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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5일 화요일

'노조파괴' 창조컨설팅, 청와대·국정원 등과 접촉?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25일자 기사 ''노조파괴' 창조컨설팅, 청와대·국정원 등과 접촉?'을 퍼왔습니다.
[국회 용역폭력 청문회] 은수미 의원, 백여 페이지 내부 문건 공개... 파문 확산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산업현장 폭력용역 관련 청문회가 24일 오전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장에서 열려 강춘기(왼쪽) SJM 대표이사와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 등이 참석해 청문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최근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의 ㈜SJM 노조원 폭력사태 등 산업현장에서의 폭력용역 사태와 관련해 국회 차원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연합뉴스

'노조 파괴 전문 컨설팅'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지난해 유성기업 사태에 개입하면서 노동부는 물론 청와대와 국정원·검찰·경찰까지 관리했던 정황이 창조컨설팅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제보를 통해 확보했다는 내부 문건은 지난해 4월 유성기업에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부터 올해 1월 실제 컨설팅 문서까지 백여 페이지에 달한다. 이 문서 곳곳에는 창조컨설팅이 노동부와 청와대·국정원 등 소위 '유관기관'과 선을 대고 관리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실명과 소속, 이메일과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첨부문서까지 나왔는데, 이 명단에는 청와대 유아무개 국장과 국정원 정아무개 처장, 경찰청 정보3과 김아무개 경정, 고용노동부 노사관계지원과 정아무개 사무관, 충남 아산시 경찰서 김아무개 경관 등이 적혀 있다.

은 의원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현장폭력용역관련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의) 컨설팅을 하면서 노동부와 노동위원회, 국정원, 경찰 등 유관기관 대응전략을 수립했다"며 "확인 결과 이 법인은 청와대와 국정원에도 접촉했다"고 밝혔다.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당일 아침 허리가 아프다면서 출석하지 않았다. 창조컨설팅은 유성기업이 지난해 5월 직장폐쇄를 단행했을 당시 사측과 노무관리 자문계약을 맺은 업체로, 직장폐쇄부터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고 사측에 가까운 노조를 세우는 과정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성기업뿐 아니라 2009년 대구의 반도체 업체 케이이씨(KEC) 등 수많은 회사의 노조 무력화 과정에도 개입해 주목을 받아왔다.

내부 문건에 "노동부·경찰청·국정원·검찰과 협력체제 강화"

▲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9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현장폭력용역관련 청문회에서 공개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내부 문건. ⓒ 은수미 의원실

창조컨설팅이 소위 '유관기관'과 함께 밀접하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은 지난해 4월 28일 유성기업에 보낸 에서부터 나온다. 창조컨설팅은 이 문건에서 '노동부, 노동위원회, 국정원, 경찰, 검찰 등 유관기관 대응 전략 수립'이라는 계획을 밝힌다. 또 자신들의 노하우로 '탁월한 대외능력'을 꼽으며 "타 법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 대외기관과의 관계 형성 능력을 토대로 노동부, 경찰청, 국정원, 검찰 등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협력체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탁월한 대외능력'은 고용노동부가 같은 해 11월 15~25일 유성기업에 대해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빛을 발한다. 이달 14일 작성된 에는 "회사(창조컨설팅)는 금번 특별근로감독 실시에 대하여 관할지청인 천안지청은 물론이고 고용노동부 본부에 비선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고 나온다. 그 결과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은 금속노조의 계속된 요구에 따른 불가피한 것일 뿐 '직장폐쇄 해제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유성기업에 부담을 줄 생각은 없다'는 노동부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돌발변수가 생긴다. 대전지방노동청이 유성기업을 특별근로감독한 결과 10억여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보도자료를 지난해 12월 26일 배포한 것이다. 이튿날 창조컨설팅이 작성한 문건에는 "대전지청은 물론 대전지청의 상급기관 및 감독기관에 대하여 대전지청의 과도한 과태료 처분이 장기간의 노사갈등 이후 겨우 진정된 조직을 다시 들쑤시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설득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주요 대외기관인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본부, 노동부 본부 등에 대한 홍보활동에 주력하여 관할기관인 대전지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적시했다.

은수미 "범정부 차원 연루 가능성... 하루 청문회로 끝내지 않겠다"

▲ 은수미 의원실이 공개한 창조컨설팅 내부 문건. 창조컨설팅은 대전지방노동청이 지난해 12월 유성기업에 10억여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자 '대외기관 홍보활동에 주력, 대전지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은수미 의원실

은 의원은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의 이 내부자료를 근거로 "청와대와 국정원, 경찰, 노동부가 유성기업 하나를 두고 대응전략을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와 이아무개 청와대 비서관이 한국경영자총협회 시절 잘 알고 지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고, 김아무개 창조컨설팅 전무는 노동부 출신"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헌법을 무시하고 노동권을 유린한 일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은 청문회 하루로 끝낼 일이 아니라며,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여기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 검찰 수사를 의뢰할 뜻도 내비쳤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제가 들은 사항과 상당히 거리가 있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은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은 의원은 "노동부가 먼저 특별근로감독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 청문회 불참... 국감 증인으로 재소환 예정

한편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은 당일 '허리가 아프다'며 불참을 통보해 여야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은 "물어볼 게 많았는데 황당하다(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구인명령이라도 해야 한다(한명숙 민주통합당 의원)"고 성토했다.

신계륜 위원장은 "허리가 아프다고 핑계를 댄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위원회를 모독한 행위"라며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박소희(sost)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없는 것'들끼리 물어뜯게 하는 사회, 이건 야만이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23일자 기사 ''없는 것'들끼리 물어뜯게 하는 사회, 이건 야만이다'를 퍼왔습니다.
[取중眞담] 죽기살기로 맞붙는 노동자-학생, 그리고 반값등록금

"밥이라도 사주고 오지?"

