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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4일 수요일

KBS운전노동자 파업에 "직장폐쇄" 압박까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3일자 기사 'KBS운전노동자 파업에 "직장폐쇄" 압박까지'를 퍼왔습니다.
KBS손자회사, 열악한 처우개선 요구에 '법적조치' 공문
KBS 차량 운전노동자들이 5.4%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KBS 손자회사'인 방송차량서비스 측이 운전노동자들에게 "집회 및 파업을 계속할 시에는 직장폐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분회장 이향복)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최저임금 극빈생활 탈출'을 내걸고 2차 전국상경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언론노조



전국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회장 이향복, 이하 KBS분회)는 임금인상 5.4% 등을 내걸고 지난달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KBS 차량운전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46세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최저임금 또는 그에 미치지도 못하는 임금을 받아왔기 때문에 '극빈생활 탈출'을 위해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KBS분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입사 8년차의 실수령액은 약 138만원이다. KBS 차량운전 노동자들은 KBS가 100% 출자해 설립한 KBS비즈니스가 또다시 100% 출자한 (주)방송차량서비스에 소속된 직원들이다. 쉽게 말하면 'KBS 손자회사' 직원들이다.
사실상 원청인 KBS가 "손자회사의 문제일 뿐"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방송차량서비스 측은 파업 돌입 이후에도 KBS분회의 5.4% 인상요구에 턱없이 못미치는 금액만을 제시해 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방송차량서비스는 KBS분회 파업 36일째인 지난 22일 "대기실 및 숙직실 무단점거에 대해 신속히 원상복구해 주시기 바라며, 집회 및 파업을 계속할 시에는 회사에서도 직장 폐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KBS분회 측에 보냈다.
방송차량서비스는 "업무공간인 대기실을 귀 조합의 집회 대기공간으로 활용 및 24시 야간 근무조의 숙직실을 무단점거함으로써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기실 내 앰프사용으로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3월 18일 이후 계속되는 집회 및 파업 등으로 인해, 도급사의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도급계약 미이행에 따른 금전적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향복 KBS분회장은 23일 "파업 도중에 대기실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무단점거라고 하니 황당하다"며 "회사측은 우리가 야간 근무조의 숙직실을 무단점거했다고 하는데, 야간 근무하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끔 다 배려해 줬다"고 반박했다. 박은열 방송차량서비스 사장은 23일 (미디어스)의 취재요청에 "나랑 꼭 통화를 해야 하느냐?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KBS분회의 '임금인상' 투쟁에 대해 회사측에서 '직장폐쇄'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차량서비스는 지난해 12월 14일 KBS분회 서울조합원 파업과 17일 전국총회 이후 공문을 보내 "총회 이후 발생되는 총파업 등에 대해 도급계약서 제14조(계약의 해지) 사유에 의해 발생되는 제반 모든 사항은 귀 노조에 책임이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KBS분회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던 2007년 10월 당시에는 KBS가 직접 방송차량서비스 측에 공문을 보내 "귀사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KBS 차량운행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며 "만약 10월 18일까지 차량운행 업무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KBS방송차량 위탁업무계약에 의거해 귀사와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음을 통보한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내일(2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비정규직 처우개선 요구에 직장폐쇄 협박 KBS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9월 6일 목요일

SJM, 용역투입·직장폐쇄 4월부터 준비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05일자 기사 'SJM, 용역투입·직장폐쇄 4월부터 준비했다'를 퍼왔습니다.
컨택터스, 견적서 보내.. “민중의소리 기사보고 연락” 허위주장도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정문 너머로 규탄 집회가 마무리되자 공장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용역들의 모습이 보인다.

무차별 용역폭력으로 문제가 됐던 (주)SJM이 임단협이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컨택터스와 견적서를 주고 받으며 직장폐쇄와 용역투입을 사전에 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사측의 노무관리 담당인 민흥기 이사는 지난달 2일 SJM공장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은수미·장하나·진선미 의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7월 23일 인터넷을 통해 용역업체인 컨택터스를 알게 됐고, 25일 용역 동원계약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SJM은 지난 4월 24일 컨택터스로부터 견적서를 받았고, 이후 7월 24일 계약을 맺었다. “7월 인터넷을 통해 컨택터스를 알게 됐다”고 말한 민 이사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

SJM이 임단협이 막 시작된 4월에 컨택터스로부터 견적서를 받았다는 것은 사측이 이미 이 때부터 용역투입과 직장폐쇄 등의 사태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JM 사측이 고의로 노사교섭을 해태하거나 파국으로 몰고가 파업이나 직장폐쇄 사태를 유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노조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특히 SJM 노사관계는 수년간 거의 갈등이 없어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이 역시 허위이거나 사후조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사측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컨택터스가 ‘SJM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는 내용의 본지 기사를 보고 SJM에 먼저 연락을 했고, 24일 견적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본지에서는 7월 27일 SJM 폭력사태 이전 SJM 노사관계와 관련한 기사를 보도한 바 없어, 결과적으로 컨택터스와 SJM 양쪽 또는 한쪽이 경찰에 허위진술을 한 것이다. 

