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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7일 목요일

용역깡패와 경찰의 분업…'마피아 국가'의 작동 원리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26일자 기사 '용역깡패와 경찰의 분업…'마피아 국가'의 작동 원리'를 퍼왔습니다.
[민교협의 정치시평](2) 국가(폭력), 자본(지배), 용역폭력

노조를 파괴하고 정리해고(정리해고 반대 투쟁은 신자유주의 지구화시대의 가장 대표적이고 첨예한 계급적-사회적 투쟁의 형태이다) 노동자의 파업을 진압하는 '용역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가 열렸다. 2009년 쌍용차의 정리해고에 대항하는 파업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한 이후 그것이 정치사회 문제가 되자, 새롭게 '독버섯'처럼 은밀하게 확산되어오던 현상이다. 멀리는 발레오만도와 인티컨트롤스에서부터 KEC, 상신브레이크, SJM 등 많은 용역폭력 사례들이 결국 국민의 공분의 대상이 되고 국회 청문회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마침 이 주제에 대한 사례분석과 사회과학적 조명을 위해, 민교협, 심상정-서기호 의원, 민주노총이 주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민주화 이후의 국가(폭력), 자본(지배), 용역폭력의 관계"에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발제문 바로가기)

공격적 직장폐쇄가 자본전략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오민규 정책위원(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에 따르면, 2010년 경 이후부터 상당히 패턴화된 국가공권력-기업-용역폭력의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경찰에 의한 폭력 진압을 전면화하지 않는 대신에, 기업주가 '공격적 직장폐쇄'를 하고, 이에 항의하여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을 용역깡패들이 투입되어 폭력적으로 현장을 진압한다. 여기에 경찰은 뒷짐 지고 있다가, 공장에 재진입하려는 노조원을 막는 식으로 '분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 기막힌 분업구조는 어떤 의미에서 쌍용차에 대한 경찰력 투입이 비난받는 속에서, 국가와 자본의 협력관계 혹은 자본의 전략이 '진화'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이다.

이 토론회에는 실제 용역폭력을 행사하는 경비업 분야에서 일하는 토론자가 나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거의 조폭에 가까운 용역폭력은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을 진압하기 위해 초기에 투입되며 이들은 대체로 '일용직' 동원인력인데, 이른바 '미배치 인원'이라고 불린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경비업과 그 일부로서의 '신변보호경비(경호원)'을 좀 구분해서 보아야 하며, 경비업 일반을 불온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 지난 7월 자동차 부품업체 SJM 파업현장에 난입한 용역 경비업체 직원들. ⓒ김상민

그런데 공분을 사는 용역폭력은 '분쟁지역 경비'를 위해서 파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데, 그 중에서 거의 조폭 수준의 용역폭력은 '미배치 인원'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동원된다는 것이다. 특히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은 규정상 신고를 해야 하는데, 초기 투입되는 이들은 "배치신고를 하지 않은 채 현장에 배치된 '미배치 인원'이며(이는 불법인데), 이들은 현장에서 소화기 뿌리고, 무기를 휘둘러서 길을 뚫고는 곧바로 빠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고된 경비업체 인력들이 들어가서 현장을 수습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경찰이나 수주한 업체, '일용직'을 끌어들인 경비업체는 불법을 묵인한다. 나는 이 기막힌 분업구조가 과연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인될 수 있을 것인가 깊은 회의를 가졌다.

국가폭력과 용역폭력은 이미 민주주의에 위협

용역폭력은 간단히 말해, 자본 혹은 기업이 사설폭력을 동원하고 이를 국가가 용인하는 것이다. 나는 '국가론' 수업에서 가끔 국가와 마피아의 구분이 무엇인가를 토론한다. 통상 마피아는 정당화되지 않는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고 국가는 폭력의 독점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당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본질'적으로는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런 점에서 쌍용차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국가가 기업주의 정리해고를 도와주기 위하여 경찰력을 투입해서 진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의 묵인 하에 자본이 사설 용역폭력을 통해 파업을 진압하는 행위는 국가가 '마피아'적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며, 이는 완전히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나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국가의 공권력이 아무 부끄럼없이 활용되고(용산 참사, 쌍용차 진압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또한 자본이 자신의 이해를 위해 사설폭력을 활용하고 그것을 국가가 간접적으로 용인하는 현상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있어야 할 국가폭력과 자본에 대한 민주주의적 규율이 적절히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는 곧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사설폭력은 이명박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면 이전의 민주정부 하에서도 이루어졌다).

용역폭력은 '반자본'적 관점에서도 비판받을 일이지만, 나처럼 (급진)민주주의자의 입장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위협이다. 민주주의는 '폭력의 합법적 독점체'인 국가에 대한 공적인 규율이 작동하는 '근대'체제이다. 경찰력이나 군대로 표상되는 국가의 '집중된 공권력'이 적절한 공적·정치적 규제를 받지 않고 행사되는 것은 이미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국가와 자본의 '형식적 분리' 속에서

이러한 현상은, 민주화 이후의 한국사회의 시계열적 변화 속에서 보아야 총체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자본이 국가의 묵인 하에 용역폭력이라고 하는 사설폭력을 동원하는 이런 현상은 민주화 이후 자본의 응전양식의 변화 속에서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 시대의 개발독재 시기에는 국가와 자본이 일체화되어 있었다. 동일방직 등 70년대 대표적인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개입은 이를 말해준다. 개별기업에 민주노조가 출현하고 파업이 일어나게 되면 이를 '국가안보' 수준의 일로 파악하고 안기부, 경찰, 기업주가 일체가 되어 이를 진압하는 형식이었다. 아예 '분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국가권력이 자본의 이해를 위해 '알아서' 개입해주는 시기였다. 굳이 사설 용역폭력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민주노조운동, 민중운동을 핵심으로 하는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성장으로 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는 민주화의 도정에 오르게 되었다. 이 민주화의 과정은 독재 하에서 일체화되었던 국가와 자본이 불가피하게 '형식적으로는 분리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사실 '근대'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국가권력과 경제권력의 '일체화'가 근대 시민혁명 등 아래로부터의 투쟁에 의해 '형식적으로 분리'되어 출현한 것이다).

