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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우리는 주종관계, 출석도 불렀다" 노동부도 눈감은 '이마트 전문판매사'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9일자 기사 '"우리는 주종관계, 출석도 불렀다" 노동부도 눈감은 '이마트 전문판매사''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성수점 전 '나이키' 전문판매사원 허심근씨

▲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 입구에 구입한 상품을 담는 카트가 세워져 있다. ⓒ 권우성

"전문판매사원 제도가 정상적인 판매위탁으로 인정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판매사원의 종속성을 표시하는 요인들이 다수 파악되고, 그에 따라 전문판매사원 및 판매보조사원 모두 귀사와 직접 고용관계에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지난 2011년 10월 6일 국내 유수로펌인 '태평양'이 이마트에 보낸 법률 의견서의 일부다. 신세계 그룹 이마트는 '전문판매사원'(SE) 제도를 가전분야로 확대하기 전 법률 검토를 거쳤다. 결과는 위탁판매계약이 아닌 '직접 고용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오마이뉴스) 이 법률 의견서와 함께 내부자료를 입수해 이마트의 신종 불법고용 형태인 SE제도의 문제점을 지적 한 바 있다.(관련기사 : 이마트, 신종 불법 고용 '가전 SE' 운영)

당시 이마트는 "정말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한두 개밖에 없었고, 그것은 수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최종적으로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시행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보도 이후 전문판매사원제도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았다. 기사에서 지적했던 가전부분 SE뿐 아니라 패션, 스포츠 상표인 나이키, 골프, 와인, 아웃도어 등 다양한 분야의 SE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SE 생각대로 할 수 있는 일 전혀 없었다"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역 인근에서 만난 허심근(38)씨는 바로 얼마 전까지 이마트 본점인 서울 성수점에서 나이키 전문판매사원으로 일했다. 매년 3월 1일로 재계약을 맺게 돼 있지만 그는 올해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일을 시작하고 3년만이었다. 부인과 아이가 있고, 새로운 일을 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에게 있었다. 

전문판매사원은 이마트와 상품판매 위탁계약서를 체결하고 매장에서 해당 분야의 제품을 판매하는 인력이다. 월별 총매출액에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 매출액이 높으면 수입도 늘어나는 일이다. 전문판매사원은 또 자신이 급여를 주는 '판매보조사원'을 고용할 수 있다. 별도 직원을 고용해 매출을 늘려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전문판매사원은 매출을 높이는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이마트 또한 매출 상승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제도다.

허씨 또한 성과를 낸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이 일을 시작했다. 독립적인 매장을 운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다음은 허심근씨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

▲ 얼마 전까지 이마트 본점인 서울 성수점에서 나이키 전문판매사원으로 일했던 허심근씨는 "매출을 아무리 높여도 회사에서 수수료율을 낮춰서 월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고정적인 월급을 받았다"면서 "얼마를 팔아도, 몇 년을 일해도 계속 같은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이미지

- 이마트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2010년 1월에 인터넷으로 모집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처음에는 죽전점에 지원을 했는데 내가 경험도 많고, 나이도 있으니까 본점으로 오면 좋겠다고 해서 서울 성수점에서 일하게 됐다. 나이키 일반매장에서 7~8년 정도 판매 매니저(점장)를 한 경험이 있다. 열심히 일해서 매출을 높여도 월급은 항상 같았다. 매장 운영을 독립적으로 할 수도 없었다. 이마트가 제시한 전문판매사원은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많이 팔면 그만큼 벌 수 있고 매장 운영에도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실제로 일 해보니 기대와 달랐나?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매출을 아무리 높여도 회사에서 수수료율을 낮춰서 월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고정적인 월급을 받았다. 얼마를 팔아도, 몇 년을 일해도 계속 같은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매장에 판매보조사원도 이마트가 정해놓은 인원을 뽑아야 하고, 매장에 있는 이마트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받는 일도 자주 있었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마트 직원들은 우리 판매사원을 불러다가 창고정리를 시켰다. 상품위탁판매라고 하지만 내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스케줄 표 작성하고 출석확인까지... 독립성 없는 종속 관계

허씨가 가져나온 나이키 부분의 '상품판매관리 위탁계약서'는 앞서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가전부분 전문판매사원의 계약서와 거의 일치했다. 이들 계약서에는 이마트가 지정한 점포로만 판매장소가 한정돼 있고, 이마트가 정한 정찰가로만 판매가 허용되며, 이마트 측의 허락 없이 할인이나 인상이 금지돼 있다. 이런 요소들은 위탁판매자가 독립성이 없는 사실상 고용의 형태라는 증거가 된다.

이처럼 이마트의 SE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립적인 판매위탁 계약을 맺고 있지만 사실상 점포 직원들의 관리를 받는 종속적인 고용관계가 형성 돼 있다는 점이다. 허씨는 "(이마트 직원들의) 업무지시는 수시로 있었다"며 "스케줄 표를 제출하고 조회에 참석하면 출석을 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 업무지시를 내린다는 건 단순계약 관계가 아닌 고용관계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업무지시 사례가 있나?"이번에 이마트 사태가 터지면서 고용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없어진 게 있다. 그 전까지는 매장 인력들의 스케줄 표를 작성했다. 나이키 매장에 나를 포함해 4명이 일하고 있다면 무슨 요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누가 일한다는 걸 보고해야 한다. 스케줄 표에 있는 사람이 그 시간에 매장에 없으면 이마트 직원들이 왜 없냐고 뭐라고 한다. 아침에 이마트에서 하는 조회에도 참석해야 한다. 거기서 출석을 부른다. 나에게 위탁판매를 맡기고 판매직원까지 내가 고용했지만 실질적인 관리는 이마트 점포 직원들이 했다."

- 이마트 직원들의 업무지시는 정기적으로 있었나? 이마트 직원과 전문판매사원의 관계는 어땠나?"업무지시는 수시로 있었다. 주로 판매가격을 지정해주거나 상품진열을 바꾸라는 식이었다. 직원들과의 관계는 주종관계다. 내가 있던 점포의 한 직원은 내가 계약을 파기하기 전 휴게실에서 나에게 '점주님 이번에 내가 살렸다, 내가 평가하는 부분이 큰데 1년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작성한 상품위탁판매 계약서에는 어떤 평가를 받는다는 부분이 없다. 말 그대로 일반 회사의 인사평가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판매사원은 판매보조사원을 고용하게 돼 있다. 판매 업무를 돕는 이 인원들의 임금은 전문판매사원이 수수료를 받아서 지불한다. 계약서상으로도 판매보조사원의 채용과 업무지시 등의 권한은 전문판매사원에게 있다. 그러나 그 인원은 이마트 측이 결정한다. 허씨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채용도 사실상 이마트 측이 최종결정하고 판매 보조 외 업무지시도 자주 있었다. 