SJM과 컨택터스가 폭력사태 후 수사에 대비에 말 맞추기를 했을 가능성도 점쳐져 차후 경찰 수사에서 추가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SJM지회 정준위 부지회장은 “사측이 자신의 책임을 덜기 위해 거짓말을 하려한 것 같다”며 “임단협이 진행될 시기에 용역계약을 했다니 분명 계획적으로 용역침탈을 준비한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SJM 사측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SJM은 지난 7월 27일 직장폐쇄와 함께 용역업체 직원 200여명을 안산 SJM공장에 투입해 폭력을 휘둘렀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원 5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용역폭력 막을 방법은 결국 '법', "컨택터스 국회로..."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16일자 기사 '용역폭력 막을 방법은 결국 '법', "컨택터스 국회로..."'를 퍼왔습니다.
[현장] 공격적 직장폐쇄 및 용역침탈 대책 토론회

"노사분규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러한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일부 고소득 노동조합이 정치적 파업을 일으키는 것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또 다시 노동조합의 파업 문제를 거론했다. 올해만 세 번째다. 파업을 벌이는 '일부 고소득 노조'가 어디인지, 어떤 점이 '정치적'인지는 설명하지 않은 채 비난만 반복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경비용역업체의 폭력에 "공권력의 민영화", "반헌법적 민간군사업체"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전혀 언급이 없었다.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격적 직장폐쇄 및 용역침탈 대책 토론회'에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 토론회장에는 살인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과 처참하게 부상당한 노동자들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 권우성

이와 관련해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공격적 직장폐쇄 및 용역침탈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노조파업에 대해서는 말했지만 국민을 떨게 한 용역 폭력집단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말로 저 폭력집단이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직접 도와주거나 뒤를 봐주는 건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계속된 발언이 결국 폭력 용역업체들을 돕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에 투입된 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을 촉발한 원인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또 이 사건으로 현재 정치권에서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최근 3~4년 동안 반복된 '노조 무력화' 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과,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를 제한 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 SJM공장 배치된 '컨택터스' 지난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방패를 들고 공장앞에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자동차 부품업체 노조파괴, 기획된 것인지 조사한다"

은수미 의원은 이날 토론에 앞서 "SJM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킨 컨택터스는 국회 의정활동을 부정하고 입법권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글을 올렸다"며 "민주통합당과 환경노동위원회를 넘어서 국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력행위가 논란이 되자 컨택터스가 "은수미 의원은 '국회 입법권' 운운하면 어색하다, 자신을 지엄하게 보이도록 국회 권위를 사적으로 오남용하고 있다"며 자사 누리집에 올린 글을 지적한 것이다.

컨택터스는 "이번 사건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 의해 국회가 점령당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그들의 사악한 의도와 이에 장단 맞추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언론의 부화뇌동에 의해 사태가 악화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까불이' 기자들에게 참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주고 싶다"며 새 매체 창간계획을 내놓거나 "'종북' 세력들을 그대로 두면 직장은 없어지고 삶의 기반이 허물어질 것이라는 절체절명의 국민적 위기의식에 부응하여 제4노총, '우리노총'을 출범한다"는 등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 권우성

은 의원은 또 "현재 경비업법과 노조법으로는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다. 노조법에 사용자가 폭력을 사용한 공격적 직장폐쇄를 하지 못하게 처벌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역 폭력사태는 에스제이엠뿐 아니라 쌍용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지난 3~4년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자동차 관련 업체가 집중공격 당하고 있다"며 "그 원청업체가 어디인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러한 노조파괴와 폭력이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그 부분도 지속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불법적으로 직장폐쇄를 실시하고 노동자들을 선별적으로 복귀시켜 민주노조를 말살하는 시스템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이 문제는 몇 개 특정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용역이 투입된 현장에서 발생한 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조합원이나 철거민은 많지만 같은 사안으로 경비업체 직원이 처벌 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각 지방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 주요 파업·철거 현장에서 노동자·철거민은 3832명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기소된 반면 용역경비·회사 측은 116명만 기소됐다. 용역경비나 회사 측은 전원 불구속 기소됐고,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았다. 장하나 의원은 "법 제도가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폭력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폭력 관련 법안으로 우선 처벌해야"