87년 6월 항쟁 이전에 '일체화'되어 있었던 국가와 자본은 이제 민주주의의 논리상 '형식적 분리' 위에서 유착하면서 작동한다. 물론 87년 이후 민주화 정부 하에서도 이전과 같이 거의 '국가와 자본의 일체화'된 행태도 나타났다. 심지어 민주정부 하에서도 화물연대의 파업은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형식적 분리'라고 하는 현실 하에서, 자본은 새로운 지배전략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것은 다양한 형태였다. 그 하나는 노조운동을 간접적으로 옥죄는 '손해배상소송'이나 가압류 등의 '민사적(民事的)' 압박전략이다. 김대중 정부 이후부터 노조나 노조 지도자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이나 가압류, 시위와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등이 확대되었다. 수십억 원의 가압류를 노조 지도자의 집에 행했다. 파업 이후 파업지도자는 형사적 압박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이제 민사적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개별 기업이 사설 경비업체의 용역폭력을 사적으로 고용, 동원하는 현상은 또 다른 자본의 지배전략이자 응전전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국가공권력을 자본이 바로 직접적으로 동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총자본의 이해를 위한 국가공권력의 동원은 지속되지만-개별 자본 수준에서 사설 용역폭력을 동원하는 현상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이것에는 국가의 간접적 용인과 후원을 전제로 한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친자본적 성격이 이러한 용인을 더욱 강하게 추동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영권에 대한 법원의 편협한 인식도 이런 사태의 한 원인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사법부의 역할이다. 토론회 발제자인 김태욱 변호사가 지적한대로, 기업이 사설용역폭력을 탈법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법원이 편협한 경영권 인식 나아가 재산권 인식에 기초하여 판결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정리해고에 대항해서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하는 것을 파업대상이 될 수 없는 '경영권'에 도전하는 불법파업으로, 나아가 사유재산인 공장시설을 무단점거하는 불법적 행위로 간주하여 판결을 하기 때문에, 정리해고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은 곧바로 불법이 되고, 기업주는 이를 악용해 공권력의 묵인 하에서 사설 용역폭력을 동원하여 점거를 진압하고자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사법부가 최근의 용역폭력 사태에 대해서 스스로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폭력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깊은 성찰이 요구돼

국회에서 청문회도 열리고 국가폭력과 용역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분도 커졌다.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보전진을 이루어야 한다. "노사분규 현장에는 경비업체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나 경비업법을 개정해서, 미배치 인원을 금지하고 한번 취소처분을 받으면 다시는 경비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시적인 대책에서부터, 국가와 자본의 유착과 새로운 '분업'을 해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나아가 자본의 공격적 직장폐쇄를 막는 보다 근원적인 해법도 논의되어야 한다.

더 근원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폭력(기업폭력, 용역폭력, 국가폭력)에 둔감한가하는 것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연, 가정폭력이 가족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는 점에서 묵인하고 넘어가듯이, 용역폭력이 공장이라고 하는 기업주 소유의 '사적 공간'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서 용인할 것인가.

자본이 동원하는 이 폭력에 대해, 우리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발제자 김동춘 교수가 이야기한대로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용역폭력에 의존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유혹을 버리지 못하는 한, 그들이 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이 사회 전체를 쓰레기더미로 만들 것이다. 용역폭력의 현장에 법은 정지되고, 피해자들에게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용역폭력의 창궐은 질서유지가 아니라 실제로는 국가의 도덕 법 기반 붕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에서 기획한 '민교협의 정치시평'이 매주 금요일 (프레시안)에 연재됩니다. 민교협은 1000여 명의 교수 회원들로 구성된 교수단체로, 칼럼은 매주 민교협 회원들이 돌아가며 연재합니다. 이 칼럼은 민교협 홈페이지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 (편집자)

 /조희연 민교협 상임의장·성공회대 NGO대학원장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용역 깡패' 날뛰는 세상, 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14일자 기사 '용역 깡패' 날뛰는 세상, 왜?'를 퍼왔습니다.
[토론회] "용역경비 폭력 시 사용자·경찰 책임 강화해야"