판매전문사원을 독립된 사업자로 인정한다면 이러한 형태의 판매보조사원 운영은 이번에 직접 고용명령이 내려진 하도급 인원과 유사한 '불법파견'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판매보조사원의 채용은 어떻게 이뤄지나?"내가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올려서 면접을 보고 급여를 책정한다. 그렇다고 바로 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마트에서 매주 목요일 면접을 본다. 이것도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전에는 '면접'이라고 불렀는데 감독이 나오니까 '상견례'라는 말로 바꿨다. 이 면접이 끝나고 이마트 직원의 사인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다."

- 최종적인 채용결정은 이마트 쪽이 한다는 얘긴가?"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라 '저 직원은 인상이 안 좋다, 쓰지 말라'는 말도 한다. 판매보조사원은 이마트 직원들에게 훨씬 더 많이 욕을 먹는다. 서류상으로는 내가 채용해서 쓰는 친구들인데, 내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물건 옮기는 거 도와달라고 하고, 아무 때나 한 명만 데려다 쓴다고 한다. 내가 물건 팔아야 하니까 안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보조 사원 중에는 이마트 직원들의 지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 둔 친구들도 꽤 있다."

"수수료 인상, 처우 개선 없을 바에는 직영으로 채용해야"

▲ 가전 전문판매사원(SE) 제도를 2011년 전 매장으로 확대 실시했음을 보여주는 이마트 내부 문서. 이 자료에 따르면 SE 제도는 가전 분야뿐 아니라 패션, 스포츠 등 다른 많은 분야에서 실시됐다. 가전 분야의 불법성이 드러난만큼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 오마이뉴스

무엇보다 허씨가 전문판매사원 일을 그만두게 된 계기는 수수료 문제였다. 허씨에 따르면 그의 매장은 이마트 내 23개 나이키 전문판매사원이 있는 매장 가운데 아주 높은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다. 그의 매장 상품 진열 모습을 다른 매장에서 참고하도록 찍어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매출은 올라갔지만 수수료율은 낮아졌다. 쉽게 말해 5000만 원을 팔았을 때 11%였던 수수료가 6000만 원을 팔게 되니 9%로 낮아 진 것이다. 일의 강도는 높아졌지만 그의 수입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 일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보통 직장을 다니면 연차가 올라갈수록 임금도 올라간다. 일정 급여 상승을 기대하고 일을 하게 되는데 이마트에서는 매출을 아무리 올리고 올려도 수수료가 깎이다 보니 실질임금은 점점 마이너스가 되는 거다. 못 파는 매장이 있고 잘 파는 매장이 있는데, 그 형평성을 맞추려다 보니 상품위탁판매가 아닌 사실상 사업주가 고용한 형태가 된다. 비전이 안 보여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 그동안 수수료는 어떻게 조정이 됐나?"처음 2010년 계약을 했을 때는 11.6%였다. 그러다 2011년에 재계약하면서 10.4%로 떨어졌다. 매출은 오르는데 수입은 일정하게 가는 거다. 그래도 2011년에는 수수료를 낮춘다는 말을 한 달 전쯤 알려주고 생각할 시간을 줬다. 얼마 전 재계약 때는 수수료를 9.2%로 낮춘다는 말을 재계약 며칠 전에 들었다. 2월 28일이 재계약 날짜였는데, 통보 받은 날짜가 25일이다. 그 사이에 고용해야 하는 판매보조사원은 3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수수료는 점점 낮아지고, 인건비는 더 써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어떻게 더 일 할 수 있겠나." 

- 전문판매사원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마트가 얻는 이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왜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자기들의 리스크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다. 직영 사원을 고용하면 손실비용이 발생하면 그대로 손실이 된다. 하지만 전문판매사원 손실에 일정 부분을 변상하게 된다. 판매직원 채용도 완전히 우리에게 떠넘기는 거다. 직접 고용을 하게 되면 자르는 게 쉽지가 않다. 매출 대비 수수료로 지급한다고 하니까 전문판매사원들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받는 돈도 늘어나니까. 이마트 입장에서 보면 매출은 올라가고 손실비용도 부담을 덜고 직원 채용에 대한 책임도 떠넘길 수 있는 거다. 게다가 전문판매사원에게 주는 수수료율을 낮추면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다."

- (오마이뉴스)가 가전분야 전문판매사원 관련 보도를 한 걸 보고 연락을 해오셨는데, 가전이나 나이키나 비슷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른 분야는 어떤가?"마찬가지다. 다들 굉장히 힘들어 한다. 패션 부분이나 골프, 다른 분야도 나이키랑 똑같다. 패션 전문판매사원은 매장마다 6명 정도씩 있는데 다들 나이가 좀 있는 아주머니들이 많다. 이마트 직원들이 막 다루는데 누가 힘들지 않겠나. 나는 비록 이제 이 일을 안 하지만 전문판매사원 제도가 정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꼈고 남아 이는 분들이 좀 더 나은 조건에서 일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전문판매사원제도를 계속 유지할 거면 그에 맞는 처우를 해줘야 한다. 판매의 독립권을 부여하고 간섭하면 안 된다. 실적이 안 좋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지금은 재계약을 빌미로 너무 많은 간섭을 한다. 매출이 오른다면 수수료를 낮춰서도 안 된다. 수수료를 낮추면 그걸 메우기 위해 전문판매사원들은 더 힘들게 일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판매 분야에도 직영사원을 써야 한다. 지금도 직영 사원과 다를 바가 없다."

