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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2일 수요일

“연대 청소노동자노조 파괴하려 대학 간부가 어용노조 설립 지시”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1일자 기사 '“연대 청소노동자노조 파괴하려 대학 간부가 어용노조 설립 지시”'를 퍼왔습니다.

ㆍ전 용역업체 관리자 양심선언 당사자는 “사실 아니다” 부인

연세대 간부급 교직원이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어용 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교직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연세대분회는 “청소용역업체 ‘제일휴먼’의 전 중간관리자가 지난해 중반쯤 연세대 총무팀장으로부터 ‘재계약을 하고 싶으면 어용노조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노조에 양심선언을 해왔다”고 11일 밝혔다.

연세대분회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 임금과 근로조건을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며 13일간 파업을 한 바 있다.

대학 본관 점거농성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소속 청소·경비노동자들이 11일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총무팀을 점거하고 연세대와 용역업체의 노조파괴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연세대분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 제일휴먼 중간관리자 김모씨는 지난 10월30일 연세대분회 간부들과 만나 “제일휴먼이 살아남고 싶으면 노조를 만들라고 총무팀장이 요구했다”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했다. 연세대분회는 “김씨는 총무팀장과 용역업체 소장들이 오전 8시30분 총무팀 사무실에서 갖는 정례회의에서 기존 노조 파괴와 어용노조 설립을 면밀히 계획했으며, 본인도 이 회의에 수차례 참석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연세대분회는 지난해 9월 “복수노조 설립 조속한 처리” “회사 차원에서 복수노조 설립 시 경우의 수 면밀 검토” 등이 명시돼 있는 제일휴먼의 사내 업무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문건이 작성된 시기에 연세대에는 실제로 제일휴먼 소속 120여명의 노동자들이 가입한 새 노조가 만들어졌다. 연세대분회는 “이번 양심선언으로 제일휴먼이 연세대의 지시에 따라 어용노조를 만들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소속 청소·경비노동자와 연세대 학생 등 400여명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연세대의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해당 용역업체 퇴출을 촉구했다. 이들은 본관으로 들어가 점거농성을 벌이다 “노조를 탄압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이 있는 업체는 2013년도 용역업체 재계약 시 공개입찰에서 제외하겠다”는 총무처장의 약속을 받고 오후 6시40분쯤 해산했다.

연세대 총무팀장은 “용역업체에 복수노조를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김씨가 말한 회의는 소장들과 모여 그날 학교 일정을 공유하는 정례회의일 뿐 노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남지원·황민국 기자 somnia@kyunghyang.com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노조 파괴’ 컨설팅 또 있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29일자 기사 '‘노조 파괴’ 컨설팅 또 있었다'를 퍼왔습니다.

ㆍ포항 진방스틸· 청주교차로, 법무·노무법인 자문 받아

‘노조 파괴’로 문제가 된 창조컨설팅 외에 다른 노무·법무법인도 회사 측의 정리해고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조컨설팅은 유성기업 노조활동에 개입해 부당노동행위를 벌이도록 지도·상담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면허가 취소됐다.

경향신문은 28일 경북 포항시의 철강업체인 진방스틸이 2008년 ㄱ법무법인의 컨설팅을 받아 작성한 정리해고 계획서를 입수했다. 이 문건을 보면 회사 측은 정리해고에 제약이 되는 단체협약을 해지한 뒤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조원을 중심으로 정리해고 계획을 짰다.

2008년 4월26일 작성된 ‘프로젝트 중간보고’ 문건에는 “정리해고로 상당수 집행부가 나갈 경우 사실상 휴면노조 또는 온건노조 탄생”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노조원만 해고 대상자로 선정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가능성을 우려해 “해고 대상자 중 비조합원 3~4명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같은 해 6월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된 40명 중 3명은 비조합원이었다. 이 회사에는 100여명이 근무 중이었다. 

법원은 회사 측이 정리해고 과정에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회사 측은 이후 해고 대상자를 재선정해 26명을 정리해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노사 간에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깬 부당한 정리해고”라고 판결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법무법인에 자문해 노조를 없애기 위한 정리해고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7월 고용노동부 조사 때 진방스틸 대표이사는 “동 프로젝트(정리해고)는 컨설팅 회사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인사총무팀에서 프로젝트 파일 작성을 컨설팅 회사에 의뢰하였는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을 바꿨다.

