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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5일자 기사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를 퍼왔습니다.
[헌법 위의 이마트 그 후④] '이마트 사태'에 비친 서비스유통업의 이면

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3월 5일 신세계 이마트(E-Mart)가 불법파견 상태였던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해진 조치로, 그 밑바탕에는 유통업 내 고질적인 불법파견 고용구조의 전형적인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SSM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도 이마트와 유사한 고용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드러난 불법파견 사내하도급 활용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신세계 이마트뿐 아니라 유통업체 모두 고용구조를 '직영사원'(원청 정규직, 비정규직)과 '비직영사원'(사내하도급 직원, 입점협력업체 직원, 개인사업자 형태 전문판매 직원 등)으로 구분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은 사내하도급 직원 이외에도 제조업 식품이나 공산품 등을 판매하는 입점협력업체 및 판매전문사원까지 포함할 경우 비직영사원의 비율이 80%나 된다. 문제는 다양한 비직영사원의 노동인권이 심각할 정도로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뿐일까?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

▲ 주요 유통채널 고용구조와 고용관계 형태 ⓒ 고정미

현재 유통업은 '원청'(갑)의 '하청'(을) 직원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입점협력업체 직원의 ▲ 근무형태(휴일휴가, 근로시간, 휴게시간) ▲ 인사채용(면접) ▲ 작업배치·변경 결정 ▲ 업무 지시·감독·평가 등 거의 모든 근로조건에 부당개입하고 있다. 심지어 협력업체 직원의 ▲ 매장 인원 교체 ▲ 임산부 교체 ▲ 여성 직원 술자리 참석 강요 ▲ 다른 매장 업무 지시 ▲ 연장영업 강요 ▲ 자사 카드 할당까지 한다. 한 백화점 식품 판매 사원의 말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패밀리 카드(신용카드, 포인트 카드) 할당을 배정해요. 평균 2, 3개 이상 자사 포인트카드 할당량이 각 매장에 암묵적으로 배정된다고 보면 돼요. 우리 매장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가장 먼저 휴무 사용에 압력이 들어와요. 횡포도 이런 횡포가 없어요."

실제로 백화점이나 할인점 원청 관리자와 협력업체 직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그 업체는 암묵적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직간접적인 불합리한 처우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매장을 찾는 고객의 접근성이 낮은 장소인 구석 자리에 협력업체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협력업체 인사이동(로테이션) 시에는 새로 배치된 직원 거부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비스유통업 현장의 불합리함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저희는 아예 주말이라는 개념은 없어요. 휴가도 토요일, 일요일 끼어가는 것도 힘들어요. 그리고 직영사원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우리(입점협력업체)는 몇 개 층이 같이 사용해요. 집중 영업시간인 오후 3시부터 6시에는 아예 휴게실도 사용 못 하게 잠가놓아요."(아울렛 매장 의류 판매사원)

"동료 사원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정말 동료 사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단을 이용해요. 또 면세점 스케줄 터치(관리), 매장에도 브랜드 PC 설치도 잘 못 하게 해요. 뭐하나 진행하려면 정말 '갑'에 잘 보여야 해요."(면세점 화장품 판매사원)

심지어 기업 매출을 위해서라며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집중영업시간이라는 명목으로 휴게실조차 폐쇄하고 있다. A업체는 몇 년 전 매장 화장실 청소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강제했는데, 청소 상태가 엉망이라며 3일 동안 해당 화장실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묵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빅6' 유통업 성장의 이면에는 저임금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의 착취가 감추어져 있었다.

정부 조사에도 은폐·누락된 사내하도급 규모의 진실은?

신세계를 비롯한 롯데, 현대, 홈플러스, 이랜드, 농협유통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조사된 (노동부 300인 이상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그 규모를 축소, 누락하여 보고했다. 

이는 최근 스스로 밝힌 사내하도급 규모와 비교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0년 유통업체 하도급노동자 수는 신세계 백화점 1900명, 이마트 0명, 롯데백화점 6500명, 롯데마트 0명, 홈플러스 1600명, 현대백화점 2500명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최근 각 언론사에 기업들이 밝힌 하도급노동자 수는 이마트 1만9000명, 롯데백화점 9000명, 롯데마트 5700명, 홈플러스 4000명, 현대백화점 2000명이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판촉판매 및 상품 진열 등 불법파견 이외에도 청소, 경비, 주차, 시설, 안내, 카드 등의 사내하도급 규모(9천 명)도 가장 많다. 이마트는 사내하도급 비율이 61~64%로, 다른 할인점(홈플러스 38%, 롯데마트 47% 수준)에 비해 14~26% 정도 많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마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신세계 그룹은 자사 백화점, 아울렛(첼시), 에브리데이리테일(SSM) 등은 왜 언급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서비스유통업