노동쟁의 현장과 재개발 현장에 용역경비직원의 투입을 원천 금지하도록 경비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비직원이 폭력을 휘둘렀을 경우사용자와 경찰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선아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철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14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민주통합당 임수경·진선미 의원실,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경비업법 개정 토론회'에 참여해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벌어진 'SJM 용역 폭력사태'에 대해 김철호 변호사는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권자가 채무자를 폭행해서 돈을 받아올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법치국가에서는 그 누구도 개인적 폭력을 통해 권리를 실현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김 변호사는 "유독 노동쟁의 현장과 재개발 현장에서만은 불법이 행해진다"며 "경비업법상 경비용역의 노조원 해산, 퇴거집행은 불법인 만큼 노동쟁의 현장과 재개발 현장에 경비용역 투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경비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나 경찰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임선아 변호사는 "SJM 사태에서 보듯 용역경비가 폭력을 통해 사용자의 이익에 복무하더라도 사용자는 현행 경비업법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경비업법은 경비업자를 제재할 뿐, 불법을 지시한 사용자(시설주)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경비업자와 소속 경비원이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해 경비업체를 고용한 사용자가 연대 배상 책임을 물어야한다"며 "폭력을 방치하는 경찰에 대해서도 경비가 물리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을 경우 위해 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비업 허가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남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현행법에는 경비원에 대한 특정한 자격 요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본금 5000만 원만 있으면 쉽게 업체를 세울 수 있는 등 경비업 허가요건이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집행위원장은 "경비업체를 허가요건에서 자본금 규모를 늘리고, 경력 경비원을 정규직으로 일정 수 이상 보유하도록 하며, 경비업무로 제3자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 피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책임 보험에 가입하는 것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용산참사 당시 폴리시아(POLICIA)라는 방패를 들었던 용역경비직원들은 집행유예와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철거민들은 지금도 3년 반째 감옥에 갇혀 있다"며 "재개발 지역에서 폭력적인 경비업무는 이권을 따내기 위한 서비스로 간주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불법을 저지른 경비업체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다 보니 경비업체가이름만 바꿔서 껍데기 업체로 변신한 뒤 강정마을, 철거현장, 노동현장에서 폭력을 반복한다"며 "경비업법 개정으로 폭력이 완전히 근절될 수는 없지만, 경비업법 개정은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토론회에서는 △사업장에 경비원 배치 시 인적사항 명부 열람 허용 △폭력을 행사 경비원에 대해 5년 동안 재취업 불허 △경비원 명찰 패용 의무 △경비원 휴대장비 신고·임의 개조 금지 등의 대안이 제시됐다.

민윤기 경찰청 생활안전과 협력방범계장은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가 허위신고를 했어도 경찰이 미리 대처해서 예방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못해서 송구스럽다"면서도 "앞으로는 경비업체에 대한 신고의무, 준수사항, 처벌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는 자는 경비업무를 못 하게 하고, 분쟁지역에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면 경찰이 매뉴얼에 의해 사전예방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경비용역법 개정안을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시는 이러한 초헌법적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겠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사설]KEC 친기업 노조 7억 지원 의혹 철저히 밝혀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0일자 사설 '[사설]KEC 친기업 노조 7억 지원 의혹 철저히 밝혀야'를 퍼왔습니다.

경북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는 노조탄압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지막지한 수법을 구사하는 기업이다. 파업복귀 노조원들에게 체벌이 포함된 ‘정신순화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삼청교육대를 연상케 하는 반인권적 행태를 보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임원과 관리직의 임금 인상을 위해 노조원들이 주축인 현장 노동자들을 대거 정리해고하려 하기도 했다. 여론의 빗발치는 비난으로 정리해고는 철회됐지만 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도덕적 해이의 최대치를 보여준 사례로 남아 있다. 최근 커다란 사회문제로 떠오른 용역폭력도 적극 활용했다. KEC에 고용된 용역깡패들이 여성노동자들이 머물고 있던 기숙사에까지 난입해 강제로 끌어내는가 하면 1년 넘게 사업장에 상주하면서 노조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노조탄압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KEC가 이번에는 친기업 어용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7억원을 지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한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해 7월 민주노조격인 금속노조 KEC지회 간부들을 강제퇴직시키고 친기업성향의 노조집행부 구성을 위해 보상금 5억원과 활동경비 2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복수노조 시행 첫날 KEC 신규 노조가 출범한 당시에도 회사 측의 ‘평소 행실’로 미뤄볼 때 뒷거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사실일 개연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기업이 정상적인 노조를 말살하고 자신의 ‘충견 노조’를 만들기 위해 거액의 돈을 뿌렸다면 단순한 불법행위를 넘어 결코 넘어서는 안될 도덕적 윤리적 마지노선까지 침범한 것이다. 

KEC가 저지른 갖가지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현재 회사의 대표이사 등 6명이 고용노동부를 거쳐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어용노조 거액 지원 의혹의 진상을 규명한 뒤 돈을 뿌린 이들과 받아챙긴 이들을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돈거래 의혹과는 별개로 관할 관공서가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했는지도 이번 기회에 수사해야 한다. 회사 측은 오래전부터 노동청, 경찰, 시청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이들의 묵인·방조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KEC가 온갖 불법행위를 자행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이 어용노조 거액 지원 의혹과 관공서의 직무유기 행위를 철저히 수사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려 한다.

2012년 8월 6일 월요일

에스제이엠과 만도 침탈에 맞서 금속노조의 대반격을 실행하자


이글은 레디앙 2012-08-04일자 기사 '에스제이엠과 만도 침탈에 맞서  금속노조의 대반격을 실행하자'를 퍼왔습니다.

*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의 활동가 조직인 ‘금속노동자의 힘’ 비대위 의장인 김우용씨가 에스제이엠과 만도에 대한 야만적 폭력과 탄압에 맞서는 금속노조의 힘있고 책임있는 실천을 촉구하는 기고 글을 보내와서 게재한다.(편집자)—————————————-
 7월 27일 에스제이엠과 만도에서 벌어진 직장 폐쇄와 용역깡패의 조합원 테러는 이 나라 지배자들의 합작품인 것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은 완전무장한 깡패들이 우리 동지들을 죽도록 패는 것을 지켜 보며 비호했다. 심지어 죽음의 공포를 느낀 여성 조합원이 112에 신고를 했는데도 묵살했다. 이 범죄를 저지른 컨택터스 회장 문성호는 새누리당 간부이고 컨택터스는 이명박·박근혜도 경호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집권 여당의 간부가 정부와 경찰의 비호 속에서 깡패를 부리며 사장들을 도와 노동자들을 두들겨 패는 일로 돈을 벌어 온 것이다. 그러니 이 범죄자들이 올린 해명 글은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그들과 한통속인 현대차 정몽구와 경총의 협박문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저희 같은 업체가 일부 오해에 의한 희생양이 돼 ‘허가 취소’ 등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사업장에서 어떠한 불법행위가 일어나도 사업주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란다.
피투성이가 된 동지들을 붙잡고 오열하는 우리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노동자의 보장된 권리인 파업이 ‘불법 행위’라고? 이 잔혹하고 교만한 자들이 ‘희생양’인가?