지난주에 '용역 알바 대학생'을 인터뷰한 후배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었다.

지난 7월 27일 직장 폐쇄한 만도기계의 강원도 문막 공장에 투입됐던 정창수(가명)씨는 '용역 깡패'라는 언론의 질타 속에 속을 끓이다 한 인권단체에 메일을 보냈다. 

"저희와 맞서 싸우는 노조분들께도 죄송하고 스스로 두려움을 만드는 선택을 한 제 자신에게도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다음 학기에 학교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부산의 한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28살의 늦깎이 대학생인 그는 메일에 이렇게 썼다. 

▲ 정창수는 "우리도 저거랑 같은 옷을 입었어요"라고 말하며 컨택터스 관련 뉴스 화면을 지켜봤다. 그는 종종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찾아본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들리는 '용역깡패'라는 말이 마음을 짓누른다고 했다. ⓒ 정민규

인터뷰 당시 그는 "집안 형편 때문에 공사장이나 발전소 막노동을 주로 했는데, 많이 다쳤다. 하지만 일에 비해 일당은 6만7000원 정도로 낮다. 용역은 10만 원을 준다. 이번에 돈 벌면 (학기 중에는) 공부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매학기 등록금 300만 원과 생활비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는 "다시 일을 구했고, 곧 일을 하러 가게 되는데 이 일 역시 시설경비 용역"이라고 했다. 일당이 센 용역일로 등록금과 생활비에 쓸 250만 원을 더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에서 일했던 대학생 인턴기자 중에서도 "등록금 때문에 휴학 중인데 복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어두운 표정을 짓던 이들이 꼭 한둘은 있었다. 대학등록금 문제의 심각성은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학비에 쫓겨 진짜 전쟁터 다음 쯤은 되는 노사 충돌 현장에 '알바'로 나서는 학생들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기사가 나간 뒤, 그를 욕하는 댓글이 적지 않게 붙었다. 

"돈 때문에 이런 짓 했다고 자기 합리화하면 강도나 도둑하고 뭐가 다릅니까.""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도 잠을 줄여서 방학 때 3탕 4탕씩 알바를 하고 했습니다 저 학생은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요? 자신의 보다 편하고 보다 높은 임금을 위해서 타인을 괴롭히다니요... 전 이해가 안 됩니다."

당연히 나올 비판이지만, "다른 대학을 다녔는데 학비 때문에 그만두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 막노동으로 학비를 벌었다"는 그였다. "(일하면서 공부하기 위해) 이틀 동안 안 잘 때도 있고, 빨리 일어나기 위해 자더라도 눕지 않는다"는 그는 "예전엔 꿈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술집이나 막노동하면서 보는 게 밝은 게 없다"고 했다.

"용역인력 30~40%가 학생"... "대학생 알바는 방패막이"

▲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철조망이 겹겹이 쳐진 정문안쪽에서 방패를 들고 서 있다. ⓒ 권우성

정씨에 따르면, 노사 충돌 현장에 투입되는 용역 인력의 30~40%는 대학생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할까. 이번에 안산의 자동차부품업체 SJM 노조를 박살 내 '용역폭력'의 대명사가 된 컨택터스의 전 팀장도 "용역의 상당수가 대학생들인데, 얘들은 정말 불쌍하다"며 "이 친구들은 돈 벌려고 나오고 용역은 살려고 그 애들 쓰는 거다, 자기들이 앞에 서면 맞으니까 방패막이로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정규직 또는 일용직 형태로 일하는 경비직원은 14만여 명. 정씨 등의 말대로 단순 계산해 보면 이들 14만 명의 30%, 4만2천 명이 학생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를 정확한 통계로 보긴 어렵다. 게다가 학생들이 용역에 뛰어든 이유도 제각각이겠지만, 꽤 많은 학생들이 학비와 생존을 위해 노사 충돌과 철거 현장 등 각종 분규 현장에 가진 자들의 '사병'으로 동원되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사용자들과 보수언론이 '노조 천국'이라고 우겨대는 한국의 올해 노조 조직률은 10.1%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0년에 9.8%였던 것이 '사회 양극화·노동조건 악화'로 겨우 10%를 넘어섰으나, 노동자 10명 중 겨우 한 명이 노조 원인 수준이다. OECD 30개국 중에서는 끝에서 세 번째다.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파업의 핵심 이슈는 '정리해고 반대'였고, 몇 년 전부터 '비정규직 철폐'가 나란히 제기됐다. 여기에 임금문제와 근로조건 개선이 더해지는 것이 노동자 대부분이 파업 경험이 없는 이 나라의 파업 이슈다. SJM도 그 자신이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임에도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원청회사에 납품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노동자들 사이에 정리해고의 불안감이 번진 것이 갈등의 계기가 됐다. 

그나마 활발하게 움직이는 노조들은 존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 컨택터스의 전 팀장은 "특히 (민주노총의 핵심인) 금속노조하고 많이 싸웠는데, 3M·상신브레이크 다 깼다"며 "컨택터스 때문에 노조가 깨진 곳이 많다"고 말한다. 이 기업들 외에도 발레오만도·KEC·유성기업·만도기계는 사측이 직장폐쇄를 강행하고 경비용역업체를 대규모로 투입한 뒤, 노조들이 금속노조를 탈퇴하거나 새로 들어선 사측 노조에 밀려 단체교섭권을 잃어버리면서 무너졌다. 