▲ 주요 대형 유통업체 사내하도급 규모 추정 ⓒ 고정미

이마트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유통업체와 다른 산업-업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세계 이마트 사례는 우리나라 유통업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고용관계의 전형이다. 즉, 이마트에서 드러난 불법과 탈법적 관행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재 다양한 유통 채널별 파트타임과 사내하도급 규모, 특히 입점협력업체 종사자의 규모는 기업 스스로 공시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신세계 이마트 사건을 계기로 유통업 전반의 불법파견 및 사내하도급, 협력업체 종사자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고용노동부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가 규모를 축소 및 누락 보고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규제와 협력업체 부당행위에 대한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법제도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두 비정규직 해결을 주요 노동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제는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유통과 서비스산업 전반의 비정규직과 고용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끝으로 현재 신세계 이마트 이외에 다른 유통업체들은 극히 일부(롯데마트 1천 명)를 제외하고는 불법파견과 사내하도급 문제와 관련하여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대형유통업체들은 이마트와 비슷한 형태로 다차원적인 고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규모가 제조업 자동차 '빅4'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 사내하도급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주요 유통업체들은 사내하도급 직영화(정규직)와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그네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윤리경영에서 이야기하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김종진 기자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김종진(chaplin)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8일자 기사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를 퍼왔습니다.

ㆍ노동부 “부당노동행위는 수사 중”… 추가 압수수색ㆍ야당 “롯데마트·홈플러스도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신세계 이마트의 불법행위는 ‘노동법 위반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웠다.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시간제근로자 차별, 1억여원 수당 미지급, 임신 중 여성근로자 보호 조항 위반, 안전시설 미설치 등 다양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이다.

노동부는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수사팀을 보강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17일부터 두 차례나 기간을 연장하며 이마트 본사와 24개 지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날까지 3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46명을 소환조사했다. 

감독 결과 이마트가 사실상 전 지점에서 판매부문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4개 지점 중 여주물류센터 한 곳을 제외한 23개 지점에서 1978명의 판매분야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사실상 불법파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978명을 불법파견한 사내하청 업체는 8개에 불과해 한 업체가 3~4개 지점을 맡아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내하청 업체의 현장 대리인이 판매사원들을 채용하고 관리했지만 실질적인 업무지시는 원청(이마트)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1978명의 직접고용을 지시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97억8000만원(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은 이마트 다른 지점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자율적 시정명령을 내린 뒤 추후에 직접고용 등 시정 여부를 점검해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그러나 다른 분야 사내하청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청소·주차·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업무가 분리돼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으며, 마트 안에서 상품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납품업체(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도 “파견법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판매도급 이외의 협력업체 사원 등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 조사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며 다른 지점에 대한 적극적 시정명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은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마트 6476명, 현대백화점 2480명, 홈플러스 1638명 등 나머지 대형 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근로자 1만3000명에 대해서도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차별하고 있었다. 기간제법은 단시간 근로자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감독 결과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1370명의 파트타임 캐셔들에게 풀타임으로 일하는 정규직에 비해 성과급 및 복리후생비 8억1500만원을 적게 지급하며 차별하고 있었다. 노동부는 이들에 대한 차별 시정을 지시하고, 불응 시 노동위원회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580명의 직원에게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 연장근로가산수당 등 1억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점 등 22개 지점에서 안전통로·난간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실도 적발됐다. 

임신부 등 여성근로자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신부에게 연장근로를 시키고, 노동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고,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해 노조 설립을 막고 노조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를 게시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신세계그룹 본사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 공문을 보내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연차 사용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허가된 복장 이외의 조끼나 머리띠를 착용하지 못하게 하며, 사내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으로 취업규칙 개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계열사는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9월 29일 토요일

코피 터지고, 아이들은 뒷전... 조마조마한 한가위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28일자 기사 '코피 터지고, 아이들은 뒷전... 조마조마한 한가위'를 퍼왔습니다.
[현장] 서울 망원시장 상인들, 홈플러스 입점 반대 천막농성

 
▲ 서정래씨가 이날 반품할 옷들을 창고에서 꺼내 용달차로 옮기고 있다. ⓒ 강민수

▲ 서정래씨가 가게 돌보랴, 당번 서느라 챙기지 못한 점심을 천막 농성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 강민수

"상인회에서 알립니다. 오늘 농성장 당번인 빨간오뎅, 우먼로드, 올리비아 하슬러는 늦지 않게 제 시간에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3일 앞둔 27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농성장 당번을 알리는 상인회의 공지가 울려 퍼졌다. 

여성 의류 전문점, '올리비아 하슬러'의 서정래(51)씨는 오후 1시 당번이다. 서씨는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점심도 걸렀다. 혼자 재고 박스 30개를 용달차에 실었다. "장사가 잘됐으면 박스 수가 적었을 텐데…" 재고 물품을 넘기는 서씨의 마음은 무겁다. 얼른 박스를 싣고 시간에 맞춰 농성장으로 달려간다.

농성장은 시장에서 800m 떨어진 '메세나폴리스' 앞의 임시 천막이다. 이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입점하기로 예정돼 있다. 입점은 상인들의 생존과 직결되기에 농성장을 세워 입점을 저지하고 있다. 

