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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5일자 기사 '"엘리베이터 못 타고 휴게실도 못쓰게 해요"'를 퍼왔습니다.
[헌법 위의 이마트 그 후④] '이마트 사태'에 비친 서비스유통업의 이면

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3월 5일 신세계 이마트(E-Mart)가 불법파견 상태였던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해진 조치로, 그 밑바탕에는 유통업 내 고질적인 불법파견 고용구조의 전형적인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SSM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도 이마트와 유사한 고용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드러난 불법파견 사내하도급 활용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신세계 이마트뿐 아니라 유통업체 모두 고용구조를 '직영사원'(원청 정규직, 비정규직)과 '비직영사원'(사내하도급 직원, 입점협력업체 직원, 개인사업자 형태 전문판매 직원 등)으로 구분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은 사내하도급 직원 이외에도 제조업 식품이나 공산품 등을 판매하는 입점협력업체 및 판매전문사원까지 포함할 경우 비직영사원의 비율이 80%나 된다. 문제는 다양한 비직영사원의 노동인권이 심각할 정도로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뿐일까?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

▲ 주요 유통채널 고용구조와 고용관계 형태 ⓒ 고정미

현재 유통업은 '원청'(갑)의 '하청'(을) 직원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입점협력업체 직원의 ▲ 근무형태(휴일휴가, 근로시간, 휴게시간) ▲ 인사채용(면접) ▲ 작업배치·변경 결정 ▲ 업무 지시·감독·평가 등 거의 모든 근로조건에 부당개입하고 있다. 심지어 협력업체 직원의 ▲ 매장 인원 교체 ▲ 임산부 교체 ▲ 여성 직원 술자리 참석 강요 ▲ 다른 매장 업무 지시 ▲ 연장영업 강요 ▲ 자사 카드 할당까지 한다. 한 백화점 식품 판매 사원의 말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패밀리 카드(신용카드, 포인트 카드) 할당을 배정해요. 평균 2, 3개 이상 자사 포인트카드 할당량이 각 매장에 암묵적으로 배정된다고 보면 돼요. 우리 매장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가장 먼저 휴무 사용에 압력이 들어와요. 횡포도 이런 횡포가 없어요."

실제로 백화점이나 할인점 원청 관리자와 협력업체 직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그 업체는 암묵적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직간접적인 불합리한 처우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매장을 찾는 고객의 접근성이 낮은 장소인 구석 자리에 협력업체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협력업체 인사이동(로테이션) 시에는 새로 배치된 직원 거부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비스유통업 현장의 불합리함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저희는 아예 주말이라는 개념은 없어요. 휴가도 토요일, 일요일 끼어가는 것도 힘들어요. 그리고 직영사원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우리(입점협력업체)는 몇 개 층이 같이 사용해요. 집중 영업시간인 오후 3시부터 6시에는 아예 휴게실도 사용 못 하게 잠가놓아요."(아울렛 매장 의류 판매사원)

"동료 사원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정말 동료 사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단을 이용해요. 또 면세점 스케줄 터치(관리), 매장에도 브랜드 PC 설치도 잘 못 하게 해요. 뭐하나 진행하려면 정말 '갑'에 잘 보여야 해요."(면세점 화장품 판매사원)

심지어 기업 매출을 위해서라며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집중영업시간이라는 명목으로 휴게실조차 폐쇄하고 있다. A업체는 몇 년 전 매장 화장실 청소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강제했는데, 청소 상태가 엉망이라며 3일 동안 해당 화장실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묵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빅6' 유통업 성장의 이면에는 저임금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의 착취가 감추어져 있었다.

정부 조사에도 은폐·누락된 사내하도급 규모의 진실은?

신세계를 비롯한 롯데, 현대, 홈플러스, 이랜드, 농협유통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조사된 (노동부 300인 이상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그 규모를 축소, 누락하여 보고했다. 

이는 최근 스스로 밝힌 사내하도급 규모와 비교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0년 유통업체 하도급노동자 수는 신세계 백화점 1900명, 이마트 0명, 롯데백화점 6500명, 롯데마트 0명, 홈플러스 1600명, 현대백화점 2500명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최근 각 언론사에 기업들이 밝힌 하도급노동자 수는 이마트 1만9000명, 롯데백화점 9000명, 롯데마트 5700명, 홈플러스 4000명, 현대백화점 2000명이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판촉판매 및 상품 진열 등 불법파견 이외에도 청소, 경비, 주차, 시설, 안내, 카드 등의 사내하도급 규모(9천 명)도 가장 많다. 이마트는 사내하도급 비율이 61~64%로, 다른 할인점(홈플러스 38%, 롯데마트 47% 수준)에 비해 14~26% 정도 많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마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신세계 그룹은 자사 백화점, 아울렛(첼시), 에브리데이리테일(SSM) 등은 왜 언급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서비스유통업