7월 27일 침탈에 맞서 긴급하게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사진=금속노동자)

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에스제이엠 사장은 살인 폭력으로 빼앗은 공장을 불법 대체인력으로 가동하고 있다. 만도의 사장은 직장폐쇄로 조합원 출입을 막아놓고, 파업 불참과 민주노조 탈퇴를 약속해야 공장에 들어올 수 있다면서, 어용 노조를 만들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 아닌가. 지난해 유성에서 봤고, 그 전 해에는 경주 발레오만도에서 봤고, 또 KEC와 대림자동차에서 봤던 광경이다. 87년 7~9월 대파업 이후 25년 동안 민주노조 운동의 선봉이던 금속노조를 향해 저들의 술책과 폭력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조를 향한 적개심으로 무장한 채 뭉치고 있는 저들에게 우리 노동자들이 돌려줘야 할 답변은 무엇인가. 돈으로 국회의원직을 매관매직하는 주제에 우리를 ‘고소득 노조’라고 비난하는 자들에게 금속노조가 돌려줘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금속노조 지도부와 활동가들에게 호소한다.

직장폐쇄와 용역 테러, 어용노조라는 정권과 자본의 민주노조 죽이기 3종 세트에 맞선 강력한 투쟁을 지금부터 만들자. 우리의 분노와 힘, 투지를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 주자.
공장 담벼락과 정파, 현장조직의 차이를 뛰어 넘어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 주자. 에스제이엠과 만도의 동지들이 빼앗긴 공장과 민주노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이를 위해 첫째, 8월 5일 열리는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연대 파업 등 강력한 반격을 결정하고 실행하자.
둘째, 8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최대한으로 조합원들을 조직해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아무리 민주노조라도 협상을 통한 실리 위주 노선만으로는 사장들의 반동적 기습 공격에 무력해지고, 실리마저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최근 우리는 경험해 왔다. 상황이 어렵다고 후퇴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사장에게 더 많은 동지들을 짓밟아도 된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저들이 테러로 협박하면, 우리는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저들이 직장 폐쇄로 협박하면, 우리는 공장 점거로 맞서야 한다. 저들이 어용노조 분열 공작을 펴면, 우리는 민주노조 연대 투쟁으로 맞서자.
지금, 에스제이엠과 만도에서 벌어진 용역깡패들의 폭력과 집권당 간부 연루 의혹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크다. 이명박 범죄 집단은 부패와 비리로 말미암은 레임덕으로 피투성이가 되고 있고, 박근혜도 친박계의 ‘공천 헌금’ 비리가 드러나면서 곤경에 처하고 있다.
저들이 훈련된 폭력 경찰 대신 깡패 사병들을 동원한 것은 정권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져 더는 경찰 폭력이 역효과만 일으킬 것을 두려워해서다.
저들은 완성차가 중심이 된 금속노조의 파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금속 파업이 민주노총 8월 투쟁의 도화선이 돼 레임덕 정권에 타격을 가해 재집권 야욕이 분쇄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금속노조 1, 2차 파업 때는 찌그러져 있다가 올림픽과 휴가를 이용해 야비한 공격을 한 것이고, 한편에서 금융노조에게는 큰 양보를 해 준 것이다.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에스제이엠과 만도를 짓밟아서 금속노조의 중간 허리들을 끊어놓고, 완성차는 적당한 수준에서 타결을 추진한 다음, 결국 금속노조를 야금야금 밑둥부터 무너뜨리는 길로 나아가려는 것이다.

따라서 완성차 노조가 대반격의 중심에 서야 한다.

금속노조의 중심인 완성차 노조를 최종 타겟으로 해서 거듭 좁혀오는 올가미를 언제까지 못 본 척 했다가는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 명백하지 않은가.
저들의 탄압과 테러가 지나 온 궤적을 보면 저들은 완성차 노조의 파업을 막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부품 업체들의 파업이, 주간 2교대제 도입이 현대와 기아차의 투쟁을 자극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 투쟁이 비정규직 등 더 열악한 노동자들의 투지를 고무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올해 우리 투쟁은 심야 노동을 없애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정당한 투쟁이다. 우리의 정당성을 이제 투쟁으로 증명하자. 피투성이가 된 우리 동지들의 억울함을 이제 투쟁으로 갚아주자.

By 김우용 / 금속노조 중앙위원, 기아차 ‘금속노동자의 힘’ 비대위 의장

컨택터스 '히틀러 경비견', 공장에 실제 투입됐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06일자 기사 '컨택터스 '히틀러 경비견', 공장에 실제 투입됐다'를 퍼왔습니다.
지난해 유성기업과 발레오공조에 투입 확인... 현재 충남에서 사육중

