 시작해요. 물청소 하고 왁스칠을 하죠. 한 번에 다 안 되니까 시간도 많이 걸리더라고요. 일주일에 두 번 갈 때도 있고 그랬어요. 돈 쬐끔 주니까 안 갈라고들 해요. 끝나면 새벽 두세 시 돼요. 그렇게 해서 받는 게 이삼만 원이에요. 집에 와서 씻고 나면 잠이 오간요. 많이 자야 한 시간 두 시간. 그 이튿날 나와서 또 일하고."


 ▲ 전주오거리 온리원 매장. ⓒ연정

올해로 근무 21년 차가 되는 정옥주(가명) 씨는 부산 매장에까지 매장 청소를 다녀온 경험도 갖고 있었다. 학교 근무가 끝난 후에 새벽까지 매장에서 일을 하고 그 다음날 올 때도 있었고, 다음날 까지 일을 하고 오기도 했다. 정옥주 씨는 전북지역보다 보수는 조금 더 주지만, 전주에서 부산까지 왕복시간을 감안할 때 많은 금액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또, 원래 업무도 아니고 시간도 너무 많이 소요되는 일이라 희망자가 별로 없었단다. 심지어 온리원은 교내에 운영하는 식당에 청소노동자들을 불러다가 김장 담그는 일까지 시켰다.

"저는 그 건물에 있다는 이유로 3일 내리 김장을 담갔어요. 따로 사람 구해 돈을 주기 싫으니까 우리를 근무시간에 데려간 거죠. 한 건물에 5명이 있으면 3명은 건물청소하고, 2명은 김장하러 가는 거예요. 김장하러 가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힘들고, 남아서 건물청소 하는 사람은 5명이 하던 걸 3명이 해야 되니 그 사람들대로 힘든 거예요."

본 업무와 사측에서 부당하게 시키는 매장 일, 잔디심기 등을 하느라 어깨와 무릎 등 관절이 망가진 여성노동자들은 물리치료를 받아가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학교는 우리가 다 만들었어

"○○는 맨 날 매장에 불려나가니까 나 혼자 건물 청소를 다 했어. 화장실 열었다 닫았다 하는 칸이 아흔 아홉 칸이여. 그걸 나 혼자 다 했다니께. 화장실 청소 해야지, 쓰레기 걷어야지, 복도 밀어야지, 강의실 청소해야지."

여성노동자들이 전주대와 비전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살아온 이야기는 끝이 없다. 학교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어 한 번이라도 덜 오르내리려고 쓰레기 포대를 한 손에 2개씩 총 4개를 들고 내려오기도 했다.

▲ 전주대학교 구 정문. ⓒ연정

"수능 끝나고 나면 고등학생들을 불러다놓고 학교 안에서 일일개방이라고 행사를 해요. 학교 안에 매장을 차리는 거죠. 고등학생들한테 물건을 사라고 3000원짜리 상품권을 주는데, 우리가 거기 나가서 장사를 하는 거예요. 학교 홍보도 하고."

"우리 막둥이가 초등학교 때, 전학을 갔어요. 전학 시켜야겄는디 여기서(온리원에서) 안 빼줘요. 못 나가게 하는 거예요. 우리 막둥이가 지 혼자 가서 전학을 했어요."

"우린 조경일도 했어. 풀도 베고. 그걸 산에다 버리고. 난로에다 석유 다 붓고. 잔디도 우리가 다 심었어. 학교는 우리가 다 만들었어."

주말에 학교 측은 행사 등을 하고자하는 외부 기관에 운동장을 대여료를 받고, 대여해 주기도 했다. 이 행사가 끝난 뒤에 청소는 월요일 날 아침에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몫이었다. 행사가 끝난 월요일 아침이면 청소노동자들은 자신의 본 업무를 두고, 운동장에 와서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치우는 일부터 해야 했다. 대여료에는 청소비도 포함되어 있건만, 자신의 본 업무를 하면서 운동장 청소까지 한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력의 대가를 받지 못했다. 출퇴근 할 때, 학교에서 운행하는 차량과 코스가 맞지 않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하는 노동자들은 교통비를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최저임금 + 10원

이렇게 힘겹게 일을 하고, 4대보험 등을 공제하고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현재 급여는 92만 원 정도 된다. 2012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4580원이다. 전주대와 비전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10원이 더 많은 4590원이다. 법에 보장된 최저임금이라도 받게 된 것은 참다못한 여성노동자들이 2011년 노동조합에 가입을 했기 때문이다.