▲ 서정래씨가 재고 물품을 물류창고로 보내기 위해 박스를 용달차에 고정시키고 있다. ⓒ 강민수
20년째 망원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서씨는 홈플러스 반대 운동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장사는 뒷전이 됐다. 농성장 근무 외에도 기자회견, 대책위 회의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서씨는 "대표라는 사람이 신경을 안 쓰고 가게를 등한시하다 보니까 매출에 지장이 없을 수가 없다"면서 "신경 쓰지 못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큰 충격이 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뒷전이 된 것은 가족도 마찬가지다. 딸 셋을 둔 가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딸들과 저녁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 없다. 이른 아침부터 가게와 농성장을 오가며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도 서씨는 홈플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몰두해 있다. 그는 "(저지 운동을) 망원시장만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더 큰 줄기인 경제민주화 이슈로 확장해야 한다"며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지 말고 큰 길로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 생계'에서 '공동 운명체'로... 입점 저지의 구심점, 천막 농성장

천막 농성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구 주민 대책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대책위에는 망원시장 상인회, 망원월드컵시장 조합, 지역의 시민단체, 진보신당 등이 참여하고 있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망원시장과 망원월드컵시장이 나뉜다. 망원시장은 88개, 망원월드컵시장은 42개, 둘을 합치면 140개 점포가 있다.

대책위와 시민단체,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세우면서 이 지역의 문제가 공론화되자 홈플러스 측은 눈치를 보는 듯하다. 지난 8월 말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9월 말인 현재까지 입점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농성장을 세울 때만 해도 '장사하기도 바쁜데, 시간을 낼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대부분 1인 사장인 상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0일이 지난 지금, 농성장은 상인들이 뭉치는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끈끈한 연대의 현장을 보여주면서 입점 저지 운동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개인'의 생계 문제를 상인들의 운명 공동체인 '우리'의 생존 문제로 확대해낸 것이 주효했다.

몸이 부서져도 끝까지 간다는 각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새내기 상인도 이날 농성장에 나왔다. 서씨와 교대한 '빨간오뎅' 사장 신봉진(32)씨는 지난 2일 망원시장에 가게를 열었다. 한 달도 안 된 신참이라 그동안 당번에 끼지 못했지만 추석 대목을 맞아 바쁜 상인들을 대신해 전격 투입됐다.

신씨는 홈플러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망원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게 문을 열고 상인들의 활동을 보면서 '이렇게 하는데 홈플러스가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냐'고 안심하고 있다.

신씨는 "망원시장이 지역 주민들한테 인기가 좋기 때문에 오히려 홈플러스가 들어와서 망할 수도 있다"면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후 5시 당번인 이성진(45)씨는 망원월드컵시장에 들어온 지 2년이 넘었다. 고추장, 된장 등 식자재 도소매점을 운영한다. 그는 평소 오전 4시에 일어나 오후 11시까지 일을 하지만 농성장이 들어선 뒤에는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도 눈을 붙이지 못한다. 대책위 회의와 근무를 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결국 몸에 무리가 왔나보다. 이날 코피가 났다. 가게를 열기 전에는 체육관을 운영하며 몸을 다졌던 그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이씨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몸이 부서져도 끝까지 간다는 각오"라며 "장사만 아는 상인들이 이렇게 같이 '으쌰 으쌰'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웃었다. 

▲ 이성진씨가 농성장 근무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와 진열대를 정비하고 있다. ⓒ 강민수

▲ 26일 늦은 오후. 대책위 상인들이 천막 농성장에 모여 회의를 열고 있다. ⓒ 강민수

2012년 추석은 시장 상인들에게 조마조마한 시간

"박원순 시장이 오면 어떻게든 입점 저지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끌어내야 돼."

26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 대책위 상인 5명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한다. 28일 박원순 시장의 농성장 방문을 준비하는 전략회의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대형마트 일부 품목을 제한하고 일요일 의무 휴업을 추진하면서 홈플러스 입점 저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의 방문은 홈플러스를 압박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박 시장의 입점 저지 지지 발언을 또렷히 듣기 위해 마이크도 준비하기로 한다. 추석 연휴 전날이지만 더 많은 상인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의자도 늘린다. 대책위의 능력을 총동원해 간담회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농성장은 추석 연휴 3일간 휴식한다. 추석 이후가 걱정이다. 다음달 4, 5일 메세나폴리스 내 상인들이 홈플러스 입점을 추진하라는 취지의 집회를 계획한 것이다. 이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빨리 입점해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하면 입점을 저지하는 상인들과 충돌할 수도 있다.

추석이 되면 사람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덕담을 나눈다. 그러나 2012년 추석은 망원시장, 망원월드컵시장 상인에게 조마조마한 시간이다.

강민수(cominsoo)

2012년 9월 21일 금요일

"죄다 PB상품 아니면 턱없는 유기농"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19일자 기사 '"죄다 PB상품 아니면 턱없는 유기농"'을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의 거울 (2) 홈플러스-2

5주간 1000개 상품, 최대 50% 할인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창립 13주년을 맞아 1년간 400개 생필품 가격을 인하해 판매한다고 밝힌 1일 오전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이순신 장군 컨셉의 모델과 임직원들이 올해 서민물가를 잡겠다는 의미로 '임진년 물가대첩'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5주간 1000개 상품을 최대 50%, 1년간 생활용품 400개를 5~50%(평균 13%)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다.