▲ 실제 공장에 투입된 '히틀러 경비견' 사진은 지난해 6월 충북 영동 유성기업 공장에 투입된 컨택터스의 경비견 모습이다. 로트와일러 종으로 도베르만이나 셰퍼트 보다 더 사납고 힘이 강해 히틀러도 경비견으로 썼다고 알려졌다. ⓒ 유성기업지부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에서 노동자들을 무차별 폭행한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가 '히틀러 경비견' 로트와일러를 실제 노사 분규 현장에 투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컨택터스는 '톰'과 '범'이라는 이름의 로트와일러 두 마리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히틀러 경비견을 직접 자사가 보유하며 현장에 투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선전해왔다.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컨택터스는 지금도 이 로트와일러를 기르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유성기업 영동공장 현장에 실제로 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성기업은 지난해 사측이 기습적인 직장폐쇄를 하며 용역을 투입해 폭력사태가 일어났던 곳이다. 충남 아산 공장에는 'CJ시큐리티'라는 용역업체가, 충북 영동에는 컨택터스가 들어갔다. CJ시큐리티는 당시 발생한 폭력사태로 허가가 취소됐으나 컨택터스는 별다른 논란 없이 지나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유성기업의 한 노동자는 "그 개가 서 있으면 엄청 삭막했다"며 "실제로 보면 검고 커서 무서웠다, 잘 짖지는 않았지만 매번 으르렁 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개에 대해 말이 많았다"면서 "사냥개라고 생각했는데, 뭐 우리가 사냥감도 아니고… 실제로 조합원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보내온 사진에는 카메라로 채증을 하는 덩치 큰 용역 남성과 그의 무릎보다 키가 큰 검은 개 한 마리가 찍혀 있다(위 사진). 컨택터스는 유성기업 사태 정리 이후 천안에 위치한 '발레오공조' 공장에도 이 개를 투입했다. 애초에 컨택터스는 이 개의 존재를 부정했다. 논란이 일자 컨택터스 경기법인 정미현 대표는 지난달 31일 와 인터뷰에서 "개(로트와일러)도 현재는 없다"면서 "예전에 개인업체에서 야산 쪽으로 (경비를) 의뢰한 건이 있어서 잠시 대여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컨택터스의 로트와일러는 현재 충남 지역에서 여전히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 가격은 250만 원 가량으로, 지난해 경기도 하남에 있는 애견훈련소에서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으로 지목받고 있는 서진호씨가 직접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개는 직접 보유하고 있다, 두 마리로 충남에 있다"고 말했다. 관련 법규에는 사나운 경비견 보유에 대한 규정 없어 로트와일러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군용견으로 사용될 정도로 전투적인 종이다. 소를 쓰러뜨릴 정도로 힘이 강해 수레를 끄는 용도로도 쓰였다. 수컷은 몸 높이가 60센티미터 이상 되고 몸무게는 60~70킬로그램까지 나간다. '히틀러 경비견'으로 불리는 이유는 히틀러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로트와일러를 자신의 침대 아래 재웠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역시 성질이 사납고 경비견으로 유명한 도베르만과 셰퍼드도 가지고 있었는데 로트와일러를 가장 가까이에 뒀다고 한다. 현재 용역업체가 로트와일러와 같이 사나운 경비견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데 대해 경비업법 상 해당하는 법규가 없는 상태다. 용역업체가 경찰력과 다름없이 무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폭력 사태가 빈번이 일어나고 있지만 장비를 규제할 수 있는 구체적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컨택터스 사태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경비용역들이 경찰력 수준으로 무장하는 건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며 "그 피해는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관련법 보완의 필요성을 실감했고, 경비용역업체가 방어수단 이외 공격형 무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로트와일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컨택터스의 홈페이지. 일명 '히틀러 경비견'이라고 불리는 로트와일러는 가장 공격적인 경비견 종으로 알려져있다. 이 개는 현재 서울에서 약 두시간 거리인 충남지역에서 지금도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컨택터스

박소희(sost)
최지용(endofwinter)

2012년 8월 4일 토요일

SJM "컨택터스가 스스로 투입 결정", 경찰 "사측이 경찰 속였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03일자 기사 'SJM "컨택터스가 스스로 투입 결정", 경찰 "사측이 경찰 속였다"'를 퍼왔습니다.
SJM 찾은 민주당 의원들에 사측·경찰, "모른다" 책임 떠넘기기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사측과의 면담과 공장 시찰을 마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무차별 폭력 진압으로 유혈사태를 빚은 'SJM폭력사태'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진상조사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은수미, 장하나(이상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과 김현, 진선미(이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은 2일 오후 3시 경기 안산 SJM공장에서 '노동자 폭력진압'으로 논란에 휩싸인 'SJM폭력사태'를 두고 SJM 강충기 사장, 민흥기 경영지원팀 이사, 안산단원경찰서장, 안산노동부지청장 등과 용역업체와 사측의 불법 유무, 경찰의 부실 대응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사측은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용역업체에 돌리는 등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경찰도 공장 안 폭력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SJM사측, 경찰신고보다 사전에 진압하는 등 불법자행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 정문 너머로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수행중이던 민흥기 노무관리이사의 모습이 보인다.

먼저 의원들은 사측 담당자들을 만나 'SJM폭력사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확인했다. 또 사측이 어떻게 용역업체를 선정했으며 용역을 투입해 폭력 진압한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물었다. 

민흥기 이사는 지난달 23일 인터넷을 통해 용역업체인 '컨택터스'를 알게 됐고, 25일 용역 동원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사측은 경찰에 폭력사태 당일인 27일 오전 6시부터 용역을 투입해 오전 7시10분부터 출근하는 직원들을 제지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당초 신고했던 시간보다 두시간 가량 앞당겨 용역을 투입했다.

민 이사는 이에 대해 "컨택터스가 단독으로 법을 무시하고 ,회사를 무시했다"고 책임을 용역업체 측에 돌렸다. 은수미 의원은 "용역업체가 투입을 결정한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민 이사는 "정확히 말하면 그렇다"고 답했다.

경찰은 '왜 조치 안했냐'는 질문에 "글쎄 저도 잘.."

ⓒ이승빈 기자 폭력 사태 다음날 여름 휴가차 가족들과 배트남 여행을 찾아 물의를 빚은 안산단원경찰서장이 2일 오후 민주통합당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경기도 안산 SJM 공장을 찾았다.