한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고용노동부의 발표에는 이 문제가 쏙 빠졌다.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24개 매장 사내하도급 1987명의 불법파견을 적발하고 직접 고용명령을 내렸지만, SE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직접 고용명령에 따라 이마트가 1만여 명 정규직화를 발표한 것은 고용노동부 감독의 성과라 할 수 있으나, 불법성이 농후한 SE 인력을 파악하지 못한 것에 부실 감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지용(endofwinter)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5일자 기사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를 퍼왔습니다.
[헌법 위의 이마트 그 후④] '이마트 사태'에 비친 서비스유통업의 이면

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3월 5일 신세계 이마트(E-Mart)가 불법파견 상태였던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해진 조치로, 그 밑바탕에는 유통업 내 고질적인 불법파견 고용구조의 전형적인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SSM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도 이마트와 유사한 고용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드러난 불법파견 사내하도급 활용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신세계 이마트뿐 아니라 유통업체 모두 고용구조를 '직영사원'(원청 정규직, 비정규직)과 '비직영사원'(사내하도급 직원, 입점협력업체 직원, 개인사업자 형태 전문판매 직원 등)으로 구분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은 사내하도급 직원 이외에도 제조업 식품이나 공산품 등을 판매하는 입점협력업체 및 판매전문사원까지 포함할 경우 비직영사원의 비율이 80%나 된다. 문제는 다양한 비직영사원의 노동인권이 심각할 정도로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뿐일까?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

▲ 주요 유통채널 고용구조와 고용관계 형태 ⓒ 고정미

현재 유통업은 '원청'(갑)의 '하청'(을) 직원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입점협력업체 직원의 ▲ 근무형태(휴일휴가, 근로시간, 휴게시간) ▲ 인사채용(면접) ▲ 작업배치·변경 결정 ▲ 업무 지시·감독·평가 등 거의 모든 근로조건에 부당개입하고 있다. 심지어 협력업체 직원의 ▲ 매장 인원 교체 ▲ 임산부 교체 ▲ 여성 직원 술자리 참석 강요 ▲ 다른 매장 업무 지시 ▲ 연장영업 강요 ▲ 자사 카드 할당까지 한다. 한 백화점 식품 판매 사원의 말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패밀리 카드(신용카드, 포인트 카드) 할당을 배정해요. 평균 2, 3개 이상 자사 포인트카드 할당량이 각 매장에 암묵적으로 배정된다고 보면 돼요. 우리 매장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가장 먼저 휴무 사용에 압력이 들어와요. 횡포도 이런 횡포가 없어요."

실제로 백화점이나 할인점 원청 관리자와 협력업체 직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그 업체는 암묵적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직간접적인 불합리한 처우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매장을 찾는 고객의 접근성이 낮은 장소인 구석 자리에 협력업체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협력업체 인사이동(로테이션) 시에는 새로 배치된 직원 거부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비스유통업 현장의 불합리함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저희는 아예 주말이라는 개념은 없어요. 휴가도 토요일, 일요일 끼어가는 것도 힘들어요. 그리고 직영사원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우리(입점협력업체)는 몇 개 층이 같이 사용해요. 집중 영업시간인 오후 3시부터 6시에는 아예 휴게실도 사용 못 하게 잠가놓아요."(아울렛 매장 의류 판매사원)

"동료 사원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정말 동료 사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단을 이용해요. 또 면세점 스케줄 터치(관리), 매장에도 브랜드 PC 설치도 잘 못 하게 해요. 뭐하나 진행하려면 정말 '갑'에 잘 보여야 해요."(면세점 화장품 판매사원)

심지어 기업 매출을 위해서라며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집중영업시간이라는 명목으로 휴게실조차 폐쇄하고 있다. A업체는 몇 년 전 매장 화장실 청소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강제했는데, 청소 상태가 엉망이라며 3일 동안 해당 화장실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묵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빅6' 유통업 성장의 이면에는 저임금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의 착취가 감추어져 있었다.

정부 조사에도 은폐·누락된 사내하도급 규모의 진실은?

신세계를 비롯한 롯데, 현대, 홈플러스, 이랜드, 농협유통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조사된 (노동부 300인 이상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그 규모를 축소, 누락하여 보고했다. 

이는 최근 스스로 밝힌 사내하도급 규모와 비교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0년 유통업체 하도급노동자 수는 신세계 백화점 1900명, 이마트 0명, 롯데백화점 6500명, 롯데마트 0명, 홈플러스 1600명, 현대백화점 2500명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최근 각 언론사에 기업들이 밝힌 하도급노동자 수는 이마트 1만9000명, 롯데백화점 9000명, 롯데마트 5700명, 홈플러스 4000명, 현대백화점 2000명이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판촉판매 및 상품 진열 등 불법파견 이외에도 청소, 경비, 주차, 시설, 안내, 카드 등의 사내하도급 규모(9천 명)도 가장 많다. 이마트는 사내하도급 비율이 61~64%로, 다른 할인점(홈플러스 38%, 롯데마트 47% 수준)에 비해 14~26% 정도 많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마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신세계 그룹은 자사 백화점, 아울렛(첼시), 에브리데이리테일(SSM) 등은 왜 언급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서비스유통업

▲ 주요 대형 유통업체 사내하도급 규모 추정 ⓒ 고정미

이마트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유통업체와 다른 산업-업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세계 이마트 사례는 우리나라 유통업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고용관계의 전형이다. 즉, 이마트에서 드러난 불법과 탈법적 관행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재 다양한 유통 채널별 파트타임과 사내하도급 규모, 특히 입점협력업체 종사자의 규모는 기업 스스로 공시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신세계 이마트 사건을 계기로 유통업 전반의 불법파견 및 사내하도급, 협력업체 종사자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고용노동부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가 규모를 축소 및 누락 보고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규제와 협력업체 부당행위에 대한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법제도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두 비정규직 해결을 주요 노동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제는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유통과 서비스산업 전반의 비정규직과 고용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끝으로 현재 신세계 이마트 이외에 다른 유통업체들은 극히 일부(롯데마트 1천 명)를 제외하고는 불법파견과 사내하도급 문제와 관련하여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대형유통업체들은 이마트와 비슷한 형태로 다차원적인 고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규모가 제조업 자동차 '빅4'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 사내하도급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주요 유통업체들은 사내하도급 직영화(정규직)와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그네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윤리경영에서 이야기하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김종진 기자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김종진(chaplin)

2013년 3월 10일 일요일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 노사교섭 시작 이마트에서 일하는 게 자랑이 됐으면..."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0일자 기사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 노사교섭 시작 이마트에서 일하는 게 자랑이 됐으면..."'을 퍼왔습니다.
['헌법 위의 이마트' 그 후 ①] 전수찬 이마트 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 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법에서 주어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면 회사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유성호

"1만 명 정규직화는 정말 잘 된 일이죠.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전화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게 됐다고 모든 게 해결 된 건 아니잖아요. 불법을 저지른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는데, 거기에는 언론은 관심이 없더라고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하도급 직원 1만 명 정규직화 발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발표가 있었던 지난 4일 많은 언론이 이 소식을 전했지만 처음 문제가 됐던 직원사찰이나 노조탄압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기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가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적발에 따른 것이지만 대부분 매체는 이마트 측이 발표한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 했다. (관련기사 : 이마트 1만 명 정규직 전환... 노조 해고자는?) 