가깝게는 SJM, 멀게는 쌍용차에서 나타난 용역폭력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에서 벗어나려는 노동자들과 역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학생들이 맞부딪친 현장이었던 것이다. 정작 이런 상황을 만든 이들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결국 '용역폭력 사태'는 우리 사회가 똑같이 생존권의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쇠파이프와 쇳덩이들을 들고 죽기 살기로 싸우게 만드는 '야만적인 사회'임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안은 없다... '용역알바 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 적용됐다면

▲ 지난 7월 27일 전국에서 모인 용역업체 직원들이 인천 문학경기장에 집결한 뒤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버스에 오르고 있다. ⓒ 한만송

경찰과 국회에서는 '폭력 전과자 및 조직폭력배의 용역경비직원 취업 금지' '허가 취소된 업체의 임원은 이후 5년간 경비업체 임원직 불가' '경비원의 불법적 물리력 행사에 경찰의 개입 의무' '용역업체를 고용한 회사에 책임 추궁' 등을 담은 경비업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학비를 위해, 또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알바'와 비정규직으로 용역업계에 뛰어든 이들에 대한 대책은 없다.  

이렇게 되면 이들은 '용역 폭력'은 아니더라도 "OO분들께도 죄송하고, 이런 선택을 한 제 자신에게도 미안"한, 다른 일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글을 쓰고 있는 중에 서울시립대 복학생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행한 '반값등록금'제도로 인해 '0원 등록금'고지서를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 역시 '반값등록금'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면 '용역 알바'로 고민하고 있는 정씨는 어떻게 했을까.

황방열(hby)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컨택터스의 SJM 노조원 폭행 당시 경찰 무전기록 보니 “쑥대밭” 신고에도 “충돌 없는 것 같은데…” 방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7일자 기사 '컨택터스의 SJM 노조원 폭행 당시 경찰 무전기록 보니 “쑥대밭” 신고에도 “충돌 없는 것 같은데…” 방관'을 퍼왔습니다.


공장 안 용역폭력 부상 속출할때
112선 “그냥 대치중?” 지레짐작
경찰은 현장상황 모른채 “잘 대처”

지난달 27일 새벽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에스제이엠(SJM) 노조원 폭행 사태 당시 경기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과 현장에 순찰을 나간 경찰관들이 주고받은 무전교신 녹취록이 16일 공개됐다. 노조원 수십명이 부상을 입는 상황이었는데도 별다른 충돌이 없는 것으로 지레짐작하는 등 경찰의 안일한 대처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표 참조)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에스제이엠 신고사건 관련 지방청 지령 무전교신 내역 녹취록’을 보면, 컨택터스 용역경비원들이 공장으로 진입해 부상자가 속출하던 새벽 5시 이후에도 순찰을 나간 경찰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노조원 및 세콤 직원의 신고를 받은 112 상황실이 새벽 5시18분께 현장에 나간 경찰에 “피해가 있느나”고 물었으나, 순찰중이던 경찰관은 “정확히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112 상황실은 “일단 대치만 하는 거지, 지금 뭐 별도의 충돌이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물었다.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도 현장 순찰 경찰관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소극적으로 보고하고, 112 상황실은 별다른 충돌이 없는 것으로 지레짐작한 것이다.뒤이어 현장 순찰차와 교신이 잘 되지 않자 112 상황실은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 상황실에 재차 확인했으나, 안산단원경찰서는 “대치중인 것 같고, 정보경비기능(정보과·경비과)에서 대처중”이라고만 답했다. 이미 유혈이 낭자한 용역폭력이 진행됐음에도 ‘대치중’이라고 상황을 보고했고, 현장에서 ‘잘 대처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김현 의원은 “경찰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녹취록”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컨택터스 등의 현대판 사병…“경비 배치, 신고제를 허가제로”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4일자 기사 '컨택터스 등의 현대판 사병…“경비 배치, 신고제를 허가제로”'를 퍼왔습니다.
용역폭력 근절 위한 경비업법 개정 방안은?

SJM 노동자들에 대한 컨택터스 용역회사의 폭력 사태 문제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돈으로 사고파는 ‘폭력’을 사회적으로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비업을 넘어서는 사실상의 용역깡패들이 법적으로 용인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14일 국회에서는 ‘용역폭력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제목의 경비업법 개정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 8월 14일 오후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참여연대 주최로 '용역폭력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경비업법 개정 토론회가 열렸다ⓒ미디어스