'상생'을 외치는 홈플러스에 소비자들의 평가는 "제품이 여러 할인마트보다 싼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내수시장이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2012 컴퍼니컴퍼런스'를 열어 올해 매출 목표를 12조2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6.2%p를 높이 책정한 것. 이같은 자신감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고객층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민 눈길 끄는 자체 브랜드, 제조업자 목조여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private brand) 상품은 시중에 나와 있는 물건보다 많이 싸다. 심지어 절반값인 품목도 있다. PB 상품은 크게 △최대 50% 가격이 싼 '알뜰상품' △최대 20% 싼 '좋은상품' △최상급 상품인 '프리미엄' △친환경 상품 '웰빙플러스' △패션의류 '프리선셋' △아동복 브랜드 '멜리멜로' 등 총 6개로 분류된다.
PB 상품 중 건전지 '테스코파워하이테크'의 경우 AA사이즈 1개당 가격이 300원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듀라셀디럭스'(한국P&G, 800원)와 비교했을 때, 500원이나 저렴하다.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만든 PB 상품 '얼큰한 맛으로 소문난 라면'은 5개에 2,330원으로, 농심 안성탕면(5개 2,850원), 삼양라면(5개 2,780원)과 비교하면 많이 싸다.
또 지난달 홈플러스는 9,900원짜리를 '심플리 와인 11종'까지 출시했다. 이밖에도 과자와 음료, 컵라면, 깍두기, 포기김치, 종합사탕, 웰빙식품 등 약 1만4천개의 PB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1만8천개의 PB상품을 보유한 이마트의 뒤를 이어 국내 두번째로 많다. 지난 2010년 홈플러스 총매출액 중 PB상품은 3조원 이상을(26%) 기록하면서 대표적인 효도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문제는 PB상품이 너무 많아, 다양한 제품에 대한 고객 선택권이 크게 줄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홈플러스 공식홈페이지 '고객의견'에 최아무개씨는 "PB상품…. 좀 심하네요"라는 제목으로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전부 다 PB상품이다. 어느 정도 PB상품은 이해하겠지만, 죄다 PB상품"이라면서 "PB상품 아니면 유기농 머 어쩌고 해도 턱도 없는 가격의 상품만 진열해놓고 뭐하자는 짓인지 모르겠다. 여기 마트 맞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얼마나 많았으면….
물론 싼 가격에 동일한 제품이라면 소비자에 환호한다. 하지만, 이같은 홈플러스의 행보는 오히려 가공·제조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PB상품의 장점은, 유통업체가 가공·제조를 모두 다함으로써 홍보·운송비를 줄임과 동시에 상품기획·연구·디자인을 연구해 해당 업체만의 희소성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가공·제조업체 측의 브랜드 상품(NB, National Brand)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으며, 해당 업체의 홍보 효과까지 덤으로 갖고 오기에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 PB상품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효과는 홈플러스에만 돌아오지 가공·제조업체의 경우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이윤을 봐야 할 대형마트에서 자사 브랜드 상품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홈플러스는 이런 가공업체에 맡겨 PB상품을 만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만든 '얼큰한 맛으로 소문난 라면' 등 6개 상품, 국제제과와 협력해 만든 '알뜰상품 디저트 과일맛 종합캔디', LG 아워홈에게 순대볶음과 청국장찌개, 동화식품과 함께 만든 '천일염으로 만들어 아삭하고 시원한 깍두기' 등.
그렇기에 가공·제조업체의 브랜드(NB) 상품 생산을 위축시키며 동시에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가공·제조업체들은 어떻게든 대형마트와 함께 PB상품을 만들어 NB상품의 손해를 메우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독자적인 브랜드를 붙여 팔 수 있는 능력있는 회사들이 원주 브랜드 업체의 주문대로 제조·납품을 해야 하는 이른바 '하청' 관계(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잇달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과일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상추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계약재배로 수확 전에 미리 팔아버린 농수산물 값 뛰어도…  