이마트의 이번 발표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따졌을 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불법행위에 눈감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마트의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불법파견 문제가 폭로된 이후 약 두 달이 지났다. 그 사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수사가 진행됐고 이마트가 정규직 전환 발표를 했다. 

하지만 전 위원장의 말처럼 상황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를 조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번 사태의 직접 당사자인 전 위원장을 만났다. 

작년에 쫓겨난 노조위원장... 이제는 단체교섭까지

전 위원장은 소위 문제(MJ) 사원으로 찍혀 사찰 수준의 감시를 받았다. 인천에 살면서 일하던 그가 아무 연고도 없던 광주광역시로 발령이 났고, 결국 해고까지 당했다. '노조를 만들면 징계한다'는 회사의 노조대응방침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이마트의 불법적인 노조탄압 행위를 온몸으로 받은 사람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두 달 사이의 변화는 그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는 듯했다. 

지난 5일 이마트 노사는 정식으로 첫 번째 단체교섭을 실시했다. 문득 지난해 12월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기 위해 매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도중 물리력을 동원한 직원들에게 쫓겨난 전 위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관련기사 : 신세계 이마트 "노조 1인시위 충돌 일으켜라")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전 위원장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보다 노조를 인정하는 회사의 태도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법이 인정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면 회사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떠밀려 여기까지 오게 된 경향이 없지 않다"며 "회사는 이번 사태를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스스로 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세계 이마트 다닌다'고 말하는 게 자랑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회사와 교섭상황은 어떤가."지난 5일 첫 번째 정식 교섭을 실시했다. 노조 쪽에서 기본협약안을 사전에 제시했고 답변을 달라고 했는데 형식적인 수준에서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고자들의 복직이다. 교섭주체 3명 중 2명이 해고자다. 우선 복직이 되고 교섭을 진행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 오는 15일까지 복직과 관련해 회사에서 답변을 주기로 했다."

- 단체교섭 협상에 들어갔다면, 이마트 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한 것 아닌가?"노조를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당하게 해고된 사람들의 복직이 이뤄져야 그 진정성이 있는 거다. 노조를 인정했다는 사실은, 노조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그 속내는 잘 모르겠다. 정식으로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단체협약을 맺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일단은 회사가 정상화되는 기초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해고자 복직이 1만 명 정규직 전환보다 어려울까?"

▲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이마트 외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을 걱정하며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영진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며 "경영진이 생각을 고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 최근 회사에서 하도급 직원 1만789명을 정규직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잘 됐다고, 고맙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분들의 고용이 안정됐다는 부분은 참 잘된 일이다. 회사에서도 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1만 명 정규직화도 했는데 해고자들 복직시키고 노조를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명확한 부당해고였음이 다 드러났다. 복직을 시키면 그걸 다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부담감 때문에 발표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노조를 인정하면서도 뒤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데, 1만 명 정규직화는 노조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나?"정식 교섭 하루 전에 정규직화 발표가 있었다. 만약 회사가 1만 명 정규직화 발표와 함께 해고자 복직과 무노조 경영 철회를 발표 했으면 아마 공대위에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 문제들은 이제 노사가 교섭상황에서 풀어갈 수 있는 것들이다."(이마트의 하도급 정규직화 발표 이후 장하나 민주통합당 위원과 이마트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사원과 판매전문사원 역시 불법파견으로 약 2만3000명의 인원을 추가로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노동조합 설립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아직까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마트에 노조를 만든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회사에 여러 문제점이 있어서 지난 2008년부터 문제제기를 했다. 문제제기 한 내용이 노사협의를 통해 원만히 이뤄졌다면 노조를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 문제제기가 법을 넘어서는 게 아니다. 단지 법에 명시된 내용을 준수하라는 거다. 자신들은 무노조 경영이라고 하면서 문제제기를 전혀 받아주지 않으니 노조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또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불법을 저질렀다. 이번에 회사의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불법적인 행위들이 공개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노조를 인정하고 교섭까지 하게됐지만, 상황에 떠밀려온 경향이 없지 않다. 회사는 이번 사태를 스스로 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잘 살자는 거다."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됐다, 노조에 힘 실어줘야 한다"

▲ 이마트 본사 압수수색 마친 노동청 직원들 직원사찰, 노조탄압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서 지난달 7일 오전 서울지방노동청 조사팀 직원들이 서울 성수동 신세계그룹 이마트 본사에서 10시간동안 압수수색을 벌인 뒤 오후 7시 압수물이 담긴 상자 8개를 들고 나오고 있다. ⓒ 권우성

- 노조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도 조금 달라졌을 텐데.  "세 명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저 사람들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 같다. 또 회사의 무노조 경영에서 노조가 버텨낼 수 있는지 지켜보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불법적인 사찰과 노조 탄압이 공개되고 1만 명 정규직화 발표까지 나오니까 다른 반응이 오고 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이 깨지는 줄 알았는데 바위가 깨질 때도 있구나'라는 얘기도 들었다. 많이들 고마워하시고 해고된 상태에서 활동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도 표하신다."

- 조합원은 얼마나 늘었나? 앞으로 조합 활동 계획은?"조합원은 꾸준히 느는 상태다. 이번에 만여 명이 정규직 전환되면서 해야 할 일이 갑자기 늘었다. 그분들의 근무 배치나 업무 강도 등 챙겨야 할 일들이 많다.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노조를 지켜만 보지 말고 가입해서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 매장에서 일하는 전문직 사원뿐 아니라 관리직 사원들도 조합 대상자다. 그쪽은 노조에 대해 훨씬 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앞으로는 이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회사가 그동안 매년 진행해온 인력퇴출프로그램 SOS가 작년 하반기부터 멈춰있는 상태다. 2013년에도 상당수가 퇴출될 거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관리직과 전문직까지 포함돼 있다. SOS가 멈추고 난 이후 관리직 사원들 사이에서도 노조가 있어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오히려 2012년에 대상자였으나 퇴사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번 정기진급시기에 대부분 진급했다. 관리자들도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 그럼에도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 회사가 어려워질 거라는 반론이 항상 따라다닌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키는 곳이다. 법에 보장돼 있지 않은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법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이번에 임금책정부분에도 문제가 있어 진정을 냈다. 회사가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다. 그러면 정규직들의 임금부분도 일정 부분 개선이 될 것 같다. 이마트는 작년에도 성장한 회사다. 법을 지키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겠나. 그걸로 회사가 어렵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조를 인정하고 노사가 화합하는 회사라면 이미지도 좋아지고 로열티도 높아진다. 그런 부분을 직원들과 회사 모두 인식했으면 좋겠다."