김남근 변호사, “현대판 사병…경비용역법 관리감독 책임강화 필요”
토론회에서 김남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변호사)은 컨택턱스 등 민간군사업체를 두고 현대판 사병에 비유, SJM 사태에서 드러난 경찰감독행정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발제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텅빈 공장 경비 차원이 아닌 이미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공장 밖으로 강제퇴거하거나 농성해산을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행위 그 자체로 경비업법에 반하는 행위”라며 ‘경비’는 예방적이고 방어적 업무를 의미한다는 경비업법 제2조를 근거로 제시했다.
경비업법에는 경비원을 배치하기 24시간 전에 배치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컨택터스는 이 조차도 지키지 않았다. 또, 컨택터스가 사용한 ‘장봉’ 역시 경비업법 상 휴대금지 물품이다. 경비업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남근 변호사는 경비업법상 경찰감독의 책임행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배치신고제를 배치허가제로 변경하고 경비업자의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김남근 변호사는 “배치신고를 받아도 24시간의 짧은 기간 내에 폭력전과자, 미성년자, 경비업법 위반 경력자 등의 결격자를 발견해 배치제외명령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허가제로 변경하고 시간도 48시간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경비업법 허가요건의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허가요건이 부실해 영세한 경비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행 5000만원으로 규정돼 있는 자본금 규모를 늘리고 일정 수의 경비지도사와 3년 이상의 경비원 등 경력 경비원을 정규직으로 일정 수 이상 보유할 것을 요건으로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폭력 경비업체 사용한 사측 책임도 함께 물어야”
토론자로 나선 임선아 금속노조법률원 변호사는 “경비업법의 경우 경비업자의 의무위반 시 제재조항으로 시설주 및 사용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경비업법 개정과 함께 사용자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노동법 개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거지역의 경우,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철거계약만 하고 싶은데 이주 계약까지 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를 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철거기간을 기준으로 계약을 하게 되면서 지체보상금 때문에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서 폭력이 행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철호 변호사는 “현행 경비업법 상 퇴거집행은 불법”이라면서 “노동쟁의현장과 재개발현장 등에는 경비용역의 배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야 말로 폭력사태의 방지를 위한 대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중심으로 경비업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나가겠다고 했는데도 폭행”
토론회에 앞서 정준위 금속노조 SJM지회 수석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42명의 조합원이 다쳤고 아직 5명이 병원에 있다”며 “입술이 찢어진 조합원 등이 8주~12주 진단을 받았다”고 용역폭력의 실상을 고발했다. 조합원의 2배가 넘는 300여명이 진압을 한 컨택터스는 노동자들에게 소화기를 비롯해 위험한 자동차 부품 밸로우즈 등을 마구잡이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 SJM 노동자들에게 컨택터스 직원들이 던진 소화기 및 자동차 부품 밸로우즈 등의 모습. 정준위 수석부위원장이 당일 폭력에 대해 고발하고 있는 모습ⓒ미디어스

정준위 수석부위원장은 “마지막에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가겠다’고 했는데에도 그들의 폭력은 계속됐다”며 “그날 인권은 없었다. 국민으로서 보호를 받아야 했지만 경찰은 수수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정준위 수석부위원장은 “돈으로 용역을 얼마든지 살 수 있고 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체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용역폭력의 문제는 노동자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선형 북아현동 철거민대책위원장은 토론회에 참가해 “강제 명도집행하는 과정에서 건장한 용역깡패들이 팔순노모와 가족들에게 온갖 욕설과 폭행을 행사했다”며 “집사람은 건물로 끌려 나가면서 다리에 대못이 박혀 치료를 받았다”고 경비업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진상보고서’ 발표를 통해 “SJM 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유사한 용역 폭력이 반복되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발레오만도, KEC,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등 관련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SJM, 불법 대체인력 투입에 이어 생산설비 반출 '논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5일자 기사 'SJM, 불법 대체인력 투입에 이어 생산설비 반출 '논란''을 퍼왔습니다.

ⓒSJM지회 제공 SJM 시화공장에 설비를 실고 대기 중인 트럭

용역폭력과 불법 대체인력 투입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SJM이 이번엔 설비를 외부로 반출하려다 노조원들에게 적발됐다.

금속노조SJM지회에 따르면 (주)SJM은 15일 오후 3시 20분께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SJM 시화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인 벨로우즈를 생산할 수 있는 금형설비를 외부로 반출하려는 것을 인근을 지나가던 노조원들이 발견했다.

SJM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4.5t 트럭 한 대를 이용해 금형설비를 반출하려는 모습 발견한 노조원들이 격하게 항의하자 공장 안으로 돌아가 대기하다 오후 6시께 설비를 차에서 내려 놓았다. 설비반출 소식을 듣고 모여든 노조원 30여명은 설비를 다시 공장에 내려 놓고 빈 트럭이 공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 해산했으며, 설비를 반출하려는 시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합원 2명이 남아 공장을 감시하기로 했다.

노조는 사측이 직장폐쇄로 부품생산이 어러워진 시화공장 대신, 다른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빼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SJM은 안산 공장에 1공장과 연구소가 시화공장에 2공장과 3공장을 두고 있는데, 시화공장에는 대부분 용접과 조립을 하는 등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정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호준 SJM 지회 홍보담당은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일용직으로는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공정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회사가 불법 용역폭력과 대체인력 투입도 모자라 설비까지 빼돌리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의 박치현 변호사는 “노동법에 따르면 합법한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인력이나 도급을 줄 수 없게 돼 있다”며 “SJM의 경우 생산설비를 외부로 빼돌려 대체인력으로 생산하려 했다면 분명히 위법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측 담당자와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SJM지회 제공 외부로 옮겨지기 위해 포장된 금영설비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새누리당 향한 노동자들의 분노 "12월 19일 두고보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1일자 기사 '새누리당 향한 노동자들의 분노 "12월 19일 두고보자!"'를 퍼왔습니다.
[기사 추가:오후 07:30]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최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국책자문위원으로 영입한 새누리당을 규탄하기 위해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조 전 청장은 지난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 당시 폭력적인 강제 해산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날 집회에 모인 4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 용역폭력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국회 앞까지 행진한 후, 새누리당사 앞으로 향했다.

이미 ‘쌍용차 범대위’에서 집회신고를 한 상태였지만 경찰은 집회인원이 더 많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사 앞 골목을 차와 병력으로 막았다. 이에 참가자들은 “정당한 집회를 경찰이 불법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격렬하게 항의했며 새누리당사 앞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30여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참가자들은 대오를 정리하고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연단에 오른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지난 8일부터 새누리당사 앞에 집회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공간을 막무가내로 막고있다”며 “더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힘을 더 모아야 한다”며 “우리 모두 함께 모여 정리해고 노동자들을 현장으로 돌려 보내자”고 호소했다.