청주의 지역정보지인 청주교차로도 노무법인의 자문을 통해 노조간부를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이 회사 총무팀 직원의 e메일을 보면 노조 지도부 해고 계획을 세워 대표이사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이 직원은 “노무사와 협의해 회사가 부담을 최소로 가져가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노조위원장을 즉시 해고하면 노조 해체를 위한 노조 탄압으로 몰고갈 공산이 커 사무장 해고 후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징계사유를 만들어 해고 처리한다”고 적었다. 실제 이 회사 노조 사무장은 지난 2일자로 해고됐다. 청주교차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화상으로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쟁쟁하던 14개 노조, 창조컨설팅이 쓰러트렸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26일자 기사 '“쟁쟁하던 14개 노조, 창조컨설팅이 쓰러트렸다”'를 퍼왓습니다.
26일 창조컨설팅 앞 기자회견.. 항의방문하려다 경찰과 마찰, 3명 연행

ⓒ민중의소리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 소속 노동자들이 26일 오후 창조컨설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려 사측에 전해준 문건이 공개돼 노동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 소속 60여명은 26일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소재 창조컨설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조컨설팅의 노조 탄압 행적을 규탄하면서 노무법인 및 공인노무사 자격박탈과 구속 등의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해고 과정에서 창조컨설팅과 연관된 노동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는 창조컨설팅이 노조원 탈퇴를 유도하면서 친기업적인 복수노조 설립 방안을 자문한 내용이 공개됐으며, 이에 고용노동부는 창조컨설팅 감사에 들어갔다. 공개된 문건에는 청와대·국가정보원·경찰·노동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정황도 포함돼 논란이 번지고 있다.

공동투쟁단은 "최근 7년 동안 영남대의료원, 유성기업, KEC, SJM, 상신브레이크, 대림자동차, 캡스, 성애병원, 레이크사이드컨트리클럽, 이화의료원 등 수많은 민주노조를 무너뜨리는 과정에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관여했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은 창조컨설팅 출신 노무사를 인사팀 직원으로 채용했고, 재능교육의 경우 창조컨설팅이 자문위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창조컨설팅의 시나리오는 노조가 뭘 하든 불법으로 만든 뒤 이를 근거로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수많은 용역깡패를 투입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을 두들겨 패 공포감을 조성해 노조 이탈자를 만들고 이들을 선두에 세워 어용노조를 만든다. 이들은 이런 시나리오로 민주노총 산하 수많은 사업장들을 해산·와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그럴 것이다'라고 짐작했던 일들이 진실로 드러났다"며 "민주노조파괴 전문가 창조컨설팅을 해체시키고 대표 심종두와 노조탄압을 사주한 사업주를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악덕 노무사들이 이땅에 설 수 없게 하겠다"

ⓒ민중의소리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 소속 노동자들이 26일 오후 창조컨설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성대 유성기업지회 투쟁단장은 "창조컨설팅 대표 심종두는 경총에서 자문했던 사람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은 노동부에서 10년 일했던 사람이다. 경총에서 사람 알면서 알고지낸 것 때문에 청와대에 고용노동비서관과 각종 정보관 노동 본부 쪽 모두 연결돼 있다"며 "모든게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데 현정부는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1700일이 넘게 투쟁중인 유득규 재능교육지부 사무처장은 "2010년 이 심각성 알고 힘차게 싸웠다면 이런 2차, 3차 문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조를 조직적으로 파괴하는 이들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효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지부장은 "쟁쟁하던 14개 노조가 창조컨설팅 대표 심종두의 칼날에 피 흘리며 쓰러져갔다. 이게 MB정부 노동정책의 실체"라며 "노조탄압 정책에 발맞춰 수익을 창출하는 창조컨설팅은 처벌돼야 한다. 우리는 창조컨설팅과 같이 수익 창출하고 부 축적하는 악덕 노무사들이 이 땅에 설 수 없게 하겠다"고 외쳤다. 