▲ 서기호 통합진보당 의원. ⓒ 권우성

서기호 통합진보당 의원은 "판사 재임 시절 노조가 파업을 해서 업무방해로 재판을 받는 경우는 봤지만, 사용자나 경비용역업체 재판을 해본 적은 없다"며 "국회의원이 되지 않았다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비업법과 노조법을 개정해 폭력을 막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의 법률로도 이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컨택터스의 폭력은 명백히 집단 폭력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3조에 따르면 "단체나 다중의 위력이나 단체나 집단을 가장하여 위력을 행사 한 경우"와 "흉기나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폭력을 행한 경우 최소 2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주로 조직폭력배들이 벌인 폭력사태에 적용되는 법률이다. 서 의원은 "집단이 흉기 같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벌인 폭력행위에 경비업법 같은 낮은 처벌 조항을 적용한다면 자본의 폭력행위를 비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 ⓒ 권우성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은 "노동부가 얼마 전 에스제이엠(SJM) 노조의 파업이 합법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래서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건 불법이라고 했는데 여기에 직장폐쇄에 대한 입장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법파업에다가 단 하루도 전면파업을 하지 않았는데 직장폐쇄는 정당할 수 없다"며 "'민간군사조직'이 헌법이 부여한 권리 위에 군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열리면 컨택터스를 불러 반헌법적 민간군사조직이 어떻게 허가를 받고,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었는지 따져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은 "컨택터스가 에스제이엠에 투입된 지난 7월 27일 새벽, 이 땅에는 법이 없었다. 법과 질서를 이야기하는 공권력이 없고 '사권력'만 있었다"며 "폭력을 사고 파는 게 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자본이 폭력을 구매하고 공권력은 그것을 방조했다"고 분노했다. 그는 "최근 공격적 직장폐쇄를 통한 민주노조 파괴가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노조와 정의와 양심을 지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조 무력화 공식은 사측의 테러"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격적 직장폐쇄 및 용역침탈 대책 토론회'가 민주통합당 은수미·장하나 의원실, 통합진보당 심상정·서기호 의원실, 금속노조 주최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연이은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는) 법적 개념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공격적 직장폐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 변호사는 우선 직장폐쇄의 개념을 다시 정리했다. 지난 9일 "직장폐쇄는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응하는 사용자측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경총의 주장과 달리 김 변호사는 "직장폐쇄는 사용자의 대응수단이 아니라 '조업 중단'"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 등 쟁의행위는 곧 '임금 노동 거부'인 만큼, 직장폐쇄의 목적은 사용자가 쟁의 중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직장폐쇄는 사측이 농성 중인 노조를 사업장에서 몰아내거나, 파업 참가자와 불참자를 분리시켜 갈등을 일으키는 수단으로도 쓰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의 직장폐쇄가 '공격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다.

김 변호사는 사용자의 '공격적 직장폐쇄를 막고, 나아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정당히 행사하기 위해 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이 함께 추진 중인 '노동조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소개했다. 개정안에는 직장폐쇄는 쟁의행위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쟁의불참자들은 조업할 수 있게 하는 부분적 직장폐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노조가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면 사측이 반드시 직장폐쇄를 해제하고, 경비용역 등 외부인력이 함부로 개입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조합에 대한 테러적 공격의 문제점과 대응'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경비업 개정도 중요하지만 테러·공포 정치를 사라지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쟁점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습적 직장폐쇄 공고 → 용역깡패 투입, 공장진입 봉쇄 → 임시직 채용·대체인력 투입 → 노조 간부에 대한 가압류·고소고발 → 선별 복귀 → 기업노조 건설과 어용 집행부 구성·기존 노조 간부 징계와 단협 해지'라는 '노조 무력화 공식'을 제시하며 "이러한 전방위적 공세는 테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안 연구위원은 "지난 2009년 쌍용차는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노동자를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눠 내부 갈등을 키웠고, 이후 친회사성향 노조가 들어서면서 사측이 '노조 흔들기'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조 전임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타임오프제,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복수노조 설립·교섭창구 단일화 실시도 한몫했다"며 "여기에 경비업체의 폭력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지부·지회들이 하나둘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 지난 2009년 6월 27일 오후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노조원들이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쇠파이프, 대나무, 소화기 등으로 무장한 회사측 용역들이 노조원들을 향해 몰려오고 있다. ⓒ 권우성

결론은 법 개정... "노조법 개정에 대응 못했다"

노무사 출신인 은수미 의원실에 김철희 보좌관은 "이번 에스제이엠 사태가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건 오직 국가만이 폭력을 보유할 수 있다는 사고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간 확산된 반인권적 노무관리의 관행과 그 이면에서 성장한 폭력사업이 조우해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발생한 폭력을 국가가 방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보좌관은 또 "이번 사태에 경찰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 수 있는 문건이 나왔는데, '마찰 없이 상황 진행 시', '노조원 2~3명 등 소수인원의 폭력 발생시', '다수의 노조원이 정문 진입시도 등 용역과 마찰 발생 시'로 나눠 있었다"며 "경찰이 용역에 의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노조의 대응만을 가지고 행동계획을 세웠다는 것은 경찰의 의식에 얼마나 큰 문제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16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7일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에스제이엠에 투입되는 것과 관련해 '120727 SJM 직장폐쇄에 따른 노조 반발 관련 경비대책'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관할서인 안산단원경찰서가 작성한 이 문건은 김 보좌관이 언급한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각 시나리오마다 경찰병력 이동과 극렬행위자 검거계획 및 공장 주변 병력 배치가 첨부돼 있지만 폭력을 사용하는 조합원을 검거하라는 지시만 있을 뿐, 용역들의 폭력에 대비한 지침은 없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인섭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공격적 직장폐쇄가 연달아 발생하는 데에는 "법적으로 (공격적 직장폐쇄가) 가능하다고 오래 전에 판결을 내린 법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1991년 대법원은 '적법한 직장폐쇄라면, 사용자가 사업장을 점거 중인 근로자들의 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판례를 만들었다. 이 판례로 직장폐쇄 후 노조 조합원들을 강제로 몰아내는 게 법적으로 정당해졌다. 정 교수는 "법률을 바꾸는 게 현실적이지만, 법원이 (바뀐 법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김기덕 변호사도 법리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판사들이 법리를 몰라서 그런(직장폐쇄 허용 등 노조에 불리한) 판결을 하는 게 아니"라며 "쟁의권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현실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개시하면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는 법 조항 자체로만 바라봐야 한다"며 "거기에 대항성, 방어성 등 (사측의 직장폐쇄를 정당화하는) 요건을 따지는 건 소설쓰기"라고 비판했다. 현행 노조법에는 직장폐쇄와 관련해 김 변호사가 언급한 규정을 제외하고 어떠한 제한 사안이 없다.