정의헌 쌍용차 범대위원장은 “그동안 새누리당과 만나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나고자 했으나 어떤 대답도 없었다”며 “오히려 이들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국회 환노위의 야당 간사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의 중요 현안인 쌍용차와 삼성 백형병 관련 산재소위 구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반대로 합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전국노동자대회를 끝낸 후 8.15를 기념하는 '노동자 골든벨' 등 행사에 참가하기 이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를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로 진출 국회 사랑채 옆 한강공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기완 선생, 김영환 위원장등 지도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붉은 머리띠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를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로 진출 국회 헌정기념관 옆 한강공원 길에서 경찰과 대치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하고 있다.

[기사대체:오후 04:30]

지난달 27일 안산 SJM 공장에서 일어난 용역 폭력 사건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모인 4천여명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폐와 쌍용차 문제 해결 용역 폭력을 규탄하며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불과 4개월 전 여야 정당 모두는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며 투표를 호소했다”며 “그러나 이제 와서 노동자와 민중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 처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용역깡패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 무책임한 국회를 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27일 이땅의 법은 없었다”며 “이제 우리가 분노한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단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양 갈래로 나뉘어 국회로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하라. 용역 깡패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은 국회 후문 한강시민공원 방향으로 향했고 한강 시민공원에서 합류한 참가자들은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노동자들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노동자들은 국회 후문 앞 도로 위로 진입을 수차례 시도했다. 언덕길에 있던 노동자들이 경찰의 방패에 밀려 난간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과 노동자들의 충돌 과정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충돌 과정에서 경찰은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깃발을 빼앗았고 노동자들은 이에 더욱 흥분해 “깃발을 돌려 달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수차례 크고 작은 충돌 끝에 결국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의 마무리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를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로 진출 국회 사랑채 옆 한강공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를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로 진출 국회 사랑채 옆 한강공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차문제 해결! 용역깡패 폭력 규타! 총파업 승리 노동자대회를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로 진출 국회 사랑채 옆 한강공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컨택터스 폭력, 철저히 사전에 기획된 것"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0일자 기사 '"컨택터스 폭력, 철저히 사전에 기획된 것"'을 퍼왓습니다.
용역폭력 피해자 증언대회, "경찰과 용역은 늘 붙어 다녀"

민주통합당 용역폭력진상 조사단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용역폭력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고, SJM과 쌍용자동차 등 9개 노동 현장에서 발생한 용역폭력 상황을 고발했다.
민간군사기업을 방불케 하는 민간 용역업체 ‘컨택터스’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마련된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노사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 갈등 현장에 ‘폭력 산업’이 개입하면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상세하게 지적됐다. 증언자들은 한결 같이 용역업체가 활개를 칠 수 있는 배경에 “경찰과 용역업체간의 뿌리 깊은 ‘결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JM 폭력사태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피해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증언에 나선 유성기업 노조관계자는 유성기업의 경우 “노동부의 조정중지 결정 이후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이후 즉각적으로 공권력 투입이 이어졌다”며 “조합원을 회사 밖으로 몰아낸 이후 유기적으로 발생한 일련의 상황들은 용역업체와 경찰의 공조 속에 이뤄졌다”고 지적하며 “사측이 사전에 직장폐쇄를 계획하고 용역 경비업체를 동원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증언하는 유성기업의 폭력 양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직장 폐쇄 조치 이후 투입된 용역 업체는 공장에 남아있던 노조 조합원들을 내쫒기 위해 차량 3대를 동원한 위협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 한 대가 조합원을 향해 돌진해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살인 미수로까지 볼 수 있는 폭력 행위다.
하지만 이 가해자는 이후 경찰에 자수해 불구속 입건되었을 뿐, 경찰은 기본적인 신고 사항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그리곤 이후 법원은 이 용역업체 직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3명을 중경상에 이르게 한 살인 미수에 준하는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솜털처럼 가벼운 처벌을 받은 셈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경찰과 용역업체 그리고 사법당국이 모두 결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이 수사를 하는 동안에도 용역 업체는 계속 회사에 상주하며 경비견 등을 동원해 조합원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후 유성기업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살인교사 및 불법 용역 고용 혐의로 사장을 고소했으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용역 폭력 피해자는 “경찰과 용역 업체는 늘 현장에서 같이 붙어 다닌다”며 “현장에 있다 보면 용역 업체가 큰 폭력을 행사한 그 이후 꼭 경찰이 나타 난다”고 밝혔다. 유성기업 노동 현장에도 있었다는 이 피해자는 “용역 업체가 빠져나갈 때, 다음 목표는 SJM이란 얘기를 용역 업체 직원들로부터 들었다”며 “SJM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에 이미 철저히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JM 폭력사태 증언대회에 참석한 피해자가 준비한 영상물을 보며 괴로워하고 있다.ⓒ연합뉴스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로부터 무자비한 폭력 행사를 당한 SJM의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SJM노조 수석부위원장은 SJM이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해왔었지만, “지난 2010년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가 바뀐 이후 지주회사인 SJM홀딩스를 통해 그룹 오너가 챙기는 배당액과 임원보수가 크게 증가한데 이어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동원되는 국내 사업 부문 조정이 논의되는 등 민주 노조에 대한 자극과 탄압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컨택터스가 투입된 문제의 상황에 대해서는 “새벽 5시 기습적인 직장폐쇄조치와 동시에 컨택터스 용역 300여 명이 공장에 투입됐다”며 “당시 비무장 상태로 공장에서 농성을 벌이던 조합원 150여 명은 중무장한 용역들에 의해 ‘토끼몰이’를 당했다”고 밝혔다. 컨택터스는 조합원들을 ‘토끼몰이’하며 “쇠로 만들어진 공장 내 완제품들을 조합원들에게 던지고 무차별적으로 방패와 곤봉을 휘둘렀다”고 한다. 이에 조합원들은 공장 밖의 경찰들에게 “살려 달라,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경찰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실제, 당시 노조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SJM 노동자들은 경찰에게 구호를 요청하며 용역업체의 폭력을 피해 2층에서 추락하는 등 절박한 상황에 놓여졌지만, 이미 현장에 배치되어 있던 경찰은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노조가 촬영한 동영상은 이제껏 상황을 설명해 온 경찰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경찰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도착했을 때는 상황이 이미 끝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관련해 SJM노조는 경찰에 구호를 요청했던 사진과 당시 현장에서 발생한 폭력 양상에 대한 동영상을 공개하며 향후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증언대회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은수미, 장하나 의원이 주최했다. 증언대회를 주최한 장하나 의원은 “한낱 경비업체에 지나지 않는 사기업 용역업체가 국민들을 매로 다스릴 수 있게 됐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스러운 심정”이라며 “용역업체의 폭력 문제는 경찰의 방조와 묵인 속에서 가능한 일”로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통해 용역업체를 비호한 경찰 책임자를 밝혀낼 것”이라고 향후 환노위에서 경찰과 용역업체의 결탁 문제를 쟁점화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용역업체에 의한 노동자 폭행은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반헌법적 행위”라며 “컨텍터스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노사분규 현장에서 깡패 영업을 하는 업체를 반드시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8월 9일 목요일