"국민들 관심에 놀랐다... 경영진들 생각 바꿔야"

▲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불법적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과 관련해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 임원들과의 면담을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 복직이 된다면 노조위원장으로서 어떤 회사가 되길 희망하나."회사의 이직율을 보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자세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신세계 이마트 다녀'라고 말하는 게 자랑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깨끗하고, 직원들의 복리후생도 좋고, 사회공헌도 열심히 하는 그런 좋은 회사를 다녀서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 지난 1월부터 이마트 사태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일정부분 문제가 해결되는 국면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사업장의 많은 노동자는 거리에 나와 있다. 노동문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언론이나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회사 경영진이다.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영진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 지금 문제가 되는 현대자동차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경영진이 따르지 않고 있다. 경영진만 결정하면 단기간에 손쉽게 해결될 문제다. 경영진들은 마치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치적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함에도 정치적인 판단을 하는 건 경영진들이다.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도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과 경영진이 생각을 고치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 1월 15일 (오마이뉴스)의 첫보도를 시작으로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이마트 사태가 진행돼왔다. 국민적 관심도 높았고, 검찰 수사를 비롯해 여전히 진행중인 사안들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노웅래, 장하나 의원을 비롯해 이마트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 분들에게 감사하다. 이마트 문제에 같이 공분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게 노력해주셨다. 기사가 나가고 보니 댓글이 정말 많이 달렸다. 국민들의 그런 관심을 보면서도 놀랐다. 1만 명이 정규직이 됐지만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은 검찰 수사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노조법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마땅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최지용(endofwinter)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8일자 기사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를 퍼왔습니다.

ㆍ노동부 “부당노동행위는 수사 중”… 추가 압수수색ㆍ야당 “롯데마트·홈플러스도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신세계 이마트의 불법행위는 ‘노동법 위반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웠다.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시간제근로자 차별, 1억여원 수당 미지급, 임신 중 여성근로자 보호 조항 위반, 안전시설 미설치 등 다양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이다.

노동부는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수사팀을 보강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17일부터 두 차례나 기간을 연장하며 이마트 본사와 24개 지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날까지 3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46명을 소환조사했다. 

감독 결과 이마트가 사실상 전 지점에서 판매부문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4개 지점 중 여주물류센터 한 곳을 제외한 23개 지점에서 1978명의 판매분야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사실상 불법파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978명을 불법파견한 사내하청 업체는 8개에 불과해 한 업체가 3~4개 지점을 맡아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내하청 업체의 현장 대리인이 판매사원들을 채용하고 관리했지만 실질적인 업무지시는 원청(이마트)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1978명의 직접고용을 지시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97억8000만원(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은 이마트 다른 지점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자율적 시정명령을 내린 뒤 추후에 직접고용 등 시정 여부를 점검해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그러나 다른 분야 사내하청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청소·주차·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업무가 분리돼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으며, 마트 안에서 상품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납품업체(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도 “파견법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판매도급 이외의 협력업체 사원 등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 조사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며 다른 지점에 대한 적극적 시정명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은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마트 6476명, 현대백화점 2480명, 홈플러스 1638명 등 나머지 대형 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근로자 1만3000명에 대해서도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차별하고 있었다. 기간제법은 단시간 근로자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감독 결과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1370명의 파트타임 캐셔들에게 풀타임으로 일하는 정규직에 비해 성과급 및 복리후생비 8억1500만원을 적게 지급하며 차별하고 있었다. 노동부는 이들에 대한 차별 시정을 지시하고, 불응 시 노동위원회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580명의 직원에게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 연장근로가산수당 등 1억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점 등 22개 지점에서 안전통로·난간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실도 적발됐다. 

임신부 등 여성근로자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신부에게 연장근로를 시키고, 노동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고,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해 노조 설립을 막고 노조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를 게시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신세계그룹 본사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 공문을 보내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연차 사용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허가된 복장 이외의 조끼나 머리띠를 착용하지 못하게 하며, 사내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으로 취업규칙 개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계열사는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3년 2월 8일 금요일

신세계의 어두운 뒷면 이제 밝혀지나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3-02-07일자 기사 '신세계의 어두운 뒷면 이제 밝혀지나'를 퍼왔습니다.


고용노동부가 7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를 비롯 지점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고용부는 서울 성수동 본사와 문제가 제기된 지점 등에 조사관을 파견해 부당노동행위 사실과 관련된 서류 등을 압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엔 노동청 직원뿐 아니라 검찰 디지털증거수집분석센터(DFC) 요원들도 지원 형식으로 참여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마트 전국 2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 중인 고용부는 이 과정에서 이마트의 일부 법 위반 사실이 확인했지만, 추가자료 확보에는 난항을 겪었다.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직원사찰 문건 등이 확보될 것으로 고용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이유로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의 소환에 불응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완형 판사와 형사18단독 이동식 판사는 4일, 지난해 10~11월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약식기소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남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신세계 그룹. 그동안 쉬쉬했던 노조탄압과 오너 일가의 법률 경시가 이번 기회에 고쳐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위키데스크 (editor@wikipress.co.kr) 기자

2013년 2월 5일 화요일

"이마트 사태 핵심은 신세계 경영기획실, 2월 말에도 삼진아웃 잘릴 사람들 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2-05일자 기사 '"이마트 사태 핵심은 신세계 경영기획실, 2월 말에도 삼진아웃 잘릴 사람들 있다"'를 퍼왔습니다.
[헌법 위의 이마트 21] 신세계 계열사 중견간부 A씨 인터뷰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는 최근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이마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 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말]

▲ 이마트 사태로 특별근로감독과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불법적인 인력퇴출프로그램 SOS가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에 이마트노동조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김다솜

가 '헌법 위의 이마트' 집중 보도를 시작한 이후 전화와 쪽지, 이메일 등을 통해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그중에는 전직 뿐 아니라 현직 신세계 그룹과 이마트 내부 목소리도 있었다. A씨도 그 중 하나였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달 말 A씨를 만났다. 그는 신세계 백화점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중견 간부였다. 그는 이마트 사태의 원인을 삼성과 같은 "그룹경영에 있다"고 진단했다.