"근속수당이 있긴 해요. 3년 된 사람이나 10년 된 사람이나 똑같이 2만 원 줘요. 그것도 2007년 들어온 사람부터는 없어. 그래봐야 2만원 차이 밖에 안 나니까 20년 된 사람이나 어제 온 사람이나 똑같애." 

▲ 이윤엽 판화가의 판화 '비정규직 없는 세상'. ⓒ이윤엽

전주대와 비전대 청소노동자들에게 근속연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점심은 온리원에서 식권을 주면 학생식당에 가서 식권을 내고 먹는데, 여성노동자들은 노조 가입 전에 학생식당에 밥 먹으러 갔다가 푸대접 받은 경험을 이야기한다.

"처음엔 식권 금액이 적어서 푸대접을 받았어요. 그 전에는 2500원 짜리를 온리원에서 2000원 만 쳐서 줬어요. 2000원 할 때는 1500원만 쳐주고. 항상 온리원이 식당에다 돈을 적게 주는 거야. 돈이 적으니까 김치하고 밥하고 국 가져오면 식권하고 맞아. 작년에 투쟁하고 나서 3000원씩 쳐주니까 좀 먹을 만 한 거지. 지금은 우리가 식판에다 먹을만치 갖다먹지."

리어카도 노조 들고 나서 없어진 거여

"학교 일 끝나고, 매장 청소하고 와서 잠을 얼마나 잤겄어요. 애들 챙기고 멕일 거 해놓고 일 나오고 그랬으니까. 그렇게 정신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았어. 제 청춘을 여기다 바쳤어요. 우리가 나빠요? 인제 와서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는 식으로 그러는데. 우린 억울해서 못 떠난다고."

30대 중반에 입사해서 올해 50대 초반이 된 박영신 씨는 18년 동안 그렇게 부려먹고 노조 가입해서 자신의 권리 찾겠다는데, 그걸 막냐면서 분개한다. 박영신 씨는 이사하는 건물 청소를 위해 직원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차 문에 발가락이 들어가 다쳤는데도 한나절 내내 아픈 발을 끌고 다니면서 일을 했다.

"애려서 못살겠더라고. 진짜. 총무처에 가서 '나 아파서 못살응께 약을 사다주든가 나 병원 가야겠다' 그랬더니 가라 그러더라고. 약을 사먹긴 했는데, 안 듣더라고. 병원 갔다와가지고 그 이튿날 그놈을 짬매고 와갖고 나 좀 셔야겠다고 그랬더니 이틀인가 밖에 안줘요. 산재처리는 안 해주고."

결국 박영신 씨는 사과 한 마디 못 듣고, 이틀 쉬고, 자신의 돈으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일을 해야 했다.

▲ 6월 28일, 화물연대 파업과 철탑 고공농성이 진행 중인 의왕 ICD '공공운수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여한 전주대·비전대 청소 노동자들. ⓒ연정

"우리는 휴가가 몇 갠 지도 몰랐어요. 방학 때 몇 개 쉬라고 하면 쉬는 걸로 알았지. 휴가라고 하는 거는 내가 필요할 때 써야 휴가 아니에요? 근데 노동조합 만들고는 내가 필요하면 휴가 쓸 수 있어요. 대체 인력을 안 써주니까 같이 일하는 짝꿍이 힘들긴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정정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거는 노동조합이 있어서예요."

"처음엔 쓰레기 담아갖고 리어카 끌으라고 하는데, 놀랬어. 저걸 어떻게 끌어야 된다냐. 어떡해요. 일을 해야 되니까 돈 벌어야 되니까 했죠. 하루 두 번씩 하는데, 소각장이 상당히 멀어. 경사도 지고. 얼마나 힘들었는가 몰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끌어야 했으니까. 눈이 쌓이면 미끄러져. 리어카도 노조 들고 나서 없어진 거여."

그건 관리자 맘잉께

온리원의 노무관리는 원칙과 일관성 없이 신동아학원과 온리원 관리자들의 개인적인 성향 등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다.

