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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6일 화요일

“원세훈, 직원을 개인 집사처럼 여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25일자 기사 '“원세훈, 직원을 개인 집사처럼 여겨”'를 퍼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25일 오전 국가정보원 앞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전교조를 ‘종북세력’, ‘내부의 적’으로 표현하며 악의적인 여론조작을 하고 간부들에게 전교조 조합원에 대한 중징계를 지시했다”며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와 개혁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원 전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정원장 재임 4년동안 ‘사조직화’ 위상 추락
박원순 소송·대선 댓글 등 정치논란 중심에

‘도피성 출국’을 계획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은 4년 재임 기간 동안 국정원을 ‘사조직화’했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보업무가 아닌 대통령 치적 홍보에 치중해, 국정원의 본래 기능을 망가뜨리고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게 했다는 것이다.

‘김정일 사망’ 북 발표때까지 몰라 망신

원 전 원장이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공공의식’마저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 2011년 8월 벌어졌던 ‘도곡동 관저’ 사건([한겨레] 2011년 8월19일치 2면)이다. 원 전 원장이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관저 대신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 18층 건물 한층(248평)을 개조해 가족과 함께 살아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은 당시 “해당 건물은 관저가 아니라 안가다. 내곡동 관저 수리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용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 원 전 원장 부부는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외진 곳에 있었던 내곡동 관저보다 스포츠센터와 쇼핑몰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많은 도곡동에 살고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장이 ‘보안’보다 개인적인 ‘편의’를 택한 셈이다. 이밖에도 국정원 안팎에서는 ‘원 전 원장이 직원들을 개인 집사처럼 여겼다’는 불만들이 표출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원 전 원장이 이런 불만을 잠재운 방식은 ‘공포 정치’였다. 해임과 징계로 조직을 다스린 것이다. 원 전 원장 재임시절 직원 징계가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는 최소 12건에 이른다. 현재까지 국정원은 이중 2건을 승소하고, 2건을 패소했다.하지만 국정원은 징계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와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해직된 직원들의 복귀를 막았다. 국정원 간부였던 황규환씨는 2007년 12월26일 해임당했다. 2007년 이스라엘 참사관으로 나가있던 황씨는 공관 전세금과 보수비용 등 2000만원 상당의 돈을 전임 직원이 횡령한 사실을 국정원에 신고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를 전임 직원과 황씨간 개인 분쟁이라며 횡령 의혹을 부인했다. 그리고 현지에서 소송을 벌이던 황씨를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징계소송 12건…패소해도 복직 막아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

법원은 황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0년 7월6일 “황씨에 대한 징계가 무효다”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국정원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하지만 황씨는 여전히 복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이 황씨에 대해 해임이 아닌 ‘의원면직’(자진퇴직)으로 인사명령을 새로 낸 것이다. 황씨 사건을 맡았던 장유식 변호사는 “법원에서도 징계가 잘못됐다고 최종 판결을 했다면 사과하고 복직을 시키는 것이 공공기관의 최소한의 양식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끝까지 다른 꼬투리를 잡아 황씨의 복직을 막았다“고 비판했다.이처럼 ‘정보기관을 사조직처럼 활용하고 징계로 조직을 다스렸다’는 비판이 큰 탓에 국정원 내부에서도 원 전 원장에 대한 동정론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직 국정원 직원은 “구체적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원 전 원장이 조직을 잘못 운영해온 것은 맞다. 처벌받아야 한다는 여론에 수긍할 만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삼성과 신세계, 노조 탄압 방식까지 똑같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18일자 기사 '"삼성과 신세계, 노조 탄압 방식까지 똑같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 "직원들, '4계급' 나눠 관리"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은 신세계이마트 기업문화팀이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광범위하게 미행·사찰·감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은 18일 서울 영등포동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을 만나 '사찰 문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전 위원장은 "삼성이나 신세계나 노조 탄압하는 과정이 똑같은 조직"이라고 말했다.