반면 경찰은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사측에게 책임을 물었다. 안산단원경찰서장은 사측이 신고한 시간보다 빠르게 용역을 투입한 것에 대해 "따지고 보면 회사가 경찰을 속이고 용역을 투입했다. 경찰은 그 시간에 용역들이 모이고 회사에 투입된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서장은 "우리는 사측에게 '급한 것도 아니니 주간에 하거나 낮 시간에 투입하라'고 충고했지만 회사 측이 안 받아들인 것"이라며 밝혔다. 

폭력사태와 관련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하나 의원은 "폭력사태가 일어났는데 왜 공장 안으로 안들어 갔느냐"며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이에 경찰서장은 "5시30분 도착했을 때 2차 충돌이 있었는데 안에 상황을 몰랐다"며 "조사하다보니 현장에 출동한 중대장이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정문쪽에 있어서 몰랐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행인이 SJM에 무슨일이 있는 것 같다고 신고를 했다. 안에서는 살려달라고 고함쳤는데 무엇이 조용했느냐"며 격분했다. 경찰서장은 "저한테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해 보라고 하니까 2차 충돌이 있던 것 같다고 정보과장이 말해줘서 그때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장하나 의원은 "그럼 1개 중대장은 왜 아무조치 취하지 않았냐"며 꼬집어 말했고 경찰서장은 "글쎄 그게 저도 잘.."이라면서 답하지 못했다.

컨택터스 용역, "곤봉 소지는 했는데 쓴적은 없어"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을 찾은 의원들이 침탈 당시 쓰인 곤봉을 살펴보고 있다.

의원들은 두 시간여의 면담을 마치고 SJM조합원들의 대피경로를 따라 공장내부를 살펴봤다. 공장에는 대체인력이 투입돼 생산을 지속하고 있었다. 조합원 사무실은 폭력사태이후 계속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공장 내부의 벽은 철제 제품에 부딪혀 움푹 패인 흔적이 역력했다. 

의원들은 공장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컨택터스 차량을 살펴봤다. 차 뒷문이 열리자 60~100cm 길이의 곤봉들이 쏟아졌다. 의원들이 "곤봉을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고 이를 보고 있던 컨택터스 용역 중 한명은 "불법 아니다. 차기만 하고 사용은 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 의원은 "상대방이 무기를 소지할 때는 소지가 가능하지만 무장하지 않은 일반인을 상대로는 소지 자체가 불법"이라며 "특수경비원으로 등록한 경우에 곤봉소지가 가능하다"고 분개했다.

이날 의원들의 진상조사에서는 경찰과 사측이 책임회피나 전가에만 급급하면서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 경찰의 직무유기 의혹들이 명확히 가려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향후 이 문제와 관련 강도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은수미 의원은 "사측은 말을 바꿔가면서 '컨택터스'가 알아서 한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경찰은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 예방이 없었다는 것이 직무유기를 했다는 의심이 들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인력 투입이 불법인지 근로자 파견 등의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측에는 노사협의를 다시 해달라고 요청을 해뒀고 경찰 측에도 진상조사 및 추후조치를 요구했다. 의원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거부?

ⓒ이승빈 기자 민주통합당 김현, 은수미, 진선미, 장하나 의원은 2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민주노총 안산지부를 찾아 SJM 지회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의원들은 경기도 안산 민주노총안산지부에서 금속노조 SJM 지부 조합원들을 만나 'SJM폭력사태'의 정황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묻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회사측 지정병원인 '한도병원'에서 입술이 찢어진 조합원이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했다"며 "우리는 회사가 지시한 걸로 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현장에 순찰차가 여러대 왔다갔다 하는 등 경찰이 있었다"며 "그러나 상황을 진압하기는커녕 다친 사람들의 이동에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찾은 SJM 공장 정문은 윤형 철조망이 쳐진 채 컨턱터스 소속 용역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찾은 SJM 공장 정문은 윤형 철조망이 쳐진 채 컨턱터스 소속 용역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을 찾은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사측과의 간담회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승빈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 공장 정문 너머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적의 노동자가 보인다. 사측은 이들이 기술연수 중인 노동자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JM 지회 제공 27일 새벽 컨턱터스 소속 용역의 안산 SJM 공장 폭력 침탈이 있던 당시 노조원들과 대치중인 모습

ⓒSJM 지회 제공 27일 새벽 컨턱터스 소속 용역의 안산 SJM 공장 폭력 침탈이 있던 당시 민흥기 노무관리이사의 모습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사설] ‘용역깡패’ 컨택터스, 뭘 믿고 그리 설쳤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3일자 사설 '[사설] ‘용역깡패’ 컨택터스, 뭘 믿고 그리 설쳤나'를 퍼왔습니다.