"학교나 온리원 창립기념일 연말 같은 때 상을 주거나 할 때도 일 잘하는 사람을 주든가 아니면 오래된 사람을 주든가 해야 되는데, 여긴 관리자 맘에 드는 사람만 줘요. 온지 1년 반 된 사람은 상을 타는데, 10년 된 사람은 한 번도 못 타는 경우도 있어요. 그건 관리자 맘잉께. 공로상을 돈으로 주는데, 상급을 50만 원 줬단 말도 있고 80만 원 줬단 소리도 있어. 상은 모여 갖고 공개적으로 줘야 되잖아. 근데 알도 못하게 비밀이여. 떳떳한디 같으면 그렇게 안 할티지."

여성노동자들은 온리원 측이 복날에 '하림 냉동 포장 닭'을 마음 내킬 때 주다가 언제부터인가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신동아학원 김홍국 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하림그룹 회장과의 연관성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가 없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

"옛날에는 억울해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았어요. 옳은 말 하면 집에 가서 애나 보라고 해요. 이력서가 이렇게 쌓였다고. 예쁘고 젊고 날씬한 사람 뽑는다고. 노조가 없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

한 여성노동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한다. 결혼 이후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하면서 사회와 담을 쌓고 지내다가 일을 시작하려다보니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오윤임 평등노조 전주대ㆍ비전대 현장대표는 아이들과 시간대가 맞는 일을 찾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경우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다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했던 오윤임 씨는 올해 초 현장대표를 맡아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 여성노동자들이 농성하던 전주대 총장실. ⓒ연정

"저 같은 이유로 일을 하게 된 젊은 엄마들이 많아요. 그런데 막상 현실을 부딪치다 보면 이건 아닌데, 이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닌데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찾게 되었던 거죠. 언니들이 50대 중반을 넘으신 분들이 많아요. 싸움이 길어지다 보니까 건강상의 어려움도 있고, 생활을 책임지는 가장인 분들은 금전적 어려움도 있습니다. 저희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지금 최선을 다해 하고 있거든요. 저희의 권리를 찾는 거 그거 단 한 가지를 위해서 이 싸움을 1년간 하고 있는데요. 저희의 권리 작은 권리지만, 그걸 찾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겁니다."

"거리 위 지나는 걸음 아래 이름 없는 들풀일지라도언젠가 당신에 손길이 가냘픈 내 손에 닿기를......"-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 합창 UCC 중에서 -

 /연정 르포작가

파업이 있었던 곳에는 반드시 복수노조 나타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02일자 기사 '파업이 있었던 곳에는 반드시 복수노조 나타난다?'를 퍼왔습니다.

지난해 7월 1일 시행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도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사업장단위에서도 자유롭게 제2, 제3의 복수노조를 만들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산업평화와 교섭비용 절감을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쳐 과반수 노조에게만 교섭권, 쟁의권을 부여한다. 셋째, 그렇지만 사용자가 원할 시 소수 노조와도 자율교섭 할 수 있다.

복수노조 제도가 도입되면서 단결의 자유는 넓어졌지만 교섭권과 쟁의권은 제한됐다. '창구단일화' 제도는 복수노조의 의의를 살리기보다는 오히려 탄압의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이 신무기에 의해 민주노조가 파괴되고 친기업노조로 대체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민주사회의 기본원리이자 헌법상의 기본권리인 노동기본권이 박탈되고 노사관계는 자본 일방으로 재편됐다.

'창구단일화' 아래서 친 기업노조는 다수든 소수든 유리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매개로 한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는 친 기업노조 설립으로 시작된다. 회사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친 기업노조가 다수를 장악하면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아 교섭권, 쟁의권을 독점할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압박하여 탈퇴시키고 친기업 노조에 가입시키면 게임은 거의 끝난다. 소수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교섭대표 노조에게 공정의 의무를 다하라고 따지는 것 정도이다.

또 하나의 기가 막힌 문제는 민주노조의 교섭대표권이 남아 있거나, 친 기업노조가 다수를 점하지 못한 소수일 경우에도 회사는 자율교섭을 한다는 명목으로 소수노조인 친 기업노조와 교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소수노조 상태인 친 기업노조와 먼저 합의하고 민주노조와의 교섭은 형식적으로 임하고 버틴다.