두 노조 간부들은 실제로 서로 비슷한 일들을 겪었다. 조장희 삼성노조 부위원장은 2011년 7월 18일 삼성노조가 출범함과 동시에 해고됐다.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은 노조 설립 20일 만인 2012년 11월 17일에 해고됐다.

두 노조 간부가 사내 '노사협의회'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좌절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노사협의회가 거의 매번 단선으로 치러졌다는 점은 물론이고, 심지어 노사협의회에 입후보하려면 사원 1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규칙마저 비슷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두고 전 위원장은 "불법적인 노동 탄압 문제는 이마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프레시안 : 이마트 사측이 '노조 대응 문건'을 만들고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원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정황이 나왔다. 이마트 인사 관리자가 전수찬 위원장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는데, 문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전수찬 : 문건을 보면 4인 1조로 나를 미행한다는데, 지침이 기가 막히다. "(미행하는 사람 본인 차가 아니라) 친척이나 친구 명의의 차를 이용하라, 걸리면 절대 (회사에서 보낸 사람이) 아니라고 대답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내가 감시당하는 줄도 몰랐다.

윤리적인 기업이라고 떠드는 회사,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하는 회사가 반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인 지시를 했다. 직원 개개인의 숨기고 싶은 비밀, 개인 정보까지 사찰했다. '이 회사가 노조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회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상식적이지 않은 수준이었다.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본인도 모르게 찍힌다?

프레시안 : 노조와 관계없는 사원들에 대한 정보도 광범위하다. 면담 결과에는 이른바 '문제 사원'들의 성향, 불만 사항, 심지어 연애 관계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다.

전수찬 : 문건에는 '면담 결과'라고 적혀 있는데, 어디 불러서 따로 면담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인사과 직원들은 대부분 우리보다 어린데, 인사 파트장이 흡연실에 와서 커피 마시면서 "형님, 힘드신 점 있으세요?"라고 은근슬쩍 묻는다. 해당 사원이 "야, 인사제도 이렇게 바뀌었어?"라고 대답하면 곧바로 '문제 사원'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이 바로 '문제 사원'이다. 그 문건이 발견되기 전까지 당사자들은 그런 발언이 문제가 될지 몰랐다.

회사는 사원들의 계급을 나눴다. MJ는 문제 사원, KS는 관심 사원, KJ는 가족 사원, OL은 여론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다. OL은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회사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는 사원, 또 하나는 회사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사원이다. 인사 파트장이나 팀장은 회사가 마련한 분류상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KJ) 사원'이더라.

이마트는 치밀하게 노조를 탄압했다. 나는 문건이 폭로되기 전까지는 '가족 사원'이 있는지 몰랐다. (회사는) '가족 사원'을 '문제 사원' 옆에 배치해서 그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를 캐냈다. 취업 사이트에 "일이 힘들다"는 글을 올린 것을 찾아내 수습사원을 퇴출한 것을 보면 도대체 회사의 사찰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놀랍다. 그냥 불만 없이 입 다물고 살아야 한다. (☞ 관련 기사 : 이마트서 [전태일 평전]은 '불온도서'…인권은 없다)

프레시안 : 노조 설립 전후로 전 위원장을 포함해 노조 간부 3명 중 2명이 해고됐다. 이마트 측은 해고가 사규에 따른 것일 뿐 노조 설립과는 관계없다고 했다. 또 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인사 담당자 개인이 노조에 과도하게 대응했을 뿐, 회사 전체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전수찬 : 회사가 작성한 자료에 '노조를 만든다고 하면 징계 해고한다'는 내용이 있다(이마트의 인사 담당 기업문화팀이 2011년 6월 전수찬 위원장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작성한 문건에는 "어떤 시점에서 이들이 세력을 결집한다고 하면 징계나 해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적혀 있다. (편집자)). 물론 회사는 노조 때문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노조(NJ) 대응팀' 문건은 전국의 150여 개 점포 점장에게 다 보냈다. 전국의 점포에 지시를 내릴 정도면 관리자 개인 차원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대응이다.