유성기업·KEC·재능교육…MB정부때 용역폭력 급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8일자 기사 '유성기업·KEC·재능교육…MB정부때 용역폭력 급증'을 퍼왔습니다.

9개 노조가 공동으로 구성한 ‘정리해고 · 비정규직 ·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이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역폭력과 이를 방조하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 가운데, 지난달 27일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에스제이엠(SJM)의 한 노조원이 경비원들이 폭력도구로 사용한 자동차 부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피해 9개 노조 기자회견

용역경비업체 씨제이시큐리티는 지난해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공장에서 노조원 13명을 승용차로 덮치는 등 수십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재능교육, 구미 케이이시(KEC), 한국쓰리엠 등 여러 노동쟁의 현장에서 폭력과 위장취업 등의 방법으로 노조를 파괴해 악명이 높다.이들 사업장의 노조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 들어 용역폭력에 피해를 당한 9개 노조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복수노조가 있어도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는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정책을 펴고 이에 대한 노동자 저항을 불법으로 매도한 이명박 정부가 용역폭력을 만개시킨 배경이라고 분석했다.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기자회견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은 노동쟁의의 책임을 노조에 돌리는 발언을 끊임없이 해왔고, 이를 의식한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용역이 노조에 폭력을 휘둘러도 엄단하길 꺼려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스제이엠(SJM)과 만도가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업체를 불러들인 지난달 27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현안 점검회의에서 “만도는 연봉이 9500만원이라는데 직장폐쇄를 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귀족 노조가 파업하는 나라는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노조에 화살을 돌렸다.노조 무력화 기획에 특화된 노무법인들을 용역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골든브릿지증권 노조는 “지난해 ㅊ컨설팅 출신 노무사가 인사팀 과장으로 채용된 뒤 회사 쪽의 본격적인 노조 탄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유성기업도 창조컨설팅의 활동으로 노조가 무력화된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전국화학섬유노조 제이더블유지회는 제이더블유(JW)중외제약이 계약을 맺은 노무 전문업체 ㅂ컨설팅의 기획으로 용역들이 지난 6월 충남 당진 공장 앞 천막 농성장을 부수고 노조원들을 폭행했다고 증언했다.이런 노조탄압 활동이 이명박 정부 들어 급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도체 업체인 케이이시는 금속노조 지회가 생긴 뒤 23년 간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초 회사가 ‘신노무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 노사간 대화가 틀어졌고,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는 용역업체를 동원해 직장을 폐쇄하고 폭력을 휘둘러 노조원들을 쫓아냈다. 이상혁 금속노조 케이이시지회 대외협력부장은 “국제 경제위기로 위기감을 느낀 회사가 이명박 정권 들어 노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자 실행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용역 폭력’과 노조 파괴](1) 사적 폭력과 결합한 자본'을 퍼왔습니다.

ㆍ기업은 옥죄고, 경찰은 방조, 정부는 정책 압박 ‘노조 죽이기’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 노조가 파업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직장폐쇄를 한다. 동시에 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직장폐쇄 기간에 친기업 성향의 복수노조를 만들도록 한다. 기존 노조를 고립시키고 탈퇴를 유도한다. 공권력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폭력을 묵인·방조한다. 정부는 노동권 보호보다는 친기업적 행태를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기 안산시 SJM 등 일부 사업장에서 최근 진행된 일명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 등장했다. ‘센 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노조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2010~2011년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KEC, 유성기업 등의 노조가 무너지거나 약화됐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투쟁력이 강한 노조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자본이 용역을 동원한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던지는 용역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 투입된 경비용역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 3년 전에도 유사 사태타임오프 등 법 악용친기업 노조만 생존