동시에 친 기업노조는 회사의 지원 하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다수 조합원 확보에 나선다. 조합원들은 갈등 속에서 살기 위해 동료를 등지고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노동현장은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갈등, 분노, 배신감등이 뒤 얽혀 인간성의 파괴를경험하고 있다. 문제의 근원은 바로 다수노조가 교섭권, 쟁의권을 독점하게 하고, 사측이 교섭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임의로 선택하여 자율교섭을 할 수 있게 한 이 모순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도이다.

한일파카 유압·유성기업·KEC·한진중공업에서 맹활약한 '창구단일화'

한일파카 유압은 더 많은 이윤, 더 많은 비정규직의 사용을 위해 장안외국인투자단지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2009년 5월 32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후 정리해고 반대투쟁이 전개되었고 2011년 7월 1심에서 승소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2011년 2월 단협을 일방해지하고 그해 7월 1일 복수노조를 설립하였다. 이후 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잔업, 특근에서 배제되고 부당한 업무지시, 배치전환에 항의하면 중징계를 받아야 했다.

유성기업에서는 공격적 직장폐쇄 기간이 장기화되어 조합원 복귀율이 50%가 되던 2011년 7월 14일 복수노조가 설립되었다. 회사 측이 노골적으로 나서서 친 기업노조 가입운동을 펼쳤으며, 관리직 사원 50명을 가입시켜 다수를 확보해 나갔다. 또한 2011년 12월말까지 '친 기업노조 가입이 50%를 넘지 못하면 현대자동차에서 물량을 안 준다고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장기파업으로 인한 징계 및 손배소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등을 돌려야 했다.

2011년 희망버스의 소중한 성과물인 한진중공업에는 정리해고자들이 복직하기 전에 이미 친 기업노조가 설립되어 다수를 확보해 2012년 7월 18일 이후부터는 '교섭 창구단일화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일거리가 없는 조합원들에게 친 기업노조에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대출형식의 1000만 원 지원과 순환휴직에서 벗어나 먼저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바람은 열사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던 그 애틋한 동지들 사이를 갈라놓고 말았다. 노조 간의 선의의 경쟁은 말할 가치조차 없다. 고도로 준비된 노무컨설팅을 바탕으로 기획적인 노동탄압이 존재할 따름이다. 친 기업노조는 노무관리 대행, 사측의 아바타 역할을 수행 한다. 사측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라는 효율적인 탄압의 무기를 얻었을 뿐이다.

▲ 희망버스를 계기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정리해고 철회에 합의했지만, 일거리가 없었던 조합원들은 순환휴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은 바람에 제2노조에 속속들이 가입했다. 사진은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 ⓒ프레시안(최형락)

그렇다면 소수 신규노조에는 단결의 자유를 주나?

복수노조가 허용되었다고 해서 노조의 무풍지대나 기존 어용노조의 아성에 노조 결성의 바람이 불지 도 않았다. 교섭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노조를 만들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소수노조라도 교섭권이 보장된다면 장기적 전망을 갖고 활동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과반수 노조에게만 교섭권이 보장되어 있는 이 제도 하에서는 노조의 확산을 통한 노동자 권리의 확대를 예측할 수 없다.

금속노조에서 기존 친 기업노조 하에서 새롭게 지회를 결성한 곳은 부산 TY밸브가 유일하다. 조합원 160명의 TY밸브 노조위원장은 임금을 결정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사측의 인사노무관리 역할을 하고, 조합비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전횡을 일삼아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합원 중 30명이 복수노조 창구단일화가 시행된 2011년 10월 4일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지회를 결성하여 교섭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측과 한 몸인 친 기업노조를 상대로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긴 하지만 그 산을 오르기가 무척 힘겨워 보인다. 그렇다고 사측이 스스로 선택하여 지회와도 교섭을 할리는 만무하다. 현재 TY밸브 지회는 공정대표 의무 위반으로 친 기업노조를 제소하며 힘겹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조직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렇듯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는 기존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훌륭한 무기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 노조의 진입을 가로 막는 강력한 장벽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민주사회의 기본원리인 노동기본권을 제한하고 박탈하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노동법 전면 재개정 투쟁' 앞에 서다