프레시안 : 노조를 만들 때 해고될 것을 각오했나?

전수찬 : 해고는 각오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고될 줄은 몰랐다. 노조를 만들고 회사 내부에서 활동하다가 해고될 줄 알았지, 노조 활동도 시작하기 전에 해고될 줄은 몰랐다. 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미리 인지하고, 노조가 생기기도 전에 미리 나를 원거리로발령했으며 이후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해고한 것인데, 사내에서 노조 활동을 못해서 아쉽다. (☞ 관련 기사 : 신세계 이마트, 노조 설립 20일 만에 노조위원장 해고)

프레시안 : 실제로 이마트가 노조 활동을 방해한 적이 있나?

전수찬 : (회사가) 노조 설립을 알리는 '1인 시위'를 방해하라고 지시한 문건이 나왔다. (이 지시는) 실제로 실행됐다. 대응조가 나와 1인 시위하는 내 사진을 찍어 갔고, 1인 시위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 관련 기사 : 신세계 이마트 "자극적 단어로 충돌 유발하라" 지침 파문)

▲ 노조 설립을 알리는 1인 시위에 돌입한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 ⓒ이마트노조

프레시안 : 이마트에 노조가 생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전수찬 : 이마트에 '노사협의회'가 있다. 회사가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를 사실상 지정해준다. 점포에서 단독 후보가 나가서 사원 찬반 투표를 한다. 그렇게 뽑힌 근로자 대표가 사원들을 제대로 대변하겠나? 그들은 인사 고과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진급하고 (회사에서 연수 명목으로 보내준) 외국 여행을 간다. 노사협의회는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한다.

나는 2008년부터 노사협의회가 잘못됐다고 문제 제기했다. 2010년 5월부터 12월까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기업문화팀, 이마트 기업윤리팀,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 구학서 신세계 회장 등에게 7차례 이메일을 보냈다. '노사협의회가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사협의회를 정상화시켜달라'고 했다. 회사는 비정규직 캐셔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고 언론에 떠들었는데, 왜 캐셔들에게 노사협의회 투표권을 안 주나? 심지어 지금은 인력을 구조조정하려고 캐셔들은 다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뽑는다. 그때만 잠깐 정규직 시켜준 것이다. (2004년 연말 이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지만, 사측의 대량 징계와 계약 해지로 일주일 만에 노조가 와해된 바 있다. 2007년 6월부터 이랜드 비정규직 캐셔들이 집단 계약 해지에 맞서 노조를 만들고 서울 홈에버 월드컵점 점거 파업을 벌였고, 2007년 8월 신세계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5000여 명을 무기계약직·정규직으로 전환했다. )

프레시안 : 노사협의회가 사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예가 있나.

전수찬 : 인사 제도가 바뀌면 노사협의회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2012년 1월에 인사 제도가 변경됐다. 회사가 매니저급 사원 1500여 명 중 500여 명의 보직을 전환하고, 1000여 명을 일반 사원으로 강등했다. 강등된 사원들은 급여를 적게 받는다. 직책 수당 5-10만 원이 삭감됐다. 그렇게 제도가 크게 바뀌었는데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 노사협의회는 침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매년 직원들을 권고 사직시킨다. 정리해고의 일환이다. 1년에 40-50명 정도 나간다. 이들은 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매년 고용 불안을 느끼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문제 제기를 못한다. 회사에서 작년 하반기에 '권고 사직'을 또 하겠다고 얘기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00명이 잘린다는 소문이 매장 내에서 돌았다.