▲ 용역과 경찰의 관계는? 지난 2009년 6월 27일 오후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점거농성중인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쇠파이프, 각목 등으로 무장한 사측 직원과 용역직원들 사이에서 경찰 지휘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김 변호사는 금속노조에게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공격적 직장폐쇄에서 폭력사태, 노조 파괴 등 문제점이 불거진 것은 2010년 이후 일이다. 과거에도 직장폐쇄는 있었지만 2010년 타임오프제, 2011년 복수노조 실시, 교섭창구 단일화가 시행되는 흐름속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뀌는 조건에 노동조합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개정 노조법이 문제라면 적극적으로 법 개정을 추진해야 했고, 동시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금속노조는 한 마리 토끼도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의 연이은 사법계 비판에 판사 출신 서기호 의원은 "판사들의 고민이 적고, 시야가 좁은 현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법원의 판례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에 "부끄럽지만 저도 그랬고, 판사들이 헌법의 가치를 기준으로 법률을 검토하고 재판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판사 시절에 노동자들을 만난 경험이 없을 만큼 법조계·기업인 중심으로 판사들의 인맥이 만들어진다"며 "부끄럽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하며 법원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우성(kws21)
최지용(endofwinter)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경찰 SJM 대책, 노조원 안전보다 진압이 우선이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6일자 기사 '경찰 SJM 대책, 노조원 안전보다 진압이 우선이었다'를 퍼왔습니다.

경찰이 지난달 27일 발생한 경비용역의 SJM 노조원 폭력사태 당시 노조원들의 회사 진입을 봉쇄하는 내용의 사전 진압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그러나 경비용역의 진입에 따른 노조원들과의 충돌에 대한 안전대책은 없었다. 노조 진압계획을 앞세우다 정작 중요한 노동자 안전은 무시한 셈이다.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120727 SJM 직장폐쇄에 따른 노조 반발 관련 경비대책’을 보면 경찰은 SJM 노조원들이 직장폐쇄에 반발해 공장으로 진입할 상황에 대비한 사전 계획을 수립했다.

관할서인 안산단원경찰서가 작성한 이 문건은 ‘마찰 없이 상황 진행 시’ ‘노조원 2~3명 등 소수인원의 폭력 발생 시’ ‘다수의 노조원이 정문 진입시도 등 용역과의 마찰 발생 시’라는 3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각 시나리오마다 경찰병력 이동과 극렬행위자 검거계획 및 공장 주변 병력 배치가 첨부돼 있다. 대책에는 노조원들에 대해 사전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도로 점거·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노조원을 현장에서 검거하라는 지시가 포함돼 있다.

이 문건은 SJM이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에 직장폐쇄를 신고한 뒤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경비용역이 공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행위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경찰청 감찰 관계자는 “SJM 측이 ‘용역이 공장에 진입할 새벽 시간에는 야간작업을 마친 근무자들이 모두 퇴근한다’고 말해 폭력사태가 없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등한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SJM은 노사협상이 결렬돼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용역과 노조원의 충돌 가능성이 컸다. 실제 폭력사태도 경찰이 우려한 노조원들의 공장 진입이 아니라 경비용역의 공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했다.

김현 의원 측은 “용역이 공장에 진입하면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조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경찰이 노조의 반발을 제지할 계획만 세워놓고 용역의 폭력은 사실상 방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노조원이 공장 내부에 상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않고 경비계획을 세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7일 SJM 폭력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이 현장에서 용역업체의 폭력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며 안산단원서장과 경비·정보과장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박홍두 기자 acha@kyunghyang.com

2012년 8월 15일 수요일

SJM 제2노조 설립에 SNS '들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14일자 기사 'SJM 제2노조 설립에 SNS '들썩''을 퍼왔습니다.
'노조 무력화 시나리오', 직장폐쇄→용역투입→어용노조 설립

자동차 제조공장 만도에서 '금속노조 탈퇴'를 슬로건으로 한 제2노조가 탄생한 데 이어 용역의 노조원 폭행 사태로 물의를 빚은 자동차 부품업체 SJM 역시 제2노조를 설립해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SJM 노동자 20명이 13일 안산시청에 기존 금속노조 SJM 지회와 다른 제2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신고서는 검토후 별 문제가 없으면 관련 규정에 따라 3일 이내 설립신고증이 나오게 된다.
새 노조 설립신고는 SJM 사태가 일어난 지난달 27일 이후 17일만에 이뤄졌으며, 노조 대표자로 등록된 인물은 윤모 SJM 작업반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금속노조 SJM 지회 조합원이다.
(매일노동뉴스)는 윤 대표자와 사측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각각 "지금은 일이 바빠 통화할 수 없다"와 "업무 담당자가 없다"는 식으로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직장폐쇄→용역 및 공권력 투입→복수노조 설립→기존 노조 무력화'라는 이른바 '노동조합 무력화'하기 시나리오를 SJM 사측이 밟고 있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발레오만도·상신브레이크·KEC 등에서 사측이 만든 시나리오에 의해 기존 노조가 붕괴했으며, 최근 SJM과 비슷한 시기 직장폐쇄와 용역업체 컨택터스를 투입한 만도 역시 제2노조를 설립했다.
만도는 금속노조 만도지회 조합원이 "직장폐쇄를 풀면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측에선 거부했다. 이를 두고 기존 노조는 "제2노조측에서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고 제2노조에 가입한다면 현장복귀를 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트위터리안은 "'노동조합 무력화 시나리오'가 수년째 반복함에도 고용노동부에서 늘 뒤늦은 대응으로 사측의 부당한 노동행위가 여러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일각에선 "악덕 고용주의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감시망과 법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을 퍼왔습니다.