- 이번 이마트에서 벌어진 일들이 단순히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신세계 그룹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근본적인 이유는 그룹경영 때문이죠. 각 사별로 독립된 경영을 해야 각자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룹경영의 폐해가 심합니다. 그것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게 신세계 그룹의 경영기획실입니다. 지금은 각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권한이 그룹 경영기획실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는 최근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 내주게 된 사건을 경영기획실 운영의 대표적인 폐해로 지목했다. 그는 "그 결정을 신세계백화점 차원에서 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경영기획실의 잘못된 판단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조문제도 예전의 신세계 문화대로 운영했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관리방식이 삼성에서 이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시작은 IMF 때 구학서 회장과 허인철 경영기획실장(현 이마트 대표)과 같이 삼성출신의 인사들이 오면서부터입니다.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수치와 잣대를 들이대고 그것에만 몰두했습니다. 지금 신세계의 가장 큰 문제는 소외계층이 너무나 많다는 겁니다. 고졸은 아예 안 뽑고 명문대에 강남 사는 사람만 있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소외됩니다. 기존에 남아 있는 분들도, 기업합병돼서 오신 분들도, 고과에서 밀리고 삼진 아웃되고, 지방대생이 올라와도 삼진 아웃입니다. 씨가 말라버립니다."

"문제의 시작은 삼성 출신 인사들이 오면서부터다"

- 이번 사태에 대한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다들 회사가 하는 일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아무도 말은 못합니다. 지금은 회사의 감시가 장난이 아니에요. 내가 말하는 것도 다른 직원에게 유탄이 돼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신세계 백화점도 이마트랑 (내부 감시나 노조 탄압 등 주요한 문제가) 다르지 않아요. 신세계는 이마트에서만 (문제가) 나오면 오히려 쾌재를 부릅니다. 사실 이마트는 (백화점과 달리) 이미지를 보는 곳이 아닙니다. 노조 문제는 며칠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실제 노조 문제는 (내부적으로는) 월마트에서 못된 사람들이 와서 물을 흐리고 사고 친 거라고 정리시키고 있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이마트가 아니라 그룹의 경영방향이 변해야 하는 겁니다."

A씨는 '삼진아웃 제도'가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삼진아웃 제도는 가 지난달 21일 보도한 SOS라는 상시적 인력구조조정 제도를 뜻한다. 이마트 측은 임원들의 전직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임원 뿐 아니라 주임, 대리, 과장 등 낮은 직급까지 대상으로 이뤄졌다. (관련기사 보기 : 이마트, 상시 해고 프로그램 'SOS' 운영)

"작년에만 이마트에서 잘린 사람이 100명은 될 겁니다. 준비도 없이 잘렸어요. 반발할 수도 없습니다. 뭘 하더라도 이마트를 끼고 해야 하는데? 백화점도 똑같은 식으로 20~30명씩 잘립니다. 이번 2월 말에도 당장 잘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는 삼진아웃 제도가 "꼭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시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삼진아웃제도는 꼭 없어져야 합니다. 인사팀 쪽 사람들에게는 직원들을 삼진아웃 시키는 게 실적입니다.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가 그들의 실적에 달려있는 거죠. 그들은 상품 개발이나 영업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신세계는 우리나라의 유통사관학교입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요. 그러니 회초리를 호되게 치면 실적이 나옵니다. 그걸로 지금까지 온 거죠.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면 더 잘 됐을 기업입니다."

"최근 2~3년 안에 잘린 사람들 부당노동행위로 복직돼야"

▲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A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신세계 그룹의 인사․노무관리 방식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자신의 청춘을 보낸 회사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이마트 사태를 계기로 신세계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어차피 문제가 된 거니까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야겠죠. 회사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생각하고 더 감추고,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잠시 동안 잘 해주겠죠. 그 뒤에서는 또 리스트를 만들지 모릅니다. 예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문제를 폭로했을 때도 '전라도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 적어도 삼진아웃과 같은 제도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더 나아가 최근 2~3년 안에 잘린 사람들은 부당노동행위로 복직됐으면 좋겠습니다."

A씨는 헤어지면서 기자의 이름을 휴대전화에서 삭제했다. 자신의 번호도 저장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최지용(endofwinter)

법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식재판 회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04일자 기사 '법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식재판 회부'를 퍼왔습니다.
달라진 법원 기류에 재계 또 충격

법원이 4일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약식기소된 정용진(45)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41) ㈜신세계 부사장 남매를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 재계에 또다시 충격을 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완형 판사는 이날 외국 출장 등을 이유로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아 검찰로부터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회로부터 고발됐으나 검찰이 지난달 14일 약식기소한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공소장과 증거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직접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이들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국감 및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나오지 않자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정 부회장에게 벌금 700만원, 정 부사장에게 벌금 400만원을 각각 매겨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검찰을 비판해 왔다.

재계는 지난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전격 법정구속된 데 이어, 약식명령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정용진 부회장까지 정식 재판에 회부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혜영 기자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삼성과 신세계, 노조 탄압 방식까지 똑같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18일자 기사 '"삼성과 신세계, 노조 탄압 방식까지 똑같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 "직원들, '4계급' 나눠 관리"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은 신세계이마트 기업문화팀이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광범위하게 미행·사찰·감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은 18일 서울 영등포동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을 만나 '사찰 문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전 위원장은 "삼성이나 신세계나 노조 탄압하는 과정이 똑같은 조직"이라고 말했다.

두 노조 간부들은 실제로 서로 비슷한 일들을 겪었다. 조장희 삼성노조 부위원장은 2011년 7월 18일 삼성노조가 출범함과 동시에 해고됐다.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은 노조 설립 20일 만인 2012년 11월 17일에 해고됐다.