현재 권고 사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생기고 나니 회사가 당장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여론이 나빠지면 사원들이 노조에 가입할까봐 회사에서 (권고 사직을) 보류했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이마트노조의 힘일 것이다. 아무리 소수 노조라도 (회사로서는 노조가 생긴 게) 걱정스러울 것 아닌가.

"노사협의회에 출마하려 했더니 후배들이 울면서 한 말이…"

프레시안 : 앞서 2010년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기업문화팀, 이마트 기업윤리팀,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 구학서 신세계 회장 등에게 노사협의회를 바로잡아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을 하면 안 찍히겠나?

전수찬 : 원래 찍혔다. 2006년 이마트가 월마트를 인수했을 때 나는 월마트 노사 대표였다. 회사가 넘어갈 때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회사에서는 월마트가 이마트로 넘어오기 전에 이미 나를 '문제 사원'으로 찍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폭로된 회사 문건을 보면 나에 대해 "월마트 넘어올 당시 노사 대표로서 강하게 문제 제기함"이라고 적혀 있다.

사실 이전에 노사협의회에 진입하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는데, 회사에서 못하게 했다. 2008년에는 노사협의회 회칙상 입사한 지 2년이 안 되면 출마할 수 없다고 했다. 2010년에 출마하려 하니 선거 직전에 회칙이 바뀌었다. 원래 한 점포당 10명의 추천을 받아야 했는데, 부서별로 10명씩 받아오라고 했다. 선거에 나가려고 오전에 동료 10명에게 추천을 받았는데, 당일 오후에 후배들이 나에게 와서 "(추천 명단에서) 내 이름을 지워 달라"고 울면서 말하더라.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던 것이다.

후배들의 이름을 빼고 다른 부서까지 합쳐서 겨우겨우 10명 명단을 채워서 회사에 추천서를 제출하러 갔더니 관리자가 (부서별로 10명 추천을 받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출마 자격은 없지만, 추천 명단을 제출하라고 하더라. 회사로서는 (추천 서명을 하지 말라고) 사원들에게 그렇게 겁을 줬는데 누가 나를 추천했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내가 명단을 못 내겠다고 했더니, 관리자가 "명단을 외부로 가지고 가면 징계하겠다"고 협박했다. 이게 징계 내릴 사항인가?

노사협의회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부적인 해결을 원했는데 해결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2010년 말부터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은 2012년 1월부터였다. 서비스연맹 관계자와 만나서 노조 설립을 준비했다. (노조 설립 신고를 마친 때는 2012년 10월 29일이었다. [편집자]) 

프레시안 : 2011년 7월 삼성그룹에도 노조가 생겼다. 하지만 삼성노조가 출범한 첫날에 바로 조장희 노조 부위원장이 해고됐다.

전수찬 : 노조가 생기고 나서 삼성노조 관계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노조가 생긴 과정, 탄압받는 과정을 설명하니 삼성노조 사례와 유사하다고 하더라. 삼성이나 신세계나 똑같은 조직이구나 싶었다. 범(凡)삼성가 아닌가.

또 다른 삼성 해고자는 "사실은 삼성은 이 정도로 세련되지 못하게 (노조를 탄압)하지는 않는다. 삼성은 더 치밀하게 대응하는데, (신세계처럼) 무조건 해고하는 방식은 세련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더라.

"기업문화팀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조직"

프레시안 : 이번에 폭로된 문건에 대한 노조의 공식 입장이 무엇인가.

전수찬 : 우선 이마트는 부당 해고한 노조 간부 두 명을 원직 복직시켜야 한다. 또한 교섭에 성실히 응해서 노조와 단체협상을 체결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나 회사에 교섭을 요청했는데도 답변이 없다.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아마 곧 페이퍼 노조가 생길 것 같다.

회사는 (이번에 사찰 문건을 만든) 기업문화팀이 "사원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조직이라고 해명했다. 기업문화팀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조직이다. 불편을 말하면 찍히는데 어떻게 불편 사항을 접수하나? 회사는 기업문화팀을 해체하고 정상적인 인사 조직만 남겨야 한다. 그래야 이마트 노조는 회사와 동반자로서 상생할 수 있다.