ㆍ기업은 옥죄고, 경찰은 방조, 정부는 정책 압박 ‘노조 죽이기’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 노조가 파업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직장폐쇄를 한다. 동시에 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직장폐쇄 기간에 친기업 성향의 복수노조를 만들도록 한다. 기존 노조를 고립시키고 탈퇴를 유도한다. 공권력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폭력을 묵인·방조한다. 정부는 노동권 보호보다는 친기업적 행태를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기 안산시 SJM 등 일부 사업장에서 최근 진행된 일명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 등장했다. ‘센 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노조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2010~2011년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KEC, 유성기업 등의 노조가 무너지거나 약화됐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투쟁력이 강한 노조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자본이 용역을 동원한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던지는 용역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 투입된 경비용역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 3년 전에도 유사 사태타임오프 등 법 악용친기업 노조만 생존


경북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아닌 기본급을 올릴 만큼 힘이 셌다. 그러나 2010년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곧이은 친기업 노조 설립으로 현재는 해고자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의 경우는 해고자 4명만이 남았다.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만이 살아남았다. KEC 노조는 회사가 친기업 노조 설립을 기획하고 노조를 탄압한 증거들을 찾아내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려 하자 맞서 싸워 철회하도록 하기도 했다. KEC 노조 관계자는 “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조합원이 최근 4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SJM과 만도는 이 시나리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민간 군사기업 수준의 무장과 장비를 자랑했으며, 만도의 경우 용역을 동원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 사흘 후 복수노조가 신설돼 조합원의 85%가 탈퇴했다.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측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비 장비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경찰이 시위진압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수력방어 특수차량(일명 물대포차·위쪽 사진),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트와일러(일명 히틀러 경비견·왼쪽 아래),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채증할 수 있는 항공 채증용 무인 헬기(오른쪽 아래). | 컨택터스 홈페이지 캡처

노동계는 ‘노조 말살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정권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0년 시행된 타임오프(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 한도제)로 노조전임자 수를 줄여 노조를 약화시키고, 지난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의 지원을 받는 친기업 노조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김지희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가 자본의 노조 탄압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자 올림픽과 여름휴가라는 시기에 맞춰 사회적 관심이 덜한 시기에 노조 무력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작동한 기업들의 노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친기업 노조는 사측과 종전보다 후퇴한 내용으로 임금단체교섭을 맺고 임금 삭감, 정리해고, 외주화 등이 이들 기업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발레오만도는 1인당 연 100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고 KEC에서는 상여금이 삭감됐다. 외주화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직력이 탄탄한 노조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 기존 노조운동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노조의 조직기반이 부실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기반이나 자기 정체성이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진영이 실리적 노조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기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조를 실리적으로 선택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친회사 성향의 복수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8월 6일 월요일

에스제이엠과 만도 침탈에 맞서 금속노조의 대반격을 실행하자


이글은 레디앙 2012-08-04일자 기사 '에스제이엠과 만도 침탈에 맞서  금속노조의 대반격을 실행하자'를 퍼왔습니다.

*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의 활동가 조직인 ‘금속노동자의 힘’ 비대위 의장인 김우용씨가 에스제이엠과 만도에 대한 야만적 폭력과 탄압에 맞서는 금속노조의 힘있고 책임있는 실천을 촉구하는 기고 글을 보내와서 게재한다.(편집자)—————————————-
 7월 27일 에스제이엠과 만도에서 벌어진 직장 폐쇄와 용역깡패의 조합원 테러는 이 나라 지배자들의 합작품인 것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은 완전무장한 깡패들이 우리 동지들을 죽도록 패는 것을 지켜 보며 비호했다. 심지어 죽음의 공포를 느낀 여성 조합원이 112에 신고를 했는데도 묵살했다. 이 범죄를 저지른 컨택터스 회장 문성호는 새누리당 간부이고 컨택터스는 이명박·박근혜도 경호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집권 여당의 간부가 정부와 경찰의 비호 속에서 깡패를 부리며 사장들을 도와 노동자들을 두들겨 패는 일로 돈을 벌어 온 것이다. 그러니 이 범죄자들이 올린 해명 글은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그들과 한통속인 현대차 정몽구와 경총의 협박문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저희 같은 업체가 일부 오해에 의한 희생양이 돼 ‘허가 취소’ 등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사업장에서 어떠한 불법행위가 일어나도 사업주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란다.
피투성이가 된 동지들을 붙잡고 오열하는 우리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노동자의 보장된 권리인 파업이 ‘불법 행위’라고? 이 잔혹하고 교만한 자들이 ‘희생양’인가?