한편 공동투쟁단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창조컨설팅 사무실에 항의방문을 하려 했으나 경찰이 저지해 충돌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 참석자 중 1명이 다치고 3명이 영등포경찰서로 연행됐으며 건물 1층 유리가 깨졌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창조컨설팅과 건물관리소에서 공문을 보내 시설보호요청을 했기 때문에 경찰이 출입을 막았다. 일부는 경찰 몸에 손을 대 경찰 폭행 등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공동투쟁단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창조컨설팅에 들어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공동투쟁단이 경찰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한 여성이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공동투쟁단 중 한명이 경찰과 마찰을 빚어 연행되고 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KT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노조 파괴 전문가 내려보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2일자 기사 ' “KT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노조 파괴 전문가 내려보냈다”'를 퍼왔습니다.
노조 기자회견 “직원 개인정보 모회사로 넘어가… 노조 선거개입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지사 앞. 박태언 스카이라이프 노조위원장(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KT에서 ‘다루가치(노무관리자)’가 오면서 민주 노조 죽이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다루가치는 중국 원나라 시절 고려 등 점령 지역 백성을 직접 다스리거나 내정을 간섭한 벼슬아치를 뜻한다).


박태언 위원장은 지난 1월 1년여 노력으로 성사한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와 5월 노조위원장 선거에 ‘다루가치’와 경영진이 개입했다며 “(이들이) 우리사주조합 선거 때 조합원들이 쉬는 날 집에 찾아가 승진, 지방 발령 등을 거론하며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5월 자신의 연임이 확정되고 나서 전임 위원장과 집행부, 조합 활동에 적극적이던 조합원들을 지방으로 보내거나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경영평가에서 직원들의 개인정보 등이 KT로 넘어갔다며 이를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노조 파괴 움직임에 KT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KT는 다루가치(노무관리자)를 즉각 본사로 복귀시키라”고 촉구하는 한편, 스카이라이프에 대해서도 “선거에 개입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지방 발령 조합원을 복귀시키라”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의 노동조합 흔들기에 모기업 KT가 개입돼 있다는 박 위원장의 증언을 받아 적은 언론사는 단 두 곳. 스무 명에 가까운 언론노조 지부장이 참석한 기자회견이었지만 현장을 찾은 언론은 프레시안과 미디어오늘뿐이었다. 대신 현장에는 KT 홍보팀과 자회사 직원이 있었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KT 직원은 현장에서 조금 떨어져 발언을 적고 있었다.  박승근 KT 홍보실 차장은 본사 노무관리 직원을 스카이라이프에 파견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노조 파괴’ 비판에 대해 그는 “스카이라이프 노사 문제”라고 말했다.


22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열린 스카이라이프 노조의 기자회견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시민들이 둥근 접시, 위성 방송 정도로 기억하는 스카이라이프. 그곳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박태언 위원장은 회견 뒤 인터뷰에서 “방금 기자회견장에도 노무관리자들이 너덧 있었다”며 KT와 스카이라이프의 노조 파괴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스카이라이프가 KT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반년 뒤 KT는 오아무개씨를 ‘교육’부문으로 자회사에 파견했다. 본사와 자회사 상호 간에 직원을 파견할 수 있다는 ‘교류협정서’에 따른 것이다. 오씨는 KT에서 노무담당자였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8월 현재 8명의 본사 직원이 스카이라이프로 와 있다.
오씨는 팀장급 교육 자리에서 “노조를 와해하는 것은 쉽다”면서 “두어 달 근태 관리를 하고 해고를 하면 노조가 사라진다”고 말했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KT 자회사가 되기 전, 오씨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노사 간 별 문제가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는 지난 1월 우리사주조합장 선거 때 회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근 1년 동안 요구했던 것이고 사측 후보와 내가 후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회사는 12월에 했어야 할 ‘인사’를 미룬 상태였고 주말에 중도성향 조합원을 찾아가 법인카드로 밥을 사주고 승진, 보직 등을 거론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조를 지킨 날, 노조 파괴가 시작됐다”

박 위원장은 5월 사측이 노조위원장 선거에도 “임원과 보직자들이 조합원과 회식하고 면담하면서 사측이 지지하는 1번 후보를 찍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노조도 스카이라이프에 불법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제가 연임한 그날 밤 사측은 퇴근한 팀장까지 다시 불러내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복무관리가 강화됐습니다. 마케팅본부 경우 8시까지 출근해 8시 30분까지 일일실적보고를 하라는 문자를 직원들에게 보냈고요. 그리고 선거에서 중립을 지킨 노무담당 상무는 보직이 해임됐습니다.”
노조위원장 선거 뒤 경영진은 노조파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박태언 위원장은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경영진은 지난 5월 23일 전임 노조위원장 3명을 포함 조합원 13명을 지사나 타부서로 발령했다.
일주일 뒤인 5월 30일에는 2차 지방 발령이 있었다. 경영진은 ‘현장영업TF’라는 명목으로 본사에 근무하던 집행부 7명 중 5명을 전주, 창원, 원주, 세종시 등으로 보냈다. 박 위원장은 “지사도 없는 곳에 보냈고 명백하게 노조 탄압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활동하면 승진이 안 되고 지방에 간다는 두려움 때문에 조합원들이 몇몇 탈퇴했다”며 “7월 새 집행부 출범식이 있었지만 참석률이 저조했다”고 회고했다.
이러는 와중 7월 9일 KT윤리경영실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정기 경영진단을 시작하면서 경영진은 직원들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복지카드 사용내역, 신상명세 등을 KT에 넘겼다. 노조는 즉각 문제제기하고 수거할 것을 요구했다.