생산직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대다수 대형마트들은 농사가 시작되기 전 재배지에서 나올 농작물을 사들이는 입도선매 방식으로 농수산물을 확보한다. 이는 당해 재해가 덮쳐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하는데도 제 값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홈플러스는 경북 의성군, 경남 창녕군 농가와 100% 계약 재배를 통해 마늘을 공급받는다. 이 회사는 역시 100% 계약 재배로 전남 무안군과 해남군에서 양파를 사들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과일의 계약 재배율도 지난해 70%에서 90%로 끌어올렸다"며 "특히 지난해보다 작황이 40∼50% 나쁜 자두와 털복숭아는 전남 남원시 등 새로운 산지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0년 8월 2일, 유통업체, 전국 훑으며 추석 과일물량 확보전)
그런가 하면, 국내·외 다양한 농수산물을 만날 수 있는 대형마트로 인해 일부 상품은 전혀 팔리지 않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이는 주고객이 서민층임을 감안할 때, 국내산 중에서도 생산지에 따라 값싼 농수산물이나 그보다 더 싼 외국산 농수산물을 사기 때문이다.
춘천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입점 당시 상인연합회와 ‘강원도 쌀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마트들이 팔고 있는 외지 반입 쌀들은 재고 처리를 위한 값싼 쌀로, 도내 생산 쌀보다 20㎏당 1만5,000원까지 싸다. 소비자로서는 싸게 물건을 살 수 있어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겠으나, 생산자인 농민의 입장에선 죽을 맛이다([강원도민일보] 2010년 10월 4일, [사설]대형마트 지역과 상생길 모색해야)
또 대형마트의 저렴한 농수산물 가격도 농·어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농수산물 평균가격보다 턱없이 부족한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가격대 맞추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대형소매점 등을 통해 판매되는 쌀은 정부 집계가보다 더 싼 경우도 많았다. '행사미'라는 이름으로 저가에 판매되는 쌀들이다. 일부 농민들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의 대형소매점들이 '미끼 상품'으로 쌀값을 공급가보다 더욱 싼 값에 내놓으면서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매일일보] 2010년 4월 16일, 쌀값 추락 "농사 계속해야 하나" 시름에 젖은 농심)
더군다나 일부 지역에선 생산지임에도 해당 지역의 농수산물을 거의 판매하지 않는 곳까지 등장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5월까지 지역내 대형마트들의 지역생산품과 농·수·축산물 취급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1.9%로 극히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마트 춘천점의 경우 지역 생산품 취급 비율이 4.5%로 다소 높은 반면 나머지 3개 대형 마트들은 0.3∼1.9%를 기록하는 등 지역 생산품들이 대형마트들로부터 소외당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역 농·수·축산물 취급비율은 롯데마트 춘천점 7.3%, 롯데마트 4.4%, 이마트 3.8% 등을 기록했으나 홈플러스 춘천점은 0.5%로 거의 지역 농·수·축산물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강원도민일보] 2012년 7월 13일, 춘천 대형마트에 지역 생산품 없다)
이같은 현상은 생산과 가공·제조 과정이 모두 유통과정인 홈플러스에 기대는 모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홈플러스측에서 제조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PB 상품을 만들어 대체하면 되고, 농수산업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이나 외국산 물건을 비치해 더 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홈플러스의 한마디에 '생산·가공·제조과정'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원치 않더라도 '길들이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나아가 농어민은 입도선매나 농수산물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 탓에 큰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를 메우기 위해 원재료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어 가공·제조업자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과 비례하게 대형마트에서 NB상품이 팔리지 않아 손실이 생기면, 매출을 채우기 위해 상품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상생 주장하는 홈플러스는 '갑', 소비자와 생산자는 '을'

'상생'을 주장하는 홈플러스가 원치 않더라도 거시적으로 내수시장의 물가변동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까지 가진 셈. 또 생산·제조-유통-소비자로 구성된 시장 관계에서 중간자 '유통업자'의 역할이 커짐으로써 '갑'의 역할을 맡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최근 홈플러스 PB 상품 중 △지난해 3월 '알뜰상품 디저트 과일맛 종합캔디'(국제제과)에서는 8mm의 철사가 발견 △지난해 4월 '무안양파&갈릭스낵'(풍전나이스제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 발견 △'표고절편' 이산화황이 기준을 초과 △지난해 8월에는 조미오징어에서 대장균이 검출 △지난해 10월 '고춧가루'(진미농산)에서 식중독균 검출 △지난해 11월 '100% 태양초 고춧가루와 의성마늘로 만든 포기김치'(동화식품)에서 식중독균 발견 △즉석식품 '연어초밥'에서 식중독균 발견 등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PB 상품에 대한 정부측의 제재와 홈플러스측의 대응은 실로 미비하다.
지난해 11월 PB상품이 문제가 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당 상품 '45일간 판매정지 처분'이 전부였고, 홈플러스 측은 PB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와 관계를 끊거나 "부적합 판정된 제품을 구매한 경우 반품해달라"는 말이 전부였다.
당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형마트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해 국민의 불안감이 확산하는데도 판매중지 조치에 그치고 있어 식품위생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PB상품의 특성상 제조사와 유통사가 달라서, 비교적 홈플러스측의 책임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홈플러스가 영국계 기업이므로 정부기관에서도 강경하게 대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소비자는 책임 소지가 불명확한 상품을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셈이다.
미국의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미국 전 지역 300개 이상의 매장과 캐나다와 영국 런던까지 진출한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이다. 이들은 지역 사회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채소·과일·달걀·우유·육류를 가져다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지만,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홀푸드마켓의 비결은 바로 △ 빈곤층의 노동력 착취도 없고 △농민-유통사의 공정거래와 직접 운송도 추진하며 △ 청정 제품만을 엄선에서 판매한다는 점 △ 지역주민과도 상생하는 모습이 소비자에게 믿음을 끌어낸 것이다.
소비자를 속이지도 않았고, 제품에 따른 책임도 지며, 공급자를 배려하는 모습. 시장 속 주체인 생산자·제조자·소비자를 모두 '을'에 입장을 전락시켜버린 홈플러스. 막대한 매출을 기록하는 같은 대형마트치곤,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일 것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9월 18일 화요일

홈플러스 함부로 건드렸다 국제재판소로?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17일자 기사 '홈플러스 함부로 건드렸다 국제재판소로?'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의 거울 (2) 홈플러스-1

홈플러스. 국내 대형할인점 중 최대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는데다가 고객감동브랜드지수(K-CSBI)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전국 145개의 매장을 가진 이마트보다 15개 적은 130개의 매장만으로 이같은 기록을 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더군다나 성장동력도 상당하다. 홈플러스는 1999년 설립이래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동네에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만드는가 하면, 신라호텔과 공동투자로 건설한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블랑제리'를 만들었다. 또 '반값' 열풍에 따라 발생한 소셜커머스 'D-DOWN'까지 열어 지난 8월 중순까지 44만 4,800여 장을 판매해 2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고, 최근 KT와 연계해 통신사 'MVNO'를 선보일 예정이다.