7월 27일 침탈에 맞서 긴급하게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사진=금속노동자)

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에스제이엠 사장은 살인 폭력으로 빼앗은 공장을 불법 대체인력으로 가동하고 있다. 만도의 사장은 직장폐쇄로 조합원 출입을 막아놓고, 파업 불참과 민주노조 탈퇴를 약속해야 공장에 들어올 수 있다면서, 어용 노조를 만들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 아닌가. 지난해 유성에서 봤고, 그 전 해에는 경주 발레오만도에서 봤고, 또 KEC와 대림자동차에서 봤던 광경이다. 87년 7~9월 대파업 이후 25년 동안 민주노조 운동의 선봉이던 금속노조를 향해 저들의 술책과 폭력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조를 향한 적개심으로 무장한 채 뭉치고 있는 저들에게 우리 노동자들이 돌려줘야 할 답변은 무엇인가. 돈으로 국회의원직을 매관매직하는 주제에 우리를 ‘고소득 노조’라고 비난하는 자들에게 금속노조가 돌려줘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금속노조 지도부와 활동가들에게 호소한다.

직장폐쇄와 용역 테러, 어용노조라는 정권과 자본의 민주노조 죽이기 3종 세트에 맞선 강력한 투쟁을 지금부터 만들자. 우리의 분노와 힘, 투지를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 주자.
공장 담벼락과 정파, 현장조직의 차이를 뛰어 넘어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 주자. 에스제이엠과 만도의 동지들이 빼앗긴 공장과 민주노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이를 위해 첫째, 8월 5일 열리는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연대 파업 등 강력한 반격을 결정하고 실행하자.
둘째, 8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최대한으로 조합원들을 조직해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아무리 민주노조라도 협상을 통한 실리 위주 노선만으로는 사장들의 반동적 기습 공격에 무력해지고, 실리마저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최근 우리는 경험해 왔다. 상황이 어렵다고 후퇴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사장에게 더 많은 동지들을 짓밟아도 된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저들이 테러로 협박하면, 우리는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저들이 직장 폐쇄로 협박하면, 우리는 공장 점거로 맞서야 한다. 저들이 어용노조 분열 공작을 펴면, 우리는 민주노조 연대 투쟁으로 맞서자.
지금, 에스제이엠과 만도에서 벌어진 용역깡패들의 폭력과 집권당 간부 연루 의혹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크다. 이명박 범죄 집단은 부패와 비리로 말미암은 레임덕으로 피투성이가 되고 있고, 박근혜도 친박계의 ‘공천 헌금’ 비리가 드러나면서 곤경에 처하고 있다.
저들이 훈련된 폭력 경찰 대신 깡패 사병들을 동원한 것은 정권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져 더는 경찰 폭력이 역효과만 일으킬 것을 두려워해서다.
저들은 완성차가 중심이 된 금속노조의 파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금속 파업이 민주노총 8월 투쟁의 도화선이 돼 레임덕 정권에 타격을 가해 재집권 야욕이 분쇄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금속노조 1, 2차 파업 때는 찌그러져 있다가 올림픽과 휴가를 이용해 야비한 공격을 한 것이고, 한편에서 금융노조에게는 큰 양보를 해 준 것이다.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에스제이엠과 만도를 짓밟아서 금속노조의 중간 허리들을 끊어놓고, 완성차는 적당한 수준에서 타결을 추진한 다음, 결국 금속노조를 야금야금 밑둥부터 무너뜨리는 길로 나아가려는 것이다.

따라서 완성차 노조가 대반격의 중심에 서야 한다.

금속노조의 중심인 완성차 노조를 최종 타겟으로 해서 거듭 좁혀오는 올가미를 언제까지 못 본 척 했다가는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 명백하지 않은가.
저들의 탄압과 테러가 지나 온 궤적을 보면 저들은 완성차 노조의 파업을 막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부품 업체들의 파업이, 주간 2교대제 도입이 현대와 기아차의 투쟁을 자극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 투쟁이 비정규직 등 더 열악한 노동자들의 투지를 고무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올해 우리 투쟁은 심야 노동을 없애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정당한 투쟁이다. 우리의 정당성을 이제 투쟁으로 증명하자. 피투성이가 된 우리 동지들의 억울함을 이제 투쟁으로 갚아주자.

By 김우용 / 금속노조 중앙위원, 기아차 ‘금속노동자의 힘’ 비대위 의장

커지는 파문, 지역사회·가족까지 SJM 총력투쟁 나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05일자 기사 '커지는 파문, 지역사회·가족까지 SJM 총력투쟁 나선다'를 퍼왔습니다.
사측-컨택터스 사전공모 정황 확인에 경찰 부적절 대응 여부 감찰까지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 정문에서 규탄집회 중인 노조원들과 연대한 통일대행진단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역업체의 무차별 폭력 행사와 함께 직장폐쇄를 당한 경기도 안산의 SJM 노조원들과 가족, 지역사회가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

여름 휴가를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폭력 침탈과 직장폐쇄를 당한 금속노조 SJM지회 조합원들 대다수는 이미 자발적으로 휴가까지 반납해가며 현장투쟁을 이어왔다. 이들은 30도를 훌쩍 넘는 찜통 더위에도 불구하고, 안산시청 앞에서 사측과 용역업체의 폭력행위를 알리고 공장 앞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등 투쟁을 계속 해왔다. 전체 조합원 250여명 가운데 150여명이 매일 모여 투쟁을 벌여온 SJM지회는 6일부터 휴가 복귀자들까지 합류해 본격적인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SJM지회 조합원 가족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도 꾸려져 힘을 보태고 있다. 40여명으로 이뤄진 가족대책위는 6일 오후 2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가족대책위에 참가한 엄미야(38)씨는 "우리의 남편과 아버지가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 지 가족들이 가장 잘 알아야 한다“며 ”투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을 공유하고 전체 조합원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등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SJM 폭력사태의 진상규명과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안산지역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도 뭉쳤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과 민주노총 안산지부, 민예총 안산지부 등 20여개의 단체들은 6일 오후 2시 안산시청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선전전과 촛물 문화제, 1인 시위 등을 펼치며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공단을 중심으로 노동계의 발언권이 강한 안산지역에서 가족과 지역단체의 이런 활동은 이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SJM 사측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 정문 너머로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수행중이던 민흥기 노무관리이사의 모습이 보인다.