장기간의 투쟁 끝에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교섭대표 노조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친 기업노조는 자주성을 가지고 있는 '노조' 가 아니라 회사 측의 노무관리를 대행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11년 7월 1일 만들어진 복수노조 1호 사업장인 KEC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쳐 2012년 2월 17일 회사 측의 오랜 염원이었던 상여금 300% 삭감, 고정 OT폐지, 교대수당 폐지, 2조 2교대제, 무급순환 휴직에 흔쾌히 합의해 주었다. 유성기업노조는 관리직 50명을 가입시켜 교섭대표권을 행사했고, 단체협약상의 노조활동시간과 구조조정 제한규정 삭제, 여성들의 생리휴가 제한 등에 합의해 주고 있다. 센트랄, 두산 모트롤도 회사 측의 경영방침이지만 민주노조가 걸림돌이 되어 못했던 구조조정 제한규정 삭제, 노동유연성 확대, 노조활동 지원축소, 노동조건 하향조정 등에 합의했다. 이렇듯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는 노동기본권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고 자본일방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관전평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데 비해 노동자의 권리는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국제노동기구(ILO)와 협약도 비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국제적 권고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지난 3월 15일 313차 회의에서 한국이 "모든 노조에게 쟁의권을 부여하고, 과반수 노조가 없을시 모든 노조에게 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가 도입된 지난 1년을 통해 밝혀진 결론이 있다. 노동기본권을 지키고,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노동법을 시급히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제한하고, 사용자가 교섭파트너를 선택하게 한 이 악법은 모든 노조에 교섭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의 부당한 차별행위, 친 기업노조 설립지원, 노조에 개입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하며, 모든 노조에게 쟁의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가야 한다. 그 출발이 8월말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 민주노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총파업을 예고하는 경고파업을 벌였다. 민주노총 대표단은 이날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회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이상우 금속노조 정책국장

2012년 6월 1일 금요일

"홍익대는 악질 용역업체 용진실업을 퇴출시켜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31일자 기사 '"홍익대는 악질 용역업체 용진실업을 퇴출시켜라"'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31일 오전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문헌관 앞에서 열린 '홍익대 투쟁승리를 위한 노동, 시민단체 공동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홍익대학교에 청소경비노동자들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홍익대분회(공공노조 홍익대 분회)와 민중의 힘,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 투쟁 지원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11시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문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를 탄압하는 악질 용역업체인 용진실업을 홍익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홍익대는 경비용역업체를 즉각 교체하고 청소·경비노동자를 학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7월 1일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규정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홍익대 경비용역업체인 용진실업 소속의 경비노동자들은 복수노조인 홍경회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이에 공공노조 홍익대분회는 지난 1월 27일 법원의 판결로 대표교섭노동조합의 지위를 확인하였지만 서울지노위가 지난 3월 8일 임금교섭에 대해서는 단체교섭권이 없다는 해석을 하면서 임금교섭에 대한 권리를 박탈 당했다.

노조는 홍경회노동조합의 임금협약 때문에 홍익대 경비노동자들이 노조에서 집단교섭을 진행한 연세대, 이화여대분회 소속 경비노동자들보다 연 200만원 가량 낮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공노조 홍익대분회는 "복수노조인 홍경회노동조합이 민주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각종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현장노동자들은 노노 갈등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진국 홍익대분회 부분회장은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홍익대가 바른말을 하면 잘리는 홍익대 왕국이 돼버렸다"며 "교직원들도 탄압받는 청소·경비노동자들과 연대해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서희강 씨는 "노동자에게 노조가 없어지는 것은 학생에게 학생회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우리도 졸업하면 노동자가 되는 만큼 홍익대분회 문제는 우리의 미래이기에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익대분회는 지난 5월 9일부터 홍익대 정문 앞에서 손해배상 항소 철회와 용역업체 교체 등을 요구하며 23일 째 천막농성을 이어오고있다.