경북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아닌 기본급을 올릴 만큼 힘이 셌다. 그러나 2010년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곧이은 친기업 노조 설립으로 현재는 해고자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의 경우는 해고자 4명만이 남았다.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만이 살아남았다. KEC 노조는 회사가 친기업 노조 설립을 기획하고 노조를 탄압한 증거들을 찾아내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려 하자 맞서 싸워 철회하도록 하기도 했다. KEC 노조 관계자는 “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조합원이 최근 4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SJM과 만도는 이 시나리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민간 군사기업 수준의 무장과 장비를 자랑했으며, 만도의 경우 용역을 동원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 사흘 후 복수노조가 신설돼 조합원의 85%가 탈퇴했다.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측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비 장비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경찰이 시위진압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수력방어 특수차량(일명 물대포차·위쪽 사진),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트와일러(일명 히틀러 경비견·왼쪽 아래),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채증할 수 있는 항공 채증용 무인 헬기(오른쪽 아래). | 컨택터스 홈페이지 캡처

노동계는 ‘노조 말살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정권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0년 시행된 타임오프(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 한도제)로 노조전임자 수를 줄여 노조를 약화시키고, 지난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의 지원을 받는 친기업 노조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김지희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가 자본의 노조 탄압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자 올림픽과 여름휴가라는 시기에 맞춰 사회적 관심이 덜한 시기에 노조 무력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작동한 기업들의 노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친기업 노조는 사측과 종전보다 후퇴한 내용으로 임금단체교섭을 맺고 임금 삭감, 정리해고, 외주화 등이 이들 기업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발레오만도는 1인당 연 100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고 KEC에서는 상여금이 삭감됐다. 외주화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직력이 탄탄한 노조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 기존 노조운동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노조의 조직기반이 부실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기반이나 자기 정체성이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진영이 실리적 노조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기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조를 실리적으로 선택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친회사 성향의 복수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8월 6일 월요일

‘용역 폭력’의 재구성… SJM 부상 노조원이 겪은 ‘그날’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6일자 기사 '‘용역 폭력’의 재구성… SJM 부상 노조원이 겪은 ‘그날’'을 퍼왔습니다.

ㆍ“곤봉 들어 경찰인 줄 알았다”… 소화기 휘두르며 무차별 폭력

지난달 27일 오전 3시30분. 경기 안산 반월공단 자동차 부품업체 SJM에 다니는 한정록씨(49)는 회사에 남아 있던 노조원들에게 ‘긴급 상황’이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내일이면 휴가인데 큰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공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로부터 1시간여 후 공장에 들이닥친 컨택터스 경비용역들의 폭력으로 30여명이 다치면서 노조원들은 모두 공장에서 쫓겨났다. 한씨가 23년간 일한 일터였다. 한씨뿐 아니라 노조원 대부분이 그 새벽의 ‘아비규환’을 전혀 예감하지 못했다. 지난 3일 안산 인근 병원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난 7명의 부상 노조원들은 당시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악몽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 오전 4시 ‘용역’의 등장오전 5시 어둠 찢은 “진격” 소리… 노조원에 곤봉세례

한정록씨는 오전 4시쯤 회사에 도착했다. 전날부터 SJM 노조에는 ‘사측이 직장폐쇄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노조는 임단협이 결렬되자 2주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26일 밤부터 오후조 근무자 90%가 공장에 있었다. 한씨처럼 새벽에 연락을 받고 온 조합원까지 포함해 140~150명이었다.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SJM 공장에서 노조원을 폭행했던 용역업체 경비원들이 5일 철조망을 쳐놓고 공장 정문을 지키고 있다. | 홍도은 기자

한씨가 회사 후문에서 들어가려고 하는데 용역들이 서 있었다. 그는 “헬멧을 쓰고 1m가 넘는 곤봉을 들고 있는 모습이 경찰 같았다”면서 “이 새벽에 경찰들이 왜 와 있나 하며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용역인 줄 모르고 차분하게 그 곁을 지나쳤다. 곧이어 후문에서 노조원과 용역들 사이에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진격” “들어가면 죽여버린다”는 고함이 들렸다. 한씨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이후 4시20분쯤 정문으로 갔다. 노조원 30명 정도가 있었다. 후문 쪽에서 “빨리빨리 움직여”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뒤 용역 200여명이 정문으로 몰려왔다.

곤봉을 든 용역들은 본격적인 ‘공격’을 해왔다. 용역들은 노조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소화기를 뿌렸다. 정문 옆 경비실 앞에 서 있던 노조원들이 공장 내 작업장 쪽으로 후퇴했다. 한씨는 “노조원들은 비무장 상태라 정문에서 대치한 지 10~15분 사이에 ‘뚫렸다’ ”고 했다. 그는 “도망가는데 뒤에서 시커먼 무리가 쫓아오니까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한씨는 작업장을 10m 앞두고 소화기로 뒤통수를 맞았다. 피가 흘러 윗옷이 흥건하게 젖었다. 그는 지혈을 하기 위해 노조원들이 있는 2층으로 갔다. 119 구급차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는 천둥소리처럼 ‘쾅쾅쾅쾅’ 무거운 쇳소리를 들었다. 

한씨는 오전 5시10분쯤 후문으로 빠져나와 단원병원으로 향했다. 한씨는 머리와 왼쪽 어깨 등이 찢어져 9바늘을 꿰매고 입원 중이다.

정문 앞 경비실 옥상에 올라가 있던 박동혁씨(34)는 용역들이 곤봉을 들고 까맣게 몰려오자 옥상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 박씨는 “옥상 높이가 3m가 넘는데 누가 뛰고 싶었겠냐”며 “공포가 극심하다 보니 그런 곳에서 뛰어내리게 되더라”고 말했다. 박씨는 발뒤꿈치가 부러져 깁스를 했다. 진단은 8주가 나왔다.