두 노조 간부가 사내 '노사협의회'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좌절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노사협의회가 거의 매번 단선으로 치러졌다는 점은 물론이고, 심지어 노사협의회에 입후보하려면 사원 1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규칙마저 비슷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두고 전 위원장은 "불법적인 노동 탄압 문제는 이마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프레시안 : 이마트 사측이 '노조 대응 문건'을 만들고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원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정황이 나왔다. 이마트 인사 관리자가 전수찬 위원장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는데, 문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전수찬 : 문건을 보면 4인 1조로 나를 미행한다는데, 지침이 기가 막히다. "(미행하는 사람 본인 차가 아니라) 친척이나 친구 명의의 차를 이용하라, 걸리면 절대 (회사에서 보낸 사람이) 아니라고 대답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내가 감시당하는 줄도 몰랐다.

윤리적인 기업이라고 떠드는 회사,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하는 회사가 반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인 지시를 했다. 직원 개개인의 숨기고 싶은 비밀, 개인 정보까지 사찰했다. '이 회사가 노조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회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상식적이지 않은 수준이었다.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본인도 모르게 찍힌다?

프레시안 : 노조와 관계없는 사원들에 대한 정보도 광범위하다. 면담 결과에는 이른바 '문제 사원'들의 성향, 불만 사항, 심지어 연애 관계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다.

전수찬 : 문건에는 '면담 결과'라고 적혀 있는데, 어디 불러서 따로 면담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인사과 직원들은 대부분 우리보다 어린데, 인사 파트장이 흡연실에 와서 커피 마시면서 "형님, 힘드신 점 있으세요?"라고 은근슬쩍 묻는다. 해당 사원이 "야, 인사제도 이렇게 바뀌었어?"라고 대답하면 곧바로 '문제 사원'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이 바로 '문제 사원'이다. 그 문건이 발견되기 전까지 당사자들은 그런 발언이 문제가 될지 몰랐다.

회사는 사원들의 계급을 나눴다. MJ는 문제 사원, KS는 관심 사원, KJ는 가족 사원, OL은 여론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다. OL은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회사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는 사원, 또 하나는 회사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사원이다. 인사 파트장이나 팀장은 회사가 마련한 분류상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KJ) 사원'이더라.

이마트는 치밀하게 노조를 탄압했다. 나는 문건이 폭로되기 전까지는 '가족 사원'이 있는지 몰랐다. (회사는) '가족 사원'을 '문제 사원' 옆에 배치해서 그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를 캐냈다. 취업 사이트에 "일이 힘들다"는 글을 올린 것을 찾아내 수습사원을 퇴출한 것을 보면 도대체 회사의 사찰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놀랍다. 그냥 불만 없이 입 다물고 살아야 한다. (☞ 관련 기사 : 이마트서 [전태일 평전]은 '불온도서'…인권은 없다)

프레시안 : 노조 설립 전후로 전 위원장을 포함해 노조 간부 3명 중 2명이 해고됐다. 이마트 측은 해고가 사규에 따른 것일 뿐 노조 설립과는 관계없다고 했다. 또 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인사 담당자 개인이 노조에 과도하게 대응했을 뿐, 회사 전체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전수찬 : 회사가 작성한 자료에 '노조를 만든다고 하면 징계 해고한다'는 내용이 있다(이마트의 인사 담당 기업문화팀이 2011년 6월 전수찬 위원장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작성한 문건에는 "어떤 시점에서 이들이 세력을 결집한다고 하면 징계나 해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적혀 있다. (편집자)). 물론 회사는 노조 때문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노조(NJ) 대응팀' 문건은 전국의 150여 개 점포 점장에게 다 보냈다. 전국의 점포에 지시를 내릴 정도면 관리자 개인 차원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대응이다.

프레시안 : 노조를 만들 때 해고될 것을 각오했나?

전수찬 : 해고는 각오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고될 줄은 몰랐다. 노조를 만들고 회사 내부에서 활동하다가 해고될 줄 알았지, 노조 활동도 시작하기 전에 해고될 줄은 몰랐다. 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미리 인지하고, 노조가 생기기도 전에 미리 나를 원거리로발령했으며 이후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해고한 것인데, 사내에서 노조 활동을 못해서 아쉽다. (☞ 관련 기사 : 신세계 이마트, 노조 설립 20일 만에 노조위원장 해고)

프레시안 : 실제로 이마트가 노조 활동을 방해한 적이 있나?

전수찬 : (회사가) 노조 설립을 알리는 '1인 시위'를 방해하라고 지시한 문건이 나왔다. (이 지시는) 실제로 실행됐다. 대응조가 나와 1인 시위하는 내 사진을 찍어 갔고, 1인 시위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 관련 기사 : 신세계 이마트 "자극적 단어로 충돌 유발하라" 지침 파문)

▲ 노조 설립을 알리는 1인 시위에 돌입한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 ⓒ이마트노조

프레시안 : 이마트에 노조가 생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전수찬 : 이마트에 '노사협의회'가 있다. 회사가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를 사실상 지정해준다. 점포에서 단독 후보가 나가서 사원 찬반 투표를 한다. 그렇게 뽑힌 근로자 대표가 사원들을 제대로 대변하겠나? 그들은 인사 고과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진급하고 (회사에서 연수 명목으로 보내준) 외국 여행을 간다. 노사협의회는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한다.

나는 2008년부터 노사협의회가 잘못됐다고 문제 제기했다. 2010년 5월부터 12월까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기업문화팀, 이마트 기업윤리팀,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 구학서 신세계 회장 등에게 7차례 이메일을 보냈다. '노사협의회가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사협의회를 정상화시켜달라'고 했다. 회사는 비정규직 캐셔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고 언론에 떠들었는데, 왜 캐셔들에게 노사협의회 투표권을 안 주나? 심지어 지금은 인력을 구조조정하려고 캐셔들은 다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뽑는다. 그때만 잠깐 정규직 시켜준 것이다. (2004년 연말 이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지만, 사측의 대량 징계와 계약 해지로 일주일 만에 노조가 와해된 바 있다. 2007년 6월부터 이랜드 비정규직 캐셔들이 집단 계약 해지에 맞서 노조를 만들고 서울 홈에버 월드컵점 점거 파업을 벌였고, 2007년 8월 신세계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5000여 명을 무기계약직·정규직으로 전환했다. )

프레시안 : 노사협의회가 사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예가 있나.