▲ 주요 대형 유통업체 사내하도급 규모 추정 ⓒ 고정미

이마트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유통업체와 다른 산업-업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세계 이마트 사례는 우리나라 유통업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고용관계의 전형이다. 즉, 이마트에서 드러난 불법과 탈법적 관행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재 다양한 유통 채널별 파트타임과 사내하도급 규모, 특히 입점협력업체 종사자의 규모는 기업 스스로 공시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신세계 이마트 사건을 계기로 유통업 전반의 불법파견 및 사내하도급, 협력업체 종사자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고용노동부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가 규모를 축소 및 누락 보고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규제와 협력업체 부당행위에 대한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법제도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두 비정규직 해결을 주요 노동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제는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유통과 서비스산업 전반의 비정규직과 고용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끝으로 현재 신세계 이마트 이외에 다른 유통업체들은 극히 일부(롯데마트 1천 명)를 제외하고는 불법파견과 사내하도급 문제와 관련하여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대형유통업체들은 이마트와 비슷한 형태로 다차원적인 고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규모가 제조업 자동차 '빅4'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 사내하도급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주요 유통업체들은 사내하도급 직영화(정규직)와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그네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윤리경영에서 이야기하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김종진 기자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김종진(chaplin)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8일자 기사 '신세계 이마트, 불법·차별·미지급… ‘노동법 위반 종합세트’'를 퍼왔습니다.

ㆍ노동부 “부당노동행위는 수사 중”… 추가 압수수색ㆍ야당 “롯데마트·홈플러스도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신세계 이마트의 불법행위는 ‘노동법 위반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웠다.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시간제근로자 차별, 1억여원 수당 미지급, 임신 중 여성근로자 보호 조항 위반, 안전시설 미설치 등 다양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이다.

노동부는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수사팀을 보강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17일부터 두 차례나 기간을 연장하며 이마트 본사와 24개 지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날까지 3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46명을 소환조사했다. 

감독 결과 이마트가 사실상 전 지점에서 판매부문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4개 지점 중 여주물류센터 한 곳을 제외한 23개 지점에서 1978명의 판매분야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사실상 불법파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978명을 불법파견한 사내하청 업체는 8개에 불과해 한 업체가 3~4개 지점을 맡아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내하청 업체의 현장 대리인이 판매사원들을 채용하고 관리했지만 실질적인 업무지시는 원청(이마트)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1978명의 직접고용을 지시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97억8000만원(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은 이마트 다른 지점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자율적 시정명령을 내린 뒤 추후에 직접고용 등 시정 여부를 점검해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그러나 다른 분야 사내하청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청소·주차·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업무가 분리돼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으며, 마트 안에서 상품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납품업체(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도 “파견법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판매도급 이외의 협력업체 사원 등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 조사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며 다른 지점에 대한 적극적 시정명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은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마트 6476명, 현대백화점 2480명, 홈플러스 1638명 등 나머지 대형 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근로자 1만3000명에 대해서도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차별하고 있었다. 기간제법은 단시간 근로자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감독 결과 이마트 147개 전 지점에서 1370명의 파트타임 캐셔들에게 풀타임으로 일하는 정규직에 비해 성과급 및 복리후생비 8억1500만원을 적게 지급하며 차별하고 있었다. 노동부는 이들에 대한 차별 시정을 지시하고, 불응 시 노동위원회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580명의 직원에게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 연장근로가산수당 등 1억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점 등 22개 지점에서 안전통로·난간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실도 적발됐다. 

임신부 등 여성근로자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신부에게 연장근로를 시키고, 노동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고,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해 노조 설립을 막고 노조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를 게시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신세계그룹 본사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 공문을 보내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연차 사용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허가된 복장 이외의 조끼나 머리띠를 착용하지 못하게 하며, 사내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으로 취업규칙 개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계열사는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2월 9일 목요일

[사설]점점 거세지는 벼랑 끝 영세상인들의 몸부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8일자 사설 '[사설]점점 거세지는 벼랑 끝 영세상인들의 몸부림'을 퍼왔습니다.
전국 시장상인들의 단체인 전국상인연합회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실력 행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최근 대형마트나 SSM 진출로 인한 위협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부산 롯데마트 입점 지역 등 전국 5곳을 ‘우선주의 대상’으로 분류한 뒤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 연대할 수 있도록 대비키로 했다. 이들 지역에서 곧 대규모 집회도 열 예정이라고 한다.

자영업자들의 연합체라 할 수 있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유권자시민행동은 이번 주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면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결제를 20일부터 영업현장에서 거부키로 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15일부터 대기업 계열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해지 운동을 벌이기로 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SSM으로 직접 피해를 보게 된 주변 상인들이 개점 저지에 나선 경우는 많지만 전국 단위의 상인단체가 조직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카드 수수료 문제도 그동안에는 결의대회 등을 통해 카드업계에 수수료 인하를 호소하는 식의 행사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올 들어 결제 거부·가맹점 해지 등 실력 행사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경기침체는 가속화하면서 영세상인들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마트와 SSM으로 인한 골목상권 붕괴는 지난해 유통법 등의 개정으로 돌파구가 마련되는가 싶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지자체가 영업시간 제한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형유통사들의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의 경우 카드업계가 대기업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는 즉각 응하면서도 힘없는 영세·중소가맹점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대형마트·SSM과 카드 수수료 문제는 서로 연관성이 없지만 힘의 논리에 의해 방치돼 영세상인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어제오늘 불거진 사안이 아님에도 정부나 정치권의 갈등조정 노력은 다분히 형식적이어서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이 생업을 팽개치고 길거리로 나서고 힘으로 실력 행사를 하도록 사실상 방조하는 꼴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