▲ 2012년 7월 13일 홈플러스 분기보고서

홈플러스의 짱짱한 기록 뒤에는 다소 듣기에 불미스러운 기록도 있다. 바로 중소상인·자영업자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간 가장 많이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 1위다.
중소기업청의 'SSM 사업조정 현황'에 따르면, 2009년 2010년 7월 30일까지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한 382건 중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총 점포수 268개)에 대한 신청이 172건이다. 전체의 약 50여 개로 SSM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슈퍼(점포 330개, 사업조정 90건)보다 많다. 수도권에선 롯데슈퍼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훨씬 더 많다.

▲ 홈플러스가 지역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합정점 오픈을 연기한 2일 오전 입점이 예정된 메세나폴리스 앞에 상인들이 걸어둔 반대 현수막이 보이고 있다. 2012.9.2/뉴스1
특히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입점을 두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경기 고양시 일산동구·경기 수원시 권선구 등에서 지역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중 합정동은 재래시장 망원시장의 반경 2.3km 안에 홈플러스 대형마트가 2곳, SSM이 3개다. 그렇기에 이 지역에서 중소 상인들은 홈플러스 불매운동과 입점 반대 서명운동,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앞서 서울시에선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특정날짜에 강제 휴일을 제정한다든가 24시간 업무를 할 수 없게 하는 등의 대형마트·SSM 규제 조례를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명백히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법적 소송으로 이 조례를 무마시키기도 했다.
결국,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44년 전통의 대림시장은 지난달 문을 닫았다. 대림시장 마한헌 상인회장은 지난달 8월 20일 YTN 과의 인터뷰에서 "폐업은 주위에 대형마트들이 많이 생겨서 매출액이 극도로 삭감됐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마트, 홈플러스도 오래됐고, 최근에는 GS까지 들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분쟁지역인 고양 일산터미널점에선 중소기업청의 권고까지 무시하면서 영업을 시작하기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소기업청은 21일 고양 일산터미널점에서 영업을 시작한 홈플러스측에 고양 슈퍼마켓 협동조합이 사업조정을 신청함에 따라 사업을 정지하라고 권고했지만, 무시하고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신규출점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상인 단체의 조정신청이 있으면, 중소기업청은 점포의 영업개시를 일시 정지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고 적시됐으나 무시한 셈이다.
중소기업청 측이 법적 근거는 없지만, 명령·권고의 권한이 있기에 업계에선 다소 이례적인 사건이다.
당시 홈플러스측은 "영업 개시 하루 전날 중소기업청에서 일시정지 권고가 와 손실을 막기 위해 영업을 중단시킬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외국계 기업이다 보니 법적 문제점만 없으면 예정된 사업 진행 일정을 강행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외국계 기업의 횡포라고 꼬집었다.

▲ 2012년 7월 13일 홈플러스 분기보고서

실제로 지난 1999년 5월 삼성물산이 영국계 테스코(THB.H)와 50대 50으로 합작 투자해 삼성테스코를 설립해 운영하던 중, 지난 2011년 7월 1일부로 모든 지분을 테스코 측에 넘겼다. 결국, 100%의 지분은 테스코 측이 가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론스타와 같은 사례로 비추어봤을 때, 함부로 접근했다가 국제재판소로 가는 사태가 날 수 있기에 정부기관에서도 움직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홈플러스측은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은 해당 조례가 원하는 '상생'을 오히려 방해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 13일 와의 인터뷰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나라를 잘살게 하겠다는 애국심에서 비롯했는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협의기구도 없이 무조건 법을 만들어 밀어붙이는 방식의 영업 규제는 문제가 있다"며 오히려 전통시장을 살리겠단 의지며 시행한 조례 개정이 반서민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SSM이 기존 슈퍼마켓보다 2∼5배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며 기존 슈퍼마켓·전통시장 등 자영업자보다 고용률이 높다고 강조했고, 이밖에도 △ 대형마트가 태풍피해로 낙과(落果)나 버려진 배추를 팔아준다는 점, △ 가격도 전통시장보다 저렴하다는 점 등이 서민적인 요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경영운동' 기자 간담회에서도 "(대형마트 규제) 정책이 진정 골목상권과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사회주의, 공산주의에서도 없는 정책"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수많은 여론도 이같은 의견에 동의한다. 특히 가장 큰 화제는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규제한다면 수많은 직원이 길거리로 쫓겨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직원이 안정적인 직원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지난 7월 22일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열린 '대형유통기업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상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70%가 비정규직"이라며 "쉽고 구하고 편하게 자를 수 있는 일자리들만 양산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대형마트 중 대다수 업체는 비정규직을 채용한다. 특히 홈플러스는 '실버채용'을 많이 하는 편인데, 기존 사원의 정년을 60세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를 활용하는데, 일정 나이가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중장년층을 고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꾸어 말하면 고령의 노동자를 저렴한 임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도 없지 않다.
그런가 하면, 대다수의 대형마트 직원들이 겪는 △오랜 시간 서서 일함으로 발생하는 하지정맥류 △ 중량물을 취급해 생긴 근골격계질환 △교체 인원이 부족해 화장실도 쉽사리 가지 못해 발생하는 방광염 등의 직업병이 산재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전통시장은 1,695곳으로 지난 7년 전보다 178곳이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 홈플러스 <윤리행동규범> 중 '지역사회가치'

