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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8일 목요일

KEC, 회사 이미지 실추했다며 산재노동자 징계


이글은 참세상 2013-04-18일자 기사 'KEC, 회사 이미지 실추했다며 산재노동자 징계'를 퍼왔습니다.

노조 “산업안전교육 미실시하고 보고위해 서류도 조작”


경북 구미의 반도체 업체 ㈜KEC가 산재 신청을 한 노동자를 징계해 논란이 예상된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산업안전교육도 정상적으로 실시하지 않은 채 관계기관에 보고를 위해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KEC지회에 따르면 근무 중 기계 오작동으로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산업재해로 열흘간 쉰 여성노동자를 17일 징계위원회 재심에서 ‘견책’ 징계를 확정했다.

징계 사유는 산재 노동자에 사고의 일차적 책임이 있으며 무재해달성시간을 0으로 만든 점, 회사 이미지 실추, 160여만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

노조는 “산재신청 노동자 징계가 처음이 아니”라며 “징계를 통해 노동자들이 산재신청을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회사의 징계를 비난했다.

노조는 “산재를 당한 조합원은 업무에 배치되면서 한 번도 안전교육과 작업 준수사항을 들어본 적이 없다. 설비에 손가락 끼임을 방지하는 아크릴판이 설치돼 있었으나 작업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철거됐고, 사고 후 다시 설치했다”며 회사의 작업 속도 높이기가 산재사고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는 “KEC는 그간 산업안전교육을 정상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기관 보고를 위해 안전교육을 한 것처럼 서명을 받아 서류를 조작했다”며 “노동부는 산업안전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KEC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KEC는 지난 2010년 6월 30일 새벽 여성기숙사에 용역을 투입하는 등 노조파괴 문제가 심각하게 지적된 바 있다. 이후 2012년 2월 90여명의 정리해고를 통보했으나 지방노동위 심판을 앞두고 복직시켰다. 지난 1월에는 징계해고자 21명 중 15명을 복직시키기도 했다. 검찰은 KEC와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의혹을 수사 중이다.

(기사제휴=뉴스민)

천용길 기자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사설]KEC 친기업 노조 7억 지원 의혹 철저히 밝혀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0일자 사설 '[사설]KEC 친기업 노조 7억 지원 의혹 철저히 밝혀야'를 퍼왔습니다.

경북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는 노조탄압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지막지한 수법을 구사하는 기업이다. 파업복귀 노조원들에게 체벌이 포함된 ‘정신순화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삼청교육대를 연상케 하는 반인권적 행태를 보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임원과 관리직의 임금 인상을 위해 노조원들이 주축인 현장 노동자들을 대거 정리해고하려 하기도 했다. 여론의 빗발치는 비난으로 정리해고는 철회됐지만 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도덕적 해이의 최대치를 보여준 사례로 남아 있다. 최근 커다란 사회문제로 떠오른 용역폭력도 적극 활용했다. KEC에 고용된 용역깡패들이 여성노동자들이 머물고 있던 기숙사에까지 난입해 강제로 끌어내는가 하면 1년 넘게 사업장에 상주하면서 노조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노조탄압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KEC가 이번에는 친기업 어용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7억원을 지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한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해 7월 민주노조격인 금속노조 KEC지회 간부들을 강제퇴직시키고 친기업성향의 노조집행부 구성을 위해 보상금 5억원과 활동경비 2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복수노조 시행 첫날 KEC 신규 노조가 출범한 당시에도 회사 측의 ‘평소 행실’로 미뤄볼 때 뒷거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사실일 개연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기업이 정상적인 노조를 말살하고 자신의 ‘충견 노조’를 만들기 위해 거액의 돈을 뿌렸다면 단순한 불법행위를 넘어 결코 넘어서는 안될 도덕적 윤리적 마지노선까지 침범한 것이다. 

KEC가 저지른 갖가지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현재 회사의 대표이사 등 6명이 고용노동부를 거쳐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어용노조 거액 지원 의혹의 진상을 규명한 뒤 돈을 뿌린 이들과 받아챙긴 이들을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돈거래 의혹과는 별개로 관할 관공서가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했는지도 이번 기회에 수사해야 한다. 회사 측은 오래전부터 노동청, 경찰, 시청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이들의 묵인·방조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KEC가 온갖 불법행위를 자행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이 어용노조 거액 지원 의혹과 관공서의 직무유기 행위를 철저히 수사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려 한다.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을 퍼왔습니다.

ㆍ기업은 옥죄고, 경찰은 방조, 정부는 정책 압박 ‘노조 죽이기’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 노조가 파업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직장폐쇄를 한다. 동시에 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직장폐쇄 기간에 친기업 성향의 복수노조를 만들도록 한다. 기존 노조를 고립시키고 탈퇴를 유도한다. 공권력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폭력을 묵인·방조한다. 정부는 노동권 보호보다는 친기업적 행태를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기 안산시 SJM 등 일부 사업장에서 최근 진행된 일명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 등장했다. ‘센 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노조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2010~2011년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KEC, 유성기업 등의 노조가 무너지거나 약화됐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투쟁력이 강한 노조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자본이 용역을 동원한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던지는 용역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 투입된 경비용역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 3년 전에도 유사 사태타임오프 등 법 악용친기업 노조만 생존


경북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아닌 기본급을 올릴 만큼 힘이 셌다. 그러나 2010년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곧이은 친기업 노조 설립으로 현재는 해고자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의 경우는 해고자 4명만이 남았다.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만이 살아남았다. KEC 노조는 회사가 친기업 노조 설립을 기획하고 노조를 탄압한 증거들을 찾아내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려 하자 맞서 싸워 철회하도록 하기도 했다. KEC 노조 관계자는 “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조합원이 최근 4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SJM과 만도는 이 시나리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민간 군사기업 수준의 무장과 장비를 자랑했으며, 만도의 경우 용역을 동원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 사흘 후 복수노조가 신설돼 조합원의 85%가 탈퇴했다.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측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비 장비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경찰이 시위진압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수력방어 특수차량(일명 물대포차·위쪽 사진),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트와일러(일명 히틀러 경비견·왼쪽 아래),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채증할 수 있는 항공 채증용 무인 헬기(오른쪽 아래). | 컨택터스 홈페이지 캡처

노동계는 ‘노조 말살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정권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0년 시행된 타임오프(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 한도제)로 노조전임자 수를 줄여 노조를 약화시키고, 지난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의 지원을 받는 친기업 노조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김지희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가 자본의 노조 탄압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자 올림픽과 여름휴가라는 시기에 맞춰 사회적 관심이 덜한 시기에 노조 무력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작동한 기업들의 노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친기업 노조는 사측과 종전보다 후퇴한 내용으로 임금단체교섭을 맺고 임금 삭감, 정리해고, 외주화 등이 이들 기업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발레오만도는 1인당 연 100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고 KEC에서는 상여금이 삭감됐다. 외주화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직력이 탄탄한 노조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 기존 노조운동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노조의 조직기반이 부실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기반이나 자기 정체성이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진영이 실리적 노조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기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조를 실리적으로 선택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친회사 성향의 복수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