ⓒ양지웅 기자 31일 오전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문헌관 앞에서 열린 '홍익대 투쟁승리를 위한 노동, 시민단체 공동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31일 오전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문헌관 앞에서 열린 '홍익대 투쟁승리를 위한 노동, 시민단체 공동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홍익대와 용역업체인 용진실업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31일 오전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지부 홍익대분회 청소경비노동자들이 학교 측에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양지웅 기자 31일 오전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몸자보를 한 채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양지웅 기자 aigoumni@naver.com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인력감축, 노조 길들이기 계속하면 여름철 전력대란 못막는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30일자 기사 '"인력감축, 노조 길들이기 계속하면 여름철 전력대란 못막는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한국발전산업노조 신현규 위원장

 ⓒ발전노조 제공 발전노조 신현규 위원장

때 이른 더위로 전력수요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고리원전 1호기와 울진 4호기 등 원자력 발전소와 보령 1,2호기 고장 등으로 공급전력이 360만kw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력당국은 500만kw~800만kw 정도 돼야 여유가 있는 예비전력이 올여름140kw 밖에 안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전력 공급량 때문에 전력 수요량이 급증하는 한여름 ‘전력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자칫 지난해 9월 전국 12개 산업단지와 162만 가구에 순환단전 조치가 내려진 전력대란 이상의 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발전산업노조(이하 발전노조) 신현규 위원장은 노조의 대표자이기 앞서 발전소에서 잔뼈가 굵은 20년차 배테랑 발전 노동자다. 신 위원장은 “현재는 절전대책 말고는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전력대책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올 여름을 대비해 세워놓은 전력수급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고장을 줄여야 한다”며 “고장을 줄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력충원을 통해 정비품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2009년부터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인해 경영 효율성이 곧 인력감축으로 돼버렸다”며 “10명이 해야될 일을 8명이 하다 보니 점검이 소홀해지고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는 ‘한 곳에 오래 머물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로 베테랑들을 전혀 생소한 보직으로 이동시킨다”며 “매너리즘이라는 것이 이익부서에나 적용되는 말이지 정비 노동자가 메너리즘에 빠질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다.

신 위원장은 회사의 무원칙한 인사이동과 보직 변경에 대해 “복수노조 하에서 민주노조의 조합원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29일 새벽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발전기가 고장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문제를 봐야한다. 그전에도 고장은 있었다. 발전기라는 것이 수 천가지 요소 중에 하나만 문제가 되도 정지된다. 아무리 조심해도 기계가 오작동한다거나 많은 설비에 대해 사람이 판단을 잘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발전회사 경영 효율화 정책이 무조건 인력감축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인력감축으로 인해 정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알아서 공부하고 알아서 익히라는 식이다. 

인력감축은 지난 정부 때부터도 있었던 것 아니냐?

지난 정부에서도 인력감축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 평균 20%정도 인력이 대폭 감축됐다. 감축이라는 것이 현재 있는 사람들을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가 늘어난 만큼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인력 충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0 정도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제는 12 정도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부담이 늘어나다보니 그만큼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장 가능성도 높아진다.

고장 가능성을 높이는 다른 요인은?

발전기는 1년 동안 발전을 하고 일정 기간 정비를 하는데, 그 기간이 점점 단축되고 있다. 경영효율이 강조되면서 정비기간을 단축해야 좋은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또 정비는 하청에 재하청을 주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이 정비에 대해 자부심이나 책임감을 갖기는 힘들다. 당연히 정비품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또 최근에는 인사이동을 대규모로 한다. 자신의 보직과 전형 상관없는 보직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늘었다. 회사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민주노조의 조합원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다. 복수노조가 생기면서 현장에서는 “노조를 옮기지 않으면 다른 보직으로 보내겠다”는 간부들의 협박이 자행되고 있다. 

전력당국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예비전력이 140만kw밖에 되지 않는다

위험한 수준이다. 예비전력이 500만kw~800만kw 정도 여유가 있어야 적정한데 100만kw~200만kw 정도 되면 비상이다. 이 상황에서 어느 발전기 하나라도 멈추면 전력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부가 이번 여름 전력 대란을 막기위한 정책을 살펴보면 ‘절전 대책’이 전부다.

현재 발전소 상황에서는 절전 대책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정부가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력정책을 짜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부지선정에서부터 건설하기까지 수 년이 걸리는데 이런 것을 계산하지 못했다.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나 회사의 정책이 발전부분에 있어서 효율성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인원충원을 해 정비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 아무리 기계가 좋아져도 고장은 나기 마련이고 어차피 정비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