■ 오전 5시 무차별 폭력의 시작오전 5시20분 쇳덩이 마구 던져 비무장 노조원 부상 속출

엄용헌씨(38)는 세수도 못한 채 오전 5시가 조금 전에 급하게 회사로 왔다. 엄씨는 “정문에서 용역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들어가는 걸 보고 바로 작업장으로 갔다”며 “오전 5시20~30분쯤 사무실 집기로 계단을 막아놓고 20~30분 대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용역들이 자동차 부품 중 하나인 ‘벨로즈’ 담아놓은 걸 엎어뜨린 뒤 우리를 향해 막 던졌다”고 했다.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줄여주는 핵심부품인 벨로즈는 반제품일 경우 끝이 칼날처럼 날카로워 더 위험하다. 

한 차례 공격을 퍼부은 후 용역들은 담배를 피우며 휴식을 취했다. 엄씨는 “밖에 경찰이 있는 걸 확인했고 날이 밝아오니 여기서 끝내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재개된 2차 공격은 더 심해졌다. 엄씨는 “용역들이 소화기를 분사해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다른 부품인 ‘스페셔’를 2층으로 10~20분 동안 던졌다”고 했다. 스페셔는 끝이 화살처럼 뾰족해 화살과 다름없다. 엄씨는 벨로즈와 스페셔가 튕겨나오는 것에 머리를 맞아 다쳤다.

조재호씨(40)는 이날 용역들이 휘두른 곤봉에 온몸을 맞았다. 조씨도 이날 새벽 문자메시지를 받고 회사로 향했다. 정문을 지키다 용역들에게 밀려 작업장으로 물러났다. 작업장은 통로 불만 켜져 있는 상태였다. 조씨는 “앞은 깜깜한데 귀 옆으로 ‘씽’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주워 보니 벨로즈였다”고 말했다. 

그가 2층에서 계단으로 겨우 내려갔을 때 15명이 달라붙어 곤봉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 조씨는 얼굴만 가리고 있었다. 다 때렸나 싶어 일어서는 순간 곤봉으로 머리를 맞고 고꾸라졌다.

용역들은 현장 사무실에서 노조원들을 골라가며 때렸다. 엄용헌씨는 “공포에 질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은 안 때리고, 때리지 말라며 막는 사람만 골라 때렸다”면서 “출근 전 진압해야 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죽을 것 같았다. 용역들에게 나갈 테니 퇴로를 열어달라고 했다. 오전 6시50분쯤 퇴각하는데 곤봉에 또 맞았다”고 말했다.

김익성씨(38)는 “용역들은 짐승을 때려잡듯이 몰이식으로 노조원들을 몰아붙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용역이 휘두른 목봉에 머리를 맞아 7바늘을 꿰맸고 손목에 타박상도 입었다. 김씨는 “용역들의 장비가 다양하고 경찰들 것과 똑같다”며 “마치 사병들 같았다”고 말했다.

■ “경찰은 우리가 맞는 걸 보고도 고개를 돌렸다”오전 5시30분 피 흘리는 노조원 보고도 경찰은 구경만

노조원들은 용역들의 2차 공격이 한창 진행되던 무렵 2층에서 유리창을 통해 경찰이 배치돼 있는 것을 봤다. 용역들이 던진 부품 때문에 유리창도 깨진 상태였다. 이호성씨(46)는 “경찰에게 ‘사람이 다쳤다’ ‘살려달라’ ‘119를 불러달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은 들은 척도 안 했다”며 “부상자가 피를 흘리고 병원으로 실려가는 것을 보고도 경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동혁씨는 “오전 5시30분쯤 한 조합원이 112에 전화를 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영식씨(46)는 용역들에게 쫓겨 작업장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뒤 공장 울타리를 넘어 도망갔다. 그는 “함께 나간 동료들이 경찰들을 향해 ‘사람이 다쳤으니까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경찰들은 대답도 안 하고 앞의 방패를 땅에 짚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경찰 아닌가요. 이번 사태로 경찰의 명예는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 “왜 이런 폭력이 벌어지는지 이해가 안된다”병원에서 “믿기지 않는다… 폭력 사주한 사람 숨어 있다”

조재호씨는 “병원에 온 뒤 머리는 아픈데 마음이 붕 떠 있는 느낌이다. 걱정이 많다”고 했다. 조씨는 6, 7살 딸 둘과 갓 100일이 지난 아들이 있다. 그는 “내가 16년차인데 회사 들어와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다. 회사도 열심히 해서 빵을 키운 뒤 나눠 갖자고 했다. 그런데 빵을 너무 키웠나 보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조씨는 “회사가 돈 벌 때는 우리에게 가족이라고 하고 이제 와서, 그것도 한밤중에…억울하다”고 말했다. 휴가 때 아이들과 약속한 ‘물놀이’는 물거품이 됐다고 했다.

한정록씨는 “노조는 전면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을 벌이며 융통성을 보였다”면서 “사측이 그렇게 심하게 공격한 것은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우리 회사에서 나한테 이렇게 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한동안은 꿈꾸는 것 같았다. 남의 회사의 일이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지금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도 거론되는 게 용역이랑 경찰에 대한 얘기”라며 “하지만 폭력을 행사하게끔 사주한 사람들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안 나와서 불만”이라고 했다. 또 “대체인력이 공급됐다고 하는데 노조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노조에서는 처음부터 비폭력으로 하자고 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기로 했다. 깃발만 들어도 불법이라고 하는 세상에 어떻게 무기를 드나…”라고 말했다.

김향미·김경학·이혜리 기자 sokhm@kyunghyang.com