▲ 박태언 지부장이 KT의 노조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박태언 위원장은 “KT 자회사 직원이니 휴대폰을 빨리 KT로 옮기라”는 말을 들은 조합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약정기간 때문에 휴대폰을 2개 들고 다니는 조합원들이 있다”면서 “웃긴 얘기일 수 있지만 직원들 통신사까지 조회해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 파괴로 유명한 KT가 손을 댔지만 이기지 못한 첫 번째 노조위원장 선거로 안다”며 “KT 자회사가 된 이상 노조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행부가 지방에 있는 등 내부 조건이 좋지 않다. 또 ‘한국에서 둘째로 큰 광고주’로 불리는 KT가 위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스카이라이프 내부 사정을 알려내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는 “사측이 ‘구독자도 없는 편향시각의 이념지에 회사 내부 일을 알렸다’며 (나를) 징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부터 박 위원장이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자회사 직원들의 개인정보 유출과 민주노조 와해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 경영진은 유일하게 본사에서 근무하던 집행부를 양재지사로 보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을 퍼왔습니다.

ㆍ기업은 옥죄고, 경찰은 방조, 정부는 정책 압박 ‘노조 죽이기’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 노조가 파업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직장폐쇄를 한다. 동시에 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직장폐쇄 기간에 친기업 성향의 복수노조를 만들도록 한다. 기존 노조를 고립시키고 탈퇴를 유도한다. 공권력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폭력을 묵인·방조한다. 정부는 노동권 보호보다는 친기업적 행태를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기 안산시 SJM 등 일부 사업장에서 최근 진행된 일명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 등장했다. ‘센 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노조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2010~2011년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KEC, 유성기업 등의 노조가 무너지거나 약화됐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투쟁력이 강한 노조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자본이 용역을 동원한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던지는 용역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 투입된 경비용역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 3년 전에도 유사 사태타임오프 등 법 악용친기업 노조만 생존


경북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아닌 기본급을 올릴 만큼 힘이 셌다. 그러나 2010년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곧이은 친기업 노조 설립으로 현재는 해고자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의 경우는 해고자 4명만이 남았다.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만이 살아남았다. KEC 노조는 회사가 친기업 노조 설립을 기획하고 노조를 탄압한 증거들을 찾아내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려 하자 맞서 싸워 철회하도록 하기도 했다. KEC 노조 관계자는 “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조합원이 최근 4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SJM과 만도는 이 시나리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민간 군사기업 수준의 무장과 장비를 자랑했으며, 만도의 경우 용역을 동원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 사흘 후 복수노조가 신설돼 조합원의 85%가 탈퇴했다.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측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비 장비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경찰이 시위진압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수력방어 특수차량(일명 물대포차·위쪽 사진),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트와일러(일명 히틀러 경비견·왼쪽 아래),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채증할 수 있는 항공 채증용 무인 헬기(오른쪽 아래). | 컨택터스 홈페이지 캡처

노동계는 ‘노조 말살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정권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0년 시행된 타임오프(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 한도제)로 노조전임자 수를 줄여 노조를 약화시키고, 지난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의 지원을 받는 친기업 노조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김지희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가 자본의 노조 탄압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자 올림픽과 여름휴가라는 시기에 맞춰 사회적 관심이 덜한 시기에 노조 무력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작동한 기업들의 노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친기업 노조는 사측과 종전보다 후퇴한 내용으로 임금단체교섭을 맺고 임금 삭감, 정리해고, 외주화 등이 이들 기업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발레오만도는 1인당 연 100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고 KEC에서는 상여금이 삭감됐다. 외주화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직력이 탄탄한 노조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 기존 노조운동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노조의 조직기반이 부실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기반이나 자기 정체성이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진영이 실리적 노조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기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조를 실리적으로 선택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친회사 성향의 복수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