전수찬 : 인사 제도가 바뀌면 노사협의회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2012년 1월에 인사 제도가 변경됐다. 회사가 매니저급 사원 1500여 명 중 500여 명의 보직을 전환하고, 1000여 명을 일반 사원으로 강등했다. 강등된 사원들은 급여를 적게 받는다. 직책 수당 5-10만 원이 삭감됐다. 그렇게 제도가 크게 바뀌었는데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 노사협의회는 침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매년 직원들을 권고 사직시킨다. 정리해고의 일환이다. 1년에 40-50명 정도 나간다. 이들은 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매년 고용 불안을 느끼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문제 제기를 못한다. 회사에서 작년 하반기에 '권고 사직'을 또 하겠다고 얘기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00명이 잘린다는 소문이 매장 내에서 돌았다.

현재 권고 사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생기고 나니 회사가 당장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여론이 나빠지면 사원들이 노조에 가입할까봐 회사에서 (권고 사직을) 보류했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이마트노조의 힘일 것이다. 아무리 소수 노조라도 (회사로서는 노조가 생긴 게) 걱정스러울 것 아닌가.

"노사협의회에 출마하려 했더니 후배들이 울면서 한 말이…"

프레시안 : 앞서 2010년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기업문화팀, 이마트 기업윤리팀,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 구학서 신세계 회장 등에게 노사협의회를 바로잡아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을 하면 안 찍히겠나?

전수찬 : 원래 찍혔다. 2006년 이마트가 월마트를 인수했을 때 나는 월마트 노사 대표였다. 회사가 넘어갈 때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회사에서는 월마트가 이마트로 넘어오기 전에 이미 나를 '문제 사원'으로 찍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폭로된 회사 문건을 보면 나에 대해 "월마트 넘어올 당시 노사 대표로서 강하게 문제 제기함"이라고 적혀 있다.

사실 이전에 노사협의회에 진입하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는데, 회사에서 못하게 했다. 2008년에는 노사협의회 회칙상 입사한 지 2년이 안 되면 출마할 수 없다고 했다. 2010년에 출마하려 하니 선거 직전에 회칙이 바뀌었다. 원래 한 점포당 10명의 추천을 받아야 했는데, 부서별로 10명씩 받아오라고 했다. 선거에 나가려고 오전에 동료 10명에게 추천을 받았는데, 당일 오후에 후배들이 나에게 와서 "(추천 명단에서) 내 이름을 지워 달라"고 울면서 말하더라.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던 것이다.

후배들의 이름을 빼고 다른 부서까지 합쳐서 겨우겨우 10명 명단을 채워서 회사에 추천서를 제출하러 갔더니 관리자가 (부서별로 10명 추천을 받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출마 자격은 없지만, 추천 명단을 제출하라고 하더라. 회사로서는 (추천 서명을 하지 말라고) 사원들에게 그렇게 겁을 줬는데 누가 나를 추천했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내가 명단을 못 내겠다고 했더니, 관리자가 "명단을 외부로 가지고 가면 징계하겠다"고 협박했다. 이게 징계 내릴 사항인가?

노사협의회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부적인 해결을 원했는데 해결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2010년 말부터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은 2012년 1월부터였다. 서비스연맹 관계자와 만나서 노조 설립을 준비했다. (노조 설립 신고를 마친 때는 2012년 10월 29일이었다. [편집자]) 

프레시안 : 2011년 7월 삼성그룹에도 노조가 생겼다. 하지만 삼성노조가 출범한 첫날에 바로 조장희 노조 부위원장이 해고됐다.

전수찬 : 노조가 생기고 나서 삼성노조 관계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노조가 생긴 과정, 탄압받는 과정을 설명하니 삼성노조 사례와 유사하다고 하더라. 삼성이나 신세계나 똑같은 조직이구나 싶었다. 범(凡)삼성가 아닌가.

또 다른 삼성 해고자는 "사실은 삼성은 이 정도로 세련되지 못하게 (노조를 탄압)하지는 않는다. 삼성은 더 치밀하게 대응하는데, (신세계처럼) 무조건 해고하는 방식은 세련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더라.

"기업문화팀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조직"

프레시안 : 이번에 폭로된 문건에 대한 노조의 공식 입장이 무엇인가.

전수찬 : 우선 이마트는 부당 해고한 노조 간부 두 명을 원직 복직시켜야 한다. 또한 교섭에 성실히 응해서 노조와 단체협상을 체결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나 회사에 교섭을 요청했는데도 답변이 없다.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아마 곧 페이퍼 노조가 생길 것 같다.

회사는 (이번에 사찰 문건을 만든) 기업문화팀이 "사원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조직이라고 해명했다. 기업문화팀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조직이다. 불편을 말하면 찍히는데 어떻게 불편 사항을 접수하나? 회사는 기업문화팀을 해체하고 정상적인 인사 조직만 남겨야 한다. 그래야 이마트 노조는 회사와 동반자로서 상생할 수 있다.

회사는 (사찰에 대해) 일부 인사 담당자가 자의적인 판단을 했다고 꼬리 자르기를 하려 한다.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이마트'가 되겠다고 했지만,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회사는 여론화 작업을 펼 것이다. '경제 상황도 어려운데, 노조는 불순분자다. 너희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할 것이다. 노조와 사원들을 격리시키려 할 것이다. 현장이 위축될까봐 걱정이다.

프레시안 : 노조 위원장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전수찬 : 우선 희망퇴직부터 막고 싶다. 체불 임금도 받을 계획이다. 현재 노조에서 고용노동부에 통상임금 관련 진정서를 넣어 놨다. 고용노동부 지침을 보면 '직책 수당'과 (삭감된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마련한) '조정급'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그런데 회사연봉계약서에는 직책 수당 5-10만 원과 조정급 30여만 원이 통상임금에서 빠져 있다. 직책 수당과 조정급이 통상 임금으로 인정받는다면 엄청난 체불 임금이 생긴다. 연장근로수당, 휴일 근로수당, 심야 근로수당, 퇴직금은 통상임금을 근거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체불 임금은 노동부에 진정을 넣은 사람에게만 주는데, 노동부 판정이 나와서 이기면 나머지 사원들에게도 체불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활동이 걱정스러우니 회사는 노조를 못 만들게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달라.

전수찬 :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바뀌는 그날까지, 비정상인 상황을 정상으로 만들 때까지 싸울 것이다.

인수위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이마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유통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반인륜적이고 불법적인 노동 탄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김윤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