지난달 27일 새벽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난입해 파업중인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휴머니즘 종합보안회사’라는 허울로 치장했지만, 그 맨얼굴은 헬멧과 방패, 곤봉으로 중무장한 ‘용역깡패’였다. 컨택터스는 수년 동안 대표 명의 등을 바꿔가며 노동현장에서 노조탄압의 대리인 노릇을 해왔다.컨택터스의 다양한 범법행위는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컨택터스는 2009년 충남의 자동차부품업체인 한성실업의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자사 직원 4명을 위장취업시켰다고 한다. 노조에 가입한 이들은 첩자 노릇을 하며 주요 협상 정보를 회사 쪽에 넘기고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게 당시 노조의 증언이다. 회사 쪽은 컨택터스의 용역 인력을 투입해 공장을 장악했고, 곧바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컨택터스가 한성실업과 치밀하고 지능적으로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인 것이다.그럼에도 컨택터스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고, 설령 제재를 받더라도 ‘불사조’처럼 금세 되살아났다. 컨택터스는 직원들이 전남 나주의 한국쓰리엠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폭행해 2011년 9월1일 경비업 허가가 취소됐으나, 회사 이름은 그대로 둔 채 임원과 주소지만 바꿔 보름 만에 다시 허가를 받아냈다. 경비업법의 빈틈과 경찰의 감독 미비 등이 어처구니없게도 용역 폭력이 활개치는 데 밑돌이 된 꼴이다.파문이 커지자 물러난 이 회사 문성호 회장의 신분도 주목의 대상이다. 그는 2008년부터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을 맡아왔고,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 특별직능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고 한다. 이런 정치적 경력이 불법 폭력의 ‘뒷배’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야당에선 “컨택터스가 2006년 박근혜 의원의 경호를 맡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노동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든 컨택터스와 이를 묵인·방조한 세력은 ‘민주주의의 적’으로 엄중히 심판받아야 마땅하다. 정부는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는 말할 것도 없고 에스제이엠의 사주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달 27일 에스제이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용역들의 폭력을 사실상 수수방관한 것도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이 회사의 ‘정치 커넥션’의 실체 역시 밝혀내야 한다. 이런 용역깡패 집단이 버젓이 활개치는 세상이 2012년의 한국 사회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2012년 7월 29일 일요일

"소화기 뿌리고 쇳덩어리 던지고...죽음의 공포 느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28일자 기사 '"소화기 뿌리고 쇳덩어리 던지고...죽음의 공포 느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안산 SJM 용역 침탈 부상자 한정록

ⓒ이승빈 기자 27일 저녁 안산 SJM 용역 침탈 당시 머리 부상을 당해 동안산병원에 입원중인 한정록(49)씨를 찾았다. 한 씨가 부상 당시 입었던 피묻은 옷을 꺼내보이고 있다.

“[긴급] 용역깡패 투입 확실 지회로 긴급히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SJM 지회”

금속노조 SJM 지회 지도위원인 한정록(49)씨가 긴급한 문자를 받은 것은 27일 새벽 4시경 이었다. 공장에 도착한 것은 4시 반. 마치 경찰처럼 헬멧을 쓰고 곤봉과 방패를 든 300명 가량의 용역들은 인원을 나눠 정문과 후문으로 동시에 침탈을 시도하고 있었고 야간 농성조와 지도부 등을 합쳐 80여명에 불과한 비무장 조합원들이 이들의 공장 진입을 막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용역들은 공장 침탈이 익숙한 듯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반면 조합원들에겐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그동안 공장을 다니면서 이런 식의 노사 분규를 겪어본 적도 없을뿐더러 군대도 아닌 이상 훈련받은 바도 없었다. 

한씨는 당시 상황을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진격! 진격!”

노무사와 용역 책임자의 명령과 함께 용역들은 상대적으로 경계가 허술했던 정문을 통해 무자비한 침탈을 시작했다. 정문 옆 경비실 창문을 깨고 공장 안으로 진입한 용역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조합원들을 압박했고 희뿌연 연막 사이로 곤봉 세례가 이어졌다.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에서 맨몸인 조합원들은 맞고 깨지고 터지며 하염없이 밀려났다.

용역들의 소화기에 대항해 조합원들은 락카를 가져다 용역들에게 뿌려대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소화기를 뿌리고 연막에서 허우적대는 조합원들을 곤봉으로 두들겨 패기를 반복하며 조직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용역들에게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것뿐이었다.

“칼로 배때지를 쑤셔버린다”, “잡히기만 해봐 내가 죽여줄게” 등 깡패들이나 할 욕설을 하며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들을 피해 조합원들은 살기 위해 공장 안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씨가 부상을 당한 것은 이때. 용역들의 모습에 공황 상태에 빠진 한 조합원을 공장 안으로 들여보내는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목줄기를 타고 뜨거운 피가 흘러내렸다. 용역이 한 씨의 뒤통수를 철제 소화기로 내려친 것. 조합원들은 한씨를 공장 2층으로 데려가 지혈을 하기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용역을 피해 공장 2층 사무실로 피신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이다. 사실상 침탈은 마무리됐음에도 용역들은 사무실을 포위한 채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고 30cm 크기의 쇳덩어리인 제품을 집어던지며 폭력의 향연을 마음껏 즐겼다. 퇴로가 막힌 채 폭력이 계속되자 조합원들 중 몇몇은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상처가 워낙 깊은 탓에 지혈이 되지 않았던 한씨는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꿈 같은 상황이 구급차로 가는 내내 스쳐지나갔다. 

ⓒ이승빈 기자 27일 저녁 안산 SJM 용역 침탈 당시 머리 부상을 당해 동안산병원에 입원중인 한정록(49)씨를 찾았다. 한 씨가 당시 새벽 온 문자를 보여주고 있다.

민홍기 노무관리이사 부임과 함께 시작된 갈등

한씨는 SJM은 매년 임단협이 별탈없이 합의에 이르는 등 노사관계가 원만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9월경 주간2교대 근무 합의 당시 조합은 생산량 감소를 우려해 이전보다 생산 물량을 늘려달라는 사측의 요구를 수용하며 협상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불만은 다소 있었지만 노조는 ‘노동자 건강권’이라는 대승적인 목표를 성취했다는데 의의를 뒀다. 

하지만 이미 3년전 민홍기 노무관리이사가 부임하면서 사측의 탄압은 서서히 고조되고 있었다. 조합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신규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공장 부품 생산을 외주화 하는 등 사측의 도발이 계속됐다. 현 지도부 또한 출범과 동시에 부지회장이 징계를 당하는 등 탄압이 이어졌다. 