홈플러스의 '큰바위 얼굴의 꿈'(운영방침)에 따르면, "지역사회 기여 등의 사회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라고 밝혔으며, '윤리행동규범' 상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도와준다"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위 업체의 관점에서 자영업자나 전통시장 내 소상공인을 두고 '어느정도 돈이 있기에 가게까지 운영하는 자'라고 평가하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형 대기업'답게 문어발식 확장을 해 나가면서 수많은 점포를 이끌고 이른바 '상생 운영'을 외치는 사이, 사회 곳곳에선 수십년간 자신의 생계를 꾸려온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안진걸 “홈플러스 합정점 저지, 경제민주화의 상징”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6일자 기사 '안진걸 “홈플러스 합정점 저지, 경제민주화의 상징”'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 “대선 주요 쟁점 될 것”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들이 모두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홈플러스 합정점의 입점 여부가 경제민주화 싸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미 서울 마포구에 4개의 매장(SSM 포함)을 운영 중이지만 4300평에 이르는 합정점의 추가 입점을 준비하면서 지역 상인,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전국 단위 시민단체들이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저지 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 투쟁이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의 실현 여부를 증명하는 상징적 싸움이라고 역설했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구 주민대책위’ 운영위원인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2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마포 대책위를 넘어 경제민주화시민연대(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 전국 단위의 시민단체가 이 싸움에 동참했다”며 “이 곳이 1% 재벌경제에서 모두를 위한 경제로 바꾸는 경제민주화 싸움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이번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와 상생이 화두인데 대형마트 확장은 재벌 대기업의 탐욕, 불법, 특혜의 상징”이라며 “중소상인과 서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형마트 확대는 중소기업, 중소상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모두 죽이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순환출자 금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생계와 더 밀접한 민생고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홈플러스 합정점이 입점하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제민주화 정책도 힘을 잃는다”며 박  시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가 의뢰한 한누리 창업 연구소의 상권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 합정점이 입점할 경우 2.4km 반경 내에 홈플러스 매장이 5개로 늘어나고, 반경 500m 이내 관련 점포의 매출이 3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안 팀장은 이 문제가 대선 경제정책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팀장은 “국민들은 극단적인 민생고와 심각한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기업의 탐욕을 막지 못하면 전세계적 자살율 1위, 출산율 꼴찌, 노인 빈곤율 1위라는 한국의 현실은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안 팀장은 “중소상인과 골목 상권을 지켜 내수경제를 살려내는 것이 지속 가능한 한국경제를 만드는 길”이라며 국민 대다수가 이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참여연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4%가 SSM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규제를 찬성했고, 74.5%가 대형마트 의무휴무 제도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7월22일 하루 동안 자동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3.1%P, 95% 신뢰구간)
이와 함께 안 팀장은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을 규제하기 법 개정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팀장은 “전국에 대형마트가 500여 개, SSM이 1000여 개가 진출해 있다”며 “대형마트의 추가 입점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제’로 유통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팀장은 이어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들 간에 갈등이 있을 시 중소기업청이 내릴 수 있는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강제사항으로 바꾸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총진법(상생법)의 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2012년 8월 19일 일요일

"마포구가 대형마트 홈플러스구인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18일자 기사 '"마포구가 대형마트 홈플러스구인가"'를 퍼왔습니다.
서울 합정점 입점 앞두고 상인들 반발 고조, 마포구내 홈플러스만 5개에 달해

 
▲ 18일 지역 중소상인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건물 앞에 '입점 반대' 펼침말이 걸려 있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이곳 지하 2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 이주영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이 장사를 접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8월 말로 예정된 홈플러스 합정점(이하 합정점) 개점을 온 몸으로 막겠다며 지난 10일부터 이곳에서 상주하기 시작했다.

돈벌이를 중단하고 거리로 나설 정도로 합정점 개점은 상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합정점이 들어서면 마포구 안에만 홈플러스(대형마트․SSM 포함)가 5개나 생기게 된다. 