회사는 (사찰에 대해) 일부 인사 담당자가 자의적인 판단을 했다고 꼬리 자르기를 하려 한다.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이마트'가 되겠다고 했지만,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회사는 여론화 작업을 펼 것이다. '경제 상황도 어려운데, 노조는 불순분자다. 너희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할 것이다. 노조와 사원들을 격리시키려 할 것이다. 현장이 위축될까봐 걱정이다.

프레시안 : 노조 위원장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전수찬 : 우선 희망퇴직부터 막고 싶다. 체불 임금도 받을 계획이다. 현재 노조에서 고용노동부에 통상임금 관련 진정서를 넣어 놨다. 고용노동부 지침을 보면 '직책 수당'과 (삭감된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마련한) '조정급'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그런데 회사연봉계약서에는 직책 수당 5-10만 원과 조정급 30여만 원이 통상임금에서 빠져 있다. 직책 수당과 조정급이 통상 임금으로 인정받는다면 엄청난 체불 임금이 생긴다. 연장근로수당, 휴일 근로수당, 심야 근로수당, 퇴직금은 통상임금을 근거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체불 임금은 노동부에 진정을 넣은 사람에게만 주는데, 노동부 판정이 나와서 이기면 나머지 사원들에게도 체불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활동이 걱정스러우니 회사는 노조를 못 만들게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달라.

전수찬 :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바뀌는 그날까지, 비정상인 상황을 정상으로 만들 때까지 싸울 것이다.

인수위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이마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유통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반인륜적이고 불법적인 노동 탄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KT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노조 파괴 전문가 내려보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2일자 기사 ' “KT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노조 파괴 전문가 내려보냈다”'를 퍼왔습니다.
노조 기자회견 “직원 개인정보 모회사로 넘어가… 노조 선거개입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지사 앞. 박태언 스카이라이프 노조위원장(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KT에서 ‘다루가치(노무관리자)’가 오면서 민주 노조 죽이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다루가치는 중국 원나라 시절 고려 등 점령 지역 백성을 직접 다스리거나 내정을 간섭한 벼슬아치를 뜻한다).


박태언 위원장은 지난 1월 1년여 노력으로 성사한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와 5월 노조위원장 선거에 ‘다루가치’와 경영진이 개입했다며 “(이들이) 우리사주조합 선거 때 조합원들이 쉬는 날 집에 찾아가 승진, 지방 발령 등을 거론하며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5월 자신의 연임이 확정되고 나서 전임 위원장과 집행부, 조합 활동에 적극적이던 조합원들을 지방으로 보내거나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경영평가에서 직원들의 개인정보 등이 KT로 넘어갔다며 이를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노조 파괴 움직임에 KT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KT는 다루가치(노무관리자)를 즉각 본사로 복귀시키라”고 촉구하는 한편, 스카이라이프에 대해서도 “선거에 개입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지방 발령 조합원을 복귀시키라”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의 노동조합 흔들기에 모기업 KT가 개입돼 있다는 박 위원장의 증언을 받아 적은 언론사는 단 두 곳. 스무 명에 가까운 언론노조 지부장이 참석한 기자회견이었지만 현장을 찾은 언론은 프레시안과 미디어오늘뿐이었다. 대신 현장에는 KT 홍보팀과 자회사 직원이 있었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KT 직원은 현장에서 조금 떨어져 발언을 적고 있었다.  박승근 KT 홍보실 차장은 본사 노무관리 직원을 스카이라이프에 파견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노조 파괴’ 비판에 대해 그는 “스카이라이프 노사 문제”라고 말했다.