수사당국 용역업체와 사측에 대한 수사 강도 높여

한편, 사측과 용역업체이 계획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수사당국의 수사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애초 SJM 사측은 공장 진입 과정에서 무차별 폭력을 휘두른 것을 용역업체의 단독행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와 다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흥기 노무관리이사는 지난 2일 민주통합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용역투입 신고 시각인 6시보다 2시간 가량 이른 시각에 용역업체가 투입된 것에 대해 “컨택터스가 단독으로 법을 무시하고, 회사를 무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안산단원 경찰서는 “SJM 사측과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측이 7월27일 오전 6시 용역 경비원을 노조원들이 농성 중인 SJM 공장에 배치하겠다고 신고했으나 양측은 이보다 3시간 앞선 오전 3시께 안산 모 유원지에서 만나 협의한 뒤 오전 4시30분 현장에 도착해 공장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사실상 사측과 용역업체가 폭력행위를 사전 조율한 정황이 드러난 것.

이성재 안산단원서 수사과장 역시 “사측과 경비용역업체가 사전에 협의해 공장 진입을 결정하고 경찰이 공장 주변에 배치되기 전 공장진입을 시도한 만큼 사실상 폭력진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폭력진압에 사측이 적극적인 개입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와 별도로 경찰청은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 여부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일 “최근 사건 관할인 안산단원경찰서에 감사관실 소속 직원을 보내 사건 전반에 걸쳐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감찰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역들의 무차별 폭력에 놀란 노조원과 보안업체인 세콤 직원 등의 연이은 112 신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늑장 출동하고 폭력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폭력을 행사한 사측과 컨택터스, 그리고 폭력 현장을 수수방관한 경찰을 향한 여론이 따가운 시점에 노조원과 가족, 지역사회의 투쟁이 더해져 SJM 사태는 한층 달아오른 전망이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 정문을 찾은 조합원들이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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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8월 3일 금요일

"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철벽 곳곳 용역이 던진 쇳덩이 자국 '움푹'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03일자 기사 '"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철벽 곳곳 용역이 던진 쇳덩이 자국 '움푹''을 퍼왔습니다.
[단독] '용역 폭력' 사태 그후 6일, SJM 공장에 들어가다

▲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앞에서 직장폐쇄로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노조원들이 지난달 27일 새벽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의 폭력행위로 부상당한 노조원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 권우성

▲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정문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2일 오후 SJM 현장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김현, 은수미, 장하나, 진선미 의원은 쇳덩이가 벽에 부딪힌 흔적을 보며 경악했다.

"철벽이 이렇게 될 정도인데 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지난 7월 27일 깊은 새벽, 공장으로 용역들이 쳐들어왔다. 조동주씨는 시위진압 경찰복장과 똑같이 차려입은 용역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 공장 2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때 밑에서 날아온 쇳덩이에 얼굴을 맞았다. 자신이 만들던 자동차 부품 '벨로우즈'였다.

▲ 지난 7월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지난 27일 SJM과 만도 공장 직장폐쇄 당시 용역들이 던진 자동차 부품 '벨로우즈'를 들고 있다. ⓒ 최지용

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뒤이어 쇠막대기, 코일 뭉치 같은 날카로운 쇠붙이가 계속 날아왔다. 조씨가 피하자 이 물체들이 벽에 '쾅쾅' 부딪치며 흠집을 냈다. 그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의원들이 경악한 벽에 흔적들은 이렇게 생긴 것이었다.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진입한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SJM공장은 처참했다. 민주당 의원 4명은 어렵게 SJM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이후 굳게 닫혀 접근을 불허했던 공장문이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열린 것이다. 대상은 오직 국회의원과 보좌진뿐. 회사측은 언론의 진입을 막았지만, 기자 중 한 명이 유일하게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최초로 공개되는 SJM 내부 모습... 곳곳에 남아있는 폭력 흔적들

▲ 컨택터스 용역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깊에 파인 벽면 흔적에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손을 대보고 있다. ⓒ 김희진

▲ 컨택터스 용역 직원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철제벽이 패여있다. ⓒ 최지용

공장은 컨택터스 직원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공장 입구에서 보초를 서는 것은 물론 수십 명의 용역 직원들이 공장 마당 곳곳에 무리지어 서 있었다. 검은 모자와 검은 티셔츠를 착용하고 방패를 세워 든 차림이었다.

생산현장 내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장 라인 곳곳에서 검은 옷을 입은 용역 직원들이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의원들을 막아섰다.