한씨는 “조합원들 중 20년가량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보니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한가족 같은 회사를 많이 도와주자는 입장이 많았다”며 “회사에서 2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조를 향후 경영의 걸림돌로 생각해 와해시키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승빈 기자 27일 저녁 안산 SJM 용역 침탈 당시 머리 부상을 당해 동안산병원에 입원중인 한정록(49)씨를 찾았다. 한 씨는 용역이 휘두른 소화기에 뒤통수를 맞아 6cm 가량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마스크도 없이 석면 작업하며 키운 회사인데

1990년에 입사한 한 씨는 올해로 23년째 건설 기계, LNG 선박 등을 다루는 3공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당시 급여를 때먹곤 하는 공장들이 많았지만 SJM은 꼬박꼬박 급여가 나오는 괜찮은 회사 중 하나였다. 결혼을 하고 어린 자식이 있는 상황에서 SJM은 참으로 고마운 곳이었다. 

고된 노동의 나날이 이어졌다. 아침 8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살인적인 철야 근무를 일주일에 두세번 꼴 해야했고, 변변한 안전장비도 없었다. 심지어 석면 작업을 할 때도 마스크 한 번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던 중 SJM에 민주노조가 세워졌다. 어용노조가 있던 시절 노조 사무실은 문을 세 개나 열고서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폐쇄적인 관리자들의 사랑방에 불과했다. 막상 용기를 내 들어가도 주눅이 들어 변변한 하소연도 못하곤 했다. 하지만 노조가 조합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하자 노동자들의 인식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한씨는 회상했다. 

이전까지 억울함이 있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던 노동자들이 노조로 모이기 시작했다. 억울하게 퇴사당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노조의 요구에 따라 안전장비 착용이 의무화되고 교육도 실시됐다. 공장의 각종 소음에서 청력을 보호해주는 귀마개 또한 노조의 요구로 이뤄낸 성과다. 

한씨는 노조 지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다. 마지막 지회장 임기를 끝낸 것도 어느덧 7년 전. 처음 조조 활동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노조하려면 이혼부터 해라. 왜 굳이 나서냐”며 뜯어 말리던 아내는 어느덧 조합원들을 위해 음식을 마련해 주는 든든한 응원군이 되었다. 

23년간 한씨에게 회사는 생계의 터전이자 전부였다. 비록 넘치는 생활은 아니지만 땀흘려 일한 덕에 아내와 가정을 꾸려 대학생인 자녀 둘을 키워낼 수 있었다. SJM 김용호 회장은 사원들이 모이는 행사 때마다 모두가 한가족임을 말했다, 한씨는 그 말이 고마웠고 철썩같이 믿었다.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상부상조하는 선례가 이어졌다. 이 모든 것이 27일 새벽이 오기 전까지의 일이다.

ⓒ이승빈 기자 27일 저녁 안산 SJM 용역 침탈 당시 머리 부상을 당해 동안산병원에 입원중인 한정록(49)씨를 찾았다. 한 씨는 배신감을 넘어 망연자실함을 느낀다고 했다.

가족이라면서 왜 식구를 때려?

동안산병원으로 후송돼 머리를 9바늘이나 꽤맨 한씨는 말도 못할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한가족이라고 말하던 회사가 용역을 동원해 하루아침에 적으로 돌변한 상황. 비무장에 변변한 저항도 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 회사에 평생을 바친 그들에게 27일 새벽의 일은 평생에 다시없을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한씨의 딸은 자초지종을 듣고 “가족이라면서 왜 식구를 때려?”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한씨가 재차 “한가족처럼 일해 왔지만 우리를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고 말했지만 딸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딸에게 한씨는 평생을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온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 이런 아버지를 회사가 용역을 동원해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 한씨의 딸은 차마 울지도 못했다고 한다. 

27일 새벽의 일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한씨도 마찬가지다. 용역이 침탈하고 철제 부품이 날아다니는 아수라장을 23년 만에 처음 경험한 탓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회사를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헛갈린다는 한씨는 피를 흘리며 공장안의 아수라장을 지켜보는 내내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우릴 가족이라고 했던 회사가 정말 이렇게 했을까?”

이승빈 기자 cadenza123@naver.com

2012년 7월 6일 금요일

“근로복지공단 구상권 청구는 용역깡패 폭력의 면죄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06일자 기사 '“근로복지공단 구상권 청구는 용역깡패 폭력의 면죄부”'를 퍼왔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3억 4천여만 원 구상금청구소송 제기

용역과 사측의 구사대에게 지급한 산재보험금 3억 4천여만 원에 대하여 쌍용차 노동자 58명에게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한 근로복지공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6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모임,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에서 주최했다.

▲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금청구소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6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미디어스

이날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소송의 핵심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용역깡패의 폭력성에 면죄부를 발부하고 폭력의 잔인성을 가리는 구실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며 다쳤어도 산재는커녕 치료조차 받지 못했지만, 불법 고용된 용역과 회사측 구사대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은 사실상 범법자인 용역과 구사대는 산재를 인정하면서 쌍용차 조합원들은 다시 범법자, 신용불량자 이중 삼중의 채무자로 만들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금 청구는 법률적으로도 허용되기 어려우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본적 배려조차 없는 반인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구상권은 제3자에게 청구하는 것이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은 제3자가 아니라서 구상권 청구대상이 될 수 없다”며 “근로복지공단은 구상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은수미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조속한 시일 내에 (구상권 행사를 취소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과 헌법이 준 모든 권한과 능력을 다 동원해 근로복지공단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청문회장에서 뵙지 않을 수 있도록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사과하고 결정을 취소하라”고 경고했다.

윤다정 수습기자  |  lindalmemor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