22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열린 스카이라이프 노조의 기자회견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시민들이 둥근 접시, 위성 방송 정도로 기억하는 스카이라이프. 그곳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박태언 위원장은 회견 뒤 인터뷰에서 “방금 기자회견장에도 노무관리자들이 너덧 있었다”며 KT와 스카이라이프의 노조 파괴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스카이라이프가 KT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반년 뒤 KT는 오아무개씨를 ‘교육’부문으로 자회사에 파견했다. 본사와 자회사 상호 간에 직원을 파견할 수 있다는 ‘교류협정서’에 따른 것이다. 오씨는 KT에서 노무담당자였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8월 현재 8명의 본사 직원이 스카이라이프로 와 있다.
오씨는 팀장급 교육 자리에서 “노조를 와해하는 것은 쉽다”면서 “두어 달 근태 관리를 하고 해고를 하면 노조가 사라진다”고 말했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KT 자회사가 되기 전, 오씨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노사 간 별 문제가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는 지난 1월 우리사주조합장 선거 때 회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근 1년 동안 요구했던 것이고 사측 후보와 내가 후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회사는 12월에 했어야 할 ‘인사’를 미룬 상태였고 주말에 중도성향 조합원을 찾아가 법인카드로 밥을 사주고 승진, 보직 등을 거론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조를 지킨 날, 노조 파괴가 시작됐다”

박 위원장은 5월 사측이 노조위원장 선거에도 “임원과 보직자들이 조합원과 회식하고 면담하면서 사측이 지지하는 1번 후보를 찍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노조도 스카이라이프에 불법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제가 연임한 그날 밤 사측은 퇴근한 팀장까지 다시 불러내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복무관리가 강화됐습니다. 마케팅본부 경우 8시까지 출근해 8시 30분까지 일일실적보고를 하라는 문자를 직원들에게 보냈고요. 그리고 선거에서 중립을 지킨 노무담당 상무는 보직이 해임됐습니다.”
노조위원장 선거 뒤 경영진은 노조파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박태언 위원장은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경영진은 지난 5월 23일 전임 노조위원장 3명을 포함 조합원 13명을 지사나 타부서로 발령했다.
일주일 뒤인 5월 30일에는 2차 지방 발령이 있었다. 경영진은 ‘현장영업TF’라는 명목으로 본사에 근무하던 집행부 7명 중 5명을 전주, 창원, 원주, 세종시 등으로 보냈다. 박 위원장은 “지사도 없는 곳에 보냈고 명백하게 노조 탄압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활동하면 승진이 안 되고 지방에 간다는 두려움 때문에 조합원들이 몇몇 탈퇴했다”며 “7월 새 집행부 출범식이 있었지만 참석률이 저조했다”고 회고했다.
이러는 와중 7월 9일 KT윤리경영실에서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정기 경영진단을 시작하면서 경영진은 직원들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복지카드 사용내역, 신상명세 등을 KT에 넘겼다. 노조는 즉각 문제제기하고 수거할 것을 요구했다.


▲ 박태언 지부장이 KT의 노조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박태언 위원장은 “KT 자회사 직원이니 휴대폰을 빨리 KT로 옮기라”는 말을 들은 조합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약정기간 때문에 휴대폰을 2개 들고 다니는 조합원들이 있다”면서 “웃긴 얘기일 수 있지만 직원들 통신사까지 조회해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 파괴로 유명한 KT가 손을 댔지만 이기지 못한 첫 번째 노조위원장 선거로 안다”며 “KT 자회사가 된 이상 노조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행부가 지방에 있는 등 내부 조건이 좋지 않다. 또 ‘한국에서 둘째로 큰 광고주’로 불리는 KT가 위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스카이라이프 내부 사정을 알려내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는 “사측이 ‘구독자도 없는 편향시각의 이념지에 회사 내부 일을 알렸다’며 (나를) 징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부터 박 위원장이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자회사 직원들의 개인정보 유출과 민주노조 와해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 경영진은 유일하게 본사에서 근무하던 집행부를 양재지사로 보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