망원시장 인근에 홈플러스 3개... "마포구가 홈플러스구인가"

특히 망원·월드컵시장 반경 2.3킬로미터(km) 안에는 상암동 홈플러스, 망원동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합해 홈플러스가 모두 3개다. 새로 들어올 합정점과 망원시장의 거리는 불과 670미터, 버스 1~2정거장 차이다. 홈플러스에 '포위'되는 셈이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마포구가 홈플러스구인가"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상인들은 합정점 마저 들어서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반발한다. 실제로 합정점 입점 이후 인근 중소상점의 매출이 하락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서울시의 의뢰로 진행된 한누리창업연구소의 상권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합정점 입점 이후 반경 500미터 이내 슈퍼·편의점 등 140개 점포와 가공식품·농축수산 식품 판매점 69개 점포의 평균 영업이익 감소율이 66.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우려한 마포구와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지역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왔다. 마포구는 올 1월 '유통기업 상생발전회'를 열어 합정점 입점 철회 권고를 의결했다. 서울시의회는 7월 합정점 입점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놨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으로부터 1킬로미터(km)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마포구의회도 2011년 4월 관련 조례제정을 공포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2011년 1월에 영업 허가를 받았다. 조례 제정 3개월 전에 허가를 받았으므로 시장으로부터 1킬로미터(km) 이내에 위치할 합정점 입점은 합법이라는 뜻이다.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마포구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되기 직전에 재빨리 등록을 신청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비판한다.

"덥고 비오면 손님들 대형마트 가게 마련, 법적으로 영업규제 해야"

▲ 18일 지역 중소상인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건물 앞에 '입점 반대' 펼침막들이 걸려 있다. ⓒ 이주영

중소기업청도 중소상인 보호 문제에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홈플러스 측에 사업개시일시정지를 권고하고, 3차례 자율조정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조율 없이 끝났다. 홈플러스 측이 전혀 미동을 보이지 않자, 상인 측에서는 지난 7월 마지막 자율조정회의 이후 중소기업청에 타협안을 통보했다. 

상인들이 내놓은 타협안은 두 가지다. 합정점의 면적 50%를 IT 업체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매장 면적 100% 전체를 사용하되 식료품·생선·정육 등의 1차 식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홈플러스 측에서는 수용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정점 입점저지 마포주민 대책위원회 소속 서정래 실무팀장은 "입점철회에서 한 걸음 물러나 타협안을 제시했는데도 홈플러스 측은 이를 묵살하고 있다"며 "중소상인들에게 전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망원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채아무개(44)씨는 "합정점 입점을 앞두고 시장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상인들 걱정들이 대단하다"며 "가게에 목숨을 걸고 자식들을 키우고 있는데 장사 이익이 줄어들어 생활이 버거워질까봐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구·시·국회의원이 다 나서도 홈플러스는 계속 '무반응'일 뿐"이라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내부 ⓒ 이주영

채씨는 "상인들이 시장 문화 개선을 위해 아케이드 설치 등의 노력을 해도 법적 규제 없이는 소용없다"며 "덥고 비오면 손님들은 장보기 편한 대형마트로 가게 마련이다, 법적으로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해줘야만 손님들의 발길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합정점, 정상적인 절차 밟았다"



홈플러스 측은 지금 당장은 문을 열지 않겠다며 한 발짝 물러난 상태지만, 합법적으로 사업을 승인받은 만큼 입점을 무산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부터 합정점 입점을 위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며 "입정 예정일은 잠정적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상인들은 오는 19일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대규모집회를 열고 삭발투쟁 등을 진행, 합정점 입점 철회를 다시 한 번 촉구할 예정이다.

이주영(imjuice)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궁지몰린 대형마트, 소비자 서명운동 조작 논란


이글은 뉴시스 2012-02-29일자 기사 '궁지몰린 대형마트, 소비자 서명운동 조작 논란'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다산플라자 앞에서 열린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 휴업 조례 발의' 기자회견에서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suncho21@newsis.com 2012-02-15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영업시간 규제에 반대하는 '소비자 서명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벌어진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반대하는 100만 소비자운동이 자발적인 것이 아닌 대형마트들의 조작극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통합진보당이 공개한 대형마트의 '100만 소비자 서명운동' 내부자료에는 "자발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입점업체 관계자 1명을 선정하라"는 지침이 포함돼 있다.

서명운동 목적은 '지자체가 조례 개정시 강제 휴무일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하고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라고 적시하고 있다.

또 서명운동 목표로 대형마트는 2600명, 슈퍼마켓은 200명을 할당했으며, 세부적으로 서명운동 실시를 위한 부스, 포스터, X배너, 어깨띠 등을 준비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관련 진행 사항 일체는 입점업체 소상인협회서 주관함에 따라 당사 점포가 전면에 나서는 오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부분도 있다. 

이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들이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서명을 가장한 여론 호도작업을 조직적으로 벌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서명운동 부스와 포스터를 철수한 상태다. 내부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내달 1일까지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심야영업을 제한하고 한 달에 1~2회 강제로 쉬게 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강력하게 반발해 헌법 소원를 제기하는 한편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날선 비판도 서슴치 않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이 대부분 한달 1~2회 강제휴무를 주말로 지정하면서 대형마트들은 다급해진 모습이다.

대형마트의 주말 매출(토요일 20%, 일요일 23%)은 평일(월~금 각 11.5%)의 두 배에 달하는데, 일요일 2일 휴무가 실시되면 한 달 매출의 약 15%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관련해 "한국경제가 겉은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것처럼 파랗지만 잘라보면 속은 빨갛다"며 "거꾸로 싼 것을 사먹지 못하는 반서민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역사적으로 나중에 가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심판받을 것"이라고 규제 정책에 대한 강도높게 비판했다. 

홈플러스는 전국 125개 점포 가운데 70개 점포가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어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