김현 의원은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국회의원에게 이럴 정도면 노동자에게는 오죽 했겠느냐"며 소리쳤다. 장하나 의원은 "회사가 어떻게 회사의 노동자들을 다치게 한 용역들을 아직까지 공장에 배치시킬 수 있느냐"면서 "컨택터스가 현장을 지키고 서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분노했다. 이날 의원들과 동행한 기자들도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막으면서 실랑이가 있었다.

▲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방패를 들고 SJM 공장 입구에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 컨택터스 용역들이 SJM공장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 김희진

사무실로 연결되는 2층 통로는 성인 남성 두 명이 나란히 걷기 어려울 만큼 비좁았다. 용역들의 진입 당시 1층 라인에 있던 노동자들은 이 계단을 이용해 피신했다. 계단 벽면에는 쇳덩이들이 남긴 상흔들이 즐비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곳곳에 쇠붙이들이 눈에 띄었다. 벨로우즈 수십 개가 책상 위에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부서진 책상과 물품들은 이미 밖으로 옮겨진 뒤였고, 조합원들이 깨고 탈출했다는 창문은 이미 유리가 교체되어 있었다.

조합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폭행을 당하던 조합원 일부가 용역을 피해 2층 창문에서 뛰어 내렸다. 창문 밖 풀밭 위에 철근 사다리가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었다. 그 오른편으로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고압전류관이 보였다. 너무 다급한 나머지 감전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류관을 향해 뛰어든 것이다.

이날 부상을 입은 조합원은 총 44명. 그 가운데 11명이 4주~8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하지만 회사의 대표이사나 노무관리이사 그 누구도 다친 노동자들을 위해 병문안을 가거나 안부전화 한 통 넣지 않았다.

회사 노무관리이사 "할 수 있겠냐?"-컨택터스 "할 수 있다"... 곧바로 진입

이날 현장조사에서는 사측이 이번 폭력사태를 사실상 사주하고, 경찰 역시 이를 묵인·방관한 정황이 확인됐다. 의원들은 SJM의 대표이사와 민아무개 노무관리이사, 우문수 안산단원경찰서장을 현장으로 불러 관련 내용을 추궁했다.

직장폐쇄를 주도한 인물이 누구였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민 노무관리이사는 자꾸 말을 번복했다. 경찰에 신고한 것보다 2시간 먼저 용역이 공장에 들이닥친 것에 민 이사는 "컨택터스 측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곧 추가 질문이 들어오자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당일 컨택터스는 용역들을 오전 6시 공장에 배치한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보다 2시간여 빠른 오전 4시 공장에 들어갔다.

당시 조합원들이 무장을 하고 있었다는 컨택터스 측의 주장과 같은 말이 민 이사의 진술에서도 나왔다. 민 이사는 용역을 투입하기 전 조합원들을 타이르기 위해 접근했을 때 "조합원 일부가 못이 박힌 방망이와 소화기를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화기를 들고 있었던 조합원이 누구였는지 묻자 "어둡고 멀리 있어서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는 말을 번복했다. 경찰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어떤 증거물에서도 무장한 조합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질의 내용을 바탕으로 의원들은 "민 이사가 '추정적 승낙'을 통해 이번 사건을 진두지휘한 것과 다름없다"고 결론 내렸다. 예상보다 현장에 노조원들의 수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한 민 이사가 컨택터스 측에 "할 수 있겠냐?"라고 질문했고, "할 수 있다"는 컨택터스의 대답으로 사업장 폐쇄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 안산 SJM공장에 배치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 ⓒ 권우성

경찰도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가 들이닥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고 업체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충분히 폭력사태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예상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오전 5시 30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내부에서 폭행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원들은 "경찰의 직무유기"라고 따졌다.

이에 경찰서장은 "5시 30분 도착했을 때 2차 충돌이 있었는데 안에 상황을 몰랐다"며 "조사하다 보니 현장에 출동한 중대장이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정문 쪽에 있어서 몰랐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행인이 112에 신고를 했음에도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의원들이 지적하자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해 보라고 하니까 2차 충돌이 있던 것 같다고 정보과장이 말해줘서 그때야 알았다"고 답했다.

1미터 넘는 거대한 곤봉 무더기.... 컨택터스 "차기만 하고 사용은 안해"

▲ 장하나 의원과 진선미 의원이 공장 앞 마당에 세워진 '컨택터스' 장비차량에서 곤봉을 확인하고 있다. ⓒ 권우성

현장을 둘러보는 가운데 마당에 세워진 컨택터스 차량 3대를 발견했다. 3대 차량 모두 짐칸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의원들의 주도로 문이 열리자 한쪽에 상자들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밀봉된 상자를 열어보니 컨택터스 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곤봉들이 잔뜩 담겨 있었다. 허리춤에 찰 수 있는 팔뚝 길이의 곤봉뿐 아니라 적어도 1미터가 넘는 거대한 곤봉들도 무더기로 발견됐다. 의원들이 "곤봉을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자 컨택터스 측은 "불법 아니다, 차기만 하고 사용은 안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은 이날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이번 폭력사태와 공격적 직장폐쇄의 책임을 엄중히 물게 하겠다"고 밝혔다.

▲ 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를 현장조사한 민주통합당 진선미, 김현, 은수미, 장하나 의원이 취재진에 조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경기도 안산 SJM공장 현장조사에 나선 가운데,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정문앞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최지용(endofwinter)
김희진(journalist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